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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여성을 나타내는 여러 단어가 있습니다. 날씬하다, 섹시하다, 이쁘다 등의 수식어가 그 예가 되겠죠. 그 반대는 뚱뚱하다, 어글리하다, 못생기다 등이 있겠네요. 문화적인 편견이 만들어낸 차별적인 단어이기도 합니다. '천하장사 마돈나' 라는 단어도 어떻게 보면 상충하는 개념의 조합입니다. 어떻게 뚱뚱한 천하장사와 마돈나가 같은 인물을 지칭할 수가 있을까요? 하지만 영화는 그 대답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그만큼 사회의 편견에 정면으로 도전하고 있습니다.
 
영화는 가정환경도 불우한 한 평범한 고등학생이 성정체성을 고민하고 스스로 인생을 개척해 나가는 내용입니다. 우울하고 어두울 것만 같은 소년이 참 꾸밈없이 삶을 살아가죠. 그리고 우연히 씨름 우승상금으로 성전환수술을 하겠다는 발칙한 꿈을 꾸게 됩니다. 이혼한 엄마 외에는 응원하는 사람이 없는 외로운 싸움이죠. 하지만 소년의 순수한 마음은 주위 사람들을 조금씩 바꿔나갑니다. 그리고 자신의 꿈을 이뤄내구요.

영화 마지막 장면은 모든걸 성취해낸 주인공의 공연으로 막을 내립니다. 그리고 하리수처럼 날씬하고 섹시한 트랜스젠더가 아닌 약간은 통통하고 덜 섹시하지만 순수한 트랜스젠더 가수의 새로운 출발을 보게 되죠. 그래서 이 영화는 기분 좋아집니다. 세상의 편견을 딛고 일어서는 모습은 언제 봐도 흐믓하니까요.

영화 추천 꾸욱~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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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만나러 갑니다(いま, 會いにゆきます)는 일본영화 특유의 감수성에 동화적인 스토리가 잘 어우러진 영화입니다. 다 그런건 아니지만 일본영화 보면 정말 깨끗하게 정돈된 거리와 세트장, 단정한 옷매무새, 심지어 소품까지도 아기자기하고 깔끔하게 연출되어 있죠. 어찌보면 강박관념이 지나친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요... 이 영화도 그런 스타일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정갈하게 요리된 스시요리 맛본 기분입니다.

영화는 이루어지지 못한 사랑과 기다림, 그리고 헤어짐의 이야기입니다. 시간순으로 복잡하게 얽혀있지만 여주인공인 미오(다케우치 유코)는 아이오 타쿠미(나카무라 시도우)와 결혼 하기전 이미 9년 후를 경험하게 됩니다. 운명처럼 아이오와 결혼하고 유우지(다케이 아가시)를 낳고 자신은 죽는 그런 슬픈 현실을 보게 되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오는 결혼을 감행합니다. 아이오는 뇌 호르몬의 이상으로 정상적인 생활이 어려운 병을 가졌지만 그걸 사랑으로 극복한거죠.

영화를 시계열로 펼쳐보면 아이오는 28살의 미오를 잃은 후 20살의 미오를 다시 만나게 되는 이해하기 힘든 구조입니다. 그리고 죽은 미오가 비의 계절에 다시 돌아오고 다시 떠나게 되죠. 하지만 영화니까 가능한 이 이야기를 아름답게 그려내서 눈물샘을 자극하기에 충분합니다. 특히 미오가 가족과 마지막으로 이별하는 장면은 쫌.. 슬픕니다. 영화 마지막에 Orange range의 '花' 가 흐릅니다. 이 노래의 뮤직비디오를 보면 영화의 전반적인 내용을 다시 음미할 수 있겠네요.

그리고 친구에게 들었는데 이 영화의 두 주인공이 실제 이 영화 촬영 후 결혼했다가 작년인가 이혼했다고 하더군요. 정말 현실은 동화속 이야기와는 사뭇 다른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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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오션스 시리즈를 봤던 기억이 있는데 아마 오션스 11이 아니었나 싶네요. 줄리아 로버츠도 출연했었죠. 영화의 소재가 생소한 사기극이었는데 그 진행이 자못 짜릿함 마저 주었죠. 나름 재미있게 봤었습니다.

