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한 주말의 LG전 패배를 달래보려 이 동영상을 올려봅니다. 홍성흔에 대한 진가가 잘 드러난 작품인데요. 홍성흔 팬클럽인가에서 제작했다고 하네요.
그나 저나 이번 LG전 패배의 원인은 채상병의 미숙한 투수리드였다고 보는데, 어떠신지 모르겠네요. 제가 너무 홍성흔을 편애해서 그렇게 보이는 걸까요? 채상병이 홍성흔의 자리를 차지한 만큼 잘해주기를 바라는데... 무척 아쉽습니다. 아니 너무 속상하네요. 다 이긴 경기를 어이없이 놓치더니 결국 2연패를 당하다니... 어흑... ㅠ.ㅠ
토요일 5:6으로 역전패했을 땐 선배에게서 문자가 날라오더군요. "아까비..." 라구요. 답장으로 뭐라고 써서 보냈는지 기억도 안나구요. 경기 끝나고도 믿기지 않아서 주말 내내 가슴이 부글부글 끓어오르더군요.
다음부터는 홍성흔이 오버해서 이기는 통쾌한 경기를 보기 바라겠습니다.
지난 금요일 시즌 처음으로 잠실구장으로 직접 응원갔습니다. 회사에서 늦게 끝나서리 택시타고 마구 달려갔는데 이미 5회가 끝났더군요. LG팬인 친구랑 같이 보러갔는데요. 미리 김밥과 맥주를 준비해놨더군요. 경기는 이기고 있었구요. ^^
LG야 뭐 수년째 두산의 밥인지라 가볍게 이기리라 예상은 했었지만, 라이벌전의 특성상 실력 이외의 요소로 승패가 갈리는 경우가 많아서 긴장은 늦출 수 없었죠. 이 날은 김현수가 5타수 5안타를 쳐서 히어로가 되었구요. 고영민과 김동주가 랑데뷰 홈런을 날려 8:3으로 기분좋게 이겼습니다.
경기 끝나고 친구랑 신천으로 가서 당구도 쳤습니다. 정말 오랜만에 당구장에 가보네요. 예전엔 정말 술먹으면 바로 달려갔었는데... 내 친구가 '국가대표 150'인지라 3:0 스트레이트로 졌네요. 하지만 당구 물린게 전혀 우울하지 않은 기분좋은 밤이었습니다. 흐흐
두산베어스의 클린업은 우동수에 대한 향수가 있죠. 우즈-김동주-심정수로 이어지는 가공할 핵폭탄급의 클린업이 등장하면 투수들은 기가 죽었더랬죠. 김동주는 리그를 대표하고, 심정수는 삼성의 대표타자, 그리고 우즈는 일본의 대표 용병으로 자리매김한 만큼 그 위력이야 뭐 두말할 나위 없겠죠.
요새는 고동수 트리오가 뜨고 있습니다. 고영민-김동주-김현수로 이어지는 타선인데요. 고영민과 김현수의 눈부신 성장이 있기에 가능한 타선입니다. 고영민은 테이블 세터의 성격이 강한 타자구요. 김현수는 작년까지 2번타자를 맡았었죠. 근데 무럭무럭 성장해서 어느덧 클린업을 맡겨도 부족함이 없을 정도로 든든합니다. 이게 바로 두산의 강점인데요. 꾸준히 성장하는 선수가 있다는건 팬으로서는 참 행복한 일입니다.
최준석이나 홍성흔이 제 컨디션을 찾으면 어떻게 될런지는 모르지만 그래도 두산의 장래를 생각하면 이 두 선수가 제몫을 해주는게 바람직하다고 보이네요.
특히 김현수는 파워를 키우고 홈런수를 늘리면 두산에 부족했던 왼손 거포의 갈증을 해결해줄꺼라 믿습니다. 생각해 보니 두산의 왼손거포는 김형석 이후 딱히 없었네요. 그리고 고영민은 호타준족의 계보를 이었으면 합니다. 수비야 뭐 이미 국가대표급이고, 타율만 좀더 올리고 홈런수를 잠실에서 20개 이상 쳐준다면 더 바랄게 없을꺼 같네요. 잠실구장 20-20클럽은 남다른 의미가 있겠죠?
오늘 두산의 개막전이 있었는데 관심이 좀 떨어지네요. 야구장에도 안갔지만 TV나 인터넷으로도 보지 않았습니다. 저에게 이런 일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요. 두산 야구만 나오면 온 신경을 쏟곤 했었는데 말이죠. 외출한 이후 피곤해서 이기도 했지만 아무래도 홍성흔, 안경현이 없는 팀에 대한 서운함이 아직 가시지 않은 것 같네요.
