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에 보면 가끔씩 순위 매기는 놀이를 하는데요. 가령 강남>분당>평촌>일산> 이라든가, 설대>연대>고대 라든가 하는... 어찌 보면 유치하기까지한 등수놀이에 댓글이 수없이 달리는거 보면, 우리 DNA에는 뭔가 서열의식 내지는 경쟁의식이 내재되어 있는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프로야구도 예외는 아니죠. 어떤 팀의 팬이 많은가, 어느 팀이 명문인가 등등 유사 등수놀이가 많습니다. 그중에서도 어떤 팀의 관중동원능력이 좋은가 따지는 것도 있는데요. 관중동원수는 인기도와 직결되기에 팬들에 따라 주장이 많이 엇갈리네요. 객관적인 수치가 없는 상황에서 모두 주관적인 평가를 내리니까 당연한거지만서두...

가끔씩 여론조사 방식으로 롯데가 삼성을 제치고 가장 인기있는 팀이라는 분석도 봤던 것 같고, 빅마켓인 두산, 엘지, SK, 롯데가 잘해야 프로야구가 산다는 얘기도 들리기도 하는데, 하여간 프로야구 인기팀은 앞으로도 계속 논란이 이어질겁니다. 참고로 경제적 가치 측면에서 보는 자료로는 롯데, 두산의 순이네요. 여론조사가 질문방식이나 대상 선정 등의 기준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편차가 많이 드러날 가능성이 높다면, 경제적 가치는 내재적인 속성을 평가하는 방식이라 좀더 신뢰가 간다고 봅니다. 특히 구단을 매각할 때 이 자료는 절대적인 기준이 되기에 시장의 평가를 고스란히 반영한다고도 볼 수 있겠죠.


위의 표는 구단의 연고지 가치, 입장수익, 구단 인지도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한 수치입니다. 스타디움 가치는 입장수익이 높은 순... 즉, 관중도 많이 들어오고 객단가도 높은 팀이 유리하죠. 특히 브랜드가치라는 항목이 눈에 띄는데요. 여기서는 인지도를 말하더군요. 인지도는 롯데>삼성>두산>SK의 순이네요.

결국 시장의 평가는 롯데>두산>LG>삼성인데요. 개인적으로는 좀 다르게 봅니다. 특히 야구장에 갔을 때 느꼈던 관중수, 열정 등을 감안하면 롯데>두산>기아>삼성의 순으로 보고 싶네요. 롯데는 사직구장을 중심으로 열광적인 응원이 이미 트레이드 마크가 되었구요. 전통의 기아는 광주구장이 작아 관중동원수는 작지만 잠실에서는 늘 꽉 채워주고 있죠. 열정도 남못지 않습니다. 삼성도 마찬가지구요. 참고가 될런지는 모르지만 이닝 커뮤니티도 보면 롯데>기아>두산 순으로 팬들이 많죠. 반면 LG는 최근 몇년간 두산 홈경기 때 거의 반도 못채워주고 있고, 한화와 SK는 좀 기대에 못미치는게 사실입니다. 히어로즈는 안습이구요.

또 주관적인 평가로 다시 돌아갔습니다만... 어쨌든 두산, 롯데, 기아가 살아야 프로야구가 흥행이 이루어지고 전국적인 관중동원이 원활해지는건 확실해 보입니다. 관중동원이 최다였던 2008년과 1995년의 공통점은 두산과 롯데의 상위권 진입 및 포스트시즌 격돌이었으니까요.


랜들이 선릉역 게단에서 넘어져 부상당했었죠. 결국 퇴출당했다네요. 참 아쉽네요. 성적을 외면할 수 없는 구단의 입장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좀더 기다려줄 수 있지 않았나 싶기도 하구요. 한국형 용병 랜들이 더 이상 두산 유니폼을 입을 수 없다고 하니 마음이 착잡합니다. 머리로는 이해가지만 가슴으론 받아들이기 어려운 경우가 이런게 아닌가 하는... 흠...

랜들이 참 재수없는게요. 계단에서 넘어지면 대개 손을 짚어서 몸을 보호하는데, 투수인지라 손을 보호하려고 그냥 몸으로 부딪쳤다고 하네요. 그러다가 재수없이 허리를 다쳤구요. 병명도 희한한 허리 우측 횡돌기 골절이라는... 프로선수라면 당연히 활약 여부로 몸값을 인정받고 또 가치가 떨어지면 퇴출당하는게 당연한거지만... 참 안타깝기 그지 없네요.

