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넥센전에 올 시즌 첫 직관갔습니다. 결과는 바람대로 김성배의 QS에 힘입어 깔끔하게 1승 챙겼구요. 덕분에 편안하게 지켜본 직관이었네요. 첫 잠실출격은 알렉스와 같이 했는데, 간만에 봐서 반가웠습니다. 앞으로도 가끔씩 야구장에서...^^
 
선발이 안정되고 클린업이 터지니 경기의 긴장감은 상당히 떨어지더군요. 이런 야구만 보면 아마 장수할 수 있을 듯... 대신 넥센선수와 관중을 유심히 지켜봤는데, 적군이라기보다 안쓰러운 마음이 컸습니다. 예전 명문구단의 위용은 어디 가고 조금은 초라한 모습이 짠해지더군요. 특히 손꼽을 수 있을 만큼의 관중과 소박한 응원소리는 착잡하기까지 하더이다. 정말 롯데가 달해야 한국 프로야구가 사는게 아니라, 넥센이 잘해야 비로소 한국 프로야구가 중흥기에 접어들었다고 말할 수 있을 겁니다. 부디 좋은 구단주만나서 꼭 현대시절의 영광을 되찾기 바랍니다.
 
이날 경기는 김성배가 당연히 잘해줬고, 두목곰의 3점홈런 포함 4타점, 오재원의 멀티히트, 최준석의 결승타점 등 흠잡을데 없는 내용이었습니다. 김성배가 이렇게만 해준다면 우리도 선발야구를 할 희망이 생길 것 같구요. 불펜도 쉬엄쉬엄 체력관리 할 수 있겠네요. 이번주 5승 1패면 만족, 4승 2패면 불만이라고 했는데, 일단 2승을 거뒀습니다. 하지만 방심은 금물입니다.
 
덧글 1...
져지를 구입하려다 점퍼같은 트레이닝복으로 바꿨습니다. 27번, 53번 져지가 없기도 했지만, 왠지 이뻐보이더군요.색깔은 군청색과 빨간색의 조합입니다. 집 근처에서 입고다녀도 무난할 것 같네요. 그나저나 왜 이렇게 멋있는 져지가 많은겁니까? 잠실 갈 때마다 하나씩 구입...할 것 같네요.
 
덧글 2...
2군에서 윤석민이 본즈놀이 하고 있습니다. 한번 올려서 키웠으면 하네요. 그나저나 알렉스와도 얘기했지만, 투수 유망주들은 왜 이리 더디게 성장하는건가요? 홍삼이, 노갱이, 원재, 강률이, 야곱이, 승수, 능금이, 민석이, 현진이, 현호... 잠실에서 보고 싶네요.

(중간에 야구 보면서 포스팅을 쓰고 있었는데, 완전히 지우고 다시 쓰기 시작합니다.)
 
이건 뭐 말로 형용할 수 없는 극한의 감동의 쓰나미가 심장을 사정없이 휘몰아치는군요. 11회말 타신의 동점 2루타와 반장곰의 끝내기 안타가 터지는 순간, 심장 박동수는 저멀리 안드로메다를 향해 치닫고, 억누른 목소리는 터져나오고, 이제 정말 한이 서린 우승을 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도 들고... 현장에 계신 분들 너무 부럽습니다. 이런 대첩을 직접 관람하기 쉽지 않은데 말이죠. 그것도 포스트시즌에서의 대첩이라 격을 달리 하거든요. 어떻게든 표를 구해보는거였는데... 정말 아쉽습니다. 

오늘 0-4에서 6-4로 역전 그리고 6-6으로 동점, 연장전 돌입한 후 6-8로 재역전 당했을 때도, 왠지 질 것 같은 기분은 들지 않았죠. 설사 지더라도 다시 4, 5차전을 승리로 이끌어 한국시리즈 티켓은 우리가 따내리라 믿어 의심치 않았구요. 그리고 이어진 11회말에서 믿음이 현실로 둔갑하는 장면을 우리는 목격했습니다. 그것도 가장 극적인 시나리오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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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의 매력은 가장 숫자에 근접한 스포츠이면서도 숫자로는 표현할 수 없는 무언가가 늘 묵직하게 존재한다는데 있습니다. 그래서 곧잘 인생과도 비교합니다만, 사실 11회초에 2점을 내줘 패색이 짙었을 때, 이걸 역전시킬 수 있는 3점을 낼 수 있는 확률은 제로에 수렴하죠. 단 세명의 타자만 잡으면 되는데, 투수의 방어율을 보나, 연속안타가 나올 수 있는 확률을 보나 그렇죠. 하지만 야구공은 둥글고 배트도 둥글기 때문에 그 순간에 공이 어디로 굴러갈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그래서 하구라선생이 '야구 몰라요~', 요기 베라는 '경기가 끝날때까지 끝난게 아니다~' 라는 명언을 남기신거겠지요.

