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들이 선릉역 게단에서 넘어져 부상당했었죠. 결국 퇴출당했다네요. 참 아쉽네요. 성적을 외면할 수 없는 구단의 입장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좀더 기다려줄 수 있지 않았나 싶기도 하구요. 한국형 용병 랜들이 더 이상 두산 유니폼을 입을 수 없다고 하니 마음이 착잡합니다. 머리로는 이해가지만 가슴으론 받아들이기 어려운 경우가 이런게 아닌가 하는... 흠...

랜들이 참 재수없는게요. 계단에서 넘어지면 대개 손을 짚어서 몸을 보호하는데, 투수인지라 손을 보호하려고 그냥 몸으로 부딪쳤다고 하네요. 그러다가 재수없이 허리를 다쳤구요. 병명도 희한한 허리 우측 횡돌기 골절이라는... 프로선수라면 당연히 활약 여부로 몸값을 인정받고 또 가치가 떨어지면 퇴출당하는게 당연한거지만... 참 안타깝기 그지 없네요.

랜들은 리오스, 레스 등에 비해 화려한 선수생활을 보내진 못했습니다. 기억이 맞다면 레스의 추천에 의해 두산 유니폼을 입어서 용병이라기보다는 레스의 외로움을 달래주는 역할 정도로 생각하기도 했었죠. 게다가 랜들의 구위도 그닥 위력적이지 않았구요. 하지만 꾸준함이랄까... 성실함이랄까... 그런 랜들의 성품이 한국 토양에 잘 맞아서 훌륭하진 않지만 준수한 성적을 올렸더랬습니다. 특히 SK에 강해서 작년 한국시리즈 때도 큰 기둥이 되어주었구요.

그에게 받았던 가장 큰 감동은 랜들의 부친이 돌아가셨을 때 입니다. 당연히 미국에 다녀와야 하는데도 팀을 위해 가지 않았던... 장면에서 그냥 아메리칸 랜들이 아닌 왠지 코리안 랜들의 향기를 느꼈죠. 돈이 오가는 프로의 세계에서 인간적인 냄새를 맡는다는건 참 신선한 충격이거든요. 그런 그가 이제 퇴출당했습니다. 에혀~

랜들...
어디가서도 열심히 잘살기를...
그리고 꼭 쾌차해서 가능하다면 다시 두산마운드에 올라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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