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에 야구 보면서 포스팅을 쓰고 있었는데, 완전히 지우고 다시 쓰기 시작합니다.)
 
이건 뭐 말로 형용할 수 없는 극한의 감동의 쓰나미가 심장을 사정없이 휘몰아치는군요. 11회말 타신의 동점 2루타와 반장곰의 끝내기 안타가 터지는 순간, 심장 박동수는 저멀리 안드로메다를 향해 치닫고, 억누른 목소리는 터져나오고, 이제 정말 한이 서린 우승을 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도 들고... 현장에 계신 분들 너무 부럽습니다. 이런 대첩을 직접 관람하기 쉽지 않은데 말이죠. 그것도 포스트시즌에서의 대첩이라 격을 달리 하거든요. 어떻게든 표를 구해보는거였는데... 정말 아쉽습니다. 

오늘 0-4에서 6-4로 역전 그리고 6-6으로 동점, 연장전 돌입한 후 6-8로 재역전 당했을 때도, 왠지 질 것 같은 기분은 들지 않았죠. 설사 지더라도 다시 4, 5차전을 승리로 이끌어 한국시리즈 티켓은 우리가 따내리라 믿어 의심치 않았구요. 그리고 이어진 11회말에서 믿음이 현실로 둔갑하는 장면을 우리는 목격했습니다. 그것도 가장 극적인 시나리오로 말이죠.

관련기사 보기
'손시헌 끝내기' 두산, 대역전드라마...KS진출 눈앞
대역전극 두산, 끝나지 않은 '미러클'
김경문 감독 "내일도 이 분위기 이어가겠다"
'3안타' 두산 오재원, 공수 원맨쇼 작렬
'흐름 차단' 임태훈, 구원이란 이런 것
'극적 동점타' 임재철 "비슷한 공이면 치겠다고 생각"
'끝내기 안타' 손시헌 "기회 한번 더 올 거라 생각"
'4번 본색' 김동주의 미친 존재감 시즌2
'신형 엔진' 정수빈, 초반 주도 위력 발휘

야구의 매력은 가장 숫자에 근접한 스포츠이면서도 숫자로는 표현할 수 없는 무언가가 늘 묵직하게 존재한다는데 있습니다. 그래서 곧잘 인생과도 비교합니다만, 사실 11회초에 2점을 내줘 패색이 짙었을 때, 이걸 역전시킬 수 있는 3점을 낼 수 있는 확률은 제로에 수렴하죠. 단 세명의 타자만 잡으면 되는데, 투수의 방어율을 보나, 연속안타가 나올 수 있는 확률을 보나 그렇죠. 하지만 야구공은 둥글고 배트도 둥글기 때문에 그 순간에 공이 어디로 굴러갈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그래서 하구라선생이 '야구 몰라요~', 요기 베라는 '경기가 끝날때까지 끝난게 아니다~' 라는 명언을 남기신거겠지요.

선두타자 이종욱이 안타로 출루하는 순간 역전할 수 있다는 느낌... 저만 가졌을까요? 아마 두산팬 뿐만 아니라 삼성팬, 선감독, 마운드에 정인욱투수까지 느꼈을겁니다. 공 하나로 1년 농사의 결과가 왔다갔다 하는 그 무게를 정인욱이라는 신인급 투수가 견디기는 힘들었을테죠. 백전노장인 박진만도 수비의 달인 손시헌도 에러를 하는 자리인걸요. 결국 정인욱은 두목곰과 고젯을 볼넷으로 내보내고 타신에게 동점 2루타를 맞았습니다. 삼성의 입장에서는 두목곰은 그렇다해도 고젯을 볼넷으로 내준게 참 뼈아팠네요. 포스트시즌에서 이름값 못하는 그를 감안한다면 맞더라도 무조건 승부했어야 하는데... 만루가 되는 순간 이미 경기는 끝내기 수순으로 접어든 셈이었습니다. 사색이 된 정인욱의 낯빛만 봐도 알 수 있었네요. 그 끝내기의 주인공이 반장곰인건, 참 하늘이 드라마를 써도 이렇게 잘 써주셨나 싶습니다. 반장곰이 앞서 9회 끝내기 찬스를 날려버린 죄를 씻을 수 있는 기회를 주신거니까요. 그리고 그 기회를 반장곰은 놓치지 않고, 팬들을 젖과 꿀이 흐르는 땅으로 인도했습니다.   
오늘 결승타를 날린 손시헌, 누가 뭐래도 두산의 자존심인 김동주, 투혼의 야구를 보여준 임태훈, 동점타를 날린 임재철, 6타수 3안타의 미친 존재감을 보여준 오재원, 든든한 허리를 지켜준 왈론드, 허슬플레이의 원조 이종욱, 두산의 신형 엔진 정수빈, 좋은 구질을 보여준 이현승, 홈런 맞아도 늘 오뚝이처럼 일어나는 정재훈, 두산의 안방마님 양의지, 탄탄한 수비를 보여준 이원석... 정말 잘해줬구요. 그리고 개점휴업 중인 김현수, 서서히 컨디션 찾고 있는 고영민, 미래의 희망 성영훈, 한국시리즈에선 선발로 내보냈음 하는 김성배, 좌완 김창훈, 대주자로 잠깐 나온 용덕한, 아직 타격감 조율 중인 이성열, 오늘 모처럼 타석에 섰지만 불발에 그쳤던 김재호, 대주자로 나왔던 민병헌... 모두 자랑스럽습니다.(혹시 빼놓은 선수 없나요?)

