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이번주 sk전이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승패를 떠나 sk전에서 계속 밀리면 정규리그의 성적과 상관없이 우승의 꿈은 가물가물해지기 때문입니다. 퇴근후 간만에 혼자 직관가는 길은 그래서 비장(?)했습니다. 근데 잠실구장을 나오면서까지 비장해질줄은 몰랐네요. 2-4로 완패했습니다.
지금 가장 큰 문제는 선수들이 뭔가 주눅들어 있다는 겁니다. 자신있는 플레이가 안되니 과감하지 못하고 어정쩡한 공격만 남발하더군요. 만루찬스을 두번이나 무산시켰습니다. 첫 만루에서는 장돈건과 기계가 어이없이 삼진으로 이닝을 끝냈구요. 9회말 만루찬스에서는 이종욱이 삼진당했습니다. 특히 장돈건과 이종욱은 좋은 볼은 흘려보내고 떨어지는 볼에 헛스윙하는 만행을 저질렀죠. 이어지는 장탄식... 왜... 왜 그렇게 여유가 없는지...
또 하나는 포수인데요. 중요한 순간에 포일을 범하면서 sk의 맥을 이어주는 역적질을 했습니다. 보내기번트에 실패한 sk에게 공을 흘려주며 주자를 진루시켜주는건 뭡니까? 양의지, 용덕한 모두 마찬가지였구요. 화가 나다 못해 어이없는 웃음만 나더이다. 물론 한국 타자들이 땅을 심하게 고르는 탓에 불규칙바운드가 많이 일어나는건 알지만, 그건 sk 정상호도 마찬가지입니다. 좀더 집중력있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하네요.
이럴 때 정말 필요한건 허슬플레이입니다. 아이스하키에서는 상대의 에이스를 강력한 보디체크로 응징하는 선수가 있습니다. 용어가 갑자기 생각이 안나는데, 이렇게 몸을 날리는 격렬한 플레이 하나는 팀 동료들의 투쟁심을 한단계 업그레이드시켜주고 경기 분위기를 반전시키게 되죠. 몸싸움이 거의 없는 야구에서라면 홈배틀에서 포수를 무너뜨리고 득점한 케이스가 아닐까요? 주자가 이종욱이라면 더욱 폭발력이 크겠죠. 결국 스스로 알을 깨고 나오면 새가 되는 것이고 남이 깨면 후라이가 되는겁니다.
요새 야구 관련 인터넷 게시판은 아예 보지 않습니다. 순위가 몇위인지, 팀타율이 얼만지, 방어율은 또 어느 정도인지 궁금하지만... 가봐야 맘만 아파서...
강팀과의 이번주 경기는 달감독님이 상당히 공을 들였습니다. 특히 인천 원정경기에서는 니퍼트를 아껴 첫 게임에 배치했고, 스퀴즈번트를 감행하기도 했죠. 분명 김성근 감독을 감안한 도발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런 승부근성이 꼭 성공하지만은 않다는 것. 그게 야구죠. 오히려 달감독님의 이런 강수가 이상하리만치 김성근 감독에게는 통하지 않았던 적이 많았다는게 아쉬울 뿐입니다.
오히려 스크와 삼성. 승패를 떠나 매경기 숨막히는 긴장감 넘치는 라이벌이라는게 고맙습니다. 이런 훌륭한 라이벌을 가져 행복하구요. 다만 행복감과 함께 승리감도 느꼈으면 좋겠습니다. 이번 시즌은 각팀과의 3연전별로 리뷰를 남기는데, 이번주는 바쁘기도 했거니와 그닥 상세하게 남기고 싶진 않습니다. 아무래도 반드시 넘어야 할 라이벌과의 승부에 대한 아쉬움 때문이겠지요.
다음주는 친한 두산팬 선배와 함께 잠실로 출격합니다. 엘쥐와의 화요일 경기죠. 어린이날 시리즈의 첫 테이프를 끊는 만큼 꼭 승리하도록 목놓아 응원하렵니다. 우리 곰돌이들 강팀과 혈투를 벌이느라 수고많았습니다. 모든걸 잊고 푹 쉬어 활력을 되찾는 오늘밤 되시고, 엘쥐에서 롯데로 이어지는 6연전에서 기필코 4승 이상을 거둬주길...
