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은 올 시즌 개막 2연전을 LG와 잠실에서 대결했습니다. 1차전은 보고 2차전은 일이 있어 못봤는데요. 결과적으로 다행스러운 일이었나요? 1차전은 이기고 2차전은 졌다고 하네요. 일단 1차전을 통해 본 두산은 아직 제대로 자신의 컨디션을 찾지 못한 것 같습니다. 팀 영봉승을 거뒀다고는 하나, 니퍼트를 제외하곤 투수진이 불안했구요. 특히 용찬이는 왜 그렇게 자신없게 볼을 뿌리는지 안타깝기만 하네요. 달세는 타자와 승부하기 전에 자신부터 다스려야 하는 법을 배워야 할테구요. 타선도 강속구 투수 리즈를 처음 만났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그냥 불을 뿜는 느낌이 없었습니다. 두목은 역시 두목이라는 점, 고젯이 부활 조짐을 보인다는 점을 빼곤 그냥 심드렁했네요. 이런 우려는 2차전에서 그대로 드러났구요. 박현준에게 한점도 못내고 물러났다니 좀 어이가 없더군요.
더 화가 나는건 김현수와 양의지의 부상입니다. 시즌 시작한지 얼마나 되었다고 벌써 주포 2명이 부상이란... 말이... 어휴... 음... 야구팬들에게 두산의 뎁쓰를 자랑하려는건지는 모르겠으나, 초반부터 우리 이러지 맙시다. 스크는 벌써 달아나고 있단 말입니다. 성큰감독님의 투정은 역시 엄살이었다는게 증명이 되었고, 두산은 아직 2인자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걸 자각하고 다시 투지를 불태우기 바랍니다.
두산 관중은 여전히 노도와 같은 응원으로 수도권 최고 인기팀임을 증명하고 있다는게 유일한 위안꺼리였던 2연전이었네요. 봄날의 곰에게 지금 필요한건 긴잠을 깨우는 왕자님의 키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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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미레스는 퇴출이 결정되었다고 하네요. 2군에 가서도 그렇게 두드려 맞으니... 에혀... 당연한 선택이구요. 그나마 결정이 빠르게 나와서 다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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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찬 전총리님 심난한 마음 달래려 야구장을 찾으셨다는데, 혹떼러 왔다가 혹 하나 더 붙이고 가신게 아닌가 모르겠네요.
두산의 2011년 시범경기를 지켜보니 기대와 우려가 절묘하게 버무려진 비빔밥 같네요. 가슴 설레게 하는 선수도 있고 한숨 나오게 하는 선수도 있긴한데... 전반적으로는 컨디션이 바닥에 있을 뿐, 기본적인 전력은 나쁘지 않은 것 같습니다. 비록 승보다 패가 많은 성적이지만요. 아쉬운건 투수진이 여전히 물음표가 많다는 점인데, 좀더 인내심을 갖고 지켜보겠습니다.
미소 1. 임태훈
임태훈은 두산팬들에게 원초적인 모성본능을 느끼게 하는 친구죠. 작년 삼성과의 플레이오프에서 보여준 터프 세이브는 감동 그 자체였습니다. 가족의 생계를 위해 링위에 올라 피투성이 끝에 승리를 따내는 가장의 모습과 흡사했는데... 그 투지와 경험 때문에 올해는 소방수 임무를 맡았습니다. 본인의 희망을 살린다면 선발이어야 하는데... 이렇게 팀을 위해 늘 희생하는 모습때문에 두산팬들은 임태훈에 미안한 감정을 가지고 있습니다. 오늘 SK전에서 던지는 모습을 보니 한결 더 성숙해진 모습이더군요. 묵직한 직구도 낙차큰 커브도 충분히 리그 정상급이었구요. 운영능력도 좋네요. 임태훈이 제2의 진필중이 되어준다면 한국시리즈 마지막 공은 그의 손에서 결정될겁니다.
