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를 호령했던 김선우가 두산의 근심거리가 되고 있다. 내 주위엔 김선우가 선발인 날엔 직관을 피하겠다는 팬들도 많다. 승패를 떠나서 답답한 투구를 보기 싫어서다. 마운드의 대들보여야 할 써니가 왜 이렇게 되었을까?


팬 입장에서 보면 무뎌진 팔의 각도가 계속 눈에 밟힌다. 오버스로였던 폼이 언제부턴가 쓰리쿼터로 떨어지더니, 지금은 사이드암이라 봐도 무방할 정도다. 완만한 각도가 공의 위력을 떨어뜨린건지, 떨어진 공의 위력을 올리기 위해 각도를 내린건지, 그건 알 수 없다. 확실한건 전성기에 비해 팔이 내려갔다는 점이다. 어쨌든 140km가 안되는 직구와 횡으로 벌어지는 변화구가 타자를 압도하지 못하고 있다. 체력도 문제있어 보인다. 올해 가장 많이 던진게 90개였다. 5 2/3이닝이다. 이후 평균 60개 수준에 불과하다. 지금 수준으로 보면 맥시멈 6이닝이고 현실적으로 5이닝을 목표로 던져야 한다는 얘기다. 그런데 선발 목표가 고작 5이닝이라면 불펜에겐 부담이 너무 크다. 그렇다고 김선우를 불펜으로 내릴 수도 없다. NC 손민한이 선발로 뛸 수 밖에 없는 이유와 비슷하다. 두산의 고민이다.결국 김선우가 선발인 날엔 불펜이 바빠질 수 밖에 없다. 특히 롱릴리프 역할이 중요해진다. 오늘 김상현이 3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은 것처럼. 


[사진 출처 : OSEN]


그렇다고 김선우의 가치를 폄하할 순 없다. 그가 두산에 기여한 바가 크고, 베테랑의 역할을 숫자로만 평가할 수 없기 때문에. 그의 경험이 투수진에 미치는 영향을 가벼이 볼 수 없다. 다만 노쇠화에 접어든 김선우를 어떻게 연착륙시킬 것인지, 두산 코치진은 해법을 내놔야 한다. 메이저리그에서 복귀한 2008년 6승에서 시작해 2011년 16승으로 최정점을 찍은 후, 계속 내리막길을 걷고 있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참고로 2012년 6승으로 급감한 뒤 올해 2승 5패 기록 중이다. 


머지 않은 날에 김선우 등판일이 글루미데이가 아닌 써니데이가 되리라 믿는다. 메이저리거는 분명 클래스가 다르기 때문이다. 서재응이 제구력으로, 김병현이 역동적인 투구폼으로 각각 4승씩을 거두고 있는 것처럼. 


오늘 경기는 엘지에게 졌다. 3회 박용택에게 만루홈런을 맞은 후 7회까지 무실점으로 막아준 계투진 덕분에 역전의 발판은 마련했는데, 거기까지 였다. 8회에 정의윤에게 잡을 수 있는 플라이를 놓쳐 실점하면서 분위기를 뺐겼다. 마지막 한 고비를 넘기지 못한게 아쉽다. 그러나 이제 두산 마운드가 5월의 악몽에서 벗어나 어느 정도 전투력을 갖췄음을 보여준 경기였다. 내일은 반드시 이겨 현충일 시리즈를 위닝으로 마무리하길 기대한다. 선발은 니퍼트와 신정락이다. 



아기곰과 놀이터에서 놀고 있는데 메시지가 왔습니다. 알렉스 왈... 써니가 완봉승을 했다는... 헉... 정말? 사실 롯데에게 당한 2연패와 이상한 루머에 맘 상해 3차전은 아예 보지도 않았거든요. 대전에서 올라오는 그 교통체증 속에서도 야구는 관심밖이었습니다. 행여나 지고 있으면 얼마나 가슴 아플까 싶어 애써 외면했었구요. 집에 와서도 인터넷도 안켜고 그냥 자전거끌고 아기곰과 나왔더랬죠. 그런 두산이 이겼다는 겁니다. 그것도 써니의 완봉승으로... 기쁜 마음에 집에 한달음으로 들어와 하이라이트도 확인했습니다.

