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신인선수들이 포토데이 행사를 가졌나보네요. 여기저기에 사진들이 올라와 있네요. 아마 동계훈련 시작하기 전 유니폼이 가장 깨끗할 때 사진을 찍어두는게 아닌가 싶은데요. 역시 신인들인지라 낯익은 얼굴이 거의 없군요. 이들중 대부분이 고졸이니까 대학에 갔다면 겨우 새내기들일텐데, 어린 나이에 생활전선에 뛰어들어 안타깝다고 해야할런지 축하해줘야 할런지, 하여간 어려운 경제난에 돈벌 수 있는 곳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지덕지해야 하니까... 열심히 잘 싸워주기 바랍니다.  


파릇파릇한 새내기 중에서 두명 정도만 실전에서 터져줬음 좋겠는데요. 그럼 대박이겠죠? 22번 달고 있는 성영훈은 기본이고, 허경민이든 누구든 한명만 더 깜짝 스타로 숨은 끼를 폭발시켜주길 기대해 보겠습니다. 그래서 신인왕 경쟁도 팀내에서 다투고 2년 연속 준우승의 한도 풀고...^^

이제 전지훈련을 통해서 옥석을 가리게 될 테고, 3월 시범경기에서는 실전능력을 테스트받겠죠. 지옥같은 경쟁의 문에 들어선 이상 열심히 해서 다들 건승하기 기원하겠습니다.


두산이 드디어 거포영입을 했습니다. 아니 사실 거포인지는 뚜껑을 열어봐야 아는거구요. 타자인데 사진을 보니 포스가 거포필이 나네요. 부디 제2의 우즈 신화를 열었으면 좋겠습니다. 우선 그에 대한 요모조모를 마이너리그 기록에서 찾아 봤는데요. 대강 요약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이름 : Matthew Kyle Watson
출생 : 1978년생
신체 : 180cm 93kg
투타 : 우투 좌타

신체조건으로 봤을 때 그렇게 거구는 아니구요. 우투 좌타에 외야수라는게 특이하네요. 외야수를 본다면 김현수 좌익수에 이종욱 중견수는 붙박이니까 우익수를 볼 확률이 높겠습니다. 임재철, 이성렬, 민병헌 모두 발등에 불이 떨어졌네요. 물론 경우에 따라서는 지명 혹은 1루수로 뛸 수도 있겠지만요.

2008 시즌(AAA, Cyracuse Chiefs) 
0.290, 252타수 73안타, 2루타 18, 3루타 0, 홈런 5, 30타점, 볼넷 46, 삼진 47, 장타율 0.421, OPS 0.815

일단 왓슨의 AAA 성적을 분석하기 전에 한국야구를 어느 정도 수준으로 보느냐를 결정해야 합니다. 라소다는 AA급으로 평가한다는 기사를 본 적도 있지만, 파워면에서는 그럴지 몰라도 세기면에서는 AAA에게 뒤지지 않기에 일단 AAA와 AA의 중간 수준으로 보구요. 입단 첫 해 적응기간이 필요하다는 측면에서 약간 부진하다라는 가정을 하면 대충 AAA 성적이 국내리그 성적과 유사하다고 보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리고 AAA 성적을 국내리그 성적으로 환산하려면 타자의 한시즌 타석수를 400타석 정도로 계산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물론 다른 변수는 없고 단지 타석수만 늘어난다는 전제의 계산이므로 정확하지는 않다는거 감안하시면 되겠네요.

한국 프로야구 환산성적
0.290, 400타수 116안타, 2루타 28, 3루타 0, 홈런 8, 48타점, 볼넷 73, 삼진 75, 장타율 0.421, OPS 0.815

만약 한국 프로야구에서 이 정도 성적을 거뒀다면 외국인 거포치고는 그닥 좋은 성적은 아니네요. 참고로 가르시아는 0.283에 홈런 30개였구요. 브룸바는 0.293에 홈런 13개였습니다. 작년 성적이 좋지 않았던 클락도 0.246에 홈런 22개였다는걸 감안하면, 환산성적에 나오는 왓슨이라면 뭐 대어급은 아닙니다. 하지만 단순하게 환산한 수치니까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구요. 멘털적인 요소, 본인의 적응속도, 두산 특유의 팀 캐미스트리 등이 더해지면 폭발적인 크레이지모드의 선수로 등장할 수도 있지 않을까 기대해 봅니다. (plz~)

하나 기록에서 맘에 안드는건 왼손투수에 약하다는 건데요. 오른손 투수에는 타율이 0.292인데 반해, 왼손에는 0.229에 불과하네요. 거의 7푼의 차이라면 결정적인 순간에 상대팀이 왼손 원포인트 릴리프를 줄창 올린다는 얘기거든요. 특히 SK, LG라면 출첵야구 분명 시작할겁니다. 그리고 왼손투수 약점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스코어링 포지션에서의 타율이 0.250으로 나왔네요. 중심타자가 클러치 능력이 떨어진다는건 우울한 일입니다. 영양가 논쟁만큼 기분나쁜게 없거든요. 어쨌든 이번 동계훈련에서 왼손에 대한 집중적인 대비를 해야겠죠? 당연히 김광림코치가 잘 알아서 하시겠지만...

이쯤에서 선수단에 충격을 가할 수 있는 '왓슨효과'를 고려해 봐야 하는데요. 우선 왓슨이 어느 정도 타격성적을 내준다는 가정 하에 김동주를 4번에 놓고 김현수 3번, 왓슨 5번으로 지그재그 타선을 구성할 수도 있구요. 우동수급으로만 가준다면 뭐 더 이상 바랄 나위 없겠습니다. 수비로 본다면 왓슨 합류로 인해 외야와 1루에 무한경쟁이 불가피하겠네요. 외야는 이미 꽉찼으니 죽음의 경쟁이구요. 1루도 결코 안심할 순 없을겁니다. 왓슨이 외야수비가 빼어나다면 이성렬이 1루로 전환하는 카드가 나올 수도 있을테고, 왓슨이 외야수비가 엉성하다면 1루 혹은 지명으로 돌려 최준석이 애매해질 수도 있겠네요. 어쨌든 올 스토브리그는 주전경쟁에서 비교적 안심할 수 있는 자리는 중견수, 좌익수, 2루수 세자리 밖에 없습니다.