선두타자 이종욱이 안타로 출루하는 순간 역전할 수 있다는 느낌... 저만 가졌을까요? 아마 두산팬 뿐만 아니라 삼성팬, 선감독, 마운드에 정인욱투수까지 느꼈을겁니다. 공 하나로 1년 농사의 결과가 왔다갔다 하는 그 무게를 정인욱이라는 신인급 투수가 견디기는 힘들었을테죠. 백전노장인 박진만도 수비의 달인 손시헌도 에러를 하는 자리인걸요. 결국 정인욱은 두목곰과 고젯을 볼넷으로 내보내고 타신에게 동점 2루타를 맞았습니다. 삼성의 입장에서는 두목곰은 그렇다해도 고젯을 볼넷으로 내준게 참 뼈아팠네요. 포스트시즌에서 이름값 못하는 그를 감안한다면 맞더라도 무조건 승부했어야 하는데... 만루가 되는 순간 이미 경기는 끝내기 수순으로 접어든 셈이었습니다. 사색이 된 정인욱의 낯빛만 봐도 알 수 있었네요. 그 끝내기의 주인공이 반장곰인건, 참 하늘이 드라마를 써도 이렇게 잘 써주셨나 싶습니다. 반장곰이 앞서 9회 끝내기 찬스를 날려버린 죄를 씻을 수 있는 기회를 주신거니까요. 그리고 그 기회를 반장곰은 놓치지 않고, 팬들을 젖과 꿀이 흐르는 땅으로 인도했습니다.   
오늘 결승타를 날린 손시헌, 누가 뭐래도 두산의 자존심인 김동주, 투혼의 야구를 보여준 임태훈, 동점타를 날린 임재철, 6타수 3안타의 미친 존재감을 보여준 오재원, 든든한 허리를 지켜준 왈론드, 허슬플레이의 원조 이종욱, 두산의 신형 엔진 정수빈, 좋은 구질을 보여준 이현승, 홈런 맞아도 늘 오뚝이처럼 일어나는 정재훈, 두산의 안방마님 양의지, 탄탄한 수비를 보여준 이원석... 정말 잘해줬구요. 그리고 개점휴업 중인 김현수, 서서히 컨디션 찾고 있는 고영민, 미래의 희망 성영훈, 한국시리즈에선 선발로 내보냈음 하는 김성배, 좌완 김창훈, 대주자로 잠깐 나온 용덕한, 아직 타격감 조율 중인 이성열, 오늘 모처럼 타석에 섰지만 불발에 그쳤던 김재호, 대주자로 나왔던 민병헌... 모두 자랑스럽습니다.(혹시 빼놓은 선수 없나요?)

성급하긴 하지만 누가 이번 가을야구를 한마디로 정의하라고 한다면... 미러클 두산의 어게인 베이징 버젼이라고 말하고 싶네요. 가을야구가 무르익을수록 말할 수 없는 야망이 점점 탐스럽게 영글어만 갑니다. 너무 두레발치면 안되겠죠...? 제발... 이번 가을만은...

덧글 1...
제가 원하는 야구는 이렇게 용찬이가 빠지면 태훈이가 막아주고, 현수가 낙담해 주저앉으면 종욱이가 일으켜 세워주는 야구입니다. 특히 팀에 악재가 닥쳤을 때, 오히려 더 똘똘 뭉쳐서 무서운 힘을 발휘하는 야구, 이제야 비로소 두산다운 야구를 하는 것 같아 흐믓하네요. 이제 두산은 힘도 없지만 무서울 것도 없습니다.

덧글 2...
뭘 중계해도 sbs는 찌질합니다만, sbs 라디오 중계한 정동진 해설은 참... 명경기에 티만 남겼네요. 해설이란게 말 그대로 해설이어야 되는데, 게다가 지금 야구팬들의 수준이 상당히 높아져 있는데, 마냥 되도 않는 소리만 해대고 있으니... 잠깐 외출하면서 들었는데 임팩트 강한 헛웃음 여러번 했습니다. 해설할 사람이 그렇게 없나요? 


플레이오프 첫 경기에서 두산이 졌습니다. 5-6으로 다 잡은 경기를 놓쳤는데요. 그리 기분이 나쁘지는 않네요. 두산은 늘 첫 경기를 졌던 시리즈에서 좋은 성적을 냈었기에... 또 두팬으로서의 믿음이란게 있거든요. 게다가 정재훈이 홈런을 맞았다는 것... 이것도 왠지 롯데에게 역전한 시나리오와 동일하게 가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결국 이번 플레이오프는 두산이 어쨌든 올라갈 것 같네요. 비록 전문가들은 삼성의 승리를 압도적으로 예상했지만, 전문가들의 예상을 가볍게 비웃어주는게... 또 두산의 장기 아니겠습니까? 매 경기 부담없이 최선만 다해주면 됩니다.