세번째 게임은 완벽한 승리였더군요. 어쨌든 쉽지 않은 분위기에서 고참의 진가를 발휘해준 써니, 참 고마웠습니다. 그리고 기계의 홈런과 알렉스도 좋아라했던 고젯의 멀티히트도, 우윳빛깔의 타점도 어찌나 반갑던지... 사실 어제 이상한 소식을 듣고 불길한 기분에 휩싸였더랬죠. 이런 분위기에 말려 자칫 선수들이 스스로 무너지고 시즌을 망치게 되는건 아닌가 하는... 이러다 감독교체와 어수선한 분위기로 몇년째 하위권을 면치 못하는 어느 팀 꼴 나는건 아닐까 하는 두려움도 느꼈습니다. 그래서 더 안타까워 경기를 보지 못했는지도 모르겠네요. 어쨌든 비록 1승 2패로 패배의 시리즈였지만 하마터면 나락으로 떨어질 뻔한 위기에서 살아돌아온 느낌입니다. 절벽위에 피어있던 써니플라워가 곰들의 투지를 살린 듯 하네요.

덧글 1...
송아나와 태훈이의 루머에 가슴 아팠습니다. 어제는 송아나나 태훈이나 하이에나 앞에 던져진 고깃덩어리였거든요. 진위야 차차 밝혀지겠지만 하이에나들은 진위와 상관없이 또 물어뜯을게 뻔해서... 둘다 무소의 뿔처럼 잘 견뎠으면 하네요. 특히 얼마전 송아나한테 온갖 인간적인 모욕은 다해놓고, 이제 와서 불쌍하다며 태훈이 욕하는 모팀 팬들은 참 찌질해보인 하루였습니다.

덧글 2...
어쨋든 페르난도 니에베는 첫 등판에서 실패했습니다. 뭐 한국무대가 만만치는 않지요. 다음 등판에서 성공이든 실패든 니에베는 현실적으로 안고갈 수 밖에 없을 듯 합니다. 다시 교체하는 불상사가 일어나지 않도록 대오각성해줬음 하네요. 첫판은 연습경기였다고 믿어줄테니... 제발...


두산이 시즌 첫 스윕을 했습니다. 야구에서 스윕은 사막에서 발견하는 오아시스와 같죠. 말할 수 없는 기쁨과 달콤한 여유를 제공해줍니다. 하지만 상대가 넥센이었기에 기분이 마냥 날라기만 하진 않네요. 넥센에 대한 안쓰러움이 마음 한편에 있는건 어쩔 수 없군요. 어쨌든 프로에서 승부는 냉혹한 법. 기분 좋은 결과는 결과대로 만끽하렵니다.
 
1차전 : 2-0 승 두산, 넥센 수비 실책에 2-0 영봉승
2차전 : 7-3 승 '첫 QS 승' 김성배, "피홈런 때 불효하는 줄 알았다"
3차전 : 8-1 승 김선우, "와이프에게 좋은 생일 선물 해줬다"
 
이번 3경기 승리가 더 기쁜건 모두 선발이 제 역할을 해줬다는겁니다. 니퍼트, 김성배, 김선우 모두 모범답안을 보여줬구요. 성배와 써니는 QS를 기록했습니다. 특히 김성배처럼 5선발이 이렇게 QS를 끊어주면 더없이 고마운 법이죠. 덕분에 불펜진은 배터리 충전을 했습니다. 앞으로 김성배의 바람대로 10승에 3점대 방어율 이루길 기대합니다. 그리고 타격도 매끄럽게 이어진 덕에 긴장감없는 스윕을 가져왔습니다. 애초에 이번주에 5승 1패면 만족 4승 2패면 불만족이라고 했는데, 목표에 가까운 성과를 보여줘 주말 대전 3연전도 한결 여유있게 되었네요. 잘만 하면 더블 스윕도 가능하지 않으려나...? 음... 다음주 상대가 사자와 비룡인만큼 승수를 챙겨놓는게 편하긴 합니다.
 
이번 넥센 3연전 중에는 직관도 한번 했는데요. 잠실구장에서 구입한 점퍼도 조만간 인증샷으로 올리겠습니다. 생각보다는 이쁘네요. 다음엔 아기곰과 함께 가서 커플룩으로 구입할까 합니다.
 
덧글...
여전히 스크는 1위를 질주하고 있습니다. 1위할 만한 강팀이란건 알지만 우야둥둥 얄밉네요. 1.5게임차 유지하다가 다음주 주말 인천 3연전에서 뒤집었음 합니다.

