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내일이면 준플레이오프가 시작됩니다. 상대는 롯데구요. 최근 상승세가 만만치 않습니다. 마지막 2연전에서 두산이 패했거든요. 일단 기세싸움에서는 롯데가 앞서있다고 다들 예상하더군요. 심지어 6:4로 룻데가 앞선다는 기아팬 선배의 망언도 있었습니다. 커피마시다 컵을 놓칠뻔 했네요. 그러고보니 조범현 감독도 롯데가 한국시리즈에 올라올 수도 있다는 예상을 했더군요. 다들 두산을 물로 보고 있습니다.

사실 두산은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4팀 중에서 현재 기준으로는 잘해야 3위 정도의 전력이죠. 인정합니다. 개인적으로 최강은 조직력과 경험에서 앞서는 SK구요. 두번째는 선발진이 강한 기아가 되지 않을까 싶네요. 세번째와 네번째는 두산과 롯데가 아웅거리고 있는데... 롯데는 분위기에서 휘몰아치면 아무도 말릴 수 없는 반면, 내야진의 잦은 실책이 약점이구요. 두산은 역시 경험과 창의적인 발야구가 장점인 반면, 습자지만큼 얇은 선발진이 아킬레스건입니다. 그래서 뭐 도찐개찐이라고 하더라구요. 요건 롯데팬 후배의 자조섞인 말입니다.

2.
본격적으로 우모의 어리버리 예상을 해보면... 1차전을 두산이 이기면 3:0 혹은 3:1로 두산이 시리즈 승리하고, 1차전을 롯데가 가져가면 5차전까지 물고 늘어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뭐 팬심이 반영된거긴 하지만, 나름의 분석을 하면요. 

큰 경기에서는 투수력과 수비력이 우선하다고 볼때 투수력은 앞은 롯데가, 뒤는 두산이 강하다고 보지만, 포스트시즌은 양상이 다르다고 봅니다. 특히 1차전 선발로 내세운 니코스키와 조정훈은 나이와 경험면에서 차이가 있구요. 조정훈이 올시즌 14승으로 에이스 역할을 했다고는 하지만, 풀타임 첫해이고 준플레이오프의 1선발을 맡을 정도의 강심장은 아니라고 봅니다. 그런 의미에서 홍상삼을 1선발로 뽑지 않은 것은 김경문 감독의 좋은 선택으로 보여지구요. 니코스키는 1회만 잘 넘기면 QS 혹은 DQS를 하지 않을까 싶네요. 반면 에이스를 내고도 1차전에서 지면 롯데는 상당히 큰 부담으로 작용할겁니다. 그렇게 되면 위에 예상했던대로 스윕 내지는 3승 1패로 가지 않을까 싶구요.

수비력은 두산이 압승이죠. 롯데의 수비는 구멍이 많습니다. 일일히 거명하진 않겠지만, 큰 경기에서 일을 내줄 후보자들 깔려 있는게 롯데죠. 워낙 공격력을 중시하는 로이스터 감독이기에 어쩔 수는 없지만, 작년 삼성과의 준플을 되짚어 보면 롯데는 의외로 허술한 팀임을 알 수 있습니다. 바로 이 점 때문에 우모는 삼성보다 롯데가 올라오길 바랬었구요.

3.
두산의 키플레이어는 이종욱,이성열을 꼽고 싶구요. 롯데는 홍성흔, 조성환이 활약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반대로 이들을 막으면 승기를 잡을 수 있겠죠. 이종욱은 뭐 두말 할 필요없는 허슬야구의 심장이구요. 이성열은 왠지 한번 터뜨려 줄 것 같습니다. 너무 뜬금없나요? 홍성흔은 흔들릴 수 있는 롯데의 중심을 잡아줄 선수구요. 조성환은 3번에서 어떻게 해주느냐에 따라 이대호, 가르시아, 홍성흔으로 이어지는 다이너마이트 타선이 위력을 더할지 사그러들지 결정될 것 같습니다.

4.
두산이 이기리라 예상을 했지만, 중요한건 분위기를 누가 가져가느냐, 누가 실수를 먼저 하느냐에서 갈릴꺼구요. 기본에 충실한 플레이를 하는 팀이 결국 버티기 싸움에서 이길겁니다.

