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일본을 준결승에서도 물리쳤습니다. 다들 1점차 승부일꺼라 했지만 6:2로 두 말할 필요없는 깨끗한 완승을 거뒀죠. 덕분에 일본의 호시노 감독은  입치로에 이어 혀시노로 불리게 되었구요. 김경문감독은 명장의 반열에 오르게 되었습니다. 지금까지 누구도 해내지 못했던 올림픽 결승진출을 해냈으니까요.  

우선 김경문감독의 올림픽 야구 대표팀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공개적으로 피력했던 박동희기자를 비롯한 일부 안티 두산 기자들, 그리고 죄없는 임태훈에게 욕지거리를 했던 일부 몰지각한 기아 팬들, 그리고 김경문 감독에게 트집잡기 욕하기에 골몰했던 일부 엘지팬들에게 부끄러움을 느끼게 해줘서 김감독님에게 감사하고 싶네요.

김경문감독이 안경현, 홍성흔과 충돌하면서 두산팬들조차 안티 달감독이 많아졌던게 사실이지만... 그리고 프랜차이즈를 홀대하는 듯한 모습에 나조차도 격분했던 것이 사살입니다. 하지만 김감독님의 운영방향에 대해서는 대체적으로 수긍을 해왔었구요. 어쨌든 올림픽을 통해 그간의 팬으로서 입었던 마음고생을 다 보상받은 듯한 느낌입니다.


이번에 얻은 성과 중에 가장 큰건 대표팀의 세대교체입니다. 그동안 이종범, 구대성, 이승엽, 박재홍 등을 필두로 국제대회에서 버텨왔는데요. 이번에는 이들의 이름을 찾아보기 어려웠죠. 이제 확실히 세대교체를 이뤘습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자랑스러운 두산선수들이 있습니다.

우선 타자로는 김현수, 정근우, 이종욱, 이대호, 이용규, 고영민 등이 대표팀의 확실한 기둥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특히 김현수는 이승엽을 능가할꺼라는 국내외 야구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칭찬이 줄을 이었죠. 부드러운 폼에 안정된 폼, 탁월한 컨택능력에 파워까지 보강한다면 명실상부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타자가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정근우는 얄밉지만 참 야구 성실히 하는 선수구요. 송구능력에서 좀 떨어지지만 분명 힘을 갖춘 선수임에 틀림없습니다. 이종욱은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리드오프구요. 발야구의 선봉입니다. 그리고 고영민은 실수를 하기도 했지만 한방 능력을 갖춘 뛰어난 2루수임을 부인할 수 없죠. 김경문감독의 말처럼 대한민국 2루수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될껍니다.

투수로는 김광현, 류현진, 권혁, 윤석민 등이 눈에 뜨이네요. 특히 김광현은 경험만 쌓는다면 류현진을 능가할 잠재력이 넘치는 재목으로 보입니다. 현재로선 류현진이 우위지만요.


정리를 해보니 세대교체의 중심은 역시 두산, SK 선수들이네요. 역시 1, 2위를 다투는 팀은 우연이 아니라 선수의 실력이 뒷받침해주기 때문이란걸 증명해줍니다. 그간 어떤 팀 팬들은 두산선수가 듣보잡이다, 운빨로 경기한다, 못생겼다, 심지어 자기들한테만 강하다 등 어이없는 헐뜯기를 했었는데요. 이번 올림픽을 계기로 자기팀과 제대로 수준차이를 느꼈으리라 봅니다.