미소 2. 김재환
방송에서 캐스터가 그러더군요. 조만간 김현수의 인기를 뛰어넘을 선수가 김재환이라고.. 얼굴이 콩알만해서 '얼콩'이라 불린다는 얘기도 처음 들었습니다. 인천고 시절에 밀어때려 홈런치는 장면보고 반했었는데, 이제 서서히 그 진가를 드러내는 것 같네요. 김재환의 장점은 빠른 스윙입니다. 전성기의 김재현을 보는 듯한 배트 스피드를 가진데다, 안정감있는 스윙 매커니즘으로 타구의 질이 참 좋죠. 왠만하면 빨랫줄입니다. 2루수 살짝 넘겼는데 그게 홈런이 되었다는 얘기가 현실감있게 느껴지더군요. 문제는 포지션입니다. 가급적 최준석 군대간 이후 1루수로 정착해줬음 하구요. 올 시즌은 지명타자로 출전합니다. 달감독님은 2번타자로 넣겠다고 하셨는데... 참고로 김현수가 처음 1군에서 뛸 때 2번이었다능...
한숨 1. 라미레즈
기대가 너무 컸나요? 실망스러웠습니다. 공의 위력이 평범하더군요. 직구 스피드도 제구력도 평균수준으로만 보였습니다. 기교파 투수라면 운영능력이 필수인데 그런 것도 안보이고... 과거 세데뇨처럼 산업연수생으로 받은게 아닌가 싶네요. 한경기만 봤기에 아직은 판단 유보지만, 걱정스러운 것도 사실입니다. 메이저리거나 적어도 메이저와 마이너의 스플릿 계약을 맺는 선수들은 몸을 늦게 만들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좋아지곤 하죠. 하지만 라미레즈는 마이너리거이기에 봄에도 몸을 만들어놔야 합니다. 그래야 시장에서 제값을 받으니까요. 그래서 아직 몸이 덜 풀렸다는 말은 설득력이 떨어집니다.
한숨 2. 김성배
달감독님이 믿는 투수니 좀더 시간을 주긴 하겠지만, 5선발이라고 하기엔 중량감이 좀 떨어지는 것도 사실이죠. 좌타자에게 약했던 모습을 고쳤다고는 하나 아직은 모르겠구요. 이현승이 훨씬 나은데 하는 생각만 맴돌더군요. 달감독님이 5선발 우선권은 김성배, 다음은 홍상삼, 그 다음으로 이현승을 점찍으신 것 같은데, 불펜에 쓸만한 왼손이 없다는 점에서 이해가 가기도 합니다만... 우모는 이현승의 선발능력을 높게 평가하는지라 아쉽기만 하네요. 어쨌든 달감독님이 주는 시간은 그리 길지 않을 수 있다는걸 김성배는 유념해야 할겁니다. 올해는 우승 외에는 어떤 것도 보이지 않을테니까요.
바야흐로 야구시즌이 서서히 다가오고 있습니다. 매년 올해만큼은 우승해야 한다고 다짐했지만, 정말 올해야말로 우승 외에 그 어느 것도 무의미한 시즌입니다. 달감독의 계약 마지막 해, 현승/준석의 군입대, 최강용병 투수의 영입 등을 차치하고라도 그간 맘고생한 두산팬들을 봐서라도 올해는 무조건 우승입니다. 뚜껑을 열어봐야 알겠지만 지금 두산의 전력은 근래 보기 드문 최상급이라는 것만은 사실인 듯 합니다. 탄탄한 내외야진, 두꺼운 뎁스에 든든한 선발진까지... 이젠 스크에게 떨어지는 전력을 찾기 어려울 정도죠. 하고자하는 의욕도 최고수준이구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승이란건 신이 점지한 팀만이 가질 수 있는 것인지라 담담하게 시즌을 기다릴까 합니다.
