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한라가 극적인 골든골로 우승을 차지했네요. 한국빙상역사의 한 획을 긋는 사건인데요. 온몸으로 기쁘긴 한데, 주위에 별로 관심들이 없어서 좀 뻘쭘도 하네요. 이렇게 중요한 경기는 TV 중계가 있어야 하건만... 아프리카 중계도 없고 아시아리그 홈페이지에서 간간히 뿌리는 문자중계만 보는 열악한 환경이 아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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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를 보니 선취점은 내줬지만 끈질기게 따라붙었네요. 특히 3피리어드 마지막 17초를 남기고 라던스키의 어시스트를 받아 김기성이 골을 넣어 연장으로 돌입한게 경기 장악에 결정타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4차전에서 2초 남기고 동점골을 먹은 후 골든골로 진거 보면 동점골을 넣는 팀이 분위기상 절대적으로 유리한거 같네요. 특히 작년 플레이오프 마지막 경기에선 크레인스에게 17초 남기고 결승골을 먹어 눈물을 흘렸던걸 감안하면 참... 통쾌합니다. 이 감격을 안양에서 팬들과 함께 했다면 더 좋았을텐데... 어쨌든 3승 2패로 우승을 차지한 우리 선수들 너무 자랑스럽네요. 이제 내년 시즌에는 챔피언기가 안양빙상장에 걸리겠군요. 생각만 해도 흐믓~^^
올 시즌에는 팀도 우승하고, 서포터스도 출범하고, 팬들도 더 많아진거 같고, 여러모로 의미있는 한해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모쪼록 내년에는 좀더 저변이 확대되고 관심이 높아진 하키를 즐기고도 싶구요. 직접 와서 보면 정말 재밌다는걸 알 수 있는데 말이죠. 주위 친구들에게 알리긴 하는데 아직은 생소해 하네요. 만원관중들의 함성으로 들썩거리는 안양빙상장과 이를 생방송하는 TV 중계방송 기대해봅니다.




하필 챔피언 결정전 1차전이 있던 일요일, 지방에서 집안일이 있어 올라오는 날이었습니다. 가뜩이나 늦게 출발한데다 고속도로가 막혀 빙상장에 도착한 것은 3피리어드 시작할 때였죠. 바삐 안으로 들어가 전광판을 보니 1-1이더군요. 일단 지고 있지 않다는데 안도하며 자리를 찾았습니다. 서포터스석은 모두 꽉 차서 그 위에서 서서 관전했는데 관중 열기는 정말 시즌 최고였네요. 하키장에서 파도타기 응원까지 나온건 처음 봤으니까요. 한라대학교 학생들과 서포터스의 열정은 여전했구요. 일반 관중들도 정말 목이 터져라 응원하더군요. 어떤 외국인 4명은 동물 복장으로 응원해서 눈요깃감을 주기도 했습니다.

안양한라는 선취점을 먼저 얻고 동점을 내주는 패턴을 3피리어드에서도 반복했습니다. 2-1로 앞서는 골을 넣고 3분뒤 바로 어이없는 동점골을 내줘 2-2가 됐죠. 긴장의 순간에 승리의 함성이 터진건 라던스키의 개인기에 의한 골이었습니다. 서든데스방식의 연장전에서 라던스키가 골리의 왼쪽을 파고들다 수비수 2~3명을 제치며 결승골을 성공시킨거죠. 순간 모든 관중들은 모두 자리에 일어서 환호했구요. 선수들은 라던스키에게 달려들었습니다. 지난 마르티넥의 결승골을 본 이후 최고의 골이 아니었나 싶네요. 이로써 챔피언 결정전 1차전은 안양이 가져갔구요. 2차전과 3차전만 이기면 홈에서 우승컵을 안게 됩니다.

부디 이번에는 크레인스에게 3-0으로 스트레이트로 이겨 작년의 패배를 갚고, 홈팀 팬들과 함께 기쁨을 함께 했음 하네요. 우승한다고해도 일본에서 한다면 중계가 없는 점을 감안할 때 참 아쉬운 일이거든요. 오늘이 2차전인데 눈이 많이 오네요. 승리를 부르는 폭설이기를 기원합니다.^^


안양한라가 크레인스에게 3-4로 졌습니다. 홈 3연전 경기중 지난 목요일 1차전에 이어 2차전인 토요일 경기까지 연패했네요. 크레인스가 강팀인건 인정하지만, 좀 서운하군요. 볼 때마다 지네요.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 7차전, 17초 남기고 결승골을 허용해 졌던, 그 통한의 경기도 직관했었는데... 어찌나 아쉽던지요. 오늘 경기도 그렇네요.