성급하긴 하지만 누가 이번 가을야구를 한마디로 정의하라고 한다면... 미러클 두산의 어게인 베이징 버젼이라고 말하고 싶네요. 가을야구가 무르익을수록 말할 수 없는 야망이 점점 탐스럽게 영글어만 갑니다. 너무 두레발치면 안되겠죠...? 제발... 이번 가을만은...

덧글 1...
제가 원하는 야구는 이렇게 용찬이가 빠지면 태훈이가 막아주고, 현수가 낙담해 주저앉으면 종욱이가 일으켜 세워주는 야구입니다. 특히 팀에 악재가 닥쳤을 때, 오히려 더 똘똘 뭉쳐서 무서운 힘을 발휘하는 야구, 이제야 비로소 두산다운 야구를 하는 것 같아 흐믓하네요. 이제 두산은 힘도 없지만 무서울 것도 없습니다.

덧글 2...
뭘 중계해도 sbs는 찌질합니다만, sbs 라디오 중계한 정동진 해설은 참... 명경기에 티만 남겼네요. 해설이란게 말 그대로 해설이어야 되는데, 게다가 지금 야구팬들의 수준이 상당히 높아져 있는데, 마냥 되도 않는 소리만 해대고 있으니... 잠깐 외출하면서 들었는데 임팩트 강한 헛웃음 여러번 했습니다. 해설할 사람이 그렇게 없나요? 


이번 준플레이오프에서 롯데의 우세를 예상했던 우모를 무색케하는 반전 드라마가 쓰여지고 있습니다. 잠실에서 2연패 후 사직에서 다시 2연승을 거둬 시리즈는 원점으로 되돌아갔네요. 이제 잠실벌에서의 마지막 혈투만을 남겨두고 있습니다. 만약 이길 경우 2패후 3연승이라는 미러클 두산의 기적을 또 볼 수 있게 되었네요.

오늘 경기는 저녁약속으로 하이라이트만 보고 짧게 남깁니다. 우선 오재원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네요. 4회말에 보여준 오똘의 수비는 정말 소름을 돋게 하더군요. 감히 올 시즌 최고의 수비였다고 말할 수 있을겁니다. 아름답고 다이내믹한 수비동작도 그렇지만, 그 수비 덕분에 경기의 흐름을 지켜나갈 수 있었거든요. 1, 2차전의 허술한 수비로 화난 우모를 달래주기에 충분했습니다. 그리고 정수빈의 홈런도 눈물나게 대견스러웠습니다. 폼이 예쁘고 스윙인 빠르고 간결해 분명 포스트 이종욱으로 손색이 없구요. 부담이 많았을 임태훈과 정재훈의 호투도 너무 고마웠습니다. 또 용덕한의 멋진 수비와 멀티 안타 최고였구요. 이종욱의 허슬플레이... 늘 감사합니다.

관련기사 보기
두산-롯데 승부원점으로
두산 아기곰 정수빈, 대포로 공격 물꼬 
두산 오재원 팀 구한 결정적인 호수비
 
롯데는 황재균의 유격수 수비가 의외로 불안하더군요. 3루에선 발군의 실력을 보여주는데, 유격수에서는 스텝이 딱딱해 보였습니다. 특히 3유간의 깊숙한 땅볼은 잡더라도 1루로 던지는 송구동작이 느리고 부정확해서 내야안타 만들기 어렵지 않아 보이네요. 손캡틴의 간결한 송구동작과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두산은 이 점을 십분 활용할 필요가 있을 듯 하네요.

걱정스러운건 투수진과 야수진의 소모가 심해 플레이오프에 오른다해도 삼성의 무지막지한 벽을 넘을 수 있을까 하는겁니다. 특히 선발투수는 김선우와 홍상삼을 제외하곤 선발 중간으로 모두 활용해 이제 어떻게 짜야할지도 모르게 되었네요. 그래도 우리 선수들 투혼을 발휘해서 미러클 두산의 면모를 과시해주기 바라구요. 화요일 경기에서도 꼭 승리해 우모의 예상을 깨어주길 간절히 바랍니다.


다 이긴 경기를 놓쳤습니다. 막판에 두개의 수비가 두산을 천당과 지옥으로 돌게 했습니다. 우선 첫번째 나온 이종욱의 다이빙캐치는 패배의 위기에서 구해냈죠. 빠르게 날아간 타구는 누가 봐도 중전안타였는데요. 그걸 기적적으로 잡고 2루에 던져 더블플레이를 잡아낸 장면은 3차전 뿐만 아니라, 한국시리즈 제패까지 넘보게 하는 작품이었습니다.

