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잠실 라이벌전이 기대된다고 하자 회사 선배가 말하더라. "엘쥐는 라이벌이 아냐. 앙숙일 뿐이지." 그렇다, 언제부터 엘지가 라이벌이었다고. 우린 그저 앙숙이었을 뿐이다. 한쪽이 지면 한쪽이 이기는 제로섬 게임처럼 엘지는 앙숙일 뿐이다. 라이벌엔 져도 앙숙에 지면 화나는 이유다. 


이번 현충일 시리즈에 더 관심이 모이는건 두 팀이 모두 상승세에 있기 때문이다. 악몽의 5월을 보낸 후 2연승 중인 두산과 최근 5연승 중인 엘지 모두 컨디션 최정점이다. 과거의 예를 볼 때, 이번 시리즈의 성패가 양팀의 6월 분위기를 좌우하게 된다. 게다가 두산은 불과 반게임 차로 엘지에 앞서 있다. 단순한 시리즈가 아닌 이유다. 앙숙전은 기싸움에서 승부가 결정된다. 실력은 두번째이고 기싸움에서 확실히 우위를 점하지 않으면, 리드하고 있어도 불안하다. 앙숙전은 분위기가 좌우한다. 점수 차가 몇점이건 간에 분위기가 넘어가면 5점 차든 10점 차든 언제든 뒤집힐 수 있다. 그래서 끝까지 긴장을 풀 수 없다.


오늘 경기는 앙숙전의 진면목을 보여줬다. 9-7이란 점수가 말해주 듯 박빙이었다. 주키치가 일찍 무너져 게임은 쉽게 흘러갈 듯 보였지만, 앙숙전은 작은 플레이 하나에도 분위기가 넘어가기 쉽다. 도루 하나, 호수비 하나, 뭐 이런 것들이 분위기를 업시킬 수 있고 경기 흐름을 바꾸곤 한다. 그 역할이 오늘은 오지환이었다. 비록 5타수 1안타로 부진했지만, 그 1안타가 필승 계투조로 나온 이재우에게 뽑은 홈런이었다. 등판해서 제구가 잡히기도 전에 맞은 홈런으로 이재우는 안타와 볼넷을 내주고 내려가고 말았고. 베테랑 투수로서 아쉬운 대목이다. 어쨌든 이 홈런으로 엘지 타선은 살아났고 맹추격의 발판이 되었다. 만약 이재우 뒤를 이어 올라온 홍상삼이 분위기를 셧다운시키지 못했다면 오늘 경기 결과는 안드로메다로 날아갔을지도 모를 일이다. 더불어 홍상삼은 비록 실점도 하고 9회 이대형에게 홈런도 맞긴 했지만, 자신감있는 공을 뿌렸다. 특유의 건방구름 잔뜩 낀 표정은 홍상삼이 컨디션이 좋을 때 짓는 표정이다. 그 표정에서 이미 승리를 예감하긴 했다. 


[사진 출처 : OSEN]


타선은 오늘도 뻥뻥 터졌다. 워낙 김진욱 감독이 주키치에 강한 타순을 짜긴 했다. 박건우-민병헌-김현수-홍성흔-오재원-허경민-양의지-김재호의 타순. 특히 오재원은 좌타자임에도 0.786의 가공할 타율을 갖고 있었고, 오늘도 2타수 1안타 1득점을 올렸다. 결국 주키치는 3이닝 5자책 6실점. 무려 104개를 던졌다. 홈런을 날린 홍성흔, 3안타의 민병헌도 잘했지만, 주목하고 싶은 선수는 김재호다. 손시헌의 백업도 억울한데 허경민에까지 밀리면서 존재감이 미미하긴 했다. 그러나 한풀이라도 하듯 오늘 4안타에 2타점을 올렸다. 타석수가 적긴 하지만 시즌 0.438의 고타율이다. 김재호를 평가할 때, 수비는 이미 달인의 경지에 올랐지만 공격력이 미흡하다고들 한다. 그게 저평가의 원인이 되었고. 아마 올 시즌에도 주전보다 백업으로 나올 날이 훨씬 많을 것이다. FA를 맞는 손시헌에 기회가 더 돌아갈 것이기 때문에. 그렇지만 김재호는 충분히 주전을 차지할 능력이 있고 시즌은 긴 만큼, 자신의 운명을 바꿀 수 있는 기회는 분명 돌아갈 것이다. 


내일 선발은 김선우와 우규민이다. 김선우에겐 5이닝 2실점을 기대한다. 그동안 초반 3이닝은 잘 던지다 이후 체력이 떨어지면서 몰매를 맞기 일쑤였다. 앙숙전인 만큼 초반에 실점할 가능성도 크다. 오늘 막판에 보여준 엘지 공격력을 볼 때 분위기는 내일도 이어질 수 있지 않을까? 우규민 역시 긴 이닝을 소화하긴 어려울 것이다. 결국 누가 먼저 선발을 내리느냐의 싸움이 될 듯 싶다. 



