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흔, 이혜천, 안경현이 팀을 떠난 이후 두산베어스의 내년 라인업은 어떻게 변할까 싶어 한번 끄적여 봅니다. 김동주의 일본행 추진, 거포 트레이드, 용병 타자 영입 등의 변수가 아직 남아있긴 하지만요. 일단 용병타자를 구해온다는 가정하에 객관성이라곤 눈꼽만치도 없이 편파적으로 선정해 봅니다.

선발투수 : 랜들, 김선우, 정재훈, 김명제, 이원재
랜들, 김선우는 확정이라고 보구요. 나머지 2~3명을 두고 4명이 각축을 벌이지 않을까 싶네요. 정재훈, 김명제, 이승학, 이원재가 그 후보가 아닐까 싶습니다. 김경문감독의 스타일상 정재훈과 김명제가 유력할 것으로 보이지만, 동계캠프에서 누가 어떻게 기량을 향상시키느냐에 따라 의외의 결과가 나올 수도 있지 않을까요? 개인적으로는 랜들, 김선우, 정재훈, 김명제에 이원재가 탑승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승학의 구위가 올 포스트시즌에 그닥 좋지 않았던데 비해, 이원재의 성장세에 점수를 주고 싶네요.

중간계투 : 이재우, 임태훈, 성영훈, 박민석, 이승학, 김상현, 금민철, 진야곱
우완으로는 이재우, 임태훈, 성영훈, 박민석, 김상현 그리고 선발에서 탈락한 이승학이 유력할테고, 좌완으로는 금민철, 진야곱 등이 대상인데 좌완이 양적 질적으로 조금 약하다는게 고민이네요. 트레이드로 메워야 할 부분입니다. 생각같아서는 기아의 양현종이나 SK의 정우람 정도만 되도 땡큐인데요. 그보다는 진야곱이 몸무게 좀 불려서 150km 이상 던지고 제구력도 잡아서 특급 좌완으로 성장했음 싶습니다. 이승학은 아마 롱릴리프로 기용하다 선발진에 구멍이 생겼을 때 선발로 올라갈 가능성이 크네요. 그 외에 1군에 뽑지는 않았지만 기대되는 선수는 노경은선수인데요. 2003년에 3.5억으로 1차 지명을 받을만큼 기대가 컸는데, 그간 1군에서 그닥 좋은 모습을 보여주진 못했죠. 올해는 포스를 유감없이 발휘해주기 바랍니다. 와일드카드로 원용묵도 빼놓을 수 없죠. 어느 정도 제구력만 확보된다면 왼손이 귀한 팀 특성상 1군 승격가능성도 있습니다.  

마무리 : 이용찬
두산은 마무리가 가장 문제인데요. 달감독이 이용찬으로 가겠다고 천명한 이상 동계훈련에서 특별한 이상이 없는 한 이용찬으로 밀지 싶습니다. 하지만 이용찬이 공은 좋지만 초짜인지라 불안하죠. 그렇다고 성영훈으로 바로 갈 수도 없고... 예전에 서동환의 실패담도 있어서 신인의 마무리 기용은 왠지 롤러코스터 타는 기분이라서요. 하여간 문제입니다. 정재훈이 마무리에 올라오면 정작가가 되어버리니 대안은 찾아야 하는데 쉽지 않습니다. 이재우의 마무리 기용은 어떨까도 생각해 보는데... 글쎄요... 잘 모르겠습니다.

포수 : 채상병
포수는 기용폭이 좁은 관계로 엔트리는 뻔하지 싶습니다. 채상병, 최승환, 용덕한이 거의 확실할테구요. 김진수가 변수긴 하겠네요. 김재환은 차세대로 키우느라 상무보냈으니 일단 성적과 컨디션 위주로 선발이 결정될겁니다. 개인적으로는 용덕한이 쿠데타를 일으켰음 싶은데요. 안정적인 투수리드를 중시하는 달감독의 스타일상 채상병이 유력하겠죠? 하지만 채상병은 어쩔 수 없이 홍성흔의 그림자가 있는 선수인지라, 잘하든 못하든 팬들의 과도한 질시가 이어질겁니다. 불쌍한 채상병....

1루수 : 오재원
타자로 용병을 구한다면 아마 1루, 우익수, 지명이 될겁니다. 용병을 지명으로 돌린다는 가정이라면 오재원이 될꺼구요. 최준석은 신체구조상 둔한 몸놀림과 센스로 1루를 차지하긴 어렵겠죠. 개인적으로는 오재원이 내년에 기량이 굉장히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3할 2푼에 도루 30개 타점 70개 정도...? 흠... 좀 과하다구요? 글쎄요. 뚜껑을 열고봐야 하겠지만, 아마 홍성흔의 빈자리를 오재원이 채워주지 않을까 싶습니다. 오재원, 최준석 외에 생각할 수 있는 카드는 이성렬인데요. 수비가 어느 정도 받쳐주지 않는한 주전자리를 차지하긴 어려운게 현실이네요. 최준석보다 파워가 있는 것도 아니고 오재원보다 발이 빠른 것도 아니니...

2루수 : 고영민
고영민은 두산베어스의 2루수가 아니라 이미 대한민국의 2루수죠.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수비센스와 주루능력은 리그 최강이고, 클러치 능력까지 갖추고 있습니다. 분명히 내년 WBC에서도 2루를 지키고 있을텐데요. 내년엔 홍성흔의 타격부재를 고영민이 어느 정도 상쇄해줘야 합니다. 그래야 두산이 두점베어스로 전락하지 않겠죠. 고영민에 필적할만한 선수는 최주환, 정원석 정도인데 아마 수비백업이거나 대타 혹은 대주자 요원에 그치지 않을까 얘상해봅니다. 다만 최주환의 경우 우투좌타에다가 배트스피드가 빠르고, 발도 빨라서 서서히 두각을 드러낼 가능성도 있습니다. 최주환의 아킬레스건은 돌글러브질인데요. 이번 겨울에 부단히 수비력 보강에 노력해야 할겁니다.