웅전무퇴(熊戰無退) : 곰들은 전투에 임한 이상 절대 물러서지 않는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 선수들 웅전무퇴熊戰無退) 정신으로 이를 악물고 다부지게 야구했으면 합니다. 주위의 열세 예상은 신경쓰지 말고 해왔던 대로만 하면 충분히 승리를 가져갈 수 있으니까요. 두산이 준플레이오프 부터 올라가 우승한 신화를 쓴 팀인만큼, 다시 한번 2001년의 영광을 재현하리라 믿습니다. 미러클 두산이란 말이 괜히 있는게 아니거든요. 우모도 각잡고 응원합니다.

5.
닥치고 V4!


두산이 2009년 정규리그를 마쳤습니다. 이로써 71승 2무 60패로 3위를 기록했는데요. 못한건 아니지만, 작년까지 2위였음을 감안하면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후반기에 1위까지 달렸는데 기아에게 3연패를 당한게 컸네요. 이때 무너진게 3위까지 내려앉게 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경기 패배로 SK의 19연승 기록을 이어줬다는 점... 역시 치욕스럽네요. 플레이오프에서 만날 수 있는 상대에게 기선 제압 당하지 않을까 걱정스럽기도 하구요. 그래도 자랑스러운건 김현수가 프로야구 최초로 2년 연속 0.350 이상을 쳤고, 최다안타왕을 차지했다는 겁니다. 홈런도 20개 이상을 쳤으니 시즌전 자신이 목표한 바는 다 이뤘네요. 정말 대단한 선수입니다. 이대로만 간다면 국민타자로의 등극... 머지 않았네요. 

가을야구를 앞둔 상황에서 포스트시즌을 전망해보면 솔직히 쉽지 않아 보입니다. 그러고 보면 작년이 참 최적의 우승 찬스였죠. 올해는 작년보다 힘들구요. 우승확률이 30% 미만으로 떨어지는 것 같네요. 극강의 SK도 그렇고 미친 듯 달려온 기아도 무섭습니다. 롯데는 어디 만만한가요? 냉정하게 평가하면 플레이오프까지가 올시즌 두산의 한계가 아닐까... 예상해봅니다. 에혀... ㅜ.ㅜ

그래서 지금 라인업에서 좀 변화를 주고 싶네요. 그래야 포스트시즌에서 승산을 높일 수 있지 않을까 싶구요. 현재까지의 라인업은 아래와 같았습니다. 최근 좀 무기력했죠.

1. 이종욱 CF
2. 고영민 2B
3. 김현수 LF
4. 김동주 3B
5. 최준석 DF
6. 손시헌 SS
7. 이원석 1B
8. 최승환 C
9. 임재철 RF

근데 중간중간 부진한 선수들이 좀 보이죠? 임재철, 최준석이 일단 눈에 들어오는데요. 임재철은 타신으로 불리던 시즌 중반까지의 위용은 사라지고, 최근 뱃 스피드가 떨어졌습니다. 아무래도 군 제대 이후 첫 풀타임 출장이라 그런게 아닌가 싶네요. 게다가 심심챦게 에러까지도... 최준석도 광돈신이라는 닉네임이 쑥스러울 정도로 물먹은 방망이입니다. 1루 수비도 그닥 좋진 않구요. 조금 계기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하여간 두명은 아래처럼 좀 바꿨으면 하네요.

1. 정수빈 RF
2. 이종욱 CF
3. 고영민 2B
4. 김현수 LF
5. 김동주 3B
6. 이성열 DF
7. 이원석 1B
8. 손시헌 SS
9. 용덕한 C

이 타순은 우선 단기전인만큼 수비를 중심으로 짠 타선이구요. 두산의 장기인 발야구를 극대화했습니다. 사실상 1~3번은 테이블 세터진이구요. 4~6번이 진짜 클린업이죠. 특히 정수빈의 1번 배치는 모험이긴 한데, 정수빈이 극강의 선구안을 갖고 있어 쉽게 물러나지 않는 스타일인걸 감안한거구요. 이종욱이 최근 잘 맞지 않은 것도 고려했습니다.

