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처음 만난 LG와의 3연전이 무척 재미있었습니다. 사실 그간 LG전은 재밌긴 하지만 긴장감은 그닥 없는... 그런 경기였는데요. 정말 간만에 긴장감 타는 승부를 봤네요. LG의 성장이 무섭기도 하지만, 그래도 이제 제대로 라이벌이라고 할 만한 경기력으로 LG가 올라와서 다음 경기가 사뭇 기대가 되기도 합니다.

라이벌전이라고 하면 두 팀의 순위가 어떠하든 항상 아슬아슬한 승부를 보여야 합니다. 한일전처럼 말이죠. 그리고 라이벌전은 실력보다는 그날의 컨디션이나 정신력에서 승부가 갈려서 경기 흐름이 중요시되는데요. 딱 이번 3연전이 그런 케이스였죠. 첫 경기에서는 김재호가, 세번째 경기에서는 이대형이 어이없는 실책을 범해 무너졌죠. 둘다 경기의 중압감을 이기지 못하기 때문에 나오는 실수입니다. 전형적인 라이벌전의 특징이기도 하죠. 덕분에 팬들은 천당과 지옥을 오가는 경험을 했습니다. 다음 LG와의 3연전이 어린이날 시리즈인데 직접 잠실로 출격해야하지 않을까 싶네요. 3연전을 보고난 느낌 간략하게 정리합니다.

1. 독기품은 LG... 너답지 않게 왜 그러니?
페타지니가 원래 이런 선수였나요? 작년까지만 해도 장타력은 있었지만, 그렇다고 무서운 선수는 아니었거든요. 하지만 지금 페타지니의 모습은 전성기 우즈의 모습을 능가하네요. 1차전에서 3연타석 홈런이라니... 그것도 끝내기 만루홈런은... 정말 아무나 하는게 아닌데... 페타지니가 떡하고 버티고 있으니 LG의 타선이 정말 후덜덜이더라구요. 게다가 정성훈의 날카로운 모습까지 더해져서 이제 LG타선을 얕잡아봤다간 큰코 다칠 듯 싶네요.

하지만 정말 LG가 달라진 모습은 다른 장면입니다. 최동수가 대타로 안타치고 들어갈 때 오버하는 모습... 그리고 안치용이 잘 친 타구가 이재우에게 잡혔을 때 헬멧을 집어던지던 모습... 작년까지 보지 못하던 투지네요. 어딘지 패배주의가 팽배했던 LG와는 다르더라구요.

2. 이용찬의 부활... 너라면 능히 해내리라 믿었다
세번째 경기에서 가장 행복했던건 LG전 승리보다 이용찬이 자신감을 되찾았다는 점입니다. 신인투수가 끝내기 만루홈런을 맞았다면 대개 심각한 트라우마로 슬럼프에 빠졌을텐데요. 이용찬은 씩씩하게 잘 이겨냈네요. 비록 세번째 경기 9회말에서 첫 타자를 볼넷으로 내줬지만, 이진영을 병살로 잡고, 마지막 박병호를 삼구삼진으로 셧아웃시킨 모습은 너무나도 알흠다운 풍경이었습니다. 마치 한폭의 그림같은... 특히 1구와 2구를 안쪽 바깥쪽 직구로 스트라이크 잡고 3구 결정구를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을 유도했다는 점은 그간 약점으로 지적되어온 변화구 제구력이 제대로 먹히고 있다는걸 증명하죠.

이로써 두산은 리그 최강은 몰라도 최고의 구위를 가진 마무리를 보유하게 되었습니다. 경험만 착실히 쌓는다면 이용찬의 묵직한 존재감은 상대에게 공포로 느껴지겠죠. 행복하네요. ^^

3. 김동주의 존재감... 역시 두목은 두목!
김동주가 있는한 두산은 강팀일 수 밖에 없죠. 리그 최강의 파워를 갖고 있다는 점 외에도 선배를 챙기고 후배를 다독거리는 마음 씀씀이 또한 본받을 만합니다. 과거 박경완은 인터뷰에서 김동주만큼 선배 예우 잘해주는 후배도 없다고 하더라구요. 첫 경기에서 끝내기 역전패를 하고 들어오는 후배들을 앞에서 맞아주는 모습은 감동이었죠. 팀의 리더로써 홍성흔의 역할까지 떠맡는 그의 모습에 그저 든든할 뿐이네요.

