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스포츠는 좋아하지만 스포츠 영화는 그닥 좋아하지 않는다. 스포츠의 리얼리티를 영화가 온전히 담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그건 연기력의 문제가 아니다. 어떤 종목이건 실제 경기의 움직임을 그대로 화면에 옮길 수는 없다. 록키가 그랬고 내츄럴이 그랬다. 어설프게 슬로우비디오로 보여주는게 그나마 현실감있게 표현하는 방법이다. 그래서 다큐멘터리 방식의 영화가 스포츠 영화의 대안으로 떠오른게 아닌가 싶다. 실제 스토리가 주는 감동도 영화 못지 않을테니. 


우연히 본 '굿바이 홈런'이라는 영화가 그런 케이스다. 이 영화는 3인칭 시점의 카메라 시각만 존재한다. 연기자는 없다. 100% 리얼이니까. 배경은 야구의 불모지 원주고등학교. 이 영화를 보기 위해서는 강원도의 특수성을 이해해야 한다. 강원도는 프로야구팀은 물론 이름값 있는 대학팀이 없다. 고등학교도 다르지 않다. 강원도의 대표선수인 원주고는 이긴 기억보다 진 기억이 많다. 영화가 나오는 2009년의 원주고는 각종 전국대회의 1차전 탈락 단골손님일 뿐 아니라, 야구 관계자들로부터 야구 같지 않은 야구를 하는 팀으로 무시당하기 일쑤였다. 선수들도 패배의식으로 가득 차 있다. 외지에서 온 학생들은 그 학교에서 밀려나 원주고로 전학온 경우가 많으니 그럴 수 밖에. 그러고 보니 개천에서 용난건 바로 원주고 출신 안경현을 두고 하는 말이었다.  



영화에서 원주고는 결국 화랑기 대회에서 4강의 기적을 이룬다. 감독과 선수들이 보여주는 투혼은 영화 보다 진한 감동을 준다. 그러나 대부분의 3학년들은 졸업 후  프로 진출이나 대학 진학에 실패하는 좌절을 맛보게 된다. 10%만 야구를 계속 할 수 있는 피라미드 구조에선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그러나 영화는 말한다. 90%를 위해서 사회가 해줄 수 있는건 무엇인지. 그들에게 야구란 무엇인지. 그저 경쟁사회에서 벌어지는 불가피한 상황이라고만 치부하기엔 뭔가 뒷맛이 씁쓸하지 않은가. 그래서 이 영화는 사회에서 선택받지 못한 마이너리티를 위한 영화다. 야구는 그저 소재일 뿐. 


그래서 그런가? 영화 제목 '굿바이 홈런'은 묘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야구에서 굿바이 홈런은 해피엔딩이다. 끝내기 홈런으로 승리한다는게 얼마나 짜릿한 일인가? 그러나 영화에서는 홈런으로 상징되는 야구와의 이별을 뜻한다. 더 이상 홈런의 환희를 접할 수 없는 이들에게 굿바이 홈런은 다른 의미로 다가오는 법이다. 야구와 다른 길을 걸을 수 밖에 없는 이들에게 이막인생의 시작이 바로 '굿바이 홈런'인 것이다.


참고로 원주고 감독으로 나오는 안병원은 과거 현대 출신 투수다. 넥센에서 은퇴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귀공자 스타일의 얼굴은 예전 그대로라 반가웠다. 화랑기 대회 4강전 마지막 공격을 앞둔  선수들에게 한 말이 기억에 남는다. 대충 이런 요지였다. "지금 이기고 지는건 중요하지 않아. 끝까지 이길 수 있다는 확신으로 최선을 다해야 돼. 왜? 야구는 계속 되어야 하니까." 앞으로 고교야구를 보면 원주고를 눈여겨 보게 되지 않을까 싶다. 



두산베어스 팬들에게 FA란 Fade Away 혹은 Fly Away라는 말이 있습니다. FA를 통한 전력보강은 그저 남의 집 일인지라, 이번엔 누가 나갈까 싶어 스토브리그는 늘 두려움의 대상이었죠. 그래도 신은 공평하셔서 두산에게 화수분의 전통을 내려주셨습니다. 그나마도 없었다면 두산의 올해는 정말 암흑이었을겁니다.

