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의 마지막 분전이 빛났지만 분전만으로 넘을 수 있는 준플레이오프는 아니었나 봅니다. 아쉽게도 3박 4일 만에 롯데의 가을야구는 마감되었네요. 올해 준플레이오프를 사직에서 2경기, 대구에서 1경기로 끝내리라고 생각했던 사람은 별로 없었죠. 시리즈 시작 전에 저도 삼성의 우세를 점친 바 있지만, 그렇다고 롯데가 이처럼 일방적으로 끌려가리라곤 생각도 못했습니다. 패인은 뭐 많은 사람들이 얘기하듯 경험부족이 크구요. 못지 않은 요인은 관중들의 비매너가 가을야구의 주인공에서 천덕꾸러기로 스스로 밀어넣은데 있습니다. 결국 롯데는 3연패로가 아닌 매너까지 포함해서 4연패로 준플레이오프를 마감한 것 같습니다.

오늘 야구는 제대로 보지 못했습니다. 인터넷은 켜놨지만 첼로 연습하느라 눈여겨 중계를 보진 않았죠. 하지만 야구에는 흐름이 있는데요. 롯데는 열심히 따라가지만 뭔가 부족하고 삼성은 점수를 뽑아도 여유있게 뽑더군요. 이미 게임을 뒤집기에는 역부족인 흐름이었습니다. 로이스터 매직은 물에 빠진 스펀지마냥 눅눅하기 이를데 없었구요. 오히려 그간의 참패를 만회하긴 위한 롯데의 체면치레 게임 성격이 짙었죠.

결정적인 장면은 4:2로 지고 있는 가운데 터진 양준혁의 홈런이었습니다. 베테랑답게 경기 후반에서 따라가는 동점홈런으로 팀을 구했구요. 이로써 경기 분위기는 완전히 삼성으로 넘어갔습니다. 이후 8회에 터진 조동찬의 2타점 적시타는 양준혁의 날린 카운터펀치를 확인사살한 것에 불과했죠.

고기도 먹어본 놈이 먹는다는 속담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줬네요. 그리고 3게임으로 셧아웃시킴으로써 두산과의 일전에 체력을 비축할 수 있게 되었구요. 두산으로서는 거북한 상대를 맞게 되었습니다. 두산과 삼성의 전력분석은 다음에 다시 포스팅을 하겠지만, 만만치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에 두산이 연습경기에서 좋지 않은 컨디션을 보인 점을 감안한다면 더욱 그렇네요. 하지만 전 두산을 믿습니다. 경험없는 롯데와는 차원이 다르다는걸 보여주리라는걸...

덧글 1...
롯데의 '마!'에 대항한 삼성 응원단의 '와!' 응원은 괜챦아 보이네요. 아마 내년엔 다른 팀들이 줄줄이 모방하지 않을까 싶네요. 견제구에 비방응원 안하는 두산은 뭐 다른 팀과의 차별화된 응원을 하기에 굳이 따라하지는 않았음 합니다. 괜히 진흙탕 싸움에 끼여들 필요없죠. 그냥 비방응원 안하는 전통을 계속 지켰음 하네요.

덧글 2...
롯데 응원석에서 물병 등을 던지는거 TV에 여러번 잡혔습니다. 은박지로 빛 반사까지 했다면서요? 안타까운 마음이야 헤아릴 수 있겠지만 그냥 경기에서 지는게 낫지, 경기도 지고 매너도 지는건 두번 죽는거라는 것, 왜 모르시는지...? 자꾸 그러면 그럴수록 롯데팬들의 이미지는 X리건으로 굳어지는데 말이죠. 작년 두산팬들 한국시리즈에서 SK에게 졌을 때 하염없이 눈물 흘리던 모습, 기억하실런지 모르겠는데요. 훨씬 아름답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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