아울러 김경문감독에 대한 비난도 정리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적어도 김경문 감독에 대한 비난을 하려면 그간 역대 대표팀 감독의 성적과 비교를 한 후에 해야 이성적으로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특히 김재박감독은 도하 아시안게임에서 일본 사회인야구팀에게도 졌고, 대만에게도 깨지지 않았나요? 이번 올림픽을 그가맡았다면 어땠을까요? 끔찍합니다. ㅡㅡ;;

어쨌든 두산의 꿈나무들은 이번 올림픽을 계기로 더욱 성장했으리라 봅니다. 앞으로도 허슬두의 팀컬러를 더욱 발전시켜서 명문구단의 이미지를 굳혔으면 하네요. 밥 안먹어도 배부른... 기분 좋은 밤입니다. ^^


스포츠가 국가간의 대결을 대리한다는 견지에서 본다면 이번 올림픽에서 한일전의 의미는 여느 때와 다르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교과서 파동도 그렇고 독도 관련 망언도 그렇고 현재로선 결코 화합하기 힘든 상황에 놓여있죠. 오늘 올림픽 야구 한일전은 그런 특수관계 속에 전 국민적 관심사가 되었습니다. 역시 관중석에도 독도는 우리땅이라는 플래카드가 보이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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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인식 때문인지 대결도 역시 팽팽했습니다. 김광현에 이어 나온 윤석민이 홈런을 맞아 2:0으로 끌려가고 있는 상황에서 이대호는 바로 투런홈런으로 맞불을 놓았습니다. 2:2 동점. 그리고 운명의 9회. 후덜덜덜....

김동주의 안타에 이어 이대호의 보내기 번트로 맞은 1사 2루의 찬스. 하지만 이진영은 범타로 물러났구요. 이어 진갑용이 볼넷을 골라 나간 순간 김경문감독은 김현수를 대타로 내세웁니다. 김현수! 김현수가 누군가요? 두산의 상징 아닙니까? 호시노 감독이 가장 믿는 이와세를 상대로 김현수가 깨끗한 중전안타를 터뜨리네요. 푸하하하하하... 아유.. 눈물이 다나네요. 역시 김현수입니다. 아유 이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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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김현수의 도루가 이어지면서 2사 2, 3루. 여기서 이종욱은 이종욱 다운 기습번트를 성공시키면서 진갑용을 홈으로 불러들이죠. 점수는 순식간에 4:2!!! 푸하하하하하하... 역시 대한민국 리드오프는 이종욱입니다.
 
이종욱의 진가는 여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이종욱이 타석에서 안타로 한점을 뽑았다면 주루 플레이로 한점을 더 뽑게 되죠. 이종욱의 도루를 잡으려던 아베 포수의 송구가 터무니 없이 중견수 방향으로 날라가면서 3루 김현수도 득점에 성공합니다. 덕분에 5:2로 달아나네요. 완전히 두산의 발야구가 일본의 혼을 빼놓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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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일본도 만만치 않더이다. 9회말 마지막 공격에서 한기주의 난조를 틈타 1점을 뽑았습니다. 하지만 여기까지였구요. 경기는 5:3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오늘은 경기 내내 긴장감이 낮아지지 않았는데, 역시나 태극전사들은 승부에 강한 모습을 보여주네요. 하하하^^  수고하셨습니다!

이런 통쾌한 한일전 승리에 떠오르는 독도 광고가 있습니다. 예전에 김장훈씨가 뉴욕타임스에 독도는 한국땅이라는 광고를 냈었죠. 바로 선행가수 김장훈의 주도하에 이루어진 일이었는데요. 오늘의 한일전 승리는 감동이었지만, 그때의 광고는 기쁘기도 하면서 우리 자식을 우리 자식이라고 꼭 광고해야만 하는 현실이 씁쓸하기도 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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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전이 다른 국가와의 경기처럼 평범하게 여겨지는 날이 어서 빨리 왔음 좋겠는데, 일본이 정신을 언제 차리느냐가 관건이 되겠지요. 일본이 군국주의 망령에서 벗어나길 바랄 뿐입니다. 스포츠에 스포츠 이상의 의미를 부여하는 것도 재밌긴 하지만 과도한 긴장으로 피곤하기도 하니까요. ㅋㅋ


임태훈이 대표팀 탈락이라는 고배를 마셨습니다. 그것도 주군인 김경문감독의 단칼에 날라갔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무척 안타깝기도 하고, 김경문감독은 참 독한 사람이구나 싶기도 하고, 임태훈이 이 난관을 어떻게 잘 뚫고 나갈까 싶기도 하고, 기분이 초~ 복잡미묘합니다.