그리고는 이성열이 눈에 뜨이죠? 이성열은 분명 변화구에 약점이 있죠. 그래서 그동안 주로 대타로만 썼는데 최준석의 컨디션이 올라오지 않는다는 전제 하에 풀타임의 기회를 주고 싶네요. 왠지 근거없는 느낌인데, 올 포스트시즌에는 이성열이 작년 오재원처럼 뭔가 해주지 않을까 싶거든요. 그리고 용덕한은 최승환보다 나은 블로킹 능력으로 선발했습니다. 조커로는 물론 최준석입니다. 최준석은 대타, 1루, 지명타자 등으로 활용할 수 있구요. 왼손 투수일 때 한방 날려주길 기대합니다. 오재원은 대주자, 대수비 등으로 쏠쏠하고, 김재호는 고영민의 백업으로 쓰면 되구요. 여차하면 외야수로 민병헌과 임재철도 뛸 준비를 하고 있죠. 포수로는 최승환도 있네요. 최승환도 좋긴 한데 용덕한이 블로킹이 더 좋아서 안정적인 수비요원으로 용덕한을 선발했습니다.

김경문 감독님이 어떻게 선발 라인업을 짤지 모르지만, 제 바램대로 가건 안가건 무조건 달감독님만 믿고 열렬히 응원하렵니다. 쉽지는 않겠지만 2001년의 기적을 다시 이룰 수 있으리라 믿구요. 한번 분위기를 타면 거침없는 곰들의 무한 각목질로 8년만의 우승을 이루기 기원합니다. 미러클 두산은 그냥 붙여진 칭호가 아니니까요.

덧글...
한가지 위안을 삼는 것은요.
7월에는 롯데가 돌풍을 일으켰고,
8월에는 기아가 무지막지한 승리를 따냈고,
9월엔 SK가 전무후무한 연승가도를 달렸습니다.

그렇다면 10월에 미치도록 질주할 팀은 어디인가요...?
올해는 무조건 '닥치고 V4'입니다.


1.
박종훈 2군감독이 LG의 감독 후보 물망에 오르내리는가 봅니다. 개인적으로는 축하할 일인데, 두산팬들은 적쟎이 당황해하는 기색이네요. 아무래도 박종훈이라는 인물이 지닌 상징성 때문일텐데요. 박종훈은 과거 배번 1번을 달고 외야수를 보면서 1번타자를 맡았습니다. 지금의 이종욱과 비교한다면 발은 이종욱보다는 느리지만 타격의 정교함은 이종욱보다 한발 앞섰던 OB의 간판타자였죠. 특히나 예쁘장한 외모는 박철순, 선우대형, 양세종, 김진욱, 김광림, 김형석, 김상진 등으로 이어지는 꽃미남 계보로 여성팬들에게 인기가 높았구요. 

그런 그가 LG 감독 후보 물망에 오르내리니 두산팬으로서 상심이 클 수 밖에요. 하지만 크게 보면 달감독이 있는 한 두산감독으로의 승진은 쉽지 않을 것이고, 밖에서 좋은 경험을 하고 친정으로 돌아오는 것도 나쁘지 않구요. 게다가 두산출신 선수들이 계속 감독으로 배출되는 것도 현재 두산선수들 뿐 아니라, 오고 싶어하는 예비 곰돌이들에게 동기부여를 줄 수 있으니 부정적으로만 볼건 아닌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프로야구 감독이라는게 8명에게만 주어지는 영광된 자리인지라, 마냥 팬들의 사심으로만 묶어 둘 수도 없구요. 아직 결정된건 아니지만 본인에게 좋은 선택이라면, 우모는 축하해주고 싶습니다.

2.
그간 한화, 롯데, LG 등이 두산이 벤치마킹 대상이라고 공공연히 밝혀온 점을 고려해 볼 때, 두산의 화수분 야구, 특히 2군 시스템을 잘 이해하고 있는 박종훈 2군감독을 영입대상으로 저울질하는건 당연하겠죠. 하지만 박종훈 감독 한명을 빼간다고 시스템까지 이식해갈 수 있을까요? 두산의 화수분 전통이 박종훈 감독 한명에 의해 구축된건 아니라서요. 물론 박종훈 감독을 비롯한 여러 스탭들을 데려가서 노하우를 전수받을 수는 있겠지만, 팀의 분위기나 전통까지 이식할 수는 없습니다. 

