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와의 시즌 첫 경기에서 11:5로 이겼습니다. 스코어 상으로는 시원한 대승인데요. 그닥 기분이 좋진 않네요. 롯데한테 이긴게 중요한게 아니라, 올시즌 우승하기 위해서는 에이스의 존재감이 있어야 하는데... 우리의 에이스 김선우는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습니다. 벌써 4승을 챙겼지만, 방어율 4점대라는건... 쩝... 게다가 SK는 김광현이라는 특급 에이스가 서서히 위용을 찾아가고 있기에 상대적 박탈감은 더하네요.

김선우는 공이 나쁘지 않습니다. 140km 후반의 직구와 130km 대의 슬라이더가 있어서 리그 상위권인건 맞는데요. 정통파 투수이면서도 횡으로 들어온다는 느낌이 드네요. 자꾸 김광현과 비교해서 미안하지만, 김광현은 타점이 높아서 그런지 내리 꽂는다는 느낌인데, 김선우는 약간 밋밋해 보인다능...ㅡㅡ;; 야구 전문가가 아니라서 정확한 지적과는 거리가 있겠지만, 김선우는 여기서 멈춰서는 안될 선수거든요. 두산이 올해 기필코 우승하기 위해서는 김현수보다는 김선우가, 이종욱보다는 이용찬이 잘해줘야 하니까요. 그렇다고 김현수, 이종욱이 못해야 한다는건 아니구요. 단기전에서는 선발과 마무리가 강해야 한다는 소리입니다.

어쨌든 오늘 김선우는 5이닝 4삼진 10안타(홈런 2 포함) 5자책으로 승리투수가 되었습니다. 퀄리티도 아니고, 그렇다고 이닝이터도 아닌, 윤석환 투수코치에게 숙제만 잔뜩 안겨준 경기였네요. 내일은 홍상삼이 선발이라네요. 또라이 기질이 있는 홍상삼이 그간 2군에서 뛰어난 성적을 보여줬다고 하는데, 한번 기대해 봐야겠습니다. 부디 또 하나의 신데렐라가 탄생해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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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로 넘어간 연인 홍성흔이 부상으로 출전을 못했습니다. 다행이라고 해야할지... 불행이라고 해야할지... 하여간 맘이 아프지만 허슬갈매기의 모습도 보고 싶네요. 인터넷에는 경기 끝난 그라운드에 홀로 달리기하는 홍성흔의 사진이 올라왔더라구요. 여전하네요. 그 열정은... 뭘하든 잘 해낼겁니다. 홍성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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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에 반해 홍성흔의 보상선수로 곰 유니폼 입은 이원석은 오늘 투런홈런 날리며 수훈선수가 되었네요. 두 사람의 명암이 이렇게 갈리는걸 보면 야구는 정말 인생의 축소판인 것 같아요. 최근에 회사를 보면서 느끼는 감정이랑 비슷한데요. 야구? 정말 몰라요~ 인생? 정말 더더욱 몰라요~


이겨도 찝찝한 경기가 있다면 져도 기분좋은 경기가 있죠. 전자의 경우 이겼다기보다는 상대방이 진 경기일테고, 후자의 경우 지더라도 납득할만한 경기를 보였을 때의 느낌일텐데요. 오늘 SK와의 경기는 아쉽게 비겼지만 그닥 기분 나쁘지 않은 경기였네요. 8회부터 경기를 봐서 그 전까지의 흐름은 모르구요. 8회부터 보면 두산이 상당히 탄탄한 경기력을 갖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SK에 대한 두려움없는 플레이가 눈에 확 들어오던데요?

우선 임태훈의 빵빵 내리꽂는 공은 속이 후련한 느낌을 주고요. 고창성의 담대한 모습도 맘에 드네요. 주자가 있을 때 흔들리기는 했지만, 이용찬의 윽박지르는 공도 좋았구요. 2안타 2볼넷 2타점의 민병헌도 괜챦았습니다. 그리고 정수빈... 정수빈을 빼놓을 수 없죠. 정수빈의 침착성과 선구안은 도무지 고졸 신인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놀라움 그 자체더군요. 이승호에게 투스트라이크 원볼에 몰렸으면서도 볼 세개를 골라내서 기어이 출루하고 말았죠. 이승호의 유인구가 절대 컨트롤이 안된 것이 아니었는데도, 정수빈은 흔들리지 않더라구요. 정수빈의 안정된 폼이 후천적 노력의 결과라면, 선구안은 아무래도 선천적인 유전자 덕분이 아닌가 싶네요. 하여간 경기경험을 계속 샇는다면 이종욱의 대를 잇는 허슬플레이어 나올꺼 같습니다.

