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수야 그저 너 하던대로 해라. 부담갖지 말고...

어제 일은 잊어버리고, 내일만 생각해라. 안타를 만들려고 하지말고, 네 스윙을 한다고 생각해라. 살려고 하지말고, 그냥 허슬플레이만 해라. 그럼 결과가 어찌 나오든 그걸로 만족이란다. 넌 올해 정말 우리를 위해 열심히 뛰어줬쟎니. 그것만으로도 우리는 충분히 행복하단다.

스무살의 청년이 야구를 바꾸려고 하지 말고 야구를 배우려고 하렴.
넌 아직 4할도 안되는 아기곰이쟎니...

현수야 늘 하던대로만... 화이팅!


덧글 1...
곰들의 각목질이 부활하길 바라면서 승리기원할 수 있는 부적이라도 찾아봤는데요. 글쎄요. 평소에 미신같은거 안믿는 주제에 부적찾는 것도 우습고, 오히려 안하던 짓하면 될 것도 안될 것 같기에 이런저런 곰의 와일드한 모습을 짝은 사진을 찾아봤습니다. 그래서 찾아낸 이미지인데요. 좀 잔인한가요? 마음같아서는 용을 저렇게 식사하는 모습을 찾고 싶은데, 용이 뭐 현실에나 존재하나요?

오늘은 현수말고 다른 선배곰들이 저렇게 용맹스러운 모습으로 SK를 무찔러줬음 좋겠습니다. 그리고 그 기백을 이어받아 현수도 기분전환했음 싶구요. 2008년 수위타자 현수에게 많은걸 바라기 보다는 팀에서 밀알 역할로도 만족할 수 있다는거 알아줬음 좋겠네요.


4차전까지 2승 2패로 5차전에 왔다면, 두 팀 모두 물러설 수 없는 벼랑까지 온 셈입니다. 분위기상 5차전의 승자가 한국시리즈행 티켓을 차지할 확률이 높다고 봤을 때, 오늘 경기에서의 총력전은 당연한 수순이었죠. 이번 플레이오프의 진검승부는 바로 5차전이었습니다. 역시 두 팀은 전통의 라이벌답게 명승부를 펼쳐줬네요.

오늘은 경기 전에 이상하게 긴장이 되지 않더군요. 1차전 때는 많이 긴장되었는데, 5차전은 그냥 페넌트레이스 때랑 크게 다르지 않은 느낌이었습니다. 두산 선수들도 가벼운 스윙을 보여 큰 경기 부담감에서 벗어난게 아닌가 싶구요. 경기가 누적되면서 이제 몸이 완전히 풀렸다고 봐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모두 4차전 대승의 효과입니다.

오늘 라인업에서 주목할만한건 진갑용의 복귀였는데요. 현재윤이 아무리 화이팅이 넘친다해도 역시 진갑용의 안정감에는 미치지 못하죠. 어제 현재윤이 3타수 무안타로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기도 했구요. 이런 선동렬감독의 선택에 진갑용은 어긋나지 않은 플레이를 보여줬습니다.

1. 수비에서 갈린 양팀의 운명
오늘 경기의 하이라이트는 뭐니뭐니해도 7회말 이종욱의 다이빙캐치였습니다. 6:4의 불안한 리드 상황에서 맞은 2사 만루 위기. 진갑용이 친 타구가 빗맞으며 바가지안타로 이어지지 않나 싶던 순간에, 우리의 이종욱은 멋진 다이빙캐치로 타구를 잡아냈죠. 만약 놓쳤다면 공은 뒤로 빠지고 2사였기에 주자들은 모두 들어올 수도 있는 상황이었거든요. 그래서 이 수비는 3점짜리 수비였습니다. 과거 손시헌을 두고 10승급 투수와도 바꾸지 않을 유격수라고 했는데, 이종욱도 그에 필적하지 않나 싶네요. 국내에서는 수비범위로 보나 주력으로 보나 어느 외야수와도 비교를 거부합니다.