그래서 오션스 13도 기대를 많이 했었습니다만, 속편은 원작을 뛰어넘지 못한다는 속설을 입증해주는 것 같네요. 스타들이 대거 출연한다는 종합선물세트는 변함없지만 기막힌 시나리오는 없었습니다. 오히려 라스베가스의 호텔을 상대로 돈을 빼낸다는 구조가 동일하다 보니 진부함 마저 느끼게 되네요. 꼭 라스베가스만 했어야 했는지... 아쉽네요.

이 영화는 등장인물이 조지 클루니, 브래드 피트, 맷 데이먼 등 백인 위주이고 흑인은 행동대원, 중국인은 서커스나 하는 역으로 나옵니다. 헐리웃인 만큼 당근 백인 위주의 구성이죠. 백인 우월주의의 이데올로기가 녹아 있다고 하면 너무 과대망상일가요? 어쨌든 그닥 기분 좋은 배치는 아닙니다.

하지만 삼성이 기분을 달래주네요. 삼성의 협찬을 방았는지 삼성의 명품 핸드폰을 갖기 위한 에피소드도 나옵니다. 어쨌든 헐리웃에서도 핸드폰이 아닌 아시안계가 주인공을 할 수 있는 영화가 많이 나왔으면 싶습니다.

오션스 13도 한명을 건들면 어떻게 되는지 보여줍니다. 서로 개인적인 생활로 바쁘다가도 소집명령이 떨어지면 귀신같이 모여듭니다. 그리고 일을 마치면 정말 쿨하게 헤어집니다. 멋져보이기는 합니다. 그런 친구들만 있으면 세상에 두려울게 없을텐데 말이죠.


2008년의 무자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새해의 첫날이란건 항상 설레임으로 가득하지만 2008년은 그렇진 않네요. 무거운 기분만이 가슴 한켠에 착... 가라 앉아 있습니다. 바다 위에 짙게 내려 앉은 안개처럼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 그런 상황과 비슷하구요.

노라 존스의 음악을 들으니.. 더욱 그렇군요. 아래는 영화 도쿄타워에 삽입된 동영상입니다. 인터넷에 이 노래의 동영상을 찾아봤는데 없네요. 아무래도 노라 존스가 이 노래의 뮤직비디오는 찍지 않았나 싶네요. (노라 존스의 Sleepless nights 검색하기)


しふみ:そのシャツ着てくれてうれしい
            何がしたい?        
とおる:何でも                            
しふみ:何でもって                      

시후미 : 그 셔츠 입고 와 줘서 기뻐
            뭐 하고 싶어?    
토오루 : 뭐든지                           
시후미 : 뭐든지라니..




Through the sleepless nights, I cry for you..
And wonder who is kissing you.
Oh, these sleepless nights will break my heart in two.

Somehow through the day, I don't give in.
I hide the tears that wait within
Oh, but then through sleepless nights I cry again.

Why did you go?
Why did you go?

Don't you know?
Don't you know?
I need you...

I keep hoping you'll come back to me.
Oh, let it be. Please let it be.

Oh my love please end these sleepless nights for me.
Oh my love please end these sleepless nights for me.
Oh my love please end these sleepless nights for me..


하이난 여행에서 돌아온 후 대충 짐정리 끝내고 본가에서 쉬었습니다. 한숨 때리고 나서 좀 정신이 돌아올 때쯤... 영화가 보고 싶더군요. 이리저리 스카이라이프 돌리다가 스카이 초이스에서 로맨틱 코미디 한편을 골랐습니다. 제목이 '두 얼굴의 여친'이더군요.

