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서 회식장소로 야구장을 선택했습니다. 상무님이 두산팬이신데다 상대가 SK여서 회식으로는 딱이었죠. 다만 비 온다는 예보가 있어 어찌 될까 싶었습니다. 우모는 외부 회의가 광화문에서 있어 마치고 직접 잠실로 가기로 했는데, 나오니 비가 주룩주룩 내리더군요. 먼저 간 동료에게 전화했더니 잠실엔 비가 안오고 경기는 이미 시작했다고 하데요. 분명 잠실로 가면 비로 취소될텐데... 그럴 바에야 아예 다른데나 갈까... 하면서도 어쩔 수 없이 야구장으로 향했습니다. 참 이상한게... 친구들과 가는 야구장은 즐거운데 회사사람들과는 그렇게까지 즐겁지는 않더군요. ㅋㅋ 같은 두산경기인데도 말이죠.
가면서 DMB로 보니 2:0으로 앞서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SK는 역시나 질기고도 징그러운 강팀이죠. 도착할 무렵엔 6:2로 역전당했네요. 우울한 마음으로 야구장으로 들어섰습니다. 두산쪽 외야엔 회사사람 20~30명이 옹기종기 서서 맥주마시며 야구를 보고 있었구요. 점수차를 좁히진 못한채 끌려갑니다. 괜히 두산팬으로서 미안해지더군요. 회사사람 중에는 처음 야구장 온 사람들도 있었는데, 그들에게 두산의 멋진 모습을 보여주면 좋으련만... 그래도 표정들은 점수차와 상관없이 즐거워하니... 뭐 그나마 다행입니다.
얼마 후 하늘에서 비는 내리기 시작하구요. 빗방울은 굵어지데요. 결국 경기는 취소되었습니다. 그래도 비오는 동안 펼쳐진 두산의 불꽃 응원에 사람들은 놀라면서도 재밌어했네요. 특히 코믹춤을 추는 관중이 전광판에 등장하자 완전 배꼽이었습니다. 그리고 이어진 이날의 하이라이트 우천 세리머니... 김현수의 옥션신상춤이더군요. 맹구의 큰 몸집에서 나오는 엉성한 춤... 생각보단 어색하지 않고 귀여웠습니다. 이젠 두산의 행사때마다 불려나오지 않을까 싶네요. 맹구... 이제 야구만 잘하면 됩니다...
지난 금요일 회사끝나고 서둘러 잠실로 갔습니다. 외부에서 회의가 있어 좀 일찍 갈 수 있으려니 했는데... 오랜만에 만난 반가운 친구와 얘기 나누느라 오히려 더 늦었네요. 도착하니 점수는 엎치락 뒤치락 승부에 열기를 뿜고 있었습니다.
경기는 6-4로 두산이 이겼는데요. 관전 포인트는 왈론드의 선발합격 여부였습니다. 결과적으로는 5와 1/3이닝 동안 7안타 4자책점으로 아직도 미흡하다...네요. 냉정하게 얘기해서 빨리 퇴출시키고 대체 외국인 선수를 데리고 오는게 우승을 위해 필요합니다. 강력한 우승경쟁자인 SK, 삼성의 경우 외국인 투수가 확고하게 앞에서 끌어주는데 반해, 두산은 늘... 이 부분이 우승에 모자란 2%였죠. 올해는 반드시 우승을 해야 한다고 맘먹는다면 왈론드는 2주내에 교체하는게 좋습니다.
롯데와의 경기는 솔직히 진다는 느낌은 안드는데... 클린업트리오는 정말 무섭더군요. 홍성흔-이대호-가르시아로 이어지는 홍대갈 타선은 리그 최강이 아닌가 싶네요. 눈에 보이는 기록도 기록이지만, 찬스 때 휘둘러대는 방망이에 오금이 저릴 지경입니다. 그럴수록 홍포에 대한 그리움은 커져만 가네요. 홍성흔만 두산에 있었어도... 아... 어쨌든 이왕 간거 부산팬의 사랑 듬뿍 받고 은퇴는 두산에서 해주는 센스... 기대할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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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관후 술자리는 서래오뎅이었습니다. 왁자지껄하면서도 인간적인 이 가게 분위기를 우모가 워낙 좋아해서리...^^ 우격다짐으로 데리고 간 선배들 집과는 좀 멀어서리... 쫌... 미안하긴 했습니다...
