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기아와의 2차전은 반드시 이겨야 하는 경기입니다. 롯데와의 2위 싸움도 그렇지만 윤석민이 선발이기 때문네 남다른 느낌이죠. 뭐 딱히 윤석민의 잘못이라고 할 순 없지만, 임태훈이 올림픽 선발에서 막판에 밀린 기억 때문에 윤석민이 솔직히 곱게 보이지는 않습니다. 임태훈 홈피에 욕설을 퍼부은 기아 팬들도 그렇구요. 약간의 복수심(?)을 품고 야구장으로 향했습니다.^^;;



야구장에는 자전거 타고 갑니다. 어제에 이어 오늘도 같은 코스로 양재천을 따라 잠실구장으로 가는거구요. 대략 70분 정도 걸리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사실 어제의 55km 라이딩으로 허벅지와 고관절이 아파서 갈까 말까 고민했지만 운동으로 뭉친건 운동으로 풀자 싶어 자리를 박차고 나갔죠.

익숙해진 코스라 그런지 얼추 비슷한 예정시간에 도착했습니다. 늦게 출발해서 입장했을 때 경기는 이미 2회말 진행중이었구요. 김선우는 7.1이닝 3실점, 윤석민은 5이닝 1실점하는등 선발진은 팽팽한 대결이었지만 윤석민이 내려가고 나서 기아 계투조를 두들겨서 두산이 완승을 거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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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태훈이 나왔더라면 더 그림이 좋았을텐데 그럴만한 점수차가 아니어서 아쉽게 출전은 못했습니다. 결과는 어제와 같은 8:3 승리네요.


솔직히 시즌 전에 김선우에 대해서 기대를 안했었습니다. 메이저에서 좀 던졌다고 만만하게 볼 한국야구가 아니거든요. 게다가 메이저 출신들이 그닥 첫해에는 큰 활약을 못펼쳐서 더욱 그랬죠. 김선우도 전반기에는 그랬습니다. 2군을 오르락 내리락 했구요. 하지만 후반기 들어서 전혀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하더군요. 퀄리티스타트는 물론, 이닝이터로 변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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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말로 리오스 이후 새로운 에이스의 등장이 아닐까 잔뜩 기대를 품게 하네요. 오늘도 8회에 좀 얻어맞긴 했지만 토종 에이스다운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습니다. 올시즌 뿐 아니라 향후계속 두산의 에이스로 마운드를 지켜줬음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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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천성당의 야경.. 알흠다워라..

집으로 돌아오면서 과천성당의 야경모습을 찍어봤습니다. 요란하지 않으면서 잔잔한 분위기가 참 아름답더라구요. 자전거 덕분에 주변의 소소한 아름다움을 참 많이 발견하게 됩니다. 체력도 좋아지구요. 참... 인덕원에서 평촌으로 오는 한적한 길도 발견했습니다. 어제는 대로변으로 와서 좀 복잡했는데 아~~주 한산해서 달리기에 거리낄게 없더군요. 마치 숨겨둔 보물을 발견한 듯한 느낌이더군요.^^ ㅎㅎㅎ

집에 와서 샤워하고 몸무게를 재보니 71.8kg이군요. 추석음식을 먹어서 그런가 운동해도 조금 늘었네요. 그나마 자전거가 없었다면 아마 73kg을 상회하지 않았을까 싶네요. ㅋㅋ


어제 잠실 SK전에 갔었는데요. 평일 경기임에도 굳이 달려간건 경기의 중요성도 있지만, 아무래도 윤길현을 어떻게든 응징을 해야겠기에 서둘렀습니다. 안그래도 많은 팬들이 그를 보러 왔더군요. 거의 윤길현 매장 분위기였습니다.

하지만 이 날의 히어로 윤길현은 보이지 않더군요. 덕분에 정근우는 타석 때마다 우~~~ 하는 야유를 들어야 했구요. 외야석에 플래카드를 들고 서있던 기아팬들은 구호를 외치며 항의 분위기를 주도했습니다.

경기는 뭐 싱겁게 끝났는데요. 어제 경기는 윤길현이 포인트였기에 11:0 대패에도 불구하고 관심은 온통 윤길현은 어디에 있느냐 였습니다. 5회까지 우익수 뒤쪽에서 구호 외치던 기아팬들이 6회부터는 좌익수 뒤에서 구호를 외치더니 아예 7회에는 밖으로 나가더군요. 어디 가나 싶었는데 알고 보니 SK 선수단 버스에 진을 치고 앉았더군요. 일이 심상치 않게 돌아가는 듯 싶었습니다.

경기 끝나고 현장에 가보니 SK 버스 앞에서 이미 구호를 외치고 있었습니다. 곳곳에서 한화, 롯데 유니폼을 입은 팬들도 있었구요. 물론 두산 유니폼도 많았습니다. 당시 상황은 아주 평화적으로 진행되었구요. 잠시 SK팬들과 약간의 충돌이 있긴 했지만 비폭력을 외치는 다수의 야구팬들이 있어 물리적인 마찰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SK 선수단은 영리하게 뒷문으로 빠져나갔고 이를 알게 된 기아팬들은 상당히 열받아 하더군요. 저도 여기까지만 보고 집으로 발길을 돌렸습니다.

그리고 잠시 생각을 했습니다. 프로야구선수 참 해먹기 힘들겠다 싶더군요. 대한민국 제1의 프로 스포츠인 만큼 관심도 많고 말도 많고 그렇습니다. 하지만 그럴수록 프로야구 선수들은 좀더 책임있는 행동을 보여줘야 합니다. 제1의 프로 스포츠 선수라면 더더욱 그래야 합니다.

