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력증에 빠졌던 봄날의 곰이 하루만에 무서운 가을의 불곰으로 거듭났습니다. 찬스에서 약했던 어제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이 거의 매회 점수를 내서 손쉽게 승리를 낚았네요. 2연패했다고 해서 두산이 호락호락 물러나리라 생각은 안했었기에, 오늘의 승리가 기쁘다기 보다는 2차전의 연장전 패배가 아쉬워지는군요.
4차전은 양팀 모두 타격전을 벌였습니다. 타자들이 집중력을 발휘했다고도 할 수 있겠지만요. 아무래도 14회 연장탓에 투수들의 체력이 바닥을 드러내는 시점이 된게 아닌가 싶네요. 체력이 소진될 때일수록 드러나는게 실력입니다. 체력이 비등했을 때는 실력차가 그닥 드러나지 않거든요. 하지만 기본기가 약한 선수는 체력소모전에서 금방 밑천을 드러내기 마련입니다. 그런 면에서 투수들의 옥석고르기도 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했죠.
어제 포스팅에서 엔트리에 변화를 줘야 한다고 언급했었는데요. 김경문감독과 필이 통했나요? 다행히 약간의 변화가 있었네요. 전상렬 대신 유재웅이 7번으로 배치되고 이대수가 9번으로 물러났죠. 그리고 그 결과는 만족스러웠습니다. 오늘의 관전평은 편안하게 쓸 수 있겠네요.
1. 이젠 오재원을 빼고 라인업을 짤 수 없다
이 블로그에 가끔 오셨던 분들은 오재원에 대한 저의 애정을 많이 느끼셨을텐데요. 그의 실력과 근성에 대해서는 이미 재론할 필요가 없구요. 다만 그 포텐셜이 이번 포스트시즌에 터질지가 관심꺼리였습니다. 잠재력은 크지만 의외로 큰 경기에서는 새가슴이 되는 선수들이 있기에, '혹시 오재원도?' 하는 일말의 불안감도 있었죠. 하지만 이제 오재원을 빼고서는 라인업을 짤 수 없는 선수가 되어 버렸습니다.
오늘도 5타수 4안타에 1타점 3득점, 그리고 1도루입니다. 영양가 만점인 알토란같은 활약이었죠. 1회에는 이종욱의 안타를 잇는 단타, 2회에는 1사 후 단타, 3회에는 볼넷, 5회에는 1타점 안타, 9회에는 빠른 발로 내야안타를 만들었습니다. 도무지 멈출줄 모르는 폭주기관차를 보는 느낌입니다. 수비도 깔끔하게 매듭을 지었구요. 주루도 어제같은 실패없이 완벽했습니다. 이제 두산과 붙는 팀은 이종욱과 고영민을 능가하는 오재원이라는 만능 플레이어를 또 막아야 하는 부담이 추가된 셈이네요. 산넘어 산, 여우를 피하려다 호랑이를 만난다는 속담은 이런데 쓸 수 있지 않을까요?
2. 경기에 이기고도 불안한 김선우의 부진
4차전같은 타격전에서의 관전 포인트는 양팀이 투수 소모율을 얼마나 줄일 수 있는가 입니다. 리드하는 팀이나 당하는 팀이나 똑같이 적용되는데요. 플레이오프가 7차전임을 감안하면 투수운용은 중요도가 높아지게 마련이죠. 더군다나 3차전까지 투수들은 혹사당했기에, 오늘같은 날 투수운용을 어떻게 하는가, 즉 적은 투수로 얼마나 오래 버티는가는 감독의 고민꺼리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김선우는 실망스럽네요. 두산타자들이 1회에 5점을 뽑아줬기에, 김선우는 최소한 5회 이상 내심 퀄리티 스타트까지는 해줬어야 했습니다. 두산의 에이스라면 그래야만 합니다. 아무리 체력이 많이 떨어졌다고 해도, 5점차 리드에서 3회를 넘기지 못한건 에이스로서 변명의 여지가 없죠. 김선우의 피칭 내용이 우울한건 구위가 그다지 나쁘지 않았음에도 많이 맞았다는 건데요. 그건 두산이 한국시리즈에 올라간다 해도 희망적이지 않을 수 있다는걸 의미하거든요. SK 타선을 고려하면 적신호가 켜졌다고 봐야 합니다.
