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한라가 리그 2연패를 했습니다. 우승만으로도 감격스러운데 4-3으로 기적같은 역전승을 거두니, 정말 짜릿짜릿 하더군요. 평생에 몇번 안되는 명경기를 본 것 같아 영광스럽기까지 하네요. 지난 목요일과 토요일 오지이글스와의 경기에서 2연승을 거둬 한 경기만 더 이기면 정규리그 우승 확정 지을 수 있는 경기였는데요. 리그 2위의 강팀을 맞아 투혼을 발휘한 끝에 우승을 확정지었습니다. 우승 헹가레와 샴페인, 링크를 도는 선수들, 그리고 환호하는 관중들의 모습이 참... 감동적이었네요.

경기는 완전히 마르티넥을 위한, 마르티넥에 의한, 마르티넥의 경기였습니다. 경기 상황은 3피리어드 종료 30초 전까지 3-2로 지고 있었구요. 우리 선수들이 파상공세를 펼치고는 있었지만, 오지의 디펜스 라인 또한 견고했죠. 특히 오지의 골리는 참 유연한 몸놀림을 갖고 있더군요. 세이브도 여러 차례 기록했습니다. 헬멧을 벗을 때 보니 잘생기기까지.. 흠.. 어쨌든 마지막 남은 순간 30초... 슬랩샷에 이은 리바운드를 마르티넥이 걷어 올려 동점골을 만들었네요. 그리고 박주영처럼 무릎을 꿇으며 미끄러지는 멋진 세리머니... 빙상장은 완전히 흥분의 도가니였습니다.

이후 연장전은 분위기상 안양의 페이스임은 당연하구요. 아시아 최강자의 위용은 오래지 않아 증명됐습니다. 또 한번 문전 혼전 중에 날린 마르티넥의 리바운드 슛은 오지 골리의 몸을 날린 방어를 가볍게 뚫었구요. 환호하는 마르티넥 위로 선수들은 인간탑을 쌓았습니다. 그동안 두산베어스 경기를 그렇게 많이 갔지만 우승순간은 늘 TV와 함께 였는데요. 이렇게 직접 현장에서 우승의 감격을 맛보니 가슴이 뭉클합니다. 선수들이 링크에서 우승의 기쁨을 만끽하는 내내 아기곰을 무등태우고 덩실덩실 춤을 추었구요.

개인적으로 안양한라 선수들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마르티넥이 동점골, 결승골을 넣어 너무 기뻤지만요. 그 외에도 여전히 든든하게 세이브 해준 손호성, 골은 못넣었지만 좋은 움직임을 보여준 김기성, 아랫 입술이 터지는 투혼을 보여준 박우상, 코리안 로켓 송동환, 날카로운 드리블을 보여준 꽃미남 라던스키, 신인왕 예약한 조민호, 그리고 늘 다람쥐같이 민첩성을 보여준 오노 등 정말 출전했던 모든 선수들이 최고의 투혼으로 얼음을 뜨겁게 달궜습니다. 이로 인해 아이스하키 동호인구도 늘고 저변확대도 이뤄졌음 하는데, 이런 최고의 경기를 스포츠TV에서는 중계를 해줬느지 모르겠네요. 늘 아쉬운 부분입니다.

아울러 작년엔 안양이 리그 1위를 하고도 크레인스와의 플레이오프에서 아깝게 져서 결승에 오르지 못했는데요. 올해는 무조건 통합우승을 하기 바랍니다. 할아버지 마르티넥도 통함우승이 꿈이라고 했고, 또 통합우승이 진정한 챔피언이기에... 남은 기간 심혈을 기울여 승리해 우승트로피를 안양으로 가져왔으면 하네요. 링크에서 심의식 감독이 정말 좋아서 아이처럼 기뻐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는데, 통합우승으로 또 한번 그 환희를 팬들과 함께 했으면 합니다.