어제에 이어 오늘도 back to back 직관했습니다. 어제는 어이없는 패배로 지옥의 문을 보고 왔다면, 오늘은 통쾌한 홈런포로 천국의 정원에서 놀다 왔네요. 근데 같이 간 롯데팬 선배의 성화로 중간에 나와야 했다는게 좀 억울하기는 합니다만, 간만에 선배와 맥주한잔하니 그또한 유쾌한 일이었습니다.

오늘은 장돈건의 날이었는데요. 맞히는 족족 타점으로 연결시켜 김동주의 공백을 무색케 하더군요. 이 정도로만 해준다면 두산의 클린업 또한 롯데에 밀리지는 않을겁니다. 스코어는 일찍부터 너무 큰 스코어로 벌어져 별 의미는 없구요. 써니가 토종 에이스의 역할을 충실히 했다는 것이 또 기특하네요. 오늘 경기를 계기로 무기력증에 빠졌던 두산 타선이 제 자리를 찾아갔으면 하네요.

재밌었던건 맥주마시러 가는 차안에서 본 DMB였는데요. 중계방송 화면 하단에 SMS로 응원글을 남기는 코너가 있는데, 롯데팬이 올린 글을 보고 배꼽을 잡았네요. '롯데에게 9점차는 아무것도 아니다'라는 글이었는데, 당시 스코어가 2-13이었거든요. 11점차를 잘못 계산한거죠. 뺄셈도 제대로 못하니 롯데가 저 모양이니... 하면서 롯데팬 선배들을 놀렸는데... 음... 롯데팬 선배도 깔깔대고 웃더군요. 하여간 어제의 대패를 잊게 해주는 아름다운 승리였습니다. 내일도 직관을 갈까 하는데... 흠... 어찌 될지는 모르겠네요.

덧글...
어제 선물로 유니폼을 사준 후배는 오늘 그 유니폼을 입고 와이프랑 왔더군요. 와이프랑 인증샷을 찍어 핸폰으로 보내줬는데... 그렇게 두산팬이 하나 하나 늘어가는거 보니 흐믓했습니다. 순간 이렇게 자비 들여가며 팬 확장에 힘쓰는 자발적인 팬이 있다는걸 두산 회장님은 아실까 싶었습니다. 흠... 과연...?


오늘은 두산이 한화와, 기아가 롯데와 경기했습니다. 두산경기를 보면서도 관심은 광주로 향했는데요. 두팀 모두 이겨서 2.5게임차를 유지했습니다. 두산, 롯데가 이기기 바랬건만... 인생이 뭐 생각되로 되나요? 현실에서 생각대로 안되니까 CF에서 생각대로 한다고 떠드는거겠죠?

두산은 선발 김선우가 6.1이닝 5실점으로 그런대로 막아줬습니다. 5회까지 잘 막다가 6회에 꽃범호에게 쓰리런을 맞아 한점차까지 추격을 허용했구요. 이후 점수차를 더 벌려서 승리를 지켰습니다. 김선우는 그간 정상급의 구위를 갖고도 그닥 미더운 승리를 따내지 못했는데요. 최근에 스플리터를 장착한 이후에 쉽게 쉽게 타자와 승부하는 모습을 보여주네요. 어쨌든 아직은 에이스라고 하기엔 많이 부족합니다. 그리고 용덕한...! 칭찬이 전혀 아깝지 않네요. 투수 리드도 훌륭했지만, 2안타로 5타점 올리는 맹활약을 보여줬습니다. 최승환보다 나은게 블로킹 솜씨였는데, 그 외에도 타격도 무시못하겠네요. 풋워크도 좋구요. 곧 상무에서 김재환까지 돌아오면 정말 볼 만 하겠네요. 홍포, 채포 다 나가도 포수 풍년이 들다니 참 알다가도 모르는 세상입니다.

기아는 윤석민의 7이닝, 손영민의 1이닝, 곽정철의 0.2이닝, 유동훈 0.1이닝으로 팀 완봉승을 거뒀네요. 완벽에 가까운 마운드 높이로 11연승을 달렸구요. 김상현의 투런홈런이 결승타가 되었네요. 롯데는 4위싸움도 장담하기 어려워졌습니다. 과연 누가 무한질주 기아차를 세울 수 있을지 시즌 후반기에 쓰나미로 등장했군요. 흠냘~

기아와의 승차를 좁히면 좋지만, 굳이 따라잡겠다고 지금 오버페이스를 할 필요는 없습니다. 마라톤에서도 선두보다는 선두 뒤에 바짝 붙어서 따라가는 쉐도우 체이서(Shadow chaser)가 바람도 피할 수 있고, 시야를 넓게 가질 수 있어 좋으니까요. 다만 선두와의 간격을 놓치면 안되겠죠. 전에도 포스팅했지만, 두산은 그저 두산의 경기 스타일만 유지하면 되구요. 계속 2~3경기차를 유지하다 8월말 기아와의 진검승부에서 뒤집으면 됩니다.

