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게 911사태가 트라우마라면, 두산에겐 508참사가 악몽이다.

숙적 sk에게 당한 508참사는 9점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역전당한 경기를 말한다

당시엔 정말 너무 어이가 없어 말이 나오지 않았다. 그냥 조용히 노트북을 덮었을 뿐.

 

그 악몽같은 참사를 912대첩으로 되갚아줬다. 이른바 리벤지에 성공한 것. 그것도 김광현의 호투와 박근영심판의 역대급 오심을 딛고 이뤄낸 쾌거다. 사실 이 경기를 내줬다면 선두권 싸움 보다 3, 4위권 싸움에 내몰릴 뻔 했다. 덕분에 lg에 2.5게임, 삼성과는 1게임 뒤진 3위를 유지했다. 4위 넥센과는 1.5게임차.

 

[이미지 출처 : 두산베어스 트위터]

 

912대첩의 히어로는 단연 김동한이었다. sk 마무리 박희수를 상대로 날린 역전 3점홈런은 두산팬 뿐만 아니라 야구팬 모두에게 그의 존재감을 알리기에 충분했다. 그간 2군에서 숨은 보석이라 얘기하는걸 몇번 듣긴 했었다. 1군에서 봤을 때도 타격자세가 참 이쁘다는 생각을 했더랬다. 하지만 두산 내야진이 어디 김동한 한명 뿐이랴. 그러나 김동한은 이 한방으로 두산 야수진의 'One of them'에서 'Remarkable one'으로 등극했다. 최재훈도 빼놓을 수 없다. 추격을 알리는 3점홈런의 주인공이다. 레이저 송구에 비해 빈약한 타격으로 양의지의 백업에 불과했지만, 중요한 순간에 큰 일을 하나 해냈다.

 

또 한명 주목하고 싶은 선수는 바로 윤명준이다. 지금 마무리인 정재훈의 Plan B는 윤명준이 맡아줘야 한다. 직구 외에 결정구가 없는 홍상삼에 비해 구위는 조금 떨어져도 폭포수 같은 슬라이더를 갖췄기에 타자들이 더 어려워 한다. 게다가 흔들리지 않는 강심장까지 보유해 마무리로 손색 없다. 윤명준은 곧 복귀할 이용찬의 컨디션에 따라 보직이 결정될 듯 하다.  

 

 

최재훈 인터뷰 장면

김동한 인터뷰 장면

박근영 심판의 오심장면

최재훈-김동한 무서운 백업.. 두산이 강팀인 이유

 

이제 912대첩을 발판 삼아 페넌트레이스 우승을 향해 질주할 때다. 정상 컨디션이 아닌 삼성을 넘어 lg까지 단 2.5게임이다. 막판 뒤집기에 성공한다면 그야말로 꿈 같은 'Again 1995'가 이루어지는 것. 상상만 해도 짜릿하지 않은가.

 


올 시즌 이상하게 직관 승률이 안좋다. 1무 3패. 돈내고 야구장 갔는데 지면 열받을 것 같지만, 생각만큼 우울하진 않다. 그냥 푸른 잔디만 봐도 일단 기분은 좋아진다. 다만 직관 승리 좀 해봤으면 하는 생각이 커질 뿐. 작년엔 그래도 승률이 좋았는데, 올해는 정말 별로다. 


언젠가 기록은 깨지기 마련. 그날이 왔다. 모임에서 야구장에 가기로 했다. 그것도 한번도 안가본 테이블 석에서 본다. 두산 구단 관계자 통해서 미리 13장을 예매하고 3루쪽 테이블에 자리 잡았다. 52만원어치다. 일찌감치 자리잡고 앉았는데, 카톡으로 메시지가 온다. 오늘 '미란다 커'란 친구가 시구한단다. 검색해보니 호주의 모델이다. 반응들이 뜨겁다. 평소 지각하던 선배들이 득달같이 달려온다. 특히 세번째로 도착한 선배는 오자마자 미란다 커를 찾았다. 그러나 그땐 이미 미란다가 시구를 마치고 경기장을 떠날 무렵이었다. 선배는 내가 준 표를 받아 쥐더니 바로 사람들 많은 쪽으로 뛴다. 그리고 본능적으로 집어 든 핸드폰 카메라로 마구 찍어댔다. 미란다가 차타고 빠져나가는 중이었다. 



