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은 문화를 사랑했던 분으로 기억됩니다. 흔히들 민주화의 투사로 많이 묘사하지만, 그분이 진정 되고 싶었던건 문화 대통령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내가 원하는 나라는 군사강국도 아니요, 경제강국도 아닌 문화대국이다' 라는 김구 선생의 말씀에 가장 근접한 분이 바로 김대중 대통령이었구요. 정치노선과 철학이 김구 선생을 연상케 하는 정치인 또한 김대중 대통령이었습니다.

김대중 대통령은 재임 기간중 최초로 예산의 1%를 문화분야에 지출했었죠. 문화의 중요성을 말로만 뇌까리는 정치꾼이 아닌 진정으로 실천에 옮긴 분이었습니다. 서편제라는 영화를 좋아해서 스스로 홍보도 많이 했고, 그래서 서편제가 실제 대박나기도 했습니다. 이후 대통령이 어떤 영화를 보느냐가 영화 홍보담당자들에게는 중요한 마케팅 포인트가 되기도 했죠. 대개 정치인이라면 홍보차 VIP석에서 보긴 하지만, 중간에 일정을 핑계로 자리를 박차고 나가기 일쑤였는데요.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은 진정으로 문화를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이 진정성으로 느껴지는 지도자였습니다. 문화라는게 결국 삶을 반영하는 거울이라는 점에서 소탈한 대통령의 문화사랑은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는가 보네요.

그런 두분을 몇달 사이에 모두 잃고 나니 황망한 마음 그지 없습니다. 누가 그랬듯이 이제 하느님이 대한민국을 버리는 일만 남지 않았나 싶네요. 부디 지역감정 없는 좋은 곳으로 가서 편안히 쉬시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슬프네요.


한 미국산 쇠고기 수입업체가 영화배우 김민선에 대한 소송을 했다고 하네요. 그간 발생한 영업손실에 대한 책임을 물은 것인데요. 법적으로 문외한인 제가 뭐라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상식적인 선에서 판단한다면 김민선이 소송에서 질 이유는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법원도 최근 합리적인 판결을 많이 내리는 추세구요.

우선 수입업체가 입은 손실과 김민선의 발언이 직접적인 연관이 있어야 하는데, 무엇으로 증명할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기사에는 15억원의 손실 중 3억원을 배상하라고 했다던데, 정확히 3억원의 근거를 업체는 제시해야 할 겁니다. 김민선 발언의 영향으로 미국산 쇠고기가 수입되는데 지장이 되었다는, 즉 3억원이라는 구체적 수치에 대한 근거가 있어야 할텐데, 어떻게 제시할지 궁금하네요. 게다가 당시 미국산 쇠고기의 위해성에 대해 언급한 사람이 상당히 많이 있었구요. 언론에서도 지적했었죠. 심지어 미국에서도 미국산 쇠고기의 논란도 있었다는건 다 아는 사실입니다. 그럼에도 김민선의 발언이 3억원이라고 주장하는 근거는 무언가요? 또 하나는 김민선이 발언한 곳이 미니홈피였다는 점입니다. 정확히는 사적인 영역인 미니홈피에 올린 글을 언론이 옮긴 것인데, 이를 개인이 책임질 이유는 없다고 봐야죠. 만약 이런 이유로 문제를 삼는다면 대한민국에서 소위 공인이라는 사람들은 입닫고 미니홈피 폐쇄하고 살아야 합니다. 이런 빅브라더 사회를 우리가 살아야 하는건 아니겠죠? 그럼에도 단순히 스타라는 이유로 얼토당토 않은 손실액을 책임지라고 하는건 마녀사냥과 다를 바 없습니다. 백번 양보해서 손실이 사실이라 하더라도, 스타의 개인적 글을 기사화해서 대중을 기만(?)한 언론사가 책임져야 하지 않을까요?

이 소송건은 법원이 합리적인 판단을 내린다면 김민선으로서는 별 영향이 없을 것으로 판단합니다. 다만 소수에 대한 압박방식이 신사적이지 못하다는데 씁쓸함을 느끼게 되네요. 국민적 반대가 높을 때는 잠자코 있다가 수그러들 떄쯤 본보기로 한명을 공격한다는건, 글쎄요~ 그닥 나이스해 보이지 않습니다. 이건 김민선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누구에게나 해당될 수 있는 사안이기에 결과를 관심있게 지켜봐야겠네요. 김제동이 얘기했 듯이 우리 모두가 약자가 될 수 있다는 점 역시 기억해야 할겁니다.