올 시즌에서 핵심선수는 뭐니뭐니해도 니퍼트와 라미레스입니다. 두명이 기대수준만큼만 해준다면 목표는 의외로 쉽게 달성할 수 있겠지요. 만약 그렇지 않다면 홍삼이나 성배가 선발로 올라와줘야 할겁니다. 그리고 그건 두산에게 가시밭길과 동일한 의미가 될꺼구요. 작년 플레이오프의 데자뷔가 되지 않을까 싶네요. 기대하는 선수는 두목곰과 써니입니다. 투타의 기둥인 두 선수가 제 몫을 해줘야 팀의 중심이 잡히겠죠. 특히 동주곰은 출장횟수를 최소 100게임 이상 3루수로 풀타임 뛰어줘야 합니다. 그래야 지명타자 운용폭이 넓어지니까요. 덕분에 김재환도 지명으로 나와주길 바랍니다. 의외로 치고나올 선수로는 김강률과 안규영이 아닐까요? 강률이는 워낙 고교시절부터 빅4였기에 또 달감독님이 언급하셨으니 분명 좋은 모습을 보여줄겁니다. 안규영은 고교시절 소위 빅4 다음 빅5로 거론되던 선수였는데, 유연한 폼으로 왠지 기대가 되는 투수네요. 화수분의 전통이 투수들에게도 이어졌음 하는 바람도 있구요.
여기까지는 기대였구요. 냉정하게 예상을 해보면 뭐... 쉽지만은 않은 시즌입니다. 시즌 전 IF로 점철된 빈칸들을 희망섞인 결과로 채워넣는다면... 어느 팀인들 우승을 못하겠습니까? 그건 한화, 넥센, LG에게도 마찬가지겠죠. 우선 SK야 워낙 강팀이구요. 삼성 또한 위협적입니다. 롯데도 화력이 불같죠? 거기에 기아까지... 정말 어느 한 팀 그냥 넘어가기 어렵습니다. 게다가 김인식감독님은 삼성을 최강팀으로 점찍었고, 김성근감독님도 기아를 최강의 투수진이라고 언급했죠. 이에 반해 두산은 니퍼트와 라미레즈에 이혜천의 영입이라는 플러스효과가 있지만, 용병은 로또이고, 이혜천은 볼이 빠를뿐 제구력은 평균 수준에 불과합니다. 그리고 이용찬의 무조건 직구 스타일도 눈에 익은 올해쯤 통타당할 가능성이 높다고 볼 때, 투수쪽이 올 시즌 성적의 변수가 될 확률이 높다고 봐야죠.
우모가 걱정하는 두산의 최악의 시나리오는 달감독님이 우승에 집착한 나머지 보직을 이리저리 굴리다 자리를 못잡는 케이스인데요. 첫 대상자는 이혜천이 될 수도 있겠습니다. 개인적으로 이혜천에 대한 큰 기대가 없는데요. 과거 영점을 잡지 못한채 산탄만 날리는 투구를 많이 봐서 그런가요? 과연 지금 나아졌으려나 하는 의문이 가시지 않습니다. 일본에서도 그닥 잘 던지지 못했구요. 좋아졌다는 기사는 봤지만, 그건 실전에서 확인해봐야 하구요. 이현승보다 선배이면서 일본야구를 경험했다는 이유만으로 선발을 하는거라면... 글쎄요... 모쪼록 잘던지기만을 바랄 뿐입니다. 그리고 임태훈과 이용찬을 더블 스토퍼로 기용한다고 했는데요. 그건 그만큼 이용찬을 소방수로 확실하게 낙점하지 못하는 달감독님의 고민이 아닐까요? 만약 그렇다면... 정말 큰일입니다. 장기전에서는 선발투수, 단기전에서는 마무리투수가 승리의 열쇠를 쥐고 있기에... 용찬이가 포크볼을 정재훈처럼만 구사해줄 수 있다면 오승환의 삼성도 부럽지 않으련만...
결론으로 들어가면 선발진이 평균 정도의 성적을 거둔다 가정할 때, 두산의 4강 진입은 무난할 것으로 보이구요(65%). 그렇지 않다면 의외로 4강 탈락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35%). 포스트시즌도 2위 이상의 성적으로 진출하면 우승 확률이 높아지지만, 3위나 4위라면 우승의 꿈은 접어야겠죠? 그리고 올해의 우승팀으로는 오승환이 완벽하게 부활한다는 가정 하에 삼성을 꼽고 싶구요. 그 대항마는 두산으로 예상합니다. SK는 아마 김재현의 은퇴 시점을 정점으로 서서히 내리막길을 걷지 않을까 싶네요. 아, 물론 부자는 망해도 3년은 갈겁니다. 결국 1위 삼성, 2위 두산, 3위 SK가 되고 4위는 기아의 강세 속에 롯데와 넥센이 다투지 않을까 합니다. 한국시리즈 우승은... 흠... 뭐... 하늘만이 알고 계시겠지요. 올해는 단군의 입김 속에 부디 두산을 점지해주시길...