간단하게 소감만 밝히면 그닥 만족스러운 경기는 아니었습니다. 충분히 쉽게 끌고 갈 수 있는 경기를 하마터면 질뻔 했고, 또 이길 수 있는 게임을 놓쳤네요. 그래서 결과적으로는 무승부지만 심리적으로는 패배와 비슷한 타격을 받았습니다. 몇회인지 기억은 안나지만 1사 만루 투볼에서 이성열이 어이없는 높은 공에 헛스윙하면서 승부는 꼬였네요. 만약 쓰리볼이었다면 밀어내기를 의식해 한복판에 공을 넣었을테고 이성열의 최근 불방망이를 감안했을 때 분명 놓치진 않았을텐데 말이죠. 결국 흔들린 선구안은 또 다시 볼에 손대면서 내야 플라이로 물러났고 다음 타자인 김현수까지 포수 플라이로 물러나면서 다잡은 고기를 놓쳤습니다.
현재 두산이 1위를 달리고 있지만 우승하기에는 약간 부족합니다. 우선 선발진이 히메네스의 가세로 돈독해진건 분명한 사실이지만 이현승과 왈론드가 뒷받침해주지 않는한, 우승 안정권과는 거리가 멀죠. 김선우와 이재우도 완전 믿음을 주진 못하구요. 그리고 주축 선수들의 부상도 무시할 수 없죠. 하루 빨리 이현승과 왈론드가 기대치만큼 올라와주는게 관건입니다.
역시 LG와의 경기는 전력만으로 승패를 가늠하기는 어렵더군요. 전력상으로는 충분히 셧아웃시킬 수 있음에도, LG전은 쉽게 가져오지 못합니다. LG선수들이 이를 악물고 덤비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마치 한일전같이 전력 외의 심리적인 요인이 중요한 변수로 늘 작용하기 때문에 그렇죠. 작년에도 압도적인 성적차이를 냈지만, LG전에서만큼은 상대전적으로 두산이 밀렸습니다.
금요일임에도 관중은 무지 많더군요. 지하철에서부터 두산져지와 모자로 넘쳐났습니다. 종합운동장역에서 쏟아져 나오는 팬들 대부분이 두산 유니폼을 입고 있었구요. 또 그들중 상당수가 이번에 바뀐 새 유니폼을 착용했더군요. 처음엔 촌스러워 보였는데, 서울의 대표구단이라는 이미지 때문인지 나름 또 이뻐 보이던데요? 관중수도 6:4 혹은 7:3 정도로 두산이 훨씬 많았구요.
위팬에서 두산 후드티를 사려고 했는데 XL 사이즈가 없더군요. 네포스는 만원 싸지만 그닥 맘에 들지 않고 해서 다음에 사기로 했습니다. 한번이라도 더 입으려면 여름이 오기 전에 사야되는데 말이죠... 흠...
퇴근하자마자 빙상장으로 달려갔습니다. 난생 처음으로 우승장면을 현장에서 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거든요. 안양한라는 2승을 이미 얻은 터라 1승만 추가하면 아시아리그 챔피언에 오르는 경기였습니다. 하지만 홈에서 우승컵을 안아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이었나요? 전반적으로 경기를 장악당한채 끌려가다 2-5로 석패했습니다. 3골 차이였지만 승부처는 1-2로 따라간 상황에서 유리한 분위기를 잇지 못하고 실점한 순간이었네요. 1-3이 된 순간 이미 게임은 넘어간거나 다름없었습니다.
빙상장에 들어서자마자 농구장 로비에는 우승축하연이 준비되고 있었습니다. 우승을 축하한다는 문구의 플래카드가 걸려있었구요. 음식도 세팅을 하고 있었죠. 좀 성급하다 싶긴 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경기에서 지고나자 필승결의파티(?)로 성격이 바뀌었더군요. 어쨌든 시즌의 마지막 홈경기인만큼 기쁜 자리였습니다. 안양한라 스탭들 준비하느라 수고많으셨습니다.