왜 대한민국은 자꾸 강자를 위한 사회만 지향하는지 모르겠네요. 소수에 대한 배려가 넘치는 합리적이고 상식적인 사회를 언제쯤 맞을 수 있을런지... 오늘도 하늘엔 비가 주룩주룩 내리네요.


아래 동영상은 한번쯤 들어볼 만한 이야기인 것 같습니다. 혼자 보기는 아까워서 올리는데요. 미디어를 지배하는 자가 의식을 지배하고, 의식을 지배하는 자가 권력을 통제한다는 말... 참 정곡을 찌른 표현이 아닐 수 없습니다. 모 방송사의 앵커 교체에 이런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었는지는 몰랐네요. 세상 참 무섭습니다. 어쩌다 이렇게 되었는지... 87년 6월 항쟁의 영령들이 지하에서 얼마나 한숨을 내쉴런지요...

한번씩들 보시기를...



 

해방 이후 수구 보수의 지배 카르텔의 완성이 미디어법에 의해 이루어진다고 봤는데, 유시민씨 의견을 들으니 점점 굳어져가네요. 하지만 마냥 허무하게 그들의 의도대로 흘러가지는 않으리라 보는건, 아직 세상은 자체 정화능력을 보유하고 있고, 상식적인 사람들이 살아있다는 믿음 때문입니다. 그 믿음이 우리 민족을 수천년간 지탱해왔구요. 지금의 우리를 만들었습니다.

다만 세상은 그런 상식적인 사회를 공짜로 살게 하지는 않기에 현실이 괴로울 뿐이죠. 유시민씨의 표현에 의하면 그걸 후불제 민주주의라고 하는... 바로 그...  


미디어법이 통과되었습니다. 이로써 언론의 다양성이 훼손되고 수구보수가 판치는 미디어 환경을 맞게 되었네요. 왠지 씁쓸합니다. 결국 해방 이후 유지되어온 수구집권 카르텔이 더욱 공고해지는 결과를 낳게 될꺼구요. 냉전, 수구, 재벌 중심의 논리가 한반도를 지배할껍니다.

특히나 무서운건... 한국이 일본과 같은 식물형 극단적 보수주의 시대로 접어들지 모른다는 건데요. 일본은 종전 이후 자민당의 장기집권이 아무런 저항없이 유지되고 있는 특이한 체제죠. 자민당이 일본내 보수세력, 재벌세력, 친미세력과 연합해 사실상의 1당 지배체제를 구축했습니다. 다른 야당들의 존재감은 그닥 없구요. 있다 한들 일본말로 쓰끼다시에 불과합니다. 만약 우리도 이렇게 된다면... 한나라당의 장기집권도 배제할 수 없고, 시민운동이나 민주세력은 그냥 찬바람속에 내몰리게 되지 않나 싶네요.

너무 기우가 아닌가 싶기도 하지만, 소수의 독자만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3대 신문의 영향력이 정치판을 좌우할 수 있는 정도라는걸 감안한다면, 참 걱정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저도 기우이길 바라지만서도...

이에 야당과 시민운동쪽은 총반격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제도권 안팎을 오가는 대규모 투쟁을 예고하고 있는데요. 얼마나 지속적인 추동력을 가질지, 얼마나 많은 국민적 관심을 끌어낼지가 관건입니다. 참 씁쓸한 일입니다.


파란으로 들어갔다가 깜놀했습니다. 갑자기 예전 PC통신의 파란색 화면이 뜬거죠. 만우절 퍼포먼스로 기획한 모양인데 괜챦은 아이디어 같네요. 옛날 생각도 나고... 파란만이 할 수 있는 센스기도 하고... 파란이 조금씩 무거운 이미지를 탈피하는 것 같아 반갑네요.


