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의 전반기 성적은 47승 2무 37패에 승률 0.547로 SK에 못미친 2위입니다. 관중동원도 평균 15,782명으로 롯데에 이어 2위구요. 결과만 놓고보면 못한 수준은 아닙니다. 그간 주전들의 부상공백을 고려한다면 잘했다고도 볼 수 있겠죠. 하지만 아래위를 살펴보면 그닥 희망적이지 않습니다. 5위까지는 언제든 뒤집어질 수 있는 정도의 차이구요. 여러 조건을 감안하면... 솔직히 올해도 우승하기는 쫌 힘들지 않을까 싶네요. 두산이 우승하려면 우선 정기리그 1위를 하고 한국시리즈에 투수력이 많이 훼손된 팀이 올라와야 가능하지 않을까요?

이렇게 보는 이유는 단기전에서는 투수력과 수비력이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데, 극강의 수비력에 비해  투수력에서 두산은 그닥 좋은 점수를 받지 못하다는데 있습니다. 불펜이 강하다고는 하지만 사실 마무리 경험이 많지 않아서 많이 불안하죠. 더구나 한국시리즈의 마무리는 정규시즌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압박이 따릅니다. 그 터프한 상황을 1년차 마무리 이용찬이 견딜 수 있을까요? 의문입니다. 따라서 두산은 이용찬을 필두로 한 집단 마무리체제를 가동해야 하는데, 투수력의 소모가 크므로 2, 3, 4위로 겨우겨우 한국시리즈에 올라가면 그만큼 확률은 줄어들죠. 결국 정규리그 1위는 한국시리즈 우승의 필수조건입니다. 지난 SK의 우승도 마찬가지였구요.

긍정적인 면을 생각한다면, SK 또한 그닥 좋지는 않다는 겁니다. 불타는 그라운드에서 정근우 인터뷰를 보니 요새 왠지 이상하게 방망이 감을 못잡겠다고 하더라구요. 본인도 이유를 모르겠다고 하는데... 그거 십중팔구 연속 우승에 따른 목표상실 피로증세입니다. 우승 한번 하기도 어려운데 2회 연속으로 했으니 더 이상 올라갈데가 없지 싶죠. 그건 무의식적으로 생기는 증상인지라 개개인의 정신상태 문제가 아닙니다. 그런거 보면 해태의 9회 우승은 정말 말도 안되는 전설이었죠. 어쨌든 SK가 올해 예전의 포스를 보여주지 못하기에 두산은 1위만 해준다면 우승 가능성은 쬐끔 더 올라갑니다.

그렇담 정규리그 1위를 하기 위한 조건은 뭘까요? 두산의 아킬레스건인 선발투수가 안정되어야 할텐데, 써니, 세데뇨, 니코스키가 발군의 기량을 뽐내주기 바라는건 사실상 무리구요. 홍상삼이 잘 버텨주고 있긴 하지만, 언제 바닥이 드러날지 모르죠. 혼자서만 잘한다고 되는 것도 아니구요. 따라서 지금 필요한건 눈에 보이는 전력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그 무언가가 튀어나와야 합니다. 두산 특유의 휘몰아치는 분위기, 두려움없는 허슬플레이, 혹은 소위 미친 선수가 필요한 시점이죠. 여기에 대역전극 한두경기 만들어주면 금상첨화입니다. 바람만 타면 두산을 막기 어렵거든요. 그 키플레이어로는 이종욱, 고영민, 민병헌, 오재원, 정수빈이었음 좋겠구요. 이들이 그라운드를 흔들어 놓는다면 가장 두산다운 야구를 할 수 있으리라 봅니다. 이중에서 고영민은 살아났으니, 한국시리즈의 경험이 있는 이종욱과 오재원만 살아나 준다면야 뭐 SK, 롯데, 기아가 무섭겠습니까? 흠... 특히 오재원... 많이 기대하고 싶네요. 아끼는 놈이기에...