임태훈을 격하게 아끼는 팬으로서 마음을 삭히며 대충 떠오르는 생각들을 정리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1. 왜 임태훈인가?
대표팀 명단 발표하자마자 가장 먼저 나왔던 얘기가 '왜 윤석민인가?' 였습니다. 현재 국내 우투수 중에서 세손가락 안에 드는 구위를 지닌 윤석민이 왜 탈락자에 들어가는가 였죠. 특히 기아팬들의 불만이 높았습니다. 야구에 대해 얘기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어느 정도 설득력이 먹혔구요. 저도 윤석민의 탈락은 아쉬웠습니다.

하지만 대신 빠져야 되는 투수가 왜 하필 임태훈인가에 대해 좀 의문이 듭니다. 오히려 왼손투수가 너무 많다는데 주목을 하고 싶습니다. 오른손은 언더핸드 정대현 포함 5명인데, 왼손은 류현진, 김광현, 장원삼, 봉중근, 권혁 등 무려 5명이나 됩니다.

어떤 기자의 말처럼 올림픽 출전국중 왼손타자가 주축인 나라가 별로 없는 상황에서 이렇게 왼손을 많이 뽑은 것은 재고했어야 마땅하죠. 특히 모선수의 경우 올시즌 그닥 높은 성적을 올리지도 않았고, 또 다른 모선수는 최근 컨디션이 안좋아서 뭇매를 맞기도 했습니다. 임태훈에 비해 별로 나을게 없었다는 얘기죠.

2. 김경문은 독하다
위에도 언급했지만 임태훈에게 칼을 들이댄건 김경문감독입니다. 두산베어스 홈페이지에는 김경문을 욕하는 팬들이 많은데요. 전 욕하고 싶진 않습니다. 어쩌면 그는 국가대표팀 감독의 역할에 냉혹하리만치 철저하게 선수들을 관리하는지도 모르죠. 저는 오히려 올림픽대표 선발 발표를 김경문에게 시킨 KBO의 무책임한 행정에 비판적이었죠. 당연히 감독의 입김에 의해 발탁을 했겠지만 그래도 여론의 질타를 김경문에게 맡기고 뒤에 숨는 KBO는 아무래도 비겁해 보였거든요.

얘기가 겉돌았지만, 어쨌든 김경문은 대표팀 감독으로서의 역할에 충실했기에 그런 결정을 내렸구요. 결정하면서도 많이 아파했을지도 모릅니다. 결론적으로 그는 독한 사람입니다. 안경현, 홍성흔을 대하는 자세도 그렇구요. 정말 무서운 감독입니다.


3. 태훈아 극복해야 하는건 네 몫이다
갑자기 '태훈아'라고 부른건 정말 임태훈을 아끼기 때문입니다. 임태훈이 향후 두산을 이끌어갈 보배라는 점도 의심할 여지 없습니다. 개인적으로도 좋아하는 선수이기도 하거니와, 아기곰이라는 별명이 우리집 아기곰을 연상케 해서 은근히 아들같은 느낌도 든답니다. 따라서 이번 사태를 슬기롭게 극복해나가길 바랍니다. 아직은 어린 나이기에 다소간의 실망과 방황은 될지 모르겠지만 꿋꿋하게 일어서리라 굳게 믿습니다.

당부하고 싶은건, 행여라도 언론 등 외부에 노출될 때 이번 일로 상심했다는, 그래서 구위가 더 나빠졌다는 식의 바보같은 말이 들려오지 않았음 합니다. 오히려 이번 기회를 발판삼아 더욱 나를 성장시키겠다는 굳은 의지를 보여야, 야구팬들도 임태훈을 다시 인정하고 임태훈에게 사이버테러를 했던 일부 팬들에게도 자숙의 기회를 제공하게 됩니다.

"태훈아 힘들지? 걱정마. 우리가 뒤에서 널 응원해주니까!"