반면 삼성은 김재걸의 에러로 초반에 2점을 내줬죠. 박진만과 함께 가장 믿음직스러운 김재걸이 어이없이 평범한 볼을 놓치면서 초반 흐름은 두산으로 훌러덩 넘어가 버렸습니다. 삼성으로서는 다행히 그 상황에서 마무리 지었지만 만약 이 공을 제대로 처리했다면 오늘 경기는 알 수 없는 미궁속으로 빠졌을겁니다. 게다가 박진만까지 기록되지 않은 실책을 했죠. 4회초 무사 2루에서 고영민의 타구를 잡았다 놓치는 실수를 범하고 말았는데요. 비록 안타로는 기록되었지만 박진만을 감안하면 잡아줬어야 했죠. 왠지 탄탄했던 삼성 내야가 갑자기 구멍이 커보였던 순간이었습니다.

2. 고영민과 진갑용의 배틀 2회전
4회초 무사 1, 3루에서 고영민과 진갑용은 다시 배틀 2회전을 갖습니다. 1루주자 고영민이 리드를 많이 하자 진갑용이 바로 견제구를 날리죠. 타이밍상 완전 아웃이었습니다. 박석민이 공을 잡고 난 후에야 고영민이 손을 뻗어 왔으니까요. 근데 고제트의 재치는 여기서 발합니다. 박석민이 터치하려고 뻗은 글러브를 넘어지면서 얼굴을 뒤로 젖혀 피했던거죠. 박석민이 당황해서 다시 태그를 해서, 결국은 아웃이 되었습니다만, 고제트는 절대 그냥 죽는 법이 없다는걸 또 보여줬죠. 솔직히 슬로우비디오로 봤을 때 터치가 되었는지 잘 모르겠던데요. 근데 1루심은 과감하게 팔을 휘둘러 버리더군요. 보고 휘두른건지 그냥 냅다 휘두른건지는 잘 모르겠자만... 하여간 세입되었다면 진기명기감이었는데 에구 야속해라...

고영민은 다른건 몰라도 야구센스 하나는 국내 최고로 평가하고 싶습니다. 주루 플레이도 그렇고 타격도 그렇고 영리한 모습을 많이 보여주죠. 그래서 고제트라는 별명도 참 제격이라고 느껴지구요. 어쨌든 진갑용은 고영민과의 배틀 1회전 패배를 깨끗이 설욕했습니다.

3. 나는 김현수다
김현수가 초반 부진했을 때 제2의 조성환이 되는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었죠. 롯데의 패배는 조성환의 물먹은 타격이 컸고, 김경문감독도 이를 우려해 타순을 조정하기도 했었습니다. 박진만은 '김현수 시프트'로 안타성 공을 거푸 잡아내기도 했었죠. 하지만 김현수는 역시 김현수더군요. '김현수 시프트'에 대비해야 하는거 아니냐는 질문에 빠질 때까지 그쪽으로 계속 치겠다고 했네요. 그런 도전정신, 긍정적인 사고방식이 너무 맘에 듭니다. 도저히 스무살의 청년이라고는 믿기 어렵죠. 이런 김현수의 배짱이 있기에 두산의 미래는 밝습니다.

결국 김현수는 오늘 5타수 3안타 1홈런의 불방망이를 보여줬습니다. 특히 우측 담장을 넘기는 홈런은 배영수를 강판시키는 결정타가 되었구요. 중반 흐름을 확실히 두산으로 가져왔죠. 김현수는 예의도 바릅니다. 전날 차우찬 투수를 강타하는 타구를 날려 미안하다고 사과까지 했다고 하네요. 늘 이번 시즌 목표가 전경기 출장이라고 말하던 김현수를 생각한다면 무리도 아니지 싶구요. 참고로 김현수는 올해 유력한 MVP 후보입니다. 우리 현수좀 뽑아도~~

4. 아쉬운 이재우의 9회 등판
1이닝을 남기고 2점차로 이기고 있었다 해도 경기의 중요성을 감안하면 이재우는 9회에 올리지 말았어야 했습니다. 물론 김경문감독이 투수진의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고 결단을 내렸겠지만, 이재우는 이미 50개에 육박하는 공을 던져 힘이 빠진 상태였거든요. 주자없는 깨끗한 상황에서 임태훈에게 물려주는 것과 무사 1, 2루에서 임태훈을 올리는 것은 느낌는 부담의 무게가 확연히 다르거든요.

그래도 우리의 아기곰 임태훈이 박진만을 우익수 플라이로, 진갑용을 삼진으로, 김창희를 내야 플라이로 잘 처리하면서 게임을 매조지했습니다. 임태훈의 강철심장이 고마웠지만, 지켜보는 저는 오늘 경기에서 처음으로 심장이 오그라드는 경험을 해야 했죠. 김경문감독의 경기는 언제 봐도 재밌다는 허구연해설자의 조크도 그닥 반갑지 않았습니다.