대략 허접예상을 쓰고나니 정말 개막이 얼마 안남은 듯 싶네요. 소풍을 기다리는 초등학생의 심정과도 비슷한데요. 두산의 멋진 경기를 볼 수 있다는 생각에 기분이 쫄깃하기도 하지만, 한편 우승을 염원하는 팬심으로 초조한 기분도 감출 수 없습니다. 부디 꼭 우승해서 준우승의 한도 풀어주고, 달감독님과 두목곰도 계약연장해서, 2010년대를 두산의 왕조시대로 만들었으면 하네요.
두산팬에게 스토브리그는 아픔이었죠. 심정수, 홍성흔 등의 프랜차이즈 스타를 잃었고, 우즈, 리오스, 레스 등 외국인 선수들이 현해탄을 건너는걸 지켜만 봐야했습니다. 어느 팀은 스토브리그에서만 강세를 보인다는 우스개도 있지만, 두산팬은 겨울만 되면 가슴앓이를 해야했죠. 그런데 올해 조금은 웃게되네요. 비록 히메네스는 떠났지만 니퍼트라는 메이저리거를 영입했거든요. 니퍼트? 이 선수가 어떤 선수인지 잘 모릅니다. 메이저리그 커리어만큼 퐁풍투를 날려줄지도 잘 모르구요. 선수들과 잘 융화할지도 아직은 미지수입니다. 하지만 두산구단이 때로는 돈질도 할 수 있구나 하는 사실에 쾌감마저 느끼게 되네요.
니퍼트의 투구 동영상을 보니 2미터가 넘는 장신임에도 유연성 좋은게 눈에 쏙 들어오더군요. 인종적 특성 때문이겠지만 국내 장신선수들의 폼과 비교됩니다. 장민익도 나름 유연하지만 니퍼트에 비하면 뻣뻣하죠. 선동렬의 신체적 강점이 유연성이란걸 감안하면, 니퍼트에게도 분명 좋은 공과 수비를 기대할만 합니다. 부상도 적을테구요. 그리고 공이 묵직하더군요. 잘 던질 때의 동영상이라 단정내리기는 어렵지만 제구도 좋아보입니다. BB/K의 비율을 보면 증명되구요. 게다가 변화구 특히 커브도 각이 나이아가라처럼 떨어지니 설렙니다. 다만 공을 끝까지 기다리고 커트로 투수를 괴롭히는 스타일인 우리나라 타자들에게 말리면 의외로 적응에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겠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정근우와의 대결을 기대하는데요. 키 차이만으로도 볼거리겠지만, 정근우처럼 빠른 스윙궤적으로 똑딱 치는 스타일은 니퍼트가 고전할 수 있거든요. 게다가 정근우는 발이 빠릅니다. 킥이 상대적으로 큰 니퍼트의 견제능력도 시험해볼 수 있을것 같네요.
니퍼트의 입장에서 보면 두산같이 내외야 수비가 탄탄한 팀에 온게 축복이겠죠? 가장 넓은 잠실구장을 홈으로 쓴다는게 평균스탯을 더욱 이쁘게 꾸며줄거구요. 또 잘만 하면 일본으로 더 큰 돈받고 팔려갈 수 있으니 뭐 열심히 할겁니다. ㅡㅡ;; 모쪼록 김경문감독 계약 마지막 해인만큼 꼭 우승청부업자의 역할을 완벽하게 해주기 바랍니다. 몇년 전 리오스 정도면 절이라도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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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의 농구선수 장민익과 조승수, 이원재는 니퍼트에게서 장신투수로서 장점을 어떻게 극대화할 수 있는지 잘 배우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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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도 두산은 더도 말고 덜도 말고 1천만 서울의 최고 인기팀이자 원년 우승의 명문팀답게 투자해주기 바랍니다. 올해 FA로 풀리는 김동주와 정재훈도 꼭 잡아주시구요.