두산의 시리즈 승리를 긍정적으로 보는건 중간계투진의 구위가 좋다는겁니다. 특히 임태훈과 고창성은 쉽게 쳐낼 수 있는 공이 아니더군요. 아기곰은 묵직한 직구에 제구가 잡혔구요. 곱창이도 뱀직구의 화려함이 임창용을 연상케 하더라구요. 게다가 김동주와 최준석이 터졌다는 점. 상당히 희망적이죠. 역시 두산은 두목곰과 장돈건이 해줘야 강한 타선이 되죠. 고젯과 기계가 조금 부진하긴 한데, 큰 경기 경험이 많은 선수인 만큼 분명 역할은 해주리라 믿습니다.

우리 메시아 정재훈의 트라우마가 걱정스럽긴 하지만, 워낙 백전노장이니까 자고나면 분명 좋아질겁니다. 롯데전에서는 두번이나 맞았는데요 뭐...^^ 중요한건 2차전입니다. 대구에서 1승 1패로만 올라온다면 잠실에서 바로 끝내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살짝 해보네요. 여튼 올 가을은 닥치고 V4입니다.

덧글 1...
롯데와의 준플은 떨렸는데, 플레이오프는 그닥 떨리지 않네요. 두산팬들도 큰 경기 경험이 쌓여서 그런가요? 덤덤합니다.

덧글 2...
용찬이 대신 덕후가 엔트리에 올라왔습니다. 유망주에게 큰 경기 경험쌓게 해주는건 달감독님의 스타일이기도 하구요. 몸을 보니 좀 부었던거 같은데 2군이 체질인가 보네요. 8회말에 한타자 상대했구요. 공은 빠르긴 한데 높더군요. 다행히 외야플라이로 잡았습니다. 왠지 덕후가 이번 시리즈에서 깜짝 스타가 될 것 같은 느낌은... 음... 너무 앞서간건가요...?


공중파 중계 때문에 따가운 가을 햇살 아래 3차전이 벌어졌습니다. 무려 1시 반부터 시작한 3차전은 두산의 무한 각목질로 초반에 승패가 결정되었구요. 10점차까지 벌어지고 홈팬들이 자리를 뜨는 바람에 어수선한 분위기에 치러졌네요. 사실상 2차전의 쾌승이 3차전까지 이어진거구요. 3차전의 대승도 4차전 경기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3차전은 김동주가 만루홈런을 날렸을 때 이미 끝난거였죠. 송승준은 1사 2, 3루에서 김현수를 거르고 김동주를 선택했는데요. 아무리 김현수가 국민 좌타자라 하더라도, 김동주 앞에서 김현수를 거른건 2000년대 최고타자 김동주를 무시한 처사였죠. 결과는 김동주의 처절한 응징... 만루홈런... 그리고 나머지 이닝은 서비스였습니다.

롯데가 승리할 것이라고 예상했던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롯데 선발진의 우위를 들었죠. 뭐 누구나 두산 선발진이 약하다는건 알고 있었구요. 하지만 두산처럼 샘이 깊은 물은 쉽게 마르지 않는다는걸 감안하지 않았습니다. 뚜렷한 선발진은 없지만 꾸역꾸역 올라오는 투수들이 모두 제몫을 해냈거든요. 뿌리깊은 나무는 바람에 아니뮐쎄... 라는 세종대왕의 말씀이 두산야구를 두고 하신 말씀이 아닌가 싶습니다. 아래 기록을 보면 확실하죠?

1차전 니코스키 3이닝 무실점(부상)
2차전 금민철 6이닝 무실점
3차전 홍상삼 6.1이닝 1실점(부상)
선발진 15.1이닝 1실점 평균자책점 0.596
통계 출처 : MLB파크 게시판

만약 내일 승리를 거둔다면 수요일까지 푹 쉴 수 있기에 스크와도 좋은 컨디션에서 만날 수 있게 됩니다. 지금쯤 김성근 감독님은 롯데가 이기기만을 바라겠지만... 그렇게 녹록하지 않을꺼라는거 우리 곰탱이들이 보여줄겁니다.

1. 김동주
진리의 두목곰이 이름값을 해냈습니다. 두목곰은 왠만한 홈런 가지고는 명성에 걸맞는 활약이라고 하기도 뭐한... 진리의 타자인데요. 3차전은 정말 두목의, 두목을 위한 두목에 의한 경기였습니다. 만루홈런 포함 4타수 3안타 5타점... 두목곰이 있기에 기아의 클린업트리오 장성호, 최희섭, 김상현이 부럽지 않네요. 올시즌은 개인목표 없이 오로지 팀 우승만이 유일한 목표라고 했는데요. 반드시 이루기 바랍니다.

2. 홍상삼
은근히 기대는 했었지만, 홍삼이 이렇게 완벽한 투구를 할 줄은 몰랐네요. 거의 리오스급 투구였습니다. 적은 투구수로 이닝이터까지 해냈으니... 올 시즌도 잘했지만 내년이 더 기대가 되는 홍삼이네요. TV 화면에서 봤을 때 직구는 147km 정도로 시즌 때와 큰 차이는 없었습니다. 다만 볼이 미트에서 어이없이 빠지는 일이 거의 없더군요. 아무래도 집중력이 좋아진게 아닌가 싶은데, 어땠든 큰 경기에서 에이스급 투구를 보여준 홍삼 기특합니다.