또 넘치는 자원을 활용해서 트레이드도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요? 특히 왓슨이 우익수에 안착한다면 민병헌, 이성렬, 임재철, 전상렬 등 넘치는 자원 중에 한명 정도는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할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유격수 잉여자원과 둘을 묶어 선발투수 한명을 데려올 수도 있구요. 하여간 스토브리그에서 이렇게 오리무중이었던 때도 별로 없었지 싶습니다. 그나저나 김동주는...?


야구가 없는 요즘은 주로 네이버의 다시보기를 보며 시간을 때우고 있습니다. 어서 빨리 야구시즌이 돌아와야 다시 행복한 나날을 보낼텐데요. 우여곡절이 많은 올 스토브리그의 나쁜 기억도 내년도 변함없는 '미러클 두산'의 신화를 보면서 지우고 싶네요.

개인적으로 뽑은 내년도 두산베어스에 기대되는 선수들을 포스팅해볼까 하는데요. 야구에 대한 지식이 그닥 많진 않은 상태에서 내맘대로 뽑은 주관적인 픽이란거 염두에 두시고 봤음 싶습니다.

우선 첫번째 뽑은 선수는 최주환입니다. 최주환은 아는 사람보다 모르는 사람들이 더 많은 아직은 무명선수죠. 동성고 출신으로 2006년 계약금 6천만원에 입단했는요. 갸날픈 얼굴에 비해 방망이 돌리는 모습이 검객을 연상시킬 정도로 빠르고 부드러운 장점을 갖고 있습니다. 내야수면서 우투좌타라는 드문 케이스이기도 합니다. 이에 반해 아직 1군 기록은 눈에 띄는게 별로 없네요. 게다가 포지션이 2루인 관계로 대한민국 2루수 고영민의 그늘을 벗어날 확률도 높아보이진 않구요. 하지만 2군에서는 거의 본즈놀이 수준의 활약을 보였고, 또 잠재력이 충분한 만큼 언젠가는 포텐셜을 터뜨려주리라 기대해보는 선수입니다.

2008 시즌 성적
1군 : 타율 0.267, 15타수 4안타, 6타점, 삼진 4, 볼넷 1 
2군 : 타율 0.345, 238타수 82안타, 11홈런, 55타점, 삼진 19, 볼넷 25, 도루5

우선 2008 1군 성적을 보면요. 워낙 출장경기가 적어 뭐라고 할 만한 수치는 아니지만, 타점이 상대적으로 높다는게 눈에 들어오더군요. 주로 대타로 나서서 그렇겠거니 했는데, 2군 기록을 보니 거기서도 타점은 발군이었습니다. 타격 1위인 이병규가 0.426에 50타점인걸 감안하면 최주환의 클러치 능력은 가볍게 볼게 아니네요. 그리고 볼넷과 삼진의 비율도 참 착합니다. 선구안도 어느 정도 안정적이라고 봐야되구요. 아쉬운건 도루 숫자인데 발이 느린 편은 아닌걸로 알고 있는데 5개 밖에 안되네요. 김경문감독의 눈에 들려면 이번 겨울에 부단히 뛰어야 할 듯 싶습니다.

결국 북부리그 타격 2위 최주환은 2009 시즌이 1군으로 도약하느냐 마느냐의 중요한 길목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우선 결론부터 얘기하면 아쉽게도 쉽지 않습니다. 1군의 내야 엔트리가 7명 정도로 봤을 때 오재원, 고영민, 손시헌, 이대수, 이원석, 김재호, 김동주, 최준석 등만 세어봐도 7명이 훌쩍 넘거든요. 김동주, 손시헌, 고영민, 오재원, 최준석을 안정권이라고 하면 결국 이원석, 김재호, 이대수 등과 함께 치열한 경합을 벌여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설사 시즌이 시작할 무렵에 유격수 트레이드를 한다고 해도 최주환이 들어갈 자리는 커보이진 않습니다.

게다가 최주환의 수비실력이 그닥 좋은 편은 아니라는 소문이 있어 김경문감독의 눈에 들어올지는 미지수입니다. 하지만 빠른  뱃 스피드가 매력적이라는 점, 고영민의 경쟁상대를 붙여준다는 측면에서 깜짝 1군 엔트리 기용도 생각해 볼 수 있을겁니다. 무엇보다 최주환 자신이 이번 동계훈련을 어떤 자세로 임하느냐에 따라 결정될 겁니다. 적어도 김경문감독은 열심히 하는 선수에게 기회는 주는 스타일이니까요. 그래서 탄생한게 김현수구요.

개인적으로는 최주환이 2루수비를 강화하고 클러치 능력을 키워서 고영민의 백업으로 일단 시작했음 합니다. 그리고 점차 경험을 쌓아 1루와 2루를 보는 멀티 내야수로 성장했음 하네요. 유격수와 3루수는 공을 잡고 던지는 스타일이 2루수와는 달라 조금 무리가 있을 수 있거든요. 뭐니뭐니해도 최주환의 가장 큰 매력은 뱃 스피드입니다. 과거 전성기의 김재현을 연상시킬 정도의 스피드를 가진 만큼 조금만 더 가다듬으면 충분히 주전자리도 노릴 수 있으리라 기대해봅니다.