PC통신의 향수는 프로야구 원년을 이야기하는 것 만큼이나 좋은 이야기꺼리죠. 전화선을 연결하면 삐리릭 삑삑 소리 나며 VT 모드 접속했던 기억도 나구요. 여러 게시판에서 재미나는 글을 읽었던 기억도 나네요. 채팅했던 기억, 그리고 자료실에서 하루종일 다운로드 받았던 기억 등... 이제는 사라졌지만 그래도 그 당시의 기억을 공유하고 있는 사람들끼리는 꽤 그리운... 추억입니다. 그래서 여러 사이트에서 만우절 관련 이벤트를 하지만 파란이 제일 눈에 띄네요.

갑자기 VT모드에서 홈페이지 만드는 법 가르쳐주던 선배가 떠오르네요. 한번 해서 제대로 못따라하면 무쟈게 구박했었는데... 그래서 눈물젖은 키보드를 연신 두드리곤 했었는데... 지금 그 선배는 야후 거쳐 다음에 가있다능... ㅎㅎ


스카이프가 아이폰용 어플리케이션을 선보였다고 하네요. 기사를 보는 순간 '올 것이 왔구나...' 하는 심정입니다. 언젠가는 나올 것이지만, 그리고 거부하기는 어려운 길이지만 복잡미묘한 심경이군요. 이제 통신사는 어깨에서 힘빼고 본격적으로 진흙탕에 뛰어들 준비를 해야 한다능... 흠... 결국 이통사는 이제부터라고 상대 이용자만 뻇어올 궁리할게 아니라, 오히려 대동단결해서 공동의 적을 어떻게 물리쳐야 할 것인가 고민해야 합니다. 반면 소비자들은 선택의 폭이 넓어진만큼 희소식이 될테구요. 스카이프와 유사한 비즈모델의 사업자들은 새로운 기회가 열리겠네요.

스카이프가 아이폰에서 제공이 된다면 우선 스카이프를 통한 무료통화(국제전화까지도 가능...)가 많이 쓰이게 될꺼구요. 상대적으로 이통사의 통화상품은 외면받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물론 번호기반의 편의성이 스카이프에는 없지만 가격에 대한 메리트만큼 장벽으로 작용할 것 같진 않구요. 결국 스카이프의 UI에 익숙해지는 순간 이통사 고객들은 스카이프로 이동할 확률이 크겠죠. 게다가 섹시한 아이폰에서 된다면 비싼 단말가격을 지불하고서라도 쓰고 싶은 욕구는 배가될겁니다. 이미 T옴니아 이용자들 중에 일부는 스카이프를 깔아서 무료통화로 쓰고 있다고 하니 정식 서비스로 풀린다면 이용층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겠죠.


어쨌든 방통위에서 이 비즈모델에 대한 입장정리를 어떻게 할지가 관건이겠네요. 기존 이통사업자들이야 1조원이 넘는 망 사용댓가를 지불하고 사업을 하는데 스카이프는 망을 점유하지도 않으면서 동일한 혹은 유사한 사업모델을 하거든요. 형평성을 생각한다면 주파수 사용댓가가 아닌 다른 형태로 규제가 가해져야 할꺼구요. 통신료 인하를 생각한다면 규제를 생각하지 않거나 가하더라도 살짝 대지 않을까요?

이통사의 이맛살이 찌푸려지는걸 아는지 모르는지, 스카이프는 병주고 약주면서 한마디 했네요. 영국 이통사 중에 하나가 스카이프를 탑재하고 나서 데이터 매출은 오히려 늘었으니 이통사도 떨지 말라고... 하네요... 흠냘... 약간 늘어난 데이터매출만 언급하고 와장창 깨졌을 음성매출은 언급하지 않는 센스까지... 흠흠흠...


애플이 앱스토어로 전세계를 강타한 뒤 모바일 시장이 급변하고 있습니다. 아마 애플이 내린 가장 큰 임팩트는 파워시프트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간의 이통사, 혹은 단말사가 지니고 있던 모바일 데이터시장의 주도권을 단말, OS, 컨텐츠를 한 손에 쥐고 있던 애플이 한방에 뺏어버린거죠. 더 이상 이통사에 줄을 서지 않아도 되는 모바일 시장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단말 하나로 만들어 버린거죠. 그게 바로 스티브 잡스의 빛나는 기획력이 아닌가 싶은데요.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닌지라, 온갖 후폭풍이 몰려오고 있습니다.