지난 일본 원정에서 부상선수가 많아 고전하리라고는 봤는데, 전반적으로 선수들 체력이 많이 떨어져 있더군요. 3피리어드 막판에 반짝 화이팅을 제외하곤 플레이가 느슨했습니다. 파워플레이 상황에서도 제대로 공략하지 못했고, 수비진영에서도 실수가 잦았네요. 특히 코리안로켓 송동환은 1피리어드에 2번인가 스틱웍 미스를 했는데, 그 중 한번은 단독찬스까지 내줬습니다. 하마터면 실점할 뻔 했구요. 고참이기에 더 아쉬웠네요. 나중에 한골로 만회하긴 했지만...

그래도 1-4로 뒤진 가운데 끝까지 경기를 포기하지 않았던 모습 아름다웠습니다. 운이 좋았다면 종료부저와 함께 골을 넣을 수도 있었는데... (아래 동영상 참조) 결국 3-4에서 마지막 한고비를 넘지 못해 졌지만, 내일 경기의 희망을 보기에 충분했네요. 돌이켜보면 파워플레이 상황에서 연달아 2명이 2분간 퇴장을 당한게 패인이 아닌가 싶습니다. 게다가 마르티넥의 퇴장은 좀 미심쩍었구요. 상대 선수의 진로를 방해했다고 내린 판정같은데... 글쎄요. 둘이 그냥 볼다툼하다 뒤엉킨것 같았는데... 일본선수가 전진하려는 상황이어서 그랬나요? 어쨌든... 뭐 경기는 졌습니다. 잘 싸웠구요. 그게 스포츠죠. 내일 이기면 됩니다.

이번 직관은 쌍둥이들과 아기곰과 같이 응원갔구요. 쌍둥이 누나들 덕분에 아기곰은 신나는 시간을 가졌죠. 경기 끝나고는 아이스크림까지 먹고 집에 들어갔네요. 겨울을 이한치한으로 제대로 즐겼습니다.

덧글...
크레인스 원정 응원단이 7~8명 왔더군요. 그중 한명 희끗희끗한 스포츠 머리의 아저씨는 지난 시즌에 이어 올해도 역시나 북치고 계셨습니다. 대단한 열정이네요. 우모도 언젠가 일본 원정응원도 가보고 싶긴 한데... 흠... 그리고 원정응원단 옆에는 한라직원들이 응원하고 있었는데, 중간에 서로 뭔가 교환하고 얘기도 하고 악수도 하더군요. 적이기 전에 같은 스포츠를 사랑하는 팬으로서 참 보기 좋았습니다.


아이스하키 아시아리그 플레이오프 전적 3:3의 마지막 경기.
스코어 2:2에 마지막 3피리어드 17초 남은 상황.

이 정도라면 누구나 연장전을 떠올리겠지만, 19분 43초 시점에 통한의 골을 허용해서 안양한라는 결승행의 꿈을 접었습니다. 시계는 단지 17초 남겨놓은 상황이었죠. 순간 빙상장은 긴 침묵으로 접어들었고, 크레인스 선수들과 서포터스들의 감격적인 환호성만이 메아리를... 빙빙빙... ㅜ.ㅜ

오늘은 어제 경기에서 연장전 골든골로 아쉽게 패한 복수전이자, 혹시나 지기라도 하면 시즌 마지막일 수 있는 경기였습니다. 어제는 빙상장에 가고 싶었지만 회사 일로 못갔던 터라, 오늘은 일찍부터 집을 나섰죠. 낮잠을 자고 있는 아기곰을 깨워 둘이 빙상장으로 향했습니다. 가는 내내 이 경기가 마지막이 아니기를 빌었구요. 근데 경기 중요도를 감안하면 관중들이 꽉 찰 줄 알았는데, 평소와 다를 바는 없더군요. 한 80~90% 정도의 자리만 메워졌습니다. 게다가 한라대학교 학생의 동원관중을 생각하면 쫌 실망스러웠습니다. 아무래도 WBC 한일전의 여파가 아닌가 싶네요.