돌아보면 그렇죠. LG는 김재박 온다고 했을 때 4강은 따논 당상이고 우승도 거칠게 없다고 큰소리 뻥뻥치지 않았었나요? 하지만 결과는 그들이 그토록 경멸하던 이순철 감독보다 훨씬 못미치는 성적을 내고 말았구요. 결국 야구는 선수가 하는 것이고 선수는 팀의 전통 속에서 성장하는 겁니다. 이 전통이 계속 이어지면 명문구단이 되는거구요. 현재 두산은 리그에서 팀컬러를 전통으로 승화시킨 두 구단 중 하나입니다. 이 전통을 한두명 데려간다고 쉽게 베낄 수 있는건지는 의문이네요.

3.
오히려 다른 팀들의 '두산 따라하기' 때문에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괜히 코칭 스탭들이 흔들리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어쩌면 박종훈 감독을 따라갈 사람도 생길 수 있으니까요. LG의 다급한 사정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그래도 거사를 앞둔 두산 입장에서는 참 거시기 합니다. LG가 일부러 그랬으리라고 보진 않지만... 

참고로 현 1군 코치진은 김광수 수석을 필두로 윤석환 투수코치, 김광림 타격코치, 한영준 수비코치, 김태형 배터리코치, 김민호 주루코치, 강인권 불펜코치로 구성이 되어 있구요. 2군은 박종훈 감독, 송재박 수비/배터리코치, 김진욱 투수코치, 최훈재 타격코치, 권명철 투수코치 등 입니다. 여기에 은퇴한 장원진도 대기하고 있구요. 외부에 있는  두산출신 코치들은 김상진 코치, 이명수 코치, 조계현 코치, 최일언 코치 등도 있고, 한화는 뭐 거의 두산 출신이죠. 흠... 둘러보니 두산 출신 코치진은 여기저기 많이 포진되어 있네요.


TV를 거의 보지 않기에 이런 광고가 있었는지도 몰랐었네요. 인터넷에서 우연히 발견한 두산그룹광고인데요. 팬심이지만 꽤 괜챦네요. 여건은 좋지 않지만 희망을 잃지 않고 묵묵히 최선을 다한다는 컨셉이 현재 경제상황에도 부합하는 것 같구요. 두산 2군이야 뭐 화수분의 전통으로 명성이 자자한 동네니까 공감이 가는 내용이요. 어쨌뜬 팬심으로는 이 CF가 최근에 본 광고 중에 최고인 듯 싶습니다.


CF에 등장하는 투수는 성영훈인것 같고, 슬라이딩하는 장면은 정수빈이고, 마지막은 박건우인것 같은데... 음... 맞나요...? 활짝 웃는 얼굴이 반갑네요. 그동안 1군에 올라오기만을 기다렸던 성영훈, 국해성, 박건우, 이두환 등이 아직 소식이 없지만, 모쪼록 내년엔 좋은 모습으로 잠실에서 만나길 기대합니다.


지인들과 19일 롯데와의 잠실경기에 갔습니다. 일행중에 롯데팬도 있어서 본부석 뒤쪽으로 자리잡으려 했지만, 빅게임이라 그런지 자리가 없더군요. 돌고 돌아 우익수 뒷편 외야에서 관람했습니다. 이번 경기는 롯데로서는 반드시 이겨야 하는 게임이었구요. 두산에게는 이기면 좋지만 지더라도 크게 부담은 없었습니다. 결국 경기는 간절한 승리를 원했던 롯데가 가져갔네요. 