우선 개발자들이 앱스토어에 어플리케이션을 올려 대박나는 스토리가 심심챦게 들려옵니다. 최근에도 어떤 개발자가 미국 앱스토어에 올린 게임 하나로 돈방석에 앉았다는 소식이 날라왔구요. 모 포털사의 사장님도 직접 개발하신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90년대에는 개발자들이 닷컴신화를 등에 업고 IPO로 돈을 만졌다면, 이제는 앱스토어에서 대박의 꿈을 꾸고 있죠. 그야말로 살아 움직있는 생태계를 애플은 보유한 셈입니다. 그 누구도 부럽지 않은...

국내 이통사들도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데요. 곧 SKT에서 오픈마켓을 출시한다는 기사가 떳습니다. 여러 경로를 통해 들은 정보로는 상당한 규모의 자금을 쏟아붓는다고 하는데, 실제 애플의 앱스토어와 어떤 차별점을 가질지 궁금하네요. 애플과 달리 여러 단말과 여러 OS를 다뤄야 하는 이통사의 입장인지라 모델을 만들기가 쉽지는 않을테고, 선두업체인 만큼 정면돌파하고 싶은 욕심은 날테고... 어떤 모습으로 태어날지 상당히 궁금하네요. 만약 기사대로 제반 OS, 단말에 WIPI까지 포함을 한다면 단말은 그만큼 무거워질텐데 퍼포먼스나 제대로 보여줄런지... 글쎄요~ (갸우뚱~)

최근에 아이팟터치로 재미를 보고 있는 우모로서는 이통사가 지향하는 오픈마켓은 단말/OS사가 지향하는 그것과 달라야 한다고 봅니다만, 사실 그마저도 정답이 아닐 순 있겠죠. 경험칙상 뭐가 정답이냐 보다 누가 추진하냐가 더 중요하게 작용하는 경우를 많이 봐서리.... 흠냘~


최근에 주말마다 챙겨보는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KBS의 '누들로드(Noodle road)'라는 다큐멘터리인데요. 참신한 기획하며, 방대한 스케일하며, 세련된 화면하며, 다큐멘터리의 신기원을 열었다고 봐도 무방하지 않나 싶습니다. 이렇게 수준높은 다큐멘터리를 국내에서 제작했다고 하니 솔직히 믿어지지 않더군요. 벌써 여러나라로 수출되었다고 던데 고개가 절로 끄덕여집니다.

지난 주말도 옷방에 가족이 모여 시청했습니다. 그간 TV를 거실에서 퇴출한 이후 TV 시청할 기회가 거의 없었는데요. 누들로드 삼매경에 빠져 자기와 놀아주지 않는 엄마, 아빠가 아기곰에겐 무척 생소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애먼 아기곰만 스트레스가 쌓였을꺼구요. (아이고.. 미안~) 

'누들로드'는 국수라는 음식이 아시아에서 중동, 북아프리카, 유럽에 걸쳐 광범위하게 보급이 된 이유에 대해서 역사적으로 고찰하는 프로그램입니다. 세계시장을 겨냥해서인지 '켄 홈(Ken Hom)'이라는 중국계 미국인을 사회자로 내세웠구요. 시종 영어로 진행합니다. 물론 나레이션은 따로 한국말로 더빙하긴 했지만, 그래서 언뜻 보면 BBC에서 제작한 다큐멘터리가 아닌가 착각하게 하네요.