그래도 정재훈이 3.2이닝 2실점으로 제 몫을 훌륭하게 해줬구요. 임태훈도 2이닝 무실점으로 완벽투를 보여줬습니다. 특히 임태훈의 구위는 흐믓하게 하네요. 임태훈이 기특한건 조금씩 꾸준히 발전한다는건데요. 오늘은 변화구 구사율을 높여 위력적인 직구를 더욱 날카롭게 가다듬었더군요. 7회 조동찬과 12구까지가는 접전에서 결정구로 선택한게 바로 각도 큰 변화구였습니다. 앞으로 상대 타자들이 직구만 노리고 나오지는 못할겁니다. 두산 마운드의 미래는 임태훈이 있어 든든합니다. 그리고 마지막 나온 금민철은 0.1이닝을 1실점으로 강판되었구요. 대신 김상현이 마무리지었습니다.
반면 삼성은 이상목이 1회에 5실점하며 물러났지만, 경기를 반쯤 포기한 탓에 점수만큼의 많은 투수를 소모하진 않았습니다. 오히려 두산보다 적은 세명으로 마무리지었구요. 그동안 많이 던지지 않았던 전병호와 조진호를 끝까지 이어 던지게 해서 1진들의 체력을 최대한 아꼈네요. 좀더 공격을 퍼부어서 한명쯤 더 나오게 했더라면 좋았을껄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그래도 다른 투수들을 올리지는 않았을 선동렬감독이지만요.
3. 너냐? 잠자는 불곰의 콧털을 뽑은게..?
오늘 경기의 가장 큰 수확은 바로 클린업이 살아났다는 점입니다. 클린업만 폭발하면 SK도 두렵지 않은게 두산이기에, 오늘 홍성흔의 홈런은 눈물겹도록 고맙네요. 이제 불곰들이 긴 잠에서 깨어났으니 그들의 방망이질을 구경하는 일만 남았습니다. "잇츠 쇼타임~!"
우선 김동주가 멀티히트를 때려내며 타격시위를 했죠. 타점도 하나 기록했습니다. 두번째 안타는 잘맞진 않았지만 빚맞은 안타가 슬럼프 벗어나는데 직효약인건 아시죠? 김동주의 홈런을 보게될 날도 이제 머지 않았습니다. 역시 두산은 두목곰이 방망이질을 해줘야 편안한 야구를 합니다.
홍성흔은 4타수 3안타에 3타점입니다. 물론 홈런도 쳐냈구요. 대구구장 가장 먼 중견수 뒷쪽으로 날렸는데, 아쉽게도 아퍼컷 세리머니는 안하더군요. 어웨이인데다 점수차가 많이 나서 그런지 그냥 손만 뻗더이다. 하지만 그렇게 자꾸 밋밋하게 야구하다간 오재원에게 '간지작렬상'을 뺏길 확률이 높다는 것, 명심하기 바라구요. 좀더 분발해서 오버해주길 바랍니다.
그리고 김현수도 드디어 장타를 터뜨렸네요. 펜스를 맞히는 2루타를 뽑아냈고 5타수 2안타에 2타점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기록보다는 내용이 더 좋았는데요. 타석에 들어서는 모습이나 방망이 휘두르는 자세나 자신감을 찾은게 완연하더군요. 어떤 코스의 공이든 보는대로 쳐낸다는 '현수신공'의 본모습을 보여줬습니다. 비록 박진만 시프트에 몇번 막히긴 했지만 그건 뭐 상대가 잘한거니까 어쩔 수 없구요. 본인의 리듬대로 스윙했다는게 대견하네요.
4. 이제는 채상병을 따뜻한 시선으로 보자
두산팬에게 본의 아니게 욕을 많이 먹는 채상병이 오늘 2루타 2개를 포함한 3안타 2타점으로 불방망이를 선보였습니다. 사실 홍성흔의 포수은퇴가 채상병 탓은 아닐진대, 애꿎게 홍포팬들의 표적이 되고 말았죠. 하지만 포수출신 김경문감독으로서는 홍성흔의 포수로서의 부진을 모를리 없고, 아마시절에도 수준급의 실력을 과시했던 채상병을 마냥 외면하기도 어려웠을겁니다. 하여튼 홍포에 대한 애정이 채포에 대한 비난으로 마냥 쏟아진건 두산팬으로서 미안한 일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때문인지 이적생 최승환에게도 밀릴 위기에 쳐하기도 했었죠. 아마 제대하는 용덕한까지 가세하면 내년 안방마님 자리는 경쟁이 치열해질겁니다. 채상병이 그 경쟁을 딛고 주전을 꿰찰지 궁금해지네요.