덧글...
처음으로 안양한라 서포터스 분들과 인사를 나눴네요. 아직은 북으로 응원을 리드하는 정도지만, 시간이 지나고 차츰 체계적으로 이끌면 아이스하키를 대표하는 팬들의 모임이 되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비록 지금은 20여명에 불과하지만...


얼마 전에 유튜브에서 리오스의 투구 동영상을 본 적이 있습니다. 인터넷에서 서핑하다 그와 면식이 있는 사람이 동영상을 유튜브에 올린 듯 하여 간단하게나마 안부를 남겼는데요. 그 글에 리오스인듯한 사람이 댓글을 달았네요. 유튜브 아이디는 gmanmercy구요. 정말 리오스라면... 기분이 참 묘하네요.^^ 비록 일본에선 오점을 남겼지만, 그의 성실하고도 매너있는 자세를 잊을 수 없죠. 우모를 비롯한 두산팬에게 리오스는 한국야구에 경의를 표할줄 아는 겸손한 영웅입니다.

우모 : danny! where are you? we, doosan fans, miss you so much.
리오스 : I am in Taiwan. I miss Doosan very much
우모 : hopefully you can succeed in Taiwan... which team are you in?

리오스는 현재 타이완에 있고 어느 팀인지 모르지만, 뭐 서핑하면 바로 나오겠죠. 어쨌든 대만에서나마 명예회복을 하기 바랍니다. 욕심같아선 한국에도 한번 방문해줬음 하는데... 근거없이 비난하기 좋아하는 일부 찌라시 기자들이 약물설을 퍼뜨리며 두산과 연계지으려 하겠지요? 어떤 기자는 한국에서의 약물설을 거의 확정적이라는 투로 기사를 썼던데... 저널리즘의 기본을 모르는 그냥 버즈마케팅 전문 블로거라고 이해하고 있네요. 부실한 기사를 어떻게든 클릭율 높여보려는 얄팍한 술수가 눈에 보이지만, 그에 놀아나는 팬들의 냄비근성은 참 아쉽습니다.

2010년 두산의 우승과 더불어 대만에서의 리오스의 활약도 기대해봅니다. 그의 심성이라면 충분히 재기할 수 있으리라 믿구요. 조만간 한국에서 웃으며 만날 수 있었으면 하네요. 


오렌지보울 승리로 아이오와가 최종 7위에 랭크되었습니다. 기억에 아이오와의 최고 순위는 3위였던걸로 기억하는데, 7위도 상당히 만족스러운 순위네요. 시즌을 메이저보울 승리로 마감해 기쁩니다. 1위는 당연히 BCS Championship 우승자인 알라바마, 2위는 텍사스, 3위는 플로리다, 4위는 Boise, 5위는 오하이오, 6위는 TCU입니다. 로즈보울에서 진 오레곤과 아이오와에게 밀린 죠지아공대가 11위, 13위로 마감한게 눈에 띄네요. Boise는 시즌 전승하고도 4위입니다. 물론 AP통신 선정 결과이기에 절대적인 평가는 아니죠. 더 많은 선정기준은 위 링크를 클릭하면 확인할 수 있구요.

아울러 수비수 Clayborn이 National Defensive Award를 차지했네요. 로즈보울에서 죠지아공대 쿼터백을 무너뜨리는 결정적인 sack을 했던 선수입니다. 아무래도 로즈보울에서 아이오와가 최강의 디펜스라인을 형성했던 것고 수상에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싶네요. 인터뷰에도 보면 요란한 헤어스타일이 상당히 강인한 인상을 주네요. 탄탄하면서도 유연성이 좋은 선수입니다. 이런 빅맨들이 100m 달리기도 빠르던데... 이 친구는 몇초에나 뛰는지 갑자기 궁금해지는군요.