3. 고창성
곱창의 장점은 홈 플레이트에서 한개씩 공이 휘어나가는 뱀직구인데요. 시즌 중에는 좌우타자 가릴 것 없이 위력을 발휘했더랬죠. 근데 1차전에서는 뭔가 자신감없는 투구로 안타를 많이 맞더라구요. 0.1이닝 2안타 1실점... 아무래도 부담이 되는가 싶었습니다. 하지만 오늘은 점수차가 워낙 커서 그런지 자신감있게 공을 뿌리더군요. 오늘 승리만큼 큰 수확이 곱창의 자신감 회복입니다. 선발진도 중요하지만 두산은 뭐니뭐니해도 KILL라인이 살아야 제맛이거든요.

덧글...
SBS의 수준 이하 해설을 듣자니 참 답답하더군요. 만루홈런을 쓰리런홈런이라고 하질 않나... 7:0을 6:0이라고 하질 않나... 투수 이름을 바꿔 부르질 않나... 용덕한이 안쳤는데도 전원안타라고 하질 않나... 노골적으로 롯데 편파해설을 하질 않나... 인터넷에보니 캐스터 박찬민은 원래 롯빠라고 하더군요. 어쩐지 롯데 안타칠 때마다 정말 좋아하더군요. 해설자도 두산 안티인 박노준이었구요. 게다가 카메라 워크 최악인 SBS에 공중파였으니... 최악의 조합도 이렇게 맞추기 힘들죠. 제발 SBS는 김연아 중계만 하길...


지난 금요일과 토요일에는 일정이 있어 야구를 못봤습니다. 결과를 보니 LG에게 참패를 당했더군요. 아무래도 목요일 히어로즈에게 끝내기 안타를 맞은게 타격이 큰 듯 보입니다. 다 이긴 경기였는데, 이용찬이 한점차를 못지키고 역전을 내줬으니... 그리고 일요일 경기를 띠엄띠엄 봤는데요. 확실히 지금의 두산 전력은 약팀입니다. 영원한 밥 LG에게 스윕당했다는 자괴감에 빠지기 이전에, 정신을 추스려야 할 때네요. 곰이 공격하기를 주저하면 연어는 절대 잡을 수 없습니다.

가장 먼저 들었던 의문은 배팅에서 포인트를 못잡는다는 겁니다. 어제 분명히 LG 선발 바우어는 초반 제구력이 난조였구요. 볼에도 힘이 없었거든요. 직구가 140 초반대, 혹은 130 후반대였는데, 자신있게 배트를 휘두르는 타자는 몇 안되었습니다. 히어로즈와 LG에게 연타를 맞은게 자신감을 잃게했다고 자위하더라도, 이해하기 어렵네요. 투수와의 싸움에서 분위기를 압도하지 않은 두산타자들을 근래 보기 힘들었거든요. 참 생소했습니다. 특히나 SK나 LG 같은 라이벌팀은 분위기에서 말리면 실력을 제대로 발휘하기조차 쉽지 않죠. 어쨌든 김동주를 중심으로 선수들이 독기를 품는 계기가 있었으면 합니다.


강팀은 따라갈 만큼만 점수 내주고, 약팀은 뒤집지 못할 만큼만 따라가는 법인데, 지금의 두산이 전형적인 약팀의 모습입니다. 어영부영하다가 이제 우승은 커녕 4강 전쟁의 데쓰매치에 몰렸네요. 기아, 히어로즈에 롯데와 LG까지 이제 만만한 팀 하나도 없습니다. 청포도가 익어가는 7월이 곰들에게는 잔인한 여름이 되었군요.  

이번 주중경기는 SK와의 라이벌전입니다. 우모도 작은 응원의 목소리나마 보태려고 짬을 내서 잠실에 출격할까 하네요. 반드시 승리해야 할텐데, 걱정입니다.

덧글...
김동주가 잠실구장 최초의 100 홈런을 기록했네요. 두목곰 축하합니다. 그대가 있어 두산이 10년 넘게 강팀으로 군림했네요. 21번에 이어 18번이 영구결번 되기를 간절히 바래요~


올 시즌 처음 만난 LG와의 3연전이 무척 재미있었습니다. 사실 그간 LG전은 재밌긴 하지만 긴장감은 그닥 없는... 그런 경기였는데요. 정말 간만에 긴장감 타는 승부를 봤네요. LG의 성장이 무섭기도 하지만, 그래도 이제 제대로 라이벌이라고 할 만한 경기력으로 LG가 올라와서 다음 경기가 사뭇 기대가 되기도 합니다.