히어로즈, 삼성, 롯데 중에서 준플 상대로 누가 좋으냐고 묻는다면 프로야구 발전을 위해서는 히어로즈가 되었으면 하구요. 재미를 위해서는 롯데가 올라왔으면 합니다. 삼성은 왠지 좀 껄끄러워서 이번엔 좀 쉬어줬으면 하네요. 그동안 수년간 포스트시즌에서 삼성은 단골손님이기도 했죠...? 그리고 왠지 롯데에게는 지고 있어도 따라잡을 수 있다는 믿음이 있습니다. 롯데가 바람의 팀인지라 한번 몰아치면 무섭기도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세밀한 부분에서 구멍이 많아서요. 작년 9월 19일 유재웅이 코르테스를 상대로 날린 일격도 있구요. 날짜까지 똑같네요. 하여간 롯데에는 이유없는 자신감이 있죠. 사실 19일 경기도 막판에 뒤집지는 못했지만 중간에 임태훈만 나왔어도 경기결과는 달라지지 않았을까 한다능... ^^;;

아쉬운건 홍성흔이었네요. 비록 적이지만 타격왕을 다투는만큼 안타 하나쯤은 줘도 되지 싶었는데, 홍포도 친정에 매몰차지 못했구요. 두산투수들도 인정사정 없었네요. 하지만 박용택이 더 죽을 쒀서 타율 1위를 다시 차지했습니다. 홍포 올해는 타격왕 꼭 차지하기 바래요.

덧글 1...
충격적인 장면 하나... 아니 외야에서 펜스에 기대어 담배를 피는 무뇌충들이 아직 있더군요. 한번은 두산팬 두명이, 나중엔 롯데팬 두명이 너무나 자연스럽게 연기를 모락모락 피워댔습니다. 나중에 두산관중들이 담배 끄라고 연호해서 끄긴 했지만, 두산팬이건 롯데팬이건 정말 상판대기 주먹으로 날려주고 싶었네요. 펜스에 기대어 담배피고 그라운드에 재를 터는건 야구에 대한 예의가 아닐 뿐 아니라 선수와 팬들에 대한 모독입니다.

덧글 2...
매번 느끼지만 임재철의 응원송은 바꿀 수 없나요? 찬송가를 응원송으로 하는건 좀 거시기 하네요. 본인이 원해서 그랬다고는 하지만, 왠지 응원가를 부르지 않게 되는 이 느낌... 그닥 좋진 않습니다.

덧글 3...
주차하는데도 시간이 걸렸지만 나오는데도 시간이 엄청 걸렸습니다. 특히 잠실주경기장 깊숙이 파킹한 차들은 트랙이 좁아 뒤로 돌리기 어려웠죠. 파킹할 때는 제법 있던 안내요원이 퇴근했는지, 한명도 없어 더 혼란만 가중시켰네요. 이런 환경에서도 꿋꿋하게 야구장을 찾는 팬들만 불쌍합니다.

덧글 4...
끝나고 간만에 목동 스카이뷰에서 데낄라 마셨습니다. 멀리 서해까지 보이는 그 자리에서의 그 날... 잊을 수 없죠. 벌써 3년이 흘렀나요? 앱솔루트와 데낄라로 무아지경이 되었던 그 날을 어찌 잊을 수 있겠습니까? 옛날 얘기하면서 유쾌하게 마셨습니다. 더불어 늦은 밤에 불렀는데도 나와준 후배... 고마웠네요.


오늘 기아와의 경기에서 10:9로 힘들게 이겼습니다. 스코어 만큼이나 참 재밌었구요. 긴장감도 팽팽했죠. 역시 명문팀끼리의 경기라 그런지 만원도 기록하고 분위기도 최고였습니다. 하지만 7:0의 리드를 결국 지키지 못하고 동점까지 갔다는 점... 두산팬으로서 만족할 수 없는 대목이네요.

그나마 다행인 점은 이용찬이 자신감을 찾았다는 겁니다. 그간 짱짱한 구위에 미치지 못한 모습을 보여줬었죠. 시즌 초반 안좋았던 기억을 반복한다는게, 또 그걸 극복하지 못한다는게 참 마음 아팠습니다. 근데 오늘 이용찬의 모습은 자신의 공을 믿고 칠테면 쳐봐라는 식으로 승부하더군요. 눈빛도 남달랐구요. 제구력도 좋았습니다. 덕분에 타자들은 맞추기에도 급급한 모습이었죠. 세타자를 삼진과 범타로 화끈하게 잡은 점... 감동이네요. 그야말로 너무나도 반가운 왕의 귀환입니다.