사실 시구하러 나올 때 본 미란다는 생각보다 늙어 보였다. 모델 특유의 핏은 참 착한데, 백인 특유의 푸석푸석한 피부가 좀 그랬다. 미리 말해줄걸 그랬나? 어쨌든 그 선배는 사진찍기에 성공했고, 자기를 보기 위해 차창을 내렸다는 너스레까지 떨었다. 이제 야구는 됐고 집에 가도 된다며 함박웃음을 터뜨린다. 참고로 이 선배는 잘나가는 변호사다. 모임 사람들이 한명 한명 올 때마다, 난 표를 전달하러 들락날락 거려야 했다. 정작 내가 주장해서 찾은 야구장인데, 4회까지 제대로 보지 못했다. 그래도 틈틈히 확인한 스코어는 행복했고 올슨은 대견스러웠다. 


라면은 내무반에서 먹어야 제 맛이고, 치킨은 야구장에서 뜯어야 최고다. 게다가 좋은 사람들과 두런두런 얘기하며 맥주까지 마시면 세상 부러울게 없다. 어제도 그랬다. 마주 보는 것보다 같은 곳을 바라보며 얘기하는게 더 편하다. 남들은 필드에서 많은 얘기하며 친해진다는데, 난 그게 야구장이다. 게다가 경기도 이겼다. 6연패 뒤 2연승이다. 스크에게서 위닝시리즈를 가져왔다. 올슨이 리그 첫승을 신고했고 최재훈도 맹타를 날렸다. 술이 목구멍 뒤로 꿀꺽꿀꺽 넘어갔다. 


경기 끝나고 가진 뒷풀이는 경기장 밖 좌판에서 이어졌다. 다들 아스팔트 위에 앉아 술마셔 본지 정말 오랜 만이었다. 아마 대부분 학부 시절 이후 처음이었으리라. 경기 내내 이어진 흥겨운 분위기 탓도 있지만, 엉덩이를 타고 전해지는 아스팔트 촉감이 사람들을 들뜨게 했다. 술 마시는 내내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어제 오늘 밴드에 각자 올린 사진들 중 일부를 올려본다.



1. 국가대표 축구
월드컵 최종예선 우즈베키스탄과의 홈경기. 1-0으로 겨우 승리. 골은 우즈베키스탄이 넣고 승점은 우리가 챙겼다. 이겼다고 경기를 보면서 내내 답답했던 가슴이 풀리는건 아니다. 

2. 두산 야구
SK에게 5-7 패배. 오늘로 6연패째. 도무지 탈출구가 보이지 않는다. 선수들 하나하나 뜯어보면 못하는건 아닌데, 전체적으로 합쳐 놓으면 엉망이다. 마치 눈썹없는 미녀 모나리자 얼굴 같다. 


[사진 출처 : 두산베어스 홈페이지]


오후 6시쯤 비가 오길래 내심 우천취소가 되길 바랬었다. 상대투수가 김광현이기도 했지만, 요샌 선발이 좀 던지면 중간이 무너지고, 중간이 괜찮으면 타자들이 죽 쑤기 일쑤였다. 이럴 땐 그저 쉬는게 장땡이다. 뭔가 분위기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그런데 문제는 그 돌파구가 안보인다는 점이다. 


오늘은 그렇게 수비를 잘하던 이종욱까지 결정적인 실수를 했다. 바람이 거세 쉽지 않은 플라이였다고는 하나, 잡아줬어야 했다. 투수가 신인인 이정호를 감안하면 더더욱. 어쨌든 놓쳤고, 선발 이정호를 내리는 빌미가 되었다. 허무하다. 그렇다. 국대 축구는 보는 내내 답답했는데 두산 야구는 보는 내내 허무했다. 어쩌다 이 팀이 이렇게 무너지게 된건지. 네이버 야구 사이트를 안들어간지도 꽤 됐다. 들어가봐야 한숨만 나오는걸... 게다가 내일은 한번도 이겨본 적 없다는 그 무시무시한 수요일이다. 선발이 니퍼트라고 하지만, 우린 알고 있다. 수요일 징크스가 니퍼트의 키보다 더 크게 느껴진다는걸... 


비오는 수요일엔 빨간 장미를 그녀에게 전해주던가, 아니면 하루쯤 야구를 쉬던가, 한번쯤 쉼표를 찍어주는 것도 좋다. 