두산이 자랑하는 KILL 라인이 최근 부진에 빠졌죠. 우선 이재우는 컨디션 저하로 2군에 내려갔구요. 이용찬은 마인드 문제인지 뭔지 하여간 불안하기 짝이 없는 투구를 하고 있습니다. 고창성은 방어율은 좋지만 최근에는 많이 얻어맞고 있죠. 그나마 임태훈이 잘 버텨줬는데, 지금은 혹사로 인해 많이 지쳤네요. 한마디로 지.리.멸.렬. 상태입니다.

선발이 강한 팀이 좋으냐? 마무리가 강한 팀이 좋으냐? 라고 누가 묻는다면 장기전에는 선발 강한 팀이 유리하고, 한국시리즈처럼 단기전에는 마무리가 강한 팀이 무섭다고 대답하겠습니다. 이닝이터 선발이 많으면 많을수록 로테이션이 원활하고, 중간 계투들의 체력을 덜 소비시키니까 리그전에서는 빛을 발하죠. 하지만 마무리는 초긴박한 순간에 한점을 지켜내는 극심한 스트레스를 이겨내기에, 단기전같은 빅게임에서 절대 유리합니다. 현재 선발왕국인 기아가 1등을 달리는 것과 SK가 정대현이라는 특급 마무리로 2년 연속 우승을 차지한 것은 전혀 무관한 얘기가 아니죠. 하지만 그렇게 구분을 한다는거지 반드시 그런건 아니구요. 선발이냐 마무리냐 라는 질문 자체가 야구는 투수놀음이라는 반증입니다.


두산을 상징하는 트레이드 마크는 여러가지가 있죠. Hustle DOO, 허슬플레이, 발야구, 우동수 트리오, 뚝심의 야구, 창조적 야구, 그리고 KILL 라인까지... 이 모든게 살아야 두산이 올해 우승할텐데요. 그중에서도 KILL 라인의 부활은 절대적입니다. 두산은 진필중, 김경원을 제외하곤 전통적으로 시원한 마무리를 가져본 적이 없죠. 덕분에 매번 손발이 오그라드는 경험을 하곤 하는데요. 이용찬이 그 전통을 깨주길 바랬습니다. 아직 희망이 깨진건 아니지만, 한국시리즈 9회 마지막 순간에 과감하게 그를 마운드에 올리기에는 주저스러운 것도 사실이네요. 뒷문의 화룡점정인 마무리가 확실해야 나머지 그림이 그려지는데 참 쉽지 않은 숙제입니다.

하여간 우리 중간 계투진들... 남은 기간 체력관리 잘하면서 동시에 순위도 올려줘야 하는데요. SK, 기아 등 강팀과 맞붙는 이번주 투혼을 발휘해주길 기원합니다. 위에 KILL 라인의 삼진 퍼레이드 보면서 부활의 소망을 걸어보죠. 생각 같아서는 삼계탕이라도 돌리고 싶건만...


두산과 SK의 한국시리즈 진검승부 '경인선 잔혹사' 시즌 2가 드디어 개봉되었습니다.
작년 시즌 1은 두산이 초반 인천상륙작전에 성공했으나, 집단 난투극 이후 어이없이 퇴각했던 비극으로 끝났구요.
올해 시즌 2는 두산의 대반격을 예고한 바 있습니다.

한국시리즈는 플레이오프와는 다른 양상으로 흘러갔습니다. 플레이오프가 불꽃튀는 타격전이었다면, 한국시리즈는 팽팽한 투수전이었죠. 김광현은 여느 때처럼 명품투구를 이어갔고 랜들은 SK에 강했던 전력을 증명이라도 하듯 호투를 보여줬습니다. 삼성전에서는 툭하면 점수를 내곤 했는데, 역시 SK는 올시즌 1위팀답네요. 한점빼기가 쉽지만은 않더군요. 결국 만날만한 팀들이 외나무 다리에서 만났습니다. 그리고 두산이 서전을 짜릿한 역전승으로 장식했습니다.

이른바 '경인선 잔혹사' 시즌2의 첫 경기 관전평을 시작합니다.  

1. SK의 '생각대로' 야구 Vs 두산의 '생각하는' 야구
SK는 감독 중심의 야구를 지향하구요. 반면에 두산은 선수 중심의 야구를 추구하죠. 한국 프로야구 스몰볼의 대명사 SK와, 빅볼의 상징인 두산의 야구는 그래서 팀컬러도 확연히 차이납니다. 한마디로 SK는 김성근 감독의 '생각대로' 하는 야구라면, 두산은 선수들이 스스로 '생각하는' 야구를 한다고 볼 수 있죠.