그간 두산의 FA 선수들을 뽑아보니 아래와 같네요. 인터넷에서 뒤진거라 틀릴 수도 있으니 만약 사실과 다른게 잇으면 댓글로 알려주세요.

두산 -> 두산
2000 조계현 2.8억/1년
2002 안경현 15억/4년
2003 장원진 5.5억/2년
2005 전상렬 4억/2년
2006 홍원기 0.8억/1년
         김창희 1억/1년
2008 김동주 9억/1년

두산 -> 타팀
2004 정수근 롯데 40.6억/6년
2007 박명환 LG 40억/4년
2009 홍성흔 롯데 2,79억/1년
         이혜천 야쿠르트 400만달러/2년

타팀 -> 두산
全無

위의 내용을 얼핏보면 두산이 FA 선수를 많이 잡은 것 같지만. 타팀의 FA 선수 영입한 케이스는 한명도 없었구요. 내부 FA 잡은 선수도 김동주와 안경현, 장원진을 제외하면 솔직히 대어급은 아니었습니다. FA라고 하기에도 머쓱한 금액도 있었구요. 반면 프랜차이즈 선수들의 이탈은 심했습니다. FA로만 봐도 정수근, 박명환, 홍성흔, 이혜천이 떠났구요. FA는 아니었지만 최일언, 김형석, 이명수, 김경원, 김상진, 심정수, 진필중, 안경현 등이 자유계약선수로 풀리거나 트레이드로 유니폼을 벗어야 했죠. 

이런 아픔의 역사가 있었기에 두산팬들의 프랜차이즈에 대한 애착은 유독 강했습니다. 박철순 이후 프랜차이즈 스타로 은퇴식을 하고 영구결번하는 선수가 탄생하길 손꼽아 기다렸죠. 그 가능성에 근접했던 안쌤, 홍포의 이탈은 그래서 더욱 충격적이었습니다. 그리고 경위야 어찌됐든 팬들의 실망감은 김경문감독에 대한 비난으로 이어졌구요. 저도 안쌤, 홍포를 내보낸 달감독이 왠지 미웠습니다. 사실 홍포는 달감독이 내친게 아니었음에도...


하지만 2009 시즌이 중반에 치닫고 있는 지금 두산은 1위를 하고 있고, 세대교체를 가장 성공적으로 한 팀이 되었습니다. 이용찬, 홍상삼, 임태훈 등의 주축 투수들은 19~21살 정도이고, 정수빈, 김현수, 민병헌, 고영민 등의 야수들도 20대 초반에 불과하죠. 다른 팀에 가면 중간급 정도 밖에 안되는 손시헌이 고참행세를 하고 있으니, 타팀의 부러움을 받을 수밖에 없죠. 그만큼 두산의 미래는 탄탄합니다. 덕분에 지금 두산팬들은 홍성흔, 안경현, 이혜천을 그리워하면서도 젊은 선수들에게 애정을 쏟게 되네요. 이원석이 대표적인 케이스인데요. 홍포의 보상선수로 와서 트레이드 대상으로 전락하더니 지금은 두산의 없어서는 안될 유틸리티 선수가 되었죠. 우윳빛깔 이원석이라는 쌔끈한 별명도 얻었구요. 홍성흔의 롯데행이 없었다면 이원석은 두산과 인연을 맺지 못했을겁니다.

이런걸 아이러니하다고 해야 되나요? 아니면 새옹지마라고 해야 되나요? 김경문의 경쟁체제가 프랜차이즈의 퇴출로 이어졌지만, 또 새로운 스타의 탄생을 가져왔으니... 물론 모든게 결과가 좋으니 이렇게 얘기하는지도 모르죠. 그래서 하일성 아저씨가 야구는 모른다고 했지 싶습니다. 어쨌든 성공적인 세대교체의 공은 당연히 달감독입니다. 김현수, 정수빈, 홍상삼의 공통점이 뭔지 아시죠? 이들은 시즌 전 달감독이 주목해야 할 선수로 언급했던 히든카드였죠. 그리고 보기좋게 성공했구요. 달감독이 선수를 볼 줄 아는 좋은 안목을 지녔다는데 이젠 아무도 토를 달지 않습니다. 한때 이해하기 어려웠지만 홍성흔에게 포수마스크를 벗기려했던 것도 수긍이 가구요.