랜들은 리오스, 레스 등에 비해 화려한 선수생활을 보내진 못했습니다. 기억이 맞다면 레스의 추천에 의해 두산 유니폼을 입어서 용병이라기보다는 레스의 외로움을 달래주는 역할 정도로 생각하기도 했었죠. 게다가 랜들의 구위도 그닥 위력적이지 않았구요. 하지만 꾸준함이랄까... 성실함이랄까... 그런 랜들의 성품이 한국 토양에 잘 맞아서 훌륭하진 않지만 준수한 성적을 올렸더랬습니다. 특히 SK에 강해서 작년 한국시리즈 때도 큰 기둥이 되어주었구요.

그에게 받았던 가장 큰 감동은 랜들의 부친이 돌아가셨을 때 입니다. 당연히 미국에 다녀와야 하는데도 팀을 위해 가지 않았던... 장면에서 그냥 아메리칸 랜들이 아닌 왠지 코리안 랜들의 향기를 느꼈죠. 돈이 오가는 프로의 세계에서 인간적인 냄새를 맡는다는건 참 신선한 충격이거든요. 그런 그가 이제 퇴출당했습니다. 에혀~

랜들...
어디가서도 열심히 잘살기를...
그리고 꼭 쾌차해서 가능하다면 다시 두산마운드에 올라주기를...


eunie2님과 김재호가 일면식도 없는 사이였는지, 어느 정도 아는 사이였는지는 모르지만, 어쨌든 선수를 아끼는 팬의 마음과 팬의 정성을 마음에 새기는 선수의 모습을 보니 야구가 참 아름다운 스포츠구나 생각하게 합니다.


엠팍에서 우연히 김재호의 미니홈피를 보고 선수와 팬이 교감하는 두산팬이란게 새삼 뿌듯해지네요. 그리고 김재호 꼭 멋지게 이뤄내기를 바랍니다.


드디어 2009 시즌 시범경기가 시작되었습니다. 첫 상대는 히어로즈로 목동에서 열렸는데요. 경기는 3:2로 이기긴 했지만, 시범경기인만큼 승패는 의미 없습니다. 단지 동계훈련을 통해 선수들의 기량이 얼마나 늘었는가가 관전 포인트죠. 특히나 FA로 나간 선수들은 많지만 들어온 선수가 없는 올해는 더더욱 자발적 기량향상이 성적을 좌우합니다.

그런 면에서 이번 시즌에서 주목해야할 선수는 너무나 많습니다. 우선 신인 최고몸값 성영훈, 제2의 정수근 정수빈, 기대주 유희관, 돌아온 손병장 손시헌, 잠실갈매기 이원석, 우즈를 꿈꾸는 왓슨, 화려한 부활을 예고한 민병헌, The Khan 용덕한, 김경문감독의 칭찬 릴레이 홍상삼 등 셀 수 없이 많죠. 이렇게 새로 합류한 선수들 말고도 관심가는 선수들은 많답니다. 작년의 신데렐라 오재원은 얼마나 더 날카로워졌는지, 채상병과 최승환, 김진수, 용덕한의 포수 주전대결은 어떻게 펼쳐질지, 김동주는 우승청부사 역할을 얼마나 다부지게 할지, 할매 전상렬은 올해도 건재할런지, 이용찬은 주전 마무리로 자리 잡을지, 정재훈은 선발로 멋지게 성공할런지, 기계 김현수는 거포본능을 깨울지, 맘 착한 유재웅은 올해 주전자리를 꽤찰지 등등 팬심으로는 하루 빨리 야구장에 가고잡네요.

오늘 경기에서는 이용찬과 정수빈이 잘한 모양이네요. 이용찬은 무려 155km의 광속구를 던져 1이닝을 깨끗하게 마무리하고 세이브를 따냈답니다. 지금 이 날씨에 155km를 던진다는게 놀라울 뿐입니다. 날씨 따뜻해지면 한국 야구역사 다시 쓸지도 모르겠네요. 게다가 안타 맞은 선두타자 강정호를 견제구로 잡았다는 점... 참 기특하네요. 견제구의 달인 봉중근이 떠오릅니다. 1번으로 나온 정수빈도 3타수 1안타 치고 도루시도도 있었네요. 비록 실패했지만, 이종욱을 닮고 싶다고 한만큼 전혀 개의치말고 뛰고 또 뛰어서 두산의 스피드 허슬야구를 전승해주기 기대해봅니다.