1차전에서도 그런 차이가 드러났는데요. 갑자기 두산선수들이 번트를 많이 댔습니다. 평소와는 다른 패턴이었죠. 판단컨대 김광현의 위력적인 공을 공략하기 위한 선수들의 자발적인 선택이 아니었나 싶네요. 김경문감독의 작전과는 별개라는거죠. 그도 그럴 것이 홍성흔이 기습번트를 댔구요. 5회에는 무사 1루에서 전상렬이 의도적으로 번트를 했구요. 다음 타자 이종욱도 이어 스퀴즈를 시도했구요. 그 다음 타자 오재원도 역시 바로 번트를 시도했습니다. 전상렬부터 세타자 연속 번트 시도는 한번도 본 적이 없을 만큼 상당히 드문 일인데요. 주자를 진루시키기 위해 생각해낸 자발적인 선택이 번트로 나타난겁니다. 결국 두산은 5회초 1점을 뽑아냈죠.

반면 SK는 작전야구의 진수를 보여줍니다. 5회말 최정이 실책으로 나가자 바로 번트를 시도하죠. 비록 나주환이 실패했지만, 능히 김성근감독의 작전이었음은 말할 필요없구요. 이어지는 1사 1, 3루에서 김성근감독은 또 뭔가 작전을 냈습니다. 이를 눈치챈 랜들이 3루에 견제하는 척하며 1루를 보자 1루주자 조동화는 이미 스타트를 끊은 후였구요. 결국 런다운 플레이로 조동화는 아웃되고 3루주자는 홈으로 쇄도하지 못했습니다. 김성근감독의 작전은 시도조차 하지 못한채 실패로 돌아간거죠. 이게 결국은 경기의 흐름을 뒤바꾼 분수령이 되었습니다.

2. 진정한 2008 MVP는 누구인가? 김현수 Vs 김광현
1차전 경기는 초반 김광현이 볼넷을 남발하면서 시작했는데요. 두산이 득점찬스에서 적시타 부족으로 점수를 못내면서 힘들게 경기를 이끌려 갔습니다. 반대로 국가대표 좌완 김광현의 힘이라고 할 수 있겠죠. 김현수는 무사 1, 2루, 2사 1루의 찬스, 그리고 6회 선두타자로 나와 김광현에게 연속삼진을 거푸 먹으면서 명성을 퇴색시켰구요.

김광현이 참 좋은 투수라는게요. 볼넷으로 위기를 자초했으면서도 쉽게 무너지지는 않았다는 점입니다. 분명 어떤 위기에서도 의연한 에이스로서의 자질을 스스로 증명한 셈이죠. 김광현은 때로는 삼진으로, 때로는 평범한 땅볼로, 플라이로 두산타자들을 요리해 갔습니다. 하지만 김광현은 6회에 김동주의 2루타, 고영민의 볼넷 이후 대타 최준석에게 싹쓸이 2루타를 맞으면서 마운드에서 내려가고 말았죠. 이대수와의 승부를 위해 고영민을 볼넷으로 보낸게 화근이었습니다. 최준석의 타구가 펜스를 맞히긴 했지만 좌익수 쪽이어서 1루주자가 홈에 들어오긴 무리가 아니었나 싶었는데요 결국 고영민의 두려움없는 질주가 2타점으로 연결시켰습니다. 김광현이 3차전에 나온다 해도 이번 경험을 중심으로 대처한다면 쳐내지 못할 것도 없다고 봅니다.

대신 김현수는 김광현이 내려간 이후 제 컨디션을 찾았습니다. 7회 1사 2루에서 정우람의 슬라이더를 받아쳐 깨끗한 우전안타를 만든겁니다. 3연속 삼진의 수모를 털어내는, 그리고 앞으로의 경기에서의 화력을 예고하는 한방이라 평가하고 싶네요. 이 안타로 두산은 SK의 추격의지를 꺽어놨음은 물론이구요. SK에 대한 자신감을 갖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8회초 2사 만루에서는 이승호를 상대로 삼진을 또 당하면서 MVP 행방을 오리무중에 빠지게 했네요. 어쨌든 MVP 경쟁은 타격 3관왕 김현수와 투수 2관왕의 김광현의 향후 활약에 의해 판가름날 것으로 보입니다.

3. 지명타자의 지존을 가리자! 홍성흔 Vs 김재현
이번 경기 또 하나의 대결은 홍성흔과 김재현의 지명타자 대결이었습니다. 두명 모두 팀의 고참으로서 공격에서 한방을 날려줄 미션이 주어졌는데요. 미션은 김재현이 먼저 성공했네요.

김재현은 첫 타석에서 랜들의 몸쪽 직구를 통타해 중월 홈런을 뽑아냈죠. 두산킬러답게 SK 첫 안타를 홈런으로 장식하며 기분좋은 스타트를 끊었습니다. 과거 LG시절부터 이어온 두산에 강한 모습을 또 보여줬네요. 작년 한국시리즈 때도 김재현의 홈런으로 분위기가 갈렸었는데 말이죠. 그걸 잘 아는 김성근감독이 4번으로 기용한건 당연한 작전이었구요.