프랜차이즈의 이적이 아쉽긴 하면서도 쑥쑥 커가는 아기곰들을 보는 맛에 익숙해져간다는건... 떫은 차맛속에 담백한 단맛을 맛본 듯한 느낌입니다.

흠... 그러고보니 김경문도 두산의 자랑스러운 프랜차이즈였네요.


이겨도 찝찝한 경기가 있다면 져도 기분좋은 경기가 있죠. 전자의 경우 이겼다기보다는 상대방이 진 경기일테고, 후자의 경우 지더라도 납득할만한 경기를 보였을 때의 느낌일텐데요. 오늘 SK와의 경기는 아쉽게 비겼지만 그닥 기분 나쁘지 않은 경기였네요. 8회부터 경기를 봐서 그 전까지의 흐름은 모르구요. 8회부터 보면 두산이 상당히 탄탄한 경기력을 갖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SK에 대한 두려움없는 플레이가 눈에 확 들어오던데요?

우선 임태훈의 빵빵 내리꽂는 공은 속이 후련한 느낌을 주고요. 고창성의 담대한 모습도 맘에 드네요. 주자가 있을 때 흔들리기는 했지만, 이용찬의 윽박지르는 공도 좋았구요. 2안타 2볼넷 2타점의 민병헌도 괜챦았습니다. 그리고 정수빈... 정수빈을 빼놓을 수 없죠. 정수빈의 침착성과 선구안은 도무지 고졸 신인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놀라움 그 자체더군요. 이승호에게 투스트라이크 원볼에 몰렸으면서도 볼 세개를 골라내서 기어이 출루하고 말았죠. 이승호의 유인구가 절대 컨트롤이 안된 것이 아니었는데도, 정수빈은 흔들리지 않더라구요. 정수빈의 안정된 폼이 후천적 노력의 결과라면, 선구안은 아무래도 선천적인 유전자 덕분이 아닌가 싶네요. 하여간 경기경험을 계속 샇는다면 이종욱의 대를 잇는 허슬플레이어 나올꺼 같습니다.

경기는 9회가 하이라이트였네요. 우선 9회초 SK가 2점 내면서 앞서 나갔는데요. 임태훈이 방심한 틈을 타 박경완이 3루 도루를  성공시키고 나서 분위기는 이상하게 돌아갔죠. 흔들린 임태훈은 정근우의 2루 도루에 이어 박재상에게 결승타를 내주고 말았죠. 안타맞은건 그렇다치더라도 박재상에게 2루까지 출루를 허용한건 중계플레이에 미스가 아니었나 싶고... 하지만 두산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바로 9회말 원아웃에서 김동주가 안타치고 나가자, 이원석이 대주자로 나갔구요. 김현수의 안타와 에러를 틈타 1루주자 이원석이 홈까지 밟는 센스를 보여줬죠. 그리고 최준석의 볼넷 이후 유재웅의 동점타로 6:6 연장으로 끌고 갔습니다. 민병헌이 끝내기 안타를 칠 수 있었는데, 나주환의 호수비로 무산된게 아쉬웠네요.

경기는 12회 연장전 무승부로 끝났습니다. 무승부지만 사실상 패배로 간주하는 방식으로 양팀 모두 패자였네요.

덧글1 ...
안쌤이 붉은 유니폼을 입고 처음으로 잠실구장에 섰네요. 12회말 대수비로 모습을 드러냈는데요. 2군에서 고생을 많이 해서인지 얼굴이 새까맣고 깡 말랐더군요. 에혀... 하여간 SK유니폼의 안쌤이 아직은 낯서네요.

덧글 2...
11회말 금민철이 타석에 올라왔습니다. 고창성 타석이었는데, 더이상 바꿔줄 선수가 없자, 그나마 타격감이 좋은(?) 금민철을 왼쪽 타석에 세웠는데요. 4구만에 삼진으로 물러났습니다. 고등학교때 투수들이 타격연습도 한다는 점을 고려해 본다면 성영훈이 낫지 않았을까 싶기도 했는데... 하여간 상당히 보기 힘든 희귀한 장면이었습니다.