경기에서는 크레인스의 율(Chris Yule)을 막지 못한게 아쉬웠습니다. 거의 링크를 헤집고 다녔는데 제대로 방어해내지 못하더군요. 페널티 킬링 상황에서의 집중력 저하도 지적되어야 하구요. 하지만 이 모든게 결과론 아니겠습니까? 꼭 여겨야 한다는 부담감이 선수들 몸을 무겁게 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모쪼록 27일 열리는 4차전에서는 1, 2차전의 감각을 찾아 반드시 승리하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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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상장에 가수 채연이 왔더군요. 제 옆쪽 10미터 정도에 앉아있었는데 TV와 달리 코만 보이더군요. 쉬는 시간에 사인해주느라 정신이 없어 보이긴 하던데... 야구에 홍수아가 있다면 하키엔 채연이 있다고 할 정도로 자주 온다고 하네요. 흠...
하필 챔피언 결정전 1차전이 있던 일요일, 지방에서 집안일이 있어 올라오는 날이었습니다. 가뜩이나 늦게 출발한데다 고속도로가 막혀 빙상장에 도착한 것은 3피리어드 시작할 때였죠. 바삐 안으로 들어가 전광판을 보니 1-1이더군요. 일단 지고 있지 않다는데 안도하며 자리를 찾았습니다. 서포터스석은 모두 꽉 차서 그 위에서 서서 관전했는데 관중 열기는 정말 시즌 최고였네요. 하키장에서 파도타기 응원까지 나온건 처음 봤으니까요. 한라대학교 학생들과 서포터스의 열정은 여전했구요. 일반 관중들도 정말 목이 터져라 응원하더군요. 어떤 외국인 4명은 동물 복장으로 응원해서 눈요깃감을 주기도 했습니다.
안양한라는 선취점을 먼저 얻고 동점을 내주는 패턴을 3피리어드에서도 반복했습니다. 2-1로 앞서는 골을 넣고 3분뒤 바로 어이없는 동점골을 내줘 2-2가 됐죠. 긴장의 순간에 승리의 함성이 터진건 라던스키의 개인기에 의한 골이었습니다. 서든데스방식의 연장전에서 라던스키가 골리의 왼쪽을 파고들다 수비수 2~3명을 제치며 결승골을 성공시킨거죠. 순간 모든 관중들은 모두 자리에 일어서 환호했구요. 선수들은 라던스키에게 달려들었습니다. 지난 마르티넥의 결승골을 본 이후 최고의 골이 아니었나 싶네요. 이로써 챔피언 결정전 1차전은 안양이 가져갔구요. 2차전과 3차전만 이기면 홈에서 우승컵을 안게 됩니다.
부디 이번에는 크레인스에게 3-0으로 스트레이트로 이겨 작년의 패배를 갚고, 홈팀 팬들과 함께 기쁨을 함께 했음 하네요. 우승한다고해도 일본에서 한다면 중계가 없는 점을 감안할 때 참 아쉬운 일이거든요. 오늘이 2차전인데 눈이 많이 오네요. 승리를 부르는 폭설이기를 기원합니다.^^
이틀 연속 하이원과의 플레이오프를 관전했습니다. 1차전에 불의의 일격을 당한 터라 2, 3차전은 반드시 승리해야 하는 경기였는데, 다행히 이겼습니다. 이제 남은 두 경기에서 한경기만 이기면 대한민국 최초로 아시아리그 챔피언결정전에 올라갑니다.
하이원 경기를 직접 본건 처음입니다. 그동안 하이원의 간판 알렉스킴에 대한 기사는 읽은 터라 호감을 느끼고 있었는데요. 역시 큰물에서 경헙을 쌓았던 선수는 달라도 뭔가 다르더군요. 스케이팅이나 스틱웍이 여느 선수들과는 차원이 달랐습니다. 마치 베트남인가에서 잠깐 자선경기를 뛰었던 지단을 연상시키더군요. 여유있으면서도 시야가 남다른게 매직 존슨의 현란한 어시스트를 떠올리게 하구요. 3차전에서 몸을 날리면서 넣은 골은 정말 NHL급이었습니다. 적이었지만 기립박수를 쳤다능...^^;; 하지만 하키는 팀스포츠입니다. 하나로 똘똘 뭉친 힘은 안양한라가 더 나았네요.
2차전에서는 팽팽한 긴장감이 끝까지 이어졌는데, 3차전에서는 2피리어드 2-2에서 6-2까지 달아나자 사실상 승부는 결정되었습니다. 그리고 성급하긴 하지만 플레이오프의 승패도 갈린게 아닌가 싶네요. 하이원이 골리를 뺐던 승부처에서 오히려 안양한라가 골을 넣은게 쐐기를 박았구요. 전체적으로 기싸움에서 지지않은게 경기를 장악했던 요인이 아닌가 싶습니다.