아울러 가장 유력한 우승후보인 롯데, 기아의 부진을 기원합니다. SK가 내려가고 삼성과 중간에서 물고 물려준다면... 더 바랄게 없겠습니다. 너무 큰 욕심인가요...? ㅎㅎ


롯데와의 3연전 첫경기는 완벽하게 졌습니다. 소시가 우모에게 '소원을 말해봐~' 라고 묻는다면, 롯데를 아작내게 해달라고 한다 했는데... 소시는 스케쥴이 너무 바쁜지 우모의 소원을 외면했네요. 아작내기는 커녕 오히려 처참하게 발렸습니다. 이로써 3연전 모두 스윕당할 확률이 커졌네요. 롯데의 기세가 폭풍이 아니라 쓰나미 수준입니다. 그래서 '해운대'라는 영화도 이 시기에 맞춰 개봉한건가요?

점수는 14:2로 대패였지만, 사실 공 하나에서 승부가 갈렸습니다. 7회초인가요? 무사 만루에서 이대호를 우익수 플라이로 잡고 홍성흔 타석에서 김상현의 폭투로 점수를 헌납한 것. 사실상 여기서 오늘 경기는 끝났었죠. 어쩌면 3연전을 가르는 폭투였는지도 모릅니다. 분위기가 완전히 롯데로 넘어가려던걸 억지로 잡아 끌어놨는데, 어이없는 실점으로, 두산은 도살장에 끌려갔거든요. 롯데는 무사만루에서 점수를 못낼 수도 있었던 위기에서 벗어났습니다. 그리고는 가르시아의 만루홈런으로 파운딩에 스탬핑까지 당했죠. 가정이긴 하지만 용덕한이었다면 어땠을까 싶네요. 블로킹을 워낙 잘하는 선수인지라 잡을 수도 있지 않았을라나요...?

우모든 그래도 중간에 경기장에서 나오지는 않았습니다. 끝까지 투지를 내뿜는 선수들을 보고 싶었거든요. 그래야 게임 하나 내줄지언정 분위기마저 뺏기지 않습니다. 하지만 끝내 우모의 기대는 물거품으로 돌아가고 말았네요. 허탈하지만 그래도 이종욱 타석 때 응원가를 네번이나 불렀다는데 만족합니다. 그리고 내일과 모레 우리 곰들 열심히 뛰어주리라 믿습니다. 단, 큰 기대는 안하겠습니다.

덧글...
시즌 전 롯데가 1위할 것이라고 예상했었는데, 현실로 이어질까 갑자기 두려워지는군요. 다행인지 불행인지 SK도 발렸고, 기아도 졌네요. 상위권 4팀 중 롯데만 승승장구 중입니다. 몸은 피곤한데 잠은 안오는군요.


거리마다 '소원을 말해봐'라는 노래가 물결치고 있습니다. 최근 유행가에 대해 그닥 관심없는 우모도 알 정도면 상당히 히트치고 있는 노래임이 분명하겠죠? 적어도 오늘 소녀시대가 우모에게 '소원을 말해봐~'라고 나즈막히 속삭인다면... 이렇게 말하겠습니다. '오늘 두산이 롯데를 아작내게 해줘!'

그렇습니다. 오늘 올시즌 전반기 최고의 빅매치 두산과 롯데의 3연전 첫날입니다. 아슬아슬하게 1위를 지키고 있는 두산과 7연승인지 8연승인지 미친 듯 달려오고 있는 폭풍질주 롯데가 자웅을 가리는거죠. 잠깐 작년을 돌이켜보면 2008 시즌 최고의 명승부 사직에서 두산은 유재웅의 9회초 홈런으로 동점을 10회초 김동주의 역전 홈런으로 짜릿한 승리를 거뒀습니다. 그 여세를 몰아 3연전 스윕을 했구요. 유재웅의 홈런 하나로 두산은 시즌 2위를 했구오. 롯데는 4위로 떨어졌습니다.

