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게 911사태가 트라우마라면, 두산에겐 508참사가 악몽이다.

숙적 sk에게 당한 508참사는 9점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역전당한 경기를 말한다

당시엔 정말 너무 어이가 없어 말이 나오지 않았다. 그냥 조용히 노트북을 덮었을 뿐.

 

그 악몽같은 참사를 912대첩으로 되갚아줬다. 이른바 리벤지에 성공한 것. 그것도 김광현의 호투와 박근영심판의 역대급 오심을 딛고 이뤄낸 쾌거다. 사실 이 경기를 내줬다면 선두권 싸움 보다 3, 4위권 싸움에 내몰릴 뻔 했다. 덕분에 lg에 2.5게임, 삼성과는 1게임 뒤진 3위를 유지했다. 4위 넥센과는 1.5게임차.

 

[이미지 출처 : 두산베어스 트위터]

 

912대첩의 히어로는 단연 김동한이었다. sk 마무리 박희수를 상대로 날린 역전 3점홈런은 두산팬 뿐만 아니라 야구팬 모두에게 그의 존재감을 알리기에 충분했다. 그간 2군에서 숨은 보석이라 얘기하는걸 몇번 듣긴 했었다. 1군에서 봤을 때도 타격자세가 참 이쁘다는 생각을 했더랬다. 하지만 두산 내야진이 어디 김동한 한명 뿐이랴. 그러나 김동한은 이 한방으로 두산 야수진의 'One of them'에서 'Remarkable one'으로 등극했다. 최재훈도 빼놓을 수 없다. 추격을 알리는 3점홈런의 주인공이다. 레이저 송구에 비해 빈약한 타격으로 양의지의 백업에 불과했지만, 중요한 순간에 큰 일을 하나 해냈다.

 

또 한명 주목하고 싶은 선수는 바로 윤명준이다. 지금 마무리인 정재훈의 Plan B는 윤명준이 맡아줘야 한다. 직구 외에 결정구가 없는 홍상삼에 비해 구위는 조금 떨어져도 폭포수 같은 슬라이더를 갖췄기에 타자들이 더 어려워 한다. 게다가 흔들리지 않는 강심장까지 보유해 마무리로 손색 없다. 윤명준은 곧 복귀할 이용찬의 컨디션에 따라 보직이 결정될 듯 하다.  

 

 

최재훈 인터뷰 장면

김동한 인터뷰 장면

박근영 심판의 오심장면

최재훈-김동한 무서운 백업.. 두산이 강팀인 이유

 

이제 912대첩을 발판 삼아 페넌트레이스 우승을 향해 질주할 때다. 정상 컨디션이 아닌 삼성을 넘어 lg까지 단 2.5게임이다. 막판 뒤집기에 성공한다면 그야말로 꿈 같은 'Again 1995'가 이루어지는 것. 상상만 해도 짜릿하지 않은가.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