전에 포스팅으로 두산을 세컨팀으로 생각하는 팬들이 많다고 했었는데요. 수치로 증명할 수는 없지만, 주위의 야구팬들을 둘러보면 느낄 수 있었던 나름의 경험칙이었습니다. 그런 주관적 느낌이 객관적 수치로 증명이 되었네요. 두산구단에 대한 기사인데요. 야구팬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여로조사 결과로는 '호감도 1위는 두산이고, 모기업 호감도는 떨어진다' 입니다.

기사에서도 나왔지만, 두산이 지방이 아닌 서울팀이라는 점, 팀컬러가 확실한 점, 안티가 적은 점 등이 이런 결과로 이어졌죠. 절대평가로 '전혀 좋아하지 않는다'에서 '매우 좋아한다'까지 5단계로 나누어서 설문조사하는 방식이었는데요. 이중 '약간 좋아한다'와 '매우 좋아한다'를 합한 결과는 아래와 같습니다. 

1. 두산(46.9%)
2. 롯데(42.6%)
3. KIA(32.6%)
4. 삼성(32.3%)
5. 한화(23.2%)
6. SK(22.9%)
7. LG(20.9%)
8. 히어로즈(16.8%)

통계치를 나름 주관적으로 풀이해보면...

1. 두산팬이 늘긴 늘었다
최근 야구팬이 급속도로 증가했고 이중 상당수가 여성팬입니다. 두산팬의 상당수가 여성팬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신규 야구팬의 상당 비율이 두산으로 유입되었다고 유추해볼 수 있죠. 실제로 어떤 기사에 보면 각 구단 홈페이지 회원 중 여성의 비율이 가장 높은 구단이 두산이었구요. 야구장을 가도 어웨이팀은 묵직한 바리톤의 응원가가 나오는데 반해, 두산은 소프라노에 가깝게 들립니다. 요즘 제작되는 응원가는 아예 여자 키에 맞춰지는게 아닌가 싶을 정도죠. 이종욱 응원가는 참 좋은데 좀 높죠. 목 갈라집니다.^^ 결국 2000년대 들어 두산이 허슬과 뚝심이라는 팀컬러를 기반으로 팬확보에 성공한건 확실해 보이네요. 물론 주관적인 느낌입니다.

2. 안티는 많이 안늘었다
일단 두산은 구단이 돈쓰는데 인색한 이미지를 갖고 있죠. 외부 FA는 한번도 영입한 적도 없습니다. 그런데도 뛰어난 성적을 거두고 스타가 끊임없이 나오니 미러클이니 화수분이니 하는 수식어가 따라붙죠. 두산팬으로서는 그닥 좋아하는 별명은 아닙니다만... 어쨌든 이런 이미지는 안티를 부르기보다 연민의 정이랄까 측은지심을 발동하게 하죠. 게다가 최근 3년간 포스트시즌에서 안티 백만대군을 거느린 SK에게 눈물의 패배를 당해 야구팬들에게 동정심을 더 샀구요. 물론 OB 시절부터 깨끗했던 이미지도 한몫 했습니다. 오죽하면 응원가에 '깨끗하고 힘차게 승리의 그 날까지~' 라는 가사가 들어갔겠습니까?

하지만 두산팬으로서 세컨팀으로 두산을 많이 선정해주시는게 고맙진 않습니다. 이유는 지난 포스팅에 이미 밝혔구요. 오히려 반드시 이기고 싶은 라이벌로 많이 선정되었음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내년엔 기필코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해야 하구요. 2010년 우승을 발판삼아 제국으로 발돋움해야겠죠. 한 5년 연속 우승하면 좋겠는데...


기아팬 선배가 말했습니다. 기아가 1위하고 두산이 3위 한게 실력차 아니겠냐고...
우모가 답했습니다. 로페즈와 구톰슨이 두산엔 없었을 뿐이라고...

기아가 좋은 구단인건 의심하지 않지만, 객관적인 전력상 두산이 기아에 뒤진다고 볼 순 없죠. 다만 기아에는 최고의 용병 트리플이 있었습니다. 로페즈, 구톰슨, 그리고 곤잘레스 김. 반면 두산엔 내세울만한 용병이 없었죠. 니코스키와 세데뇨가 나름의 역할은 했지만, 우승을 위한 열쇠까지 가져오진 못했습니다. 아니 정확히 시즌 중간에 들어와서 제대로 실력을 펼칠 충분한 기회가 주어지진 않았습니다. 그러나 외국인 선수에게 시간은 그리 많이 주어지지 않기에, 이들은 재계약에 실패한거죠. 아마 우모가 구단주였다고 해도 내쳤을겁니다.