지금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두산은 힘이 떨어질대로 떨어졌구요. 롯데는 브레이크 없는 트럭처럼 무풍질주, 쾌도난마, 질풍노도, 쾌속항진 중입니다. 달감독님도 롯데가 무섭다고 하셨는데... 왠 안무섭겠습니까? 최강 SK를 그냥 무찔러 버렸는데요. 작년과 유사한 상황에서 두팀이 만났으니 오늘 잠실벌 난리나겠네요. 웅전무퇴(熊戰無退)의 정신으로 오늘 꼭 승리해줬으면 합니다. 분위기상 첫 경기 승리팀이 스윕갈 가능성 농후합니다.


오늘 히어로즈와의 잠실 경기에 모처럼 나들이했습니다. 직관멤버는 아기곰, 할머니, 고모부, 우모 모두 4명인데요. 3대에 걸친 남녀노소 멤버이긴 하지만, 모두 허슬두 가족인지라 한마음으로 응원했습니다. 아기곰은 올시즌 첫 잠실행이었구요. 전보다는 함성소리에 놀라는 일이 적어지긴 했지만, 간혹 놀랄 때마다 아빠품으로 파고드네요. 그러다가 김동주 응원가에는 즉각 반응을 보이구요. 아기곰의 태교음악이 김동주 응원가여서인지 너무 좋아합니다.

오늘 경기는 12:8로 이겼습니다. 하지만 승리보다 더 기쁜 것이 바로 허슬심장 이종욱의 컴백이네요. 이종욱이 6회말 손시헌을 대신해서 대주자로 들어서는 순간 관중석은 우뢰와 같은 함성이 터져나왔습니다. 대주자 교체한다는 방송도 나오기전, 그를 알아본 팬들은 일제히 괴성으로 환영했구요. 순간 콘서트장인줄 알았습니다. 김현수, 임태훈이 등장할 때면 아이돌 그룹이 스테이지에 올라올 때처럼 '꺅~' 하는 여성팬들의 소리가 잠실벌을 울리곤 하는데요. 이종욱이 그럴 줄은 또 몰랐습니다. 여전히 그라운드에서 통통 튀는 그의 모습이 어찌나 반갑고도 감격스러운지요. 특히 중견수 수비 들어가서 어려운 타구를 빠른 발로 잡아낼 때, 잠실벌은 또 한번 들썩거렸습니다. 너무나 큰 환호에 본인도 놀랐는지 두리번 거리면서 모자를 벗어 답례하더군요.


역시 두산은 이종욱, 고영민의 발야구가 살아야 빛을 발합니다. 이종욱은 대주자로, 고영민은 홈런과 3루타로 좋은 활약을 펼쳤는데요. 이 두명은 실제 뛰지 않더라도 존재감만으로도 상대에게 위압감을 주기에 타자들에게 유리한 환경이 조성되죠. 그리고 창의적인 플레이의 대명사구요. 어쨌든 두산의 발야구를 책임질 두명이 제 기량을 갖고 돌아와서 얼마나 기쁜지 모르겠습니다.

오늘 아기곰을 안고 관중석을 이리저리 돌아다니다 히어로즈 관중석에 갔는데요. 비록 숫자는 적지만 팬들의 열정은 정말 대단하더군요. 유니폼을 맞춰입고 목놓아 응원하는 모습이 상대이긴 하지만 참 아름다웠습니다. 현대왕조의 후예답게 늠름했구요. 여자팬들도 은근히 많아서 구단이 스폰서만 제대로 잡으면 다시 예전의 명가부활은 시간문제인 듯 싶네요. 꼭 히어로즈 팬들이 서울 연고팀답게 구름처럼 몰려들기 바래봅니다.

덧글...
SK가 롯데에 덜미를 잡혀 오늘부로 두산이 1위입니다. 올스타전을 앞두고 1위 탈환했다는게 기쁘긴 하지만, 폭풍질주 롯데의 기세가 솔직히 무섭네요. 마침 다음 잠실 주중 3연전 상대가 롯데인데요. 구름관중에 뜨거운 열기를 내뿜는 경기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두산팬들 모두 잠실로 모여 롯데의 기고만장도 꺾고 1위 수성도 해봅시다.