이렇게 기분좋게 시즌이 마감되니 뉴스를 계속 찾아보게 되네요. 빅텐네트워크에서 제공하는 하이라이트도 재미있습니다. 핸섬한 Stanzi의 인터뷰도 후반부에 나오는군요. 어쨌든 아이오와는 2010 시즌에도 Stanzi 등 주전들이 학교에 남기에 좋은 성적이 예상됩니다. 연승행진으로 승승장구해서 BCS Championship에 나가면 좋을텐데요. 아이오와라고 못할건 없습니다. 한번 기대해보죠.


아이오와가 마침내 오렌지보울을 가져왔습니다. 마이애미에서 벌어진 죠지아공대와의 경기에서 24-14로 비교적 여유있게 승리했네요. 라디오중계와 문자중계를 두근반 세근반 하면서 봤는데, Stanzi의 컴백과 후반부를 뒷심으로 잘 버텨준게 승인이 아닌가 싶습니다. 경기 전 예상으로는 압도적으로 죠지아공대 쪽으로 기울었는데, 역시 경기는 뚜껑을 열어봐야 아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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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는 Stanzi가 패싱에 이은 터치다운 2회로 여유있게 앞서갔습니다. 특히 두번째 성공시킨 터치다운은 하이라이트로 보니 정말 예술이더군요. 어려운 공을 받은 Sandeman의 센스도 훌륭하지만 운도 좋았네요. 하마터면 인터셉트 당할 뻔했습니다. 반면 2쿼터에서는 막판에 좀 철렁했죠. 죠지아공대 43야드 지점에서 4th and 5를 시도했는데, 실패했거든요. 왠만하면 펀트하는게 낫지 않을까 했는데... 3야드는 가능하리라 봤는지 Ferentz 감독이 욕심을 냈네요. 자칫 분위기가 넘어갈 뻔 했데, 다행히도 아이오와 24야드 지점까지 허용했다 필드골 실패로 실점을 모면했습니다. 오히려 바로 이어진 공격에서 죠지아공대 16야드 지점 필드골 성공으로 기세를 꺾었네요. 킥커 Murray가 수훈갑입니다.

하지만 마지막 고비가 남았죠. 4쿼터에 17-14로 쫓기는 상황, 죠지아공대 3야드 지점에서 4번째 시도를 필드골을 선택했는데요. 킥하는척 하면서 Murray가 트릭으로 페이크 러시를 시도했죠. 터치다운을 노린건데요. 하지만 어이없는 펌블로 죠지아공대로 공격권이 넘어갔습니다. 아마 Ferentz 감독은 확실한 승리를 위해 3점보다 7점을 노린건데... 여차하면 역적이 될 뻔했네요. 다행히 Wegher의 러싱 터치다운으로 24-14로 승리를 확정지었습니다.
대체적인 언론의 평가는 아이오와 수비의 승리라고 하네요. Stanzi도 승리의 수훈갑을 수비로 돌렸구요. 잘 모르지만 죠지아공대의 트리플 옵션 공격이 꽤나 강력했나 봅니다. 프리뷰에서도 죠지아공대의 공격을 아이오와의 수비가 얼마나 막아줄지가 관건이라 했는데, 러싱을 143야드로 막았네요. 참고로 죠지아공대의 평균 러싱거리는 307.2야드입니다.

이로써 아이오와는 1958년 로즈보울 우승 이후 처음으로 메이저 보울 경기 승리했네요. 반세기 만에 들어보는 트로피입니다. 아마 지금쯤 아이오와는 밤새며 환호성지르고 난리났을텐데요. 술과 노래에 쩔을 아이오와시티가 눈에 선하네요. 언제 한번 그 기쁨을 현장에서 느껴보고 싶습니다만... 하여간 아이오와팬으로서 기분좋은 시즌이 되었습니다. 이제 시즌을 마감하고 올 9월을 기약해야겠네요. 수고했습니다. 헉카이~~!


하루 남았습니다.
아이오와의 올시즌 마지막 경기.
오렌지보울...