결국 두산은 새로운 대체 외국인 선수를 선발하기 위해 도미니카에 스카우트팀을 보냈다네요. 좋은 선수들을 뽑아오면 좋으련만... 이 또한 그닥 신뢰하진 못하겠군요. 고작 보름안에 좋은 선수 뽑을 수 있다면, 그동안 다른 팀들이 좋은 용병을 뽑지 못한게 설명이 되지 않습니다. 경험상 성공은 운칠기삼이라는 말처럼, 필연보다는 우연처럼 다가오거든요. 실력도 중요하지만 하고자 하는 의지가 더 중요한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런 면에서 올해 두산이 우승못한게 참 아쉽네요. 우승했다면 적어도 한명쯤은 재계약했을텐데 말입니다. 

그동안 니코스키와 세데뇨에게 이상한 정이 들어버렸네요. 공부는 중간이어도 성격이 좋은 친구를 보면 기분이 좋아지는 그런 느낌...? 니코스키는 트위터를 통해 자신의 의견을 밝히는 프로선수 2.0으로 솔직함이 매력적이었구요. 세데뇨는 김동주에게 맞아도 능청떨며 눈치살피는 된장냄새나는 친구였습니다. 이 매력이 야구와는 관계없는게 참 안타까울 뿐이죠. 니코스키도 자신의 홈페이지에 두산과 재계약에 실패한 아쉬움을 적었습니다. 읽어보니 좀더 니코스키에게 기회를 줬음 하는 생각도 드네요. 대체용병이 뛰어나리라는 보장도 없기에... (갈팡질팡...)

하지만 김경문 감독이 밝혔듯, 우승은 두산에게 한이나 염원에 가깝습니다. 성격 더러워도 우승을 거머쥘 수 있는 강력한 구위를 지닌 극강의 수퍼 울트라 고무팔이 필요할 뿐입니다. 그러고 보니 우즈는 정말 최고의 용병이었네요. 성격좋지, 실력있지, 우승까지 안겨주지... 근데 요새 우즈는 뭐하나요? 보고 싶네요.


화롯불 주위에 또르르 모여앉아 불쬐는 스토브리그는 좀 무료합니다.
앞으로 눈이 내리고 녹기를 한 서른번쯤 하면 동면에서 깨어난 곰들을 볼 수 있으려나요?

2009 포스트시즌용 동영상을 그라운드에서 처음 봤을 땐 뭉클했었는데,
지금은 조금은 차분한 감정으로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음악을 들으면...
정규시즌의 몇몇 장면들이 스멀스멀 떠오릅니다.

재호에 부딪쳐 부상당했던 종욱이도 생각나고,
그런 종욱이를 보며 눈물짓던 바보같은 현수도 떠오르네요.
녀석들 왜 그렇게 맨날 허슬만 해대는지..

플레이오프에서 헛심만 들이킨 동주도 기억나구요.
선우도 아쉬웠죠.
그리고 수빈이의 악몽도 생각나네요.
또 덕한이가 캐쳐 마스크를 내동댕이쳤던걸 어떻게 잊을 수 있나요?

참... 곰들이 그립습니다.
This is the moment... 


2000년은 두산에게 아름다운 2위를 했던 해로 기억되죠. 한국시리즈에서 현대에 3패후 3승을 했지만, 7차전에서 퀸란에게 홈런맞고 무너져 눈물의 준우승을 했었구요. 정수근은 관중석에 올라 내년엔 꼭 우승으로 보답하겠다고 약속하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2001년엔 우승했구요. 그 아름다운 기억 한편에 조계현의 감동적인 투혼도 자리잡고 있습니다. 그래서 두산팬에게 조계현은 비록 프랜차이즈는 아니지만, 이에 버금가는 추억의 투수네요.

2000년 당시 조계현은 해태, 삼성을 거치면서 전성기는 지난 한물간 투수였습니다. 그런 그를 받아준건 김인식감독이었구요. 나름의 역할을 하면서 7승인가를 기록하죠. 기대 이상의 투구도 고마웠지만요. 조계현은 젊은 두산투수들에게 맏형 역할이 되어주었기에 값어치 이상을 해낸 선수였습니다. 2000년 한국시리즈 7차전인가에서는 마운드에서 내려오면서 올라오는 투수에게 기를 불어넣어 주기도 했는데요. 참... 감동적인 장면이었죠. 박철순 이후 혼이 실린 투구의 아름다움을 또 한번 느끼게 해준 선수였습니다.