봉태규 주연인지라 대충 영화의 아다구니는 짐작은 갔구요. 부담없이 기분전환 할 겸 쭈~욱 봤습니다. 생각보다 꽤 재밌네요. 특히 봉태규는 어딘지 어리벙벙하고 멋진 캐릭터는 아니지만 왠지 미워할 수 없는 인간적인 매력이 폴폴 나는 배역을 주로 맡아와서 영화 선택에 믿음이 갑니다. '방과후 옥상'이라는 영화도 그랬구요. 꿀꿀할 때 보면 기분이 좋아지는 그런 역에는 봉태규만한 배우가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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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다중인격을 가진 여친을 만나서 벌이는 순진남의 해프닝입니다. 중간에 슬픈 장면도 나오지만 다행히(?) 해피엔딩으로 끝나구요. 정려원의 연기도 볼 만 하네요. 정려원은 본래 모습인 '유리'와 다중인격인 '아니'와 '하니'를 갖고 있습니다. 불행히도 봉태규는 '유리'가 아닌 다중인격인 '아니'와 '하니'를 만나서 '아니'를 사랑하게 되죠. 결국 '유리'를 위해 '아니'를 없애게 되고 봉태규는 이별 아닌 이별을 하게 됩니다.

대부분의 로맨틱 코미디가 그렇지만 중간의 과정이 재미있게 묘사되죠. 봉태규와 정려원이 동아리 사람들과 함께 술먹고 노래 부르는 장면이나, 봉태규를 무지막지하게 구타하는 정려원의 모습 등의 코믹한 상황 자체가 이 영화를 대변합니다. 결말도 로맨틱 코미디답게 끝을 맺습니다. 그냥 웃으면서 즐기기에는 부담없는 그런 영화입니다.

예전에 영화 '아이덴티티'에서 다중인격이 얼마나 무서울 수 있는가를 보여줬다면, 이 영화는 다중인격의 코믹한 면을 보여줬다고 할 수 있네요. 끝으로 기억에 남는 몇 개의 대사가 떠오르네요.

"참 재밌지 않냐? 모래는 손에 움켜지면 움켜질 수록 빠져나가는데... 마치 붙잡을 수 없는 시간 같아~"

"넌 담배구 난 재떨이야"
"왜여?"
"니가 사고치면 난 수습하고..."
"다 타면 버리겠네여"
"재떨이가 담배를 어떻게 버리니..."

요새 세월이 하수상하니 영화만 찾게 되네요. 대선으로 휴일이 되어버린 오늘도 어김없이 영화를 집어들었습니다. 이번에는 '비열한 거리(A dirty carnival)'입니다. 영화 보는 내내 긴장감있게 봤습니다. 재밌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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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그동안의 조폭영화와는 조금 다른 형식이 눈에 들어옵니다. 일단 스토리가 상당히 리얼하구요. 조폭영화를 찍는 친구의 이야기가 나오는 액자구성도 특이합니다. 영화속에서 영화를 찍는 초등학교 동창 영화감독은 그저 스쳐지나가는 인물이 아니라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죠. 그리고 중간 중간에 사랑이야기도 감초처럼 예쁘게 자리잡고 있습니다.

그리고 등장인물로는 조인성이 눈에 확~ 들어옵니다. 조인성은 이제 얼굴로만 먹고사는 연예인이 아니라 진정한 배우임을 공인받을 정도로 호연했구요. 천호진, 남궁민, 이보영, 진구도 괜챦았습니다. 특히 현주 역을 했던 이보영은 조인성과 잘 어울리더군요. 신인인것 같은데 맞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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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를 보면서 사람들이 다양한 각도에서 관심을 보일텐데요. 저는 개인적으로 조인성과 이보영의 사랑이야기가 어떻게 결말을 지어질지 궁금했습니다. 내심 조인성이 모든걸 다 잃더라도 사랑만은 차지할 수 있기를 바랬는데, 영화제목처럼 모든게 허무하게 끝나 버렸네요. 어쩌면 그게 영화다운 결말인지도 모르지만요. 아쉽습니다.