첫 경기는 김동주가 결장해서 졌지만, 그가 출장한 두번째, 세번째 경기에서 이겼다는 점... 왜 그가 두산베어스의 상징인지 보여준다고 할 수 있죠.

덧글...
LG가 관중수를 제대로 잡기 시작했더군요. 세번째 경기를 예전같으면 만원이라고 발표했을텐데 22,000명 수준이라고 하는거 보니, 지난해 감사받고 나서 정신차린 모양입니다. 그동안 관중수 많다는걸 빌미로 인기구단이라 주장해왔는데, 조작하지 않고도 계속 그렇게 말할 수 있는지 지켜봐야 겠네요.


두산의 내야진이 얼마나 뎁스가 깊고 럭셔리인지 보여주는 사례가 나왔네요. 어제 한화전에서 막판에 이원석-김재호-손시헌-이대수로 이어지는 내야라인을 선보였거든요. 모두 유격수 출신인데다 다른 팀에 가면 주전을 할 선수들인데 후보로 출전해 1루에서 3루까지 채워놓은거죠. 주전멤버는 오재원-고영민-손시헌-김동주로 국대급 수준인데요. 백업으로 구성해도 왠만한 다른 팀 1군보다 면면이 화려하네요.(수비력만 보면...)

그래서 한편 이대수, 김재호, 이원석에게는 미안한게 사실이에요. 풀타임 주전의 실력을 갖추고도 벤치에서 응원하고 있으니 얼마나 답답하겠습니까? 그래서 지난 스토브리그에 트레이드를 주장하기도 했었는데요. 지금 보니 트레이드가 별로 필요없을꺼 같네요. 오재원 부상에서 보듯 한 시즌 내내 부상선수 없이 구단을 운영하기는 힘들구요. 탄탄한 백업멤버가 있어야 기존 선수들도 실력이 일취월장하죠. 그리고 결국 수비가 탄탄한 팀이 단기전에서 유리하다는 측면에서 백업멤버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기아의 양현종이나 히어로즈의 이현승과의 트레이드를 꿈꾸기도 했는데... 이젠 접을랍니다. 쏠쏠한 좌완도 좋지만 탄탄한 내야가 더 눈에 쏙 들어온다능... 넘 설레발 팬심인가요? ㅎㅎ


올 시즌 첫 잠실구장 출격했습니다. 결과는 3:1 승리로 2연승이네요. 두산은 선수단 전체에 힘이 느껴져서 질 것 같지 않았는데... 역시나 오늘도 이겼습니다. 아직 두경기라 뭐라 말하기 어렵지만 올해는 일을 낼 것 같네요. 두산선수들 젊기도 하지만 주전과 백업의 차이가 별로 느껴지지 않는 두터운 뎁스가 우승권으로 보여집니다. 간단한 직관 후기 올립니다.

오늘은 차를 끌고 갔는데요. 정말 사람들 엄청 많더군요. 잠실구장으로 들어가려는 차들이 두줄로 길게 서있었지만, 결국 자리가 없어 탄천으로 돌렸구요. 관중도 많아서 계단에 앉은 사람들 꽤 많더군요. 하지만 관중수는 29,000명이 채 안되었다네요. 당연히 만원인줄 알았는데... 두산이 관중 뻥튀기는 커녕 관중 축소를 하는건 아닌지 모르겠네요. 그래도 며칠전 인터넷 예약으로 주차지연에도 불구하고 바로 앉을 수 있었습니다.

오늘 경기의 히어로는 최승환을 빼놓을 수 없네요. 뜬금포로 결승 투런홈런을 날리기도 했구요. 무리없는 투수리드도 좋았습니다. 이제 채상병에 불안해하던 두산팬들의 마음을 차지한게 아닌가 싶네요. 특히 유리한 카운트에서 공격적으로 안쪽을 찔러주는 직구 승부구...! 아주 잘 먹혔습니다. 자꾸 바깥쪽으로 도망가는 것보다 훨씬 보기 좋더라구요. 물론 정재훈의 송곳 제구력이 있었기에 가능했겠죠. 2년 연속 SK에 무너진게 박경완에 꼼짝없이 당했기 때문인데요. 최승환이 타자심리를 꿰뚫는 경험만 더 쌓는다면, 두산의 아킬레스건 하나는 없는셈 쳐도 됩니다.