인상적이었던건 허벅지 부상중인 마르티넥이 계속 응원을 보내던 장면이었습니다. 청바지를 입은채 골을 넣을 때마다 환호하고 동료를 격려하던 모습은 참 보기 좋았습니다. 과거 두산의 리오스를 보는 느낌이 들더군요. 이에 서포터스는 마르티넥의 이름을 연호하기도 했습니다. 어쨌든 부상이 빨리 회복되어 결승전에서는 출전하길 기원합니다.
이제 춘천으로 옮겨 남은 플레이오프 경기를 치르게 됩니다. 꼭 4차전에서 결승행을 확정지었으면 하네요. 비록 가지느 못하지만 성원은 보냅니다. 안양한라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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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전에서는 혼자였지만 3차전에서는 안양한라 서포터스와 같이 처음으로 응원했습니다. 재미있네요. 응원단장의 열정적인 모습이 인상적이었구요. 하키를 얘기할 수 있는 사람들을 알게 되어 기분이 좋네요.
안양한라가 리그 2연패를 했습니다. 우승만으로도 감격스러운데 4-3으로 기적같은 역전승을 거두니, 정말 짜릿짜릿 하더군요. 평생에 몇번 안되는 명경기를 본 것 같아 영광스럽기까지 하네요. 지난 목요일과 토요일 오지이글스와의 경기에서 2연승을 거둬 한 경기만 더 이기면 정규리그 우승 확정 지을 수 있는 경기였는데요. 리그 2위의 강팀을 맞아 투혼을 발휘한 끝에 우승을 확정지었습니다. 우승 헹가레와 샴페인, 링크를 도는 선수들, 그리고 환호하는 관중들의 모습이 참... 감동적이었네요.
경기는 완전히 마르티넥을 위한, 마르티넥에 의한, 마르티넥의 경기였습니다. 경기 상황은 3피리어드 종료 30초 전까지 3-2로 지고 있었구요. 우리 선수들이 파상공세를 펼치고는 있었지만, 오지의 디펜스 라인 또한 견고했죠. 특히 오지의 골리는 참 유연한 몸놀림을 갖고 있더군요. 세이브도 여러 차례 기록했습니다. 헬멧을 벗을 때 보니 잘생기기까지.. 흠.. 어쨌든 마지막 남은 순간 30초... 슬랩샷에 이은 리바운드를 마르티넥이 걷어 올려 동점골을 만들었네요. 그리고 박주영처럼 무릎을 꿇으며 미끄러지는 멋진 세리머니... 빙상장은 완전히 흥분의 도가니였습니다.
이후 연장전은 분위기상 안양의 페이스임은 당연하구요. 아시아 최강자의 위용은 오래지 않아 증명됐습니다. 또 한번 문전 혼전 중에 날린 마르티넥의 리바운드 슛은 오지 골리의 몸을 날린 방어를 가볍게 뚫었구요. 환호하는 마르티넥 위로 선수들은 인간탑을 쌓았습니다. 그동안 두산베어스 경기를 그렇게 많이 갔지만 우승순간은 늘 TV와 함께 였는데요. 이렇게 직접 현장에서 우승의 감격을 맛보니 가슴이 뭉클합니다. 선수들이 링크에서 우승의 기쁨을 만끽하는 내내 아기곰을 무등태우고 덩실덩실 춤을 추었구요.
개인적으로 안양한라 선수들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마르티넥이 동점골, 결승골을 넣어 너무 기뻤지만요. 그 외에도 여전히 든든하게 세이브 해준 손호성, 골은 못넣었지만 좋은 움직임을 보여준 김기성, 아랫 입술이 터지는 투혼을 보여준 박우상, 코리안 로켓 송동환, 날카로운 드리블을 보여준 꽃미남 라던스키, 신인왕 예약한 조민호, 그리고 늘 다람쥐같이 민첩성을 보여준 오노 등 정말 출전했던 모든 선수들이 최고의 투혼으로 얼음을 뜨겁게 달궜습니다. 이로 인해 아이스하키 동호인구도 늘고 저변확대도 이뤄졌음 하는데, 이런 최고의 경기를 스포츠TV에서는 중계를 해줬느지 모르겠네요. 늘 아쉬운 부분입니다.
