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베어스가 6연패 끝에 승리를 거뒀습니다.
전에 포스팅했던 것처럼 그동안 무척 우울했었는데 조금은 기분이 풀리네요.
앞으로 갈길이 구만리이기에 만회할 시간은 많다고 봅니다.

연패의 수모를 당하는 동안 참 씁쓸한 기억 많았습니다.
특히 금민철이 타자로 나와 볼넷 얻어, 슬라이딩으로 동점까지 냈지만 어이없는 실책으로 결승점 내준 장면... 그리고 마지막 타자로 나와 내야땅볼 치고 뛰다가 넘어지는 장면.... 정말 두고두고 곱씹을 슬픈 장면입니다.  

허슬두, 미라클 두산인데 설마 이대로 무너지겠습니까?
겨울잠이 좀 길었다고 생각하렵니다.

두산이 부활하려면 먼저 Game Over 정재훈이 살아나야 하죠.
마무리 약한 팀은 절대 강팀이라 할 수가 없습니다.
사실 지난 삼성전에서 7:4로 이기고 있다가 역전당한, 정재훈의 굴욕이 6연패의 시발이었죠.
그 경기만 잡았어도 두산은 최소한 5할 승부는 했을텐데 말이죠.
아쉽습니다...

하지만 허슬승부가 강점인 두산인만큼 계기만 누가 마련해 준다면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가는건 시간문제일껍니다.

두산베어스 화이팅!!
뼈속까지 Hustle DOO!!!


요샌 정말 인터넷으로 야구 하이라이트 동영상 보면서 야구의 그리움을 달랜다.

이 경기는 당시에 TV로 직접 봤었는데 긴장감 돌면서 나름 웃겼던 게임이었다. 4분 55초 정도 보면 정의윤이 3루 도루를 하면서 배로 그라운드를 쓸어내는 장면이 나온다. 어찌나 웃음이 났던지... 지금 봐도 한편의 슬랩스틱 코미디를 보는 듯 하다. 기분이 우울할 땐 한번씩 보면 풀릴 것 같다.



[영상 출처 : 베어스 투데이]

아마 신인으로서 의욕이 넘쳐서 미리 슬라이딩을 했던가, 아니면 그라운드 분위기에 압도되어 본헤드 플레이를 했던가 둘 중의 하나일꺼다. 정의윤을 차세대 간판으로 여기는 LG팬으로서는 뼈아픈 장면이다.
 
그리고 진필중을 두드려서 기분이 묘하기도 했다. 한때 두산의 수호신이었는데...


 
2006년 5월 17일...
아마 내기억엔  천하무적 오승환이 거의 유일하게 박살났던 경기였다. 그래서 더욱 통쾌했던 기억이 있다.

그나저나 요새처럼 프로야구가 없는 겨울엔 유난히 야구장의 푸른 잔디가 그립다. 올해는 몇번이나 잠실야구장을 갈 수 있으려나... 더도 덜도 말고 한달에 한번씩만이라도 가면 좋으련만...쩝~


내가 야구란걸 알게 된건 초등학교 무렵이었다.

당시 살던 아파트 공터에는 방과 후마다 또래 애들이 모여 어설프게나마 야구란걸 하고 놀았다. 공은 테니스공에, 야구 방망이는 싸구려 알루미늄 배트에, 글러브는 가죽 아닌 비닐이었지만 갖출 것은 대충 갖추고 했었다.

그러다 1982년에 출범한 프로야구는 이 어설픈 동네 야구놀이에 불을 당기게 해 주었다. 각자 좋아하는 선수들의 폼을 흉내내며 난 박철순, 넌 김봉연, 뭐 그런 식으로 놀았다. 나야 당연히 박철순처럼 와인드업 이후 오른손을 살짝 엉덩이 근처에서 머물렀다가 공을 뿌려댔다. (참고로 나의 주무기는 '낙차 큰 직구'다)


위 사진은 우연히 박철순의 폼과 비슷하게 찍힌 내 경기 사진을 합친 이미지다. 편집이나 조작이 아니다. 근데 이렇게 보니 정말 비슷하게는 보인다. 하지만 연결동작으로 보면 별로 비슷하진 않다. 나도 나한테 맞는 폼을 개발했다고나 할까... ㅎㅎ 누군가의 폼을 흉내내는건 대개 심리적 만족감 내지는 우월감만을 느끼게 해줄 뿐, 공을 빠르게 한다든가 하는 경기력 향상에는 별 효과가 없다.

어찌 됐든, 박철순의 등장은 나로선 서태지의 '난 알아요' 만큼 쇼킹한 사건이었다. 멋진 몸매와 잘생긴 얼굴, 곱슬한 머리, 깨끗한 매너에, 섹시한 미소까지... 남자인 내가 봐도 매력이 철철 넘치는 선수였다. 사실 박철순은 이미 마이너리그 경험을 통해 야구 수준이 국내 다른 선수들보다 한단계 위였다. 너클볼이라는 이상한 볼을 유일하게 실전에 써먹을 줄 아는 선수였고, 투구 이후 수비자세가 가장 좋은 선수이기도 했다.