홍성흔이 롯데에서도 잘해주고 있네요. 홍성흔이 롯데갔을 때, 애인을 뺏긴 느낌이었는데요. 뭐 크게 달라지진 않았지만 그래도 이왕 갔으니 더 잘해주기를 바랄 뿐입니다. 그래도 마음 한편에는 내년에 다시 고향으로 돌아왔으면 하는데, 부산팬들이 놔주려나 모르겠네요. 하여간 어제 경기는 홍성흔이 부산에 뼈를 묻을 수도 있는 경기여서리... 기쁘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고, 뭐 착잡합니다. 이런 오묘한 기분을 뭐라고 설명해야 되나... 쩝...

홍성흔을 한마디로 정의하면 팬들의 피를 끓게 하는 열정이 넘치는 선수입니다. 같은 플레이를 해도 혼이 담겨 있기에 진정성이 그대로 느껴지죠. 특히 팀에 대한 희생정신이 남달라서 주위에 사람이 모이고, 스스로  희망 바이러스가 되거든요. 그게 홍포의 진정한 매력이죠. 그래서 스탯만 보고 홍포를 판단해서는 안됩니다. 어떤 선수는 스탯은 좋아도 팀에 마이너스가 되지만, 홍포는 존재만으로 팀에 플러스가 되는 최고의 허슬플레이어죠. 두산의 상징인 허슬두는 홍성흔, 이종욱이 있기에 가능했습니다.

근데 9회말 동점타와 10회말 끝내기 안타를 만든 홍성흔의 세리머니를 보니 조금 점쟎아졌다는 느낌이네요. 과거엔 오버맨이라는 별명에 걸맞게 정말 화끈해서 관중들의 체온을 1도쯤 올려놨었거든요. 제가 직접 봤던 LG와의 어린이날 경기에서 보여줬던 홍포의 세리머니는 최고의 오버였습니다. 그걸 본 LG팬들은 뒷목 잡으면서 악담을 퍼부었더랬죠. 어제는 아무래도 상대 투수가 구대성이어서 그러지 않았을까 싶기도 한데, 어쨌든 밝게 웃는 홍포를 보니 기분은 좋네요. 내친 김에 롯데는 1위까지 차지하겠다고 설레발이군요. 흠흠흠...

덧글...
근데 부산의 훌리건들은 어떻게 좀 안되나요? 관중석에서 2만호 홈런볼을 잡겠다고 UFC 경기를 펼쳤다는군요. 이쯤되면 어린이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프로야구의 원년 캐치프레이즈가 무색해지네요. 더욱 한심한건 프로야구의 가장 큰 고객인 부산팬들 눈치보는 KBO와 매스컴입니다. 언제 한번 포스팅하겠지만, 돈을 가장 많이 벌어준다고 마냥 관대한건 올바른 일이 아닙니다.


누가 싸대기 동맹 아니랄까봐 두산과 삼성이 트레이드 패를 맞춰보고 있습니다. 외견상 선감독이 포수를 달라고 제안하고, 이에 달감독이 화답하는 모양새네요. 그리고 인터넷에서는 트레이드 카드의 주인공으로 채상병과 지승민을 지목하는 듯 보입니다.

결과적으로 얘기하면 두산팬으로서 환영입니다. 채상병이 아쉽긴 하지만, 최승환과 용덕한이 든든하게 포수 주전과 백업을 맡고 있고, 양의지와 김재환, 최재훈이 성장하면 두산은 다시 포수 왕국을 건설하게 되죠. 채상병은 그 실력으로 2군에 있는 것보다 다른 팀에서 기회를 잡는게 나을지도 모릅니다. 2루 송구시의 약점만 빼면 어디 가나 주전은 할 수 있으니까요. 한 때 국대포수 홍성흔을 밀어냈던 실력이 바로 채상병이기에... 삼성도 손해는 안볼겁니다.