반면 홍성흔은 첫타석은 평범한 땅볼로 물러났지만 4회 기습번트로 두산의 첫 안타를 만들어냈습니다. 빅볼의 선두주자인 두산은 5회 이전에 번트를 대지 않는다는 선입견(?)에 쐐기를 박는 통쾌한 기습번트 안타를 만든거죠. 3루수 최정도 놀랐지만, 김광현도 의외의 상황에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죠. 역시 홍성흔은 기대에 어긋나지 않는 스타입니다. 

그리고 9회초 기세를 올리고 있던 이승호를 상대로 중월홈런을 날립니다. 홍성흔의 스타성은 뭐 두 말할 필요도 없지만 이렇게 결정적인 순간에 쐐기를 박는 홈런을 날릴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신흥 간지맨 오재원의 상승세를 견제하는 듯한 심플하면서도 묵직한 세리머니, 정말 완전 초감격입니다. 순간 관중석에서는 'No.22 홍간지 한방' 이라는 격문이 보였구요. 홍성흔의 홈런으로 이제 김동주만 터져주면 시리즈는 정말 제 예상대로 의외로 간단하게 끝날 수도 있답니다. 그게 분위기 탄 두산의 힘이니까요.  

4. 아버지의 이름으로! 랜들
1차전 선발 랜들은 부친상을 당한 상태였다고 하더라구요. 하지만 랜들은 SK를 이기기 위해, 팀의 우승을 위해, 장례식에 참석하지 않았구요. 과거 리오스를 연상시키는 감동적인 비하인드 스토리입니다. 당시 리오스도 시즌 중에 부친상으로 출국하면서 공을 주섬주섬 챙겨 갔었죠. 그리고 다녀온 후 바로 선발로 등판해 승리를 따냈구요. 랜들 역시 리오스의 전통을 이어받아 눈물겨운 호투를 펼쳐줬습니다.


랜들은 5.1이닝 3피안타 1실점으로 SK 타선을 무력화시키며 승리를 낚았습니다. 그야말로 인천 앞바다에서 월척을 잡은겁니다. 아마 랜들은 공을 던지면서 아버지 생각에 혼신의 힘을 다하지 않았을까 싶네요. 그리고 하늘에서 아버지가 지켜보시며 흐믓해 하셨을거구요. 이런 랜들의 투혼은 시리즈 내내 선수단의 단결력을 강화시키는 역할을 할껍니다. 고맙습니다. 랜들! 

5. 식빵 오재원, 오버 대신 희생을 택하다
오재원의 타격폼이 또 바뀌었습니다. 누가 오재원의 변천사를 동영상으로 비교분석해줬으면 좋겠는데요. 초기에 이치로같은 타격폼에서 타격 스탠스를 넓히는걸로 바꾸더니, 오늘은 배트를 한뼘이나 짧게 쥐고 치더군요. 아마 플레이오프와는 달리 진루타에 집중하려는 본인의 판단이지 않나 싶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안타는 뽑지 못했구요. 볼넷, 볼넷, 병살, 희생번트, 삼진으로 마감했습니다. 롱다리 간지의 대명사 오똘의 전매특허인 레프트 스트레이트 세리머니를 못봐서 아쉽네요. 

하지만 안정적인 수비와 희생정신은 충분히 칭찬받을만 했습니다. 특히 4:2로 따라붙은 7회말 SK 박재상의 안타성 타구를 다이빙으로 잡아 아웃시킨건 왜 오재원이 두산의 미래인가 보여주는 플레이였죠. 만약 빠졌다면 점수는 4:3, 그리고 분위기는 경기 종반 안개속에 빠질 뻔 했습니다. 이제는 안경현의 허전함을 오재원이 채워주고 있네요. 김경문감독의 안목과 결단력이 새삼 무섭기도 하고 믿음직스럽기도 하고 그렇네요. (아.. 그럼에도 아쉬운 우리의 안쌤... ㅜ.ㅜ)

6. 박경완에 묶인 발야구, 방향 선회 필요하다
지난 한국시리즈 패인 중에 하나는 박경완이었습니다. 이종욱, 고영민의 도루를 연거푸 잡아내면서 두산의 발은 꽁꽁 얼어붙었거든요. 그래서 이번 시리즈에서 두산의 첫 도루가 성공하느냐 실패하느냐가 또 하나의 중요한 포인트라고 봤습니다. 하지만 고영민의 첫 도루는 실패했습니다. 정확히는 주심의 오심으로 아웃 판정되었습니다. 분명히 카메라로는 세입이었지만 말이죠. 오심은 뭐 더 이상 얘기하진 말구요. 이제는 주루전략을 수정해야 되지 않나 싶습니다. 발야구라고 반드시 뛸 필요는 없습니다. 뛸 듯한 위협만으로도 충분히 투수를 흔들 수 있거든요. 진정한 발야구는 한 베이스씩 더가는 센스로 발휘하고, 박경완이 견제하는 동안에는 뛰는 시늉만 하는 전략으로 수정하면 분명 SK 배터리는 헷갈릴 겁니다. 볼넷은 부수효과로 얻으면 되구요. 그러다 방심하면 불시에 한번 뛰어주면 되죠.^^