기아는 투수라인은 괜챦은데 타선이 영 아니더군요. 아직 제 기량을 찾지 못한 것 같네요. 특히 최희섭은 2땅-삼진-삼진-삼진으로 4타수 무안타였습니다. 여전히 상체와 하체가 따로 노는 듯한 자세는 변함없었고, 상체 힘으로만 휘두르더군요. 그리고 이틀 제대로된 활약을 못보여줘서 그런지 심리적으로도 위축된 듯... 이런 최희'삽'을 박펠레와 허구라는 올해 큰 일을 해낼 선수라고 치켜세우기 바빴죠. 참고로 박펠레는 기아의 4강행은 당연한 것이라고 아예 못을 박았었구요. 아마 박펠레의 그 예상을 듣는 순간 기아팬들은 재수 옴붙었다고 침을 퉤퉤 뱉었을겁니다. 벌써부터 엠팍에는 역시 박펠레의 저주가 기아와 최희섭에게 떨어졌다는 글들이 올라오네요. 안목없는 박펠레와 허구라의 삽질은 어디까지 이어질지... 흠...

하지만 양현종의 구위는 정말 수준급이더군요. 이대수를 내주고 양현종을 데려오고 싶었는데,이대수만주고 데려오기에는 좀 미안한 선수네요. 공도 빠르지만 제구도 잘되고 오늘 최승환의 뜬금포 빼고는 우리 타자들 혼줄 났었다능...

덧글...
팬북도 샀는데요. 얼마만에 구입하는 팬북인지... 마치 방학 통지서를 받아든 초등학생처럼 기분이 뽀샤시해지네요. 종이가 구겨지지 않게 조심조심 넘겨가면 봐야겠습니다.


두산이 개막전에서 기아를 꺾었습니다. 상대 투수가 윤석민이었기에 승리의 의미는 더 컸죠. 지리라고 생각하진 않았지만, 그래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우완인만큼 쉽지 않으리라 봤는데, 기대를 져버리진 않았네요. 점수는 7:5였구요. 승리투수는 김선우, 세이브는 이용찬, 결승타는 김동주입니다.

오늘은 김경문감독 얘기대로 전반적으로 만족스러운 경기였습니다. 임태훈이 중간에서 1이닝은 잘 막고 다음 이닝에서 만루를 자초하고 내려가 옥의 티라고 할 수 있지만, 그 외에는 괜챦은 출발이라 할 수 있겠네요. 이종욱은 여전히허슬심장이 강하게 맥박질을 하고 있었고, 오재원은 올해 대박을 기대할만큼 타격이 좋아졌구요. 고영민은 국가대표 2익수의 위용을 과시했죠. 김동주는 뭐 두 말할 필요 없구요. 김현수는 거의 원바운드로 떨어지는 변화구를 받아쳐 안타를 만들어 낼만큼 변함없는 기계의 위력을 보여줬죠. 신무기 왓슨은 아직은 물음표지만 그래도 준척 이상은 될 것으로 보이구요. 손시헌은 비록 에러를 하나 했지만 15승 투수급이기에 듬직합니다. 최승환은 오늘 투수 리드 잘해줬습니다. 뜬금포도 하나씩 해준다면 더 이상 바랄게 없겠습니다. 그리고 임재철도 제대 이후 첫 경기라 부담스러웠을텐데 그런대로 괜챦았네요. 이런 분위기라면 최소한 작년보다 못할 것 같진 않습니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 오늘 가장 기뻤던건 역시 이용찬이네요. 혹시 이용찬의 투구장면을 보셨나요? 150을 넘는 강속구가 뱀직구처럼 휘어들어가던 그 위력... 그냥 후덜덜이더라구요. 인터넷에서는 구위가 오승환과 비슷하다고 하던데, 제가 보기엔 전성기 때 임창용에 가깝더군요. 오승환이 그냥 묵직했던 돌직구라면 임창용은 공의 회전이 워낙 좋아서 직구도 뱀처럼 휘어지거든요. 특히나 오버스로우 투수가 직구가 휘어진다는거... 박찬호급이나 가능한 얘기입니다.