유격수 : 손시헌
두산의 유격수는 손시헌, 이대수, 김재호의 3파전인데 실력으로 보나 의지로 보나 손시헌이 단연 주전 유격수라고 봐야죠. 손시헌은 박진만의 대를 잇는 대한민국 유격수급이니까요. 이번 WBC에서 국제경험까지 쌓는다면 자신감까지 장착할테구요. 이대수가 트레이드카드로 떠오르는데, 기아에서 적절한 카드를 제시한다면 성사 가능성은 높지 않나 싶습니다. 다만 뜬금없이 김경문감독이 트레이드 불가를 선언해서 좀 헷갈리긴 한데 주전급 유격수 2명은 두산으로서는 행운이자 짐이 될겁니다.

3루수 : 김동주
두산베어스 3루수가 김동주라는건 의심의 여지가 없죠. 다만 일본 진출을 하느냐 마느냐의 변수가 남아있는데 현해탄을 건넌다면 오재원, 혹은 김재호가 3루를 지킬겁니다. 그런 일이 있어서는 안되지만 본인의 의지가 워낙 강해서... 일말의 불안감이 없지 않네요. 어쨌든 두산에 남든 떠나든 김동주 본인을 위한 선택을 했음 합니다. 그가 일본행을 택한다 해도 섭섭해하진 않을 것 같네요. 그동안 팀을 위해 정말 큰 일을 해줬으니까요. 그래도 남았으면 하는 마음은 팬으로서 당연히 있구요.

외야수 : 이종욱, 김현수, 임재철
중견수 이종욱과 좌익수 김현수는 이미 결정된건데, 우익수가 걸리네요. 후보자는 임재철, 유재웅, 민병헌, 전상렬, 이성렬 등 모두 5명인데요. 임재철이 군입대 전의 기량을 유지한다는 전제 하에 임재철을 유력후보로 뽑습니다. 수비도 좋고 타율도 3할이었거든요. 그리고 오른손이라는 점도 간과할 수 없고... 군 제대 이후 넘치는 의욕도 감안한다면... 임재철의 주전입성은 가장 가능성이 높지 싶습니다. 다만 매너남 유재웅이 실력에 비해 주전자리 얻기가 쉽지 않았는데요. 한번쯤 기회를 주는 것도 좋지 않나 싶습니다. 이성렬도 한달을 줬으니까요. 민병헌도 참 아쉬운 선수이긴 한데요. 올해 어이없는 만세 몇번 불렀죠. 이번 겨울에 실수 줄이는 연습하고 타율도 높이면 주전 우익수의 문은 언제나 열려 있을겁니다. 3루나 홈으로 뿌리는 레이져 송구는 국내 최고 솜씨니까요.

지명타자 : 용병
2009년 성공여부는 지명타자의 활약이 관건입니다. 지명타자가 타율 2위 홍성흔을 대체할 수 있는가에 의해 성적은 판가름나겠죠. 용병을 뽑아온다는 가정하에서는 용병이 가장 유력한데요. 사실 맘속에는 추억의 우즈가 있습니다. 우즈만 와준다면야 정말 좋겠는데요. 본인은 일본에서 선수생활을 계속하겠다는 의지인만큼 실현 가능성은 극히 적을겁니다. 만약 용병으로 투수 2명을 뽑는다면 최준석이 가장 유력해 보이네요. 그 외엔 이성렬이 정교함을 갖춘다면 가능성이 있겠구요. 유재웅이 우익수 경쟁에서 밀린다면 지명타자로도 활용할 수 있겠죠. 적다보니 갑자기 이두환이 생각나네요. 이용찬의 장충고 동기로 차세대 김동주로 기대를 모았던... 2군에서도 본즈급 활약이 없어서 1군으로 호출되지 않았는데요. 이번 전지훈련에서 뼈를 깎는 노력으로 올라왔으면 하는데 어떨런지...

위에 저은 편파적인 라인업으로 한번 가본다면 타순은 아래처럼 되겠군요. 컨디션에 따라서는 고영민이 2번으로 갈 수도 있겠구요. 만약 용병이 제대로 방망이질을 해준다면 홍성흔의 공백을 크게 느끼지 않을 수도 있고, 꽤 짜임새도 있어 보이는데요. 하지만 덕아웃 분위기는 확실히 차이나겠네요. 홍성흔의 해피 바이러스 전파는 아무나 할 수 있는게 아니니까요. 그래도 남아있는 곰들이 팀 케미스트리의 전통을 이어주리라 믿습니다.  

1. 이종욱 CF
2. 오재원 1B
3. 김현수 LF
4. 김동주 3B
5. 용병    DH
6. 고영민 2B
7. 임재철 RF
8. 채상병 C
9. 손시헌 SS

상황이 좋지 않지만 모쪼록 내년에도 좋은 성적으로 앙숙 SK에 복수를 해줬음 합니다. 아무리 봐도 아킬레스건은 지명타자와 마무리인데요.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라도 버틴다는 각오로 임해준다면 깜짝스타가 또 나올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프랜차이즈 스타들을 못잡았기에 구단에 대한 감정은 좋지 않지만, 그렇다고 남아있는 새끼같은 선수들을 봐서라도 응원은 그만둘 수 없으니... 참 기분 묘하군요. 기분좋게 응원하면 행복하련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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