그동안 채포의 안정적인 리드는 어느 정도 인정을 받았지만요. 타격과 2루 송구능력은 아쉬움이 많았던게 사실입니다. 송구는 동작이 느린만큼 연습이 많이 필요하지만, 타격은 재능이 없는게 아닌만큼 기회를 주면 언젠가는 꽃피우리라 봅니다. 그러기 위해선 우리 두산팬들의 따뜻한 시선과 격려가 필요하구요. 음... 그리고 이제는 홍포를 놔줄 때도 되지 않았나요? 내년엔 좌익수로 뛴다고 하니 홍좌수로 불러야 되지 않을까 싶네요. 흠... 홍캡틴이 낫네요.
뽀너스 #1. 오늘의 MVP
오늘은 모두 잘해줬습니다. 처음 선발로 나온 유재웅도 안타를 쳐냈구요. 오재원도 MVP급 활약을 펼쳤죠. 이종욱 역시 늘 푸른 소나무처럼 변함없는 화이팅을 보여줬습니다. 하지만 홍성흔을 MVP로는 선정하고 싶네요. 그간의 활약이 미미했기에 오늘 상대적으로 부각되어 보이는 면도 없지 않아 있지만, 홍캡틴의 부활이 반가운건 그가 부진한 상태에서는 두산의 우승을 논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오늘의 활화산같은 타격을 계속 이어주길 바라면서 선정해봅니다. 참고로 KBO는 정재훈에게 MVP상을 줬습니다. 사심없이 선정했군요.^^
덧글 1...
두산이 이길 때마다 혹은 질 때마다 주위에서는 저에게 축하나 위로를 해줍니다. 좋기도 하지만 이미지가 아예 그쪽으로 굳어지는건 아닌가 우려되기도 하고, 하여간 뭐 요새는 거의 야구이야기로 하루를 시작하네요. 두산팬으로 보내는 가을이 행복한 이유입니다.
덧글 2...
5차전은 랜들이 배영수와 붙습니다. 내일은 반드시 이겨야 하는 경기인만큼 기선제압이 중요하죠. 하지만 너무 부담갖지 말고 늘 하던대로만 했으면 좋겠네요. 늘 얘기하지만 유연한 몸놀림에서 두산야구의 창의성이 발휘되니까요.
4차전은 양팀 모두 타격전을 벌였습니다. 타자들이 집중력을 발휘했다고도 할 수 있겠지만요. 아무래도 14회 연장탓에 투수들의 체력이 바닥을 드러내는 시점이 된게 아닌가 싶네요. 체력이 소진될 때일수록 드러나는게 실력입니다. 체력이 비등했을 때는 실력차가 그닥 드러나지 않거든요. 하지만 기본기가 약한 선수는 체력소모전에서 금방 밑천을 드러내기 마련입니다. 그런 면에서 투수들의 옥석고르기도 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했죠.
어제 포스팅에서 엔트리에 변화를 줘야 한다고 언급했었는데요. 김경문감독과 필이 통했나요? 다행히 약간의 변화가 있었네요. 전상렬 대신 유재웅이 7번으로 배치되고 이대수가 9번으로 물러났죠. 그리고 그 결과는 만족스러웠습니다. 오늘의 관전평은 편안하게 쓸 수 있겠네요.
1. 이젠 오재원을 빼고 라인업을 짤 수 없다
이 블로그에 가끔 오셨던 분들은 오재원에 대한 저의 애정을 많이 느끼셨을텐데요. 그의 실력과 근성에 대해서는 이미 재론할 필요가 없구요. 다만 그 포텐셜이 이번 포스트시즌에 터질지가 관심꺼리였습니다. 잠재력은 크지만 의외로 큰 경기에서는 새가슴이 되는 선수들이 있기에, '혹시 오재원도?' 하는 일말의 불안감도 있었죠. 하지만 이제 오재원을 빼고서는 라인업을 짤 수 없는 선수가 되어 버렸습니다.