이에 반해 지승민에 대해선 솔직히 잘 모릅니다. 왼손에 승리조 불펜이고, 간이 안좋다는 얘기 정도만 알고 있는데요. 삼성팬들이 트레이드를 반대하는 것으로 봐서는 팬들의 애정이 있는 것 같네요. 그러니 더욱 탐이 나긴 한데... 개인적으로는 트레이드 판을 키워서라도 권혁을 잡았으면 합니다. 지금 상황의 두산은 왼손투수가 없는게 아니거든요. 1군엔 아직 검증은 안됐지만 니코스키에 세데뇨, 유희관, 금민철이 있구요. 2군엔 기대주 진야곱이 있습니다. 괜히 어설픈 선수를 가져와서 이래저래 써먹기 힘든 것보다는 판을 확실히 키우는게 양팀에 득이 됩니다.

그래서 갑자기 생각한 트레이드 카드는 권혁과 용덕한 혹은 권혁과 채상병+알파입니다. 알파는 외야수쪽의 신진급이지 않을까 싶은데, 삼성의 외야수가 노쇠한 편이어서 서서히 유망주를 키워야 한다는 시기라는 전제 하에 예상해 봅니다.

그나저나 두산은 기아나 SK, 히어로즈의 왼손 선수를 탐냈었는데, 삼성으로 방향을 틀게 되었네요. 이런거 보면 만사가 사람이 하는 일인지라 친소관계가 트레이드 성사의 중요한 열쇠가 되지 않나 싶습니다. 조범현은 김경문과 라이벌 의식이 있고, 김성근은 적대적 관계고, 흠... 결국 돌고 돌아 방장과 방졸만한 관계도 없군요.  


미리보는 한국시리즈였던 SK와의 잠실경기에서 두산이 승리했습니다. 두산은 최근 5연패였기에 무척 중요한 고비였는데요. 이재우, 임태훈의 호투와 김현수의 장타로 대어를 낚았습니다. 이재우는 5이닝 1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되었구요. 벌서 4승이네요. 그리고 김현수는 홈런과 3루타를 포함한 3타수 2안타 3타점으로 오늘의 MVP로 뽑혔습니다. 77경기 만에 100호 안타를 돌파했네요. 특히 올스타 팬투표 1위 답게 좌투수 고효준을 상대로 우측으로 밀어넘긴 홈런... 역시 대단한 기계입니다.^^

오늘 경기의 관전 포인트는 정상호였는데요. 박경완의 빈자리를 얼마나 잘 메우는지 직접 확인해 보고 싶었습니다. 그동안 박경완으로 인해 한국시리즈 문턱에서 무릎을 꿇었기에... 그의 부상을 메운 정상호에 대해 궁금한건 당연한거죠. 근데 정상호... 참 만만치 않은 선수더군요. 박경완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허투루 볼 상대는 아니었습니다. 투수 리드도 괜챦았구요. 안정적이었습니다. 도루 저지도 한차례 기록했는데, 정수빈이 느린 스타트도 아니었는데 여유있게 잡아내더군요. 한국시리즈의 악몽이 떠오르는 듯 했습니다. 게다가 타격도 나름 쓸 만 하더이다. 마치 로봇처럼 딱딱하게 서있는 폼이 좀 특이하긴 했는데, 임태훈을 상대로 2루타를 쳐내 타점도 얻어냈네요.

박경완이 시즌 후반기에는 나오겠지만, 설사 안나온다고 하더라도 정상호가 있으면 그닥 큰 걱정은 안해도 되지 싶네요. 역시 SK는 강팀입니다.

걱정스러운건 임태훈의 혹사입니다. 이긴다 싶은 경기마다 나가고, 또 최근엔 지고 있어도 팀 사정상 마운드에 오르고, 거의 준 노예수준이죠. 정재훈의 2군행으로 이재우가 선발로 나간 덕에 거의 두산 불펜을 혼자 짊어지고 있습니다. 성영훈이 빨리 올라와야 하는데, 아직은 감감 무소식이고... 묵묵허니 마운드에서 씽씽 던져주는 아기곰 임태훈이 그저 고마울 뿐입니다. 그리고 이용찬도 1이닝 무실점으로 잘 막아줬습니다. 히어로즈에게 끝내기 안타를 맞은 이후 후유증을 앓지나 않을까 걱정했었는데 기우였네요. 가볍게 시즌 18세이브로 오승환과 함께 공동 1위입니다.