하지만 10회초 나온 정수빈의 수비는 플레이오프의 향방을 오리무중으로 끌고 가버렸네요. 정수빈을 탓하고 싶진 않습니다. 정수빈은 정말 잘 싸워줬구요. 다만 그 상황에서 공이 라이트에 들어가 순간 놓쳤을 뿐입니다. 비록 시리즈의 분위기가 안좋은 쪽으로 흘러갈지언정 우리 정수빈은 정말 자랑스럽습니다.

3차전을 만약 이겼다면 목요일까지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기아와 붙었을텐데, 일단 4차전에서 끝내기를 바래야겠네요. 개인적으로도 타격이 크네요. 토요일은 야구에 전념하고 일요일은 아기곰과 놀려고 했는데... 흠... 일단 뭐... 빡빡한 일요일을 보낼 것 같습니다.

닥치고 V4!


미리 예매한 표도 없었지만 친절한 두산팬 덕분에 직관을 할 수 있었습니다. 표를 양도해주신 보스베어님께 감사드리구요. 급하게 경기장에 뛰어가느라 제대로 인사도 못나눴네요. 명함이라도 드렸어야 했는데... 다음에 뵙게 된다면 두산팬으로서 얘기도 나누고 싶군요.

준플레이오프 첫 경기를 깨지고 나니 여기저기서 어째 분위기가 이상하다, 이제 겨우 한경기에 불과하다, 안됐다, 것봐라 너넨 안된다, 롯데나 같이 응원하자 등의 다양한 의견들을 듣게 되네요. 아침엔 상무님도 위로해 주시구요. 심지어 롯데팬 선배는 새벽 3시에 프랑크푸르트에서 경기 결과를 묻는 문자까지 보냈습니다. 그걸 기상하자마자 답문을 보냈더니, 로마에 도착하는 중이라며 무지 통쾌해 하더군요. 얄미운데 가르쳐주지 말걸 그랬나요..? ㅋㅋ 프랑크푸르트 공항 인터넷 사용이 1시간에 16유로라나 뭐라나... 하여간 준플에서 누가 이기든 이기는 팀 응원하자고 전에 약속했는데, 이거 이거 이러다 두산 유니폼입고 롯데 경기 응원가는 불상사가 발생할지도 모르겠네요.

어제 경기 끝나고 집에 가는데 롯데팬 한명이 전철안에서 엄청 큰목소리로 떠들더군요. 일행이 두산팬이었던 것 같은데 한마디로 '너넨 안된다, 롯데가 3연승한다' 였습니다. 호기넘치는 목소리로 보아 술도 취한 것 같은데, 듣는 두산 원년팬은 심기가 좀 불편했네요. 그 롯데팬의 예언(?)처럼 두산은 지금 여건이 별로 안좋습니다. 니코스키는 부상으로 거의 접은 분위기고 롯데의 선발진은 산처럼 느껴지구요. 두산의 마운드는 턱없이 낮아 보이네요.

하지만 모든 드라마에는 기승전결이 있듯이, 지금의 두산은 기에 해당하는 부분에 있다고 봅니다. 위기를 극복하는 곰들의 단결된 모습을 보여주리라 믿습니다.  


1. 조정훈
이 친구를 첫번째로 거론하지 않을 수 없네요. 기아팬 선배와 얘기할 때 조정훈이 볼은 좋을지 몰라도 포스트시즌 경험이 없어서 금방 무너질꺼라고 했는데요. 무너지기는 커녕 엄청난 포스를 뽐냈습니다. 그리고 부러웠네요. 우리는 왜 저런 선발이 없는걸까...?

2. 김경문
니코스키를 내렸을 때 이해가 안가서 달감독을 속으로 욕했었는데요. 알고보니 어깨 통증으로 인한 자진강판이었네요. 욕한거 죄송하구요. 올해는 꼭 한을 푸시길 바랍니다.

3. 김현수
기계의 홈런 포함한 2안타가 참 고마웠네요. 혹시나 작년 한국시리즈의 망령을 떨치지 못할까봐 걱정했는데, 기계에겐 기우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기계가 있는 한 두산은 쉽게 무너지지 않을겁니다. 홈런도 멋졌지만, 원포인트 릴리프 강영식을 상대로 날린 안타도 통쾌했습니다.

4. 이종욱
1차전의 패인은 종박이 그라운드를 흔들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지난 준플레이오프 예상 포스팅에서 두산의 핵심 플레이어로 종박을 꼽았었는데요. 종박이 무안타로 출루 한번 못하니 두산의 발야구가 실종되고 말았네요. 그래도 대선수는 분명 자기 역할을 해주기에 2차전부터 폭발하는 흙강아지 종박의 모습... 믿습니다!