경기는 9회가 하이라이트였네요. 우선 9회초 SK가 2점 내면서 앞서 나갔는데요. 임태훈이 방심한 틈을 타 박경완이 3루 도루를  성공시키고 나서 분위기는 이상하게 돌아갔죠. 흔들린 임태훈은 정근우의 2루 도루에 이어 박재상에게 결승타를 내주고 말았죠. 안타맞은건 그렇다치더라도 박재상에게 2루까지 출루를 허용한건 중계플레이에 미스가 아니었나 싶고... 하지만 두산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바로 9회말 원아웃에서 김동주가 안타치고 나가자, 이원석이 대주자로 나갔구요. 김현수의 안타와 에러를 틈타 1루주자 이원석이 홈까지 밟는 센스를 보여줬죠. 그리고 최준석의 볼넷 이후 유재웅의 동점타로 6:6 연장으로 끌고 갔습니다. 민병헌이 끝내기 안타를 칠 수 있었는데, 나주환의 호수비로 무산된게 아쉬웠네요.

경기는 12회 연장전 무승부로 끝났습니다. 무승부지만 사실상 패배로 간주하는 방식으로 양팀 모두 패자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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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쌤이 붉은 유니폼을 입고 처음으로 잠실구장에 섰네요. 12회말 대수비로 모습을 드러냈는데요. 2군에서 고생을 많이 해서인지 얼굴이 새까맣고 깡 말랐더군요. 에혀... 하여간 SK유니폼의 안쌤이 아직은 낯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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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회말 금민철이 타석에 올라왔습니다. 고창성 타석이었는데, 더이상 바꿔줄 선수가 없자, 그나마 타격감이 좋은(?) 금민철을 왼쪽 타석에 세웠는데요. 4구만에 삼진으로 물러났습니다. 고등학교때 투수들이 타격연습도 한다는 점을 고려해 본다면 성영훈이 낫지 않았을까 싶기도 했는데... 하여간 상당히 보기 힘든 희귀한 장면이었습니다.

덧글 3...
오늘도 박재홍에 대한 야유는 이어지네요. 개인적으로 공필성코치에게 사과했는지는 모르지만, 박재홍의 무개념 행동으로 상처받았던 팬들에게는 일언반구도 없다는게 그 이유겠죠. 그런 박재홍이 이용찬에게 데드볼을 맞았습니다. 이용찬은 바로 모자벗고 인사했구요. 나이는 어리지만 이용찬이 더 어른스러워보였던 순간이었습니다.


요새 프로야구를 잘 못봅니다. 프로젝트가 있어서 그런데요. SK전 같은 빅경기를 결과만 보니 좀 아쉽습니다. 그래도 우리 곰돌이들이 SK를 박살냈더군요. (이 대목에서 승리의 V와 함께 살짝 웃어주시고...^^) 다른 어떤 팀에서 얻어낸 승리보다 더 기쁩니다. 올해 두산의 주적은 당연히 스크이기에... 참... 프로야구 개막전 미디어데이에서 손시헌이 가장 이기고 싶은 팀으로 LG를 꼽았더군요. LG의 조인성도 마찬가지고 두산을 뽑았구요. 손시헌한테 살짝 실망했습니다. 아무래도 군대갔다온 후유증이나 사제물을 덜먹어서 그런 것 같은데요. 올 시즌 두산의 주적은 SK입니다. 뭐니뭐니해도 올해는 준우승의 한을 푸는게 제1의 목표니까요.