4. 인생지사 새옹지마(人生之事 塞翁之馬)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작은 전투에서의 패배도 때론 각오해야 합니다. 작은 패배에 위축되어서는 절대 전쟁을 승리로 이끌 수 없죠. 임태훈은 이제 작은 전투에서 패배했을 뿐이고 아직은 갈길이 멉니다. 윤석민은 뽑혔다고 좋아할지 모르지만 덕분에 임태훈을 몰아내고 올라갔다는 마음의 부담을 안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좋든 싫든 앞으로 윤석민과 임태훈의 행보를 비교하는 얘기도 심심챦게 나올꺼구요.

국가대표 막판 탈락이 임태훈에게 2년간의 공백으로 이어질 수 있겠지만, 모든 책임이 자신에게 있음을 깨닫고 실력배가에 매진한다면 송진우처럼 20년 에이스로 남을 수도 있을겁니다. 모든게 맘먹이에 달렸고, 인생지사 새옹지마입니다.

늘 귀여운 웃음을 뒤로 감추고 포커페이스로 마운드에 오르는 임태훈답게 이번 사태도 쿨하게 셧아웃시키기 바랍니다. 두산베어스 아기곰 화이팅!


목이 약간 쉬었습니다. 비록 8연패한 경기였지만 정말 코리안시리즈인양 열심히 응원한 덕분입니다. 아쉽긴 하지만 뭐 어쩌겠어요. 롯데가 더 잘했으니 진건 당연하겠죠. 같이 잠실야구장에 간 롯데팬 선배가 좋아하는 모습을 보니 뭐 축하는 해주는데... 가슴이 먹먹해 오더만요.

한마디로 롯데의 이대호와 가르시아에게 완패한 날입니다. 따라갈만한 분위기에서 두명에게 투런포를 맞은게 결정적이었죠. 두산의 공격력은 찬스에서 몇번 날린 것 빼고는 나쁘진 않았습니다. 다만 약팀들이 대개 역전하지 않을만큼만 따라가는데 아쉽게도 두산이 그런 모습을 오늘 보여줬습니다. 전혀 두산답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라운드를 빠져나오면서 그다지 기분이 나쁘지는 않았습니다. 두산의 투지를 봤기 때문인데요. 그래서 허슬두의 미래는 결코 어둡지 않습니다. 올림픽 브레이크 이후 예전의 가공할 위력을 다시 재현해 주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1. 홍성흔의 기습번트 안타 이후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
어떻게든 살아나가겠다는 의지 눈에서 불을 뿜더군요. 롯데전 1차전의 쓰리런 홈런만큼 기뻤습니다. 이대호의 뒤뚱대는 수비는 안습이기도 했지만 통쾌하기도 했습니다.

2. 김재호 삼진 이후 헬멧던지기
오늘 경기의 마지막 타자는 김재호였는데요. 강영식에게 삼진을 당한 후 못내 분한 듯, 방망이를 땅에 버리고 헬멧으로 땅을 치더군요. 그렇게 아쉬워하고 분해하는 모습이 김재호의 오늘을 만들었다고 보구요. 그 투지를 계속 살려 일취월장하기 바랍니다.

3. 홍성흔 삼진 이후 방망이 집어 던지기
오늘은 져서 그런가? 계속 이런 모습만 떠오르네요. 홍성흔이 강영식에게 8회말인가 삼진으로 물러날 때였는데요. 화이팅 넘치면서도 예의바른 홍성흔이 방망이를 집어 던지는 경우는 오늘 처음 본 것 같습니다. 그만큼 두산선수들이 승리에 목말라 있었는데요. 역시 그래도 홍성흔이 내 마음을 대변해주는구나 싶었습니다.