5. 정수빈
우쭈쭈가 대타로 나올 때 8회말 2사 만루였습니다. 두산으로서는 마지막 찬스였는데요. 민뱅 타석에서 임경완 투수였으니 당연히 좌타자로 바꿀 것은 예상했었죠. 근데 김경문 감독의 선택은 이블성열이 아닌 우쭈쭈였습니다. 이블성열은 한방은 있지만 변화구에 약하기에 극강의 선구안을 지닌 우쭈쭈를 내보낸거죠. 여차하면 밀어내기라도 노리는... 하여간 신인에게 팀의 운명을 맡기는 기막힌 도박이었기에 정말 목이 터져라 응원했지만, 결과는 투볼에서 3구째를 휘둘러 3루 땅볼이었습니다. 패배를 직감한 순간이기도 했구요. 아쉽지만 믿어준 달감독과 최선을 다한 우쭈쭈에게도 박수를 보냅니다.


TV를 거의 보지 않기에 이런 광고가 있었는지도 몰랐었네요. 인터넷에서 우연히 발견한 두산그룹광고인데요. 팬심이지만 꽤 괜챦네요. 여건은 좋지 않지만 희망을 잃지 않고 묵묵히 최선을 다한다는 컨셉이 현재 경제상황에도 부합하는 것 같구요. 두산 2군이야 뭐 화수분의 전통으로 명성이 자자한 동네니까 공감이 가는 내용이요. 어쨌뜬 팬심으로는 이 CF가 최근에 본 광고 중에 최고인 듯 싶습니다.


CF에 등장하는 투수는 성영훈인것 같고, 슬라이딩하는 장면은 정수빈이고, 마지막은 박건우인것 같은데... 음... 맞나요...? 활짝 웃는 얼굴이 반갑네요. 그동안 1군에 올라오기만을 기다렸던 성영훈, 국해성, 박건우, 이두환 등이 아직 소식이 없지만, 모쪼록 내년엔 좋은 모습으로 잠실에서 만나길 기대합니다.


두산이 잘나가는 배경에 신인왕을 노리는 4인방이 있죠. 이용찬, 홍상삼, 정수빈, 고창성이 그 주인공들인데요. 덕분에 두산은 마무리 부재, 김명제 부진, 이종욱 부상, 중간 피로도 증가 등의 고민을 덜었습니다. 이 4명이 없었다면 두산은 틀림없이 시즌을 참 힘들게 끌고 갔을텐데요. 화수분의 전통은 이들이 이끌어갑니다. 두산 4인방 외 경쟁자라면 롯데의 김민성 정도가 유일하겠네요. 초반에 안치홍과 김상수가 있었지만, 지금은 많이 밀리는 상황이구요. 올해 신인왕은 단연코 두산 집안잔치입니다. 참고로 우모가 생각하는 수상 가능성은 위에 적은 이용찬, 홍상삼, 정수빈, 고창성의 순서와 동일하네요.

아무래도 신인왕을 타자가 차지하기는 힘들죠. 타자가 차지하려면 기본 3할이 되지 않는한 쉽지 않구요. 타이틀이 하나 정도는 있어야 하죠. 반면 투수는 중간에서 어느 정도 역할만 해줘도 수상할 수 있습니다. 임태훈이 중간에서 준수한 성적으로 김현수를 제치고 따낸 바 있죠. 그만큼 투수는 타자에 비해 임팩트있게 다가갈 수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올해 정수빈이 신인왕을 차지하기란 만만치 않을겁니다. 이종욱이 곧 컴백한다는 것도 그렇고, 두산의 외야수 뎁쓰도 북극 빙산만큼 두터워서 변수가 많죠.

하지만 투수쪽은 성대적으로 넉넉치 않은 자원이기에, 홍상삼, 이용찬, 고창성이 자신의 페이스를 잃어버리지 않는한 역할이 줄어들진 않을겁니다. 그렇다면 타이틀의 무게감에 따라 갈리는데요. 예상컨대 홍상삼이 10승을 올린다면 이옹찬이 세이브왕을 차지하지 않는 한 신인왕은 홍상삼에게 돌아가지 않을까 싶습니다. 선발투수로서 10승을 거둔다는건 의미있는 수치거든요. 세이브 1위는 8명의 투수 중에서 경쟁하는거지만, 선발투수 10승은 각팀 5선발 즉 40명중에서 경쟁하는거니까 좀더 인상에 깊이 각인되죠. 하지만 홍상삼이 10승에 미달하고 이용찬이 세이브왕을 기록한다면 당연히 이용찬에게 영광은 돌아갈겁니다. 반면 고창성의 홀드 기록은 선발승이나 세이브에 비해 아무래도 임팩트가 딸리는게 사실입니다. 임태훈처럼 투수에서 뚜렷한 경쟁자가 없는 상태에서 호성적을 낸 경우가 아니라면 말이죠.