오늘 경기를 기점으로 곰들이 다시 치고 올라갔으면 싶네요. 그동안 하위팀에게 뭇매를 맞았는데 전혀 곰답지 않았습니다. 영웅이와 쌍둥이는 다음에 만나면 혼내주기로 하고, 일단 라이벌 SK부터 다잡아놔야 한숨 돌리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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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TV 카메라에 세데뇨가 방망이 갖고 있다가 두목곰한테 한대 맞는 장면이 잡혔습니다. 뭐 두목곰이야 장난 비스므리하게 왼손으로 머리를 툭 치는 수준이었는데, 한국정서에서야 전혀 문제가 안되지만, 세데뇨와 같은 외국인 선수에게는 어떻게 받아들여질까 살짝 걱정했더랬죠. 하지만 왠걸... 세데뇨의 모습은 완전히 한국사람과 똑같더군요. 자리를 살살 피하며 겸연쩍어 하는 모습... 완전 군대에서 일병 모습이었습니다. 잘 적응하고 있는 것 같아 대견하구요. 세데뇨 참 귀엽네요. 이제 야구만 잘하자~


지난 금요일과 토요일에는 일정이 있어 야구를 못봤습니다. 결과를 보니 LG에게 참패를 당했더군요. 아무래도 목요일 히어로즈에게 끝내기 안타를 맞은게 타격이 큰 듯 보입니다. 다 이긴 경기였는데, 이용찬이 한점차를 못지키고 역전을 내줬으니... 그리고 일요일 경기를 띠엄띠엄 봤는데요. 확실히 지금의 두산 전력은 약팀입니다. 영원한 밥 LG에게 스윕당했다는 자괴감에 빠지기 이전에, 정신을 추스려야 할 때네요. 곰이 공격하기를 주저하면 연어는 절대 잡을 수 없습니다.

가장 먼저 들었던 의문은 배팅에서 포인트를 못잡는다는 겁니다. 어제 분명히 LG 선발 바우어는 초반 제구력이 난조였구요. 볼에도 힘이 없었거든요. 직구가 140 초반대, 혹은 130 후반대였는데, 자신있게 배트를 휘두르는 타자는 몇 안되었습니다. 히어로즈와 LG에게 연타를 맞은게 자신감을 잃게했다고 자위하더라도, 이해하기 어렵네요. 투수와의 싸움에서 분위기를 압도하지 않은 두산타자들을 근래 보기 힘들었거든요. 참 생소했습니다. 특히나 SK나 LG 같은 라이벌팀은 분위기에서 말리면 실력을 제대로 발휘하기조차 쉽지 않죠. 어쨌든 김동주를 중심으로 선수들이 독기를 품는 계기가 있었으면 합니다.


강팀은 따라갈 만큼만 점수 내주고, 약팀은 뒤집지 못할 만큼만 따라가는 법인데, 지금의 두산이 전형적인 약팀의 모습입니다. 어영부영하다가 이제 우승은 커녕 4강 전쟁의 데쓰매치에 몰렸네요. 기아, 히어로즈에 롯데와 LG까지 이제 만만한 팀 하나도 없습니다. 청포도가 익어가는 7월이 곰들에게는 잔인한 여름이 되었군요.  

이번 주중경기는 SK와의 라이벌전입니다. 우모도 작은 응원의 목소리나마 보태려고 짬을 내서 잠실에 출격할까 하네요. 반드시 승리해야 할텐데, 걱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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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주가 잠실구장 최초의 100 홈런을 기록했네요. 두목곰 축하합니다. 그대가 있어 두산이 10년 넘게 강팀으로 군림했네요. 21번에 이어 18번이 영구결번 되기를 간절히 바래요~


2008년 10월호 포브스에서 한국 프로야구단의 가치에 대해 기사화한게 있었죠. 우모가 포스팅하기도 했었는데, 새삼 다시 논란이 되고 있네요. 내용인즉슨, 국내 프로야구단의 연고지, 경기력, 브랜드, 스타디움 등의 4가지 기준으로 순위를 매겼는데요. 롯데, 두산, LG, 삼성, SK. 기아, 한화, 히어로즈의 순입니다. 어느 정도 이해는 갑니다만, 아쉬운 점도 몇몇 보이네요. 얄팍하지만 우모 생각 일필휘지로 한번 적어 볼랍니다.