다만 이용찬의 무릎이 안좋다는게 마음에 걸리네요. 마무리는 시즌전 두산의 아킬레스건이었는데, 그나마 이용찬이 잘 막아줬거든요. 김경문감독이 투구수 조절해주면서 관리하고 있었는데... 큰 부상이 아니길 바랄 뿐입니다.


김선우와 김광현... 제대로 붙었습니다. 
2008년 한국시리즈의 후속판이자 미리보는 2009년 한국시리즈이기도 했죠.

오늘 두산과 SK 양강의 에이스끼리 선발 맞대결을 펼쳤는데요. 1, 2위팀 답게 한 단계 높은 수준을 보여줬네요. 최근 무박2일 경기가 화제가 되고 있는데, 잘해서라기 보다는 막장에 가까웠다는 야구팬들의 평이 많았죠. 하지만 두산과 SK의 지난 경기도 그렇고 오늘 경기도 그렇고 야구의 묘미란게 이런 것이구나 하는 진정한 명승부를 보여줬습니다. 경기 내내 심장이 잘근잘근 씹히는 느낌의 연속이었네요. 9회말 투아웃 만루에 투쓰리 풀카운트라는 보기 힘든 장면도 나왔죠. 그걸 임태훈이 9구까지 가는 승부끝에 김재현을 내야땅볼로 잡아냈구요. 오늘 분장실의 강선생님이 봤으면 한마디 같습니다. "태훈아~ 니가 고생이 많다~"

결과는 두산의 4:2 역전승이었구요. 승리투수는 임태훈, 세이브는 이용찬입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더 기쁜건 꼬꼬마 정수빈이 연장 12회에 결승 홈런을 쳤다는건데요. 워낙 선구안 좋고 히팅 포인트 뒤에서 잘 받쳐줘서 언젠가 터뜨리리라 예상은 했었는데 SK 가득염을 상대로 밀어서 좌측 홈런을 뽑아낼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이종욱 없으면 정수빈, 고영민 없으면 김재호, 손시헌 없으면 이대수, 김동주 없으면 이원석... 정말 두산의 뎁스 정말 깊네요. 그리고 비록 12회에 1점을 내주긴 했지만 세이브를 끝까지 지켜준 이용찬, 참 잘했습니다.

오늘 경기의 관전포인트는 양팀 에이스의 맞대결, 그리고 포수싸움에서 누가 이기냐는 것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SK에게 2년 연속 발린 이유가 바로 박경완이었다 보구요. 박경완에게 완벽하게 털렸기에 SK투수들이 실력 이상의 구위를 보였고, 덩달아 두산의 빠른 발야구까지 죽었더랬죠. 올해도 투수와 포수 싸움에서 밀리는 한 두산은 SK를 제치고 우승하기는 힘들껍니다. 안타깝지만 사실이죠.

우선 선발투수 싸움은 김선우도 잘 던졌지만 김광현이 더 잘 했기에 판정패라고 볼 수 있네요. 김선우는 5이닝 4안타 1실점을 기록했는데요. 1실점도 자책이 아닌 1루수 실책으로 내준 점수였죠. 최준석이 잡을 수 있는 공을 그만 놓치는 바람에... 음... 우리의 오똘 오재원은 어디에 있는지... (두리번 두리번) 두산이 다른 팀과 경기에서는 수비로 기를 죽이곤 했는데, SK만은 예외네요. 하지만 김선우의 피칭도 충분히 칭찬받을만 했습니다. 불안불안했지만 그래도 자신의 임무는 완수했습니다. 꾸역꾸역... 덕분에 후반에 역전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줬구요.