덧글 3...
오늘도 박재홍에 대한 야유는 이어지네요. 개인적으로 공필성코치에게 사과했는지는 모르지만, 박재홍의 무개념 행동으로 상처받았던 팬들에게는 일언반구도 없다는게 그 이유겠죠. 그런 박재홍이 이용찬에게 데드볼을 맞았습니다. 이용찬은 바로 모자벗고 인사했구요. 나이는 어리지만 이용찬이 더 어른스러워보였던 순간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세계 축구 국가대표팀 중에서 한국과 북한을 제외하곤 가장 좋아하는 팀이 아르헨티나인데요. 혹시 아르헨티나의 축구영웅 바티스투타를 아실런지 모르겠습니다. 곱슬한 긴머리가 마치 예수를 연상케 하면서도 활발한 몸놀림으로 골에 대한 집념이 강했던 선수였죠. 개인기도 좋고 몸싸움도 능해서 이탈리아 리그에서 오랫동안 활약하기도 했습니다.

바티스투타하면 떠오르는게 AS로마 소속으로 피오렌티나와의 경기에서 골을 넣었을 때, 세리머니를 하지 않고 그라운드에서 눈물을 흘렸던 장면인데요. 환희의 순간에 세리머니 없이 눈물 흘린 이유는 바티가 너무나 사랑하는 친정이 바로 피오렌티나였기 때문입니다. 피오렌티나와 바티의 관계를 살펴보면... 피오렌티나는 피렌체를 중심으로 한 축구클럽으로 매년 약체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약팀이었죠. 그러다 신인이었던 바티를 영입한 이후 전성기를 맞게 되는데요. 그 후 리그에서 당당한 강호의 대열에 올려준 바티에 대한 피렌체 시민들의 열광은 뭐 당연한 수순이구요. 바티는 '여건만 된다면 피오렌티나와 영원히 함께 하겠다'고 보답합니다. 얼마나 감동적이었을까요? 피오렌티나 팬들은 바티를 신처럼 떠받들었고 피렌체에는 바티 동상까지 세웠다고 하죠.

그러다 바티는 2000년 AS로마로의 이적을 깜짝 발표합니다. 당연히 팬들은 실망, 아니 분노했지만, 사실 바티는 이적을 두고 고민하느라 15kg이나 빠졌었구요. 기자회견에서 눈물까지 보였죠. 끝까지 피오렌티나 팬들을 위해 고민했던 바티를 알고 피렌체 시민들은 눈물로 영웅을 보냈다네요. 바티의 우승에 대한 열망으로 우승할 수 있는 팀, 즉 AS로마로 옮긴 후 바티는 꿈에 그리던 우승컵을 안게 됩니다. 하지만 운명처럼 친정팀과 적으로 만날 수 밖에 없었구요. 결국 바티는 골을 넣고도... 세리머니를 하지 않았습니다. 9년간 몸담았던 팀에 대한 예의였고, 팬에 대한 의리였고, 사랑하는 팀에 대한 비수를 꽂은 착잡함이었으니까요. 이 눈물로 바티스투타는 마지막 남은 로맨티스트로 알려졌고, 지금까지도 바티의 팀은 AS로마가 아닌 피오렌티나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위의 동영상이 바로 그 골장면인데요. 눈물 흘리는 바티를 토티가 안아주죠. 토티는 한일월드컵 때 미운털이 박혀서 별로 이뻐보이지 않는다능...^^ 하여간 이 골을 보고 피오렌티나 팬들도 함께 엉엉 울었다고 하는데, 참... 행복한 팬들이 아닌가 싶습니다. 저토록 팬을 사랑하는 선수와 그라운드에서 같이 숨쉴 수 있는 팬들은 지구상에  얼마 안되니까요. 

사실 뛰어난 성적을 올리는 선수보다 더 갖고 싶은 선수가 바로 팬들과 함께 호흡하는 선수가 아닌가 싶습니다. 이를테면 대전시티즌의 최은성 골키퍼나 한화이글스의 송진우, 기아타이거즈의 이종범, 두산베어스의 박철순같은... 그런 팀의 상징이면서 팬과 희로애락을 함께 하는 공동운명체 같은 선수... 참 보고 싶습니다. 두산에서는 안경현, 홍성흔선수가 그렇게 되어주길 바랬었는데 말이죠. 이 두선수가 두산전에서 홈런을 치고 어떤 세리머니를 할지... 궁금해지네요. 바티처럼 할지 아니면 평소대로 할지... 하지만 어떻게 하든 안경현과 홍성흔에 대한 애정어린 시선은 끝까지 잃지 않을겁니다. 그들이 무슨 유니폼을 입든 우모 기억엔 두산선수니까요.