한 경기 가지고 설레발 떠는게 부정탈 것 같아 조심스럽긴 하지만, SK는 올해 두산에 각오좀 해야하지 않나 싶습니다. 작년에는 SK가 백업멤버가 강하고, 수비도 좋고, 끈질겼는데... 올해는 두산도 만만치 않습니다. 거의 모든 부분에서 SK에게 꿇릴게 없죠. 그중에서 가장 괄목할만한게 최승환의 화려한 등장인데요. 사실 작년까지의 코리안시리즈는 박경완에게 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플레이오프까지 날았던 이종욱, 고영민의 발야구 실종은 모두 박옹의 작품이었거든요. 그리고 상대적으로 열세인 채상병의 투수리드 실력... 하지만 올해 최승환의 활약은 눈물겨울 정도입니다. 도루저지율은 뭐 이미 1위구요. 투수리드 뿐 아니라 경기 운영능력도 리그 최상위급에 속하지 않나 싶네요. 이런 최승환의 등장이 우모가 SK를 꺾을 수 있다고 보는 이유입니다

지난 주말에 잠실로 출격하려 했는데 못갔고, 이번주도 쉽지 않네요. 어떻게든 핑크유니폼을 입고 있는 곰돌이들을 보고 싶은데... 그럴려면 이번주 목요일인데... 프로젝트는 계속 굴러가고... 빠져 나가기는 쉽지 않고... 흠... 참... 어렵네요. ㅎㅎ 하여간 궁즉통이라고... SK전에는 꼭 출격하고 싶습니다.


오늘도 두산이 기아를 이겼습니다. 9회까지 0의 행진이 이어지다 연장 10회에 3점을 내서 가볍게 스윕했습니다. 두산이 원정 3연전에서 스윕으로 이기니 뭐 당연히 기분좋긴 한데요. 기아의 부진이 예사스럽지 않아서 오히려 걱정이 되네요. 사실 오늘 경기는 이겨도 그만 져도 그만인지라 진야곱을 선발로 냈거든요. 기아는 로페즈였구요. 진야곱이 4이닝, 고창성이 3이닝, 이재우가 2이닝, 이용찬이 1이닝 무실점으로 기아타선을 셧아웃시켰습니다. 반면 기아는 한기주는 내놓지도 못하고 불펜에서 무너졌습니다. 기아의 투수진이 선강후약의 역삼각형 구조라 뒷심이 좀 많이 딸리네요.

진야곱을 선발로 낸건 다음 경기가 한화이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한화의 주력이 오른손 거포들인지라 불펜에서의 진야곱 용도가 그리 크지 않았거든요. 부진한 김명제를 하루 쉬게 해주는 측면도 있었구요. 어쨌든 두산은 진야곱의 선전으로 왼손 투수에 대한 갈증에서 벗어날 수 있는 희망적인 시그널을 봤네요.

그리고 오늘 승리만큼 기분 좋은게 정수빈의 3루타입니다. 최준석 대신 들어와서 2타수 2안타에 결승 1타점 올렸는데요. 결승타점은 10회에 날린 3루타네요. 다른 팀 팬들은 정수빈이 낯설지 모르지만, 달감독은 이미 스프링캠프때부터 물건이라고 지목했었구요. 시범경기 때도 날라다녔죠. 다만 두산 외야가 워낙 탄탄해 헤집고 들어올 자리가 없어서 그간 대주자, 대수비 등으로 간간히 명함만 돌렸을뿐... 그래서 두산팬들은 제2의 정수근, 이종욱의 후계자로 이미 점찍어 놓고 있었습니다. 이제 정수빈의 등장으로 두산 외야는 그야말로 아수라장이 되어버렸네요. 이종욱, 김현수마저 여차하면 갈릴 수 있는 상태니까요. 민병헌, 임재철, 유재웅은 정말 바짝 긴장해야 할겁니다.

만약 정수빈이 기대만큼 올라와준다면, 즉 탄탄한 수비에 2할 7푼, 30도루로 신인왕급 활약만 해준다면, 두산은 SK를 무너뜨릴 수 있는 유일한 카드가 되겠죠. 타선도 후덜덜입니다.