선발투수 김선우도 3이닝 1안타 무실점으로 쾌투했구요. 오재원, 유재웅, 김동주도 제몫을 한 모양이네요. 손시헌도 탄탄한 수비실력 뽐냈구요. 반면 진야곱은 나오자마자 얻어맞아서 실점했다고 하는데... 뭐 걱정할꺼 없습니다. 진야곱도 자신의 재능을 분명 떨칠 날이 올테니까요. 느긋하게 마음먹되 다부진 각오로 임하기 바랍니다.

다음주 LG전에는 한번 갔으면 하는데 스케쥴이 될런지 모르겠네요. 행복한 야구시즌이 드디어 돌아왔습니다. ^_^

덧글...
이경은(eunie2)님의 노제가 잠실구장에서 있었다고 하네요. 아마 한국 프로야구 역사상 팬의 입장에서 경기장을 도는 노제를 지낸건 최초가 아닐까 싶은데, 비록 유족은 아니지만 허락해준 두산구단, 그리고 LG구단에게 감사한 마음 전합니다. 유족을 대신한 감사의 글도 엠팍에 올라왔군요.


바야흐로 이제 춘삼월이 머지 않았네요. 봄이 기다려지는 이유... 바로 야구가 있기 때문인데요. 올해도 우모는 아기곰과 함께 잠실로 출격입니다. 아... 자전거를 타고 가는 날은 아기곰 데리고 가긴 힘들겠네요. 어쨌든 올해도 재미있는 허슬두 야구 기대해봅니다. 

여러 야구 관련 사이트에서 벌써부터 올해의 4강팀을 거론하던데, 저도 뻘글이지만 나름의 예상을 해보겠습니다. 개인적으로 판단했을 때, 올해의 4강팀은 롯데, 두산, 히어로즈, SK입니다. 순위도 적은 순서대로구요. 현 스탯으로 봤을 때는 의외일 수 있겠지만, 나름대로의 느낌은 롯데, 두산, 히어로즈, SK 순이네요. 그리고 4강에 들 수 있는 와일드카드는 기아입니다.

1. 롯데
우선 롯데는 올해 뭔가 대박을 내지 않으면 말이 안될 것 같은 분위기죠. 프로야구 역대 최고의 허슬플레이어 홍성흔이 가세했고(ㅜ.ㅜ), 기존 멤버들 이탈없이 그대로 남았습니다. 열광적인 부산시민들도 여전히 담금질하고 있고, 분위기 메이커 듀오인 정수근의 합류까지 보너스로 기다리고 있죠. 롯데로서는 작년의 포스트시즌 3연패가 아마 좋은 보약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올해 두산과의 멋진 대결 기대해보죠.

2. 두산
두산은 팬심이 작용한 점도 있지만, 올해도 어김없이 깜짝스타의 출현으로 홍성흔, 안경현, 이혜천의 빈자리를 메울 것으로 믿습니다. 사실 안경현은 1군과 2군을 오르내리락 했기에 큰 데미지는 아니었구요. 다만 홍성흔과 이혜천의 공백은 두렵네요. 하지만 어쨌든 홍성흔의 안타 140개는 왓슨과 나머지 8명이 십시일반으로 메워줄꺼구요. 이혜천의 109와 1/3이닝은 금민철과 진야곱이 충분히 상쇄해줄 것으로 봅니다. 2009년의 두산의 키는 역시 마무리입니다. 이용찬, 성영훈의 마무리 성공이 담보되지 않으면 쉽지 않은 시즌이 될테죠.