이 영화는 약육강식의 세계에 속한 인간 군상의 사는 모습을 그리고 있습니다. 삼류깡패의 처지를 벗어나기 위해 새로운 스폰서에게 충성을 맹세하는 조인성은 그걸 지키기 위해 또 다른 배신을 하게 되죠. 그리고 그 성공을 위해 온갖 나쁜 짓을 서슴치 않죠. 하지만 영화는 폭주기관차처럼 달리는 조인성의 성공가도를 가만 놔두지는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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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혹한 조인성에게 초등학교 동창들이라는 변수가 등장하면서 조금씩 감성적인 면이 스며들게 됩니다. 잠시나마 우정과 사랑을 느끼게 되죠. 그리고 흔들리는 마음을 비집고 조인성의 조직원은 또 다른 배신을 꾸미게 됩니다. 그야말로 물고 물리는 약육강식의 세계를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조인성의 주변인물들은 그다지 인간적이지 않았구요. 아니 처음과 달리 중요한 길목에서는 자신의 이해관계에 충실한 모습을 보입니다. 심지어 초등학교 동창도 결국은 배신을 하게 되고 세상은 정말 믿을 사람이 없다는 냉소적인 결말을 향해 치닫습니다. 어쩌면 스스로 쳐놓은 덫에 걸린지도 모르겠습니다. 칼로 일어선 자 칼로 망한다는 얘기도 떠오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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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여간 조인성은 슬픈 결말을 맞이합니다. 부나방처럼 쫓았던 성공과 돈은 한순간에 물거품이 되고 그 자리에 다른 사람이 앉게 되죠. 그래서 '비열한 거리'입니다. 요새 영화를 자주 보다 보니 영화보면서 이런저런 생각을 하게 되네요. 영화의 결말처럼 이 영화는 여운이 유쾌하게 남지는 않습니다. 자꾸 조인성의 잃어버린 사랑이 슬프게 눈에 밟힙니다. 밉지만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가 가슴 아프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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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스프레이는 별로 기대하지 않았던 영화입니다. 솔직히 다른 영화 예매가 마감되어서 할 수 없이 이 영화를 골랐는데요. 생각보다 괜챦네요. 그냥 마냥 웃고 즐기기에도 부담없지만 그 안에 녹아있는 메시지를 음미해 보는 것도 꽤 쏠쏠한 재미입니다. 특히 5~60년대 미국에서 유행했던 춤과 패션이 잘 드러나 있구요.

영화는 마치 뮤지컬처럼 음악이 자연스럽게 캐릭터를 휘감아 돕니다. 줄거리는 뚱뚱한 백인 여학생 트레이시가(니키 블론스키 역) 볼티모어의 지역방송국 쇼 프로그램에 도전하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구요. 그 와중에 일어나는 사회적인 갈등을 유쾌하게 묘사합니다. 날씬한 백인금발만이 미녀로 인정받는 세태에 도전장을 던진 셈이죠. 그리고 멋지게 해냅니다.

또한 50년대까지 공공연하게 인종차별이 존재했던 미국을 보는 것도 이 영화의 또 다른 재미라 할 수 있죠. 아직까지도 미국에선 인종차별이 완전히 사라지진 않았지만, 이 영화를 보니 그래도 괄목상대할 만큼 발전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존 트라볼타의 명연기도 볼 만 합니다. 예전에 미세스 다웃파이어에서 로빈 윌리엄스가 했던 연기와 필적할 만한 여장연기를 보여줬구요. 여자의 심리묘사도 깔끔하게 표현했습니다. 뮤지컬로도 상영중인 걸로 알고 있는데 두개를 비교해 보는 것도 괜챦을 듯 싶습니다. 무엇보다 노래가 흥겨운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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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에 엽기적인 그녀라는 영화가 있었습니다. 엽기적인 그녀는 그 전까지의 연인관계가 남성상위구조였다면 이를 완전히 뒤집어 왈가닥 여자에게 쩔쩔매는 소심한 남자라는 새로운 남녀관계를 보여줬죠. 이 커플 연기를 전지현과 차태현이 정말 잘 소화해냈구요. 덕분에 아직까지 전지현과 차태현하면 엽기적인 그녀의 한 장면을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 엽기적인 그녀의 김태희 버전이 나왔습니다. 바로 영화 싸움입니다. 근데 커플의 조합이 김태희-설경구네요. 좀 언발란스하죠? 나이 차이도 그렇고 두 사람을 연인관계, 아니 부부관계로 인식하기엔 좀 간극이 있어 보입니다. 근데 보다 보니 그렇게 심하게 안어울리는 캐스팅은 아니구요. 그런대로 어울려 보인네요. 김태희의 연기도 우려만큼 그리 나쁘지도 않았구요. 합격점을 줄 만 합니다.