하여간 누가 받든 간에 우리 새끼들이니 맘 푹놓고 경쟁을 즐기면 되겠네요. 당연히 누가 받든 상관없구요. 임태훈과 김현수가 경쟁하면서 커나갔듯이 그런 전통을 이어갔으면 좋겠네요. 보기만 해도 너무 배불러서...^^;;

덧글...
삼성과의 원정 3연전을 모두 휩쓸었네요. 싸대기동맹이라는게 무색할 정도로 무한 각목질을 해댔더군요. 그래서 기쁘면서도 좀 미안하네요. 고창성 기용도 선동렬감독이 추천했다고 하던데... 흠... 그래도 삼성에게는 4강본능이 있으니 곧 올라오리라 믿습니다.


김선우와 김광현... 제대로 붙었습니다. 
2008년 한국시리즈의 후속판이자 미리보는 2009년 한국시리즈이기도 했죠.

오늘 두산과 SK 양강의 에이스끼리 선발 맞대결을 펼쳤는데요. 1, 2위팀 답게 한 단계 높은 수준을 보여줬네요. 최근 무박2일 경기가 화제가 되고 있는데, 잘해서라기 보다는 막장에 가까웠다는 야구팬들의 평이 많았죠. 하지만 두산과 SK의 지난 경기도 그렇고 오늘 경기도 그렇고 야구의 묘미란게 이런 것이구나 하는 진정한 명승부를 보여줬습니다. 경기 내내 심장이 잘근잘근 씹히는 느낌의 연속이었네요. 9회말 투아웃 만루에 투쓰리 풀카운트라는 보기 힘든 장면도 나왔죠. 그걸 임태훈이 9구까지 가는 승부끝에 김재현을 내야땅볼로 잡아냈구요. 오늘 분장실의 강선생님이 봤으면 한마디 같습니다. "태훈아~ 니가 고생이 많다~"

결과는 두산의 4:2 역전승이었구요. 승리투수는 임태훈, 세이브는 이용찬입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더 기쁜건 꼬꼬마 정수빈이 연장 12회에 결승 홈런을 쳤다는건데요. 워낙 선구안 좋고 히팅 포인트 뒤에서 잘 받쳐줘서 언젠가 터뜨리리라 예상은 했었는데 SK 가득염을 상대로 밀어서 좌측 홈런을 뽑아낼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이종욱 없으면 정수빈, 고영민 없으면 김재호, 손시헌 없으면 이대수, 김동주 없으면 이원석... 정말 두산의 뎁스 정말 깊네요. 그리고 비록 12회에 1점을 내주긴 했지만 세이브를 끝까지 지켜준 이용찬, 참 잘했습니다.

오늘 경기의 관전포인트는 양팀 에이스의 맞대결, 그리고 포수싸움에서 누가 이기냐는 것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SK에게 2년 연속 발린 이유가 바로 박경완이었다 보구요. 박경완에게 완벽하게 털렸기에 SK투수들이 실력 이상의 구위를 보였고, 덩달아 두산의 빠른 발야구까지 죽었더랬죠. 올해도 투수와 포수 싸움에서 밀리는 한 두산은 SK를 제치고 우승하기는 힘들껍니다. 안타깝지만 사실이죠.

우선 선발투수 싸움은 김선우도 잘 던졌지만 김광현이 더 잘 했기에 판정패라고 볼 수 있네요. 김선우는 5이닝 4안타 1실점을 기록했는데요. 1실점도 자책이 아닌 1루수 실책으로 내준 점수였죠. 최준석이 잡을 수 있는 공을 그만 놓치는 바람에... 음... 우리의 오똘 오재원은 어디에 있는지... (두리번 두리번) 두산이 다른 팀과 경기에서는 수비로 기를 죽이곤 했는데, SK만은 예외네요. 하지만 김선우의 피칭도 충분히 칭찬받을만 했습니다. 불안불안했지만 그래도 자신의 임무는 완수했습니다. 꾸역꾸역... 덕분에 후반에 역전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줬구요.

김광현은 7회까지는 완벽했지만, 8회에 동점을 허용해서 승리투수 기회를 놓쳤습니다. 김광현은 경기가 잘 안풀릴 때 얼굴이 상기된다거나, 심판이 안도와줄 때 멋적은 웃음을 짓거나, 에러가 나올 때 찡그리거나 하는 등의 감정변화를 얼굴에 그대로 드러내는데요. 이럴 때 한번만 더 밀어부치면 김광현은 스스로 무너질 수 있습니다. 오늘은 그 역할이 이종욱에게 왔는데, 2사 1, 2루에서 그만 삼진으로 물러났습니다. 8구까지 끌고 갔음에도 아쉽네요. 그만큼 김광현이 잘 던진다는 뜻이기도 하구요.