두산 역사에 빛나는 승리 하나, 507 대첩

두산 역사에 감추고픈 치욕 하나, 508 참사.


10점차로 이기고 있다 9회말 끝내기 역전패 당한 믿지 못할 경기가 오늘 일어났다. 그것도 숙적 SK를 상대로 말이다. 이렇게 어이없는 일이 어떻게 두산에서 일어날 수 있을까 화가 나지만, 사실 되짚어 보면 위기의 징후는 계속 있어 왔다. 투수진이 붕괴된 경고등을 나쁘지 않은 성적으로 애써 묻어왔을 뿐이다. 


현재 두산은 강팀인가? 냉정하게 말하면 4월까지는 그랬지만 지금은 전혀 아니라는게 내 생각이다. 우리 모두 착시현상에 빠져 있다. 우선 어제까지 두산 승률이 6할이 넘는다? 그러나 좋아할 것 없다. 리그에 2할대 승률 팀이 두팀이나 있다. 이 팀을 제외하면 5할 언저리에 있었을 것이다. 뎁스가 두텁다? 물론 남부럽지 않은 뎁스를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어차피 야구장에 올라오는 선수는 9명 뿐이다. 뎁스는 장기 레이스에선 위력을 발하지만, 단기 레이스에선 다른 얘기다. 두산이 가을야구에는 꾸준히 참가하지만 주인공이 못되는 이유다. 팀 방어율이 어제 기준 3.48로 전체 1위다? 하지만 5선발 제대로 돌려보지도 못했고 계투진도 시즌 전 계획과 완전히 뒤틀려 있다. 한마디로 총체적 난국이다. 선발진 중 그나마 로테이션을 지키고 있는 선수는 니퍼트와 김선우 뿐이다. 이정호, 김상현, 유희관, 이재우 등은 모두 계획에 없던 '플랜 B' 였다. 예쁘게 포장하면 화수분이지만 거칠게 폄하하면 잇몸으로 버티고 있는 중이다. 


[사진 출처 : 두산베어스]


두산이 우승을 원한다면 투수 보강은 필수조건이다. 투수 보강을 하려면 트레이드가 유일무이한 답이다. 아쉽지만 그게 현실이다. 그러나 무슨 이유인지 구단과 커피감독은 과감하게 트레이드 추진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내년에 군입대할 선수들을 거론하며 모두 아쉬운 자원들이라고 보듬고 있을 뿐이다. 그러나 그건 핑계다. 아깝지 않은 자원이 어디 있는가. 모두가 내 새끼 같은데 누군들 보내고 싶겠는가. 그러나 프로야구는 아마와 달리 비즈니스다. 주가를 올릴 수 있는 기회를 스스로 꺼리는건 일종의 배임일 뿐. 


그저께 기아와 SK는 김상현과 송은범을 교환했다. 대부분 SK가 패자라고 평했다. 아니다. 패자는 기아와 SK를 제외한 나머지 팀들이 패자다. 두 팀의 전력상승을 고스란히 감내해야만 하니까. 특히나 가을야구에서 맞붙을 확률이 높은 두 팀인 만큼 실질적인 데미지는 두산과 삼성, 넥센일 것이다. 벌써 두산은 어제 김상현에게 카운터 펀치를 맞은 바 있다. 이제 두산도 좀 더 적극적으로 세일즈에 나설 때다. 현재의 투수진은 4강권일 뿐 우승권은 분명 아니다. 이용찬과 올슨이 컴백한다 해도 트레이드 필요성은 유효하다. 사실 SK와의 트레이드는 우리가 했어야 했다. 송은범, 신승현.

  


중앙석에서 야구를 본다는건 비행기 1등석에서 여행한다는 것과 비슷하다. 탁 트인 뷰도 그렇지만 넓직한 탁자와 옆사람과의 충분한 공간이 주는 만족감은 꽤 그럴싸 하다. 게다가 일반석에 앉은 사람들을 보면 느끼게 되는 몹쓸 우월감까지. 그도 그럴 것이 그 황금좌석을 구단은 기자 중심으로 제공했고 나머지는 비싼 연간회원으로 채웠으니, 나같이 돈없고 시간 모자란 사람에게는 그림의 떡이었을 뿐. 