3. 히어로즈
히어로즈는 원래 강팀의 면목을 갖고 있는 팀이었는데요. 비빌 언덕이 부실해서 늘 저평가되었었죠. 전 야구의 매력을 숫자로 표현할 수 있는 부분과 숫자로 표현할 수 없는 부분이 공존하기 때문이라고 보는데요. 올해의 히어로즈는 숫자로 표현할 수 없는 영역이 폭발해서 돌풍을 일으킬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그리고 돌풍의 핵은 바로 김시진감독이구요. 작년까지 동기의식의 결여가 팀성적으로 직결되었는데, 이제 기대해볼만 하다고 봅니다. 히어로즈 성적읜 관건은 다카쓰가 맡았던 마무리인데요. 황두성이나 조용준 등이 그 역할을 충실히 해준다면 충분히 4강권 전력입니다. 브룸바, 클락, 이택근, 송지만, 이숭용 등의 공격력은 이미 리그 수준급이니까요.

4. SK
SK는 올해 성적이 작년보다는 좀 떨어지지 않을까 예상해 봤는데요. 아무리 그래도 전력은 이진영 외에는 이탈자가 없어 여전히 4강권에는 들 것으로 봅니다. 하지만 김성근감독의 스타일상 선수들을 스페셜리스트로 키워서 단기전에는 강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선수들의 성장을 더디게 하는 측면이 있거든요. 3년차에는 그 바닥이 드러나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니 솔직히 그런 바람이 있구요. SK 선수층이 두껍다는게 김성근 스타일을 가능하게한 원동력이라는 점... 뭐 인정합니다. 어쨌든 2연속 우승에 대한 선수들의 동기의식 저하, 토털야구에 대한 피로감, 전력에 대한 철저한 노출 등으로 4강에는 들지 않을까 싶네요.

5. 기아
와일드카드는 기아입니다. 기아는 면면으로 볼 때 상위권의 네임밸류를 갖고 있죠. 근데 항상 1+1=2가 아니라, 2보다 작을 수 있다는걸 몸소 보여온 팀이기도 했습니다. 올해 최희섭, 서재응의 부활, 윤석민의 만개, 이종범의 마지막 불꽃 등이 어우러진다면 4강을 위협할 수도 있지 않을까 싶네요. 하지만 기아는 왠지 로또같은 기분이 듭니다. 포텐셜들이 터지면 대박이고 아니면 뭐 작년처럼 하위권을 맴돌 뿐이고... 윤석민만 불쌍할 뿐이고...

반면 한화와 삼성은 주전의 노쇠화로, LG는 전력 자체가 약한 관계로 4강권과는 거리가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어디까지나 팬심이 들어간 주관적 바램 및 예상이니, 뭐 실제 결과와는 많은 차이가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3월 시범경기 끝나고 정규시즌 5월 초 쯤 되면 어느 정도 4강의 윤곽이 드러나지 않을까 싶습니다. 우모의 예상이 맞는지 틀리는지 시즌 중간과 말미에 리뷰로도 올리겠습니다. ^^;;

덧글...
얼마 전 펠레라 불리우는 어떤 기자가 SK, 롯데, 기아, 한화를 4강 후보로 예상했더군요. 두산이 빠진걸 알고 속으로는 미소를 지었습니다. 앗싸~ ^^


이제는 진필중이 추억의 한 페이지로 넘어갔습니다. 두산에서 황금기를 보냈던 특별한 기억의 선수였는데, 이젠 지도자로 새출발한다는 기사가 떳네요. 2001년 한국시리즈에서 마지막 타자 마해영을 삼진잡고 한손을 번쩍 들던 모습이 생생한데, 정말 시간이 많이 흘렀군요. 세월의 무상함이란... 참... 진필중은 LG에서 퇴출된 이후 히어로즈 등 여러 곳에서 재기를 노렸지만 노쇠화, 기량 저하 등으로 뜻을 이루지 못했었죠. 그래도 마지막 불꽃은 튀워주길 바랬건만...

진필중은 전성기 때 정말 언터쳐블이었죠. 그가 등장하면 그냥 게임오버였습니다. 요란한 사이렌 소리가 들리는 그의 등장음악은 상대에게 위압감을 주기에 충분했구요. 늘 기대에 부응했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마냥 그가 마운드에 올라가기만을 바랬었죠.

그런 진필중이 고향을 떠나 옆집으로 갔을 때 좀 화가 났었습니다. 왜 두산에서 은퇴를 하지 않는지... 왜 하필 옆집으로 가는지... 프랜차이즈를 잃는다는 사실에 가슴 아팠더랬습니다. 두산팬에겐 늘 겪어야 하는 성장통이지만...