라이벌전이라고 하면 두 팀의 순위가 어떠하든 항상 아슬아슬한 승부를 보여야 합니다. 한일전처럼 말이죠. 그리고 라이벌전은 실력보다는 그날의 컨디션이나 정신력에서 승부가 갈려서 경기 흐름이 중요시되는데요. 딱 이번 3연전이 그런 케이스였죠. 첫 경기에서는 김재호가, 세번째 경기에서는 이대형이 어이없는 실책을 범해 무너졌죠. 둘다 경기의 중압감을 이기지 못하기 때문에 나오는 실수입니다. 전형적인 라이벌전의 특징이기도 하죠. 덕분에 팬들은 천당과 지옥을 오가는 경험을 했습니다. 다음 LG와의 3연전이 어린이날 시리즈인데 직접 잠실로 출격해야하지 않을까 싶네요. 3연전을 보고난 느낌 간략하게 정리합니다.

1. 독기품은 LG... 너답지 않게 왜 그러니?
페타지니가 원래 이런 선수였나요? 작년까지만 해도 장타력은 있었지만, 그렇다고 무서운 선수는 아니었거든요. 하지만 지금 페타지니의 모습은 전성기 우즈의 모습을 능가하네요. 1차전에서 3연타석 홈런이라니... 그것도 끝내기 만루홈런은... 정말 아무나 하는게 아닌데... 페타지니가 떡하고 버티고 있으니 LG의 타선이 정말 후덜덜이더라구요. 게다가 정성훈의 날카로운 모습까지 더해져서 이제 LG타선을 얕잡아봤다간 큰코 다칠 듯 싶네요.

하지만 정말 LG가 달라진 모습은 다른 장면입니다. 최동수가 대타로 안타치고 들어갈 때 오버하는 모습... 그리고 안치용이 잘 친 타구가 이재우에게 잡혔을 때 헬멧을 집어던지던 모습... 작년까지 보지 못하던 투지네요. 어딘지 패배주의가 팽배했던 LG와는 다르더라구요.

2. 이용찬의 부활... 너라면 능히 해내리라 믿었다
세번째 경기에서 가장 행복했던건 LG전 승리보다 이용찬이 자신감을 되찾았다는 점입니다. 신인투수가 끝내기 만루홈런을 맞았다면 대개 심각한 트라우마로 슬럼프에 빠졌을텐데요. 이용찬은 씩씩하게 잘 이겨냈네요. 비록 세번째 경기 9회말에서 첫 타자를 볼넷으로 내줬지만, 이진영을 병살로 잡고, 마지막 박병호를 삼구삼진으로 셧아웃시킨 모습은 너무나도 알흠다운 풍경이었습니다. 마치 한폭의 그림같은... 특히 1구와 2구를 안쪽 바깥쪽 직구로 스트라이크 잡고 3구 결정구를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을 유도했다는 점은 그간 약점으로 지적되어온 변화구 제구력이 제대로 먹히고 있다는걸 증명하죠.

이로써 두산은 리그 최강은 몰라도 최고의 구위를 가진 마무리를 보유하게 되었습니다. 경험만 착실히 쌓는다면 이용찬의 묵직한 존재감은 상대에게 공포로 느껴지겠죠. 행복하네요. ^^

3. 김동주의 존재감... 역시 두목은 두목!
김동주가 있는한 두산은 강팀일 수 밖에 없죠. 리그 최강의 파워를 갖고 있다는 점 외에도 선배를 챙기고 후배를 다독거리는 마음 씀씀이 또한 본받을 만합니다. 과거 박경완은 인터뷰에서 김동주만큼 선배 예우 잘해주는 후배도 없다고 하더라구요. 첫 경기에서 끝내기 역전패를 하고 들어오는 후배들을 앞에서 맞아주는 모습은 감동이었죠. 팀의 리더로써 홍성흔의 역할까지 떠맡는 그의 모습에 그저 든든할 뿐이네요.

첫 경기는 김동주가 결장해서 졌지만, 그가 출장한 두번째, 세번째 경기에서 이겼다는 점... 왜 그가 두산베어스의 상징인지 보여준다고 할 수 있죠.

덧글...
LG가 관중수를 제대로 잡기 시작했더군요. 세번째 경기를 예전같으면 만원이라고 발표했을텐데 22,000명 수준이라고 하는거 보니, 지난해 감사받고 나서 정신차린 모양입니다. 그동안 관중수 많다는걸 빌미로 인기구단이라 주장해왔는데, 조작하지 않고도 계속 그렇게 말할 수 있는지 지켜봐야 겠네요.


김동주가 두산에 잔류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기쁘다기 보다는 불행중 다행이라는 느낌이 강하네요. 김동주의 해외진출은 주변 여건이 안좋았기에 지바롯데의 영입파문 때 사실상 두산 잔류는 결정된거였죠. 어쨌든 막판에 동계훈련 캠프에 합류한건 정말 다행입니다. 한가지 기쁜건 두산에 뼈를 묻겠다는 그의 발언인데요. 앞으로 두산이 우승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과 함께 올해 들었던 야구소식 중 가장 유쾌한 뉴스였습니다. 이제 잠실구장에 21번 영구결번 유니폼 외에 18번이 걸릴 날도 한결 가까워졌네요.

