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가 뜸해진건 스마트폰의 영향이 큽니다. 굳이 PC가 아니더라도 다른 사람과의 교류할 수 있는 단말과 어플리케이션이 많아졌기 때문이죠. 우선 트위터로 내 의견을 짧게나마 펼칠 수 있습니다. 어쩔 땐 짧은 문장이 훨씬 더 감성적이고 직선적이기도 하죠. 인스타그램으로 사진을 올리고 감상할 수도 있구요. 뿐만 아니라 팟캐스팅으로 멀티미디어 정보도 쉽게 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티스토리도 그런 이유로 멀어지게 되었는데 모바일용 티스토리를 보니 살짝 맘이 동하기는 하네요. 어렵기는 하지만 어쨌든 스마트폰으로도 블로깅할 수 있는 길이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아직은 스마트폰과 긴 문장의 블로그는 한복과 구두의 조합만큼이나 어색한건 사실입니다. 그 간극을 좁힐 수 있는 솔루션이 나온다면 블로그의 제2 전성기를 앞당길 수 있을겁니다.  



SKT에서 T옴니아를 출시한 이후 스마트폰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졌습니다. 시장의 파이를 키운다는 관점에서 LGT의 오즈와 더불어 환영하는 바입니다. 그동안 정부의 정책상, 이통사들의 소극적인 전략상, 스마트폰이 해외에서만큼의 인기를 국내에서 얻기 힘들었는데요. SKT, LGT 덕분에 스마트폰과 노멀폰의 본격적인 전쟁이 얼마 남지는 않은 것 같네요. 늦어도 내년 상반기 중에는 스마트폰의 회오리바람이 불어닥칠 것으로 보입니다.

우선 스마트폰이 성장한다는 근거는 소비자들의 욕구가 진화하고 있다는데 있습니다. 이미 유선에서는 웹2.0의 바람으로 웹의 권력이 공급자에서 수요자로 넘어간 상태인데요. 모바일도 소비자의 주권선언이 스마트폰의 등장을 앞당기고 있죠. 지금까지 이통사에서 제공하는 텍스트 중심의 모바일서비스는 진정한 의미의 데이터 서비스라고 할 수 없죠. 오히려 고성능 유선서비스에 비해 허접하기 그지 없는 흉내내기로 소비자를 기만한 측면이 컸습니다. 하지만 공급자 중심의 과점시장에서 수요자의 선택권은 그닥 넓진 않았거든요. 선택한다기 보다 선택할 수 밖에 없는 서비스 측면이 강했다고 봐야죠. 이에 이통사는 web-like한 서비스를 대안으로 내놓기도 했지만, 소비자가 원하는건 web-like가 아닌 web이었구요. 오즈는 그런 면에서 web을 지향한다고 할 수 있지만, 역시 망 특성상 한계는 뚜렷합니다. 사실 LGT가 소비자를 위해 그런 서비스를 내놓은 것도 아니죠. 열세에 놓여있는 사업적 위치를 극복하기 위한 외통수였을 뿐...

반면 국내 소비자들은 애플의 아이폰, 아이폰터치, 구글 안드로이드 등 경계없는 서비스 맛을 본 이후 스스로 취향을 바꾸고 있습니다. 그 결과 이통사의 폐쇄서비스에서 답답함을, 느린 속도에 갈증을 느끼고 있는 상태입니다. 이들이 탈출할 수 있는 통로는 두가지입니다. 정체없이 빠른 무선망과 다양한 서비스를 수용할 수 있는 막힘없는 단말인데요. 단말에서는 스마트폰이 대안으로 충분한 자격이 있습니다. 그동안 위피 이슈가 남아있어 외국 브랜드의 도입에 걸림돌이 되었는데, 위피가 해결되면서 이제 해외 유명 브랜드의 국내 입성도 시간문제일 뿐이네요.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국내 모사에서 아이폰을 내년 상반기 중 출시한다고 하는데, 애플이 어느 정도의 게런티를 요구했을 가능성이 크기에, 출시하는 순간 수십만대 판매는 어렵지 않다고 봅니다. 주위에서도 아이폰 출시만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꽤 있죠. 옴니아와 아이폰이 붙고, 구글 안드로이드폰까지 가세하면 스마트폰 전쟁은 이미 시작된 셈입니다.

남아있는건 무선망인데요. 광역 커버리지를 자랑하는 HSDPA와 빠른 속도를 내세우는 WIBRO가 치열하게 자리다툼할 것이라는 예측이 많지만, 개인적으로는 대체재라기 보다는 보완재 성격이 더 크다고 봅니다. 그건 시장논리만큼 정책논리도 크게 작용하기 때문인데요. 국내 IT산업을 활성화시키려는 정부의 정책목표가 있는 이상 WIBRO와 LTE 모두 포기할 수 없는 상수가 되죠. 아무리 LTE가 활용 잠재력이 크다한들 2011년 이후에나 본격 출시될 실체 불명의 서비스를 마냥 기다릴 수도 없고, 아무리 WIBRO가 국내에서 고전하고 있다고 한들 산업 파급력이 높은 서비스를 포기할리 만무합니다. 게다가 삼성이 WIBRO를, LG가 LTE를 전사적으로 미는 형국에서는 더더욱 한쪽의 손을 들어줄 수는 없게 되죠. 결국 CDMA가 동기식과 비동기식으로 공존하면서 발전했듯이, WIBRO와 LTE 역시 유사한 길을 걷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다만 WIBRO는 Wi-Fi와 어떻게든 결합해야 하는 이슈가 남아있겠구요.

이렇게 되면 소비자들은 스마트폰을 시발로 한 다양한 무선단말과 품질이 향상된 무선망의 결합으로 지금과는 차원이 다른 모바일 세상을 경험하게 되겠지요. 과거와 달리 비교적 이통사에서 자유로운 서비스도 많이 출현할테구요. 전혀 새로운 형태의 비즈니스 모델도 뿌리를 내릴겁니다. 그 과정에서 제4의 이통사 탄생도 배제할 수 없겠죠. 그만큼 소비자의 혜택도 커지구요. 자유로운 모바일 세상을 손안에서 구현할 시점이 머지 않았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옴니아의 선전을 기원합니다. 이어 스마트폰 전쟁도 치열하게 진행되길 기대하구요. 그리고 그 전쟁이 어떻게 전개될지 큰 관심으로 지켜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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