4. 최주환의 2루타
최주환이 채상병 대신 대타로 들어설 때 롯데팬 선배가 묻더군요. 뭐하는 친구냐고... 최주환은 2군에서 최고의 기량을 펼치고 있는 내야수로, 우투좌타에 호타준족의 유망주라고 했죠. 선배는 그런 친구일수록 위험하다고 한마디했는데 바로 2루타로 타점을 올렸습니다. 개인적으로 최주환은 배트 스피드가 과거 전성기 김재현을 연상케 할 정도로 빠르고 센스가 있어 앞으로 대성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는데요. 앞으로도 1군에 남아 멋진 모습 자주 보여줬음 싶네요.

두산은 드라마같은 9연승 이후 8연패를 기록했습니다.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는 듯한 기분이군요. 지금 두산에게 필요한건 초심으로 돌아가는 겁니다. 올림픽 브레이크 동안 전력을 재정비해서 8월말부터는 다시 두산 본연의 모습을 되찾기 바라겠습니다. 참고로 정재훈은 2군으로 내려갔고 레이어는 퇴출되었습니다.

두산베어스 화이팅!


어제 롯데전 불패 기록중인 선배랑 롯데전에 갔었습니다. 롯데팬이지만 나랑 갈 때마다 승리를 선사했기에 당연히 승리를 예상했었는데요. 어처구니없는 실수로 롯데에게 연장패배를 당했습니다. 어찌나 충격이 크던지 뒷목이 다... 뻐근... 어흑...

경기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하고 싶지 않습니다. 워낙 참사급의 패배였기에 블로그에 거론하는 것조차 심기가 불편하네요. 다만 두산의 뒷심부족, 즉 마무리 문제에 대해서는 김경문감독과 코칭스탭의 진지한 고민이 있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항간의 얘기로는 정재훈을 2군으로 보내려했으나 코치진의 만류로 냅뒀다고 하는데, 왜 보내지 않았는지 궁금하네요. 다른 포지션은 모두 경쟁체제로 만들면서 마무리는 왜 성역인지 말입니다.

전에 포스팅으로 정재훈에 대한 개인적인 평가를 내렸습니다만, 정재훈은 마무리로서의 가치는 리그 하위급입니다. 공의 위력없이 관록으로만 근근히 버텨내는, 혹은 경기를 날려버리는 행태는 습관으로 여겨질 정도니까요. 사실 롯데 임경완 보고 임작가 임작가 하지만 작가라는 명칭을 팬들이 붙이기 시작한건 정작가가 처음입니다. 그만큼 정재훈의 마무리 실력은 미덥지 못한게 사실입니다.

일단 두산 코칭스탭은 올림픽 브레이크 동안 마무리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합니다. 그것도 심각하게... 개인적인 판단으로는 현재 스코어상 이재우가 대안으로 가장 적당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올시즌 목표를 우승으로 하는한 지금의 정재훈으로는 버겁습니다. 올림픽 브레이크 동안 정재훈을 업그레이드 시키든가, 마무리를 이재우로 돌리고 정재훈 대신 2군의 김강률을 중간계투진에 포함시키든가 하는 환골탈태의 모습을 보여주길 바랍니다.

참고로 김경문 감독이 경기후 '우리팀에 필요한게 뭔지 알 수 있게 되었다'고 인터뷰 했군요. 이제 본격적인 마무리 리빌딩에 들어가려나요? 하아... 원년팬 가슴 답답해집니다...


두산이 9연승 이후 충격의 5연패를 당했습니다. 야구가 원래 의외성의 스포츠라지만 좀 충격이 크군요. 특히나 지난 일요일 삼성에게 연장전까지 가서 진건 아쉬움이 두고두고 남습니다. 연장불패의 기록이 깨진 것도 그렇지만 무기력한 플레이가 혹시나 5연패에서 더 이어질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왠지... ㅜ.ㅜ

하여간 오늘 내일 푸욱 쉬고 올림픽 브레이크 전 마지막 관문을 잘 넘기기 바랍니다. 이번주 주중 3연전은 롯데와의 잠실혈전입니다. 부디 2승 1패 이상의 성적을 거두기를...