반면 SK는 채상병을 상대로 그라운드를 헤집고 다니더군요. 아니 거의 유린 수준이었습니다. 채상병의 단점은 송구동작이 완만하고 송구하는 팔의 각도가 짧아 강한 공을 던질 수 없다는겁니다. 그래서 시즌 중에도 겨우 2할대의 도루저지율을 보여줬는데요. 오늘도 어김없이 SK 주자는 채상병에게 땡큐를 연발했습니다. 그래서 팬들은 채상병 대신 최승환을 기용하자고 주장하기도 했는데, 경험탓인지 어쨌든 김경문감독은 채상병을 선택했습니다. 그래도 뭔가 대책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네요. SK도 두산 못지 않은 발빠른 선수들이 많으니까요.

뽀너스 #1. 오늘의 MVP
내맘대로 뽑는 1차전 MVP로 누구를 뽑을까 살짝 고민했는데요. 결국 랜들을 선택했습니다. 3.2이닝을 잘 막아준 이재우도 물론 훌륭했지만요. 선발투수가 열세인 상황에서 랜들의 선발승은 두산에게 희망 메시지나 다름 없습니다. 특히 부친상을 당한 상황에서도 꿋꿋이 타자를 막아낸 점, 김재현의 홈런 외에 실점을 하지 않은 점, 위기 속에서도 침착한 플레이로 극복해낸 점 등은 MVP로 선정되기에 손색이 없네요. 랜들사마의 4차전도 기대해 봅니다. 흠... KBO도 랜들을 MVP로 선정했군요. 간만에 KBO와 호흡을 맞췄네요.

덧글 1...
자꾸 작년 얘기를 하게 되는데요. 작년 한국시리즈에서 리오스가 2:0 완봉승을 기록한 이후 김성근감독이 김광현을 올리는 꼼수를 선택했었죠. 당시 가능성있는 정도의 신인급 투수를 올림으로써 리오스와의 경기를 버리는 경기로 과감히 격하시켰는데요. 결국 이 꼼수 하나가 시리즈를 바꿔놨었죠. 오늘 패배로 혹시나 야신이 뭔가 다른 수를 생각해내지 않을까 일말의 불안감이 있습니다. 물론 그걸 무력화시킬 수 있는 금메달리스트 달감독이 있지만서두...

덧글 2...
흠... 관전평을 쓰고 나서 보니 달감독이 번트작전을 타자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지시한거라고 하네요. 저는 스스로 선택한줄 알았는데요. 1, 4회 찬스를 못이은 것이 번트작전의 이유라고 하네요.어쨌든 두산의 선수가 '생각하는 야구'는 시즌 내내 이어져왔구요. 이번 포스트시즌에서도 퇴색되지 않았습니다. 삼성전 마지막 경기에서 이종욱의 스퀴즈 번트가 대표적인 케이스라 할 수 있겠죠.


2차전은 잠실야구장에서 직접 응원하고 왔습니다. 글을 쓰는 지금이 거의 만 하루가 지난 시간인데도, 목젖 부근이 아직도 칼칼하네요. 어찌나 함성을 질러댔는지 야구장에서 나올 무렵엔 극도의 피로감까지 몰려오더라구요. 이겼으면 모르겠는데 져서 그런가요. 허탈감까지 겹쳐 졸음까지 밀려오더군요. 이렇게 진이 빠지게 응원한건 프로야구 출범 이후 처음이 아닌가 싶네요.

경기는 말 그대로 14회까지의 연장혈투 끝에 후련하게 패했습니다. 여기서 '후련하다'는 뜻은 잘했다기 보다, 정말 끝까지 최선을 다했으니 '후회없다' 정도로 이해해주시면 되지 싶네요. 2차전 경기평은 직관 응원후기가 되겠네요. 우울한 마음으로 시작합니다.

1. 명불허전(名不虛傳) 랜들의 위기관리능력
단기전에서 선발투수의 의미는 처음 나오는 투수에 불과합니다. 양팀 감독이 승부에 물러섬이 없다는 점에서 봤을 때 교체 타이밍은 늘 한박자 앞섰죠. 랜들은 시즌 막판에 그닥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해서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어떨지 걱정을 갖게 했는데요. 2차전 내용에서는 일단 합격점을 줄만 하네요. 4이닝 1실점입니다.

가장 큰 위기는 4회였는데요. 안타없이 포볼 4개를 헌납하는 졸투를 했지만 다행히도 1점만으로 막아냈죠. 랜들의 위기관리능력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습니다. 1차전과 다른 점은 김경문감독이 랜들을 빨리 내리기 보다는 한번 지켜보는 느낌을 주더군요. 1차전 승리의 여유가 아닌가 싶기도 했는데요. 하여간 랜들은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며 1점만으로 막고 마운드를 김상현에게 넘겨줬습니다.