어찌보면 이 다큐멘터리는 음식에 대한 이야기라기 보다는 음식을 매개로 한 문명사 이야기에 가깝습니다. 유럽의 건식문화를 대표하는 밀과 아시아를 대표하는 습식문화가 결합된 음식인 국수가 어디에서 시작되었으며, 어떻게 퍼져나갔고, 현재는 어떻게 진화되었는지를 차근차근 보여줍니다. 흥미로운건 2,500년 전의 미라에서도 발견된 국수가 각 지역으로 전파되면서 지역의 특성에 맞게 변화했다는 점입니다. 동아시아에서는 국수의 재료가 밀에서 쌀로 바뀌고, 손으로 먹는 이슬람권에서는 국수의 길이가 손톱 크기로 줄어들고, 포크를 이용하는 이탈리아에서는 파스타를 둘둘 말아 먹을 수 있게 포크의 폭이 촘촘해졌죠. 그래서 현재의 모습으로 다른 듯 발전되었지만, 이면에는 공통점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그간 역사를 보는 관점이 특정 지역의 특정 시기, 즉 15세기의 조선시대처럼 미시적인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학교에서 그렇게 배워왔으니까요. 하지만 전 세계를 한눈에 올려놓고 분석하니 또 다른 재미가 있더군요. 예를 들면 12세기를 기준으로 보면, 파리에는 10만의 인구가 있었던데 반해, 송나라에는 수도에 50만명의 인구가 있어 도시를 형성했으며, 동시에 아랍 상인과 활발한 교역을 하고 있었다는걸 고서화를 통해 알아내는거죠. 지리적으로 떨어진 문명권 간의 왕래는 필연적으로 중간지역의 문화교차지가 나오고, 결국 일정한 시차를 두고 서로 비슷하게 발전하는 양상을 눈으로 확인하니 세계는 정말 좁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어제는 주로 이탈리아 파스타의 기원에 대한 이야기였는데요. 통설에는 마르코 폴로가 들여왔다는 것이었는데, 실은 이슬람 세력이 이탈리아 남부의 시칠리아섬을 200년간 지배했을 때 전수되었다는 것을 밝혔습니다. 더불어 300가지가 넘는 파스타 요리들을 보여줬는데, 어찌나 군침을 돌게 하던지요. 늦은 시각 좋아라하는 파스타가 나오니 참... 힘들더라구요. 조만간 파스타 먹으러 스파게티아에 함 가야겠습니다. 

다음주는 동아시아에 관한 이야기라네요. 역시 재미있을꺼 같구요. 잘 기억했다가 놓치지 말아야 겠습니다. 벌써부터 시청시간이 기다려지는군요.  


이스라엘이 결국 지상전을 감행하고 말았습니다. 팔레스타인 공습에 대한 전세계의 비난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결국 개전 8일째에 지상군을 가자지구로 투입했다고 하네요. 이스라엘에 대한 지지표명은 단지 미국 뿐이었지만, 다른 모든 국가의 반대보다 미국 한표의 지지가 더 위력적이군요. 참 서글픈 현실입니다.

가자지구는 서울의 반 정도 크기에 불과하다고 하는데요. 그 작은 영토에 퍼부어질 폭탄과 로켓, 총탄 등으로 볼 때, 앞으로 얼마나 많은 희생이 지상전에서 나올지 걱정스럽습니다. 프랑스의 사르코지 대통령이 중재를 위해 방문할 계획이 있다고 하는데, 하루라도 빨리 단행해서 피의 전쟁을 중단시켰으면 좋겠군요. 그 동안에는 팔레스타인의 희생이 최소화되길 바랄 뿐이구요. 이렇게 블로그에 글만 올리는게 염력으로 비행기를 띄우는 것만큼 현실성이 없는 일인 줄은 알지만, 어쟀든 부디 팔레스타인의 안녕을 기원할 뿐입니다.


종교, 이념 등의 갈등이 어떠하든, 현실적으로 힘의 크기가 절대적인 열세에 있는 나라에 오로지 희생만을 강요하는건 옳지 않습니다. 가능하지도 않구요. 이스라엘 스스로도 이번 전쟁으로 가자지구를 평정하리라 생각하진 않을겁니다. 다만 오바마 정권교체 이후 있을지 모를 미국의 정책변화에 앞서 팔레스타인에 대한 압박수위를 높이려는 전략인 것 같은데요. 그런 전략치고는 치러야 할 피의 댓가가 너무 크다고 생각되진 않나요? 하마스도 이스라엘에 대한 전면적인 거부가 아닌 공존을 원하고 있는만큼, 이스라엘도 고집스런 정책에서 벗어나길 기대합니다.