1번 이종욱 CF
2번 오재원 1B
3번 김현수 LF
4번 김동주 3B
5번 최준석 DH
6번 고영민 2B
7번 손시헌 SS
8번 최승환 C
9번 정수빈 RF

이종욱과 10살 정도 차이나니까 정수빈이 꾸준히 이종욱을 보고 배워 성장해준다면, 두산의 리드오프는 향후 10년간 걱정 없겠습니다. 보기만 해도 배부르다는...^^


오늘도 역전승했습니다. 그것도 어제와 똑같이 9회초 기아 마무리를 상대로 블론 세이브를 이끌어냈네요. 데자뷰를 본 듯한...^^ 한기주만 올라오면 왠지 질꺼 같지 않은 분위기가 도는데요. 오늘도 어김없네요. 선두타자 민병헌의 내야안타가 나오자 그간의 분위기로 보아 사실상 블론 세이브는 확정되었다고 봐도 무방하죠. 발 빠르고 작전수행능력 좋은 이종욱, 오재원, 고영민이 기다리고 있으니까요. 김경문 감독은 상황을 즐기면 되는겁니다. 두산은 역시 뒷심이 있네요. (하지만 정작 번트 지시는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능... 고젯... 다행히 안타를 쳐내긴 했지만... ^^;;)

오늘 우모의 관전 포인트는 조범현감독이었습니다. 한기주가 블론 세이브를 당하고도 바로 투수교체를 지시하지 않더군요. 계속 볼을 던지는데도 다독거려주지 않는 벤치가 조금 의아스러웠습니다. 한번 올라갈 법도 한데 말이죠. 해설하는 기아팬도 그 부분에 화가 난 모양인데요. 한편 조감독이 이해가 가긴 합니다. 다 잡은 경기를 이틀 연속 날린다는건 이해할 수 없는 일이거든요. 더욱이 한기주는 10억 투수 아닌가요? 게다가 두산에게는 오늘까지 져서 4연패입니다. 이 상황에서 열받지 않는 감독이 있다면 부처님이라 칭할만 하겠죠. 하지만 중요한건 감독이 흔들리면 선수는 쓰러진다는 점이죠. 선수를 감싸지 않은 감독에게 선수들은 신뢰를 보내기 어렵습니다. 결국 점수 다 내주고 최준석 타석에 가서야 손영민으로 교체했는데요. 기아팬이라면 속에서 천불이 타고 있지 않았을까요? 

색다른 관점에서 본다면, 조범현감독은 김경문감독에 대해 살리에리 증후군을 갖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잘 알려진대로 두 사람은 그리 좋은 인연은 아닌데요. OB 시절 주전 포수자리를 놓고 라이벌 관계를 형성했었죠. 게다가 초대 김영독감독 밑에 있던 이광한 코치와 김성근 코치의 신경전을 김경문과 조범현이 대신하기도 했습니다. 당시의 감정이 지금까지 이어져 김경문 감독은 김성근 감독과는 대립각을 세우고 있구요. 조범현 감독은 김성근 감독의 애제자로 알려져 있죠. 그래서 팬들은 전병두를 SK에게 내준 조범현의 트레이드를 조공을 바쳤다고 표현하기도 하구요. 반면에 김경문 감독이 원한 트레이드, 물론 확인이 되지 않은 미확인 설입니다만, 양현종-이대수 트레이드는 조범현의 피해의식으로 이뤄지지 않고, 결국 김상현, 박기남-강철민이라는 다소 이해가 가지 않는 LG와의 트레이드로 귀착이 된 점도.... 미루어 짐작컨대 김경문 감독에게 좋은 일이 된다면 자기에게 좋은 케이스일지라도 하지 않는... 심리상태가 반영된게 아닌가 싶네요. 더구나 올림픽 금메달 감독이라는 언감생심 넘사벽이 되어버린 달감독에 대한 질투는 극에 달했을테구요. 물론 전적으로 우모의 직감일 뿐입니다.

어쨌든 경기는 이틀 연속 두산의 승리로 끝났습니다. 방화범 한기주는 기아팬의 역적이 되었고, 소방수 이용찬은 두산팬의 영웅이 되었네요. 덕분에 조범현은 한숨을 쉬었고, 김경문은 미소를 지었구요.

덧글 1..
방송사의 프로야구 중계는 아직 불방입니다. 그렇다고 그닥 불편하진 않네요. 팬들이 운영하는 방송과 해설이 꽤 볼 만 하거든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자체 중계시스템으로 방송물을 판매하면서 엄청난 수익을 얻고 있습니다. 팬들로서도 더 재미있는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을 수 있고, 편파중계까지 들을 수 있으니 동질감을 느낄테구요. 전투력도 상승하겠죠. 우리나라도 지금처럼 방송사가 싼 값에 낼름 먹겠다는 생각을 계속 고수한다면, 조만간 방송사를 배제한채 중계하는 팬 프렌들리한 구도가 그려질 수도 있지 않나 싶네요. 원년 골수 야구팬으로서 그런 구도도 나쁘지 않네요.

