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직관 갔습니다. 지난 4월에 간 이후 참 오랜만에 나들이했습니다. 근데 결과는 좋지 않네요. 롯데에게 패했습니다. 스코어는 기억하고 싶지 않고... 그냥 이재곤이라는 듣보잡 투수에게 속된 말로 관광당했습니다. 신인투수에게 완투승을 안겨줄줄이야... 그렇게 질 줄은 몰랐는데... 역시 야구는 아무도 결과를 모르는 것이고, 항상 겸손해야 한다는걸 깨우쳐주는 스승같은 존재입니다.

롯데팬인 회사후배가 주동하는 직관이어서 부득이하게 3루측에서 봤습니다. 홀로 박철순 유니폼을 입고 3루 측에 들어서는 느낌이 마치 하얼빈역에 우뚝 선 안중근의사가 생각나더군요. 주위의 시선을 무지 신경쓰며 앉았습니다. 마산이었으면 더더욱 조신했어야겠죠? 그리고는 회사사람들과 맥주잔을 기울이다 두산이 공격할 때 쯤엔 아이패드에 격문을 써서 조용히 들었습니다. 흥분할 순간도 별로 없이 그냥 먼 산 바라보듯 앉아있었네요. 덕분에 경기도 일찍 끝나고, 술도 덜먹고, 귀가도 빨리 하고... 참 친환경 그린스포츠의 진면목을 보여준 셈이죠. 다음부터는 이렇게 무기력하게 무너지는 경기... 안봤음 하는 소망이... 음... 

하지만 열받아서 내일도 출격합니다. 이번에는 승전보를 블로그에 남겼음 좋겠습니다. 가뜩이나 블로그에 들어오는 날도 띄엄띄엄해지는데... 에휴...

덧글...
전에 두산팬이고픈 후배에게 두산팬하면 유니폼을 사준다고 농반 진반으로 얘기했더랬죠. 그 후배도 오늘 같이 직관했는데요. 물론 약속대로 김현수가 마킹된 올드 유니폼을 사줬구요. 후배도 두산 광팬이 되기로 맹세했습니다. 참고로 유니폼 값은 7만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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