지난 금요일 SK와의 경기에 직관했는데요. 회사에서 일이 밀려 4회부터 보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짬을 내서 갔던 경기였음에도, 내용은 실망스러웠네요. 이미 포스트시즌 모드에 들어갔기 때문이라고 이해는 합니다만, 상대가 SK, 그것도 김광현이었다면, 좀 다른 모습을 보여줘야 하지 않았을까요? 김광현에게 거의 농락 수준으로 당하는거 보니 이번 포스트시즌도 마음 졸이면 지켜봐야 될 것 같습니다. 기계가 김광현에게 뺏어낸 홈런이 2년 연속 20홈런 돌파라고 하던데... 유일한 위안거리였네요.
스타팅에 이두환이 나왔더군요. 1루를 봤는데, 수비는 그런대로 괜챦긴 한데 빠른 타구를 놓친게 눈에 띄었습니다. 다이빙을 하긴 했는데 한템포 늦더군요. 이대호를 닮겠다고 했던 것 같은데, 수비는 닮지 말았으면...^^: 경기 보는 내내 비록 게임은 지더라도 이두환의 홈런만 보면 원이 없겠다고 했었는데, 두환이는 우모의 소원을 듣지 못했나 봅니다.
이렇게 정규시즌이 서서히 막이 내려갑니다. SK, 삼성, 두산, 롯데의 4강은 거의 확정이구요. 롯데의 공격력, 삼성의 불펜, SK의 짠물야구를 어떻게 헤쳐나갈지 기대반 우려반으로 지켜볼랍니다. 올해는 제발~~~
회사에서 회식장소로 야구장을 선택했습니다. 상무님이 두산팬이신데다 상대가 SK여서 회식으로는 딱이었죠. 다만 비 온다는 예보가 있어 어찌 될까 싶었습니다. 우모는 외부 회의가 광화문에서 있어 마치고 직접 잠실로 가기로 했는데, 나오니 비가 주룩주룩 내리더군요. 먼저 간 동료에게 전화했더니 잠실엔 비가 안오고 경기는 이미 시작했다고 하데요. 분명 잠실로 가면 비로 취소될텐데... 그럴 바에야 아예 다른데나 갈까... 하면서도 어쩔 수 없이 야구장으로 향했습니다. 참 이상한게... 친구들과 가는 야구장은 즐거운데 회사사람들과는 그렇게까지 즐겁지는 않더군요. ㅋㅋ 같은 두산경기인데도 말이죠.
가면서 DMB로 보니 2:0으로 앞서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SK는 역시나 질기고도 징그러운 강팀이죠. 도착할 무렵엔 6:2로 역전당했네요. 우울한 마음으로 야구장으로 들어섰습니다. 두산쪽 외야엔 회사사람 20~30명이 옹기종기 서서 맥주마시며 야구를 보고 있었구요. 점수차를 좁히진 못한채 끌려갑니다. 괜히 두산팬으로서 미안해지더군요. 회사사람 중에는 처음 야구장 온 사람들도 있었는데, 그들에게 두산의 멋진 모습을 보여주면 좋으련만... 그래도 표정들은 점수차와 상관없이 즐거워하니... 뭐 그나마 다행입니다.
얼마 후 하늘에서 비는 내리기 시작하구요. 빗방울은 굵어지데요. 결국 경기는 취소되었습니다. 그래도 비오는 동안 펼쳐진 두산의 불꽃 응원에 사람들은 놀라면서도 재밌어했네요. 특히 코믹춤을 추는 관중이 전광판에 등장하자 완전 배꼽이었습니다. 그리고 이어진 이날의 하이라이트 우천 세리머니... 김현수의 옥션신상춤이더군요. 맹구의 큰 몸집에서 나오는 엉성한 춤... 생각보단 어색하지 않고 귀여웠습니다. 이젠 두산의 행사때마다 불려나오지 않을까 싶네요. 맹구... 이제 야구만 잘하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