이런 외적인 실력보다 더 나를 사로잡은건 바로 불굴의 의지다. 내가 기억하기로 박철순은 82년 우승 이후 거의 10년 넘게 부상과 재기를 거듭했다. 허리 수술도 몇차례 했었고 병원에서 등판불가 판정도 나왔었지만, 그는 그라운드에 서겠다는 일념 하나로 자기와의 싸움에 매진했다. 그 결과 95년 한국시리즈에서 마지막 우승을 맛보게 된다. 95년 박철순의 성적은 9승인가로 기억하고 있는데 이때 최고령 관련 기록들을 다 갈아치우기도 했다. (이들중 대부분이 송진우에 의해 또 경신되었지만서두...)

두산팬이라면 1995년 권명철이 마지막 타자를 처리하고 우승을 확정짓는 순간, 그라운드에서 울부짓는 박철순의 모습을 기억할 것이다. 난 내무반에서 걸레질 하며 눈치껏 TV를 훔쳐보고 있었다. 그때의 그 짜릿한 환희감이란... 난 속으로 남 모를 함성을 지르고 있었다. '우와~~~ X발... 우승이다... 우승!!!! ㅜ.ㅠ '

그런 박철순이 은퇴식을 거행했다. 나두 당연히 만사 제쳐두고 현장에서 지켜봤는데, 진한 눈물이 흘렀던 기억이 난다. LG전이었는데 경기는 6 : 2론가 졌다. 경기 내내 그의 등판을 기다렸건만 끝끝내 그는 등판하지 않았다. 나중에 안 일이었지만 박철순이 등판하려면 누군가 2군에 내려가야 하는데 한번 내려가면 2주인가 못올라 오기 때문에 내린 결정이었단다. 역시 박철순 다운 결정이었다. 누구나 일생에 한 번 밖에 없는 은퇴식에 욕심을 내기 마련인데...

아래는 박철순 기념 동영상이다.



You raise me up

Westlife

When I am down and, oh my soul, very weary
When troubles come and my heart burdened be
I am still and wait here in the silence,
Until you come and sit awhile with me.

You raise me up, so I can stand on mountains
You raise me up, to walk on stormy seas

I am strong, when I am on your shoulders
You raise me up... To more than I can be.

You raise me up, so I can stand on mountains
You raise me up, to walk on stormy seas

I am strong, when I am on your shoulders
You raise me up... To more than I can be.

You raise me up, so I can stand on mountains
You raise me up, to walk on stormy seas

I am strong, when I am on your shoulders
You raise me up... To more than I can be.
You raise me up, so I can stand on mountains
You raise me up, to walk on stormy seas
I am strong, when I am on your shoulders

You raise me up... To more than I can be.
You raise me up... To more than I can be.


눈물어린 감동을 주는 허슬베어스를 위한 어느 두산팬의 작품.

오늘과 낼모레 한화, 롯데와의 경기가 페넌트레이스 향한 마지막 희망인 만큼
끝까지... 최선을 다하길...
Hustle DOO!

[동영상 출처 : Tribute 2005]





2000년 플레이오프에서 극적인 역전승으로 엘쥐를 물리치고 한국시리즈에 올라갔던 두산.
결국 현대에게 4:3으로 져서 준우승했지만 잊을 수 없는 명장면으로 시즌 내내 눈물나게 했던 해였다.



[영상 출처 : 두산베어스 홈페이지]


이 동영상을 볼 때마다 가슴이 설렌다.
사진 한장 한장에 이야기가 숨겨있고 감동이 배어나오는 느낌..

비록 패배로 시즌을 마쳤더라도..
항상 최선을 다하는 선수들과 같이 호흡하고 있다면 120% 만족이다.^^


야구보면서 상대편이 이렇게 불쌍하게 보였던 적이 없었던 경기.
미친듯이 휘둘러대는 방망이. 정말 만화같은 일이 실제 일어났다.

한국시리즈 한 이닝 최다점수 뽑아냈던 가공할 곰들의 방망이질 앞에 삼성 투수들은 무기력하게 입맛만 다셨을 뿐. 이 경기는 회사에서 퇴근하기 전에 봤었는데 연신 웃음만 짓던 일이 기억난다.


기네스북에도 오를만한 대기록의 사나이 송원국.
그는 프로야구 첫타석 초구 끝내기 만루홈런의 주인공이다. 내 기억에는 MLB에도 없는 전무후무한 대단한 기록이다.


이후 송원국은 은퇴하여 지금은 그라운드에 없다는게 아쉽지만 이 동영상 하나로 그는 오랫동안 회자될게 분명하다. 특히 이 동영상은 편파방송을 하던 해설자의 힘없는 멘트가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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