2009년 프로야구 경기일정이 발표되었습니다. 개막일은 4월 4일 토요일이구요. 팀간 19차전으로 모두 133게임을 치르네요. 19차전이니까 팀별로 홈과 어웨이 경기 수가 다르게 나오겠네요. 두산의 경우 롯데, 삼성, 한화, 기아와의 경기에서 홈경기가 어웨이보다 한경기 많군요. 어떤 기준으로 정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19경기가 생소하긴 하네요. 자투리 경기들은 18차전이 끝나는 9월 1일부터 소화합니다.

올해 모든 경기가 다 소중하지만, 꼭 직접 가서 봐야 할 경기들을 모아 봤습니다. 가급적 다른 일은 제쳐두고 먼저 챙기겠습니다만, 희망처럼 될지는 모르겠네요. 어쨌든 올해의 MUST HAVE 경기 목록입니다. 

4월
04일(토) : 기아-두산(잠실 개막전, 개아 너를 밟고 전쟁은 시작된다)
25일(토) : 한화-두산(세컨팀과의 대결, 따뜻한 시선으로 야구를 보자)
28일(화) : SK-두산(주적 스크와의 첫 대결, 안쌤이 있는 팀이지만 반드시 이겨야 한다)

5월
02일(토) : 두산-롯데(나의 연인을 뺏어간 노떼 잘되나 보자, 목숨걸고 사직 원정길 함 가보자)
05일(화) : LG-두산(허슬두 부자 출격, 엘쥐는 어린이날 늘 우리의 밥이었다는걸 대를 이어 각인시키자)
16일(토) : 삼성-두산(전통의 라이벌 돈성전, 널 넘고 나는 비상한다)
19일(화) : 롯데-두산(성흔이 팀이 잠실오는 첫날, 홍성흔을 적군으로 보다니 정말 슬프겠구나)
20일(수) : 롯데-두산(哀而不悲, 이제부터 노떼전 홈경기는 필참이다)
21일(목) : 롯데-두산(울면 안돼, 성흔아 슬프지만 공과 사는 구별하자)

6월
05일(금) : 롯데-두산(臨戰無退, 성흔이 어퍼컷 세리머니는 과연 나올까?)
06일(토) : 롯데-두산(生卽死 死卽生, 성흔아 아쉽지만 너를 겨눌 수 밖에 없다)
07일(일) : 롯데-두산(快刀亂麻, 노떼야 스피드로 파워를 제압해주마)
11일(목) : LG-두산(FA 보강한 엘쥐, 두명 영입했다고 이길 수 있을꺼 같으냐?)
20일(토) : 두산-SK(신흥 주적 스크전, 스크는 올해 반드시 꺾어야 한다. 원정길도 흔쾌히 뛰어주마)

7월
07일(화) : SK-두산(닥치고 무조건 승리, 스크는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사뿐히 즈려 밟아줘야 한다)
21일(화) : 롯데-두산(또 왔냐 노떼? 노떼전이라면 평일에도 잠실간다)
22일(수) : 롯데-두산(또 보았느냐 노떼? 남의 눈에 피눈물을 나게 하면 너도 흘릴 수 있다는거 알쥐?)
23일(목) : 롯데-두산(또 이겨주마 노떼! 피가 끓는 경기인 만큼 끝내 이기리라~~)

8월
15일(토) : 두산-히어로즈(다크호스 히어로즈전, 자전거 타고 목동에 턱돌이 보러 가자~)
18일(화) : LG-두산(그래도 한지붕 두가족, 올해 엘쥐경기는 좀 박진감 넘치려나...?)
29일(토) : 기아-두산(잠실 개아전, 종범신 함 보러가자)

9월
01일(화) : 롯데-두산(올 시즌 마지막 노떼전, 유종의 미를 거두어주마)

대충 나열해보니 꼭 보고 싶은 정규시즌 경기만 22경기나 되는군요. 거의 주말은 한주 걸러 출격이네요. 이렇게 야구장을 뛸 수 있을지는 자신은 없지만, 작년에 13경기에 직관해서 9승 4패를 거둔 만큼 올해도 부지런히 응원가겠습니다. 늘 그렇지만 갈 때는 전투복 완전군장으로~ 근데 같이 갈 사람은 있으려나...? 쩝~


사랑했던 세 놈이 둥지를 박차고 나갔습니다. 저마다 사연 한보따리씩 들고 갔는데요. 모두 자신의 꿈을 이루기를 바랍니다. 있을 때 잘해줄껄 하는 마음이 샘솟긴 하는데요. 에혀.. 근데 제일 불쌍한게 누군지 아세요? 바로 남아있는 놈입니다. 남아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말 그대로 살아남은 자의 슬픔이랄까...