김광현은 7회까지는 완벽했지만, 8회에 동점을 허용해서 승리투수 기회를 놓쳤습니다. 김광현은 경기가 잘 안풀릴 때 얼굴이 상기된다거나, 심판이 안도와줄 때 멋적은 웃음을 짓거나, 에러가 나올 때 찡그리거나 하는 등의 감정변화를 얼굴에 그대로 드러내는데요. 이럴 때 한번만 더 밀어부치면 김광현은 스스로 무너질 수 있습니다. 오늘은 그 역할이 이종욱에게 왔는데, 2사 1, 2루에서 그만 삼진으로 물러났습니다. 8구까지 끌고 갔음에도 아쉽네요. 그만큼 김광현이 잘 던진다는 뜻이기도 하구요.

포수싸움은 용덕한이 선전했습니다. 투수 리드도 좋았구요. 인사이드 웍도 훌륭했습니다. 타격도 안타 2개나 쳐냈으니 이 정도면 준수했죠. 전 채상병, 최승환, 김진수, 용덕한 중에서는 용덕한을 키워야 한다는 입장인데요. 일단 제대한지 얼마 안되었기에 투수와의 호흡면에서 밀릴 수는 있지만, 상무에서 빼어난 실력을 보였기에 충분히 1군에서도 통하리라 봤습니다. 특히 나이가 젊다는 점은 체력소모가 많은 포수에겐 큰 무기가 될 수 있죠. 그래서 나름 용덕한의 별명으로 The Khan(더칸, 덕한)으로 지어줬는데요. 괜챦지 않나요...? 음... 아직 뭐 나만 부르는 별명이라는게 아쉽다능...

하지만 SK 박경완 역시 여전히 명불허전이더라구요. 수빈 어린이의 도루를 간발의 차로 저지했구요. 영리한 리드로 김광현의 구위를 더욱더 날카롭게 해줬습니다. 거의 20승급 포수라 불러도 손색없다능... 특히 가장 무서운 점은 발야구가 박경완 앞에서는 곰들의 빠른 야구가 꼬리 내리더란거죠. 좀 보란 듯이 도루를 시도하고 성공시킬 수 있는 선수 없나요? 정수빈은 두번이나 실패했구요. 물론 한번은 박경완이 아닌 투수 견제에 걸린거지만... 다른 선수들은 9회까지 시도조차 없었습니다. 이 부분이 가장 맘에 걸려요. 악어는 사냥할 때 무조건 물속으로 끌고가죠. 이게 자신의 장기를 살릴 수 있는 곳으로 상대를 몰아가는거거든요. 이미 물속에 들어온 이상 게임은 끝나는거구요. 두산의 창조적인 베이스 러닝은 상대 팀에게는 완전 악몽일 뿐니다. 다행히 오재원이 10회에 도루 성공해서 이기긴 했습니다. 그나마 투수가 정대현이었기에 가능했구요. 역시 두산은 뛰어야 이깁니다.

덧글...
김현수가 3회 정근우의 평범한 안타를 쓸데없는 슬라이딩으로 놓쳐 2루타로 만들어줬습니다. 아무래도 타율 1위 경쟁을 벌이는 정근우였기에 잡으려는 의욕이 앞서지 않았나 싶기도 한데, 이걸 김경문감독은 놓치지 않고 지적했네요. 이종욱과 교체... 아마 김현수도 이걸 계기로 좀더 마음을 다잡길 바랍니다. 가뜩이나 김광현한테 약한 모습만 보여줬는데 오늘도 2타수 무안타였구요.


롯데와의 시즌 첫 경기에서 11:5로 이겼습니다. 스코어 상으로는 시원한 대승인데요. 그닥 기분이 좋진 않네요. 롯데한테 이긴게 중요한게 아니라, 올시즌 우승하기 위해서는 에이스의 존재감이 있어야 하는데... 우리의 에이스 김선우는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습니다. 벌써 4승을 챙겼지만, 방어율 4점대라는건... 쩝... 게다가 SK는 김광현이라는 특급 에이스가 서서히 위용을 찾아가고 있기에 상대적 박탈감은 더하네요.

김선우는 공이 나쁘지 않습니다. 140km 후반의 직구와 130km 대의 슬라이더가 있어서 리그 상위권인건 맞는데요. 정통파 투수이면서도 횡으로 들어온다는 느낌이 드네요. 자꾸 김광현과 비교해서 미안하지만, 김광현은 타점이 높아서 그런지 내리 꽂는다는 느낌인데, 김선우는 약간 밋밋해 보인다능...ㅡㅡ;; 야구 전문가가 아니라서 정확한 지적과는 거리가 있겠지만, 김선우는 여기서 멈춰서는 안될 선수거든요. 두산이 올해 기필코 우승하기 위해서는 김현수보다는 김선우가, 이종욱보다는 이용찬이 잘해줘야 하니까요. 그렇다고 김현수, 이종욱이 못해야 한다는건 아니구요. 단기전에서는 선발과 마무리가 강해야 한다는 소리입니다.