덧글 2...
프로야구 중계를 하겠다고 나선 디원TV가 갑자기 없던 일로 돌렸습니다. 이유는 뭐 뻔하지 않겠습니까? 갑자기 기존 방송사들이 조폭처럼 보이기 시작하네요. 피해는 야구팬만 입고... 에혀...


싸대기 동맹 삼성에 1승 2패를 기록한 후 두산이 맞은 상대는 기아입니다. 기아는 최근에 타력은 몰라도 투수력은 상당히 뛰어난 성적을 올리고 있는터라 부담스러운데요. 손시헌의 재역전 투런홈런으로 승리했습니다. 경기는 후반부터 봐서 흐름은 잘 모르겠는데요. 인상적인 선수는 단연 최준석과 손시헌이네요.

최준석은 오늘 3타수 3안타를 기록했습니다. 마지막 타석을 봤는데 정말 스윙이 가볍더라구요. 작년까지는 뱃살 때문인지 스윙을 다 돌리다가 멈춘 느낌이었는데, 그냥 가볍게 휙 휘두르네요. 김경문감독이 올해 최준석은 일을 낼 것이라고 칭찬했던데... 정말 올해 일 내주기를 기대합니다.

그리고 우리의 복덩이 손시헌... 9회초에 한기주를 상대로 역전 투런홈런을 뽑아냈습니다. 한기주는 볼은 좋지만 왠지 한방 맞을꺼 같은 느낌을 주는 그런 기분좋은 투수인데요. 최준석에게 안타맞은 상황에서 이성렬을 삼진으로 잡더니 결국 손시헌에게 시원하게 한방 맞았습니다. 그리고는 폭풍같은 두산타자들의 연속안타로 5점을 뽑았습니다. 겅기 내내 팽팽하게 이어지던 긴장감이 한순간에 일방적인 게임으로 끝나버렸네요. 9:5 두산 승리로 올 시즌 기아전 3전 전승을 기록했습니다.

덧글...
요새 에이클라와 방송사 간의 신경전으로 중계방송이 제대로 이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오늘은 기아팬 짱개토대왕이라는 분이 해설하는 자체 중계방송을 봤는데요. 상대팀이긴 하지만, 정말 해설 잘하더군요. 편파방송이면서도 중립적인 얘기도 해줘서 두산팬으로서 기분이 나쁘지는 않았습니다. 특히 2루심의 오심에 대해 오심이라고 얘기하는거 보고, 참 괜챦은 야구팬이구나 싶더군요. 그리고 야구 흐름을 파악하면서 해설하는게 여느 프로 해설자보다 훨씬 낫더이다.


올 시즌 처음 만난 LG와의 3연전이 무척 재미있었습니다. 사실 그간 LG전은 재밌긴 하지만 긴장감은 그닥 없는... 그런 경기였는데요. 정말 간만에 긴장감 타는 승부를 봤네요. LG의 성장이 무섭기도 하지만, 그래도 이제 제대로 라이벌이라고 할 만한 경기력으로 LG가 올라와서 다음 경기가 사뭇 기대가 되기도 합니다.

라이벌전이라고 하면 두 팀의 순위가 어떠하든 항상 아슬아슬한 승부를 보여야 합니다. 한일전처럼 말이죠. 그리고 라이벌전은 실력보다는 그날의 컨디션이나 정신력에서 승부가 갈려서 경기 흐름이 중요시되는데요. 딱 이번 3연전이 그런 케이스였죠. 첫 경기에서는 김재호가, 세번째 경기에서는 이대형이 어이없는 실책을 범해 무너졌죠. 둘다 경기의 중압감을 이기지 못하기 때문에 나오는 실수입니다. 전형적인 라이벌전의 특징이기도 하죠. 덕분에 팬들은 천당과 지옥을 오가는 경험을 했습니다. 다음 LG와의 3연전이 어린이날 시리즈인데 직접 잠실로 출격해야하지 않을까 싶네요. 3연전을 보고난 느낌 간략하게 정리합니다.