그리고 2000년 호성적을 바탕으로 FA를 선언했지만, 노쇠한 선수를 받아주는 팀은 없었구요. 다시 김인식감독의 품에 안긴 조계현은 3승인가를 거두고 은퇴를 하죠. 하지만 그가 남긴 짧고 굵은 족적은 두산팬들에게 훈훈한 추억이 되었습니다. 당시 FA 선언했을 때 가지 말라고 부탁하던 팬들도 많았구요. 사랑하기에 보내줘야 한다는 팬들도 있었죠. 저는 후자였지만, 내심 남아서 제2의 박철순 신화를 일궈줬으면 했습니다. 뭐 기아팬들이 들으면 무슨 소리냐고 할지 모르지만, 조계현은 반달곰 유니폼을 입었을 때 가장 잘 어울리죠. 삼성 유니폼을 입고 있어도 두산선수같은 느낌이었는데... 그런 조계현 투수코치가 이제 복귀한다고 하니... 참 기분 좋네요. 이번 스토브리그는 기분 좋은 일들만 계속 생기는군요. 박종훈감독에 이어 조계현 투수코치까지... 허허허

전성기 때의 팔색조 투구를 전수만 해도 두산투수들에게 큰 도움이 될겁니다. 특히 변화구 영점을 잡는데 역점을 둬야할 몇몇 곰돌이들은 그냥 조계현 코치만 졸졸 따라다니기를...


올해 FA 명단이 발표됐습니다. 두산에게 FA란 Fly away입니다. 어차피 남이 먹는 떡과 동일한 의미이기에 기대조차 하지 않죠, 두산팬들은... 오히려 올해는 내줄 선수가 없다는데 위안을 삼을 뿐입니다. 적어도 이번 스토브리그에서는 눈물 흘릴 일은 없다는게 행복하네요. 그저 나중에 기계나 고젯, 애교, 용찬이가 FA 될 때 잡아주기만 바랄 뿐입니다. 제발...

하지만 못먹는 감 찔러나 보는 심정으로 포스팅한다면, 한화의 이범호가 눈에 쏙 들어오네요. 제일 비싼 FA야 당연히 김태균이지만, 두산과는 궁합이 안맞을 수 있습니다. 두산의 1루는 향후 김동주나 김현수가 가야 할 포지션이거든요. 때문에 3루 수비가 가능한 이범호는 김태균보다 더 두산에 적합하다고 봐야죠. 물론 이원석이 있긴 합니다만, 두산에서 두목곰 빼고 모든 포지션은 무한경쟁입니다.

만약 이범호가 두산에 온다면 김현수, 김동주, 이범호로 이어지는 클린업도 가능하구요. 이범호를 6번에 배치해서 김현수, 김동주, 최준석을 후방지원할 수도 있습니다. 훨씬 파워가 느껴지는 타선이지 않나요? 하지만 역시 바램으로 끝나지 싶네요. 삼성같은 구단은 돈지갑을 만지작 거리는데, 두산은 먼 달만 쳐다보고 있으니...


한국시리즈에서 SK가 다시 끈질긴 모습을 보여주고 있네요. 2패로 지고 있다가 다시 2승 2패로 균형을 맞추는거 보면, 예삿팀은 아니라는 생각입니다. 게다가 지금 분위기로는 SK가 훨씬 유리해 보이구요. 여차하면 두산에 이어 기아도 리버스 스윕 당하지 않을까 우려되기도 하네요. 만약 이 기세로 SK가 3연속 우승을 한다면, (상상하고 싶지 않지만)80년대 해태에 이어 2000년대 왕조를 구축했다고 해도 할 말이 없을겁니다. 정말 김성근 감독은 대단한 승부사네요. 인정합니다.

그러기에 두산팬들중 상당수가 기아를 응원하는 것 같더군요. 대신 복수해달라는 뭐 그런 심리인 것 같은데... SK가 밉긴 하지만, 그렇다고 또 기아를 응원하고 싶진 않은게 솔직한 심정입니다. 설사 SK를 기아가 제압한들 마음의 상처가 치유될까요? 오히려 SK가 우승해서 그 아성을 두산이 무너뜨리고 싶은 욕망만 커지지 않나요? 물론 그렇다고 SK가 3연속 우승하길 바라는건 아니고... 그럼 대체 뭐냐..? 사실 이도저도 아닌 어정쩡한 상태입니다만... 어쨌든 누가 우승하든 한국시리즈가 빨리 끝나기를 바랄 뿐입니다. 두산이 없는 한국시리즈가 그저 괴로울 뿐...