1. 날아간 놈 이혜천...
일단 이혜천은 야쿠르트의 선발자리를 굳건하게 지키길 바랍니다. 두산에서 붙박이 선발한 별로 없었는데 일본에서는 선발에서 일단 밀리지 않았음 해요. 더 나아가 10승 이상을 거뒀으면 하구요. 임창용의 성공스토리를 넘어서면 금상첨화구요. 대표 차출되었던 적도 없어서리 일본에서 눈에 익은 선수는 별로 없다는게 장점이겠네요. 그래도 현미경 일본야구를 극복해서 야쿠르트의 수호신이 되길...

그리고 4~5년 후 두산으로 컴백해서 멋지게 선수생활하고 은퇴해주는 센스... 발휘해주길 기대하겠습니다. 너무 비싼 몸값이라면 힘들겠지만 그래도 옛정이 있으니... 그쵸..?

2. 떠나간 놈 홍성흔...
OB에 박철순, 두산엔 홍성흔이라고 했는데, 아직 그 맘 변치 않았습니다. 홍성흔이 롯데 유니폼을 입은들 심장을 관통하는 곰의 피까지 부정할 수가 있을까요? 곰이 날씨 따뜻한 부산에서 갈매기랑 논다고 생각하렵니다. 비록 홍성흔 따라 롯데로 이동하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마음 한편은 늘 롯데를 주시할꺼구요. 정말 잘되길 기원합니다. 롯데팬들도 우리 성흔이 격하게 아껴주시기 바래요.ㅜ.ㅜ

그리고 홍반장 나중에 은퇴는 두산에서 하는 것 절대 잊지 않았음 합니다. 아무리 두산구단이 섭섭하게 한들 10년간 정들었던 팬들을 잊을 수야 있을까요?

3. 쫓겨난 놈 안경현...
안쌤은 솔직히 1년만 더 선수생활하고 이후 코치로 남아줬음 했습니다. 그건 안쌤의 실력을 믿지 못해서가 아니라, 안쌤을 잃기 싫어서였죠. 하지만 안쌤의 선수생활 연장의지가 워낙 강했고, 그 역시 프랜차이즈 이전에 야구인으로서의 꿈도 있기에 존중해줘야 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SK에서 더도 말고 덜도 말고 과거로 부활했다는 소리는 들었으면 좋겠습니다. 김경문감독의 단견이 입증될 정도로...

지난 포스팅에서 밝혔 듯이 안쌤은 로저 클레멘스의 컴백처럼 드라마틱하게 이뤄졌으면 합니다. 잠실에서 마이크를 들고 나타나 다시 팬들 앞에 서겠다는 외침... 이거 하나면 그간의 마음고생이 다 날아갈텐데 말이죠...

 

이혜천, 홍성흔에 이어 안경현도 다른 구단 유니폼을 입게 되었다는 기사가 올라왔습니다.
그것도 앙숙인 SK와 계약했다고 하니... 내년엔 안쌤의 복수가 이어질텐데... 이걸 어떻게 바라보나...
에혀... 참 착잡하네요.

이로써 황금세대라 할 만한 두산의 OB세대는 김동주만 남았군요. 사실 김동주도 어찌 될런지는 모르죠. 쩝... 홍성흔의 롯데행에 하도 분해했더니 이제 안쌤의 SK행은 충격도 아닙니다. 어차피 올게 왔다고 밖에 생각이 안되네요. 난로시즌에 두산팬하기 정말 힘들군요. 홍성흔의 경우 무성의한 두산구단에 화가 났었는데, 안쌤의 경우는 구단보다 김경문감독에게 섭섭한 감정이 드는게 사실이구요. 무슨 이유였는지 감독은 안쌤을 쓰지 않았고, 공공연히 퇴출만 언론에 흘렸거든요. 안쌤과의 사적 감정에 대한 언급은 하지도 않은 채 말입니다. 덕분에 안쌤은 무수한 소문에 시달렸죠. 사실 여부를 떠나 프랜차이즈에 대한 적절한 대우는 분명 아니었습니다. 이에 비해 구단은 은퇴시 코치연수까지 제안했으니 안쌤에게 무지막지하게 박대했다고는 보지 않구요.