1. 독기품은 LG... 너답지 않게 왜 그러니?
페타지니가 원래 이런 선수였나요? 작년까지만 해도 장타력은 있었지만, 그렇다고 무서운 선수는 아니었거든요. 하지만 지금 페타지니의 모습은 전성기 우즈의 모습을 능가하네요. 1차전에서 3연타석 홈런이라니... 그것도 끝내기 만루홈런은... 정말 아무나 하는게 아닌데... 페타지니가 떡하고 버티고 있으니 LG의 타선이 정말 후덜덜이더라구요. 게다가 정성훈의 날카로운 모습까지 더해져서 이제 LG타선을 얕잡아봤다간 큰코 다칠 듯 싶네요.

하지만 정말 LG가 달라진 모습은 다른 장면입니다. 최동수가 대타로 안타치고 들어갈 때 오버하는 모습... 그리고 안치용이 잘 친 타구가 이재우에게 잡혔을 때 헬멧을 집어던지던 모습... 작년까지 보지 못하던 투지네요. 어딘지 패배주의가 팽배했던 LG와는 다르더라구요.

2. 이용찬의 부활... 너라면 능히 해내리라 믿었다
세번째 경기에서 가장 행복했던건 LG전 승리보다 이용찬이 자신감을 되찾았다는 점입니다. 신인투수가 끝내기 만루홈런을 맞았다면 대개 심각한 트라우마로 슬럼프에 빠졌을텐데요. 이용찬은 씩씩하게 잘 이겨냈네요. 비록 세번째 경기 9회말에서 첫 타자를 볼넷으로 내줬지만, 이진영을 병살로 잡고, 마지막 박병호를 삼구삼진으로 셧아웃시킨 모습은 너무나도 알흠다운 풍경이었습니다. 마치 한폭의 그림같은... 특히 1구와 2구를 안쪽 바깥쪽 직구로 스트라이크 잡고 3구 결정구를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을 유도했다는 점은 그간 약점으로 지적되어온 변화구 제구력이 제대로 먹히고 있다는걸 증명하죠.

이로써 두산은 리그 최강은 몰라도 최고의 구위를 가진 마무리를 보유하게 되었습니다. 경험만 착실히 쌓는다면 이용찬의 묵직한 존재감은 상대에게 공포로 느껴지겠죠. 행복하네요. ^^

3. 김동주의 존재감... 역시 두목은 두목!
김동주가 있는한 두산은 강팀일 수 밖에 없죠. 리그 최강의 파워를 갖고 있다는 점 외에도 선배를 챙기고 후배를 다독거리는 마음 씀씀이 또한 본받을 만합니다. 과거 박경완은 인터뷰에서 김동주만큼 선배 예우 잘해주는 후배도 없다고 하더라구요. 첫 경기에서 끝내기 역전패를 하고 들어오는 후배들을 앞에서 맞아주는 모습은 감동이었죠. 팀의 리더로써 홍성흔의 역할까지 떠맡는 그의 모습에 그저 든든할 뿐이네요.

첫 경기는 김동주가 결장해서 졌지만, 그가 출장한 두번째, 세번째 경기에서 이겼다는 점... 왜 그가 두산베어스의 상징인지 보여준다고 할 수 있죠.

덧글...
LG가 관중수를 제대로 잡기 시작했더군요. 세번째 경기를 예전같으면 만원이라고 발표했을텐데 22,000명 수준이라고 하는거 보니, 지난해 감사받고 나서 정신차린 모양입니다. 그동안 관중수 많다는걸 빌미로 인기구단이라 주장해왔는데, 조작하지 않고도 계속 그렇게 말할 수 있는지 지켜봐야 겠네요.


두산의 내야진이 얼마나 뎁스가 깊고 럭셔리인지 보여주는 사례가 나왔네요. 어제 한화전에서 막판에 이원석-김재호-손시헌-이대수로 이어지는 내야라인을 선보였거든요. 모두 유격수 출신인데다 다른 팀에 가면 주전을 할 선수들인데 후보로 출전해 1루에서 3루까지 채워놓은거죠. 주전멤버는 오재원-고영민-손시헌-김동주로 국대급 수준인데요. 백업으로 구성해도 왠만한 다른 팀 1군보다 면면이 화려하네요.(수비력만 보면...)