오늘 승리보다 더 기쁜게 바로 이런 이용찬의 모습을 봤다는거죠. 이용찬만 오늘처럼 중심을 잡아주면 포스트시즌을 3위로 올라가든 1위로 올라가든 큰 차이 없습니다. 대권 3수에 희망을 걸 수 있을 것 같네요. 누차 포스팅으로 언급했지만 올 시즌 두산 우승의 두 열쇠는 마무리와 포수구요. 그 중 핵심이 바로 이용찬입니다.

가을의 꿈이 이용찬과 함께 영글어가네요.
생각만 해도 배부릅니다.


10시가 훨씬 넘은 무렵에야 끝난 SK전, 패했습니다. 잠실구장을 나오는 길이 그냥 터벅터벅이네요. 왠지 막을 수 있었던 순간에 이해 안가는 투수교체로 홈런 맞고, 뒤집을 수 있는 분위기에서 SK의 교묘한 시간 끌기로 타이밍을 빼기고... 뭐 진거는 다 실력이 부족한 탓이지만, 참 허무합니다. 이번 경기 패배로 2위 자리도 쉽지 않아졌네요. 9월의 질주를 바랬지만, 일단은 멈췄습니다.

선발 금민철은 잘했습니다. 5이닝을 1실점으로 막았으니 할 일은 다 했죠. 어이없는 1루 송구 에러만 안했어도 무실점이었을텐데... 하지만 문제는 다음에 나온 투수들이었습니다. 고창성은 2루타 맞고, 안경현에게 1-1 상황에서 홍상삼에게 교체됐는데요. 뭔가 달감독님이 불길한 기운을 감지해서 교체한건지는 모르지만, 현장에서는 이해가 가지 않았습니다. 평소에 이런 모습은 별로 보지 못했거든요. 홍상삼의 빠른 공이 노장 안경현의 느린 뱃 스피드를 누를 수 있을꺼라 판단한걸까요? 하여간 홍상삼은 동점 투런을 맞아 달감독의 승부수는 실패했습니다.

그 이후는 뭐 그냥 몰매 맞는 분위기였습니다. 막판에 우익수 조동화의 실수를 틈타 한점차까지 쫓아갔지만, 결국 경기를 뒤집진 못했죠. 뭔가 2% 부족한, 아쉬운 경기였네요. 이기고 광주로 갔다면 그나마 나았을텐데, 투수는 다쓰고 진채로 내려가니 기아전에서도 그닥 힘이 실리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게다가 기아는 두산전에 또 에이스 투입하려고, 선발 등판순서를 조정했으니... 헐... 대단한 조뱀~

좀 화가 났던건... 6회인가요...? 윤길현에서 정우람으로 교체할 때였습니다. 9번 최승환이 볼넷으로 나가고 다음은 정수빈, 이종욱, 고영민, 김현수였으니 좌우놀이 좋아하는 김성근 감독으로서는 당연히 바꿀 타이밍이었겠죠. 근데 시간을 끌려고 그랬는지, 포수 정상호가 올라가서 한참을 얘기하더니 내려갈 때쯤, 코치가 어슬렁 올라와서또 한참을 얘기하고 나서야 투수를 교체하더군요. 여러 수법으로 맥을 끊는건 김성근, 김재박 감독의 특기인데요. 투수교체 시간까지 이용하는건 좀 너무하다 싶네요. 가뜩이나 시간이 늘어져서 짜증이 나던 상황이었는데 말이죠.

한가지 위로가 되는건 이용찬의 공이 참 좋다는 겁니다. 비록 2.1이닝 동안 3안타 맞고 3실점 했지만, 그래도 공 자체는 참 묵직하더라구요. 2이닝은 잘 막았고 3이닝째 흔들리긴 했지만, 달감독이 마무리로 점지한건 다 이유가 있었습니다. 심리적인 안정만 꾀한다면 참 괜챦은데 말이죠.