김동주의 결정이 해를 넘기고 말았습니다. 아직 일본인지, 한국인지, 혹은 미국인지 오리무중에 빠진 상태로 답답한 새해를 맞았네요. 두산팬으로서야 당연히 남았으면 하는 바램이지만, 개인적인 야망을 팬심의 입장에서만 강제하는 것도 그닥 바람직하진 않아, 어디 가든 그의 결정을 존중하는 편입니다.

하지만 최근 그의 행보는 실망감을 주네요. 적어도 인간 김동주만 고려하고 두산 4번타자 김동주의 입장은 그닥 고려하고 있지 않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아울러 팬의 입장에서도 섭섭함도 드는게 사실이구요. 만약 김동주가 팀에 대한 책임감을 갖고 있다면, 어떤 의사표시든 제대로 해야 합니다. 결정을 계속 미루는 바람에 두산은 당장 용병을 어떻게 뽑아야 하는지 헷갈리고 있거든요. 시간이 늦춰질 수록 좋은 용병을 뽑을 확률은 그만큼 떨어지기에 답답함을 넘어 어떤 배신감까지 드는게 사실입니다. 김동주의 해외진출 강행의지는 개인사가 끼여있다고 들었는데요. 그럴수록 자신을 낮추는 대인배의 모습... 참 아쉽습니다.


우선 전 두산이 적극적인 자세로 김동주를 예우해주기 원합니다. 어떤 기사에는 개인사까지 뒤치닥꺼리 하기 지쳤다고도 하는데 김동주에게는 그런 뒤치닥꺼리 이상의 가치가 있거든요. 프로야구사에 김동주만한 타자는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의 강타자임에 분명합니다. 그런만큼 홍성흔처럼 허투루 협상하지 말고 진정 두산이 원하는 선수라는 인상을 강하게 심어주고, 해외진출에 실패할 경우 상처입을지 모를 그의 자존심을 전적으로 세워주기 바랍니다. 그래야 국내리그에서 뛰는 동기부여가 가능하니까요.

일단 김동주가 돌아오리라는 믿음은 가지고 있습니다. 설사 그가 돌아오지 않는다 해도 그를 지지하는 마음에는 변함없습니다. 다소간의 섭섭함이 있다한들 10년 넘은 굵은 정을 끊을 정도야 되나요. 그리고 먼 훗날 21번과 함께 18번 저지가 영구결번으로 잠실구장에 휘날리기를 기원합니다.


두산은 늘 깜짝스타가 나오는 팀이죠. 체계화된 팜시스템과 실력 위주로 선수를 선발하는 전통 덕분인데요. 그래서 다들 '미러클 두산'이라고 부릅니다. 뭐 '미러클 두산'에 대한 애증은 있지만, 그래도 허슬플레이로 무장된 깜짝스타를 보는 일은 늘 즐거운 일이네요.

올해 깜짝스타로 떠오른 선수는 많지만, 나름대로 뽑아보면 오재원, 이용찬, 박민석으로 압축되지 싶네요. 특히 오재원은 차세대 두산의 허슬플레이어로 이미 예약을 해놓은 상태구요. 이용찬은 묵직한 구위로 차세대 마무리로, 박민석은 핸섬한 용모와 두둑한 배짱으로 김경문감독의 눈에 들어왔습니다. 모두들 오늘보다 내일이 더 기대되는 선수들이네요.

1. 오재원(282타수 70안타 0.248, 0홈런, 28타점, 볼넷 17, 삼진 62, 도루 28)
올시즌 기록으로 보면 오재원은 평범합니다. 아니 볼넷과 삼진수를 비교하면 좋은 선수라 할 수 없죠. 게다가 2007년이 0.259의 타율이었음을 감안하면 2008년이 결코 만족스러운 해도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재원을 차세대 스타로 선정한건 다 이유가 있죠.


우선 오재원은 멀티 플레이어이기 때문에 활용도가 높습니다. 투수와 포수를 제외한 내야 전 포지션을 볼 수 있다는 점은 김경문감독 스타일에 부합하죠. 더구나 김동주의 향방이 오리무중인 상황에서 사통발달 쓸 수 있는 여지가 많다는건 그의 생명력이 내년에도 이어진다는걸 의미하죠. 그리고 오재원은 컨택능력이 뛰어납니다. 올해 경기에서 기억나는 장면 하나가 있는데요. 어느팀과의 경기였는지 가물가물한데... 주자가 1루인가에 있었는데 오재원이 푸시번트를 대면서  내야안타를 만들더군요. 번트 모션에서 가볍게 1, 2루간으로 툭 휘둘러버리는... 그래서 공은 투수도 2루수도 잡기 어려운 쪽으로 굴러갔죠. 그 장면을 보면서 컨택능력 하나는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김경문감독도 오재원을 최다안타왕이 될 만한 자질을 가졌다고 한 바 있구요.

이런 컨택능력을 능가하는 주루플레이도 꼽지 않을 수 없습니다. 도루가 28개로 주루센스는 이미 인정받았죠. 두산이 고영민을 6번으로 후방배치해도 상관없는건 오재원이 2번의 역할을 충실히 하기 때문입니다. 이종욱, 고영민, 오재원의 달리는 야구는 내년에도 유효합니다.

그리고 우모가 가장 맘에 들어하는건 바로 그의 허슬플레이입니다. 승부근성이 강하고 관중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파워풀한 세리머니는 오재원을 더욱 매력있는 선수로 만들었죠. 야탑고 시절의 오재원에 관한 일화를 들어봐도 승부근성은 확실하네요. 앞으로 홍성흔의 뒤를 이을 두산의 오버맨으로 자리매김할지 지켜보는 것도 재밌겠네요.