어쨌든 결과는 홍성흔은 롯데로, 안경현은 SK로, 이혜천은 야쿠르트로 날아갔습니다. 두산에 이 세선수만 있는건 아니지만, 특히나 좋아했던 선수들이었고, 프랜차이즈에 대한 구단의 홀대가 남아있는 두산 꿈나무들에게도 악영향을 끼치기에... 구단에 대한 실망이 없을 수 없네요. 그리고 구단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뼈를 깍는 반성을 해야 합니다.

고객만족은 커녕 고객의 눈에 피눈물을 맺히게 하는 기업이 무슨 존재가치가 있을까요?
참고로 프로야구 원년 캐치프레이즈는 '어린이에게 꿈과 희망을...' 이었습니다.


아래 기사에 의하면 안경현은 사실상 두산 유니폼을 벗을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더구나 껄끄러운 관계로 알려진 김경문감독이 3년 재신임을 받은 점을 감안할 때, 그리고 중재해야 할 구단이 감독의 손을 들어준 이상 안경현의 이적 혹은 은퇴는 기정사실로 보여지네요.

관련 기사
은퇴 기로 안경현 "새 둥지 찾겠다"

우울한 내용인데요. 기사가 사실이라면... 휴~ 두산팬 노릇하기 참 힘듭니다. 어떤 구단은 다른 팀 FA를 뺏어오는데 혈안이 되어있는데 말이죠. 데려 오는건 바라지도 않으니 그냥 지켜만 달라는 팬들의 소박한 요구인데... 두산에겐 소박한 바램이 그렇지 않은가 봅니다. 왜 매년 스토브리그만 되면 두산팬들은 가슴을 졸여야 하는지, 이것도 두산팬의 운명인가요?

갑자기 뉴욕양키스의 로켓맨, 로저 클레멘스가 떠오르네요. 2007년 5월 시애틀 매리너스와의 홈경기에서 7회말이 끝나자 조명은 스카이박스에서 마이크를 잡고 있는 한 사나이를 비추죠. 바로 로저 클레멘스였습니다. 그리고 그는 뉴욕팬을 향해 우렁찬 목소리로 외쳤죠, 'it's a privilege to be back'. 마이클 조던의 'I'm back'에 버금가는 감동을 줬던 장면으로 기억되는데요. 휴스턴에서 다시 뉴욕으로의 컴백을 깜짝쇼 형식으로 선언한겁니다나이가 40을 훌쩍 넘어버린 옛 스타의 컴백에 뉴욕팬들은 마치 우승이라도 한 듯 환호로 답했구요벅찬 감동으로 양키 스타디움은 흥분의 도가니로 들썩거렸습니다. 당시의 라디오 중계를 인터넷에서 찾았는데요. 한번 들어보시지요. 짜릿한 전율이 느껴지지 않나요?


팬들이 원하는게 바로 이런게 아닌가 싶습니다. 좋은 성적으로 기대에 부응하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팬들이 오랜 기간 구단과 희로애락을 공유하는 이상, 그들의 추억을 온전히 지켜주는 것도 구단이 팬들에게 갖춰야 할 예의거든요. 구단이 사적인 감정으로 프랜차이즈 스타를 홀대한다면, 두산이 안경현에게 그런다는건 아니지만, 팬들의 추억을 뇌에서 이식수술로 제거하는 것과 같은 겁니다. 설사 뉴욕에서 로켓맨이 좋은 성적을 올리지 못했다 하더라도 뉴욕팬에겐 아쉬움일 뿐, 비난의 대상이 될 수 없는 것도 생각을 해봐야 하구요. 프랜차이즈의 가치는 누차 얘기했지만 돈으로 환산할 수 있는 성질이 아니거든요.

안경현을 바라보는 우모의 생각은 참 복잡미묘합니다. 안경현도 두산의 보물이지만, 김경문감독도 두산의 프랜차이즈였고 뛰어난 감독이기 때문이죠. 그래서 안경현과 김경문 사이에서 어정쩡하게 양다리를 걸치고 있습니다. 다만 양측이 타협점을 찾아서, 예를 들면 안경현의 플레잉코치 기용이 되겠네요, 양측이 어느 정도 만족할 수 있는 결과를 이끌어내기를 바랍니다.