자리는 골리 뒤가 아닌 사이드에 앉았는데요. 앞쪽에는 일본에서 온 크레인스 서포터스 4명이 있더군요. 한명만 여자였는데, 세명은 나이대가 다양한 남자들이었습니다. 북과 확성기를 들고 응워나는 모습이 흡사 울트라 닛폰 같더라구요. 그래도 멀리 한국의 안양까지 온 열정은 존경스러웠습니다. 일본말을 좀 할 줄 알면 말이라도 건네보련만... 이 서포터스 네명은 오늘 최고의 경기를 본 셈이네요.

경기는 정말 팽팽했습니다. 1피리어드 시작하자마자 중앙선 부근에서 인터셉트 당해서 어이없이 첫골을 먹었죠. 쉽지 않은 경기를 예고했습니다. 하지만 곧바로 연속 두골을 성공시켜서 1피리어드를 2:1로 기분좋게 마감했네요. 특히 골리 뒤에서 돌면서 벼락같이 넣은 송동환의 역전골은 재치만점이었죠. 분위기는 곧 승리로 이어지는 듯 했습니다. 하지만 2피리어드에서 동점골을 허용한 상태로 3피리어드에 들어갔죠. 결과는 앞에서 얘기한대로 17초를 남기고 장렬하게 무너졌습니다.  순간 머리를 감싸던 우모... 안타까움에 차마 선수들을 보지 못하겠더라구요. 에혀~~~

그래도 남은 17초 동안 골을 넣겠다고 골리까지 빼고 김기성을 제외한 나머지를 모두 외국인 선수들로 채웠구요. 마지막 1초까지 혼신의 힘을 다해 골문을 두드렸죠. 어쨌든 결과와 상관없이 혼신의 힘을 다해준 선수들이 자랑스러웠구요. 아이스하키를 안지 얼마 안되지만 두산베어스 같은 나의 팀을 얻게 되어 너무 행복하네요. 내년 2009-2010 시즌에는 안양한라 유니폼을 입고 빙상장을 찾을까 합니다. 비싸긴 하지만 같이 뛰는 선수들과 일체감을 느끼기에는 유니폼만한게 없죠. 

크레인스는 일단 일본 선수들이나 용병 선수들이나 모두 드리블에 능하더군요. 기본기가 탄탄하다는건데, 수비 두세명은 끌고 다니면서 스케이팅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우리 선수들에게는 아쉬웠습니다. Radunske 같은 파워와 기술을 겸비한 국내파는 언제쯤 나올까요? 그리고 파워플레이 상황에서 골을 넣어야 하는데 왠지 못미더운 느낌... 저만의 착각일까요? 하여튼 우리 선수들 하계훈련에서 열심히 기량 연마해서 내년 시즌에는 한단계 업그레이드 된 모습 보여주길 바랍니다.

결국 올 플레이오프 전적은 아래와 같습니다.

2008-2009 Semi Final Playoff Results
Game 1 :   6-2   Anyang W @Anyang
Game 2 :   7-5   Cranes W @Anyang
Game 3 :   5-3   Anyang W @Kushiro
Game 4 :   9-0   Cranes W @Kushiro
Game 5 :   4-3   Anyang OTW @Kushiro
Game 6 :   3-2   Cranes OTW @Anyang
Game 7 :   3-2   Cranes W @Anyang

덧글 1...
올해 빙상장 찾으면서 느꼈던건데요. 빙상장에 오는 관중들 대부분이 가족단위라는 겁니다. 야구장도 가족단위가 많긴하지만, 그래도 친구들끼리 오는 경우가 더 많은데, 아이스하키는 엄마 아빠 손잡고 오는 어린아이들이 어찌나 많은지죠. 저변확대는 시간문제일꺼 같네요. 아쉬운건 미디어의 관심일 뿐...

이제 아이스하키 시즌이 끝난 만큼 야구시즌 개막이 곧 눈앞이네요. 생각만 해도 너무 흐믓하네요. ㅎㅎㅎ

덧글 2...
아기곰은 옆에 앉은 처음 보는 누나와 친하게 잘 놀더군요. 서로 과자도 교환하고 쎄쎄쎄도 하고... 역시 애들은 애들끼리 통하는 뭔가가 있는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뻘쭘해 하더니 익숙해지니까 바로 손을 잡고, 좀 있다가 얼굴을 만지고, 그리고는 바로 뽀뽀를 하는 아기곰...ㅡㅡ;; 음... 좀 놀랐다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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