뽀너스 #1. 오늘의 MVP
불안하지만 랜들도 잘해줬고, 홈런친 김동주도 훌륭했고, 김현수도 플레이오프 최고의 활약을 보여줬습니다. 하지만 이종욱의 다이빙캐치를 넘지는 못하지 싶네요. 이종욱의 환상적인 수비가 여러번 나오면서 두산은 중반 이후 느슨해진 타선의 힘을 메울 수 있었습니다. 승리를 건진 이종욱의 다이빙캐치에 MVP를 주고 싶네요. 그런데 KBO는 김현수에게 MVP를 줬다는군요. 저랑은 한번도 맞질 않는군요.^^

덧글 1...
김경문감독이 오니손 투수 원용묵을 KS 대비 엔트리 명단에 넣었습니다. 원용묵이 요미우리 1군과의 경기에서 호투를 한게 픽업 이유라 하네요. 이승엽을 삼구 삼진으로 잡았던게 컸네요. 하지만 원용묵에 대한 기억은 그닥 많지 않습니다. 늘 1군 보다는 2군에 있었고, 1군에서도 인상적인 활약이 별로 없었거든요. 어쩌면 그렇기에 원용묵이 SK를 상대로 깜짝 활약을 해주지 않을까 기대해봅니다. 너무 설레발인가요? 아직 삼성을 한번 더 이겨야 하는데 말이죠. 원용묵 대신 내려간 선수는 이성렬이군요. 아쉽겠지만 와신상담하며 좀더 기량을 가다듬기 바랍니다.  

덧글 2...
내일과 모레는 전국적으로 비 예보가 있다고 하는데요. 안왔으면 합니다. 아니 오더라도 경기를 취소하지 않았음 하구요. 하루빨리 플레이오프를 매듭지었으면 싶군요.


올시즌 삼성에게 약한 모습을 많이 보여줬던 두산베어스. 오늘 삼성전은 미리보는 플레이오프라고 할 수 있었죠. 게다가 선발투수 에니스는 지금까지 두산에게 강한 성적을 보였으니까, 어쨌든 포스트시즌 대비 예습을 한다고 생각하면 되는데요. 다행히 경기는 이겼습니다. 물론 1승 이상의 자신감을 가진게 가장 큰 소득이라 하겠네요.

3회말 고영민의 도루에 이은 김현수의 결승타점으로 가장 두산다운 방법으로 선제점을 뽑은 이후 0의 행진을 이어갔습니다. 삼성은 안지환이 에니스를 이어받아 잘 던졌구요. 두산도 이혜천의 선발 5.2이닝 무실점에 이어 김명제도 2.1이닝 무실점으로 투수전을 이어갔죠.

두산은 후반에 찬스를 잡습니다. 8회말 이대수가 좋은 타격감으로 선두타자 안타를 뽑아내자 선동렬감독은 안지환을 내리고 조현근으로 이종욱과 대결하죠. 오늘의 승부처였죠. 이종욱의 보내기번트, 고영민의 볼넷으로 맞은 1, 2루의 찬스에서 김현수가 안타를 쳐서 주자 만루를 만들구요. 이어 김동주의 부상으로 교체되어 들어온 김재호가 올라오자 김상수라는 투수를 맞세우더군요.

근데 김상수가 누구죠? 빠른 88년생인거 보면 거의 고졸 1~2년차 같은데 이 중요한 시기에 듣보잡 신인선수라니 좀 의아했습니다. 김재호를 겨냥한 1:1 맞춤 투수기용인가요. 김재호를 삼진아웃 시켜버리네요. (흠냐리...) 역시 선동렬감독이 투수 키우는데는 일가견이 있는 것 같더군요. 그리고 이어 홍성흔도 좌익수 플라이로 잡으면서 김상수라는 이름을 각인시켜 버리네요. (아까비...) 김동주의 부상이 참 아쉬운 순간이었습니다.

결국 1:0으로 살얼음판 상황에서 정재훈이 마무리로 올라왔구요. 첫 타자 양준혁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줘서 불안한 출발을 보입니다. 예상대로 선감독은 양준혁 대신 이영욱 대주자로 바꾸고 현재윤에게 보내기번트를 지시했죠. 하지만 정재훈은 삼진으로 셧아웃시켜 버립니다. 그리고 우동균도 삼진으로 잡구요. 마지막 타자 인간 버퍼링 박한이도 좌익수 플라이아웃으로 돌려보내 게임을 매조지했습니다.

