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답하다는 말 빼고 다른 표현을 찾을 수 있을까? 최강희감독의 한국대표팀을 보면 드는 느낌이다. 회사 사람들과 맥주마시며 스트레스를 풀까 했건만 왠걸. 이건 스트레스가 더 쌓이는 경기일 뿐이다. 중간에 나왔다. 특히 이란에게 홈에서 당한 패배는 수모다. 누군가 책임을 져야 한다.  


근데 돌이켜 보면 한국축구는 히딩크를 기점으로 계속 하향세를 걸어왔다. 세계축구에 근접하기는 커녕 아시아 1위도 내준지 오래다. 문제는 성적이 아니라 패턴이 완전 퇴행적이라는데 있다. 오늘 이란과의 경기는 현재 수준을 정확히 말해준다. 이건 그냥 뻥축구다. 키 큰 스트라이커를 향해 날리는 무의미한 센터링, 중간 과정이 생략된 채 띄우기에 급급한 공격 패턴. 요새 어느 나라가 이런 초보적인 수준의 축구를 하는지 한심할 뿐이다. 


[사진 출처 : 일간스포츠]


문제의 핵심은 최강희감독이다. 줄기차게 최전방에 기용하는 김신욱과 이동국은 포스트 플레이에 능할 뿐, 스스로 찬스를 만들어내는데 한계가 있다. 그러나 포스트 플레이는 확률이 떨어지는 전술이다. 줄기차게 올려봐야 열에 하나 정도 찬스를 만들 뿐. 민첩성이 떨어지는 선수 2명을 최전방에 배치하니 그만큼 미드필더 숫자는 모자라고, 그러다 보니 중앙선을 넘은 후 페널티박스까지 접근하는게 숏패스가 아닌 센터링이 될 수 밖에 없다. 이런 작전은 페널티박스 안에 수비수가 밀집되면 높이의 장점을 살리기도 어렵다. 이게 최강희감독의 한계다. 특정 선수를 애지중지 아끼는건 개인적인 의리 차원에서 그쳐야 한다. 


지금 국가대표에 박지성처럼 줄기차게 상대 골문을 헤집고 다니는 선수가 있나? 당연히 없다. 그럼 패싱에 능하고 빠른 선수들을 중용해야 한다. 그럼에도 공수전환 느리고 공을 기다리는 스타일의 선수들이 중첩되어 있다. 사실 지동원도 돌파를 잘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결국 손흥민이나 이청용, 기성용을 중심으로 팀을 꾸려야 하는데, 이동국, 김신욱, 지동원을 주 공격옵션으로 삼으니 아시아에서도 빡빡한 플레이를 하는 것이다. 사실 최강희감독은 죄가 없다. 스스로도 최종예선까지만 국대감독을 맡겠다고 했다. 자신의 능력을 잘 알고 있는 것이다. 이제라도 축구협회는 능력있는 감독을 선임해서 월드컵을 대비해야 할 것이다. 나가서 대망신 당하기 전에. 



1. 국가대표 축구
월드컵 최종예선 우즈베키스탄과의 홈경기. 1-0으로 겨우 승리. 골은 우즈베키스탄이 넣고 승점은 우리가 챙겼다. 이겼다고 경기를 보면서 내내 답답했던 가슴이 풀리는건 아니다. 

2. 두산 야구
SK에게 5-7 패배. 오늘로 6연패째. 도무지 탈출구가 보이지 않는다. 선수들 하나하나 뜯어보면 못하는건 아닌데, 전체적으로 합쳐 놓으면 엉망이다. 마치 눈썹없는 미녀 모나리자 얼굴 같다. 


[사진 출처 : 두산베어스 홈페이지]


오후 6시쯤 비가 오길래 내심 우천취소가 되길 바랬었다. 상대투수가 김광현이기도 했지만, 요샌 선발이 좀 던지면 중간이 무너지고, 중간이 괜찮으면 타자들이 죽 쑤기 일쑤였다. 이럴 땐 그저 쉬는게 장땡이다. 뭔가 분위기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그런데 문제는 그 돌파구가 안보인다는 점이다. 


오늘은 그렇게 수비를 잘하던 이종욱까지 결정적인 실수를 했다. 바람이 거세 쉽지 않은 플라이였다고는 하나, 잡아줬어야 했다. 투수가 신인인 이정호를 감안하면 더더욱. 어쨌든 놓쳤고, 선발 이정호를 내리는 빌미가 되었다. 허무하다. 그렇다. 국대 축구는 보는 내내 답답했는데 두산 야구는 보는 내내 허무했다. 어쩌다 이 팀이 이렇게 무너지게 된건지. 네이버 야구 사이트를 안들어간지도 꽤 됐다. 들어가봐야 한숨만 나오는걸... 게다가 내일은 한번도 이겨본 적 없다는 그 무시무시한 수요일이다. 선발이 니퍼트라고 하지만, 우린 알고 있다. 수요일 징크스가 니퍼트의 키보다 더 크게 느껴진다는걸... 


비오는 수요일엔 빨간 장미를 그녀에게 전해주던가, 아니면 하루쯤 야구를 쉬던가, 한번쯤 쉼표를 찍어주는 것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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