일단 첫번째 연고지는 각 구단의 연고지 시장가치를 금액으로 평가한 것인데요. 롯데의 125점에 이어 서울 3팀이 120점으로 동률을 받았습니다. 그리곤 SK가 94점, 삼성이 87점 등으로 뒤를 이었네요. 구도 부산의 가치야 뭐라 말하기는 어려우나, 서울 3팀이 모두 같은 점수를 받았다는데는 조금 아쉬움이 남네요. 그냥 구단의 인기도와 관계없이 단순하게 연고도시의 크기만 적용한 것 같아서 현실성이 떨어지지 않나 싶습니다. 도시는 작아도 야구에 대한 열정이 뜨거운 광주가 49점이라는건 좀 납득하기 어렵구요. 그리고 팬심입니다만, 서울 3팀 중에서도 두산이 가장 앞서는 점수를 받아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두번째 경기력은 승리에 따른 매체 홍보효과인데요. 삼성의 251점, 기아의 238점, 두산의 203점, 한화의 198점의 순서입니다. 좀 갸우뚱해지긴 합니다. 단순 홍보를 기준으로 삼았다면 홍보효과가 큰 대기업이 스폰서인 구단이 유리할테구요. 성적을 기준으로 삼았다면 통산 우승 횟수라든가, 포스트시즌 진출 횟수라든가, 통산 전적이라든가 하는 수치를 적용했을텐데... 이도 저도 아닌 승리에 따른 홍보효과입니다. 솔직히 무슨 기준인지 몰라서... 패쓰~

세번째 브랜드는 구단의 인지도입니다. 압도적으로 롯데가 헉... 125점, 삼성이 37점, 두산이 18점, SK가 17점이네요. 마케팅 조사분석에서 쓰는 TOM(Top of mind)을 조사한건지 뭐를 조사한건지는 모르겠지만, 롯데가 이렇게 압도적인 점수로 1위를 할 수 있는 구단인가와 삼성이 2위를 했다는 사실에... 곰팬으로서는 배가 아프군요. 마치 김연아의 예술성보다 아사다 마오의 트리플 악셀에 높게 점수 준 심판을 보는 듯한 느낌이네요.ㅎㅎ 이럴 때 함 째려봐줘야 한다능... ㅡㅡ+

마지막은 스타디움의 가치입니다. 구장의 크기가 아닌 구장운영을 통해 얻는 수익이라서 비교적 객관적일 수 있을 것 같네요. 롯데의 660점, 두산의 447점, LG의 439점, SK의 173점의 순입니다. 지금까지의 관중동원 순위와 같은데요. 기준이 분명하게 수익인 만큼 객단가가 제대로 반영되었는지는 의문이네요. 객단가는 두산이 가장 높고, 객단가가 높다는건 그만큼 공짜표가 적고 관중집계를 조작하지 않는다는걸 의미하거든요. 그렇다면 현재의 점수보다는 두산이 높아야 하는데 말이죠. 포브스는 우모 생각만큼은 높게 쳐주지 않은 것 같습니다.

어쨌든 위에 언급한 것처럼 포브스의 기준이 완벽하진 않지만, 그래도 이런 조사는 앞으로 계속 활성화되었으면 합니다. 그래야 정확한 프로야구단의 현재 스탯을 알 수 있고, 앞으로 어떻게 키워나갈지 전략을 수립할 수 있으니까요. 가끔은 두산 구단에서 이런 일을 해보는걸 꿈꿔보기도 합니다만... 하여간 두산은 롯데에 이어 두번째 가치가 높은 구단이라는건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봅니다. 다만, 한국형 명문구단의 기준은 이와는 좀더 달라질 수도 있다는데 방점을 꾸욱 찍고 싶네요.