김동주는 한국 프로야구 역사상 가장 위력적인 우타자라는 점에서 두산에 주는 중량감은 대단합니다. 우선 올해도 두산은 변함없이 우승후보 면모를 갖추게 되었구요. 두산의 전통이 소실되었다는 점 빼곤, 홍성흔, 안경현의 공백이 그닥 크게 느껴지진 않습니다.

올해 두산 성적의 관건은 마무리 문제가 가장 크고, 외국인 타자의 성공여부, 타자들의 결정력 높이는 것, 그리고 왼손 투수 확보에 달렸습니다. 마무리 문제는 성영훈, 이용찬의 연착륙이 기대되고, 왓슨의 한국 무대 적응력, 동계훈련을 통한 기존 타자들의 업그레이드, 트레이드로 잉여 내야수 주고 쓸만한 왼손 투수를 땡겨온다면 두산은 충분히 해볼 만한 전력이라고 하겠죠. 물론 기대와는 반대로 안될 수도 있구요. 하지만 적어도 김동주의 합류로 클린업의 무게감 감소에 대한 걱정은 확실히 덜었습니다.

부디 올해는 김동주의 리딩으로 최대 라이벌 SK를 깼으면 좋겠습니다. 두산의 멤버가 좋은 시기에 SK에게 3연패를 내준다는건 너무 억울하죠. 올해는 무조건 우승입니다. 그 외에는 생각하기도 싫네요.


김동주의 결정이 해를 넘기고 말았습니다. 아직 일본인지, 한국인지, 혹은 미국인지 오리무중에 빠진 상태로 답답한 새해를 맞았네요. 두산팬으로서야 당연히 남았으면 하는 바램이지만, 개인적인 야망을 팬심의 입장에서만 강제하는 것도 그닥 바람직하진 않아, 어디 가든 그의 결정을 존중하는 편입니다.

하지만 최근 그의 행보는 실망감을 주네요. 적어도 인간 김동주만 고려하고 두산 4번타자 김동주의 입장은 그닥 고려하고 있지 않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아울러 팬의 입장에서도 섭섭함도 드는게 사실이구요. 만약 김동주가 팀에 대한 책임감을 갖고 있다면, 어떤 의사표시든 제대로 해야 합니다. 결정을 계속 미루는 바람에 두산은 당장 용병을 어떻게 뽑아야 하는지 헷갈리고 있거든요. 시간이 늦춰질 수록 좋은 용병을 뽑을 확률은 그만큼 떨어지기에 답답함을 넘어 어떤 배신감까지 드는게 사실입니다. 김동주의 해외진출 강행의지는 개인사가 끼여있다고 들었는데요. 그럴수록 자신을 낮추는 대인배의 모습... 참 아쉽습니다.


우선 전 두산이 적극적인 자세로 김동주를 예우해주기 원합니다. 어떤 기사에는 개인사까지 뒤치닥꺼리 하기 지쳤다고도 하는데 김동주에게는 그런 뒤치닥꺼리 이상의 가치가 있거든요. 프로야구사에 김동주만한 타자는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의 강타자임에 분명합니다. 그런만큼 홍성흔처럼 허투루 협상하지 말고 진정 두산이 원하는 선수라는 인상을 강하게 심어주고, 해외진출에 실패할 경우 상처입을지 모를 그의 자존심을 전적으로 세워주기 바랍니다. 그래야 국내리그에서 뛰는 동기부여가 가능하니까요.

일단 김동주가 돌아오리라는 믿음은 가지고 있습니다. 설사 그가 돌아오지 않는다 해도 그를 지지하는 마음에는 변함없습니다. 다소간의 섭섭함이 있다한들 10년 넘은 굵은 정을 끊을 정도야 되나요. 그리고 먼 훗날 21번과 함께 18번 저지가 영구결번으로 잠실구장에 휘날리기를 기원합니다.


두산베어스하면 떠올리는 이미지 중에 '미러클'이 있죠. 미러클... miracle... 기적이라는 뜻인가요? 이 단어에는 미러클이 지닌 중독성과 좌절감이 동시에 내포되어 있어, 구단에게는 자기위안적 쾌감을, 팬에게는 정신적 좌절감을 안겨주기도 합니다.

'미러클 두산'이란 용어는 매년 선수를 팔아먹어 예상순위에서는 하위권이지만, 실제 성적에서는 늘 상위권을 유지하기에 붙여진 별명입니다. 프랜차이즈 스타였던 심정수, 우즈, 정수근, 진필중 등이 이탈하던 2000년대부터 불리기 시작한 것 같은데요. 구단에서는 저비용 고효율의 훈장처럼 생각할런지 모르지만, 전 그닥 좋아하는 단어가 아니네요. 뉴욕양키스에게 미러클이라는 품위 저렴한 단어를 붙이지는 않으니까요.