오늘도 5타수 4안타에 1타점 3득점, 그리고 1도루입니다. 영양가 만점인 알토란같은 활약이었죠. 1회에는 이종욱의 안타를 잇는 단타, 2회에는 1사 후 단타, 3회에는 볼넷, 5회에는 1타점 안타, 9회에는 빠른 발로 내야안타를 만들었습니다. 도무지 멈출줄 모르는 폭주기관차를 보는 느낌입니다. 수비도 깔끔하게 매듭을 지었구요. 주루도 어제같은 실패없이 완벽했습니다. 이제 두산과 붙는 팀은 이종욱과 고영민을 능가하는 오재원이라는 만능 플레이어를 또 막아야 하는 부담이 추가된 셈이네요. 산넘어 산, 여우를 피하려다 호랑이를 만난다는 속담은 이런데 쓸 수 있지 않을까요?
2. 경기에 이기고도 불안한 김선우의 부진
4차전같은 타격전에서의 관전 포인트는 양팀이 투수 소모율을 얼마나 줄일 수 있는가 입니다. 리드하는 팀이나 당하는 팀이나 똑같이 적용되는데요. 플레이오프가 7차전임을 감안하면 투수운용은 중요도가 높아지게 마련이죠. 더군다나 3차전까지 투수들은 혹사당했기에, 오늘같은 날 투수운용을 어떻게 하는가, 즉 적은 투수로 얼마나 오래 버티는가는 감독의 고민꺼리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김선우는 실망스럽네요. 두산타자들이 1회에 5점을 뽑아줬기에, 김선우는 최소한 5회 이상 내심 퀄리티 스타트까지는 해줬어야 했습니다. 두산의 에이스라면 그래야만 합니다. 아무리 체력이 많이 떨어졌다고 해도, 5점차 리드에서 3회를 넘기지 못한건 에이스로서 변명의 여지가 없죠. 김선우의 피칭 내용이 우울한건 구위가 그다지 나쁘지 않았음에도 많이 맞았다는 건데요. 그건 두산이 한국시리즈에 올라간다 해도 희망적이지 않을 수 있다는걸 의미하거든요. SK 타선을 고려하면 적신호가 켜졌다고 봐야 합니다.
그래도 정재훈이 3.2이닝 2실점으로 제 몫을 훌륭하게 해줬구요. 임태훈도 2이닝 무실점으로 완벽투를 보여줬습니다. 특히 임태훈의 구위는 흐믓하게 하네요. 임태훈이 기특한건 조금씩 꾸준히 발전한다는건데요. 오늘은 변화구 구사율을 높여 위력적인 직구를 더욱 날카롭게 가다듬었더군요. 7회 조동찬과 12구까지가는 접전에서 결정구로 선택한게 바로 각도 큰 변화구였습니다. 앞으로 상대 타자들이 직구만 노리고 나오지는 못할겁니다. 두산 마운드의 미래는 임태훈이 있어 든든합니다. 그리고 마지막 나온 금민철은 0.1이닝을 1실점으로 강판되었구요. 대신 김상현이 마무리지었습니다.
반면 삼성은 이상목이 1회에 5실점하며 물러났지만, 경기를 반쯤 포기한 탓에 점수만큼의 많은 투수를 소모하진 않았습니다. 오히려 두산보다 적은 세명으로 마무리지었구요. 그동안 많이 던지지 않았던 전병호와 조진호를 끝까지 이어 던지게 해서 1진들의 체력을 최대한 아꼈네요. 좀더 공격을 퍼부어서 한명쯤 더 나오게 했더라면 좋았을껄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그래도 다른 투수들을 올리지는 않았을 선동렬감독이지만요.
3. 너냐? 잠자는 불곰의 콧털을 뽑은게..?
오늘 경기의 가장 큰 수확은 바로 클린업이 살아났다는 점입니다. 클린업만 폭발하면 SK도 두렵지 않은게 두산이기에, 오늘 홍성흔의 홈런은 눈물겹도록 고맙네요. 이제 불곰들이 긴 잠에서 깨어났으니 그들의 방망이질을 구경하는 일만 남았습니다. "잇츠 쇼타임~!"
우선 김동주가 멀티히트를 때려내며 타격시위를 했죠. 타점도 하나 기록했습니다. 두번째 안타는 잘맞진 않았지만 빚맞은 안타가 슬럼프 벗어나는데 직효약인건 아시죠? 김동주의 홈런을 보게될 날도 이제 머지 않았습니다. 역시 두산은 두목곰이 방망이질을 해줘야 편안한 야구를 합니다.