이번엔 반드시 승리하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슈거보울의 플로리다처럼 압도적인 승리도 좋지만,
너무 일방적으로 몰아치면 재미없으니
조심스럽게 27-24 기원합니다.

Go HAWKS!



새해 벽두부터 실망스러운 일이 터졌군요. 두산이 유니폼을 바꿨다고 하는데, 이걸 져지라고 입고 다녀야 하는건지 심각하게 고민되네요. 물론 직접 본게 아니라서 뭐라 말하기는 그렇지만, 애교와 기계가 입은 사진으로 보면... 직접 봐도 크게 달라질 것 같진 않습니다. 홈은 그런대로 봐줄 만 하지만, 특히 원정 유니폼은 좀 많이 실...망...스럽네요.

많이 실...망...스러운게 단지 유니폼이 촌스러워서만은 아닙니다. 두산의 전통에 대한 자부심을 표현했다고 하는데, 도무지 어디에 그런 철학을 반영했는지 모르겠네요. 설마 공 모양의 엠블럼을 가지고 그러는건 아니겠죠...? 적어도 두산베어스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를 디자인에 반영해야 하는데요. 이건 지금까지의 베어스와 어떤 연관이 있는건지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이게 가장 불만이네요. 아무리 그래도 반달곰의 상징 V가 새겨진 베어스 엠블럼과 하얀색을 살려야 하는거 아닌가요?

그리고 유니폼 변경에 대한 구단의 태도에도 심각한 문제가 있습니다. 사실 작년 여름에 잠실구장에서 유니폼 변경에 대한 설문조사가 있었죠. 저도 그걸 보고 참~ 멋대가리 없다고 생각했었습니다. 두산팬들이 '유니폼 바뀌는거냐?', '지금 설문조사하는건 너무 멋이 없다' 는 등의 항의를 했을 때, 구단은 전혀 구단과 관계없는 일이라고 발뺌을 했던 기억이 있네요. 그래서 그냥 해프닝으로 끝나나 했었는데요. 지금 바뀐게 그 때 그 허접한 디자인 중 하나였던거죠. 도대체 왜 숨겼던거죠? 그렇게 공개적으로 인정하지 못할만큼 극비리에 추진해야 할 일인가요? 그렇다면 설문조사는 대체 왜 한거죠?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행여나 인터넷에 떠도는 것처럼 그룹 친인척이 디자인했기 때문이라면, 두산재벌가는 가족의 무능함을 공식 인증한 것에 지나지 않네요.

덧글...
원년 OB 유니폼은 간지 최고였습니다. 빨강, 파랑, 하얀색의 모자도 이뻤지만, 심플하게 디자인된 유니폼은 지금 봐도 촌스럽지 않거든요. 당시에 유니폼 때문에 OB팬 하는 친구들도 많았습니다. 그리고 두산으로 오면서 반달곰 V자가 새겨진 로고도 맘에 들었더랬죠. 뭐... 그랬습니다.


브롱코스가 결국 플레이오프에 탈락하고 말았습니다. 캔자스시티와의 경기에서 24-44로 패해 시즌 성적 8승 8패가 되었네요. 시즌 초반 6연승을 달리면서 쾌속항진을 했는데... 이후 연패로 몰리면서 시즌을 접었습니다. 6연승으로 출발했지만 플레이오프에 진출하지 못한 역사상 세번째라는 불명예와 함께... 아놔~

올 겨울을 브롱코스와 재밌게 보내려했던 계획이 그냥 허무하게 무너졌습니다. 이제 남은건 아이오와 헉카이인데요. 이마저도 5일 오렌지보울 게임하면 끝이네요. 겨울스포츠는 참 짧아서 아쉽습니다. 미국시간 5일이니 한국시간으로는 6일이네요. 벌써부터 기대가 되는데... 흠... 