오늘의 수훈선수는 김현수와 정재훈이구요. 특히 정재훈의 1:0 터프 세이브 상황에서 승리를 지켜낸게 무지 기쁘네요. 정재훈의 부활없이는 우승은 힘들어지는데요. 오늘 승리로 예전의 게임오버 정재훈의 위용을 되찾았으면 합니다.

한가지 재밌는건 두산안티 김건우 해설위원의 해설이었는데요. 두산이 패하기를 바라는 안타까운 심정을 억누르며 해설하는게 어찌나 재밌던지... 역시 해설은 두산안티가 할 때 더 통쾌한 것 같습니다.

일단 삼성에 승리하면서 주말 3연전에 유리한 고지를 밟았구요. 포스트시즌에서 맞붙을지 모르는 삼성에게 승리할 수 있는 방정식을 찾은 것 같아 기분이 좋습니다. 사실 롯데보다는 삼성이 플레이오프에 올라올 것 같은 느낌이 드는데 그 이유는 나중에 포스팅하도록 하겠습니다.


홍성흔과 김현수의 타격왕 경쟁이 뜨겁습니다. 아니 사실 좀 싱겁습니다. 경쟁이란게 둘이 불꽃튀는 맛이 있어야 되는데 김현수가 워낙 욕심이 없다고 하니 주변에서 경쟁을 붙일 틈을 안주네요. 인터뷰 때도 보면 늘... 형님 먼저~만을 외치고 있습니다. 주변의 평도 그렇고 참 겸손하고 착한 선수임에 틀림없어 보입니다.

두산팬 중에는 최연소 타격왕이라는 타이틀 때문에 김현수가 되었음 좋겠다는 분들도 있는데요. 전 개인적으로 홍성흔이 되었음 해요. 워낙 두산의 리더격이기도 하지만 지난 동계훈련 때 정말 고생많이 해서 어떻게든 보상을 받아야 되지 않나 싶기도 하구요. 또 내년이 FA인 만큼 어느 정도의 보상도 기대해야 되구요. 김현수야 언제든 타격왕 오를 날이 많지만 홍성흔은 김현수보다는 기회가 적으니까... 뭐 그런 생각으로 홍성흔을 응원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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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두 선수 모두 두산의 보물같은 존재고 없어서는 안될 주축멤버들이기에 누가 되는 크게 개의치는 않습니다. 다만 둘의 보이지 않는 경쟁이 시너지를 일으켜서 올해 두산 우승에 큰 기여를 했음 싶구요.

참고로 오늘 경기는 김현수가 5타수 3안타, 홍성흔이 3타수 1안타네요. 시즌 타율은 3할 5푼으로 동률이지만 소숫점 이하에서 홍성흔이 앞서 타격 1위입니다. 정말 끝까지 알 수 없는 두 남자의 대결이네요. ^^


한국이 일본을 준결승에서도 물리쳤습니다. 다들 1점차 승부일꺼라 했지만 6:2로 두 말할 필요없는 깨끗한 완승을 거뒀죠. 덕분에 일본의 호시노 감독은  입치로에 이어 혀시노로 불리게 되었구요. 김경문감독은 명장의 반열에 오르게 되었습니다. 지금까지 누구도 해내지 못했던 올림픽 결승진출을 해냈으니까요.  

우선 김경문감독의 올림픽 야구 대표팀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공개적으로 피력했던 박동희기자를 비롯한 일부 안티 두산 기자들, 그리고 죄없는 임태훈에게 욕지거리를 했던 일부 몰지각한 기아 팬들, 그리고 김경문 감독에게 트집잡기 욕하기에 골몰했던 일부 엘지팬들에게 부끄러움을 느끼게 해줘서 김감독님에게 감사하고 싶네요.

김경문감독이 안경현, 홍성흔과 충돌하면서 두산팬들조차 안티 달감독이 많아졌던게 사실이지만... 그리고 프랜차이즈를 홀대하는 듯한 모습에 나조차도 격분했던 것이 사살입니다. 하지만 김감독님의 운영방향에 대해서는 대체적으로 수긍을 해왔었구요. 어쨌든 올림픽을 통해 그간의 팬으로서 입었던 마음고생을 다 보상받은 듯한 느낌입니다.