2. 이용찬(8경기 1승, 방어율 1.23, 1피홈런, 볼넷 2, 삼진 12)
이용찬은 사실 임태훈보다 더 기대했던 투수입니다. 고교시절의 스탯도 그렇지만 장충고 출신이라는게 더 매력적이었죠. 장충고는 고등학교 중에서 인성교육을 하는 곳으로 유명하다더군요. 아무래도 정신적 토대가 기본이 되어 있는 선수와 아닌 선수는 차이가 나게 마련입니다. 하지만 프로에 온 후 이용찬은 부상관리 등으로 출전기회조차 없었죠. 그러다 이번 시즌 막바지에 출전하면서 진가를 발휘했습니다.


김경문감독은 이용찬이 2009년 유력한 마무리 후보라고 했는데요. 150km에 육박하는 돌직구가 상당히 좋습니다. 전성기의 오승환을 연상케 할 정도죠. 약간 새침떼기 같은 이미지의 임태훈이냐, 돌부처같은 이미지의 이용찬이냐, 팬으로서는 초특급 투수 두명이 경쟁하는 모습을 흐믓하게 지켜보겠네요.

3. 박민석(15경기 1패, 방어율 1.63, 1피홈런, 볼넷 8, 삼진 8)
지난 여름에 경기장에서 이상한 풍경을 봤습니다. 야구장에 가면 5회 끝나고 선수들이 그라운드에 나와 몸을 푸는데요. 갑자기 여자팬들이 소리지르면서 사진을 찍더라구요. 알고보니 박민석을 카메라에 담기위한 해프닝이었습니다. 이미 외모만으로도 스타 반열에 오른 박민석이 벌써부터 오빠부대를 몰고 다니더군요.


근데 박민석은 외모 이상의 잠재력을 갖고 있습니다. 사이드암이지만 상당히 공격적인 피칭으로 유명하죠. 두둑한 배짱이 남다른데요. 그런 이유로 한국시리즈 때 엔트리에 포함되기도 했습니다. 비록 마운드에 오르진 못했지만 덕아웃에서 느끼는게 많았을겁니다. 공도 빠른편이어서 143km 정도의 최고 시속을 갖고 있구요. 제구력도 수준급이고, 특히 공의 움직임이 좋습니다. 사이드암의 특성상 바깥쪽으로 휘어나가는 볼이 많은데 그런 장점에 묵직함이 더해졌다고 보면 되겠네요. 이제 두산에서도 든든한 옆구리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위의 세명은 2009년에 자신의 존재감을 높여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두산에선 금방 도태되죠. 그게 프로의 생리구요. 하지만 그렇게 되진 않으리라 보고 근성으로 무장해서 올 겨울 혹독하게 자신을 이기는 훈련하기 바랍니다. 그나저나 그냥 바라만 봐도 배부른 세명이네요.


2008년은 훗날 돌이켜보면 기쁨보다는 슬픔이 많았던 시즌으로 기록될겁니다. 우선 2년 연속 준우승에 그쳤다는게 천추의 한으로 남았구요. 그것도 SK에게 우승컵을 내줬다는게 쓰리네요. 그리고 홍성흔이라는 베어스의 영혼을 빼았겼다는 점에서 할 말을 잃었습니다. 안경현, 이혜천도 마찬가지지만요. 그래도 베어스는 늘 위기의 순간에서도 투혼으로 일어서왔기에 내년도 걱정하지 않습니다.

올해 두산베어스를 책임졌던 선수들을 기억해보면 참 여러 선수들이 떠오르네요. 모두 열거하자면 한이 없을 것 같고... 일단 3명만 뽑아보면요. 김현수, 홍성흔, 이종욱을 선정하고 싶습니다. 랜들, 고영민, 김동주, 이재우도 있었지만, 기록과 허슬플레이의 관점에서 본다면 단연 김현수, 홍성흔, 이종욱이 두산 2위의 원동력이었죠.

1. 김현수(470타수 168안타 0.359, 9홈런, 89타점, 볼넷 80, 삼진 40)
김현수는 두 말할 필요 없습니다. 이제는 두산의 간판이구요. 국가대표에서도 중요한 포지션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장차 이승엽을 능가할 것으로 전망되는 말 그대로 전도유망한 곰청년이죠. 내년엔 거포로 거듭날지도 모른다는 설레발 기사가 나오고 있긴 한데... 그러면 좋지만 너무 무리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아직 88년생 스무살이니까요.


김현수의 장점은 성실함입니다. 야구에 대한 자세가 진중하고 겸손해서 늘 인터뷰해도 재미있는 답변이 나오진 않죠. 타격왕 경쟁에 대해 물으면 나오는 멘트는 한결 같습니다. 전경기 출장하는게 목표라고... 거의 외울 지경인데요. 그런 성실함과 겸손함이 있기에 내년에도 발전된 모습을 기대하게 하네요. 김광림코치도 현수에게만은 슬럼프가 없을꺼라고 단언하던데... 그 모습 변치 않길 바랍니다. 또 하나 김현수 칭찬할 점은 볼넷 숫자가 삼진의 두배라는 점이죠. 기본적으로 선구안이 좋다는 얘기도 되지만, 투수의 공을 기다릴줄 안다는 것, 자기의 공으로 만들 수 있다는게 극강의 타자로 성장한 배경입니다. 이러니 투수가 무서워 할 밖에요.

한가지 아쉬운게 있다면 타격할 때 오른발을 들었다 놓기 때문에 변칙투구에 대한 대처가 늦다는 점입니다. SK 투수들이 한국시리즈에서 이런 변칙패턴으로 김현수에게 재미를 봤는데, 김현수로서는 오른발을 너무 높지 않게 드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지 않을까 싶네요.