명문구단의 정의를 누가 내리느냐에 따라 다르지만, 전 뿌리깊은 구단의 역사가 있고, 구단이 집행하는 예산이 방대하고, 성적이 최상위급에 속하며, 선수들의 실력이 높고, 팬이 많아야 명문구단이라고 봅니다. 뉴욕양키스나 레알 마드리드 같은 팀이 속하겠죠. 그런 의미에서 프랜차이즈 스타를 뺏기는 구단은 명문구단이 되기 힘듭니다. 우선 역사가 훼손되고, 선수들의 충성도가 낮아지고, 팬들이 떠나기 때문이거든요. 그래서 두산구단의 최근 행보에 아쉬움과 분노를 동시에 느끼는겁니다.

이젠 김동주마저 떠난다고 하네요. 확정은 안되었지만, 거의 그 수준에 이른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김동주와의 이별은 일본에서 새출발하고 싶어하는 본인의 의지가 있었기에 어느 정도 마음의 준비는 되어 있었죠. 또 설사 남는다 하더라도, 국내에서는 여건상 동기부여가 되지 않기에... 아쉽지만 이번에 두목곰이 꼭 일본으로 진출해서 성공하기 바랍니다.

인터넷에서는 벌써 김동주가 떠난다는 가정 하에 두산의 내년 성적을 점치고 있더군요. 대개 '4강도 힘들다'와 '그래도 4강은 간다'로 나뉘는 것 같은데요. SK와의 복수혈전을 준비해야 하는데 4강을 논하고 있으니 답답하기만 합니다. 더욱 기분이 안좋은건 내년에 좋은 성적을 내야 하지만, 내도 문제라는거지요. 김동주, 홍성흔, 안경현, 이혜천 없이도 코리안시리즈를 간다면, 혹은 우승을 한다면, 구단에서 미러클 두산이라는 중독에서 헤어나오지 못할지도 모르거든요. 계속 프랜차이즈 선수에 대한 홀대가 이어지고, FA에 대한 무관심으로 머니볼 게임만 하는 구단으로 전락할까 두렵습니다.

내년에 누가 되든 김동주, 홍성흔, 안경현, 이혜천을 커버하는 선수가 분명 나올겁니다. 마음속에 떠오르는 선수들이 있긴 한데... 어쨌든 분명 새로운 스타가 출현하겠죠. 두산의 탁월한 팜시스템은 타 팀들의 벤치마킹 수준이니까요. 그리고 야구팬들은 역시 '미러클 두산'이구나 하고 고개를 끄덕일테구요. 하지만 정작 두산팬들은 좋아하다, 체념하다, 화내다를 반복하는 인지부조화에 허덕이겠지요. '미러클 두산'이 지닌 좌절감이 중독성 만큼이나 치명적인 까닭입니다.


3차전은 두산으로서 물러설 수 없는 한판입니다. 누구든 연패를 하면 치명적이지만, 두산은 2차전의 경기내용이 좋지 않았기에, 오늘까지 진다면 한국시리즈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 내몰린다고 봐야 되죠. 제가 달감독이라면 오늘 경기는 무조건 무조건 총력전입니다. 김광현이 올라오기 전 1승이라도 앞서야 하고, 잠실 첫 경기의 의미도 있고, 분위기를 고려해 볼 때 오늘은 반드시 승리해야 하는 경기거든요.

3차전 SK 타선은 이혜천을 대비해 완전 성형수슬을 해버렸네요. 김재현은 아예 선발에서 제외했구요. 왼손은 이진영과 박재상만 남기고 모두 오른손으로 교체했습니다. 이재원이 3번으로 올라온게 특이하네요. 반면 두산 타순은 오재원과 고영민의 타순을 서로 바꾸는 정도만 바꿨구요. 역시 양팀의 스타팅멤버에서도 팀색깔이 그대로 드러납니다. 감독의 '생각대로' 하는 야구와 선수가 '생각하는' 야구의 차이...

하지만... 경기는 졌네요. 3:1 상황에서 첼로레슨 받느라 못보다가 9회부터 다시 보기 시작했는데요. 마지막 김현수의 타구가 안타인줄 알았는데, 참 무심하게도 뻗지를 못하는군요. 멋진 끝내기 안타를 만들 수 있었는데 말이죠. 이로써 1승 2패가 되었습니다. 제가 우려했던 연패를 하고 말았구요. 두산은 벼랑으로 몰렸습니다. 오늘 관전평은 제대로 경기를 못 보기도 했고 쓰기도 기분이 울적해서 시리즈에 대한 개인적인 전망으로 대신할까 합니다.

1. 우승으로 가는 길은 멀고도 험하다
제가 한국시리즈 시작하기 전에 4승 1패 정도로 두산이 우승할꺼라고 했었죠. 이미 예상은 깨졌습니다. 2차전 패배 때 이미 쉽지 않겠구나 싶었는데요. 3차전까지 패배함으로써 작년의 악몽을 되새김질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네요. 참 우울합니다. SK가 강하구나 새삼 느꼈구요. 장점이 딱히 두드러지는 않지만, 단점 또한 없는 SK가 야구를 얄밉게 잘하는구나 싶네요.