진필중은 무엇보다 묵직한 구위가 기억에 남습니다. 140km 후반대의 직구 스피드도 그렇지만, 종속이 초속과 큰 차이 없이 들어오기 때문에 타자들이 체감하는 스피드는 그 이상이었죠. 김경원과 더불어 두산의 대표적인 파이어볼러 마무리였습니다. 그에 반해 정재훈은 김용수같은 스타일의 제구력 위주의 마무리였구요. 그리고 굳게 다문 입술 또한 듬직했습니다. 무표정한 표정의 정재훈과는 대별되는 또 다른 카리스마가 있었죠. 몰리는 볼카운트에서도 별로 당황하지 않고 그냥 찔러대는 모습이 참 예뻐보였다능...

이제 두산도 이용찬과 성영훈이 파이어볼러 마무리의 계보를 잇겠지만, 진필중에 얽힌 기억은 늘 가슴속에 자리잡을겁니다. 한국시리즈 우승의 마지막 투수의 자리는 아무나 하는건 아니니까요. 진코치님 어디 가서도 진중했던 모습 잃지 않기를 바랄께요~


LG가 홈경기 때 잠실구장 펜스를 앞으로 당긴다고 발표했네요. LG도 홈경기장에 대한 권한이 있기에 뭐라고 할 입장은 아니지만, 할 땐 하더라도 LG는 선수들의 안전문제에 대한 보완책은 확실히 해야 할겁니다. 알다시피 펜스 앞에는 선수들이 부딪치지 않게 잔디를 깎은 워닝트랙을 만들어 구분해 놓거든요. 당겼을 때의 구분선도 그려야 하지만, 다시 원상으로 복귀했을 때에도 그 선이 헷갈리지 않게 없애야 합니다. 그래야 외야수의 혼선을 막을 수 있구요. 안전을 담보할 수 있거든요. 물론 이에 따른 부담도 LG에서 져야 할 것이구요.

개인적으로는 국내에 넓은 구장 하나쯤은 있었으면 합니다. 동양인의 체격으로 봤을 때 100m 넘는 구장이 부담스러울 수도 있지만, 야구를 비거리로만 볼 수는 없지 않나요? 빠른 발로 외야를 가르는 3루타가 홈런보다 더 큰 희열을 느끼게 하기도 하구요. 그리고 외야에서 중계되는 릴레이도 야구의 잔재미를 주거든요. 상대적으로 외야수의 수비능력이 떨어지고, 어깨가 약하고, 발이 빠른 선수들이 적은 LG로서는 부담이 될 수 있다는건 이해합니다만... 쿨럭...

그런 면에서 외야의 탄탄한 수비가 뒷받침되는 두산베어스는 팬으로서 참 든든합니다. 최고의 중견수 이종욱과 김현수, 민병헌, 전상렬 등이 버티는 외야진은 어디에 내놔도 흔들림이 없거든요. 올해는 왓슨과 임재철까지 들어왔으니 경쟁도 치열해졌구요. 그만큼 실력도 업그레이드 되지 않았을까 기대해 봅니다.

덧글...
LG가 그토록 작은 구장을 원한다면 굳이 잠실보다는 고척동으로 이전하는건 어떨른지 모르겠네요. 절이 싫으면 중이 나가야 한다는 옛말도 있지 않나요? 흠... 


2009년 프로야구 경기일정이 발표되었습니다. 개막일은 4월 4일 토요일이구요. 팀간 19차전으로 모두 133게임을 치르네요. 19차전이니까 팀별로 홈과 어웨이 경기 수가 다르게 나오겠네요. 두산의 경우 롯데, 삼성, 한화, 기아와의 경기에서 홈경기가 어웨이보다 한경기 많군요. 어떤 기준으로 정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19경기가 생소하긴 하네요. 자투리 경기들은 18차전이 끝나는 9월 1일부터 소화합니다.

올해 모든 경기가 다 소중하지만, 꼭 직접 가서 봐야 할 경기들을 모아 봤습니다. 가급적 다른 일은 제쳐두고 먼저 챙기겠습니다만, 희망처럼 될지는 모르겠네요. 어쨌든 올해의 MUST HAVE 경기 목록입니다. 