포수싸움은 용덕한이 선전했습니다. 투수 리드도 좋았구요. 인사이드 웍도 훌륭했습니다. 타격도 안타 2개나 쳐냈으니 이 정도면 준수했죠. 전 채상병, 최승환, 김진수, 용덕한 중에서는 용덕한을 키워야 한다는 입장인데요. 일단 제대한지 얼마 안되었기에 투수와의 호흡면에서 밀릴 수는 있지만, 상무에서 빼어난 실력을 보였기에 충분히 1군에서도 통하리라 봤습니다. 특히 나이가 젊다는 점은 체력소모가 많은 포수에겐 큰 무기가 될 수 있죠. 그래서 나름 용덕한의 별명으로 The Khan(더칸, 덕한)으로 지어줬는데요. 괜챦지 않나요...? 음... 아직 뭐 나만 부르는 별명이라는게 아쉽다능...

하지만 SK 박경완 역시 여전히 명불허전이더라구요. 수빈 어린이의 도루를 간발의 차로 저지했구요. 영리한 리드로 김광현의 구위를 더욱더 날카롭게 해줬습니다. 거의 20승급 포수라 불러도 손색없다능... 특히 가장 무서운 점은 발야구가 박경완 앞에서는 곰들의 빠른 야구가 꼬리 내리더란거죠. 좀 보란 듯이 도루를 시도하고 성공시킬 수 있는 선수 없나요? 정수빈은 두번이나 실패했구요. 물론 한번은 박경완이 아닌 투수 견제에 걸린거지만... 다른 선수들은 9회까지 시도조차 없었습니다. 이 부분이 가장 맘에 걸려요. 악어는 사냥할 때 무조건 물속으로 끌고가죠. 이게 자신의 장기를 살릴 수 있는 곳으로 상대를 몰아가는거거든요. 이미 물속에 들어온 이상 게임은 끝나는거구요. 두산의 창조적인 베이스 러닝은 상대 팀에게는 완전 악몽일 뿐니다. 다행히 오재원이 10회에 도루 성공해서 이기긴 했습니다. 그나마 투수가 정대현이었기에 가능했구요. 역시 두산은 뛰어야 이깁니다.

덧글...
김현수가 3회 정근우의 평범한 안타를 쓸데없는 슬라이딩으로 놓쳐 2루타로 만들어줬습니다. 아무래도 타율 1위 경쟁을 벌이는 정근우였기에 잡으려는 의욕이 앞서지 않았나 싶기도 한데, 이걸 김경문감독은 놓치지 않고 지적했네요. 이종욱과 교체... 아마 김현수도 이걸 계기로 좀더 마음을 다잡길 바랍니다. 가뜩이나 김광현한테 약한 모습만 보여줬는데 오늘도 2타수 무안타였구요.


시즌 전 두산의 1루수 주전 후보는 오재원, 최준석, 이성열이었습니다. 이 3명을 특징별로 나눈다면 공수주 3박자의 오재원, 수비는 떨어지지만 장타력이 돋보이는 최준석, 호타준족의 기대주 이성열이라 할 수 있는데요. 아무래도 큰 경기에서는 수비가 중요하니까 오재원이 주전을 차지할 가능성이 높고, 최준석과 이성열은 타격이 일취월장해야 주전입성을 이룰 수 있을꺼라 예상했었습니다. 

그리고 시즌이 시작되고 난 후 뚜껑을 열고보니 최준석이 정말 열심히 했다는게 눈에 보이더군요. 공격 전 부문에서 상위 랭크되어 있고, 확실한 두산의 5번타자가 되었죠. 반면에 오재원은 약간의 전투력만 상승했고, 이성열은 아직 물음표에서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그래도 오재원은 수비와 빠른 발이 있기에 주전으로서의 가치가 있지만, 이성열은 선풍기의 오명을 털어내지 못하는 한 쉽지 않을꺼 같네요.

도대체 최준석과 이성열의 차이는 뭘까요? 둘다 거포로서의 신체적 장점은 갖고 있는데, 성적에서는 하늘과 땅만큼 차이가 납니다. 제가 보기엔 선구안으로 보이는데요. 최준석은 약점인 변화구 대처능력을 눈에 띄게 향상시켰거든요. 스트라이크 존에서 공 하나 빠지는 볼, 혹은 스트라이크 존을 파고드는 슬라이더에 그간 헛손질을 했었죠. 그러다보니 직구에 집중을 할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유인구에 속지 않게 되면서 투수들이 던질 곳이 없어졌습니다. 게다가 중심이 흐트러지지 않는 선에서 바깥쪽 공을 결대로 밀어치다보니 안쪽, 바깥쪽, 직구, 변화구 모두 약점이 별로 보이지 않게 된거죠. 하지만 최준석... 아직은 부족합니다. 볼넷 보다 삼진 숫자가 아직은 더 많습니다. 14개와 18개니까요.

이에 반해 이성열은 선구안이 안습입니다. 일설에 의하면 시력이 안좋다고도 하는데, 그보다는 타격폼에서 문제점을 노출하고 있죠. 타격시 고개가 좌상향으로 미리 올라가는 듯 한데요. 그러다보니 바깥쪽으로 휘어져 나가는 볼에 속수무책입니다. 오늘은 안경을 벗고 렌즈를 낀 것 같은데, 정말 시력이 문제라면 시즌 전에 어떻게든 교정을 했어야 하니까, 어쨌든 그 역시 핑계에 불과합니다. 이성열은 오늘 삼성과의 더블헤더 2차전에서 2번타자로 선발출장했지만, 3타수 무안타로 번번히 찬스를 날려먹기만 하고, 결국 1사 1, 3루 찬스에서 정수빈에게 대타 교체되고 말았네요. 