홍성흔은 4타수 3안타에 3타점입니다. 물론 홈런도 쳐냈구요. 대구구장 가장 먼 중견수 뒷쪽으로 날렸는데, 아쉽게도 아퍼컷 세리머니는 안하더군요. 어웨이인데다 점수차가 많이 나서 그런지 그냥 손만 뻗더이다. 하지만 그렇게 자꾸 밋밋하게 야구하다간 오재원에게 '간지작렬상'을 뺏길 확률이 높다는 것, 명심하기 바라구요. 좀더 분발해서 오버해주길 바랍니다.
그리고 김현수도 드디어 장타를 터뜨렸네요. 펜스를 맞히는 2루타를 뽑아냈고 5타수 2안타에 2타점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기록보다는 내용이 더 좋았는데요. 타석에 들어서는 모습이나 방망이 휘두르는 자세나 자신감을 찾은게 완연하더군요. 어떤 코스의 공이든 보는대로 쳐낸다는 '현수신공'의 본모습을 보여줬습니다. 비록 박진만 시프트에 몇번 막히긴 했지만 그건 뭐 상대가 잘한거니까 어쩔 수 없구요. 본인의 리듬대로 스윙했다는게 대견하네요.
4. 이제는 채상병을 따뜻한 시선으로 보자
두산팬에게 본의 아니게 욕을 많이 먹는 채상병이 오늘 2루타 2개를 포함한 3안타 2타점으로 불방망이를 선보였습니다. 사실 홍성흔의 포수은퇴가 채상병 탓은 아닐진대, 애꿎게 홍포팬들의 표적이 되고 말았죠. 하지만 포수출신 김경문감독으로서는 홍성흔의 포수로서의 부진을 모를리 없고, 아마시절에도 수준급의 실력을 과시했던 채상병을 마냥 외면하기도 어려웠을겁니다. 하여튼 홍포에 대한 애정이 채포에 대한 비난으로 마냥 쏟아진건 두산팬으로서 미안한 일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때문인지 이적생 최승환에게도 밀릴 위기에 쳐하기도 했었죠. 아마 제대하는 용덕한까지 가세하면 내년 안방마님 자리는 경쟁이 치열해질겁니다. 채상병이 그 경쟁을 딛고 주전을 꿰찰지 궁금해지네요.
그동안 채포의 안정적인 리드는 어느 정도 인정을 받았지만요. 타격과 2루 송구능력은 아쉬움이 많았던게 사실입니다. 송구는 동작이 느린만큼 연습이 많이 필요하지만, 타격은 재능이 없는게 아닌만큼 기회를 주면 언젠가는 꽃피우리라 봅니다. 그러기 위해선 우리 두산팬들의 따뜻한 시선과 격려가 필요하구요. 음... 그리고 이제는 홍포를 놔줄 때도 되지 않았나요? 내년엔 좌익수로 뛴다고 하니 홍좌수로 불러야 되지 않을까 싶네요. 흠... 홍캡틴이 낫네요.
뽀너스 #1. 오늘의 MVP
오늘은 모두 잘해줬습니다. 처음 선발로 나온 유재웅도 안타를 쳐냈구요. 오재원도 MVP급 활약을 펼쳤죠. 이종욱 역시 늘 푸른 소나무처럼 변함없는 화이팅을 보여줬습니다. 하지만 홍성흔을 MVP로는 선정하고 싶네요. 그간의 활약이 미미했기에 오늘 상대적으로 부각되어 보이는 면도 없지 않아 있지만, 홍캡틴의 부활이 반가운건 그가 부진한 상태에서는 두산의 우승을 논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오늘의 활화산같은 타격을 계속 이어주길 바라면서 선정해봅니다. 참고로 KBO는 정재훈에게 MVP상을 줬습니다. 사심없이 선정했군요.^^
덧글 1...
두산이 이길 때마다 혹은 질 때마다 주위에서는 저에게 축하나 위로를 해줍니다. 좋기도 하지만 이미지가 아예 그쪽으로 굳어지는건 아닌가 우려되기도 하고, 하여간 뭐 요새는 거의 야구이야기로 하루를 시작하네요. 두산팬으로 보내는 가을이 행복한 이유입니다.
덧글 2...
5차전은 랜들이 배영수와 붙습니다. 내일은 반드시 이겨야 하는 경기인만큼 기선제압이 중요하죠. 하지만 너무 부담갖지 말고 늘 하던대로만 했으면 좋겠네요. 늘 얘기하지만 유연한 몸놀림에서 두산야구의 창의성이 발휘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