덧글...
두산베어스 팬인 정운찬교수가 총리로 내정되었습니다. 성향으로 볼 때 2mb와는 안어울리게 보이지만, 어쨌든 사회통합을 위해서 들어갔다고 하네요. 일단 뜻하신 바를 잘 이뤄주셨으면 하는데, 세종시를 무마하기 위해 충청인을 기용한, 즉 정권의 이용도구로만 쓰이지 않을까 걱정도 듭니다. 사실 한국의 총리란 실질적인 권력을 쥐었다기 보다는 얼굴마담에 가까워서리... 하여간 두산팬으로서 욕먹는 총리가 되시지 않기를 기원합니다.


현재 시점에서 기아가 과거 해태왕조가 영광을 부활시킬지 예단하기는 어렵지만, 지금까지의 8월 성적으로 보면 정말 무서운 질주를 하고 있습니다. 솔직히 '이러다 말겠지...', '그래봐야 몇경기야...', '두산만 만나면 깨질꺼야...' 라고 무시하기도 했었죠. 근데 SK를 스윕하더니, 두산까지 스윕하면서 기아는 저멀리 달아나 버렸습니다. 닭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게 이런 심정일까요...? 하여간 이제 순위싸움에서 기아는 제쳐두고 나머지 팀들끼리 주판알 튕기는 신세가 되었네요.

지난 금요일 직접 기아전을 관람하고서 느낀건 충격과 공포였습니다. 특히 김상현의 홈런 두방은 거의 패닉상태로 몰고 갔죠. 찬스상황에서 거침없이 초구를 휘둘러 담장을 넘겨버린 그 장면은 오랫동안 잊을 수가 없을 것 같네요. 어떻게 저런 선수가 LG에서 후보나 2군 신세를 면치 못했는지... 이런거 보면 참 인생은 알 수 없고, 야구도 어디로 어떻게 흘러갈지 아무도 장담할 수가 없습니다.

기아의 어거스트 러쉬(August Rush)는 농담같이만 들립니다. 관련 기사에 의하면요. 8월에만 20승을 따냈구요, 20승 4패로 83.3%의 경이적인 승률을 기록했다네요. 윤석민은 8월 5경기에 나와 전승, 마무리 유동훈은 0점대 방여율을 기록했구요. 김상현은 한술 더 뜨죠. 8월에만 0.409의 타율과 15홈런 38타점입니다. 이 정도면 왠만한 선수 한 시즌 기록과 맞먹는 수준을 한달 동안 거둬들인 셈이네요.

그렇다고 풀이 죽으면 두산팬, 두산선수라 할 수 없죠. 8월의 주인공이 기아였다면, 9월은 두산이 될 수 있도록 모두 집중해야 할 겁니다. 지난 1995년 9월에 역전의 드라마를 기록했던 전례도 있으니, 너무 상심말고 한경기 한경기 최선을 다하다 보면 분명 좋은 결과가 있을꺼구요. 맘 같아서는 고참중 한명이 삭발해서 분위기 일신했으면 하는데... 두목곰이 해주려나...?

어쨌든 아무리 생각해도 기아에 3연패한건 자존심이 무지 상합니다. 잠실구장을 기아팬들에게 점령당한 것도 억울하고... 힘찬 응원 못보내줘서 선수들에게 미안하고... 패배의 순간을 잠실에서 같이 해주지 못한게 아쉽고... 하여간 우울한 8월은 뒤로 하고 9월엔 곰들의 셉템버 러쉬(September Rush)가 되었으면 하네요.

닥치고 V4!


기아와 운명의 첫 대결이었던 금요일 경기 다녀왔습니다. 그간 폭풍질주를 해온 기아를 맞아 힘든 경기가 예상되었지만, 그래도 두산의 저력이 있기에 호락호락 무너지진 않으리라 믿었죠. 결과적으로 멋진 경기를 펼쳤고, 끝까지 물고 늘어졌지만 패했습니다. 정말 기아 무섭더군요. 특히 김상현... 지금까지 봐온 어느 선수보다 금요일의 김싱현은 위력적이었습니다. 쳐줘야 할 때 홈런으로 연결시켜주는 모습, 그것도 초구에 날리는 포스가 정말 베리 본즈가 따로 없네요.