이왕 말이 나왔으니 정수빈과 비교하면, 정말 정수빈은 극강의 선구안을 갖고 있습니다. 고졸 1년차라는게 믿어지지 않을만큼 침착하고 또 변화구에 속는 일도 거의 없더군요. 8회말 2사 만루에서 결승 밀어내기 뽑아낸거 보면 예사 솜씨는 아니죠. 타격폼도 이성열은 건들거리는데 반해 정수빈은 안정된 상태에서 당겨치는 타법이구요. 하여간 언젠가 포텐셜을 터뜨려주겠지 하고 기대는 하지만, 이성열은 늘 희망고문이네요. 달감독이 언제까지 기회를 줄지 모르겠습니다만, 기회는 주어질 때 잡지 않으면 지나고 나면 바람일 뿐이어서, 이성열은 정말 정신 바짝차려야 됩니다. 외야는 임재철, 민병헌, 정수빈에 밀리고, 1루는 오재원, 최준석에 밀리는게 현실이거든요. 그나마 왓슨이 이천에 내려갔기에 그나마 잠실 공기 마시는 겁니다.

덧글...
오늘 삼성과의 더블헤더는 1승 1패 했습니다. 누가 싸대기동맹 아니랄까봐 사이좋게 나눠가졌네요. 토요일 비가 온게 아쉽게도 두산 7연승의 기세를 한풀 꺾어놨구요. 에이스라 하기엔 뭔가 쑥쓰러운 김선우의 부진이 못내 아쉬웠습니다. 두산이 강팀이지만 최강팀이 되기엔 2% 부족하구나 또 느끼게 해준 경기였네요. 확실한 에이스 없이 스크를 꺾는건 뭐... 참 어려운 일이니까요. 이천쌀밥을 먹고 많이 좋아졌다고 하는 세데뇨에게 기대를 걸어햐 하나 봅니다. 에혀...

반면에 마무리 이용찬은 참 이쁘네요. 박빙의 승부에서 최형우, 양준혁을 삼진잡고 박진만을 내야땅볼로 셧아웃시켰습니다. 국내 최고의 152km 강속구, 종으로 떨어지는 날카로운 슬라이더, 그리고 자신있게 뿌리는 기세등등한 모습... 예전 김경원과 진필중을 보는 듯 하군요. (흐믓~)


이겨도 찝찝한 경기가 있다면 져도 기분좋은 경기가 있죠. 전자의 경우 이겼다기보다는 상대방이 진 경기일테고, 후자의 경우 지더라도 납득할만한 경기를 보였을 때의 느낌일텐데요. 오늘 SK와의 경기는 아쉽게 비겼지만 그닥 기분 나쁘지 않은 경기였네요. 8회부터 경기를 봐서 그 전까지의 흐름은 모르구요. 8회부터 보면 두산이 상당히 탄탄한 경기력을 갖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SK에 대한 두려움없는 플레이가 눈에 확 들어오던데요?

우선 임태훈의 빵빵 내리꽂는 공은 속이 후련한 느낌을 주고요. 고창성의 담대한 모습도 맘에 드네요. 주자가 있을 때 흔들리기는 했지만, 이용찬의 윽박지르는 공도 좋았구요. 2안타 2볼넷 2타점의 민병헌도 괜챦았습니다. 그리고 정수빈... 정수빈을 빼놓을 수 없죠. 정수빈의 침착성과 선구안은 도무지 고졸 신인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놀라움 그 자체더군요. 이승호에게 투스트라이크 원볼에 몰렸으면서도 볼 세개를 골라내서 기어이 출루하고 말았죠. 이승호의 유인구가 절대 컨트롤이 안된 것이 아니었는데도, 정수빈은 흔들리지 않더라구요. 정수빈의 안정된 폼이 후천적 노력의 결과라면, 선구안은 아무래도 선천적인 유전자 덕분이 아닌가 싶네요. 하여간 경기경험을 계속 샇는다면 이종욱의 대를 잇는 허슬플레이어 나올꺼 같습니다.

경기는 9회가 하이라이트였네요. 우선 9회초 SK가 2점 내면서 앞서 나갔는데요. 임태훈이 방심한 틈을 타 박경완이 3루 도루를  성공시키고 나서 분위기는 이상하게 돌아갔죠. 흔들린 임태훈은 정근우의 2루 도루에 이어 박재상에게 결승타를 내주고 말았죠. 안타맞은건 그렇다치더라도 박재상에게 2루까지 출루를 허용한건 중계플레이에 미스가 아니었나 싶고... 하지만 두산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바로 9회말 원아웃에서 김동주가 안타치고 나가자, 이원석이 대주자로 나갔구요. 김현수의 안타와 에러를 틈타 1루주자 이원석이 홈까지 밟는 센스를 보여줬죠. 그리고 최준석의 볼넷 이후 유재웅의 동점타로 6:6 연장으로 끌고 갔습니다. 민병헌이 끝내기 안타를 칠 수 있었는데, 나주환의 호수비로 무산된게 아쉬웠네요.