그런 중앙석을 후배의 도움으로 한번 가볼 수 있었다. 후배왈 우선 표가 필요없단다. 중앙현관에서 초대한 사람의 이름을 말하면 된다는 것. 후배가 시키는대로 중앙현관에 가니 역시나 이름을 확인하곤 종이띠를 팔목에 채워줬다. 궁금증이 하나 풀리는 순간. 근데 종이띠가 좀 뜬금없긴 했다. 놀이동산도 아닌데 말야. 안으로 들어서니 한번도 보지 못했던 구단 사무실이 보이고 깔끔한 복도가 인상적이다. 일반석과 너무 비교된다고나 할까. 그리고 드디어 들어선 중앙석. 앞으로는 파란 잔디가 내 코앞에 드러누웠다. 선수들 등빨도 실감있게 다가왔다. 뒤로는 중계석. 그날따라 내가 좋아하는 이숭용위원이 해설하고 있었다. 입모양을 보면 뭘 말하고 있는지 확인 가능한 거리다. 그리고 나중에야 알게된 사실 하나. 중앙석 전용 도우미 통해 이런저런 커피나 음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더라. 아쉽게도 9회 끝나고야 알게 되었다.


선후배들과 여유롭게 맥주 마시면서 치킨 뜯으니 그런 생각이 들었다. 로마시대 황제와 귀족들이 격투기를 좋아했던건 격투기의 재미를 만끽하기 보다 그들만의 사교클럽을 과시하고 싶었던게 아닌가 하는. 일반 국민들과 격리된 공간에서 그들끼리 웃고 떠들며 느끼는건 분명 특권의식이었을게다. 잠실구장 중앙석에서도 꼭 경기 뿐만 아니라 이런저런 얘기하는 자체가 즐거웠다. 위에 언급했던 몹쓸 우월감까지 포함해서. 그래서 그런가? 경기의 승패는 그리 간절하진 않았다. 이기면 좋고, 져도 그만, 그냥 좋은 사람들과 야구를 함께 본다는 자체가 좋았다. 


경기는 졌다. 시즌 첫 직관하는 날 시즌 첫 패를 당했다. 터벅터벅 걸어나오는데 밤바람이 시렸다. 역시 중앙석이 주는 달콤함도 두산 패배가 주는 쓰라림을 대신해줄 순 없나 보다. 후배는 호기있게 다음에도 중앙석에서 보게 해준단다. 그럼 고맙기야 하지만 부담주긴 싫다. 그리고 야구장에선 다소 불편하더라도 열정적으로 응원할 수 있는 일반석이 아직은 내게 더 맞는 듯 하다. 1등석을 매일 타면 1등석도 이코노미석처럼 느껴질테니. 



올시즌의 두번째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봤던 sk전에서 1승 2패를 했습니다. 첫 분수령이었던 어린이날 시리즈에이어 또 졌습니다. 이로써 전반기에 대한 기대수준은 좀 낮춰야 되지 않을까요? 아직 야구라는게 모르긴 하지만, 적어도 현재 시점에서는 그래야할 것 같네요.

직관을 했던 경기 포함해서 기계를 얘기안할 수 없네요. 정확한 통계치를 갖고 있진 않지만, 찬스상황에서 안타능력은 기계가 좀 떨어지지 않나 싶네요. 특히나 에이스급과의 대결에선 임팩트있는 장면을 본 기억이 가물가물해져갑니다. 올시즌 시작한지 이제 한달반 정도 되었으니 볼 만도 한데 말이죠. 아직 타율이나 전체적인 능력에 대해서 믿음은 확고합니다. 다만 결정적인 순간에서의 기계는 차라리 삼진을 먹지 왜 내야땅볼을 치지? 하는 생각이 드네요. 금요일 만루 찬스에서의 삼진, 오늘 무사 1, 2루에서의 병살... '나는 사람이다' 부제 : 기계의 인간선언이라고나 할까? 아쉽습니다.

신선한 점은 노경은이 조금씩 살아나고 있다는 점입니다. 150km에 육박하는 직구와 수준급의 변화구... 그런데 실전에 올라오면 흔들리는 제구력으로 실망스러웠죠. 그러나 최근의 투구는 그간의 모습을 불식시키고 있습니다. 오늘도 4이닝 무실점으로 무너진 니퍼트의 공백을 잘 메워줬구요. 조만간 태훈이가 다시 올라오고 니에베가 살아나준다면 두산의 투수진은 해볼만 합니다. 그래서 아직은 올시즌에 대한 기대를 부풀리게 하는 이유죠.