금요일의 패배로 사실상 올시즌 1위는 힘들어졌습니다. 1위는 커녕 2위 자리도 담보할 수 없게 되었네요. SK에게마저 밀려 3위니까요. 잠실구장을 나서는 길이 참 착잡하더이다. 달도 왜 그리 처량해 보이는지... 발걸음이 많이 무거웠습니다.

아마 남은 두경기도 쉽지 않아 보이네요. 스윕의 예감이 짙게 깔리는데, 그래도 우리 곰돌이들 투혼을 발휘해주기 바랍니다. 최선을 다하면 뭐... 그것으로도 만족하구요.

참고로 금요일 관중은 만원이었습니다. 평일 관중으로 잠실구장이 꽉 차기는 12년만이라고 하네요. 최근 기아의 무서운 연승행진을 반영하듯 기아팬들이 3루측은 물론 1루측 일부, 우익수 외야쪽 일부를 차지했습니다. 이렇게 구름처럼 몰려드는 기아 관중을 본 것도 참 오랜만이네요. 그간 성적이 안좋아서 원정관중석이 다소 쓸쓸했거든요. 역시 전통의 명문 타이거즈의 부활이 반갑기는 합니다.


두산이 자랑하는 KILL 라인이 최근 부진에 빠졌죠. 우선 이재우는 컨디션 저하로 2군에 내려갔구요. 이용찬은 마인드 문제인지 뭔지 하여간 불안하기 짝이 없는 투구를 하고 있습니다. 고창성은 방어율은 좋지만 최근에는 많이 얻어맞고 있죠. 그나마 임태훈이 잘 버텨줬는데, 지금은 혹사로 인해 많이 지쳤네요. 한마디로 지.리.멸.렬. 상태입니다.

선발이 강한 팀이 좋으냐? 마무리가 강한 팀이 좋으냐? 라고 누가 묻는다면 장기전에는 선발 강한 팀이 유리하고, 한국시리즈처럼 단기전에는 마무리가 강한 팀이 무섭다고 대답하겠습니다. 이닝이터 선발이 많으면 많을수록 로테이션이 원활하고, 중간 계투들의 체력을 덜 소비시키니까 리그전에서는 빛을 발하죠. 하지만 마무리는 초긴박한 순간에 한점을 지켜내는 극심한 스트레스를 이겨내기에, 단기전같은 빅게임에서 절대 유리합니다. 현재 선발왕국인 기아가 1등을 달리는 것과 SK가 정대현이라는 특급 마무리로 2년 연속 우승을 차지한 것은 전혀 무관한 얘기가 아니죠. 하지만 그렇게 구분을 한다는거지 반드시 그런건 아니구요. 선발이냐 마무리냐 라는 질문 자체가 야구는 투수놀음이라는 반증입니다.


두산을 상징하는 트레이드 마크는 여러가지가 있죠. Hustle DOO, 허슬플레이, 발야구, 우동수 트리오, 뚝심의 야구, 창조적 야구, 그리고 KILL 라인까지... 이 모든게 살아야 두산이 올해 우승할텐데요. 그중에서도 KILL 라인의 부활은 절대적입니다. 두산은 진필중, 김경원을 제외하곤 전통적으로 시원한 마무리를 가져본 적이 없죠. 덕분에 매번 손발이 오그라드는 경험을 하곤 하는데요. 이용찬이 그 전통을 깨주길 바랬습니다. 아직 희망이 깨진건 아니지만, 한국시리즈 9회 마지막 순간에 과감하게 그를 마운드에 올리기에는 주저스러운 것도 사실이네요. 뒷문의 화룡점정인 마무리가 확실해야 나머지 그림이 그려지는데 참 쉽지 않은 숙제입니다.

하여간 우리 중간 계투진들... 남은 기간 체력관리 잘하면서 동시에 순위도 올려줘야 하는데요. SK, 기아 등 강팀과 맞붙는 이번주 투혼을 발휘해주길 기원합니다. 위에 KILL 라인의 삼진 퍼레이드 보면서 부활의 소망을 걸어보죠. 생각 같아서는 삼계탕이라도 돌리고 싶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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