아울러 작년엔 안양이 리그 1위를 하고도 크레인스와의 플레이오프에서 아깝게 져서 결승에 오르지 못했는데요. 올해는 무조건 통합우승을 하기 바랍니다. 할아버지 마르티넥도 통함우승이 꿈이라고 했고, 또 통합우승이 진정한 챔피언이기에... 남은 기간 심혈을 기울여 승리해 우승트로피를 안양으로 가져왔으면 하네요. 링크에서 심의식 감독이 정말 좋아서 아이처럼 기뻐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는데, 통합우승으로 또 한번 그 환희를 팬들과 함께 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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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안양한라 서포터스 분들과 인사를 나눴네요. 아직은 북으로 응원을 리드하는 정도지만, 시간이 지나고 차츰 체계적으로 이끌면 아이스하키를 대표하는 팬들의 모임이 되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비록 지금은 20여명에 불과하지만...
지금은 사라졌지만, 초창기 한국 아이스하키 리그에는 동원드림스, 현대오일뱅커스 등 여러 팀이 있었는데요. 모두 해체하고 현재는 안양한라가 유일합니다. 하이원은 이후에 창단된 팀이구요. 그래서1994년에 창단되어 15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안양한라는 충분히 박수받을만 합니다. 척박한 동계스포츠에서 별 이득도 없어 보이는 구단을 15년간 운영해왔다는 자체가 아이스하키에 대한 애정없이는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죠. 작년에는 아시아리그 정규시즌 1위까지 했구요. 이런 이유만으로도 한국을 대표하는 명문클럽이자 희망인 안양한라의 창단 15주년 남다른 의미가 있습니다. 아낌없이 축하하구요. 더 많은 팀들이 생겨서 저변이 확대되었으면 하네요.
오늘 있었던 차이나 드래곤과의 경기는 15주년 기념경기였습니다. 홈3연전에서 이미 2연승을 거둔데다, 팀 차이나가 최약체이기 때문에 경기에 진다는건 생각도 하지 않았죠. 당연히 이겨야 할 팀이기에 경기장을 향하면서 긴장도 되지 않았더랬죠. 하지만 1피리어드 끝나자마자 도착한 빙상장의 전광판엔 스코어 1-1이라 적혀있더군요. 조금 의아했습니다. 마지막 경기인만큼 팀 차이나가 힘을 내나보다 했었죠. 하지만 2피리어드부터 보여준 경기력은 좀 실망스러웠습니다.
우선 퍽에 대한 집중력이 떨어져 있더군요. 아마 약팀이기에 방심하기도 했겠지만, 3-1로 앞서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연이은 수비실수는 모두 실점으로 연결되었습니다. 한번은 수비수가 어이없이 넘어지는 통에 우리쪽 파워플레이 상황인데도 골을 먹었구요. 또 한번은 퍽 컨트롤이 안되어 실점을 했죠. 손호성 골리도 성질났는지 스틱으로 골대를 치더군요. 전반적으로 들떠있는 느낌이었습니다. 결국 3-4로 역전당했구요. 누군가 분위기 쇄신용으로 강력한 보디체크했음 했는데, 강력하진 않았지만 끈질기게 상대 공격을 괴롭히긴 하더군요. 혹시나 질지도 모른다는 위기의식이 발동했나 봅니다.
결국 경기는 꾸역꾸역 송동환, 김우재, 김원중의 골로 다시 뒤집어 6-5로 승리했습니다. 하지만 막판 팀 차이나에 골을 허용해 끝까지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까지 갔구요. 아시아리그 제패를 노리는 팀답지 않은 경기였네요. 사자가 토끼를 잡을 때도 신중을 기하는데 말이죠. 아쉬웠습니다.
경기장엔 많은 관중들이 왔구요. SBS에서 중계까지 하더군요. 생중계였는지는 모르지만, 참 고마웠습니다. 미디어가 역할을 해준다면 저변확대에 큰 도움이 될테니까요. 로비에는 안양한라의 역사를 보여주는 동영상과 그간 받은 트로피 등을 전시했더군요. 예전 코리아 아이스하키 리그 동원과의 경기를 보여주는데 그때도 수준이 꽤 높았네요. 박진감 넘치는 경기는 여전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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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는 아기곰을 깨워 갔는데 다행히 아이스하키 보는걸 너무 좋아하네요. 빙상장 안에선 연신 웃음가득 얼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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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단 15주년 기념으로 선수 팬사인회가 있었습니다. 그중 눈에 띄는 선수는 김원중이더군요. 조각미남은 아니지만 꽤 잘생겼더라구요. 경기장에 김원중을 응원하는 플래카드가 괜히 있는게 아니었습니다. 역시 인기는 잘생기고 봐야 한다능...