이번에 얻은 성과 중에 가장 큰건 대표팀의 세대교체입니다. 그동안 이종범, 구대성, 이승엽, 박재홍 등을 필두로 국제대회에서 버텨왔는데요. 이번에는 이들의 이름을 찾아보기 어려웠죠. 이제 확실히 세대교체를 이뤘습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자랑스러운 두산선수들이 있습니다.

우선 타자로는 김현수, 정근우, 이종욱, 이대호, 이용규, 고영민 등이 대표팀의 확실한 기둥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특히 김현수는 이승엽을 능가할꺼라는 국내외 야구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칭찬이 줄을 이었죠. 부드러운 폼에 안정된 폼, 탁월한 컨택능력에 파워까지 보강한다면 명실상부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타자가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정근우는 얄밉지만 참 야구 성실히 하는 선수구요. 송구능력에서 좀 떨어지지만 분명 힘을 갖춘 선수임에 틀림없습니다. 이종욱은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리드오프구요. 발야구의 선봉입니다. 그리고 고영민은 실수를 하기도 했지만 한방 능력을 갖춘 뛰어난 2루수임을 부인할 수 없죠. 김경문감독의 말처럼 대한민국 2루수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될껍니다.

투수로는 김광현, 류현진, 권혁, 윤석민 등이 눈에 뜨이네요. 특히 김광현은 경험만 쌓는다면 류현진을 능가할 잠재력이 넘치는 재목으로 보입니다. 현재로선 류현진이 우위지만요.


정리를 해보니 세대교체의 중심은 역시 두산, SK 선수들이네요. 역시 1, 2위를 다투는 팀은 우연이 아니라 선수의 실력이 뒷받침해주기 때문이란걸 증명해줍니다. 그간 어떤 팀 팬들은 두산선수가 듣보잡이다, 운빨로 경기한다, 못생겼다, 심지어 자기들한테만 강하다 등 어이없는 헐뜯기를 했었는데요. 이번 올림픽을 계기로 자기팀과 제대로 수준차이를 느꼈으리라 봅니다.

아울러 김경문감독에 대한 비난도 정리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적어도 김경문 감독에 대한 비난을 하려면 그간 역대 대표팀 감독의 성적과 비교를 한 후에 해야 이성적으로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특히 김재박감독은 도하 아시안게임에서 일본 사회인야구팀에게도 졌고, 대만에게도 깨지지 않았나요? 이번 올림픽을 그가맡았다면 어땠을까요? 끔찍합니다. ㅡㅡ;;

어쨌든 두산의 꿈나무들은 이번 올림픽을 계기로 더욱 성장했으리라 봅니다. 앞으로도 허슬두의 팀컬러를 더욱 발전시켜서 명문구단의 이미지를 굳혔으면 하네요. 밥 안먹어도 배부른... 기분 좋은 밤입니다. ^^


스포츠가 국가간의 대결을 대리한다는 견지에서 본다면 이번 올림픽에서 한일전의 의미는 여느 때와 다르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교과서 파동도 그렇고 독도 관련 망언도 그렇고 현재로선 결코 화합하기 힘든 상황에 놓여있죠. 오늘 올림픽 야구 한일전은 그런 특수관계 속에 전 국민적 관심사가 되었습니다. 역시 관중석에도 독도는 우리땅이라는 플래카드가 보이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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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인식 때문인지 대결도 역시 팽팽했습니다. 김광현에 이어 나온 윤석민이 홈런을 맞아 2:0으로 끌려가고 있는 상황에서 이대호는 바로 투런홈런으로 맞불을 놓았습니다. 2:2 동점. 그리고 운명의 9회. 후덜덜덜....

김동주의 안타에 이어 이대호의 보내기 번트로 맞은 1사 2루의 찬스. 하지만 이진영은 범타로 물러났구요. 이어 진갑용이 볼넷을 골라 나간 순간 김경문감독은 김현수를 대타로 내세웁니다. 김현수! 김현수가 누군가요? 두산의 상징 아닙니까? 호시노 감독이 가장 믿는 이와세를 상대로 김현수가 깨끗한 중전안타를 터뜨리네요. 푸하하하하하... 아유.. 눈물이 다나네요. 역시 김현수입니다. 아유 이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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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김현수의 도루가 이어지면서 2사 2, 3루. 여기서 이종욱은 이종욱 다운 기습번트를 성공시키면서 진갑용을 홈으로 불러들이죠. 점수는 순식간에 4:2!!! 푸하하하하하하... 역시 대한민국 리드오프는 이종욱입니다.
 