2010 시즌에는 브롱코스도 헉카이도 베어스도 안양한라도 모두 우승하는 해가 되었음 합니다. 모두 화이팅....!


이번 스토브리그의 첫 트레이드가 발표 직전입니다. 히어로즈에게 이현승을 받는 대신 금민철에 10억을 얹어서 준다고 하는데요. 두산팬으로서 약간 미묘한 감정이 드네요. 우선 이현승, 장원삼, 이택근을 잃어 마음이 찢어지는 영웅팬들에게는 위로의 말을 전하구요. 두산팬으로서 이번 트레이드에 대한 느낌을 적어봅니다.

비정하긴 하지만 트레이드 득실을 따지려면 우선 성적을 들쳐봐야 합니다. 우선 스탯상 이현승이 훨씬 활약이 많았네요. 이현승은 2009년 히어로즈에서 13승을 올려 확실한 선발진이었지만, 금민철은 중간과 선발을 오가는 불안한 포지션이었습니다. 때문에 단순비교가 의미가 있을지는 모르지만, 이름값이나 활약도를 봤을 때 이현승에 무게감이 가는건 사실이죠. 특히 이현승의 묵직한 직구는 삼진잡는데 톡톡히 쓰일 정도로 위력적이구요. 140km 후반대의 전형적인 정통파 투수죠. 반면 금민철은 직구구속은 그닥 빠르지 않지만 커터가 좋고 볼끝의 움직임이 살아있는 기교파 투수입니다. 경험상 주자가 나갔을 때 흔들리는 모습을 많이 보여줬는데, 사실 제가 가장 맘에 안들어하는 부분이네요. 배짱있게 칠테면 쳐봐라 하고 던지는 모습이 부족해 보였습니다. 워낙 숫기 없는 성격이라 그렇게 보였는지는 모르지만...

이현승 
- 83년생, 계약금 1.8억원/연봉 7천만원 군미필
- 170이닝 13승 10패 방어율 4.18 볼넷 66 삼진 120 피홈런 25 (2009년)
- 353이닝 22승 20패 방어율 4.46 볼넷 142 삼진 255 피홈런 39 (2006년~2009년)

금민철 
- 86년생, 계약금 4천 5백만원/연봉 6천만원 군미필
- 83.1이닝 7승 2패 방어율 4.43 볼넷 52 삼진 55 피홈런 1 (2009년)
- 311이닝 13승 11패 방어율 4.02 볼넷 172 삼진 233 피홈런 17 (2005년~2009년)

문제는 이현승이 성적상 가치있는 투수임에는 틀림없지만 과연 10억을 얹어줄만하냐는 것입니다. 금민철의 최근 가파른 상승세, 적은 나이 등을 감안하면 10억이라는 금액은 고개가 갸우뚱해집니다. 지난 포스트시즌에서 보여준 금민철은 김광현 부럽지 않은 포스였거든요. 두산팬들은 이제야 금동이가 터졌구나 하고 좋아했구요. 무표정한 그의 표정에서 오히려 침착함을 느꼈더랬죠. 그래서 이번 트레이드에 대해 상실감이 크고 이면에 어떤 모종의 거래가 있는건 아닌지 하는 의심이 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현승과 10억은 정해놓고 카드를 이리저리 맞춰봤는데, 여론을 의식해서 금민철로 귀결된게 아닌가 하는 느낌이... 흠냘...

