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미국이 경제불황으로 몸살을 앓고 있죠. 그 와중에서도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분야가 있는데요. 바로 무선 데이터 시장입니다. 2008년 3/4분기에 무선데이터 서비스 매출이 15.4% 성장해서 무려 126억 달러를 기록했다고 하네요. 그중에서 인터넷 접속, 메세징, 이메일 등을 많이 이용률 상위를 랭크했습니다.

참고로 국내는 통신사 별로 하락세가 뚜렷해서 LGT 9.4%, KTF 15.2%, SKT 23.3%의 매출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정보통신정책 참조) 그도 그럴 것이 핸드폰에서 쓸만한 무선데이터 서비스라고는 SMS, 벨소리 다운로드 등 음성통화와 관련된 서비스가 주류를 이루고 있죠. 순수한 의미의 무선데이터 서비스는 별로 내세울 것이 없는게 사실입니다. 

이런 한국과 달리 미국의 무선 데이터 매출이 상승하는 이유... iPhone이네요. 자료에 의하면 AT&T는 1/4분기 동안 iPhone으로만 240만대를 개통시켰고, 이중 40%가 신규고객이라고 하는데요. 240만이면 획기적인 기록이 아닐 수 없죠. 미국 인구 2억중에 1%에 해당하는 숫자입니다. 대한민국으로 치면 3개월간 40만명이 가입한 것에 해당하죠. 더욱이 iPhone 고객은 우량고객, 소위 high-value 가입자로 ARPU가 상당히 높거든요. 앱스토어에서 어플리케이션을 다운받아 사용할 수 있는 정책이 소비자들에게 제대로 먹힌 결과죠. 통신사로서는 이런 애플이 백마타고 오는 초인처럼 보일겁니다. 

내년 상반기 중에 iPhone이 국내 출시되면, AT&T처럼 통신사의 무선데이터 시장의 돌파구가 되어줄지 어떨지... 흠... 궁금해지네요.


SKT에서 T옴니아를 출시한 이후 스마트폰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졌습니다. 시장의 파이를 키운다는 관점에서 LGT의 오즈와 더불어 환영하는 바입니다. 그동안 정부의 정책상, 이통사들의 소극적인 전략상, 스마트폰이 해외에서만큼의 인기를 국내에서 얻기 힘들었는데요. SKT, LGT 덕분에 스마트폰과 노멀폰의 본격적인 전쟁이 얼마 남지는 않은 것 같네요. 늦어도 내년 상반기 중에는 스마트폰의 회오리바람이 불어닥칠 것으로 보입니다.

우선 스마트폰이 성장한다는 근거는 소비자들의 욕구가 진화하고 있다는데 있습니다. 이미 유선에서는 웹2.0의 바람으로 웹의 권력이 공급자에서 수요자로 넘어간 상태인데요. 모바일도 소비자의 주권선언이 스마트폰의 등장을 앞당기고 있죠. 지금까지 이통사에서 제공하는 텍스트 중심의 모바일서비스는 진정한 의미의 데이터 서비스라고 할 수 없죠. 오히려 고성능 유선서비스에 비해 허접하기 그지 없는 흉내내기로 소비자를 기만한 측면이 컸습니다. 하지만 공급자 중심의 과점시장에서 수요자의 선택권은 그닥 넓진 않았거든요. 선택한다기 보다 선택할 수 밖에 없는 서비스 측면이 강했다고 봐야죠. 이에 이통사는 web-like한 서비스를 대안으로 내놓기도 했지만, 소비자가 원하는건 web-like가 아닌 web이었구요. 오즈는 그런 면에서 web을 지향한다고 할 수 있지만, 역시 망 특성상 한계는 뚜렷합니다. 사실 LGT가 소비자를 위해 그런 서비스를 내놓은 것도 아니죠. 열세에 놓여있는 사업적 위치를 극복하기 위한 외통수였을 뿐...

반면 국내 소비자들은 애플의 아이폰, 아이폰터치, 구글 안드로이드 등 경계없는 서비스 맛을 본 이후 스스로 취향을 바꾸고 있습니다. 그 결과 이통사의 폐쇄서비스에서 답답함을, 느린 속도에 갈증을 느끼고 있는 상태입니다. 이들이 탈출할 수 있는 통로는 두가지입니다. 정체없이 빠른 무선망과 다양한 서비스를 수용할 수 있는 막힘없는 단말인데요. 단말에서는 스마트폰이 대안으로 충분한 자격이 있습니다. 그동안 위피 이슈가 남아있어 외국 브랜드의 도입에 걸림돌이 되었는데, 위피가 해결되면서 이제 해외 유명 브랜드의 국내 입성도 시간문제일 뿐이네요.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국내 모사에서 아이폰을 내년 상반기 중 출시한다고 하는데, 애플이 어느 정도의 게런티를 요구했을 가능성이 크기에, 출시하는 순간 수십만대 판매는 어렵지 않다고 봅니다. 주위에서도 아이폰 출시만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꽤 있죠. 옴니아와 아이폰이 붙고, 구글 안드로이드폰까지 가세하면 스마트폰 전쟁은 이미 시작된 셈입니다.

남아있는건 무선망인데요. 광역 커버리지를 자랑하는 HSDPA와 빠른 속도를 내세우는 WIBRO가 치열하게 자리다툼할 것이라는 예측이 많지만, 개인적으로는 대체재라기 보다는 보완재 성격이 더 크다고 봅니다. 그건 시장논리만큼 정책논리도 크게 작용하기 때문인데요. 국내 IT산업을 활성화시키려는 정부의 정책목표가 있는 이상 WIBRO와 LTE 모두 포기할 수 없는 상수가 되죠. 아무리 LTE가 활용 잠재력이 크다한들 2011년 이후에나 본격 출시될 실체 불명의 서비스를 마냥 기다릴 수도 없고, 아무리 WIBRO가 국내에서 고전하고 있다고 한들 산업 파급력이 높은 서비스를 포기할리 만무합니다. 게다가 삼성이 WIBRO를, LG가 LTE를 전사적으로 미는 형국에서는 더더욱 한쪽의 손을 들어줄 수는 없게 되죠. 결국 CDMA가 동기식과 비동기식으로 공존하면서 발전했듯이, WIBRO와 LTE 역시 유사한 길을 걷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다만 WIBRO는 Wi-Fi와 어떻게든 결합해야 하는 이슈가 남아있겠구요.

이렇게 되면 소비자들은 스마트폰을 시발로 한 다양한 무선단말과 품질이 향상된 무선망의 결합으로 지금과는 차원이 다른 모바일 세상을 경험하게 되겠지요. 과거와 달리 비교적 이통사에서 자유로운 서비스도 많이 출현할테구요. 전혀 새로운 형태의 비즈니스 모델도 뿌리를 내릴겁니다. 그 과정에서 제4의 이통사 탄생도 배제할 수 없겠죠. 그만큼 소비자의 혜택도 커지구요. 자유로운 모바일 세상을 손안에서 구현할 시점이 머지 않았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옴니아의 선전을 기원합니다. 이어 스마트폰 전쟁도 치열하게 진행되길 기대하구요. 그리고 그 전쟁이 어떻게 전개될지 큰 관심으로 지켜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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