2. 이제 여유마저 느껴지는 오재원
선취점은 오재원의 원맨쇼로 만들었습니다. 전상렬과 이종욱의 연속안타로 만든 무사 2, 3루에서 오재원은 통쾌한 3루타를 뽑아내죠. 더불어 그의 전매특허인 레프트 스트레이트 세리머니도 보여줬습니다. 항상 똑같은 세리머니인거 보면 따로 연습하는건 아니고 그냥 자연스럽게 나오는 동작이지 싶네요. 참고로 두산의 홍성흔은 라이트 어퍼컷 세리머니를 하구요. 이종욱은 박수치는 세리머니가 전매특허죠. 이대수는 작은 키지만 폴짝 뛰어 때리는 배구선수 스파이크 세리머니구요. 두목곰 김동주는 두손을 번쩍드는 만세 세리머니입니다. 고영민은 상대의 하복부를 라이트로 짧게 끊어치는 스타일인데요. 최홍만이 와서 좀 배웠으면 하는 타법이기도 하죠.


뭐 누구나 더 멋있지만 개인적으로는 간지작렬상으로 홍성흔 다음으로 오재원을 꼽고 싶습니다. 선수들 사기도 높이고 관중들 엔돌핀도 콸콸 솟게 하는 오재원의 레프트 스트레이트 세리머니는 그의 긴 팔과 다리에 참 잘 어울리네요. 덕분에 팬들도 부쩍 늘었습니다.  

계속된 찬스에서 고영민의 짧은 땅볼 때 3루에 있던 오재원은 득달같이 홈을 파고들어 3점째를 추가했죠. 홈에 쇄도하는 모습은 심장에 칼을 꽂으러 달려가는 무사를 연상시키더이다. 반면 박진만은 어제의 본헤드 플레이 여파인지 홈에 던지지 못하고 어정쩡하게 1루로 던졌구요.

여기까지는 좋았습니다. 오늘도 여유있게 이기겠구나 싶었습니다. 초반에 3점의 리드를 하고 있었는데 연장까지 갈 줄은 누가 알았나요. 그리고 마지막에 질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3. 홍콩 할매귀신도 놀라는 전상렬의 완소 수비력
가을의 사나이, 아니 가을을 기다리는 할매 전상렬은 나이가 36세입니다. 올 시즌에는 그닥 많은 경기에 출전하지도 못했습니다. 두산에서 외야수 주전따기는 사막에서 바늘찾기 만큼이나 어렵기 때문이죠. 리그 극강의 김현수, 이종욱 붙박이에 유재웅, 이성렬, 전상렬, 민병헌의 무한경쟁입니다. 이런 쟁쟁한 후배들과의 경쟁속에서도 늘 밀알같은 존재감으로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는 전상렬은 두산의 든든한 자산이네요.

2차전에서도 두어번 정도 키를 넘어가는 타구를 폴짝 뛰어 잡아내는 미기를 선보였습니다. 홍콩할매도 하기 힘든 뒤돌아 점프 캐치를 무리없이 해내는 할매 전상렬의 파인 플레이에 관중들은 전상렬을 연호했구요. 선수들에게도 큰 자극이 되었습니다. 덕분에 경기 내내 오른쪽으로 날아가는 타구는 편안하게 지켜봤네요.

생각해보면 그 흔한 개인 응원가 하나 없는 전상렬이지만, 팬들에게 괴성과 함께 싸인을 요청받는 스타도 아니지만, 두산의 고참으로서 주어진 일을 묵묵히 해내는 그가 참 고맙습니다.

4. 더블스토퍼의 진면목, 임태훈과 이재우
동점인 상황에서 올라와 임태훈과 이재우는 각각 3이닝씩을 무실점으로 잘 막아줬습니다. 이재우는 경험이 많아 큰 걱정은 안했지만, 임태훈은 아직은 어린 나이이기에 은근히 조마조마했었는데요. 다행히 과감한 정면승부로 삼성의 강타선을 무력화시켰죠. 특히 초반에는 직구에 비해 슬라이더가 스트라이크 존에서 확연히 먼 곳으로 떨어져 두들겨 맞는거 아닐까 했는데, 잘 극복해냈습니다. 이제 아기곰에서 점점 불곰으로 성장하고 있음을 느끼게 해줬구요.


이재우는 다양한 구질의 공을 꽤 정확하게 제구해서 무리없이 3이닝을 막았습니다. 현재 두산 투수중에서 터프세이브 상황에서 김경문감독이 선택할 수 있는 투수는 이재우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만큼 과감성도 있구요. 제구력도 되구요. 경험도 있죠. 두산 불펜의 힘은 임태훈, 이재우의 더블 스토퍼가 있어 오승환이 부럽지 않습니다.