올 가을야구의 주인공은 단연 두산이 아닐까요?
비록 챔피언은 놓쳤지만 가장 감동스러운 야구를 한 팀이 두산이니까요.
만약 야구를 올해부터 보기 시작한 사람이 있다면, 당연히 두산팬이 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두산은 매 게임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야구로, 진정한 승부가 무엇인지 보여줬네요. 그래서 V4의 꿈이 무산되었어도 두산팬으로서 햄볶아요. 그리고 팬에 대한 감사의 문구를 전면광고로 실어준 두산구단에 감사합니다.
간만에 포스트시즌 직관을 갔습니다. 4차전이었는데요. 이미 시간이 너무 지나기도 했고, 또 지금은 이미 시리즈를 삼성에 내준 상태인지라 리뷰한다는게 김샌 감이 없지 않습니다. 하지만 기록을 위해 남겨두는 정도로 하렵니다.
4차전 결과는 뭐 아깝게 졌지만, 끝까지 투혼을 발휘했기에 전혀 아쉽지 않았네요. 물론 이기면 좋았겠지만, 끝까지 투혼을 발휘해준 우리 선수들이 너무 자랑스럽습니다. 티켓은 곰대에서 양도받아서 갔구요. 두산팬중에 사기꾼이 있겠어? 하는 심정으로 믿고 입금했습니다. 덕분에 잘 봤네요.
경기는 박진감 넘쳤습니다. 업치락 뒤치락 피말리는 승부로 9회까지 향방을 알 수 없었죠. 관중석에서 어찌나 소리질러댔는지 목이 쉬었습니다. 특히 2-7로 지고 있는 상황에서 투아웃 이후 연속안타로 7-7 동점을 만든 순간... 그날의 경기 결과는 더 이상 중요하지 않게 됩니다. 그런 야구를 본다는 자체가 너무 행복했고 자랑스러웠거든요. 가장 두산다운 방식의 야구를 같이 한다는게 승리보다 더 소중했습니다. 그런 야구만 해준다면, 우승을 못한다해도 속상하진 않을 것 같네요. 지난 2000년이 그랬었죠. 현대에 비록 우승을 내줬지만, 0-3에서 3-3까지 따라가고 7차전에서 3-4로 아쉽게 지는 동안 정말 행복했습니다. 조계현의 투혼이 팬들을 눈물겹게 했구요. 선수들 모두 몸을 아끼지 않는 플레이로 그라운드를 누볐죠. 준우승을 하고 나서 관중석에 올라 내년엔 꼭 우승하겠다고 약속해주고... 하여간 미러클 두산이라는 말이 참 실감이 나던 시리즈였습니다. 그런 자부심을 이번 삼성과의 플레이오프에서 느끼게 해주네요.
경기장 로비에 걸려있던 사진. 선수들 사진도 많았지만 우리 달감독님 사진이 눈에 확 들어오더이다.
경기 시작하기 전 손캡틴을 중심으로 모여있던 우리 선수들.
애국가 나오는 동안 통천이 관중석을 휩쓸고...
연예인 팬도 많은 두산. 이번 시구는 미쓰에이라던가..? 그래서 그런지 수비에서 미스가 좀 나왔다능... ㅡㅡ;;
우리 팬들은 목놓아 응원하고...
또 응원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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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은 올라가서 SK에 2연패하고 있습니다. 'SK! 대단하구나~'라기보다 '삼성! 우리좀 밀어주지 그랬어?' 하는 심정이네요. 어쨌든 관심도는 확 떨어졌지만, 두팀의 아름다운 승부 기대합니다.