이종욱의 진가는 여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이종욱이 타석에서 안타로 한점을 뽑았다면 주루 플레이로 한점을 더 뽑게 되죠. 이종욱의 도루를 잡으려던 아베 포수의 송구가 터무니 없이 중견수 방향으로 날라가면서 3루 김현수도 득점에 성공합니다. 덕분에 5:2로 달아나네요. 완전히 두산의 발야구가 일본의 혼을 빼놓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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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일본도 만만치 않더이다. 9회말 마지막 공격에서 한기주의 난조를 틈타 1점을 뽑았습니다. 하지만 여기까지였구요. 경기는 5:3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오늘은 경기 내내 긴장감이 낮아지지 않았는데, 역시나 태극전사들은 승부에 강한 모습을 보여주네요. 하하하^^  수고하셨습니다!

이런 통쾌한 한일전 승리에 떠오르는 독도 광고가 있습니다. 예전에 김장훈씨가 뉴욕타임스에 독도는 한국땅이라는 광고를 냈었죠. 바로 선행가수 김장훈의 주도하에 이루어진 일이었는데요. 오늘의 한일전 승리는 감동이었지만, 그때의 광고는 기쁘기도 하면서 우리 자식을 우리 자식이라고 꼭 광고해야만 하는 현실이 씁쓸하기도 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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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전이 다른 국가와의 경기처럼 평범하게 여겨지는 날이 어서 빨리 왔음 좋겠는데, 일본이 정신을 언제 차리느냐가 관건이 되겠지요. 일본이 군국주의 망령에서 벗어나길 바랄 뿐입니다. 스포츠에 스포츠 이상의 의미를 부여하는 것도 재밌긴 하지만 과도한 긴장으로 피곤하기도 하니까요. ㅋㅋ


두산베어스의 클린업은 우동수에 대한 향수가 있죠. 우즈-김동주-심정수로 이어지는 가공할 핵폭탄급의 클린업이 등장하면 투수들은 기가 죽었더랬죠. 김동주는 리그를 대표하고, 심정수는 삼성의 대표타자, 그리고 우즈는 일본의 대표 용병으로 자리매김한 만큼 그 위력이야 뭐 두말할 나위 없겠죠.

요새는 고동수 트리오가 뜨고 있습니다. 고영민-김동주-김현수로 이어지는 타선인데요. 고영민과 김현수의 눈부신 성장이 있기에 가능한 타선입니다. 고영민은 테이블 세터의 성격이 강한 타자구요. 김현수는 작년까지 2번타자를 맡았었죠. 근데 무럭무럭 성장해서 어느덧 클린업을 맡겨도 부족함이 없을 정도로 든든합니다. 이게 바로 두산의 강점인데요. 꾸준히 성장하는 선수가 있다는건 팬으로서는 참 행복한 일입니다.

최준석이나 홍성흔이 제 컨디션을 찾으면 어떻게 될런지는 모르지만 그래도 두산의 장래를 생각하면 이 두 선수가 제몫을 해주는게 바람직하다고 보이네요.

특히 김현수는 파워를 키우고 홈런수를 늘리면 두산에 부족했던 왼손 거포의 갈증을 해결해줄꺼라 믿습니다. 생각해 보니 두산의 왼손거포는 김형석 이후 딱히 없었네요. 그리고 고영민은 호타준족의 계보를 이었으면 합니다. 수비야 뭐 이미 국가대표급이고, 타율만 좀더 올리고 홈런수를 잠실에서 20개 이상 쳐준다면 더 바랄게 없을꺼 같네요. 잠실구장 20-20클럽은 남다른 의미가 있겠죠?



오늘 2차전도 두산이 이겼습니다. 스코어는 9:5 였지만, 매회 긴장감 넘치는 게임이었죠. 우모는 월요일 수업이 있어서 중간에 한시간 정도 보지 못했지만 여러모로 통쾌감보다는 찝찝함이 남더군요. 한화는 두산 다음으로 좋아라 하는 팀인데 오늘 이종욱선수에게 안영명투수가 빈볼을 던졌습니다. 뭐 누구는 빈볼성이라고 하겠지만, 네, 빈볼입니다. 이게 빈볼이 아니면 어떤게 빈볼인가요? 정말 화나더군요. 그렇게 해서 화풀이하면 뭐가 남는지 묻고 싶네요.