그나저나 두산의 올시즌 과제는 1순위가 마무리입니다. 페넌트 레이스에서는 마무리 부실이 큰 문제가 안될 수 있지만, 포스트시즌에 가면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죠. 근데 두산의 마무리 정재훈은 우승청부사로서는 어딘지 모를 허전함이 느껴집니다.


가장 큰 문제는 정재훈의 구질입니다. 그의 구질은 마운드를 지배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해 보이죠. 알다시피 정재훈은 파이어볼러는 아니고 제구력과 포크볼로 승부하는 마무리입니다. 과거 LG의 김용수와 스타일이 비슷하다고 볼 수 있는데요. 포크볼은 구위가 여전히 살아있지만 직구 시속은 143km 정도에 불과하기 때문에 그 위력은 반감될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타자는 포크볼은 포기하고 바깥쪽 직구 혹은 실투성 직구만 기다리게 되구요. 볼카운트가 밀리니까 자꾸 어려운 승부를 하게 됩니다. 결국 정재훈이 직구의 위력을 올리기 전에는 리그 정상급의 포크불은 그냥 묻힐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그리고 정재훈은 수싸움으로 타자와 승부하는 스타일인데요. 타이밍을 뺏는 능력은 작년까지 그럭저럭 위력을 발휘했지만 이젠 타자의 눈에 읽혔다고 봐야됩니다. 수싸움에서 수세에 몰린다는걸 달리 증명할 방법은 없습니다. 그저 저의 개인적인 판단일 뿐이죠. 그래서 제 의견이 틀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자주 풀카운트까지 몰리고 좀처럼 리드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다는건 타자가 유인구에 잘 속지 않는다는걸 말합니다. 그만큼 정재훈의 수싸움이 밀린다는 얘기겠죠.

현상황에서의 정재훈의 장점은 마무리로서의 경험이 유일하다고 봐야하지 않을까요? 한때 오승환급의 마무리 실력을 과시했고, 수많은 큰경기를 경험했다는 점이 두산의 다른 투수들을 능가하죠. 원래 2005년 서동환으로 마무리를 가려다 실패한 이후 쟁재훈이 등장했으니 벌써 햇수로 4년째입니다.

하지만 최근의 부진은 일시적인게 아닐 수 있다는 점에서 두산팬으로서는 답답해집니다. 경험이나 관록으로 경기를 꾸려나간다는건 분명 한계가 있으니까요. 특히 SK의 두터운 투수층을 보면서 한숨만 나오구요. 정재훈을 못미더워하면서도 그를 대체할 만한 투수가 딱히 떠오르지 않는다는 점에서 또 한숨이 나옵니다. 내년엔 성영훈이라는 초고교급 투수가 마무리로 뛰어주기를 기대해보지만... 신인에게 너무 많은 기대를 거는건 모험이기에 지금의 정재훈을 보면서 먹먹해 지네요.

진필중이 2000년 방어율 2.34에 42세이브를 기록하면서 두산 구단 역대 최고에 등극했었습니다. 이때의 진필중은 정말 필중필승이었는데요. 내년 두산의 마무리는 2000년의 진필중처럼 리그를 호령할 수 있는 파이어볼러가 나와줬으면 합니다. 참고로 정재훈은 2006년 방어율 1.33에 38세이브였습니다.


아무리 몸이 피곤하더라도 야구장에 가면 생기가 도는거 보면 전 영락없이 야구매니아입니다. 7~8천원으로 3시간 넘게 좋아하는 선수들도 보고 야구도 보고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여흥도 대한민국엔 흔하지 않죠. 특히 지치고 더운 여름날... 탁 트인 녹색 그라운드를 보면 왠지 배시시 행복한 웃음이 흘러나옵니다.