이건 뭐 말로 형용할 수 없는 극한의 감동의 쓰나미가 심장을 사정없이 휘몰아치는군요. 11회말 타신의 동점 2루타와 반장곰의 끝내기 안타가 터지는 순간, 심장 박동수는 저멀리 안드로메다를 향해 치닫고, 억누른 목소리는 터져나오고, 이제 정말 한이 서린 우승을 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도 들고... 현장에 계신 분들 너무 부럽습니다. 이런 대첩을 직접 관람하기 쉽지 않은데 말이죠. 그것도 포스트시즌에서의 대첩이라 격을 달리 하거든요. 어떻게든 표를 구해보는거였는데... 정말 아쉽습니다.
오늘 0-4에서 6-4로 역전 그리고 6-6으로 동점, 연장전 돌입한 후 6-8로 재역전 당했을 때도, 왠지 질 것 같은 기분은 들지 않았죠. 설사 지더라도 다시 4, 5차전을 승리로 이끌어 한국시리즈 티켓은 우리가 따내리라 믿어 의심치 않았구요. 그리고 이어진 11회말에서 믿음이 현실로 둔갑하는 장면을 우리는 목격했습니다. 그것도 가장 극적인 시나리오로 말이죠.
야구의 매력은 가장 숫자에 근접한 스포츠이면서도 숫자로는 표현할 수 없는 무언가가 늘 묵직하게 존재한다는데 있습니다. 그래서 곧잘 인생과도 비교합니다만, 사실 11회초에 2점을 내줘 패색이 짙었을 때, 이걸 역전시킬 수 있는 3점을 낼 수 있는 확률은 제로에 수렴하죠. 단 세명의 타자만 잡으면 되는데, 투수의 방어율을 보나, 연속안타가 나올 수 있는 확률을 보나 그렇죠. 하지만 야구공은 둥글고 배트도 둥글기 때문에 그 순간에 공이 어디로 굴러갈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그래서 하구라선생이 '야구 몰라요~', 요기 베라는 '경기가 끝날때까지 끝난게 아니다~' 라는 명언을 남기신거겠지요.
선두타자 이종욱이 안타로 출루하는 순간 역전할 수 있다는 느낌... 저만 가졌을까요? 아마 두산팬 뿐만 아니라 삼성팬, 선감독, 마운드에 정인욱투수까지 느꼈을겁니다. 공 하나로 1년 농사의 결과가 왔다갔다 하는 그 무게를 정인욱이라는 신인급 투수가 견디기는 힘들었을테죠. 백전노장인 박진만도 수비의 달인 손시헌도 에러를 하는 자리인걸요. 결국 정인욱은 두목곰과 고젯을 볼넷으로 내보내고 타신에게 동점 2루타를 맞았습니다. 삼성의 입장에서는 두목곰은 그렇다해도 고젯을 볼넷으로 내준게 참 뼈아팠네요. 포스트시즌에서 이름값 못하는 그를 감안한다면 맞더라도 무조건 승부했어야 하는데... 만루가 되는 순간 이미 경기는 끝내기 수순으로 접어든 셈이었습니다. 사색이 된 정인욱의 낯빛만 봐도 알 수 있었네요. 그 끝내기의 주인공이 반장곰인건, 참 하늘이 드라마를 써도 이렇게 잘 써주셨나 싶습니다. 반장곰이 앞서 9회 끝내기 찬스를 날려버린 죄를 씻을 수 있는 기회를 주신거니까요. 그리고 그 기회를 반장곰은 놓치지 않고, 팬들을 젖과 꿀이 흐르는 땅으로 인도했습니다.
오늘 결승타를 날린 손시헌, 누가 뭐래도 두산의 자존심인 김동주, 투혼의 야구를 보여준 임태훈, 동점타를 날린 임재철, 6타수 3안타의 미친 존재감을 보여준 오재원, 든든한 허리를 지켜준 왈론드, 허슬플레이의 원조 이종욱, 두산의 신형 엔진 정수빈, 좋은 구질을 보여준 이현승, 홈런 맞아도 늘 오뚝이처럼 일어나는 정재훈, 두산의 안방마님 양의지, 탄탄한 수비를 보여준 이원석... 정말 잘해줬구요. 그리고 개점휴업 중인 김현수, 서서히 컨디션 찾고 있는 고영민, 미래의 희망 성영훈, 한국시리즈에선 선발로 내보냈음 하는 김성배, 좌완 김창훈, 대주자로 잠깐 나온 용덕한, 아직 타격감 조율 중인 이성열, 오늘 모처럼 타석에 섰지만 불발에 그쳤던 김재호, 대주자로 나왔던 민병헌... 모두 자랑스럽습니다.(혹시 빼놓은 선수 없나요?)