아무리 실력 위주로 선수를 뽑는다 하더라도 팀의 상징에 대해서 홀대하는건 분명 팬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죠. 메이저리그에도 분명히 고참선수에 대한 예우가 있고 서열이 엄격합니다. 특히 최고 명문 양키스가 그렇죠. 이렇게 명문구단일수록 프랜차이즈를 우대하는건 그들의 역사를 지키기 위함인데요.
두산은 그런 면에서 아쉽습니다. 오늘 롯데의 마해영은 홈런을 쳤는데요. 덕아웃 앞에서 마해영과 로이스터 감독이 껴안는 모습은 두산팬인 저에게도 짜릿한 감동을 안겨줬습니다. 한경기 이기는 것보다 팬들은 이런 드라마를 원하는거거든요. 롯데팬들 지금 얼마나 기뻐하며 술잔을 기울일래나... 에혀~ 부러워라..
OB가 하위권을 맴돌던 80년대 암울했던 시절에 그래도 변절하지 않고 꿋꿋하게 버텨온건 박철순이라는 불사조 신화가 큰데, 이런걸 어떻게 값어치로 환산할 수 있나요? 실력이 우선순위였다면 아마 박철순은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하여간 이제사 인터넷에서 보니 오늘 두산이 우리 히어로즈를 4:1로 이겼네요. 잘했네요. 근데 뭐 그닥 기쁘지도 않고 그렇습니다. 언제쯤 신명나게 응원을 할 수 있을런지... 쩝~
스토브리그에는 두산베어스 홈페이지에 가기가 싫어집니다. 시즌 중에는 팬들이 한마음으로 응원하지만, 시즌만 종료되면 항상 시끄럽죠. 가장 큰 이유가 두산과 선수의 갈등 때문입니다. 심정수, 정수근, 진필중 등...(아! 가슴 아파라) 올해는 홍성흔과 안경현이 그 대상이네요.
홍성흔과 안경현이라... 한마디로 충격이죠. 효도르한테 파운딩 맞는 느낌입니다. 두산팬에게 홍성흔과 안경현은 그야말로 허슬두의 상징과도 같은 존재이기에 상실감은 더욱 큽니다. 물론 아직 홍성흔이 트레이드로 결론이 난건 아니지만, 또 안경현이 2군행으로 확정된건 아니지만...
김감독이 올해 안경현을 내치고 정원석을 중용한다고 하니 안경현을 그라운드에서 보기 참 어려울 것 같습니다. 팬으로서 참 수용하기 어렵군요. 안경현을 주전에서 제외한다는게 어디 말이나 됩니까? 안쌤이 어떤 안쌤인데...
이번 갈등의 근원이 바로 김경문감독인 만큼 그의 스타일을 찬찬히 살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김경문감독은 선수를 한번 믿으면 충분한 배려를 해준다고 알려져 있죠. 그래서 뚝심이 있다고도 하고, 믿음의 감독이라고도 하고,... 그 성공 케이스는 이종욱, 김현수라 할 수 있겠구요, 반대 케이스는 문희성, 유재웅 등이 있겠네요. 성공률이 그다지 높지는 않습니다.
또 김감독은 선수단 운영을 잘하는걸로 보여집니다. 국대를 무리없이 이끌고 있는 것만 봐도 그렇고, 베스트멤버가 아닌데도 일본전에서 선전하거 보면, 어느 정도의 능력은 인정해야 합니다. 그리고 선수단을 장악하는 카리스마도 알아줄 만 합니다. 과거 리오스가 김경문감독을 위해 야구를 한다고 했을 정도니까요.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어쩌면 그가 안경현을 정원석으로 대체하려는 계획이 현명할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도 됩니다. 어쨌든 안경현은 전성기는 지났으니까요. 나이가 많은 선수보다 가능성이 있는 선수를 키워준다는건 어찌 보면 수긍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 선견지명의 결과로 판단하는 거라 믿고 싶습니다. 그 외에 어떤 사심이 개입되었다면 도저희 묵과하기 어렵죠.
관련해서 김인식감독님이 굳이 억지로 세대교체할 필요있냐는 발언을 하셨다네요. 역시 재활공장장 다운 생각입니다. 누가 맞는지는 두고 봐야 하겠지만, 두산의 상징인 안쌤을 안락사 시키겠다는 계획은 참 불편하게 합니다. 그것도 정원석에게 말입니다. 두산팬들은 그를 그닥 좋아하지는 않습니다.
올해는 일단 인내심을 갖고, 감독의 판단을 믿고 지켜볼랍니다. 사심이 개입되지 않았다는 전제하에 감독의 판단이 가장 정확할테니까요. 그리고 이 모든 상황에서도 꾸준히 자기의 길을 가겠다고 선언한 안쌤.... 너무 멋집니다. 꼭 주전으로 당당히 그라운드에 서길 바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