이 영화는 하드보일드 로맨틱 코미디라는 장르를 내세웠습니다. 어렵긴 한데 한마디로 잔인한 장면이 일부 있는 로맨틱 스토리라는 얘기죠. 그래서 중간중간에 잔혹한(?) 장면이 나옵니다. 물론 전반적으로는 로맨틱 코미디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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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는 성격차이로 이혼한 설경구와 김태희가 벌이는 사랑과 전쟁 이야기입니다. 설경구는 같은 말을 해도 상대방을 아프게 하는 예민결벽 과다집착형 새가슴 증후군으로 나오고, 김태희는 상대방의 사과만 요구하고 폭력을 일삼는 까칠녀로 연기합니다. 그래서 이들은 사랑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으면서 겉으로는 싸움을 일삼게 되죠. 그것도 나름 잔혹하면서도 귀엽게...

결론은 직접 보시는게 나을꺼 같구요. 전투본능 연인의 사랑답게 끝을 맺습니다. 싸우면서 정든다는 옛말을 실감나게 재현합니다. 전반적으로 재미는 있었구요. 두 사람이 벌이는 결투와 화해의 과정이 좀 어설프픈게 쪼~끔 아쉽습니다.  

아마 강자가 이기는 영화는 그리 감동적이지 않을껍니다. 너무나 당연한 결과니까요. 스포츠도 영화도 약자가 이길 수 있는 스토리가 더 기억에 오래 남겠죠. 요새 영화를 보는 맛에 빠져서 집에 굴러다니는 DVD를 꺼내보고 있는데요. 어제 밤에 고른 것이 씨비스킷(Seabiscuit)입니다.

씨비스킷은 이런 감동적인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입니다. 그래서 백과사전에 찾아봤습니다. 영화를 보고 실제 백과사전의 기록을 보니 더 생생하게 감동이 느껴지네요.

씨비스킷 : 6년(1935~40) 동안 89차례의 경마에 출전해 33번 우승했고, 총 43만 7,730달러의 상금을 받아 그때까지의 미국산 서러브레드종 말로서는 최고 기록을 세웠다(1942년 깨짐). 유명한 종마인 맨 오워의 새끼인 수말 하드 택과 암말인 스킹 온 사이에서 태어난 옅은 밤색의 수망아지인 시비스킷은 2, 3세 때에는 성장속도가 느렸다. 그러나 1937년이 되자 1.8㎞를 1분 48초 80에 뛰는 기록을 세웠고(이 기록도 결국 깨짐), 1938년에는 한 유명한 경마에서 전년도 서러브레드종 3세 마 종목의 트리플크라운을 받은(3관왕) 워 애드미럴을 물리쳤다. 시비스킷은 10만 달러의 상금이 걸린 캘리포니아의 샌타아니타 핸디캡 경마에 마지막으로 출전해 우승한 뒤 은퇴해 종마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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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경마에 관한 얘기입니다. 시대적 배경은 대공황을 겪은 직후인 1930년대 미국이구요. 주요 인물로는 아들을 잃고 이혼한 마주 찰스 하워드와 어릴 때 부모로 버림받은 기수 레드, 까다로운 말을 잘 단련시키지만 뒷전에 있는 조련사 톰, 그리고 가능성은 있지만 거칠어서 다루기 힘든 말, 씨비스킷입니다. 이들의 공통점은 주류에 편입되지 못한 비주류 인물들이라는거죠. 게다가 기수는 외눈박이에 기수로서는 큰 몸집을 갖고 있구요. 씨비스킷은 작은 체형의 말입니다.