2. 홍성흔(423타수 140안타 0.331, 8홈런, 볼넷 25, 삼진 35)
홍성흔은 올해 커리어 하이를 기록한 해였습니다. 1999년 데뷔한 이래 3할을 넘겼던 적은 2004년 0.329가 유일했었죠. 그리고 올해 0.331로 대박을 터뜨렸구요. 그래서 FA 특수라는 얘기도 있습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야구를 열정적으로 야구하는 스타일인지라 어느 팀에 가도 제 몫은 하고도 남는 선수죠. 롯데는 정말 복받은 팀입니다.


홍성흔하면 포수였는데 포수에 대한 능력은 현재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죠. 그래서 내년 홍성흔의 성공여부는 우선 수비 포지션을 어디로 정하느냐에 달려있습니다. 포지션을 쉽게 정하지 못하는 경우, 1루와 외야수, 그리고 포수를 왔다 갔다한다면, 롯데에서 자리를 못잡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거든요. 지명타자로 뛰는게 가장 안전해 보이긴 하지만, 홍성흔의 장래를 생각한다면 1루가 무난해 보이네요. 외야수를 하기엔 발이 빠르지 않아서...

강민호가 내년에 홍성흔과 다양한 세리머니를 하겠다고 하던데, 두산전에서 홍성흔이 주먹을 불끈쥐는 모습을 상상하니 벌써부터 가슴이 먹먹해집니다. 겉으로는 가슴아픈 침묵을, 속으로는 그를 응원하고 있지 않을까 싶네요.

3. 이종욱(458타수 138안타 0.301, 0홈런, 볼넷 52, 삼진 53, 도루 47)
이종욱이 있어 두산은 강합니다. 우승을 위한 필요조건으로 롱런하는 선발투수, 강한 마무리, 철벽 유격수, 거포 4번타자, 그리고 최강의 리드오프를 꼽는데요. 두산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리드오프 이종욱이 있는한 강자로 군림할겁니다.


이종욱을 가끔 이용규와 비교하기도 하는데요. 이용규도 물론 좋은 선수입니다만... 중견수 수비의 안정성과 범위에서 이종욱에 밀립니다. 이용규는 전진수비를 하는 경향이 있어 뒤로 날라가는 볼, 즉 상하의 수비폭에서 약점을 보이고 있는 반면, 이종욱은 상하 좌우 모두 리그 최고수준의 수비범위를 지녔다는 점을 인정해야 할겁니다. 공격과 주루능력은 두 선수 비슷하고, 창의적인 허슬플레이는 이종욱이 낫고, 송구능력은 이용규가 좀 낫지 싶네요. 하여간 지난 베이징 올림픽에서 1번과 중견수 자리는 이종욱이었다는건 시사하는 바가 있지 않을까요?

내년에는 이종욱이 중장거리포도 가끔 터뜨렸으면 하네요. 홍성흔의 공백을 다른 선수들이 십시일반으로 메워야 하는 것도 있지만... 똑딱이 1번타자 보다는 중장거리형 호타준족이 훨씬 더 위력적이니까요. 그리고 늘 하던대로 허슬플레이 펼쳐주기 기대합니다. 다만 몸이 상할 정도로 과도하게 하지는 말구요. 보는 사람 가슴 아프답니다. 홍성흔이 없는 동안 우모의 유니폼은 39번 이종욱입니다.


두산베어스하면 떠올리는 이미지 중에 '미러클'이 있죠. 미러클... miracle... 기적이라는 뜻인가요? 이 단어에는 미러클이 지닌 중독성과 좌절감이 동시에 내포되어 있어, 구단에게는 자기위안적 쾌감을, 팬에게는 정신적 좌절감을 안겨주기도 합니다.

'미러클 두산'이란 용어는 매년 선수를 팔아먹어 예상순위에서는 하위권이지만, 실제 성적에서는 늘 상위권을 유지하기에 붙여진 별명입니다. 프랜차이즈 스타였던 심정수, 우즈, 정수근, 진필중 등이 이탈하던 2000년대부터 불리기 시작한 것 같은데요. 구단에서는 저비용 고효율의 훈장처럼 생각할런지 모르지만, 전 그닥 좋아하는 단어가 아니네요. 뉴욕양키스에게 미러클이라는 품위 저렴한 단어를 붙이지는 않으니까요.

명문구단의 정의를 누가 내리느냐에 따라 다르지만, 전 뿌리깊은 구단의 역사가 있고, 구단이 집행하는 예산이 방대하고, 성적이 최상위급에 속하며, 선수들의 실력이 높고, 팬이 많아야 명문구단이라고 봅니다. 뉴욕양키스나 레알 마드리드 같은 팀이 속하겠죠. 그런 의미에서 프랜차이즈 스타를 뺏기는 구단은 명문구단이 되기 힘듭니다. 우선 역사가 훼손되고, 선수들의 충성도가 낮아지고, 팬들이 떠나기 때문이거든요. 그래서 두산구단의 최근 행보에 아쉬움과 분노를 동시에 느끼는겁니다.

이젠 김동주마저 떠난다고 하네요. 확정은 안되었지만, 거의 그 수준에 이른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김동주와의 이별은 일본에서 새출발하고 싶어하는 본인의 의지가 있었기에 어느 정도 마음의 준비는 되어 있었죠. 또 설사 남는다 하더라도, 국내에서는 여건상 동기부여가 되지 않기에... 아쉽지만 이번에 두목곰이 꼭 일본으로 진출해서 성공하기 바랍니다.

인터넷에서는 벌써 김동주가 떠난다는 가정 하에 두산의 내년 성적을 점치고 있더군요. 대개 '4강도 힘들다'와 '그래도 4강은 간다'로 나뉘는 것 같은데요. SK와의 복수혈전을 준비해야 하는데 4강을 논하고 있으니 답답하기만 합니다. 더욱 기분이 안좋은건 내년에 좋은 성적을 내야 하지만, 내도 문제라는거지요. 김동주, 홍성흔, 안경현, 이혜천 없이도 코리안시리즈를 간다면, 혹은 우승을 한다면, 구단에서 미러클 두산이라는 중독에서 헤어나오지 못할지도 모르거든요. 계속 프랜차이즈 선수에 대한 홀대가 이어지고, FA에 대한 무관심으로 머니볼 게임만 하는 구단으로 전락할까 두렵습니다.