그래서 한편 이대수, 김재호, 이원석에게는 미안한게 사실이에요. 풀타임 주전의 실력을 갖추고도 벤치에서 응원하고 있으니 얼마나 답답하겠습니까? 그래서 지난 스토브리그에 트레이드를 주장하기도 했었는데요. 지금 보니 트레이드가 별로 필요없을꺼 같네요. 오재원 부상에서 보듯 한 시즌 내내 부상선수 없이 구단을 운영하기는 힘들구요. 탄탄한 백업멤버가 있어야 기존 선수들도 실력이 일취월장하죠. 그리고 결국 수비가 탄탄한 팀이 단기전에서 유리하다는 측면에서 백업멤버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기아의 양현종이나 히어로즈의 이현승과의 트레이드를 꿈꾸기도 했는데... 이젠 접을랍니다. 쏠쏠한 좌완도 좋지만 탄탄한 내야가 더 눈에 쏙 들어온다능... 넘 설레발 팬심인가요? ㅎㅎ


올 시즌 첫 잠실구장 출격했습니다. 결과는 3:1 승리로 2연승이네요. 두산은 선수단 전체에 힘이 느껴져서 질 것 같지 않았는데... 역시나 오늘도 이겼습니다. 아직 두경기라 뭐라 말하기 어렵지만 올해는 일을 낼 것 같네요. 두산선수들 젊기도 하지만 주전과 백업의 차이가 별로 느껴지지 않는 두터운 뎁스가 우승권으로 보여집니다. 간단한 직관 후기 올립니다.

오늘은 차를 끌고 갔는데요. 정말 사람들 엄청 많더군요. 잠실구장으로 들어가려는 차들이 두줄로 길게 서있었지만, 결국 자리가 없어 탄천으로 돌렸구요. 관중도 많아서 계단에 앉은 사람들 꽤 많더군요. 하지만 관중수는 29,000명이 채 안되었다네요. 당연히 만원인줄 알았는데... 두산이 관중 뻥튀기는 커녕 관중 축소를 하는건 아닌지 모르겠네요. 그래도 며칠전 인터넷 예약으로 주차지연에도 불구하고 바로 앉을 수 있었습니다.

오늘 경기의 히어로는 최승환을 빼놓을 수 없네요. 뜬금포로 결승 투런홈런을 날리기도 했구요. 무리없는 투수리드도 좋았습니다. 이제 채상병에 불안해하던 두산팬들의 마음을 차지한게 아닌가 싶네요. 특히 유리한 카운트에서 공격적으로 안쪽을 찔러주는 직구 승부구...! 아주 잘 먹혔습니다. 자꾸 바깥쪽으로 도망가는 것보다 훨씬 보기 좋더라구요. 물론 정재훈의 송곳 제구력이 있었기에 가능했겠죠. 2년 연속 SK에 무너진게 박경완에 꼼짝없이 당했기 때문인데요. 최승환이 타자심리를 꿰뚫는 경험만 더 쌓는다면, 두산의 아킬레스건 하나는 없는셈 쳐도 됩니다.


기아는 투수라인은 괜챦은데 타선이 영 아니더군요. 아직 제 기량을 찾지 못한 것 같네요. 특히 최희섭은 2땅-삼진-삼진-삼진으로 4타수 무안타였습니다. 여전히 상체와 하체가 따로 노는 듯한 자세는 변함없었고, 상체 힘으로만 휘두르더군요. 그리고 이틀 제대로된 활약을 못보여줘서 그런지 심리적으로도 위축된 듯... 이런 최희'삽'을 박펠레와 허구라는 올해 큰 일을 해낼 선수라고 치켜세우기 바빴죠. 참고로 박펠레는 기아의 4강행은 당연한 것이라고 아예 못을 박았었구요. 아마 박펠레의 그 예상을 듣는 순간 기아팬들은 재수 옴붙었다고 침을 퉤퉤 뱉었을겁니다. 벌써부터 엠팍에는 역시 박펠레의 저주가 기아와 최희섭에게 떨어졌다는 글들이 올라오네요. 안목없는 박펠레와 허구라의 삽질은 어디까지 이어질지... 흠...