올해 두산의 아킬레스건이 마무리였는데 이용찬이 오늘 승리를 기반으로 자신감있는 투구를 계속 보여준다면요. 두산은 올해도 희망적이겠네요. 이용찬이 작년까지는 주자있을 때 많이 흔들렸지만. 올해는 극복해내리라 믿습니다. 이용찬 화이팅! ^^
 
오늘은 두산, 삼성, 한화, 롯데가 승리했습니다. 시즌 전 우모가 예상했던 4강 후보가 롯데, 두산, SK, 히어로즈였는데요. 오늘 경기만 보면 두산과 롯데는 정말 전력이 탄탄하다는 느낌이 드네요.  물론 야구는 9회 종료될 때까지 끝난게 아니고, 코리안시리즈 우승 헹가레하기 전까지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지만...  흠냘~

덧글...
그동안 두산 개막전은 늘 비가 오거나 황사가 불거나 날씨가 안좋았는데 오늘은 그런대로 좋았네요. 덕분에 관중은 20,500명 만원이었구요. 열기는 한 여름을 방불케 했네요. 내일은 우모가 잠실로 직접 출격합니다. 아 설레이네요~ *^^*


인터넷에 보면 가끔씩 순위 매기는 놀이를 하는데요. 가령 강남>분당>평촌>일산> 이라든가, 설대>연대>고대 라든가 하는... 어찌 보면 유치하기까지한 등수놀이에 댓글이 수없이 달리는거 보면, 우리 DNA에는 뭔가 서열의식 내지는 경쟁의식이 내재되어 있는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프로야구도 예외는 아니죠. 어떤 팀의 팬이 많은가, 어느 팀이 명문인가 등등 유사 등수놀이가 많습니다. 그중에서도 어떤 팀의 관중동원능력이 좋은가 따지는 것도 있는데요. 관중동원수는 인기도와 직결되기에 팬들에 따라 주장이 많이 엇갈리네요. 객관적인 수치가 없는 상황에서 모두 주관적인 평가를 내리니까 당연한거지만서두...

가끔씩 여론조사 방식으로 롯데가 삼성을 제치고 가장 인기있는 팀이라는 분석도 봤던 것 같고, 빅마켓인 두산, 엘지, SK, 롯데가 잘해야 프로야구가 산다는 얘기도 들리기도 하는데, 하여간 프로야구 인기팀은 앞으로도 계속 논란이 이어질겁니다. 참고로 경제적 가치 측면에서 보는 자료로는 롯데, 두산의 순이네요. 여론조사가 질문방식이나 대상 선정 등의 기준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편차가 많이 드러날 가능성이 높다면, 경제적 가치는 내재적인 속성을 평가하는 방식이라 좀더 신뢰가 간다고 봅니다. 특히 구단을 매각할 때 이 자료는 절대적인 기준이 되기에 시장의 평가를 고스란히 반영한다고도 볼 수 있겠죠.


위의 표는 구단의 연고지 가치, 입장수익, 구단 인지도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한 수치입니다. 스타디움 가치는 입장수익이 높은 순... 즉, 관중도 많이 들어오고 객단가도 높은 팀이 유리하죠. 특히 브랜드가치라는 항목이 눈에 띄는데요. 여기서는 인지도를 말하더군요. 인지도는 롯데>삼성>두산>SK의 순이네요.

결국 시장의 평가는 롯데>두산>LG>삼성인데요. 개인적으로는 좀 다르게 봅니다. 특히 야구장에 갔을 때 느꼈던 관중수, 열정 등을 감안하면 롯데>두산>기아>삼성의 순으로 보고 싶네요. 롯데는 사직구장을 중심으로 열광적인 응원이 이미 트레이드 마크가 되었구요. 전통의 기아는 광주구장이 작아 관중동원수는 작지만 잠실에서는 늘 꽉 채워주고 있죠. 열정도 남못지 않습니다. 삼성도 마찬가지구요. 참고가 될런지는 모르지만 이닝 커뮤니티도 보면 롯데>기아>두산 순으로 팬들이 많죠. 반면 LG는 최근 몇년간 두산 홈경기 때 거의 반도 못채워주고 있고, 한화와 SK는 좀 기대에 못미치는게 사실입니다. 히어로즈는 안습이구요.

또 주관적인 평가로 다시 돌아갔습니다만... 어쨌든 두산, 롯데, 기아가 살아야 프로야구가 흥행이 이루어지고 전국적인 관중동원이 원활해지는건 확실해 보입니다. 관중동원이 최다였던 2008년과 1995년의 공통점은 두산과 롯데의 상위권 진입 및 포스트시즌 격돌이었으니까요.