덧글...
관중은 미어터지고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비인기팀인 sk와의 평일경기에서도 1만 8천명을 넘더니 토요일은 만원관중이네요. 3루쪽까지 두산팬들로 채워지는 실이 흐믓합니다.


얼마전 이번주 sk전이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승패를 떠나 sk전에서 계속 밀리면 정규리그의 성적과 상관없이 우승의 꿈은 가물가물해지기 때문입니다. 퇴근후 간만에 혼자 직관가는 길은 그래서 비장(?)했습니다. 근데 잠실구장을 나오면서까지 비장해질줄은 몰랐네요. 2-4로 완패했습니다.

지금 가장 큰 문제는 선수들이 뭔가 주눅들어 있다는 겁니다. 자신있는 플레이가 안되니 과감하지 못하고 어정쩡한 공격만 남발하더군요. 만루찬스을 두번이나 무산시켰습니다. 첫 만루에서는 장돈건과 기계가 어이없이 삼진으로 이닝을 끝냈구요. 9회말 만루찬스에서는 이종욱이 삼진당했습니다. 특히 장돈건과 이종욱은 좋은 볼은 흘려보내고 떨어지는 볼에 헛스윙하는 만행을 저질렀죠. 이어지는 장탄식... 왜... 왜 그렇게 여유가 없는지...

또 하나는 포수인데요. 중요한 순간에 포일을 범하면서 sk의 맥을 이어주는 역적질을 했습니다. 보내기번트에 실패한 sk에게 공을 흘려주며 주자를 진루시켜주는건 뭡니까? 양의지, 용덕한 모두 마찬가지였구요. 화가 나다 못해 어이없는 웃음만 나더이다. 물론 한국 타자들이 땅을 심하게 고르는 탓에 불규칙바운드가 많이 일어나는건 알지만, 그건 sk 정상호도 마찬가지입니다. 좀더 집중력있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하네요.

이럴 때 정말 필요한건 허슬플레이입니다. 아이스하키에서는 상대의 에이스를 강력한 보디체크로 응징하는 선수가 있습니다. 용어가 갑자기 생각이 안나는데, 이렇게 몸을 날리는 격렬한 플레이 하나는 팀 동료들의 투쟁심을 한단계 업그레이드시켜주고 경기 분위기를 반전시키게 되죠. 몸싸움이 거의 없는 야구에서라면 홈배틀에서 포수를 무너뜨리고 득점한 케이스가 아닐까요? 주자가 이종욱이라면 더욱 폭발력이 크겠죠. 결국 스스로 알을 깨고 나오면 새가 되는 것이고 남이 깨면 후라이가 되는겁니다.

요새 야구 관련 인터넷 게시판은 아예 보지 않습니다. 순위가 몇위인지, 팀타율이 얼만지, 방어율은 또 어느 정도인지 궁금하지만... 가봐야 맘만 아파서...


강팀과의 이번주 경기는 달감독님이 상당히 공을 들였습니다. 특히 인천 원정경기에서는 니퍼트를 아껴 첫 게임에 배치했고, 스퀴즈번트를 감행하기도 했죠. 분명 김성근 감독을 감안한 도발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런 승부근성이 꼭 성공하지만은 않다는 것. 그게 야구죠. 오히려 달감독님의 이런 강수가 이상하리만치 김성근 감독에게는 통하지 않았던 적이 많았다는게 아쉬울 뿐입니다. 

오히려 스크와 삼성. 승패를 떠나 매경기 숨막히는 긴장감 넘치는 라이벌이라는게 고맙습니다. 이런 훌륭한 라이벌을 가져 행복하구요. 다만 행복감과 함께 승리감도 느꼈으면 좋겠습니다. 이번 시즌은 각팀과의 3연전별로 리뷰를 남기는데, 이번주는 바쁘기도 했거니와 그닥 상세하게 남기고 싶진 않습니다. 아무래도 반드시 넘어야 할 라이벌과의 승부에 대한 아쉬움 때문이겠지요.