내년에 누가 되든 김동주, 홍성흔, 안경현, 이혜천을 커버하는 선수가 분명 나올겁니다. 마음속에 떠오르는 선수들이 있긴 한데... 어쨌든 분명 새로운 스타가 출현하겠죠. 두산의 탁월한 팜시스템은 타 팀들의 벤치마킹 수준이니까요. 그리고 야구팬들은 역시 '미러클 두산'이구나 하고 고개를 끄덕일테구요. 하지만 정작 두산팬들은 좋아하다, 체념하다, 화내다를 반복하는 인지부조화에 허덕이겠지요. '미러클 두산'이 지닌 좌절감이 중독성 만큼이나 치명적인 까닭입니다.


잊으려 잊으려 애를 쓰다가도 어디선가 홍성흔이라는 이름이 있으면 클릭하게 되네요. 지난 한국시리즈 때 이렇게 팀을 위해 희생하고 화이팅을 외치던 우리 홍반장이었는데 말이죠. 참... 나... 에혀... 베어스 홈페이지에 누군가가 이 동영상 링크를 걸어놨네요. 정말 이런 선수를 왜 놓쳤는지 이해가 안갑니다. 혹시 번트 성공시키고 홈런친 것보다 더 좋아하는 선수 본적 있나요? 저렇게 환호해주는 동료들 본적이 있나요? 베어스에 그런 존재가 바로 홍성흔이었거든요. 베어스가 홍성흔을 잃은건, 보스턴이 베이브 루스를 뉴욕에 내준 것처럼 몇 세대를 두고 후회할 일이 되고 말았습니다.


돌이켜보면 김민호, 장원진, 정수근, 홍성흔 등 분위기 메이커를 해주던 선수들이 참 고마웠죠. 안타 하나 타점 하나도 의미있지만, 야구는 혼자하는 경기가 아닌지라 팀웍이 정말 중요하거든요. 그런 all for one, one for all 정신에 밀알이 되어준 선수가 있었기에 지금의 베어스가 존재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이제 분위기 메이커들이 떠났으니 남아있는 누군가가 제2의 홍성흔이 되어줘야겠죠. 이종욱, 고영민, 임재철, 김현수, 민병헌, 이성렬 등 누가 되든 베어스의 전통을 이어줬으면 하네요...

홍성흔이 두산베어스 홈페이지에 베어스 팬들에 대한 감사의 글을 올렸다고 하네요. 대충 읽어보긴 했는데, 두번 읽진 못하겠네요. 홍반장 롯데에서도 잘 해주길 바랍니다. 아놔~ 홍성흔 무쟈게 보고 싶네...


홍성흔, 이혜천, 안경현이 팀을 떠난 이후 두산베어스의 내년 라인업은 어떻게 변할까 싶어 한번 끄적여 봅니다. 김동주의 일본행 추진, 거포 트레이드, 용병 타자 영입 등의 변수가 아직 남아있긴 하지만요. 일단 용병타자를 구해온다는 가정하에 객관성이라곤 눈꼽만치도 없이 편파적으로 선정해 봅니다.

선발투수 : 랜들, 김선우, 정재훈, 김명제, 이원재
랜들, 김선우는 확정이라고 보구요. 나머지 2~3명을 두고 4명이 각축을 벌이지 않을까 싶네요. 정재훈, 김명제, 이승학, 이원재가 그 후보가 아닐까 싶습니다. 김경문감독의 스타일상 정재훈과 김명제가 유력할 것으로 보이지만, 동계캠프에서 누가 어떻게 기량을 향상시키느냐에 따라 의외의 결과가 나올 수도 있지 않을까요? 개인적으로는 랜들, 김선우, 정재훈, 김명제에 이원재가 탑승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승학의 구위가 올 포스트시즌에 그닥 좋지 않았던데 비해, 이원재의 성장세에 점수를 주고 싶네요.

중간계투 : 이재우, 임태훈, 성영훈, 박민석, 이승학, 김상현, 금민철, 진야곱
우완으로는 이재우, 임태훈, 성영훈, 박민석, 김상현 그리고 선발에서 탈락한 이승학이 유력할테고, 좌완으로는 금민철, 진야곱 등이 대상인데 좌완이 양적 질적으로 조금 약하다는게 고민이네요. 트레이드로 메워야 할 부분입니다. 생각같아서는 기아의 양현종이나 SK의 정우람 정도만 되도 땡큐인데요. 그보다는 진야곱이 몸무게 좀 불려서 150km 이상 던지고 제구력도 잡아서 특급 좌완으로 성장했음 싶습니다. 이승학은 아마 롱릴리프로 기용하다 선발진에 구멍이 생겼을 때 선발로 올라갈 가능성이 크네요. 그 외에 1군에 뽑지는 않았지만 기대되는 선수는 노경은선수인데요. 2003년에 3.5억으로 1차 지명을 받을만큼 기대가 컸는데, 그간 1군에서 그닥 좋은 모습을 보여주진 못했죠. 올해는 포스를 유감없이 발휘해주기 바랍니다. 와일드카드로 원용묵도 빼놓을 수 없죠. 어느 정도 제구력만 확보된다면 왼손이 귀한 팀 특성상 1군 승격가능성도 있습니다.  