4월
04일(토) : 기아-두산(잠실 개막전, 개아 너를 밟고 전쟁은 시작된다)
25일(토) : 한화-두산(세컨팀과의 대결, 따뜻한 시선으로 야구를 보자)
28일(화) : SK-두산(주적 스크와의 첫 대결, 안쌤이 있는 팀이지만 반드시 이겨야 한다)

5월
02일(토) : 두산-롯데(나의 연인을 뺏어간 노떼 잘되나 보자, 목숨걸고 사직 원정길 함 가보자)
05일(화) : LG-두산(허슬두 부자 출격, 엘쥐는 어린이날 늘 우리의 밥이었다는걸 대를 이어 각인시키자)
16일(토) : 삼성-두산(전통의 라이벌 돈성전, 널 넘고 나는 비상한다)
19일(화) : 롯데-두산(성흔이 팀이 잠실오는 첫날, 홍성흔을 적군으로 보다니 정말 슬프겠구나)
20일(수) : 롯데-두산(哀而不悲, 이제부터 노떼전 홈경기는 필참이다)
21일(목) : 롯데-두산(울면 안돼, 성흔아 슬프지만 공과 사는 구별하자)

6월
05일(금) : 롯데-두산(臨戰無退, 성흔이 어퍼컷 세리머니는 과연 나올까?)
06일(토) : 롯데-두산(生卽死 死卽生, 성흔아 아쉽지만 너를 겨눌 수 밖에 없다)
07일(일) : 롯데-두산(快刀亂麻, 노떼야 스피드로 파워를 제압해주마)
11일(목) : LG-두산(FA 보강한 엘쥐, 두명 영입했다고 이길 수 있을꺼 같으냐?)
20일(토) : 두산-SK(신흥 주적 스크전, 스크는 올해 반드시 꺾어야 한다. 원정길도 흔쾌히 뛰어주마)

7월
07일(화) : SK-두산(닥치고 무조건 승리, 스크는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사뿐히 즈려 밟아줘야 한다)
21일(화) : 롯데-두산(또 왔냐 노떼? 노떼전이라면 평일에도 잠실간다)
22일(수) : 롯데-두산(또 보았느냐 노떼? 남의 눈에 피눈물을 나게 하면 너도 흘릴 수 있다는거 알쥐?)
23일(목) : 롯데-두산(또 이겨주마 노떼! 피가 끓는 경기인 만큼 끝내 이기리라~~)

8월
15일(토) : 두산-히어로즈(다크호스 히어로즈전, 자전거 타고 목동에 턱돌이 보러 가자~)
18일(화) : LG-두산(그래도 한지붕 두가족, 올해 엘쥐경기는 좀 박진감 넘치려나...?)
29일(토) : 기아-두산(잠실 개아전, 종범신 함 보러가자)

9월
01일(화) : 롯데-두산(올 시즌 마지막 노떼전, 유종의 미를 거두어주마)

대충 나열해보니 꼭 보고 싶은 정규시즌 경기만 22경기나 되는군요. 거의 주말은 한주 걸러 출격이네요. 이렇게 야구장을 뛸 수 있을지는 자신은 없지만, 작년에 13경기에 직관해서 9승 4패를 거둔 만큼 올해도 부지런히 응원가겠습니다. 늘 그렇지만 갈 때는 전투복 완전군장으로~ 근데 같이 갈 사람은 있으려나...? 쩝~


지난 포스팅에서 최주환에 이어 2009년에 기대되는 곰으로 이성열선수를 선정했습니다. 선정한 이유를 쓰기 전에 먼저 이성렬의 별명이 뭔지 아시나요...? 팬들은 이성열을 '뽕열'이라고 많이 부르시더군요. '유혹의 뽕열'... 이라고도 바꿔 부르기도 하는데, 하여간 이성열의 별명은 '뽕열'입니다. 왜 그러냐구요? 왠지 이성열을 보면 언젠가는 포텐셜을 터뜨려 줄 것 같은데, 그 기다리는 심정이 마치 뽕을 맞은 듯한 느낌이라서 '뽕열'이라고 부른답니다. 어찌 보면 선수의 잠재력을 향정신성 의약품에 빗댄 것인 만큼 기분 안좋을 수도 있는데요. 어쨌든 팬들은 로또 당첨을 기다리는 심정으로 그의 거포탄생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안되면 말고~