올해 5월에 봉중근이 안경현선수에게 패륜성 빈볼을 던져 그라운드가 격앙이 된 적이 있었습니다. 그 이후 두산은 더욱 단결해서 승승장구 했었더랬죠. 뭐 그걸 상기하고 싶지 않지만 이걸 오히려 선수단 단결의 분위기로 이어갔으면 좋겠네요. 하여간 안영명 선수 유감입니다. 그리고 반성하세요!

하나 더 짚고 넘어가면 한화 백재호 선수 병살타 치면서 방망이를 휘두르고 나서 고의로 채상병 선수에게 던지다 시피 했죠. 덕분에 채상병 선수 부상당해서 김진수 선수와 교체 되었습니다. 지고 있다고 이런 식으로 화풀이하는건 참 아햏햏입니다. 어쨌든 이겼으니 이쯤에서 넘어갈께요. 백선수도 반성하세요!

오늘 경기는 이종욱 선수가 MVP입니다. 정말 이치로 급의 타자로 성장한 것 같은 활약이었죠. 똑딱이 타자에서 중장거리포도 날려주는 정말 수비위치 잡기 헷갈리는 선수입니다. 오늘 첫 타석에 나와 풀카운트에서 정민철의 공을 받아쳐 우측 폴대 상단을 맞치는 선제 솔로 날렸죠. 긴장된 순간에 선빵을 멋지게 날렸습니다.

직접 보지는 못했지만 김현수선수도 마수걸이 홈런을 기록했다네요. 이종욱, 고영민, 민병헌, 김현수 영건 4인방 중에서 유일하게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한 선수가 김현수였는데 오늘 확실히 슬럼프 탈출했습니다. 이래저래 한화는 두산의 훌륭한 스파링 상대가 되었네요. 그냥 코리안시리즈 치르는 것보다 이렇게 예방주사 맞고 올라가는게 경기 감각 유지 측면에서 훨씬 유리합니다. SK 긴장하기 바랍니다.

영건 활약 못지 않게 고참의 안타도 이어졌죠. 김동주가 좀 안타를 못쳐 아쉽지만 견제가 심해서 그런거죠. 고의4구 2개 포함 볼넷이 두개나 있었습니다. 안경현 선수 6회에 선두타자로 나와 2루타 쳐서 도망가는 점수 발판을 마련했구요. 맏형 장원진 선수도 대타로 나와 1타점 우전안타 뽑아 냈습니다. 아래서 밀고 위에서 땡기고 이래저래 되는 집안, 두산이군요.

투수쪽은 조금 아쉽습니다. 점수도 많이 내줬지만 집중력이 흔들리는 모습 보이더라구요. 이승학 선수는 투아웃 잡아놓고 도루 허용하구요. 임태훈 선수 연속 2안타 맞고 1점 가볍게 헌납해줬구요. 껨오버, 정재훈 투수 마무리로서는 좀 안정감이 떨어집니다. 오늘도 한타자 풀카운트 접전끝에 2익수 플라이로 매조지 했지만요. 윽박지르는 투구가 없어 늘~ 불안하네요. 이번 시즌은 대안부재로 정재훈 마무리 체제지만 올 동계훈련 때는 임태훈으로 보직변경 심각하게 고민해봐야 할 것 같네요.

김인식감독님! 리오스 선수에게 비겁한 놈이라고 하셨더라구요. 왜 그러셨나요? 경기 중에 일어날 수 있는 신경전으로 이해하겠습니다. 근데 이런 식으로 신경전 벌이는건 국민감독 답지 않은 모습이에요. 성근옹마저 연상시키네요. 최선을 다하고 여유있게 칭찬해 줄 수 있는 여유가 김감독님의 트레이드 마크 아녔나요? 뭐 어제의 영봉패 충격으로 그렇게 넋두리하신 걸로 이해할께요.

오늘의 맛배기는 김장훈입니다. 두산 골수팬으로 알려진 김장훈씨. 오늘 애국가 열창하고 흥에 겨워 두산응원석에 뛰어 오르셨군요. 잘하셨습니다 짝짝짝~ 평소 익살스럽지만 바른 청년의 이미지였는데 역시나 두산팬이셨네요. 앞으로 더욱 사랑해 드릴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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