지난 일본 원정에서 부상선수가 많아 고전하리라고는 봤는데, 전반적으로 선수들 체력이 많이 떨어져 있더군요. 3피리어드 막판에 반짝 화이팅을 제외하곤 플레이가 느슨했습니다. 파워플레이 상황에서도 제대로 공략하지 못했고, 수비진영에서도 실수가 잦았네요. 특히 코리안로켓 송동환은 1피리어드에 2번인가 스틱웍 미스를 했는데, 그 중 한번은 단독찬스까지 내줬습니다. 하마터면 실점할 뻔 했구요. 고참이기에 더 아쉬웠네요. 나중에 한골로 만회하긴 했지만...
그래도 1-4로 뒤진 가운데 끝까지 경기를 포기하지 않았던 모습 아름다웠습니다. 운이 좋았다면 종료부저와 함께 골을 넣을 수도 있었는데... (아래 동영상 참조) 결국 3-4에서 마지막 한고비를 넘지 못해 졌지만, 내일 경기의 희망을 보기에 충분했네요. 돌이켜보면 파워플레이 상황에서 연달아 2명이 2분간 퇴장을 당한게 패인이 아닌가 싶습니다. 게다가 마르티넥의 퇴장은 좀 미심쩍었구요. 상대 선수의 진로를 방해했다고 내린 판정같은데... 글쎄요. 둘이 그냥 볼다툼하다 뒤엉킨것 같았는데... 일본선수가 전진하려는 상황이어서 그랬나요? 어쨌든... 뭐 경기는 졌습니다. 잘 싸웠구요. 그게 스포츠죠. 내일 이기면 됩니다.
이번 직관은 쌍둥이들과 아기곰과 같이 응원갔구요. 쌍둥이 누나들 덕분에 아기곰은 신나는 시간을 가졌죠. 경기 끝나고는 아이스크림까지 먹고 집에 들어갔네요. 겨울을 이한치한으로 제대로 즐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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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인스 원정 응원단이 7~8명 왔더군요. 그중 한명 희끗희끗한 스포츠 머리의 아저씨는 지난 시즌에 이어 올해도 역시나 북치고 계셨습니다. 대단한 열정이네요. 우모도 언젠가 일본 원정응원도 가보고 싶긴 한데... 흠... 그리고 원정응원단 옆에는 한라직원들이 응원하고 있었는데, 중간에 서로 뭔가 교환하고 얘기도 하고 악수도 하더군요. 적이기 전에 같은 스포츠를 사랑하는 팬으로서 참 보기 좋았습니다.
올 시즌 처음 안양한라 경기 직관했습니다. 아기곰과 함께 가려고 했지만, 낮잠을 안자는 통에 혼자 다녀왔네요. 아이스하키는 가족들이 많이 오는 경기라서, 아기곰 또래들도 많은데... 아쉽더군요. 다음 홈경기 때는 시간을 잘 맞춰서 가족 모두 가야겠습니다.
오늘은 안양한라 멤버십에도 가입해서 카드도 발급받았네요. 멤버십은 1만원 유료구요. 홈페이지에는 멤버십 가입시 팬북을 준다고 해서 물어보니, 이미 동이 나서 없다고 하네요. 선착순 1백명이었다나 뭐라나... 좀 실망했습니다. 홈페이지에 공지 띄우는게 어렵지도 않은데... 팬 서비스가 생명인 산업이 바로 프로 스포츠인데 말이죠. 하지만 뭐 그만큼 팬들이 많이 늘어나고 있다는 걸로 위안삼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져지도 구입했습니다. 선수용은 20만원인데 아직 뚜렷하게 응원하는 선수가 없어서 응원용 져지를 구매했네요. 3만 5천원이더군요. 당분간 이 져지입고 응원합니다. 평소엔 운전석 시트 커버로 쓸 예정이구요.