사실 경기장에서는 선수와 팬은 펜스라는 경계선으로 구분이 되어 있지만 그 경계는 의미가 없습니다. 이미 팬들은 선수 혹은 구단과 자신을 동일시하고 있기에 선수끼리의 불경스러운 마찰도 사적인 관계를 넘어선 공적인 행위로 격상되게 됩니다. 그런 면에서 윤길현은 야구인생에 있어 적지 않은 오점을 남긴 것만큼은 피할 수 없는 사실이라 할 수 있죠.

오늘의 시위(?)에서 보듯 SK는 7개 구단의 공공의 적이 되어 버렸습니다. 게다가 김성근감독의 인터뷰 내용은 실망스럽기 그지 없습니다. 윤길현이 그런 욕을 한줄 몰라서 9회에도 올렸다니 가장 가까운 현장에서 본 감독이 그런 말을 하니 어이 없네요. 그냥 솔직히 책임회피로만 느껴질 뿐이네요. 프로야구 팬들의 분노에 불을 지르는 격이라 할 수 있습니다.

기아팬들은 윤길현과 김성근이 직접 프로야구 팬들앞에 사과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수습해 나갈지 지켜봐야 겠네요. 그나저나 어제 김광현에 철저히 밟혔는데 이를 어쩌면 좋나요. 포스트시즌에서 만날텐데 말이죠. 어떻게든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 같네요.


어제 기아와의 경기에서 두산이 6:0으로 지고 있다가 7:6으로 역전시켰습니다. 첼로 레슨받고 와서 인터넷을 켜니 6:1이더군요. 에구구 어제도 지더니 오늘도 또 지는구나 싶었는데, 왠걸요. 상대실책과 볼넷, 데드볼을 틈타 8회말 6득점해서 극적으로 뒤집더군요. 어찌나 기쁘던지요. 나도 모르게 환호성이 튀어나오더군요.

경기 결과만 놓고 보면 430 대첩이라 할만 합니다. 1년에 한번 나올까 말까한 훌륭한 경기였다고 김경문감독은 인터뷰했다는데요. 경기력에서 조금 아쉬운 부분이 눈에 띄네요. 아무래도 연이은 패배에 따른 후유증으로 보입니다만... 사실 기아 투수가 무너지지 않았다면, 그리고 유격수 발데스가 에러를 하지 않았다면 쉽지 않았을 경기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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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상대의 실수를 유도해내는 압박능력도 실력이라고 감안한다면 어쨌든 기분좋은 승리였습니다. 역시 지는 것보다는 이기는게 백번 낫더군요. 곰대도 그간 안경현과 홍성흔, 최근엔 채상병 관련해서 안좋은 분위기였는데, 기적같은 역전승에 유쾌지수 상승된 글이 많이 보이네요.

근데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할게 있습니다. 바로 정재훈의 애매한 포지셔닝이죠. 현재까지 두산의 공식 마무리는 정재훈입니다. 하지만 어제 7:6의 한점차 승부에서, 9회에 올라온 선수는 이재우였거든요. 이때 정재훈은 몸을 풀긴 했지만, 이재우가 주자를 내보내고 위기에 맞자 아예 정재훈을 불펜에서 덕아웃으로 철수시키더군요.

김경문감독은 이재우를 믿겠다는 의지의 표현일 수도 있구요. 정재훈에게 연장전을 대비한다는 측면도 있겠죠. 하지만 후자의 경우 철수까지 시킬 필요는 없다는 점에서 마무리를 정재훈으로 맡기는데 불안감을 느낀다고 해석되어지네요.


개인적으로는 정재훈을 마무리에서 롱맨이나 선발로 돌리는데 찬성입니다. 정재훈이 그동안 열심히 세이브를 해줬지만, 정작가라는 별명처럼 불안불안했던게 사실이거든요. 마무리라면 오승환이나, 전성기 때의 진필중처럼 윽박지르는 강속구와 알고도 속는 변화구가 하나쯤은 있어야 하는데, 정재훈은 사실 그런 면에서 부족하죠. 맞춰잡는 스타일이다 보니 두산팬으로서는 좀 못미덥습니다.

그러다보니 정재훈은 한점차 박빙의 상황에서는 미들맨이 아웃카운트 하나 정도는 잡아주고 나서야 마운드에 올랐죠. 그래도 불안한 경기가 종종 있었구요. 물론 정재훈은 지금까지 열심히 해줬지만, 이젠 두산도 마무리를 다시 정해야 할 시기에 온 것 같습니다. 마무리 없이 페넌트 레이스 우승은 할 수 있어도, 시리즈 우승은 못하는게 프로야구인지라 강력한 포스의 마무리를 꼭 키웠으면 하네요.


마무리 후보감으로는 현재까지는 이재우가 최적으로 보이구요. 경험을 쌓는다면 임태훈도 오승환급으로 성장할 수 있을꺼 같네요. 성영훈도 있지만 아직은 검증이 안되어서 미지수고... 하여간 올해 두산의 마무리는 꼭 풀어야 할 숙제로 남을 듯 싶습니다.

뽀너스로 원주동부 전창진감독과 김주성선수의 시구모습도 올립니다. 두팀의 관계가 좋다고 하네요. 안경현도 시투하고, 김주성과 전창진도 시구하고 분위기 좋네요. 개인적으로 올 결승에서 동부보다는 강혁이 있는 삼성을 응원했었는데... ㅋㅋ

원주동부의 기운을 받아 올해 두산이 꼭 기적같은 우승을 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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