마무리 : 이용찬
두산은 마무리가 가장 문제인데요. 달감독이 이용찬으로 가겠다고 천명한 이상 동계훈련에서 특별한 이상이 없는 한 이용찬으로 밀지 싶습니다. 하지만 이용찬이 공은 좋지만 초짜인지라 불안하죠. 그렇다고 성영훈으로 바로 갈 수도 없고... 예전에 서동환의 실패담도 있어서 신인의 마무리 기용은 왠지 롤러코스터 타는 기분이라서요. 하여간 문제입니다. 정재훈이 마무리에 올라오면 정작가가 되어버리니 대안은 찾아야 하는데 쉽지 않습니다. 이재우의 마무리 기용은 어떨까도 생각해 보는데... 글쎄요... 잘 모르겠습니다.

포수 : 채상병
포수는 기용폭이 좁은 관계로 엔트리는 뻔하지 싶습니다. 채상병, 최승환, 용덕한이 거의 확실할테구요. 김진수가 변수긴 하겠네요. 김재환은 차세대로 키우느라 상무보냈으니 일단 성적과 컨디션 위주로 선발이 결정될겁니다. 개인적으로는 용덕한이 쿠데타를 일으켰음 싶은데요. 안정적인 투수리드를 중시하는 달감독의 스타일상 채상병이 유력하겠죠? 하지만 채상병은 어쩔 수 없이 홍성흔의 그림자가 있는 선수인지라, 잘하든 못하든 팬들의 과도한 질시가 이어질겁니다. 불쌍한 채상병....

1루수 : 오재원
타자로 용병을 구한다면 아마 1루, 우익수, 지명이 될겁니다. 용병을 지명으로 돌린다는 가정이라면 오재원이 될꺼구요. 최준석은 신체구조상 둔한 몸놀림과 센스로 1루를 차지하긴 어렵겠죠. 개인적으로는 오재원이 내년에 기량이 굉장히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3할 2푼에 도루 30개 타점 70개 정도...? 흠... 좀 과하다구요? 글쎄요. 뚜껑을 열고봐야 하겠지만, 아마 홍성흔의 빈자리를 오재원이 채워주지 않을까 싶습니다. 오재원, 최준석 외에 생각할 수 있는 카드는 이성렬인데요. 수비가 어느 정도 받쳐주지 않는한 주전자리를 차지하긴 어려운게 현실이네요. 최준석보다 파워가 있는 것도 아니고 오재원보다 발이 빠른 것도 아니니...

2루수 : 고영민
고영민은 두산베어스의 2루수가 아니라 이미 대한민국의 2루수죠.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수비센스와 주루능력은 리그 최강이고, 클러치 능력까지 갖추고 있습니다. 분명히 내년 WBC에서도 2루를 지키고 있을텐데요. 내년엔 홍성흔의 타격부재를 고영민이 어느 정도 상쇄해줘야 합니다. 그래야 두산이 두점베어스로 전락하지 않겠죠. 고영민에 필적할만한 선수는 최주환, 정원석 정도인데 아마 수비백업이거나 대타 혹은 대주자 요원에 그치지 않을까 얘상해봅니다. 다만 최주환의 경우 우투좌타에다가 배트스피드가 빠르고, 발도 빨라서 서서히 두각을 드러낼 가능성도 있습니다. 최주환의 아킬레스건은 돌글러브질인데요. 이번 겨울에 부단히 수비력 보강에 노력해야 할겁니다.

유격수 : 손시헌
두산의 유격수는 손시헌, 이대수, 김재호의 3파전인데 실력으로 보나 의지로 보나 손시헌이 단연 주전 유격수라고 봐야죠. 손시헌은 박진만의 대를 잇는 대한민국 유격수급이니까요. 이번 WBC에서 국제경험까지 쌓는다면 자신감까지 장착할테구요. 이대수가 트레이드카드로 떠오르는데, 기아에서 적절한 카드를 제시한다면 성사 가능성은 높지 않나 싶습니다. 다만 뜬금없이 김경문감독이 트레이드 불가를 선언해서 좀 헷갈리긴 한데 주전급 유격수 2명은 두산으로서는 행운이자 짐이 될겁니다.

3루수 : 김동주
두산베어스 3루수가 김동주라는건 의심의 여지가 없죠. 다만 일본 진출을 하느냐 마느냐의 변수가 남아있는데 현해탄을 건넌다면 오재원, 혹은 김재호가 3루를 지킬겁니다. 그런 일이 있어서는 안되지만 본인의 의지가 워낙 강해서... 일말의 불안감이 없지 않네요. 어쨌든 두산에 남든 떠나든 김동주 본인을 위한 선택을 했음 합니다. 그가 일본행을 택한다 해도 섭섭해하진 않을 것 같네요. 그동안 팀을 위해 정말 큰 일을 해줬으니까요. 그래도 남았으면 하는 마음은 팬으로서 당연히 있구요.

외야수 : 이종욱, 김현수, 임재철
중견수 이종욱과 좌익수 김현수는 이미 결정된건데, 우익수가 걸리네요. 후보자는 임재철, 유재웅, 민병헌, 전상렬, 이성렬 등 모두 5명인데요. 임재철이 군입대 전의 기량을 유지한다는 전제 하에 임재철을 유력후보로 뽑습니다. 수비도 좋고 타율도 3할이었거든요. 그리고 오른손이라는 점도 간과할 수 없고... 군 제대 이후 넘치는 의욕도 감안한다면... 임재철의 주전입성은 가장 가능성이 높지 싶습니다. 다만 매너남 유재웅이 실력에 비해 주전자리 얻기가 쉽지 않았는데요. 한번쯤 기회를 주는 것도 좋지 않나 싶습니다. 이성렬도 한달을 줬으니까요. 민병헌도 참 아쉬운 선수이긴 한데요. 올해 어이없는 만세 몇번 불렀죠. 이번 겨울에 실수 줄이는 연습하고 타율도 높이면 주전 우익수의 문은 언제나 열려 있을겁니다. 3루나 홈으로 뿌리는 레이져 송구는 국내 최고 솜씨니까요.