예전에 새뮤얼 헌팅턴이 '문명의 충돌' 이론을 발표하면서 앞으론 이념이 아닌 문명권 간의 대립이 갈수록 첨예화될 것이라고 예측한 바 있죠. 대표적인게 유대교와 이슬람의 대결구도인데요. 역설적으로 '문명의 충돌'은 '문명의 공존'으로 해결을 해야 합니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점령한다고 해도 중동에서 사는 한 이슬람 세력과 타협하지 않으면 고립되기 쉽상이구요. 설사 중동을 벗어난다 하더라도, 다른 문명권이 이스라엘을 침략국가로 인식하는 한 유대교의 시오니즘은 그들만의 꿈으로 전락할 수 있거든요. 미국도 국익에 별로 도움이 안된다면 언제든 이스라엘을 내칠 수 있다는 사실... 직시해야 합니다.

결국 공존만이 해답이거든요. 이스라엘은 부질없는 아집을 버리고 팔레스타인에 대한 지상전을 지금이라도 거두기 바랍니다. 아울러 그들의 경전도 사심없이 읽어보기를 권합니다. 경전에 비친 스스로의 모습이 혹시 악마의 탈을 쓰고 있는건 아닌지...

세계는 이스라엘의 독선에서 나치를 떠올리고 있습니다.


새해를 맞아 네이버가 개편을 했죠. 개편에 대한 얘기는 전에 포스팅으로 한 바 있는데요. 며칠 쓰다보니 눈에 밟히는게 있네요. 바로 네이버 뉴스섹션인데요. 간단하게나마 뉴스섹션 변화에 대한 생각을 포스팅으로 남길까 합니다.

과거 네이버 초기화면에 노출되는 뉴스섹션은 모든 신문사의 기사들이 한데 혼합되어 있어 특정 뉴스의 노출빈도를 네이버가 정할 수 있는 시스템이었습니다. 포털의 입장에서 보면 너무나 당연한 방식이지만, 종이 신문사의 관행상 편집권을 네이버가 행사한다는건 그닥 유쾌한 일은 아니었죠. 그래서 포털을 유사언론으로 규정되기도 했구요. 뉴스가 가지는 힘은 기사 고유의 논조 뿐만 아니라 어디에 배치하고 어쩧게 헤드라인을 뽑느냐에 따라서도 달라지기에 신문사의 불만도 뭐 이해는 할만 합니다. 바람직하다는건 아니구요. 웹을 종이로만 이해하려는 무식의 소치로 표현하는게 정확하지 싶네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신문과 포털, 특히 네이버와의 협상은 쭈욱 이어져왔고, 결국 현재의 모습으로 타협점을 찾은 듯 싶습니다. 지금은 신문사별로 기사가 구분되어 있어 어떤 기사를 전방에 배치하고 어떻게 헤드라인을 뽑을지에 대해 어느 정도 신문사의 입김이 작용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클릭하면 해당 신문사의 홈페이지로 넘어가는데요. 써본 결과 상당히 불편하네요. 공급자 중심의 마인드가 소비자의 니즈는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대표적인 케이스가 아닌가 싶습니다. 앞으로 다음, 파란, 네이트가 초기화면 개편을 할 때 이런 방향을 채택할지는 모르겠지만, 그닥 추천하고 싶지는 않네요. 느낀 바를 대충 정리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1. 누리꾼은 기사를 클릭했지 신문사 홈페이지를 클릭한게 아니다
일단 네이버 내의 뉴스페이지가 아닌 신문사 페이지로 넘어가는 자체가 불편합니다. 누리꾼이 클릭한건 기사를 보기 위함이지 신문사 홈페이지를 들어가기 위함이 아니거든요. 신문기사가 어디에 실려있든 웹에서는 하나의 컨텐츠에 불과한데 어느 특정 신문사 소속의 기사라는걸 굳이 구분해야 할 필요는 없습니다. 어차피 네이버 뉴스페이지에서 보더라도 클릭한 뉴스가 한겨레였는지 조선일보였는지는 쉽게 알 수 있구요. 모니터에 여러 창이 뜨는 것도 부담스럽습니다. 나중에 어디를 클릭해서 뭐를 띄웠는지조차 헷갈리거든요. 이럴바엔 미디어 다음으로 가겠습니다.