아마 다시 태어난다면 스포츠TV PD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매일 선수들의 땀과 눈물, 관중의 열기, 긴박한 승부를 접할 수 있다는게 얼마나 부러운지 모릅니다. 뭐 취미가 직업으로 바뀌면 야구를 보는 눈이 달라질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지금으로선 야구와 함께 숨쉬는 그들이 참.. 부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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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혼자 야구를 볼 때는 제가 마치 해설자가 된양 중얼중얼 거리면서 보기도 하더라구요. 나도 모르게... ^^ 내가 PD라면 이렇게 화면을 잡을 텐데, 내가 해설자라면 이런 부분을 부각시킬텐데, 하는 엉뚱한 상상을 곁들이면 야구보는 재미도 더하죠. 누가 보면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중에 세번째라고 하겠지만...^^

위의 사진은 언젠가 야구장 관중석을 돌아다니다 찍은 겁니다. 저기서 야구보는 것도 괜챦겠다 싶더군요. 넓직해서 옆에 사람 방해없이 나만의 앵글로 야구를 즐길 수 있으니까요. 혹시 이 글을 보는 방송국 카메라맨 아저씨들은 그럴지도 모르죠. "너가 한번 해봐라 얼마나 힘든가... 여기 있으면 XX 누러 가기도 힘들어~~"

그런가..? ㅎㅎㅎ


더위보다는 차라리 추위가 낫다고 생각하는 우모로서는 요새같은 찜통더위가 그렇게 미울 수가 없습니다. 한줄기 쏟아지는 비가 왔음 싶기도 하구요. 시원하게 불어제끼는 바람이 고맙기도 하고 그렇네요. 하악하악~

낮뿐만 아니라 밤에도 20도 후반대를 오르내리고 있어서 거의 맨바닥에서 이불없이 지내고 있습니다. 그래도 가끔씩 밤에 더위 때문에 깨기도 하네요. 새벽에는 좀 선선해지기도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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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예보를 보니 태풍이 올라오고 있네요. 아직 한반도를 통과할지 어떨지는 모르지만 이 찌는 듯한 더위를 식혀줬음 싶습니다. 근데 태풍 이름이 갈매기더군요. 요새 롯데가 거의 죽을 쑤고 있는데 이 태풍이 어떤 전조가 되지 않을까 상상해 보기도 합니다.

그나저나 부산 갈매기 정수근은 참 아쉽네요. 야구를 엔터테인먼트화할 수 있는 몇 안되는 선수였는데... 마땅히 잘못한 만큼 죄값은 치러야 한다고 봅니다. 그리고 야구만 인생의 전부는 아니지 않나요? 정수근 정도라면 연예인으로도 괜챦을 것 같은데요. 물론 어느 정도 자숙의 시간을 가진 다음에 말이죠.


LG전에서 또 승리를 거뒀습니다. 이로써 올해 대 LG 전적 11승 3패구요. 6연승을 기록했네요. 완전히 LG는 말 그대로 두산의 보약입니다. 라이벌이라고 하기엔 쑥스러운... 뭐 그런 사이가 되었죠.

이런 결과가 물론 기쁘기도 한데요. 측은지심이랄까 뭐 그런 느낌도 없지 않아 드네요. LG가 잘해야 박진감있는 경기를 볼텐데, 승패가 뻔한 경기를 보는 것이 그닥 흥미롭진 않네요.

오늘은 경기보다 외적인 이야기를 중심으로 쓸까 합니다.

경기 시작하기 전에 LG 응원석을 돌아봤는데요. 많지 않은 관중이지만 맨날 지는 팀을 응원하러 오기도 쉽지 않은데, 그런 면에서 온 분들은 인내심이 대단하지 않나 싶네요. 혹시나 하는 설레는 마음이 야구장으로 발길을 옮기게 하지 않았나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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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야에는 LG의 투수조 중에 막내인 정찬헌, 이범준 투수가 물병을 정리하고 있길래 카메라를 들이댔습니다. 둘이서 얘기를 나누면서 일하는 모습이 사이좋게 보였는데요. 특히 사투리쓰는 정찬헌선수 귀엽더군요. 그리고 이범준선수에게 "사진찍어도 될까요?"라고 물어봤는데 바로 포즈를 취해주더군요. 고맙습니다.^^

이범준선수 얼굴이 참 착하게 생겼습니다. 몸매도 늘씬한게 여자팬 꽤나 꼬이게 생겼네요. 무럭무럭 성장해서 한국을 대표하는 투수가 되기 바랍니다.