경기는 12회 연장전 무승부로 끝났습니다. 무승부지만 사실상 패배로 간주하는 방식으로 양팀 모두 패자였네요.

덧글1 ...
안쌤이 붉은 유니폼을 입고 처음으로 잠실구장에 섰네요. 12회말 대수비로 모습을 드러냈는데요. 2군에서 고생을 많이 해서인지 얼굴이 새까맣고 깡 말랐더군요. 에혀... 하여간 SK유니폼의 안쌤이 아직은 낯서네요.

덧글 2...
11회말 금민철이 타석에 올라왔습니다. 고창성 타석이었는데, 더이상 바꿔줄 선수가 없자, 그나마 타격감이 좋은(?) 금민철을 왼쪽 타석에 세웠는데요. 4구만에 삼진으로 물러났습니다. 고등학교때 투수들이 타격연습도 한다는 점을 고려해 본다면 성영훈이 낫지 않았을까 싶기도 했는데... 하여간 상당히 보기 힘든 희귀한 장면이었습니다.

덧글 3...
오늘도 박재홍에 대한 야유는 이어지네요. 개인적으로 공필성코치에게 사과했는지는 모르지만, 박재홍의 무개념 행동으로 상처받았던 팬들에게는 일언반구도 없다는게 그 이유겠죠. 그런 박재홍이 이용찬에게 데드볼을 맞았습니다. 이용찬은 바로 모자벗고 인사했구요. 나이는 어리지만 이용찬이 더 어른스러워보였던 순간이었습니다.


오늘도 두산이 기아를 이겼습니다. 9회까지 0의 행진이 이어지다 연장 10회에 3점을 내서 가볍게 스윕했습니다. 두산이 원정 3연전에서 스윕으로 이기니 뭐 당연히 기분좋긴 한데요. 기아의 부진이 예사스럽지 않아서 오히려 걱정이 되네요. 사실 오늘 경기는 이겨도 그만 져도 그만인지라 진야곱을 선발로 냈거든요. 기아는 로페즈였구요. 진야곱이 4이닝, 고창성이 3이닝, 이재우가 2이닝, 이용찬이 1이닝 무실점으로 기아타선을 셧아웃시켰습니다. 반면 기아는 한기주는 내놓지도 못하고 불펜에서 무너졌습니다. 기아의 투수진이 선강후약의 역삼각형 구조라 뒷심이 좀 많이 딸리네요.

진야곱을 선발로 낸건 다음 경기가 한화이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한화의 주력이 오른손 거포들인지라 불펜에서의 진야곱 용도가 그리 크지 않았거든요. 부진한 김명제를 하루 쉬게 해주는 측면도 있었구요. 어쨌든 두산은 진야곱의 선전으로 왼손 투수에 대한 갈증에서 벗어날 수 있는 희망적인 시그널을 봤네요.

그리고 오늘 승리만큼 기분 좋은게 정수빈의 3루타입니다. 최준석 대신 들어와서 2타수 2안타에 결승 1타점 올렸는데요. 결승타점은 10회에 날린 3루타네요. 다른 팀 팬들은 정수빈이 낯설지 모르지만, 달감독은 이미 스프링캠프때부터 물건이라고 지목했었구요. 시범경기 때도 날라다녔죠. 다만 두산 외야가 워낙 탄탄해 헤집고 들어올 자리가 없어서 그간 대주자, 대수비 등으로 간간히 명함만 돌렸을뿐... 그래서 두산팬들은 제2의 정수근, 이종욱의 후계자로 이미 점찍어 놓고 있었습니다. 이제 정수빈의 등장으로 두산 외야는 그야말로 아수라장이 되어버렸네요. 이종욱, 김현수마저 여차하면 갈릴 수 있는 상태니까요. 민병헌, 임재철, 유재웅은 정말 바짝 긴장해야 할겁니다.

만약 정수빈이 기대만큼 올라와준다면, 즉 탄탄한 수비에 2할 7푼, 30도루로 신인왕급 활약만 해준다면, 두산은 SK를 무너뜨릴 수 있는 유일한 카드가 되겠죠. 타선도 후덜덜입니다.

1번 이종욱 CF
2번 오재원 1B
3번 김현수 LF
4번 김동주 3B
5번 최준석 DH
6번 고영민 2B
7번 손시헌 SS
8번 최승환 C
9번 정수빈 RF

이종욱과 10살 정도 차이나니까 정수빈이 꾸준히 이종욱을 보고 배워 성장해준다면, 두산의 리드오프는 향후 10년간 걱정 없겠습니다. 보기만 해도 배부르다는...^^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