또 한가지 두산을 세컨팀으로 생각하는 야구팬들이 꽤 있는걸로 알고 있는데요. 아무래도 선수들이나 팬들이나 전통적으로 유순해서 미움을 덜 사는 것 같은데... 이 역시도 그리 반갑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라이벌이 많은 팀이 되어야 한다고 보는데요. 한화를 세컨팀으로 생각하는 우모로서도 두산과 한화의 매치는 마치 청백전같은 느낌이어서 긴장감이 떨어지죠. 그만큼 재미는 없는겁니다. 반면 뉴욕양키스는 보스톤과 앙숙이고, 메츠하고도 지역 라이벌이고, 다저스와도 과거 연고지 라이벌이죠. 그래서 매 경기 긴장도가 높습니다. 안티도 많지만, 그만큼 상품성은 높아지는거죠. 수원삼성도 마찬가지구요. FC서울과 라이벌이고, 성남과도 라이벌이고, 대전과도 라이벌 관계거든요.

이렇게 두산도 앞으로 많은 앙숙을 만들어야 더욱 관심을 모을 수 있습니다. 현재로서는 SK와 이미 앙숙이 되었구요. LG와는 한지붕 견원지간, 삼성과는 전통의 라이벌인데, 다른 팀과는 이렇다 할 갈등관계가 없네요. 되려 롯데와는 롯산 곰매기니 뭐니 그런 관계고, 기아와도 특별히 나쁜 관계가 아니고, 삼성마저 사이좋은 싸대기 동맹이 되어버렸죠. 서로 잡아먹지 못해 안달이 나는 사이여야 되는데... 쩝... 

이번에 한국시리즈에서 기아와 혈투를 벌여 철천지 앙숙이 되길 바랬는데... 아쉽게도 그러진 못했구요. 더불어 기아가 우승하기를 기원하는 것도 영 마뜩챦네요. 반 SK 동맹으로 기아와 도원결의하는 것도 그래서 반갑지 않구요. 그냥 두산은 두산이면 되고... 기아는 기아 갈 길 가면 되고... 누가 우승하든 뭐... 그저 SK를 직접 끌어내리고 싶을 뿐입니다.


올해도 손꼽아보니 바쁜 가운데 야구장 꽤 갔네요. 회사 위치가 잠실로 옮기다 보니 한결 수월해진 덕도 있구요. 올해만큼은 꼭 우승해야지 하는 마음도 있었죠. 하지만 뭐 결론은 작년만 못한 3위라는게 안타까울 뿐입니다. 야구를 보면 정말 인생과 어찌 그리 복사판이던지... 정말 될 듯, 이번엔 틀림없어 하지만... 공 하나에 기회는 날라가버리곤 하죠. 사람의 뜻대로 되는게 아닌게 인생이고 야구인가 봅니다. 그래도 야구 오늘 하루만 하는게 아니니까 내년을 기약해야겠죠? 내년엔 기필코 V4 이루기를 바래봅니다.

올해 직관을 정리하면요. 롯데전을 5번으로 가장 많이 갔고, 기아전이 4번, SK전이 2번이네요. 그리고는 한화, LG, 히어로즈가 각 1번씩 통 14번 갔습니다.직관 성적은 7승 7패로 부진하네요. 작년엔 9승 3패로 아주 준수했는데 말이죠

4.25  기아전       - 승리 - 잠실
5.19  롯데전       - 승리 - 잠실
6.16  기아전       - 패배 - 잠실
7.19  히어로즈전 - 승리 - 잠실
7.21  롯데전       - 패배 - 잠실
7.31  SK전         - 승리 - 잠실
8.02  기아전       - 패배 - 잠실
8.13  한화전       - 승리 - 잠실
8.20  LG전         - 승리 - 잠실
8.29  기아전       - 패배 - 잠실
9.04  SK전         - 패배 - 잠실
9.20  롯데전       - 패배 - 잠실
9.29  롯데전       - 패배 - 잠실
9.30  롯데전       - 승리 - 잠실

그리고 언젠가는 2군 경기도 한번 가보고 싶네요. 조용하게 야구볼 수도 있고, 보고 싶은 선수들도 가까이에서 기량 점검도 할 수 있으니 일석이조가 될텐데... 흠...