이성열을 두고 여러 코치들이 왼손 거포가 될 자질을 가졌다고 하는거 보면, 분명 신체조건이나 파워는 남다른건 맞나 봅니다. 하지만 하드웨어가 좋다고 베스트셀러가 되는건 아니듯이, 어느 정도 소프트웨어가 착해야 팔리거든요. 이성열은 이 소프트웨어에서 소비자들에게 믿음을 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우선 제가 보는 관점에서 이성렬은 선구안이 좋지 않습니다. 선구안이 안좋다는건 변화구에 약하다는 얘기고, 결국 자신이 원하는 구질을 칠 확률이 적다는걸 의미하죠. 김현수가 불리한 볼카운트에서도 자기 스윙을 가져가는건 역시 뛰어난 선구안이 한몫합니다. 이성열은 공을 뒤에서 바라보는게 아니라 상체가 따라가면서 휘둘리기 때문에 제대로 보긴 어려운 폼입니다. 그래서 투수들이 결정구로 낙차 큰 변화구를 많이 사용하죠. 시력이 안좋아서라는 얘기도 있고, 라식 때문이라는 설도 있는데, 어쨌든 프로선수에게 모든건 변명에 불과합니다. 무조건 이번 동계훈련에서는 선구안부터 기르시길 바랍니다. 선구안은 좋은 타자가 되기 위한 옵션이 아닌 필수조건입니다.

또 하나는 낮은 볼에 배트가 허무하게 나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나쁜 선구안의 연장선인데요. 상체를 구부려서 바라보는 탓에 자기만의 스트라이크존을 갖지 못하죠. 아마 변화구에 잘 대처하기 위해서 그런 폼을 가진 것 같기도 한데요. 이승엽이나 김현수처럼 상체를 세운 상태에서 허리와 하체를 이용해 뱃을 돌리는 것과는 달리, 구부정한 폼으로 힘만으로 방망이 휘두르는 스타일인지라 어이없는 스윙이 많습니다. 그래서 삼진도 72개나 되죠. 참고로 볼넷은 26개에 불과하니, 삼진 숫자가 세배에 가깝습니다. 당연히 타자로서 좋은 평가를 받기 어렵구요.

2009 성적
타율 0.218, 216타수 47안타, 2루타 7, 3루타 2, 홈런 1, 29타점, 8도루, 볼넷 26, 삼진 72

이성열은 2008 시즌 중반에 엘쥐에서 넘어왔는데요. 두산은 이성열의 나쁜 폼을 고치기 보다는 일단 한달이라는 짜짧지 않은 기회를 줬습니다. 덕분에 애꿎은 유재웅이 피를 봤구요. 하지만 기대 이하의 성적으로 이성열은 한달 지난 이후 교체멤버로 더 많이 출전했죠. 두산팬들은 아쉬움을, 엘쥐팬들은 '그것 봐라' 하며 '유혹의 뽕열'에 중독된 두산팬들을 동정하기도 했습니다. 저도 내심 기대를 많이 했는데 실망쪽으로 기울었네요. 하지만 엘쥐시절에 쌓인 나쁜 버릇을 교정작업 없이 한순간에 고칠 수 있다면 그게 오히려 이상한거 아닌가 싶군요. 이성열에 대한 평가는 2009년이 끝난 후에 해도 늦지 않습니다.

이성열은 포수를 보다가 외야수로 바꿨고, 이번 동계훈련에서는 1루수로의 전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두산 외야의 경쟁도 치열하지만 내야도 엄청나기에 이성열이 주전자리를 차지하기는 쉽지 않아 보이네요. 1루수는 오재원이 버티고 있고, 최준석, 정원석도 볼 수 있거든요. 게다가 오재원은 멀티 내야수입니다. 1루 외에는 딱히 볼 수 있는 포지션이 없는 이성열과는 쓰임새가 많이 다릅니다.

이런 생존경쟁에서 이성열이 살아남을 수 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두산의 팀 컬러상 주전은 자기 하기 나름이기에 전적으로 자신에게 달려있습니다. 다만 김경문감독이 빠른 선수를 선호하기 때문에, 선구안에 안정적인 수비만 뒷받침해준다면 기회를 줄 가능성은 크다고 볼 수 있죠. 이성열은 20-20 클럽에 가입할 수 있는 잠재력은 가지고 있거든요. 이게 잠재력이어서 문제지...