어쨌든 오늘 김선우는 5이닝 4삼진 10안타(홈런 2 포함) 5자책으로 승리투수가 되었습니다. 퀄리티도 아니고, 그렇다고 이닝이터도 아닌, 윤석환 투수코치에게 숙제만 잔뜩 안겨준 경기였네요. 내일은 홍상삼이 선발이라네요. 또라이 기질이 있는 홍상삼이 그간 2군에서 뛰어난 성적을 보여줬다고 하는데, 한번 기대해 봐야겠습니다. 부디 또 하나의 신데렐라가 탄생해주길...

덧글 1...
롯데로 넘어간 연인 홍성흔이 부상으로 출전을 못했습니다. 다행이라고 해야할지... 불행이라고 해야할지... 하여간 맘이 아프지만 허슬갈매기의 모습도 보고 싶네요. 인터넷에는 경기 끝난 그라운드에 홀로 달리기하는 홍성흔의 사진이 올라왔더라구요. 여전하네요. 그 열정은... 뭘하든 잘 해낼겁니다. 홍성흔...

덧글 2...
그에 반해 홍성흔의 보상선수로 곰 유니폼 입은 이원석은 오늘 투런홈런 날리며 수훈선수가 되었네요. 두 사람의 명암이 이렇게 갈리는걸 보면 야구는 정말 인생의 축소판인 것 같아요. 최근에 회사를 보면서 느끼는 감정이랑 비슷한데요. 야구? 정말 몰라요~ 인생? 정말 더더욱 몰라요~


드디어 2009 시즌 시범경기가 시작되었습니다. 첫 상대는 히어로즈로 목동에서 열렸는데요. 경기는 3:2로 이기긴 했지만, 시범경기인만큼 승패는 의미 없습니다. 단지 동계훈련을 통해 선수들의 기량이 얼마나 늘었는가가 관전 포인트죠. 특히나 FA로 나간 선수들은 많지만 들어온 선수가 없는 올해는 더더욱 자발적 기량향상이 성적을 좌우합니다.

그런 면에서 이번 시즌에서 주목해야할 선수는 너무나 많습니다. 우선 신인 최고몸값 성영훈, 제2의 정수근 정수빈, 기대주 유희관, 돌아온 손병장 손시헌, 잠실갈매기 이원석, 우즈를 꿈꾸는 왓슨, 화려한 부활을 예고한 민병헌, The Khan 용덕한, 김경문감독의 칭찬 릴레이 홍상삼 등 셀 수 없이 많죠. 이렇게 새로 합류한 선수들 말고도 관심가는 선수들은 많답니다. 작년의 신데렐라 오재원은 얼마나 더 날카로워졌는지, 채상병과 최승환, 김진수, 용덕한의 포수 주전대결은 어떻게 펼쳐질지, 김동주는 우승청부사 역할을 얼마나 다부지게 할지, 할매 전상렬은 올해도 건재할런지, 이용찬은 주전 마무리로 자리 잡을지, 정재훈은 선발로 멋지게 성공할런지, 기계 김현수는 거포본능을 깨울지, 맘 착한 유재웅은 올해 주전자리를 꽤찰지 등등 팬심으로는 하루 빨리 야구장에 가고잡네요.

오늘 경기에서는 이용찬과 정수빈이 잘한 모양이네요. 이용찬은 무려 155km의 광속구를 던져 1이닝을 깨끗하게 마무리하고 세이브를 따냈답니다. 지금 이 날씨에 155km를 던진다는게 놀라울 뿐입니다. 날씨 따뜻해지면 한국 야구역사 다시 쓸지도 모르겠네요. 게다가 안타 맞은 선두타자 강정호를 견제구로 잡았다는 점... 참 기특하네요. 견제구의 달인 봉중근이 떠오릅니다. 1번으로 나온 정수빈도 3타수 1안타 치고 도루시도도 있었네요. 비록 실패했지만, 이종욱을 닮고 싶다고 한만큼 전혀 개의치말고 뛰고 또 뛰어서 두산의 스피드 허슬야구를 전승해주기 기대해봅니다.

