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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첼로 사진입니다. 집에서 연습하다 문득 생각나서 한번 찍어봤는데요 초보자용인만큼 그닥 비싸지 않은 악기지만 제게는 꽤 가치있는 개인 소장품이 되어버렸죠. 이 놈 덕분에 삶의 또 다른 기쁨을 찾았으니까요.

오케스트라에 계신 분들 중에는 하드 케이스에 넣고 애지중지 아끼시는 분도 있고, 꽤 비싼 첼로로 연주하시는 분들도 계시죠. 하드 케이스만 하더라도 상당히 비쌉니다. 처음엔 그런게 눈에 들어오지 않았는데요. 아는게 병이라고 이제 그런 것도 서서히 눈에 보이게 되네요.ㅎㅎ

하지만 돈키호테에게 작고 초라하지만 로시난테라는 명마가 있었듯이, 제게도 이 첼로는 명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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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비가 내려서 그런지 쌀쌀하네요. 이번 토요일도 어김없이 회사에서 첼로 연습하고 왔는데요. 연습실이 싸늘하더군요.

스프링 콘서트가 이제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한명 한명 연주할 때는 큰 무리가 없지만 대여섯명이 하모니를 맞추다 보면 서로 박자가 달라져서 산으로 가는 경우가 생기네요. 리드와 절제가 참 중요하더군요. 대여섯명도 이럴진대 나중에 오케스트라 연습할 때는 어떨지 참 궁금합니다. 그래서 지휘자가 필요한거구나 싶기도 하구요.

주중에 한번 더 모여서 최종 마무리 연습하기로 했습니다. 어쨌든 연습은 하면 할 수록 음색이 다듬어지니까요.



첼로 관련 검색을 하다 헤비메탈을 연주하는 동영상이 있어 봤는데요. 이 동영상을 보면 첼로가 앉아서 얌전하게 연주하는 클래식 악기라는 고정관념이 깨지는거 같네요. 서서 연주하기도 하고, 첼로를 돌리기도 하고, 헤드뱅잉까지하니...

음... 하긴 예술이라는게 늘 고정된게 아니라 감정에 따라 연주와 해석이 가능한 분야니까, 이럴 수도 있지 않나 싶습니다. 어쨌든 첼로란 악기의 활용성에 대해 생각해보게 됩니다. 그리고 이 음악은 The final countdown이라는 곡입니다. 예전에 디스커버리호가 폭발된걸 애도하는 음악이었죠.  

회사는 기본적으로 개인의 노동력을 사고 파는 시장이죠. 노동자는 그 댓가로 월급을 받고요. 생계를 유지하죠. 저도 전형적인 한달 벌어 한달 먹고 사는 노동자입니다만, 직장이 일만 하는 곳이라면 얼마나 삭막할까요? 직장 내 구성원간의 인간관계가 아름다워지면 소소한 기쁨을 또 느낄 수 있겠지요.

전에는 직장인 야구를 통해 그런 기쁨을 느꼈다면 요새는 첼로가 대신하는군요. 특히 첼로는 제가 지금껏 거의 문외한에 가까웠던 음악 분야에 도전하는거라 기분이 샤방샤방 뽀샤시하네요.

이번주 토요일은 오전에 회사에서 연습이 있었는데요. 스프링콘서트 연주곡에 대한 멤버간 호흡 맞추는게 상당 부분 올라온 느낌입니다. 제가 제일 실력이 딸리는데도 큰 허물없이 넘어가는데 다른 멤버들이야 두말할 나위없겠죠. 그래서 그런지 깔끔하고 기분좋게 연습을 마쳤습니다.

제가 맡은 부분이 멜로디 보다는 베이스에 깔아주는 부분이다 보니, 혼자서 첼로를 켜면 그닥 재미를 못느끼지만 합주를 하면 확실히 이게 음악이구나 하는 느낌을 받습니다. 괜시리 혼자서 짜릿한 느낌도 들구요.

제 역할에 약간 변화가 생겼는데요. 캐논에서는 피치카토(pizz. Pizzicato)가 있는게 음악이 맛깔스러워진다는 단장님의 의견에 따라 피치카토를 담당하게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활질(?)하길 바랐지만 뭐 듣다 보니 단장님 의견이 맞더군요. 그리고 주위에서 문화센터에서 배운거 치고 잘한다는 격려를 해주니 왠지 정말 잘하는건가 하는 착각도 하게 되네요.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의욕도 생기구요. 흠... 이런걸 두고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건가 보네요.


토요일 오전에 첼로 연습이 있어서 회사로 나갔습니다. 근데 왠일인지 첼로파트는 없고 바이올린 파트만 옹기종기 모여 있더군요. 악장님이 첼로 연습이 오전이냐고 물으시길래 그렇다고 했더니, "이상하네요... 아무도 없는데..." 그러더군요.

순간 느낌이 이상해 단장님께 전화를 했죠. 아니나 다를까... 단장님은 회사에 일이 있어 출근, 나머지 분들은 개인사정으로 오늘은 쉬기로 자체 판단내리셨더군요. ㅡㅡa 흠... 미리 연락주셨으면 좋았을껄... 하는 생각도 잠시, 이럴 때 연습을 좀 해둬야겠다 싶어 첼로를 꺼내들었습니다.

그동안 내가 맡은 파트에 자신없었던 부분을 하나 하나 짚어 나가면서 전곡을 다 연주해봤습니다. 어설프지만 전곡을 할 수는 있겠더군요. 반복해서 연습하니 뭔가 나아지는 느낌은 들데요. 매끄럽게 하려면 연습은 더 많이 필요하구요.