3차전을 꼭 이겨야 한다고 했던건, 2차전의 패배로 승률 50%의 균형을 맞춘게 아니라, 50% 이하의 승률로 떨어졌기 때문이었죠. 3차전 패배로 우승확률은 이제 40% 이하로 떨어졌습니다. 그만큼 2차전의 패배는 뼈아팠습니다. 그걸 당당하게 승리로 만회해주길 바랬는데, 일단 무산되었네요.

내일은 랜들과 김광현이 맞붙을겁니다. 랜들의 1차전 투구내용이 평소의 90% 이상이었다면, 김광현의 투구는 80% 수준이었기에, 4차전에서는 김광현의 구위가 더 좋아질 확률이 높습니다. 역시나 어려운 경기가 예상되구요. 내일 경기까지 밀리면 우승 확률은 20%대로 떨어질겁니다. 상대가 SK라는 점을 감안하면 10%대로 떨어진다고 봐도 무방하겠죠.

2. 이대로 물러날 곰들이 아니다
두산에게서 희망을 찾으려면 지난 플레이오프를 복기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당시 두산은 삼성과의 플레이오프에서 1승 거둔 이후 2연패, 그리고 다시 3연승했더랬죠. 1승 2패로 몰렸을 때 분위기를 바꾼건 4차전의 대승이었습니다. 그리고 대승의 이면에는 유재웅의 선발출전이 있었구요.

이제는 분위기를 바꿔볼 때가 되지 않았나요? 김현수가 부진합니다. 전상렬의 체력이 부칠 때가 되었구요. 이대수가 심상치 않습니다. 이런걸 감안해서 선발 라인업을 조정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우선 김현수를 5번이나 6번으로 내리구요. 전상렬 대신 유재웅을 선발카드로 쓰구요. 이대수 대신 김재호로 가는겁니다. 그렇게 되면 1~3번을 테이블세터진으로, 4~6번을 클린업으로 짜는게 가능해지구요. 왼손투수에 대비한 포석도 되죠.

1. 이종욱 CF
2. 고영민 2B
3. 오재원 1B
4. 김동주 3B
5. 홍성흔 DF
6. 김현수 LF
7. 유재웅 RF
8. 채상병 C
9. 김재호 SS

위의 라인업은 저만의 생각이기에 맞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김광현과의 상대 전적도 전혀 고려되지 않았구요. 다만 1승 2패로 몰린 상황에서 김현수의 부담을 덜어주려면 타순조정은 불가피하지 않나 싶네요. 달감독도 어느 정도 변화를 꾀하지 않을까 싶구요.

만약 삼성과의 4차전에서 대승했듯이 SK와의 4차전에서 대승한다면, 그것도 김광현을 상대로 대량득점에 성공한다면, 분명 분위기는 또 달라질 겁니다. 이제는 그런 바람을 일으킬 수 있는 미쳐주는 선수 한명이 필요합니다. 그게 누구이든 간에 한명만 나와준다면, 그 선수는 두산팬에게 백마타고 오는 초인이 되지 않을까 싶네요.

3. 두려움없이 달려라
이번 한국시리즈는 두산의 기동력이 사라진 시리즈입니다. 작년 한국시리즈도 이러다 패했구요. 이렇게 두산이 도루를 성공시키지 못한다면 참 어려운 경기를 할 수 밖에 없습니다. 원인은 물론 박경완이기에 해결방법도 박경완에게서 찾아야 합니다. 박경완은 강견이기도 하지만 수를 참 잘 읽는 선수죠. 누가 이 때쯤 뛸 것 같다고 느끼면 과감하게 공을 빼기도 하구요. 투수에게 한템포 빠른 승부를 요구하기도 하죠. 그래서 천하에 이종욱도 박경완 앞에서는 과감하게 발을 떼지 못합니다.

하지만 이젠 두려움없는 도전이 필요합니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과감한 시도만이 성공을 가져다 줄 수 있기에 주저해서는 안되죠. 단, 박경완이라는 점을 감안해서 단독도루가 아닌 더블스틸이라든가, 딜레이드 스틸이라든가, 페이크 번투 이후 도루라든가 하는 변칙적인 작전이 유효하리라 봅니다. 특히 두산의 육상부가 2명 이상 주자로 나가 있을 경우에는 적극적인 작전지시로 베팅을 걸어봐야죠. 선수들은 과감한 작전이 걸리면 한결 부담없이 뛸 수 있을겁니다. 두산은 뭐니뭐니 해도 기동력이 살아야 경기가 풀리니까요. 이제 두려움없이 내쳐 달릴 때가 되었습니다.

뽀너스 #1. 오늘의 MVP
글쎄요. 아마 KBO는 최정을 뽑지 않았을까 싶은데, 우리 팀은 김동주를 선정하고 싶네요. 팔꿈치 부상에도 불구하고 무난하게 수비해준 점, 4타수 3안타로 불방망이를 휘두른 점 등은 그래도 김동주의 두산베어스라는걸 확인시켜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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