랜들이 선릉역 게단에서 넘어져 부상당했었죠. 결국 퇴출당했다네요. 참 아쉽네요. 성적을 외면할 수 없는 구단의 입장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좀더 기다려줄 수 있지 않았나 싶기도 하구요. 한국형 용병 랜들이 더 이상 두산 유니폼을 입을 수 없다고 하니 마음이 착잡합니다. 머리로는 이해가지만 가슴으론 받아들이기 어려운 경우가 이런게 아닌가 하는... 흠...

랜들이 참 재수없는게요. 계단에서 넘어지면 대개 손을 짚어서 몸을 보호하는데, 투수인지라 손을 보호하려고 그냥 몸으로 부딪쳤다고 하네요. 그러다가 재수없이 허리를 다쳤구요. 병명도 희한한 허리 우측 횡돌기 골절이라는... 프로선수라면 당연히 활약 여부로 몸값을 인정받고 또 가치가 떨어지면 퇴출당하는게 당연한거지만... 참 안타깝기 그지 없네요.

랜들은 리오스, 레스 등에 비해 화려한 선수생활을 보내진 못했습니다. 기억이 맞다면 레스의 추천에 의해 두산 유니폼을 입어서 용병이라기보다는 레스의 외로움을 달래주는 역할 정도로 생각하기도 했었죠. 게다가 랜들의 구위도 그닥 위력적이지 않았구요. 하지만 꾸준함이랄까... 성실함이랄까... 그런 랜들의 성품이 한국 토양에 잘 맞아서 훌륭하진 않지만 준수한 성적을 올렸더랬습니다. 특히 SK에 강해서 작년 한국시리즈 때도 큰 기둥이 되어주었구요.

그에게 받았던 가장 큰 감동은 랜들의 부친이 돌아가셨을 때 입니다. 당연히 미국에 다녀와야 하는데도 팀을 위해 가지 않았던... 장면에서 그냥 아메리칸 랜들이 아닌 왠지 코리안 랜들의 향기를 느꼈죠. 돈이 오가는 프로의 세계에서 인간적인 냄새를 맡는다는건 참 신선한 충격이거든요. 그런 그가 이제 퇴출당했습니다. 에혀~

랜들...
어디가서도 열심히 잘살기를...
그리고 꼭 쾌차해서 가능하다면 다시 두산마운드에 올라주기를...


임창용의 실투 혹은 오기투에 대한 갑론을박이 그간 한창이었네요. 보진 않았지만 백분토론에까지 화제에 올랐더군요. 더불어 인터넷에는 임창용에 대한 옹호와 비난(?)이 난무했구요. 평소 TV를 보지 않기에 그런 논란이 있는줄도 몰랐는데요. 그만큼 이번 한일전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았지 않았나 생각해봅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은 임창용에 대한 질책은 얼토당토하지 않고 합리적이지도 않다고 봅니다. 그건 결과론에 근거한 논의기 때문이죠. 만약 임창용이 이치로를 잡았다면 얘기는 180도 바뀌었을겁니다. 아마 국민적 영웅으로 떠올랐을테구요. 그러나 임창용이 실패를 했다고 해서 그의 선택 자체를 나무라는 것은 온당치 않습니다. 그런걸 지적하기 시작하면 선수들은 정상적인 플레이를 하기 어렵거든요. 결과적으로 비난이 무서워진다면 선수는 주어진 작전대로만 플레이를 하고 생각을 거부하게 되어, 결국 기계로 전락하게 됩니다.

키보드 워리어들... 설마 그런걸 바라는건 아니시겠죠..? 경기에 졌다고 단지 인터넷에만 화풀이하는 사람은 공 하나 하나에 4천만이 집중하는 선수의 중압감을 짐작조차 못할겁니다.


임창용선수!
일본에서 멋지게 재기한 것도 고마운데 국대에서 빼놓을 수 없는 키맨으로 역할해준 것... 잊지 않을께요. 일본에서도 계속 화이팅해주길 바래요~


뭐 더 무슨 말이 필요하나요?
이 정도까지 싸우고 진거라면 지더라도 여한이 없습니다.