경기는 7-5로 프리블레이즈를 이겼습니다. 프리블레이즈 3연전 포함 8연승 행진이네요. 프리블레이즈가 2연패한 만큼 뭔가 보여주지 않을까 싶었는데, 신생팀의 한계를 여실히 드러내더군요. 선취점을 얻은 후에 중반까지 잘 따라오다가, 어제처럼 결국 고비를 넘지 못하고 무너지네요. 선수 프로필을 보지는 못했지만, 왠지 노쇠한 선수들 중심으로 짜여진게 아닌가 싶을 정도입니다. 후반에 힘을 못내는거 보니... 흠...
반면 안양한라는 마르티넥, 라던스키, 패스트가 경기를 지배했습니다. 마르티넥은 플레잉코치를 하면서 뛰는 노장인데도 전혀 손색없는 경기력을 보여주죠. 늘 영리하게 공간을 잘 찾는데요. 오늘도 골을 넣었습니다. 살짝 스틱으로 공의 방향을 돌려놓는 센스있는 팁인슛... 역시 마르티넥입니다. 국내선수로는 송동환, 박우상, 김기성, 이유원 등도 잘 뛰어줬습니다. 특히 박우상과 김기성의 콤비플레이로 엮어낸 골은 칭찬해줄만 하네요. 국내파끼리 합작한건 왠지 더 박수를 치게 됩니다. 그리고 손호성 골리도 중간에 관중들 웃음을 자아내는 실수를 한번 하긴 했지만, 뭐 무난하게 세이브해줬구요.
리그에서 파워플레이를 가장 잘하는 팀이 바로 안양한라인데, 오늘도 한골을 넣었습니다. 7-4에서 특이한 장면이 있었네요. 프리블레이즈가 경기종료 2분 정도 남은 상황에서 골리를 빼고 6명이 모두 공격에 가담했는데요. 당시 안양한라는 한명이 2분간 퇴장을 당한 상태라 4명으로 맞서는... 울트라 파워플레이라고 해야 되나...? 하여간 안양으로서는 아주 불리한 페널티킬이었는데, 결국 한골을 먹었습니다. 6명이 장악하니 뭐 골리를 제외한 3명이서 돌려막기 하는데도 한계가 있더군요. 하여간 재밌는 상황이었습니다.
오노 타카유키라는 일본 선수를 오늘 처음 봤는데요. 올시즌 들어온 외국인 선수인데 동양권이라 유심히 지켜봤습니다. 수비수라 그런지 눈에 띄지도 않고, 몸도 크지 않고, 나이도 83년생이라 기량이 원숙하지도 않은데... 왜 뽑았을까? 궁금하더군요. 게다가 경기 중반까지는 실수를 많이 했습니다. 한번은 퍽을 놓치는 바람에 한골을 먹기도 했죠. 같은 일본팀이라 봐주는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안이한 플레이였습니다. 근데 브로셔를 보니 정말 잘 생겼더군요. 마치 일본의 아이돌 스타를 보는 듯한 착각에 빠질 정도로요. 위의 이미지는 경기장 로비에 걸려있는 걸개그림인데요. 오노 참 근사하게 생기지 않았나요? 아마 안양한라가 본격적으로 여성팬을 빙상장에 끌어들이려는 전략으로 오노를 데려온게 아닌가 싶었습니다. 하지만 경기 막판에 골을 성공시켜주더군요. 얼굴로 뽑힌게 아니라는걸 항변하듯...^^ 아마 모르긴해도 오노팬들이 상당수 생길 것 같네요. 라던스키가 누리던 꽃미남 자리가 위협받을 정도니...
오늘 경기장에도 외국인들이 많이 왔습니다. 백인들이 주로 가족, 친구들과 함께 100여명 정도는 오는것 같구요. 일본인들도 군데군데 눈에 뜨입니다. 제 뒤에 앉아있던 일본 남자 3명은 뭔가 기록지에 싸가면서 관찰하듯 경기를 보더군요. 역시 일본은 야구도 현미경 야구를 하더니, 아이스하키도 마찬가지네요. 그리고 로비에는 한국말을 곧잘 하는 일본인 아저씨가 NHL 피규어 상점을 열었습니다. 대학 아이스하키 경기 홍보도 하고 있어서 사람들과 이런저런 얘기를 하네요. 다음에 가면 무엇때문에 왔는지, 뭐하는 분인지도 한번 물어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