그것도 안되면 안경현이 다른 팀에서 뛰다가 클레멘스처럼 잠실구장에서 다시 돌아오겠다는 선언을 하는 것도 상상해 봅니다. 아마 두산팬들은 눈물로 그를 환영하지 않을까요? 마치 객지에서 고생하고 돌아온 큰아들을 맞는 어머니처럼...


안경현이 컴백했습니다.
드디어 안쌤의 위용을 드러냈습니다. 어흑... 안쌤... ㅠ.ㅠ

그동안 김경문감독과 원인을 알 수 없는 불화로 2군에서 와신상담했었는데요. 드디어 5월 1일 기아전에서 시즌 첫 타석을 맞았습니다. 상황은 6회말 1:1 동점에 1사 2, 3루였구요. 유재웅 대신 대타로 출장한거죠. 근데 이대진은 고의사구로 안경현을 대접하더군요. 아무래도 찬스에 강한 클러치 히터인 안경현이 부담스러웠나 보네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TV 화면에 보니 관중석의 어느 여자 팬은 거의 울부짖더군요. 왜 고의사구로 피하냐고... 저라도 그 자리에 있었다면 야유를 퍼부었을겁니다. 얼마나 기다렸던 첫 타석인데...

두번째 타석은 8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등장했는데요. 풀카운트까지 끈질긴 승부끝에 볼넷으로 걸어나갔습니다. 그리고는 오재원과 교체... 성공적인 컴백무대였구요. 오랜만에 두산 팬들을 완전히 하나로 뭉치게 했습니다. 당연히 팬들은 안경현을 열렬히 환영했구요.

두산에 안경현 왔어요
두산에 안경현 왔어요
두산에 안경현 왔어요
참! 잘치네요~~

잠실로 직접 제가 출격했어야 했는데 말이죠. 아쉽네요. 경기가 끝나도 팬들은 안경현! 안경현! 외치고 있네요. 저도 마음만은 잠실에서 그들과 똑같이 목놓아 외치고 있었구요.*^^*

곰대에서는 안쌤놀이가 한창이네요. 공격엔 취약했던 채상병이 3루타 친 것도, 이종욱이 4안타를 몰아친 것도, 혜천대사가 엄청난 괴력으로 호투한 것도, 김재호의 멋진 수비도, 유재웅의 레이저 홈송구도, 덕아웃의 화기애애한 분위기도 모두 안쌤의 1군 복귀 때문이라는... ㅋㅋㅋ


최근 두산베어스 성적이 그닥 좋지 않습니다. 봄날의 곰이 워낙 힘을 못쓰는지라 여름이 다가오면 좋아질까 싶었는데 아직은 좀 기대 이하네요. 올라갈 듯 올라갈 듯 하면서도 주저앉는 모습이 참 안타깝습니다.

그 가운데 희소식 하나가 올라왔네요. 바로 안경현의 컴백입니다. 듣던중 정말 반가운 소식이네요. 안경현의 컴백으로 시끄러웠던 곰대도 간만에 일치단결하는 모습을 보였으면 하구요. 덩달아 득점력도 좀 배가되었음 싶습니다. 누가 보면 두산베어스가 원래 이런가 오해할까 같더라구요.

안경현은 두산의 대표적인 클러치히터죠. 그간 수많은 대첩에 단골메뉴로 나온 선수가 안경현이어서, LG팬들도 그를 공포의 대상으로 여기고 있구요. 미러클 두산의 중심에 있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다만 노쇠해가고 있다는 우려가 있지만 특유의 뚝심으로 극복하길 바랍니다.

어제도 기아에 졌네요. 한화 2연패까지 합하면 3연패군요. 아무래도 한화와 다 이긴 경기를 놓친 후유증이 좀 큰 것 같습니다. 하지만 아직은 시즌 초반인 만큼 안경현을 중심으로 대동단결해서 서울곰의 위용을 보여줬으면 합니다.

5월 1일부터 출장한다고 하니 내일 기아전에 나오는군요. 안경현이 지난 2001년 6월 해태에게 연장 끝내기 홈런을 쳤던게 새삼 떠오르네요.

안경현! 화이팅~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