지명타자 : 용병
2009년 성공여부는 지명타자의 활약이 관건입니다. 지명타자가 타율 2위 홍성흔을 대체할 수 있는가에 의해 성적은 판가름나겠죠. 용병을 뽑아온다는 가정하에서는 용병이 가장 유력한데요. 사실 맘속에는 추억의 우즈가 있습니다. 우즈만 와준다면야 정말 좋겠는데요. 본인은 일본에서 선수생활을 계속하겠다는 의지인만큼 실현 가능성은 극히 적을겁니다. 만약 용병으로 투수 2명을 뽑는다면 최준석이 가장 유력해 보이네요. 그 외엔 이성렬이 정교함을 갖춘다면 가능성이 있겠구요. 유재웅이 우익수 경쟁에서 밀린다면 지명타자로도 활용할 수 있겠죠. 적다보니 갑자기 이두환이 생각나네요. 이용찬의 장충고 동기로 차세대 김동주로 기대를 모았던... 2군에서도 본즈급 활약이 없어서 1군으로 호출되지 않았는데요. 이번 전지훈련에서 뼈를 깎는 노력으로 올라왔으면 하는데 어떨런지...

위에 저은 편파적인 라인업으로 한번 가본다면 타순은 아래처럼 되겠군요. 컨디션에 따라서는 고영민이 2번으로 갈 수도 있겠구요. 만약 용병이 제대로 방망이질을 해준다면 홍성흔의 공백을 크게 느끼지 않을 수도 있고, 꽤 짜임새도 있어 보이는데요. 하지만 덕아웃 분위기는 확실히 차이나겠네요. 홍성흔의 해피 바이러스 전파는 아무나 할 수 있는게 아니니까요. 그래도 남아있는 곰들이 팀 케미스트리의 전통을 이어주리라 믿습니다.  

1. 이종욱 CF
2. 오재원 1B
3. 김현수 LF
4. 김동주 3B
5. 용병    DH
6. 고영민 2B
7. 임재철 RF
8. 채상병 C
9. 손시헌 SS

상황이 좋지 않지만 모쪼록 내년에도 좋은 성적으로 앙숙 SK에 복수를 해줬음 합니다. 아무리 봐도 아킬레스건은 지명타자와 마무리인데요.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라도 버틴다는 각오로 임해준다면 깜짝스타가 또 나올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프랜차이즈 스타들을 못잡았기에 구단에 대한 감정은 좋지 않지만, 그렇다고 남아있는 새끼같은 선수들을 봐서라도 응원은 그만둘 수 없으니... 참 기분 묘하군요. 기분좋게 응원하면 행복하련만... 


사랑했던 세 놈이 둥지를 박차고 나갔습니다. 저마다 사연 한보따리씩 들고 갔는데요. 모두 자신의 꿈을 이루기를 바랍니다. 있을 때 잘해줄껄 하는 마음이 샘솟긴 하는데요. 에혀.. 근데 제일 불쌍한게 누군지 아세요? 바로 남아있는 놈입니다. 남아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말 그대로 살아남은 자의 슬픔이랄까...


1. 날아간 놈 이혜천...
일단 이혜천은 야쿠르트의 선발자리를 굳건하게 지키길 바랍니다. 두산에서 붙박이 선발한 별로 없었는데 일본에서는 선발에서 일단 밀리지 않았음 해요. 더 나아가 10승 이상을 거뒀으면 하구요. 임창용의 성공스토리를 넘어서면 금상첨화구요. 대표 차출되었던 적도 없어서리 일본에서 눈에 익은 선수는 별로 없다는게 장점이겠네요. 그래도 현미경 일본야구를 극복해서 야쿠르트의 수호신이 되길...

그리고 4~5년 후 두산으로 컴백해서 멋지게 선수생활하고 은퇴해주는 센스... 발휘해주길 기대하겠습니다. 너무 비싼 몸값이라면 힘들겠지만 그래도 옛정이 있으니... 그쵸..?

2. 떠나간 놈 홍성흔...
OB에 박철순, 두산엔 홍성흔이라고 했는데, 아직 그 맘 변치 않았습니다. 홍성흔이 롯데 유니폼을 입은들 심장을 관통하는 곰의 피까지 부정할 수가 있을까요? 곰이 날씨 따뜻한 부산에서 갈매기랑 논다고 생각하렵니다. 비록 홍성흔 따라 롯데로 이동하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마음 한편은 늘 롯데를 주시할꺼구요. 정말 잘되길 기원합니다. 롯데팬들도 우리 성흔이 격하게 아껴주시기 바래요.ㅜ.ㅜ

그리고 홍반장 나중에 은퇴는 두산에서 하는 것 절대 잊지 않았음 합니다. 아무리 두산구단이 섭섭하게 한들 10년간 정들었던 팬들을 잊을 수야 있을까요?

3. 쫓겨난 놈 안경현...
안쌤은 솔직히 1년만 더 선수생활하고 이후 코치로 남아줬음 했습니다. 그건 안쌤의 실력을 믿지 못해서가 아니라, 안쌤을 잃기 싫어서였죠. 하지만 안쌤의 선수생활 연장의지가 워낙 강했고, 그 역시 프랜차이즈 이전에 야구인으로서의 꿈도 있기에 존중해줘야 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SK에서 더도 말고 덜도 말고 과거로 부활했다는 소리는 들었으면 좋겠습니다. 김경문감독의 단견이 입증될 정도로...

지난 포스팅에서 밝혔 듯이 안쌤은 로저 클레멘스의 컴백처럼 드라마틱하게 이뤄졌으면 합니다. 잠실에서 마이크를 들고 나타나 다시 팬들 앞에 서겠다는 외침... 이거 하나면 그간의 마음고생이 다 날아갈텐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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