하지만 이들에게는 불리한 조건을 딛고 일어설 수 있는 믿음이 존재했고, 이를 기반으로 당대 최고의 말인 제독(War admiral)과 세기의 대결을 펼칩니다. 1:1 싸움인데 경마장 조건도, 경기규칙도, 모두 제독에게 유리한 조건이었죠. 하지만... 결과를 짐작할 수 있듯이 멋지게 이겨냅니다.


이 동영상이 바로 실제의 경기 장면을 찍은거라고 하네요. 당시로서는 어마어마한 금액인 10만달러의 상금이 걸려있었구요. NBC에서 중계권을 따서 생방송할만큼 전국민적인 관심을 끌었던 경기입니다.

근데 영화는 여기서 끝나지는 않습니다. 한번 더 시련이 찾아오죠. 씨비스킷이 인대가 끊어지고, 레드도 다리가 부러지는 상황이 닥칩니다. 하지만... 이들은 멋지게 재기를 해냅니다. 비록 제독과의 경기처럼 화려한 무대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이들은 자신을 위한 무대에서 모두의 우려를 씻고 재기함으로써 건재를 과시하게 되죠.

이 영화가 괜챦은 이유도 이런 재기의 모습으로 끝냈기 때문이 아닌가 싶네요. 화려함 뒤에 좌절을 딛고 일어서는 모습이야말로 가장 인간적인 모습일테니까요.


주말에 극장에서는 '세븐데이즈'를 보고 집에서는 'A walk to remember'를 봤습니다. 개인적으로 상투적인 영화 별로 안좋아하는데 'A walk to remember'가 딱 그런 스타일의 영화일 듯 하여 그동안 장식장에 있었지만 꺼내 보진 않았었죠. 하지만 오후에 어떤 DVD를 볼까 고르다가 왠지 한번쯤은 봐야 할 것 같아 꺼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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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대로 상당히 상투적인 영화입니다. 줄거리도 뻔하구요. 대강의 내용은 날라리 남학생 랜든(쉐인 웨스트)이 보수적인 여학생 제이미(맨디 무어)를 만나 사랑하지만 여자는 백혈병에 걸려 이별한다는 얘기입니다. 헐리웃에서 이런 스토리도 있구나 싶을 정도의 순정만화 같은 영화죠.

근데 결말은 이쁜데 좀 쓸쓸한 기분이 들게 하는 영화입니다. 마지막에 이런 대사가 나오죠. 사랑은 바람처럼 볼 수는 없지만 느낄 수는 있다... 그리고 랜든은 죽은 와이프(제이미)를 그리워하는 장면으로 끝이 납니다. 랜든이 다른 사랑을 만난다든가 하는 장면은 없어 관객은 순수한 사랑으로 이 영화를 기억할껍니다. 그래서 결말이 참~ 이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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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어느 한편 쓸쓸한 기분이 드는건 어쩔 수 없네요. 홀로 된다는 것, 그리고 그 추억에만 매달리고 살아야 한다는 건 참 하기 어려운, 그리고 하기 싫은 작업입니다. 온전히 혼자의 힘으로 버텨내야 한다는게 어디 쉬운일일까요? 그래서 그런지 랜든이 쓸쓸하게 바람을 느끼며 석양을 바라보는 모습은 아름답다기 보다는 처절하게 느껴지더군요.

혹시라도 이 포스팅으로 인해 'A walk to remember'를 보고 싶다면 한창 아름다운 사랑을 하고 있는 사람이 봤음 싶습니다. 이별에 고통스러워하고 있는 사람이 본다면 좀 말리고 싶어지네요. 왠지 쓸쓸한 기분에 전화기를 다시 들지 않을까 우려되기에...

이쁘지만 무척 쓸쓸한 영화가 바로 'A walk to remembe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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