요새 두산베어스 라인업을 보면 눈물이 나옵니다. 주전이 부상으로 거의 다 빠져버려서 거의 2군 수준이거든요. 다행히 지금 버텨주고 있는 선수들의 실력이 1군과 별 차이가 없어 1위를 달리고 있지만, 참 안타까운 타선입니다. 야구를 꽤 오래 봐왔지만 올해처럼 주전들의 부상이 심했던 해는 기억에 없네요.

오늘 롯데와의 타선을 보면요. 완전히 잇몸 라인업입니다.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씹는... 그 잇몸... ㅡㅡ;; 오늘 출전선수 중에 원래 주전 라인업에 속했던 선수는 임재철, 김현수, 손시헌 정도 뿐입니다. 무려 9명 중에 6명이 바뀐거죠. 여기에 김현수는 사실상 부상선수로 쉬어야 하는데 팀 사정상 뛰고 있죠. 어제는 홈런치고 나서 통증 때문에 쇄골을 움켜지는 장면이 두산팬들을 울렸는데요. 오늘은 어떨른지 모르겠습니다. 더 아프지 말아야 되는데... 두산은 이종욱, 김현수, 김동주, 고영민으로 이어지는 국대 상위타선 라인업으로 유명했는데, 어찌어찌 하다보니 이렇게 되었네요. 한숨만 나옵니다.  

1번 김재호 2B 
2번 임재철 RF
3번 민병헌 LF
4번 김현수 DH
5번 유재웅 CF
6번 손시헌 SS
7번 이대수 3B
8번 용덕한 C
9번 이원석 1B

P 김성배

투수들도 만만치 않죠. 지금 선발 로테이션은 김선우-김상현-홍상삼-이재우구요. 오늘은 땜방으로 김성배가 올라왔네요. 원래 시즌 전에는 김선우-랜들-정재훈-김명제 정도로 예상했었는데, 김선우만 생존했네요. 그나마 김선우도 그닥 미덥지 않다는게 문제.... ㅡㅡ;; 다행히 승리의 홍상삼이 의외의 포텐셜을 터뜨려주는 덕에 두산 선발 로테이션은 꾸역꾸역 굴러가고 있습니다.  

그래도 위의 선수들이 잘 벼텨주고 있어서 얼마나 고마운지요. 이들이 있기에 두산의 미러클은 올해도 계속 된다고 위안을 삼아야겠죠? 특히 고마운건 이대수입니다. 이대수는 어느 팀에 가도 주전을 맡을 실력을 갖고 있음에도 손시헌이라는 큰 산에 막혀 2군에 있었죠. 정말 아쉽지만 팀으로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습니다. 그래서 우모는 이대수는 정말 아깝지만 본인을 위해서도 트레이드로 길을 터주는게 낫지 않을까 생각했었구요. 2군에 계속 있다보면 의욕도 저하되고 자포자기에 빠질 가능성도 있거든요. 하지만 지금 이대수의 모습은 그런 패배주의는 찾기 어렵고 늘 씩씩한 모습으로 그라운드에 나섭니다. 물론 유격수가 아닌 2, 3루수로요. 본인의 속은 어떨지 몰라도 그렇게라도 그라운드 감각을 익히는게 좋죠. 팀에서도 고맙구요.

요새 이대수 타격을 보면 비록 아웃되더라도 타구가 쭉쭉 뻗더라구요. 컨디션은 괜챦아 보이니까 경기 계속 출장하다보면 찬스에 강한 예전의 모습 되찾으리라 믿습니다.

그나저나 롯데와의 원정경기에서 1승 1패 기록했습니다. 1패는 갈매기들의 방망이질에 너무나 허무하게 내줬구요. 1승은 KILL 라인 가동으로 한점차로 겨우겨우 어찌어찌 막았습니다. 오늘 시리즈의 승패를 가리는 경기인데, 마음을 비우고 볼랍니다. 뭐 이렇게 부상이 많은데 뛰어주는 것만도 고맙죠. 이기기까지 바라는건... 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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