하지만 양현종의 구위는 정말 수준급이더군요. 이대수를 내주고 양현종을 데려오고 싶었는데,이대수만주고 데려오기에는 좀 미안한 선수네요. 공도 빠르지만 제구도 잘되고 오늘 최승환의 뜬금포 빼고는 우리 타자들 혼줄 났었다능...

덧글...
팬북도 샀는데요. 얼마만에 구입하는 팬북인지... 마치 방학 통지서를 받아든 초등학생처럼 기분이 뽀샤시해지네요. 종이가 구겨지지 않게 조심조심 넘겨가면 봐야겠습니다.


두산이 개막전에서 기아를 꺾었습니다. 상대 투수가 윤석민이었기에 승리의 의미는 더 컸죠. 지리라고 생각하진 않았지만, 그래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우완인만큼 쉽지 않으리라 봤는데, 기대를 져버리진 않았네요. 점수는 7:5였구요. 승리투수는 김선우, 세이브는 이용찬, 결승타는 김동주입니다.

오늘은 김경문감독 얘기대로 전반적으로 만족스러운 경기였습니다. 임태훈이 중간에서 1이닝은 잘 막고 다음 이닝에서 만루를 자초하고 내려가 옥의 티라고 할 수 있지만, 그 외에는 괜챦은 출발이라 할 수 있겠네요. 이종욱은 여전히허슬심장이 강하게 맥박질을 하고 있었고, 오재원은 올해 대박을 기대할만큼 타격이 좋아졌구요. 고영민은 국가대표 2익수의 위용을 과시했죠. 김동주는 뭐 두 말할 필요 없구요. 김현수는 거의 원바운드로 떨어지는 변화구를 받아쳐 안타를 만들어 낼만큼 변함없는 기계의 위력을 보여줬죠. 신무기 왓슨은 아직은 물음표지만 그래도 준척 이상은 될 것으로 보이구요. 손시헌은 비록 에러를 하나 했지만 15승 투수급이기에 듬직합니다. 최승환은 오늘 투수 리드 잘해줬습니다. 뜬금포도 하나씩 해준다면 더 이상 바랄게 없겠습니다. 그리고 임재철도 제대 이후 첫 경기라 부담스러웠을텐데 그런대로 괜챦았네요. 이런 분위기라면 최소한 작년보다 못할 것 같진 않습니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 오늘 가장 기뻤던건 역시 이용찬이네요. 혹시 이용찬의 투구장면을 보셨나요? 150을 넘는 강속구가 뱀직구처럼 휘어들어가던 그 위력... 그냥 후덜덜이더라구요. 인터넷에서는 구위가 오승환과 비슷하다고 하던데, 제가 보기엔 전성기 때 임창용에 가깝더군요. 오승환이 그냥 묵직했던 돌직구라면 임창용은 공의 회전이 워낙 좋아서 직구도 뱀처럼 휘어지거든요. 특히나 오버스로우 투수가 직구가 휘어진다는거... 박찬호급이나 가능한 얘기입니다.

올해 두산의 아킬레스건이 마무리였는데 이용찬이 오늘 승리를 기반으로 자신감있는 투구를 계속 보여준다면요. 두산은 올해도 희망적이겠네요. 이용찬이 작년까지는 주자있을 때 많이 흔들렸지만. 올해는 극복해내리라 믿습니다. 이용찬 화이팅! ^^
 
오늘은 두산, 삼성, 한화, 롯데가 승리했습니다. 시즌 전 우모가 예상했던 4강 후보가 롯데, 두산, SK, 히어로즈였는데요. 오늘 경기만 보면 두산과 롯데는 정말 전력이 탄탄하다는 느낌이 드네요.  물론 야구는 9회 종료될 때까지 끝난게 아니고, 코리안시리즈 우승 헹가레하기 전까지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지만...  흠냘~

덧글...
그동안 두산 개막전은 늘 비가 오거나 황사가 불거나 날씨가 안좋았는데 오늘은 그런대로 좋았네요. 덕분에 관중은 20,500명 만원이었구요. 열기는 한 여름을 방불케 했네요. 내일은 우모가 잠실로 직접 출격합니다. 아 설레이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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