근데 확실히 음악은 하모니로 연주해야 제대로 흥을 받는거 같습니다. 제 파트가 워낙 멜로디 보다는 뒤에서 음을 받쳐주는 역할을 한 탓도 있겠지만, 혼자서 연주하니 밋밋하네요. 평소에는 3시간 연습이 짧다 느껴졌는데 혼자 하니 2시간을 겨우 채우니 말입니다. 어쩄든 스피링콘서트까지 얼마 남지 않았네요. 틈틈히 짬나는대로 악보를 자꾸 들여다 봐야겠습니다.

참고로 오늘 혼자 연습한 곡은 바하의 Jesus, Joy of man's desiring이었습니다.



요요마와 친구들이 연주하는 Hush little baby라는 곡입니다. 어디선가 들어봤음직한 멜로디인데요. 첼로가 무거운 음악 뿐만 아니라, 이렇게 가벼운 음악도 소화할 수 있다는 사실이 이채롭습니다. 요요마는 프랑스에서 태어난 중국계 미국인이라네요. 이름만으로는 일본인인가 싶었는데 말이죠. 참고로 악기는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등을 연주할 수 있다고 하구요.

이곡의 첼로는 요요마가 연주하구요. 보컬은 Bobby McFerrin, 바이올린은 Marc O'connor, 콘트라베이스는 Edgar Meyer가 담당합니다. 특히 Bobby McFerrin은 음악은 많이 들었는데 직접 얼굴을 보니 옆집 아저씨처럼 친숙한 이미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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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첼로 배운지 두어달 정도 밖에 안되었지만, 연습은 나..름..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매주 수요일에는 문화센터에서 강습받구요. 토요일에는 회사에서 연습도 하죠. 그 외에도 틈나는대로 첼로를 잡아보고 있습니다.

조금 있으면 스프링콘서트에 참가할 예정이거든요. 실력이 되든 안되는 일단 부딪치고 있습니다. (넘 무대뽄가..?)

물론 저는 초보로서 소화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연주합니다만, 서로의 악기소리를 맞춰 하나의 아름다운 음악을 엮어낸다는게 참 알..흠..답더군요. 이래서 음악을 하는구나 싶기도 하구요. 좋은 하모니가 나왔을 때는 살..짝.. 전율을 느끼기도 한답니다^^.

다행히 같이 하시는 분들이 워낙 베테랑들이셔서 제가 실수해도 묻혀갈 수는 있다는거, 그거.. 아주 든든한 빽입니다! 여차하면 첼로싱크로 넘어갈 수도 있구요. ㅋ

사진은 집에서 잠시 연습할 때의 모습입니다. 폼이 워낙 안..습..인지라 부득이 물결처리 했습니다..


인터넷에서 첼로를 검색하다 보니 '나탈리 망세'라는 첼리스트가 눈에 뜨이네요. 스위스 출신으로 첼로에 대한 전통적인 고정관념에 반기를 든 테러리스트 같은 존재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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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망세가 음악적으로 어떤 업적을 이뤘는지는 전 잘 모릅니다. 하지만 클래식 하모니에 인디안 타악기나 힙합비트를 넣는 등의 파격을 실행했다는거 보면, 크로스 오버 스타일의 독특한 연주철학을 소유한 연주가임에는 틀림없는 것 같습니다.

근데 정작 나탈리 망세가 유명(?)한 것은 다른데 있습니다. 바로 그녀가 첼로를 누드로 연주한다는거죠. 동영상도 인터넷에 많이 떠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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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생각만큼 야하지는 않네요. 굳이 외설이라 하기도 뭐한, 그냥 그런 수준입니다. 혹시나 보수적인 클래식 원로들의 반발이나 제재조치가 있었나 검색해 봤더니 특별하게 나오는건 없더군요. 못찾은건지는 모르지만서두...

문득 비슷한 케이스가 떠올랐습니다. 국내 발레리나 김주원 누드사진 논란인데요. 누드사진을 찍었다는 이유로 김주원은 감봉조치를 당했었죠. 사회적으로도 꽤 큰 파장을 일으켰던 사건이었는데 감봉 이후로는 잠잠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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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탈리 망세와 김주원의 케이스를 동격으로 보기에는 안맞는 부분이 있지만, 표현의 자유를 놓고 해석하는 차이가 문화의 간극만큼이나 존재하는것 같습니다.

과연 표현의 자유나 예술의 경계는 어디까지일까요? 망세를 보며 생각해 봤습니다. 근데 역시나 답은 '잘 모르겠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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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우모는 첼로를 배워볼까 하는 생각에 있습니다.

갑자기 왠 첼로? 할지도 모르지만...

집에 첼로가 하나 있기도 하고, 회사 내에 필하모닉이 있어서 배우기도 어렵지 않을꺼 같고...

또 무엇보다 가장 큰 이유는 필하모닉이 곧 오디션을 통해 선발할지도 모른다는 얘기 때문입니다.

지금이야 사람이 없으니 가르쳐서 키운다지만, 오디션으로 뽑는다면 콩나물도 제대로 읽을줄 모르는 우모는 대번 탈락일껍니다.

내년에는 논문도 마무리지을 것이고 주말에 시간을 잘 아껴 사용한다면 그런대로 가능할듯 싶네요. 우리팀의 후배도 필하모닉에서 활동하고 있는데, 나이가 들수록 뭔가 이뤄야 한다는 목표가 있어야 하고, 또 그런게 없으면 우모가 아니기에 첼로로 한번 도전해볼까 합니다. 안하고 후회하느니 하고 후회하는게 낫다는게 우모의 평소 지론이기도 하구요.

지금은 어렵고, 논문 마무리 짓는 1월부터 하나씩 배워볼까 합니다. 대신 야구는 이제 은퇴하구요. 2008년 부터는 평일에는 수영, 주말에는 첼로 모드로 돌입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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