2. 다양한 기사를 비교하기 힘들다
간과할 수 없는게 기사들끼리의 논조를 비교하기 곤란하다는 점입니다. 개인적인 이용방식이긴 한데, 웹이라는게 결국 다양한 의견이 모이는 광장인 만큼 서로 비교/대조해서 정답에 근접해가는게 기본 철학에 부합하지 않나요? 그걸 웹2.0에서는 집단지성이라고도 하구요. 근데 현재의 섹션에서는 신문사를 선택한 이후 기사를 클릭하는, 다시 말해 본인이 원하는 신문사의 논조만 편식하게될 확률이 높아진겁니다. 인터넷이라는 링 위에서 각기 다른 신문사의 기사들이 계급장 떼고 붙어볼 기회를 원천박탈했다는게 못마땅하네요. 특히나 우리나라같이 신문사간 불균형이 심각한 나라에서는 지양해야할 방식이지 않나 싶습니다. 결국 다양한 의견의 교환이라는 철학과 맞지 않습니다.

3. 신문사의 저질 홈페이지 광고는 어떡할래?
그리고 신문사 홈페이지의 품질이 너무 떨어진다는 점 지적하지 않을 수 없네요. 네이버 페이지는 최적화를 해서 로딩속도라든가 UI라든가 상당히 고객친화적으로 되어있고, 또 누리꾼들이 그런 네이버에 학습이 되어 있거든요. 하지만 신문사 사이트는 구조가 너무 생소하구요. 정신건강에 해악을 끼치는 성인광고들로 도배되어 있는 경우도 꽤 있습니다. 특히 스포츠신문의 경우 낯 뜨거운 배너광고가 번쩍거리기에 신문기사를 보러온건지 유흥가에 뿌려진 룸싸롱 찌라시를 줏은건지 헷갈리 때가 많죠. 그러고도 사회의 공기라는 언론사라는 타이틀을 고집하는거 보면 안쓰럽기도 합니다. 어쨌든 과거 네이버 페이지 안에서 뉴스를 모두 소비하던 시스템보다 불편하고 짜증스러운건 사실이네요.

이러한 네이버의 변화는 과도기라고 보여집니다. 신문사의 압박이 강해지자 편집권을 아예 신문사로 넘겨 책임을 면하고자 하는 네이버의 고육지책이 아닌가 싶네요. 일단 신문사로서는 자신의 파워를 관철시켰으니 기분이 좋을겁니다. 늘어나는 페이지뷰도 흐믓할꺼구요. 다소나마 광고수익도 늘어나겠죠. 하지만 가장 중요한건 고객의 편의성을 고려하지 않았기에 오래 가진 않을꺼 같습니다. 저만의 희망사항일까요? 글쎄요. 고객이 불편하다고 느끼면 퇴출되는게 시장의 원리니까... 이 과도기의 생명은 짧다고 봐야겠죠? 그리고 늘어나는 누리꾼의 방문을 효과적으로 수익화하는 노하우도 그들에게는 없습니다. 아마 광고수익 몇푼 더 벌자고 서버를 증설하면 그 비용이 몇배 더 들겁니다. 결국 매스시장으로 진입할 수 있는 능력은 보유하지 않은채 무조건 뺐고보자는 심보에 불과한거죠.

오히려 주목하고 싶은건 신문사의 과도한 피해망상증입니다. 종이신문의 불안한 미래가 과도한 공포감으로 이어져서, 네이버에 이런 뻘짓까지 시키고 있는건데요. 그렇게 신문사가 불안에 떨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뉴미디어의 출현으로 올드미디어가 퇴출된 적은 역사적으로 한번도 없었으니까요. 다만 공존의 길로 들어서기에, 예전 기자의 위상이 향후 그닥 높지 않을꺼라는 정도만 감수한다면, 종이신문은 어떻게든 명맥은 유지할겁니다. 추가로 덧붙이자면 대중음악계 내부의 문제는 덮어둔채 음악산업의 불황을 오로지 불법파일 때문이라고 우기는한 음반산업은 계속 쪼그러들꺼구요. 적극적으로 변화에 대처하고 과감하게 개방하는 웹의 정신을 살리는 길 만이 생존법임을 왜 애써 외면할까요?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