5. 부러져버린 날개 이용찬
김경문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김명제를 임태훈보다 먼저 올린게 잘못이었다고 했는데요. 제가 볼 땐 이용찬을 가장 늦게 투입한게 더 큰 실수가 아니었나 싶네요. 14회 주자 1, 2루 상황에서 소방수의 임무를 맡긴건 이용찬에겐 너무 심한 압박감이었습니다. 게다가 이용찬 뒤로는 더 나올 투수도 없는 상황이었거든요. 물론 이승학도 있긴 하지만 3차전 선발은 아껴둔다는 의미에서 보면 이용찬은 최후의 보루였습니다. (헉 지금 뉴스에서 보니 3차전은 이혜천이네요. 그럼 2차전에서도 결장한 이승학은 뭥미??)

초구가 볼로 잡히자 만루를 의식해 이용찬은 가운데 공을 던졌고, 상대적으로 노련한 신명철은 실투를 놓치지 않았습니다. 14회 연장에서 신명철의 싹쓸이 3루타는 거의 사망선고였고, 김경문감독은 그냥 그에게 이닝을 맡겼습니다.

제가 전에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오재원과 함께 이용찬을 주목해야 한다고 포스팅했었는데요. 제가 바라던 시나리오는 이용찬의 선발등판이었습니다. 어차피 선발은 단기전에서 첫번째 나오는 투수라는 점에서 부담이 덜하고, 의외의 카드가 오히려 파괴력이 클 수 있기에 그렇게 희망했더랬죠. 김경문감독과 제 생각이 달랐고 어쨌든 결과는 이용찬의 깜짝 활약은 물거품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용찬은 분명히 발전된 모습으로 다시 마운드에 서리라 믿습니다. 그의 포스를 믿기도 하지만, 이닝을 마치고 돌아오는 고개숙인 이용찬을 기다리며 격려해주는 선배선수들이 있기에 그 날은 반드시 올껍니다. (용찬아 힘내라! 승부에 연연하기엔 아직 경험이 많지 않으니 그냥 야구를 즐기렴. 뒤는 선배들에게  맡기고~ 그리고 날개 부러진건 빨간약 바르면 바로 낫는다... ^^)

뽀너스 #1. 오늘의 MVP
오늘의 MVP, 아니 어제의 MVP를 뽑자니 좀 거시기 하네요. 이미 신명철은 뽑혀있으니 뭐 제가 뽑은들 큰 의미는 없겠죠. 하지만 두산선수로는 이재우와 임태훈으로 선정하고 싶네요. 무려 6이닝을 두 선수가 막아냈다는 점, 위력투로 투구로 승부의 추를 팽팽하게 땡긴 점, 향후 활약을 예고한다는 점 등을 평가하고 싶습니다.

덧글 1...
선동렬감독의 2차전 승리소감을 보니 배수의 진을 치고 경기에 임했다고 하네요. 2패를 안고 대구에 갔더라면 다시 잠실땅을 밟긴 힘들었을테니 당연한 각오였겠죠. 인터뷰 사진을 보면 승리의 기쁨에 배시시 웃고 있군요. 하지만 진정한 2차전의 승자는 선동렬감독이 아닌 김성근감독일꺼 같은 느낌은 왜일까요?

덧글 2...
두산 응원단의 응원모습을 동영상으로 올려봅니다. 관중석 가장 꼭대기에서 찍어서 그라운드는 좀 멀지만, 관중들의 열기는 느끼실 수 있을겁니다.
 


덧글 3...
우연한 기회에 베어스 동호회 카페에서 2차전 표를 구했는데요. 표를 얻기 위해 이수역까지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먼 길이 수고스럽지 않았던건 표를 양도해주신 친절한 두산팬 덕분이었네요. 양도 받은 후에도 잘 보시라고 문자 넣어주신 이름 모를 4077님 감사합니다.


어제 롯데전 불패 기록중인 선배랑 롯데전에 갔었습니다. 롯데팬이지만 나랑 갈 때마다 승리를 선사했기에 당연히 승리를 예상했었는데요. 어처구니없는 실수로 롯데에게 연장패배를 당했습니다. 어찌나 충격이 크던지 뒷목이 다... 뻐근... 어흑...

경기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하고 싶지 않습니다. 워낙 참사급의 패배였기에 블로그에 거론하는 것조차 심기가 불편하네요. 다만 두산의 뒷심부족, 즉 마무리 문제에 대해서는 김경문감독과 코칭스탭의 진지한 고민이 있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항간의 얘기로는 정재훈을 2군으로 보내려했으나 코치진의 만류로 냅뒀다고 하는데, 왜 보내지 않았는지 궁금하네요. 다른 포지션은 모두 경쟁체제로 만들면서 마무리는 왜 성역인지 말입니다.

전에 포스팅으로 정재훈에 대한 개인적인 평가를 내렸습니다만, 정재훈은 마무리로서의 가치는 리그 하위급입니다. 공의 위력없이 관록으로만 근근히 버텨내는, 혹은 경기를 날려버리는 행태는 습관으로 여겨질 정도니까요. 사실 롯데 임경완 보고 임작가 임작가 하지만 작가라는 명칭을 팬들이 붙이기 시작한건 정작가가 처음입니다. 그만큼 정재훈의 마무리 실력은 미덥지 못한게 사실입니다.