마침내 두산이 올시즌을 마감했습니다. 고로 이제부터 다소 따분한 겨울 동면기에 접어드는데요. 두산에 대한 그리움은 땅속에 묻은 김장독처럼 일단 가슴 속에 숨겨두고요. 그간 뜸했던 여가활동을 다시 시작할까 합니다. 그나저나 다른 두산팬들은 야구없는 겨울을 어떻게 나시려는지...? 궁금하네요.

우모는 일단 살을 좀 빼야겠네요. 몸도 무겁거니와, 건강검진에서도 한두개 안좋게 나온 수치가 있어 물어보니, 다 운동부족으로 생긴 결과라고 하더군요. 예전에 점심시간 마다 수영 1km씩 했던 열정을 다시 찾을까 합니다. 책도 좀 봐야겠죠? 아웃풋만 있고 인풋이 없어 머릿속이 횅하긴 하네요. 와이프가 구매한 신간들부터 좀 뒤적여 보구요. 공연도 챙겨보고 싶네요. 사람냄새 나는 소극장 연극이라면 겨울에 딱이죠. 첼로도 진중하게 연습하구요. 이제 어디가서 1년 배웠다고 말해도 부끄럽지 않고 싶습니다. 그리고 가을, 겨울여행도 떠나고 싶군요. 아기곰과 좋은 추억을 남길 수 있는 곳이라면 더욱 좋을 듯...

그래도 그래도 두산베어스에 대한 그리움을 속일 수 없을 땐... 뭔가 뜨거운 젊음의 스포츠를 만끽하고 싶을 땐... 같은 곰팀인 안양한라 아이스하키팀을 응원하렵니다. 혹시 두산팬이면서 겨울에 딱히 좋아하는 팀이 없거나 찾고 있다면... 안양한라 아이스하키팀을 강력히 권합니다. 아이스하키란 종목이 좀 생소할 수 있지만, 한번 접해보면 농구못지 않은 재미가 있다는걸 알 수 있죠. 현재 아시아리그에 뛰고 있는 안양한라는 하이원과 함께 유이한 한국팀입니다. 한국 아이스하키의 전설 심의식 감독님이 계시구요. 응원열기도 생각보다 꽤 높답니다. 직접 보면 이렇게 많은 관중들이 온다는데 놀라실거에요. 작년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해서 결승 문턱에서 좌절됐지만, 올해는 다르리라 믿습니다. 이런 것도 두산이랑 비슷하죠?

혹시 링크에서 혹은 야구장에서 가끔 뵐 수 있는 두산팬이면서 안양한라팬이신 분 계시면 좋겠네요. 혼자 응원하는 것도 좋긴 하지만, 그래도 얘기상대가 있으면 기나긴 겨울이 그닥 지루하진 않을 듯 싶네요.^^



동문 모임이 있어 올해 마지막 경기를 보지 못했습니다. 대신 중간중간 지인들로부터 메시지를 받았는데요. 믿을 수 없는 스코어에 미친 사람 마냥 헛웃음만 연신 내뱉었네요. 그토록 갈망했던 승리였는데 이렇게 허무하게 무너지다니... 도저히 인정하기 싫은 순간이었습니다. 하지만 나보다 참혹한 패배 앞에서 엄청난 굴욕감을 느꼈을 현장의 선수들과 두산팬들이 안쓰러웠네요. 얼마나 괴로웠겠습니까? 그럴 때일수록 곁에서 응원 목소리 한번 더 내고 박수 한번 쳐줘야 하는데... 그러지 못한게 참 미안했습니다.

마지막에 자형이 보낸 문자가 가슴에 아리네요.

인생도 허무하고
야구도 허무하다

그동안 잘 싸워준 우리 곰돌이들 정말 수고 많았구요, 김경문 감독님도 욕보셨습니다. 프런트도 고생했구요. 그리고 올해도 어김없이 가을앓이를 했던 우리 팬들도 이제는 한발짝 떨어져 야구를 편하게 보셨으면 합니다. 우모도 이제 야구에 뺏겼던 시선을 주위에 돌려볼까 합니다.

덧글...
술을 새벽까지 마시다 6시에 귀가했네요.
기쁨의 술이었으면 좋았으련만...


팬들은 내게 져도 멋진 승부였다고 말한다.
그것이 진심인가?

두산팬에게 이 광고 카피는 철심이 되어 심장에 박히는 느낌입니다.
져도 멋진 승부는 지난 2년간 흘린 눈물로 족합니다.
이젠 승리하고 싶습니다.

Revenge match Vs SK
닥치고 V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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