선발투수 김선우도 3이닝 1안타 무실점으로 쾌투했구요. 오재원, 유재웅, 김동주도 제몫을 한 모양이네요. 손시헌도 탄탄한 수비실력 뽐냈구요. 반면 진야곱은 나오자마자 얻어맞아서 실점했다고 하는데... 뭐 걱정할꺼 없습니다. 진야곱도 자신의 재능을 분명 떨칠 날이 올테니까요. 느긋하게 마음먹되 다부진 각오로 임하기 바랍니다.

다음주 LG전에는 한번 갔으면 하는데 스케쥴이 될런지 모르겠네요. 행복한 야구시즌이 드디어 돌아왔습니다. ^_^

덧글...
이경은(eunie2)님의 노제가 잠실구장에서 있었다고 하네요. 아마 한국 프로야구 역사상 팬의 입장에서 경기장을 도는 노제를 지낸건 최초가 아닐까 싶은데, 비록 유족은 아니지만 허락해준 두산구단, 그리고 LG구단에게 감사한 마음 전합니다. 유족을 대신한 감사의 글도 엠팍에 올라왔군요.


올 시즌 최고의 흥행카드, 두산과 롯데가 사직에서 맞붙었죠. 개인적으로는 롯데의 상승세 때문에 솔직히 쉽지 않으리라 생각했었는데요. 그래도 역시 우리 곰돌이 전사들은 적지에서 귀중한 1승을 거뒀습니다. 만약 졌다면 사직 3연패로 몰릴지도 모를 분위기였거든요. 일단 중요한 첫판을 이겼기에 나머지 두 게임에서도 좋은 경기 예상해 봅니다.

경기 중반 팽팽했던 투수전은 6회초에 균형이 깨졌습니다. 두산 채상병과 이대수가 안타로 만든 무사 1, 2루에서 이종욱의 번트가 그라운드 안쪽으로 들어오면서 만루 찬스를 맞구요. 김현수의 안타로 2점, 홍성흔의 땅볼을 이대호가 실책을 저지르면서 3점째를 뽑습니다. 역시 큰 경기에서는 실책이 나오는 팀이 지게되어 있죠. 이대호는 살을 더 빼야되지 않을까 싶네요.  

그리고 이어지는 6회말에서 롯데는 1점을 따라옵니다. 이대호가 적시타로 실책을 만회했죠. 하지만 김선우가 이어지는 위기를 더블플레이로 잘 마무리해서 6회말도 잘 넘기죠. 이때 고영민의 송구는 올림픽 때 마지막 송구랑 똑같더군요. 약간 불안하지만 그래도 손목힘으로 강하게 던져서 아웃시키는... ㅋㅋ

그리고 8회말. 롯데는 이재우와 정재훈을 두들겨서 무려 4점을 냅니다. 2점차 역전도 역전이지만 정재훈이 마무리에서 실패를 했다는게 더 뼈아프더군요. 결국 두산의 마무리 문제는 올시즌 끝까지 숙제로 남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최승환이 김동주에게 던진 볼이 빠지면서 자멸 분위기로 갈 뻔 했었는데요. 그래도 다행히 무너지지는 않았습니다.  


그리고 운명의 9회초. 롯데의 막강 마무리 코르테스를 상대로 고영민이 안타를 치고 나가 슬슬 분위기를 만들었구요. 유재웅이 중월 홈런을 뽑아서 승부를 원점으로 돌립니다. 순간 싸~해지는 사직분위기 정말 살벌하더군요. 카메라에 잡힌 두산팬들은 그냥 조용히 박수만 치더라는... 괜히 환호성 질렀다간 다굴 당할 분위기... 후덜덜...

그리고 연장 10회초에 최향남을 상대로 김동주가 홈런을 날림으로써 경기는 두산의 승리로 귀결됩니다. 더불어 정재훈 이후 금민철, 이승학이 잘 막았구요. 특히 김동주는 에러를 만회하는 홈런을 날려 두목곰의 체면을 살렸죠.

오늘 가장 큰 수확은 뭐니뭐니해도 김선우입니다. 김선우는 이제 확실한 두산의 토종 에이스죠. 묵직한 공은 타자들이 쉽게 치지 못하는 언터쳐블급이 되었구요. 유리하든 불리하든 무표정으로 일관하는 진중한 경기운영은 믿음직스럽기까지 하네요. 오늘은 6.1이닝 1실점으로 호투하고도 승리는 못얻었지만, 앞으로 리오스 이후 두산의 진정한 이닝이터로 거듭나지 않을까 싶습니다.