이성열이 만약 1루에서 주전 확보에 성공한다면 두산은 큰 힘을 받을겁니다. 김현수-김동주-왓슨의 클린업을 받쳐줄 수 있는 또 하나의 거포가 탄생하는거니까요. 쉬어갈데 없는 타선이죠. 오재원의 똑딱이보다는 분명 파괴력이 느껴지는 타선입니다. 하지만 전제조건은 이성열의 선구안 개선과 수준급의 1루 수비가 선행되어야 합니다. 거포 김동주가 3루에서 버티고 있는 한 거포에 대한 갈증은 크지 않을 수 있기에, 아직까지는 오재원의 주전입성 가능성이 더 커보이긴 합니다만...

어쨌든 이성열은 이번 동계훈련에서 제대로 포텐셜을 보여주지 않는다면 트레이드 대상이 될 각오까지도 해야 할겁니다. 두산에서 가장 경쟁이 피튀기는 포지션은 유격수가 아니라 1루수거든요. 다른 포지션은 2~3명 정도 경쟁하지만, 1루는 오재원, 정원석, 이성열, 최준석 등 4명이 기본입니다. 여차하면 왓슨이 들어올 수도 있구요. 하여간 '유혹의 뽕열'이 될지 '환희의 뽕열'이 될지는 전적으로 자신에게 달려 있습니다.

이 포스팅을 훑어보니 이성열을 올 시즌 기대되는 곰으로 뽑아놓고 안좋은 얘기만 쓴 것 같네요. 쩝... 하지만 가능성을 희박하게 봤다면 아마 뽑지도 않았을겁니다. 이성열은 김광림코치의 조련으로 분명히 더 좋은 타자로 거듭나리라 기대합니다. 두산의 치열한 생존경쟁을 거치고 나면 자신이 보완해야 할 부분도 잘 알게 될꺼구요. 한단계 업그레이드된 모습으로 나타나리라 확신합니다. 분명 하드웨어나 근성은 수준급인 선수니까요.


김동주가 두산에 잔류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기쁘다기 보다는 불행중 다행이라는 느낌이 강하네요. 김동주의 해외진출은 주변 여건이 안좋았기에 지바롯데의 영입파문 때 사실상 두산 잔류는 결정된거였죠. 어쨌든 막판에 동계훈련 캠프에 합류한건 정말 다행입니다. 한가지 기쁜건 두산에 뼈를 묻겠다는 그의 발언인데요. 앞으로 두산이 우승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과 함께 올해 들었던 야구소식 중 가장 유쾌한 뉴스였습니다. 이제 잠실구장에 21번 영구결번 유니폼 외에 18번이 걸릴 날도 한결 가까워졌네요.

김동주는 한국 프로야구 역사상 가장 위력적인 우타자라는 점에서 두산에 주는 중량감은 대단합니다. 우선 올해도 두산은 변함없이 우승후보 면모를 갖추게 되었구요. 두산의 전통이 소실되었다는 점 빼곤, 홍성흔, 안경현의 공백이 그닥 크게 느껴지진 않습니다.

올해 두산 성적의 관건은 마무리 문제가 가장 크고, 외국인 타자의 성공여부, 타자들의 결정력 높이는 것, 그리고 왼손 투수 확보에 달렸습니다. 마무리 문제는 성영훈, 이용찬의 연착륙이 기대되고, 왓슨의 한국 무대 적응력, 동계훈련을 통한 기존 타자들의 업그레이드, 트레이드로 잉여 내야수 주고 쓸만한 왼손 투수를 땡겨온다면 두산은 충분히 해볼 만한 전력이라고 하겠죠. 물론 기대와는 반대로 안될 수도 있구요. 하지만 적어도 김동주의 합류로 클린업의 무게감 감소에 대한 걱정은 확실히 덜었습니다.

부디 올해는 김동주의 리딩으로 최대 라이벌 SK를 깼으면 좋겠습니다. 두산의 멤버가 좋은 시기에 SK에게 3연패를 내준다는건 너무 억울하죠. 올해는 무조건 우승입니다. 그 외에는 생각하기도 싫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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