오늘 경기는 이원재선수가 첫승을 거두어서 두산의 차세대 선발투수로서의 가능성을 입증해 줬습니다. 두산팬으로서는 기쁘기 그지 없는데요. LG는 에이스 봉중근에 이어 옥스프링까지 두산의 신예에 져서 참 우울한 날이 되었습니다.

동호회 사람들과도 이런저런 얘기를 나눴는데, LG는 참 두산에게 미운정 고운정 다든 팀이라 부진이 고소하기도 하면서 아쉽기도 하고 뭐 그렇네요. 조만간 LG의 부활도 기대해 봅니다. 두 팀간의 경기가 재미있을 정도까지만... ^^



LG와의 경기는 객관적인 전력차와 상관없이 은근한 긴장감이 흐릅니다. 그런 재미로 LG전을 기다리는데요. 이번 3연전은 에이스 봉중근이 첫번째 투수로 나온다기에 팽팽하겠구나 싶었습니다. 그래도 LG에서 유일하게 국가대표로 뽑힌 선수가 봉중근 아니겠습니까? 이에 맞서는 두산 선발은 차세대 에이스 김명제입니다.

시구자는 바다였는데요. 바다도 두산의 열혈팬인가 보네요. 시구 때도 열정적이더니 응원도 그렇고, 깜짝공연도 그렇고 온몸으로 두산팬임을 입증하더군요. 5회 끝나고 응원단상에 올라오더니 노래 한곡을 열창하는데요. 분위기를 한순간에 올리더군요. 역시 타고난 엔터테이너입니다.  



경기는 좀 어렵게 끌고 갔습니다. 봉중근에게 8회까지 1안타로 끌려갔구요. 시속 147km까지 나오는 강속구에 제구력까지 갖추니 참 쳐내기 힘들겠다 싶었습니다.

하지만 두산이 어디 그렇게 쉽게 물러가나요?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최강두산 아니겠습니까?

승부는 9회부터 시작이었습니다. 김재호의 안타를 시작으로 이종욱의 2루타로 1점을 내고 고영민의 진루타로 1사 3루를 만든 상황에서 김현수의 동점 적시타로 승부는 원점으로 돌렸죠. 그야말로 두산 응원단은 말그대로 열광의 도가니였구요. 3루측은 쥐죽은듯 조용해지더군요.



10회부터 LG는 봉중근이 내려가고 정재복이 올라왔구요. 반면 두산은 이재우가 철통같이 막아줬지요.

그리고 운명의 11회말. 11회는 1번 이종욱부터 시작하기에 충분히 역전을 예감했습니다. 왠지 어떻게 되든 절대 질 것 같지 않은 느낌... 이게 바로 두산의 매력이죠. ㅋㅋㅋ

역시나 2번 고영민이 안타를 치고 나가자 분위기는 술렁대기 시작했구요. 고제트가 도루를 성공시켜 스코어링 포지션으로 압박했습니다. 1사 2루에 김현수, 김동주, 홍성흔의 두산 클린업 트리오로 이어진다면 이미 끝내기는 정해진게 아닌가 싶네요. 문제는 누가 치는가였죠.



이날의 주인공은 김동주였습니다. 김현수가 볼넷으로 나가고 나서 김동주는 정재복의 공을 밀어쳐 역전 끝내기를 이끌어냈죠. ㅎㅎㅎ 역시 김동주는 두산의 자존심입니다. 그리고 어찌나 환호성을 오래 질렀던지 목이 아플 정도였죠. 주위의 응원단도 완전 열광 자체였구요.

개인적으로는 지난 2005년 5월 5일 홍성흔의 끝내기 이후 본 감격적인 끝내기였습니다. 상대가 LG였기에 기쁨은 더했구요. 오늘 승리를 발판삼아 이번 3연전 결과도 스윕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싶네요. 참고로 올해 두산은 9승 3패이구요, 연장전 6승 무패입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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