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이 2009년 정규리그를 마쳤습니다. 이로써 71승 2무 60패로 3위를 기록했는데요. 못한건 아니지만, 작년까지 2위였음을 감안하면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후반기에 1위까지 달렸는데 기아에게 3연패를 당한게 컸네요. 이때 무너진게 3위까지 내려앉게 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경기 패배로 SK의 19연승 기록을 이어줬다는 점... 역시 치욕스럽네요. 플레이오프에서 만날 수 있는 상대에게 기선 제압 당하지 않을까 걱정스럽기도 하구요.
그래도 자랑스러운건 김현수가 프로야구 최초로 2년 연속 0.350 이상을 쳤고, 최다안타왕을 차지했다는 겁니다. 홈런도 20개 이상을 쳤으니 시즌전 자신이 목표한 바는 다 이뤘네요. 정말 대단한 선수입니다. 이대로만 간다면 국민타자로의 등극... 머지 않았네요.
가을야구를 앞둔 상황에서 포스트시즌을 전망해보면 솔직히 쉽지 않아 보입니다. 그러고 보면 작년이 참 최적의 우승 찬스였죠. 올해는 작년보다 힘들구요. 우승확률이 30% 미만으로 떨어지는 것 같네요. 극강의 SK도 그렇고 미친 듯 달려온 기아도 무섭습니다. 롯데는 어디 만만한가요? 냉정하게 평가하면 플레이오프까지가 올시즌 두산의 한계가 아닐까... 예상해봅니다. 에혀... ㅜ.ㅜ
그래서 지금 라인업에서 좀 변화를 주고 싶네요. 그래야 포스트시즌에서 승산을 높일 수 있지 않을까 싶구요. 현재까지의 라인업은 아래와 같았습니다. 최근 좀 무기력했죠.
1. 이종욱 CF
2. 고영민 2B
3. 김현수 LF
4. 김동주 3B
5. 최준석 DF
6. 손시헌 SS
7. 이원석 1B
8. 최승환 C
9. 임재철 RF
근데 중간중간 부진한 선수들이 좀 보이죠? 임재철, 최준석이 일단 눈에 들어오는데요. 임재철은 타신으로 불리던 시즌 중반까지의 위용은 사라지고, 최근 뱃 스피드가 떨어졌습니다. 아무래도 군 제대 이후 첫 풀타임 출장이라 그런게 아닌가 싶네요. 게다가 심심챦게 에러까지도... 최준석도 광돈신이라는 닉네임이 쑥스러울 정도로 물먹은 방망이입니다. 1루 수비도 그닥 좋진 않구요. 조금 계기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하여간 두명은 아래처럼 좀 바꿨으면 하네요.
1. 정수빈 RF
2. 이종욱 CF
3. 고영민 2B
4. 김현수 LF
5. 김동주 3B
6. 이성열 DF
7. 이원석 1B
8. 손시헌 SS
9. 용덕한 C
이 타순은 우선 단기전인만큼 수비를 중심으로 짠 타선이구요. 두산의 장기인 발야구를 극대화했습니다. 사실상 1~3번은 테이블 세터진이구요. 4~6번이 진짜 클린업이죠. 특히 정수빈의 1번 배치는 모험이긴 한데, 정수빈이 극강의 선구안을 갖고 있어 쉽게 물러나지 않는 스타일인걸 감안한거구요. 이종욱이 최근 잘 맞지 않은 것도 고려했습니다.
그리고는 이성열이 눈에 뜨이죠? 이성열은 분명 변화구에 약점이 있죠. 그래서 그동안 주로 대타로만 썼는데 최준석의 컨디션이 올라오지 않는다는 전제 하에 풀타임의 기회를 주고 싶네요. 왠지 근거없는 느낌인데, 올 포스트시즌에는 이성열이 작년 오재원처럼 뭔가 해주지 않을까 싶거든요. 그리고 용덕한은 최승환보다 나은 블로킹 능력으로 선발했습니다. 조커로는 물론 최준석입니다. 최준석은 대타, 1루, 지명타자 등으로 활용할 수 있구요. 왼손 투수일 때 한방 날려주길 기대합니다. 오재원은 대주자, 대수비 등으로 쏠쏠하고, 김재호는 고영민의 백업으로 쓰면 되구요. 여차하면 외야수로 민병헌과 임재철도 뛸 준비를 하고 있죠. 포수로는 최승환도 있네요. 최승환도 좋긴 한데 용덕한이 블로킹이 더 좋아서 안정적인 수비요원으로 용덕한을 선발했습니다.
김경문 감독님이 어떻게 선발 라인업을 짤지 모르지만, 제 바램대로 가건 안가건 무조건 달감독님만 믿고 열렬히 응원하렵니다. 쉽지는 않겠지만 2001년의 기적을 다시 이룰 수 있으리라 믿구요. 한번 분위기를 타면 거침없는 곰들의 무한 각목질로 8년만의 우승을 이루기 기원합니다. 미러클 두산은 그냥 붙여진 칭호가 아니니까요.
덧글...
한가지 위안을 삼는 것은요.
7월에는 롯데가 돌풍을 일으켰고,
8월에는 기아가 무지막지한 승리를 따냈고,
9월엔 SK가 전무후무한 연승가도를 달렸습니다.
그렇다면 10월에 미치도록 질주할 팀은 어디인가요...?
올해는 무조건 '닥치고 V4'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