다음주는 친한 두산팬 선배와 함께 잠실로 출격합니다. 엘쥐와의 화요일 경기죠. 어린이날 시리즈의 첫 테이프를 끊는 만큼 꼭 승리하도록 목놓아 응원하렵니다. 우리 곰돌이들 강팀과 혈투를 벌이느라 수고많았습니다. 모든걸 잊고 푹 쉬어 활력을 되찾는 오늘밤 되시고, 엘쥐에서 롯데로 이어지는 6연전에서 기필코 4승 이상을 거둬주길...


지난 금요일 SK와의 경기에 직관했는데요. 회사에서 일이 밀려 4회부터 보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짬을 내서 갔던 경기였음에도, 내용은 실망스러웠네요. 이미 포스트시즌 모드에 들어갔기 때문이라고 이해는 합니다만, 상대가 SK, 그것도 김광현이었다면, 좀 다른 모습을 보여줘야 하지 않았을까요? 김광현에게 거의 농락 수준으로 당하는거 보니 이번 포스트시즌도 마음 졸이면 지켜봐야 될 것 같습니다. 기계가 김광현에게 뺏어낸 홈런이 2년 연속 20홈런 돌파라고 하던데... 유일한 위안거리였네요.

스타팅에 이두환이 나왔더군요. 1루를 봤는데, 수비는 그런대로 괜챦긴 한데 빠른 타구를 놓친게 눈에 띄었습니다. 다이빙을 하긴 했는데 한템포 늦더군요. 이대호를 닮겠다고 했던 것 같은데, 수비는 닮지 말았으면...^^: 경기 보는 내내 비록 게임은 지더라도 이두환의 홈런만 보면 원이 없겠다고 했었는데, 두환이는 우모의 소원을 듣지 못했나 봅니다.

이렇게 정규시즌이 서서히 막이 내려갑니다. SK, 삼성, 두산, 롯데의 4강은 거의 확정이구요. 롯데의 공격력, 삼성의 불펜, SK의 짠물야구를 어떻게 헤쳐나갈지 기대반 우려반으로 지켜볼랍니다. 올해는 제발~~~


회사에서 회식장소로 야구장을 선택했습니다. 상무님이 두산팬이신데다 상대가 SK여서 회식으로는 딱이었죠. 다만 비 온다는 예보가 있어 어찌 될까 싶었습니다. 우모는 외부 회의가 광화문에서 있어 마치고 직접 잠실로 가기로 했는데, 나오니 비가 주룩주룩 내리더군요. 먼저 간 동료에게 전화했더니 잠실엔 비가 안오고 경기는 이미 시작했다고 하데요. 분명 잠실로 가면 비로 취소될텐데... 그럴 바에야 아예 다른데나 갈까... 하면서도 어쩔 수 없이 야구장으로 향했습니다. 참 이상한게... 친구들과 가는 야구장은 즐거운데 회사사람들과는 그렇게까지 즐겁지는 않더군요. ㅋㅋ 같은 두산경기인데도 말이죠.

가면서 DMB로 보니 2:0으로 앞서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SK는 역시나 질기고도 징그러운 강팀이죠. 도착할 무렵엔 6:2로 역전당했네요. 우울한 마음으로 야구장으로 들어섰습니다. 두산쪽 외야엔 회사사람 20~30명이 옹기종기 서서 맥주마시며 야구를 보고 있었구요. 점수차를 좁히진 못한채 끌려갑니다. 괜히 두산팬으로서 미안해지더군요. 회사사람 중에는 처음 야구장 온 사람들도 있었는데, 그들에게 두산의 멋진 모습을 보여주면 좋으련만... 그래도 표정들은 점수차와 상관없이 즐거워하니... 뭐 그나마 다행입니다.

얼마 후 하늘에서 비는 내리기 시작하구요. 빗방울은 굵어지데요. 결국 경기는 취소되었습니다. 그래도 비오는 동안 펼쳐진 두산의 불꽃 응원에 사람들은 놀라면서도 재밌어했네요. 특히 코믹춤을 추는 관중이 전광판에 등장하자 완전 배꼽이었습니다. 그리고 이어진 이날의 하이라이트 우천 세리머니... 김현수의 옥션신상춤이더군요. 맹구의 큰 몸집에서 나오는 엉성한 춤... 생각보단 어색하지 않고 귀여웠습니다. 이젠 두산의 행사때마다 불려나오지 않을까 싶네요. 맹구... 이제 야구만 잘하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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