일단 두산 코칭스탭은 올림픽 브레이크 동안 마무리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합니다. 그것도 심각하게... 개인적인 판단으로는 현재 스코어상 이재우가 대안으로 가장 적당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올시즌 목표를 우승으로 하는한 지금의 정재훈으로는 버겁습니다. 올림픽 브레이크 동안 정재훈을 업그레이드 시키든가, 마무리를 이재우로 돌리고 정재훈 대신 2군의 김강률을 중간계투진에 포함시키든가 하는 환골탈태의 모습을 보여주길 바랍니다.

참고로 김경문 감독이 경기후 '우리팀에 필요한게 뭔지 알 수 있게 되었다'고 인터뷰 했군요. 이제 본격적인 마무리 리빌딩에 들어가려나요? 하아... 원년팬 가슴 답답해집니다...


어제 기아와의 경기에서 두산이 6:0으로 지고 있다가 7:6으로 역전시켰습니다. 첼로 레슨받고 와서 인터넷을 켜니 6:1이더군요. 에구구 어제도 지더니 오늘도 또 지는구나 싶었는데, 왠걸요. 상대실책과 볼넷, 데드볼을 틈타 8회말 6득점해서 극적으로 뒤집더군요. 어찌나 기쁘던지요. 나도 모르게 환호성이 튀어나오더군요.

경기 결과만 놓고 보면 430 대첩이라 할만 합니다. 1년에 한번 나올까 말까한 훌륭한 경기였다고 김경문감독은 인터뷰했다는데요. 경기력에서 조금 아쉬운 부분이 눈에 띄네요. 아무래도 연이은 패배에 따른 후유증으로 보입니다만... 사실 기아 투수가 무너지지 않았다면, 그리고 유격수 발데스가 에러를 하지 않았다면 쉽지 않았을 경기였죠.

사용자 삽입 이미지

하지만 상대의 실수를 유도해내는 압박능력도 실력이라고 감안한다면 어쨌든 기분좋은 승리였습니다. 역시 지는 것보다는 이기는게 백번 낫더군요. 곰대도 그간 안경현과 홍성흔, 최근엔 채상병 관련해서 안좋은 분위기였는데, 기적같은 역전승에 유쾌지수 상승된 글이 많이 보이네요.

근데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할게 있습니다. 바로 정재훈의 애매한 포지셔닝이죠. 현재까지 두산의 공식 마무리는 정재훈입니다. 하지만 어제 7:6의 한점차 승부에서, 9회에 올라온 선수는 이재우였거든요. 이때 정재훈은 몸을 풀긴 했지만, 이재우가 주자를 내보내고 위기에 맞자 아예 정재훈을 불펜에서 덕아웃으로 철수시키더군요.

김경문감독은 이재우를 믿겠다는 의지의 표현일 수도 있구요. 정재훈에게 연장전을 대비한다는 측면도 있겠죠. 하지만 후자의 경우 철수까지 시킬 필요는 없다는 점에서 마무리를 정재훈으로 맡기는데 불안감을 느낀다고 해석되어지네요.


개인적으로는 정재훈을 마무리에서 롱맨이나 선발로 돌리는데 찬성입니다. 정재훈이 그동안 열심히 세이브를 해줬지만, 정작가라는 별명처럼 불안불안했던게 사실이거든요. 마무리라면 오승환이나, 전성기 때의 진필중처럼 윽박지르는 강속구와 알고도 속는 변화구가 하나쯤은 있어야 하는데, 정재훈은 사실 그런 면에서 부족하죠. 맞춰잡는 스타일이다 보니 두산팬으로서는 좀 못미덥습니다.

그러다보니 정재훈은 한점차 박빙의 상황에서는 미들맨이 아웃카운트 하나 정도는 잡아주고 나서야 마운드에 올랐죠. 그래도 불안한 경기가 종종 있었구요. 물론 정재훈은 지금까지 열심히 해줬지만, 이젠 두산도 마무리를 다시 정해야 할 시기에 온 것 같습니다. 마무리 없이 페넌트 레이스 우승은 할 수 있어도, 시리즈 우승은 못하는게 프로야구인지라 강력한 포스의 마무리를 꼭 키웠으면 하네요.


마무리 후보감으로는 현재까지는 이재우가 최적으로 보이구요. 경험을 쌓는다면 임태훈도 오승환급으로 성장할 수 있을꺼 같네요. 성영훈도 있지만 아직은 검증이 안되어서 미지수고... 하여간 올해 두산의 마무리는 꼭 풀어야 할 숙제로 남을 듯 싶습니다.

뽀너스로 원주동부 전창진감독과 김주성선수의 시구모습도 올립니다. 두팀의 관계가 좋다고 하네요. 안경현도 시투하고, 김주성과 전창진도 시구하고 분위기 좋네요. 개인적으로 올 결승에서 동부보다는 강혁이 있는 삼성을 응원했었는데... ㅋㅋ

원주동부의 기운을 받아 올해 두산이 꼭 기적같은 우승을 했으면 합니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