성급하긴 하지만 누가 이번 가을야구를 한마디로 정의하라고 한다면... 미러클 두산의 어게인 베이징 버젼이라고 말하고 싶네요. 가을야구가 무르익을수록 말할 수 없는 야망이 점점 탐스럽게 영글어만 갑니다. 너무 두레발치면 안되겠죠...? 제발... 이번 가을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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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원하는 야구는 이렇게 용찬이가 빠지면 태훈이가 막아주고, 현수가 낙담해 주저앉으면 종욱이가 일으켜 세워주는 야구입니다. 특히 팀에 악재가 닥쳤을 때, 오히려 더 똘똘 뭉쳐서 무서운 힘을 발휘하는 야구, 이제야 비로소 두산다운 야구를 하는 것 같아 흐믓하네요. 이제 두산은 힘도 없지만 무서울 것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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뭘 중계해도 sbs는 찌질합니다만, sbs 라디오 중계한 정동진 해설은 참... 명경기에 티만 남겼네요. 해설이란게 말 그대로 해설이어야 되는데, 게다가 지금 야구팬들의 수준이 상당히 높아져 있는데, 마냥 되도 않는 소리만 해대고 있으니... 잠깐 외출하면서 들었는데 임팩트 강한 헛웃음 여러번 했습니다. 해설할 사람이 그렇게 없나요?
어차피 대구에서 1승만 거두면 목표 달성이었습니다. 적지에서 1승만 거두고 돌아온다면, 그것도 2차전을 이겨 두산 특유의 분위기만 타준다면, 그닥 어렵지 않게 한국시리즈행 티켓을 따지 않을까 싶었는데요. 그렇게 돌아가는거 같아 일단 희망적이네요. 이건 지난 포스팅에서 밝혔 듯이, 1차전에서 비록 졌지만 내용은 손색이 없었기 때문이구요. 중간계투진이 살아있었던 덕분입니다. 게다가 왈론드가 부적처럼 붙여둔 WHY NOT 스티커의 효험이기도 하구요. 아주 깜찍한 왈롱입니다.
2차전은 막판에 어이없는 실수로 역전당할 뻔 했네요. 고젯이 글러브 안에서 공을 더듬는 바람에 병살을 놓쳤을 뿐만 아니라, 송구에러를 범해서 위기를 자초했죠. 바로 김재호로 교체되었음은 당연한 달감독님의 응징이었구요. 고젯은 이제 정신을 차려야 할 것 같습니다. 주전은 이미 그의 자리가 아니구요. 이대로 가다간 백업도 자신할 수 없습니다. 내년엔 오똘이 군대가야 하는데 참...
대신 오재원의 더블 플레이 2개는 초반에 승리를 예감하기에 충분했네요. 원래 이런 포텐셜이 충만한 선수였는데, 그간 고젯의 그늘에 가려 보이지 않았었죠. 그간 벤치에 앉아있던 오똘을 따뜻한 눈길로 지켜봐온 보람을 느끼게 해주네요. 고맙다 오똘~~^^
그리고 뭐니뭐니해도 최고의 수훈갑은 히메네스입니다. 히메공주님의 7이닝 무실점은 이닝이터 역할 겸 중간계투에게 꿀맛같은 휴식까지 챙겨준 효자손이었죠. 거의 사하라사막 한가운데에서 오아시스를 발견한 것과 맞먹는다고나 할까요? 게다가 중간에 한시간 넘게 우천 지연되는 상황에서도 자기 페이스를 잃지 않은 점도 칭찬해줘야 되구요. 나중에 기사 보니 7회에는 자진등판했다고 하네요. 아... 정말 와락 안아주고 싶군요.