선수 개인으로 보면 둘다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하는 변수가 있지만, 이현승에게 좀더 기대가 커지네요. 그 근거로는 우선 피홈런 갯수인데요. 이현승은 빠른 볼을 구사하는만큼 홈런도 많이 얻어맞았습니다. 2009 시즌은 무려 25개... 하지만 투수친화적인 잠실이라면 분명 줄어들테구요. 삼진이 볼넷에 비해 훨씬 많다는게 김경문 감독의 마음에 쏙 들게 할겁니다. 그리고 구단운영이 불안한 히어로즈보다는 두산이 한결 낫겠죠. 우승이라는 목표가 생겨 마음을 다잡을 수 있을테구요. 대신 금민철은 우선 심리적인 허탈감을 극복하는게 중요할겁니다. 이현승이야 이미 오래 전부터 준비했기에 별 동요는 없겠지만, 금민철은 다르죠.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새 보금자리로 옮기는건 유쾌한 일이 아니니까요. 그것도 처음 겪는 일이니... 휴우... 긍정적인 면은 이현승과 장원삼이 빠진 히어로즈 선발진에서 금민철은 붙박이 선발이 될 수 있는 확률이 높다는 것. 마일영, 번사이드가 있지만, 강윤구, 김영민 등이 아직 확실하지 않은데 반해, 금민철은 이미 어느 정도 검증이 된 선수거든요. 게다가 어린 나이에 포스트시즌 1선발도 뛰어봤구요. 아울러 최고 투수 반열의 정민태 코치를 만난다는 점, 기대를 걸 만하죠. 다만 변화무쌍한 커터의 위력을 배가할 직구가 5km 정도만 빨라지고 볼넷 좀 줄이면 참 좋겠다능...^^;;

결과적으로 포스트시즌에서 터진 금민철에 대한 포텐셜이 아깝긴 하지만, 개인적으로 이번 트레이드에 대해 대체적으로 만족합니다. 아마도 금민철에 대한 아쉬움을 상쇄하는 이현승에 대한 기대가 컸던 탓도 있구요. 트레이드 카드로 오르내리던, 임태훈, 이용찬, 고창성 등의 KILL 라인, 혹은 김상현+민병헌 등 어이없는 루머들로 미리 예방주사를 맞은 이유도 있지 싶네요. 하지만 삼성과 엘지가 내준 선수들을 보면 배아프기는 합니다. 두팀은 거의 출혈없이 선수를 돈주고 산 격이라...

바라는건 두 선수 모두 적응잘해서 기량을 맘껏 떨치는 겁니다. 금동이가 두산을 상대로 호투를 해도 밉지 않을만큼 정말 잘 커줬으면 하구요. 이현승도 두산우승을 위해 데려온 기대대로 좌완 에이스가 되어줬음 하네요. 늘 트레이드 때마다 느끼는건 어디 가든 자기 하기 나름이라는 것! 두 선수의 분투를 기원합니다.


지금은 사라졌지만, 초창기 한국 아이스하키 리그에는  동원드림스, 현대오일뱅커스 등 여러 팀이 있었는데요. 모두 해체하고 현재는 안양한라가 유일합니다. 하이원은 이후에 창단된 팀이구요. 그래서1994년에 창단되어 15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안양한라는 충분히 박수받을만 합니다. 척박한 동계스포츠에서 별 이득도 없어 보이는 구단을 15년간 운영해왔다는 자체가 아이스하키에 대한 애정없이는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죠. 작년에는 아시아리그 정규시즌 1위까지 했구요. 이런 이유만으로도 한국을 대표하는 명문클럽이자 희망인 안양한라의 창단 15주년 남다른 의미가 있습니다. 아낌없이 축하하구요. 더 많은 팀들이 생겨서 저변이 확대되었으면 하네요.

오늘 있었던 차이나 드래곤과의 경기는 15주년 기념경기였습니다. 홈3연전에서 이미 2연승을 거둔데다, 팀 차이나가 최약체이기 때문에 경기에 진다는건 생각도 하지 않았죠. 당연히 이겨야 할 팀이기에 경기장을 향하면서 긴장도 되지 않았더랬죠. 하지만 1피리어드 끝나자마자 도착한 빙상장의 전광판엔 스코어 1-1이라 적혀있더군요. 조금 의아했습니다. 마지막 경기인만큼 팀 차이나가 힘을 내나보다 했었죠. 하지만 2피리어드부터 보여준 경기력은 좀 실망스러웠습니다.

