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는 졌습니다. 초반에 써니가 전혀 써니답지 않은 밀어내기 볼넷을 두개나 내준게 컸네요. 그래도 9회말까지 따라가는 모습을 보여줘, 그런대로 만족스럽습니다. 그리고 팬심이긴 하지만, 준플에서 롯데와 만났을 때 지진 않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 느낌의 근거는 애교였습니다. 그간 선발로 활약했지만 역시 애교는 중간계투에서 1~2이닝을 확실히 막아주니 존재감이 확~ 살더군요. 142~145km 정도의 돌직구에 변화구가 제구 잡히니 롯데타자들이 쉽게 공략을 못하더라구요. 포스트시즌 같은 큰 경기 경험이 많은 것도 무시할 수 없구요. 하지만 너무나 정직한 투구 스타일이 곧잘 연타를 맞는다는게 아쉽다고나 할까... 느낌으로는, 애교는 롯데 하위타자 정도는 확실히 막아줄 수 있는데 반해, 대호와 홍지명에게는 좀 밀릴 것 같네요. 대호야 뭐 국내 최고의 타자이고, 홍지명은 왠지 볼배합을 읽어낼 수 있을 것 같아서요.(완전 근거없는 순전히 감입니다)
다만 애교의 가세로 두터워진 중간계투진에 비해 용찬이의 공백으로 빚어진 마무리의 공백은 좀 고민이 되네요. 경험많은 제구력의 마술사 메시아가 메워주리라 예상됩니다만, 어쨌든 사고친 용찬이가 미울 뿐이고, 이왕 사고친거 제대로 반성하고 돌아오길 바랄 뿐입니다. 그나마 롯데의 마무리도 공백이긴 마찬가지여서 다행이라 여기고 있구요.
덧글...
달감독에 대해 불만이 없습니다만, 요새 심리게임에서 계속 밀리는거 같아 안타깝네요. 원래 상대방을 살살 긁는 스타일인 성큰감독에게는 짬밥 때문인지 계속 말렸들었는데요. 이제 방쫄 선감독에게마저 우위를 점하지 못하는거 같습니다. 올해 꼭 우승을 하겠다는 달감독의 솔직모드가 조급증에 걸린 듯한 모습을 보이는데 반해, 2등도 감지덕지라는 선감독의 겸손모드는 여유를 넘어 무서움까지 느끼게 하거든요. 게다가 이젠 롯데 로감독까지 평정심모드로 달감독을 압박하고 나옵니다. 달감독이 롯데전에서 스퀴즈를 해서라도 승리하고 싶다고 한데 반해, 로감독은 평소대로 하겠다고 했는데... 결과는 로감독의 승리였죠. 물론 찌라시 기사란게 기자의 입맛대로 편집되어 나오는 것이지만, 그런 기사를 통해 달감독이 심리적 압박을 받고 있다고 팬들이 느끼고, 선수들이 의식한다면, 좋은 결과가 나오진 않겠죠. 올해는 무조건 우승입니다만, 그렇다고 과도한 중압감에서 경기하고 싶진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