또 한명 빼먹을 수 없는 오늘의 히어로...! 우리에겐 아기곰 임태훈이 있었습니다. 절체절명의 순간에서 자신의 공을 믿고 마지막 타자를 삼진잡아 승리를 지켜낸 장면은 시리즈 최고의 압권이었네요. 임태훈에게 평생 기억에 남을 만한 승부이자, 에러쟁이 고젯의 목숨을 살린 삼진이기도 했습니다. 예전에 사직 무사 만루 상황에서 이대호 삼진잡고 홍성흔 병살로 잡았던 그 경기의 데쟈뷔였네요. 마운드는 외로운 자리라고 누가 그럴 때 별로 실감 안했었는데... 그순간 우리 아기곰 정말 외로웠을겁니다. 야수들이 뻘짓하는 동안 혼자 다 헤쳐나가고... 게임 마무리짓고... 1차전의 메시아와 2차전의 아기곰, 격하게 안아주고 싶네요. 관중석에서도 여러명 감격의 눈물 흘리던데... 정말 중계보면서 짠했습니다. 가뜩이나 우리 아기곰... 허리도 안좋은 상태인데...ㅜㅜ
이제 잠실에서의 승부를 겸손하게 맞을 때입니다.
그리고 투혼의 승부, 열정의 응원 다짐합니다.
역전의 명수 두산이 갑니다.
닥치고 V4!
플레이오프 첫 경기에서 두산이 졌습니다. 5-6으로 다 잡은 경기를 놓쳤는데요. 그리 기분이 나쁘지는 않네요. 두산은 늘 첫 경기를 졌던 시리즈에서 좋은 성적을 냈었기에... 또 두팬으로서의 믿음이란게 있거든요. 게다가 정재훈이 홈런을 맞았다는 것... 이것도 왠지 롯데에게 역전한 시나리오와 동일하게 가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결국 이번 플레이오프는 두산이 어쨌든 올라갈 것 같네요. 비록 전문가들은 삼성의 승리를 압도적으로 예상했지만, 전문가들의 예상을 가볍게 비웃어주는게... 또 두산의 장기 아니겠습니까? 매 경기 부담없이 최선만 다해주면 됩니다.
두산의 시리즈 승리를 긍정적으로 보는건 중간계투진의 구위가 좋다는겁니다. 특히 임태훈과 고창성은 쉽게 쳐낼 수 있는 공이 아니더군요. 아기곰은 묵직한 직구에 제구가 잡혔구요. 곱창이도 뱀직구의 화려함이 임창용을 연상케 하더라구요. 게다가 김동주와 최준석이 터졌다는 점. 상당히 희망적이죠. 역시 두산은 두목곰과 장돈건이 해줘야 강한 타선이 되죠. 고젯과 기계가 조금 부진하긴 한데, 큰 경기 경험이 많은 선수인 만큼 분명 역할은 해주리라 믿습니다.
우리 메시아 정재훈의 트라우마가 걱정스럽긴 하지만, 워낙 백전노장이니까 자고나면 분명 좋아질겁니다. 롯데전에서는 두번이나 맞았는데요 뭐...^^ 중요한건 2차전입니다. 대구에서 1승 1패로만 올라온다면 잠실에서 바로 끝내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살짝 해보네요. 여튼 올 가을은 닥치고 V4입니다.
덧글 1...
롯데와의 준플은 떨렸는데, 플레이오프는 그닥 떨리지 않네요. 두산팬들도 큰 경기 경험이 쌓여서 그런가요? 덤덤합니다.
덧글 2...
용찬이 대신 덕후가 엔트리에 올라왔습니다. 유망주에게 큰 경기 경험쌓게 해주는건 달감독님의 스타일이기도 하구요. 몸을 보니 좀 부었던거 같은데 2군이 체질인가 보네요. 8회말에 한타자 상대했구요. 공은 빠르긴 한데 높더군요. 다행히 외야플라이로 잡았습니다. 왠지 덕후가 이번 시리즈에서 깜짝 스타가 될 것 같은 느낌은... 음... 너무 앞서간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