후회없이 잘 싸웠고 한국남아의 기개를 만방에 떨쳐줬고, 감독님, 코치진, 그리고 우리 선수들 너무너무 자랑스럽습니다. 비록 회사에서 이런저런 회의로 제대로 못보고 눈팅만 해서 감동을 지대루 느끼지는 못했지만, 기사만 읽어도 눈시울이 뜨거워지네요. 봉중근의 눈물을 보니 더더욱...

9회말 투아웃에서 고영민이 다르빗슈를 상대로 멋진 끝내기 안타를 날려줬다면 깜놀하며 우황청심환 찾았을텐데... 이 정도 투지만 보여줘도 행복할 뿐입니다.

김인식감독님이 인터뷰에서 메이저리그들이 지배하는 야구판에 위대한 도전을 하겠다고 하셨는데요. 위대한 도전이 아쉽지만 은메달로 끝났기에 앞으로의 도전은 계속 의미가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다음 WBC에서 일본을 격파하기 위해 젊은 선수들이 부단히 실력을 연마하고, 또 그 노력이 결실을 맺어 금메달을 딴다면 위대한 도전은 해피엔딩으로 끝나게 되겠지요. 우리는 한국 프로야구를 열심히 응원하고 돔구장 등 인프라 투자가 잘 이루어질 수 있도록 뒷받침하는 일만 남았습니다. 올해도 우모는 야구장으로 고고씽~~^^

우리 국민감독 김인식감독님, 코치, 선수들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졌다고 기죽지 마세요. 내일은 금메달입니다!


어제 퇴근 무렵 라디오에서 WBC 결승전 예상을 하는데 한국이 압도적으로 이길꺼라고 모기자가 예언하더군요. 순간 머리속이 멍~해지더군요. 그 기자가 바로 베이징올림픽에서 고전을 예상했던 박펠레였거든요. 고전도 고전이지만 심지어 네덜란드도 쉽지 않을꺼라고 얘기했던 기억이 나네요.

그런 박펠레가 압도적으로 이길꺼라고 했으니...
사실상 오늘의 경기는 이기더라도 겨우 이기거나 아니면 진다고 봐야 되나요...? 흠...

참고로 포스팅하는 현재까지 3:1로 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박펠레... 박펠레... ㅠ.ㅠ


일본이 미국을 이겨 결국 한국의 결승상대는 일본으로 정해졌습니다. 농담처럼 얘기했던 한국과 일본이 최대 5번까지 만날 수 있다는게 현실이 되어버렸네요. 아무리 더블 일리미네이션이라는 제도가 원래 그렇다 하더라도, 한 팀과 경기하는 횟수가 다른 팀과 만나는 횟수와 비슷하다면, 이 제도가 과연 합리적인가 하는 물음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건 거의 한국과 일본의 더비시리즈라고 봐도 무방할 수준이거든요.

야구가 축구처럼 국가간 실력차가 급격하게 변하지 않는다고 봤을 때, 더블 일리미네이션 제도를 채택하는 한 내년에도 한일 더비시리즈가 될 확률이 농후합니다. 여전히 일본과 예선에서 두번 경기할 것이고, 본선에서도 그럴 확률이 상당히 높죠. 한국, 일본, 쿠바 3강을 본선에서 같은 조에 배치한데 대한 카스트로의 불만도 그래서 이해가 갑니다. 아무리 미국이 야구 대통령이라 하더라도 공정하지 못하게 운영하면 WBC의 권위는 떨어지고 회원은 이탈하겠죠. 과거 잉글랜드 중심의 축구 질서에 대항한 프랑스가 피파(FIFA)를 주도한 것처럼, 야구도 미국이 아닌 다른 나라 주도의 대회가 탄생할 수도 있는겁니다.

이는 모두 오만한 MLB의 이기주의 때문인데요. 대회 곳곳에서 발견됩니다. 공공연히 WBC를 MLB 입성하는 선수들을 위한 장으로 홍보하고 있다는 점도 못마땅하구요. 국가대표를 평가할 때 MLB 선수가 몇명 있는가가 기준이 되는 것도 그닥 비호감이네요. 어차피 철저한 자본주의의 사회인 미국에서 MLB만큼 상업적 가치가 없는 WBC에 세심한 배려를 해달라고 하는게 우스운 일이기도 하지만요.

근데 이렇게 궁시렁 궁시렁 불만 많음에도 불구하고...
WBC를 애타게 기다리는 나는 대체 뭘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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