우선 퍽에 대한 집중력이 떨어져 있더군요. 아마 약팀이기에 방심하기도 했겠지만, 3-1로 앞서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연이은 수비실수는 모두 실점으로 연결되었습니다. 한번은 수비수가 어이없이 넘어지는 통에 우리쪽 파워플레이 상황인데도 골을 먹었구요. 또 한번은 퍽 컨트롤이 안되어 실점을 했죠. 손호성 골리도 성질났는지 스틱으로 골대를 치더군요. 전반적으로 들떠있는 느낌이었습니다. 결국 3-4로 역전당했구요. 누군가 분위기 쇄신용으로 강력한 보디체크했음 했는데, 강력하진 않았지만 끈질기게 상대 공격을 괴롭히긴 하더군요. 혹시나 질지도 모른다는 위기의식이 발동했나 봅니다.

결국 경기는 꾸역꾸역 송동환, 김우재, 김원중의 골로 다시 뒤집어 6-5로 승리했습니다. 하지만 막판 팀 차이나에 골을 허용해 끝까지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까지 갔구요. 아시아리그 제패를 노리는 팀답지 않은 경기였네요. 사자가 토끼를 잡을 때도 신중을 기하는데 말이죠. 아쉬웠습니다.

경기장엔 많은 관중들이 왔구요. SBS에서 중계까지 하더군요. 생중계였는지는 모르지만, 참 고마웠습니다. 미디어가 역할을 해준다면 저변확대에 큰 도움이 될테니까요. 로비에는 안양한라의 역사를 보여주는 동영상과 그간 받은 트로피 등을 전시했더군요. 예전 코리아 아이스하키 리그 동원과의 경기를 보여주는데 그때도 수준이 꽤 높았네요. 박진감 넘치는 경기는 여전하더군요.

덧글 1...
자는 아기곰을 깨워 갔는데 다행히 아이스하키 보는걸 너무 좋아하네요. 빙상장 안에선 연신 웃음가득 얼굴입니다.

덧글 2...
창단 15주년 기념으로 선수 팬사인회가 있었습니다. 그중 눈에 띄는 선수는 김원중이더군요. 조각미남은 아니지만 꽤 잘생겼더라구요. 경기장에 김원중을 응원하는 플래카드가 괜히 있는게 아니었습니다. 역시 인기는 잘생기고 봐야 한다능...


지난주 덴버가 오클랜드에게 불의의 일격을 당해 플레이오프 진출이 가물가물해졌습니다. 오클랜드는 참 올시즌 도깨비같은 행보를 보이네요. 덕분에 덴버의 컨퍼런스 1위는 이미 물 건너갔구요. 경우의 수를 쪼아가며 와일드카드를 노려야 하는 처지가 되었죠. 경기를 직접 보지 못해 뭐라 말하긴 어렵지만, 막판에 역전당했다는걸로 보아 카운터펀치를 맞은 것 같습니다. 당연히 이겨야할 팀에게 당한 역전패는 1패 이상의 데미지가 가해지죠.

현재까지 덴버는 8승 6패로 AFC West 2위구요. AFC에서 8승 이상을 거둔 팀은 볼티모어와 덴버 두 팀 뿐입니다. 아직 희망은 남아있다는건데, 남은 경기가 필라델피아와 캔자스시티라는 점에서 희망고문은 계속 죌 것 같네요. 만약 NFC East 1위팀인 필라델피아를 잡는다면 약팀인 캔자스시티를 이길 것으로 보여 가능성은 높아집니다. 하지만 필라델피아에게 진다면 캔자스시티에게도 말릴 수 있겠죠. 분위기란게 무시 못하구요. 특히나 연승과 연패를 거듭했던 덴버의 올시즌이기에 더욱 그렇습니다. 어쨌든 운명이 걸린 필라델피아전이네요. 27일 일요일 열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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