오늘은 적지에서 열린 큰 경기였던 만큼 승리한 우리 전사들 칭찬 아끼고 싶지 않네요. 그야말로 웅전무퇴(熊戰無退)의 정신으로 불리한 조건을 이겨냈으니까요. 오늘 승리로 롯데의 상승세에 찬물을 끼얹었구요. 2위 싸움에서 한숨을 돌렸구요. 포스트시즌에서 만나더라도 자신감을 갖게 하는 효과까지 얻었습니다. 

웅전무퇴(熊戰無退)
곰들은 전투에 임한 이상 절대 물러서지 않는다.


오늘 기아와의 2차전은 반드시 이겨야 하는 경기입니다. 롯데와의 2위 싸움도 그렇지만 윤석민이 선발이기 때문네 남다른 느낌이죠. 뭐 딱히 윤석민의 잘못이라고 할 순 없지만, 임태훈이 올림픽 선발에서 막판에 밀린 기억 때문에 윤석민이 솔직히 곱게 보이지는 않습니다. 임태훈 홈피에 욕설을 퍼부은 기아 팬들도 그렇구요. 약간의 복수심(?)을 품고 야구장으로 향했습니다.^^;;



야구장에는 자전거 타고 갑니다. 어제에 이어 오늘도 같은 코스로 양재천을 따라 잠실구장으로 가는거구요. 대략 70분 정도 걸리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사실 어제의 55km 라이딩으로 허벅지와 고관절이 아파서 갈까 말까 고민했지만 운동으로 뭉친건 운동으로 풀자 싶어 자리를 박차고 나갔죠.

익숙해진 코스라 그런지 얼추 비슷한 예정시간에 도착했습니다. 늦게 출발해서 입장했을 때 경기는 이미 2회말 진행중이었구요. 김선우는 7.1이닝 3실점, 윤석민은 5이닝 1실점하는등 선발진은 팽팽한 대결이었지만 윤석민이 내려가고 나서 기아 계투조를 두들겨서 두산이 완승을 거뒀습니다.

관련기사 보기
김선우 6승 쾌투, 두산 홈 5연승 달리면 2위 사수

임태훈이 나왔더라면 더 그림이 좋았을텐데 그럴만한 점수차가 아니어서 아쉽게 출전은 못했습니다. 결과는 어제와 같은 8:3 승리네요.


솔직히 시즌 전에 김선우에 대해서 기대를 안했었습니다. 메이저에서 좀 던졌다고 만만하게 볼 한국야구가 아니거든요. 게다가 메이저 출신들이 그닥 첫해에는 큰 활약을 못펼쳐서 더욱 그랬죠. 김선우도 전반기에는 그랬습니다. 2군을 오르락 내리락 했구요. 하지만 후반기 들어서 전혀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하더군요. 퀄리티스타트는 물론, 이닝이터로 변신했습니다.

관련 포스팅 보기
김선우의 입단이 두산전력에 도움이 될까?

그야말로 리오스 이후 새로운 에이스의 등장이 아닐까 잔뜩 기대를 품게 하네요. 오늘도 8회에 좀 얻어맞긴 했지만 토종 에이스다운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습니다. 올시즌 뿐 아니라 향후계속 두산의 에이스로 마운드를 지켜줬음 하네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과천성당의 야경.. 알흠다워라..

집으로 돌아오면서 과천성당의 야경모습을 찍어봤습니다. 요란하지 않으면서 잔잔한 분위기가 참 아름답더라구요. 자전거 덕분에 주변의 소소한 아름다움을 참 많이 발견하게 됩니다. 체력도 좋아지구요. 참... 인덕원에서 평촌으로 오는 한적한 길도 발견했습니다. 어제는 대로변으로 와서 좀 복잡했는데 아~~주 한산해서 달리기에 거리낄게 없더군요. 마치 숨겨둔 보물을 발견한 듯한 느낌이더군요.^^ ㅎㅎㅎ

집에 와서 샤워하고 몸무게를 재보니 71.8kg이군요. 추석음식을 먹어서 그런가 운동해도 조금 늘었네요. 그나마 자전거가 없었다면 아마 73kg을 상회하지 않았을까 싶네요. ㅋㅋ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