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nd에서 하루 묵은 후 본격적으로 Crater lake 여행에 나섰다. Crater lake은 화산이 폭발해서 생긴 칼데라 호수인 만큼 주변에 화산지형의 볼거리가 많다. 오르는 길에 틈틈이 들르기로 했다. 우선 찾은 곳은 High Desert museum. 아무래도 아이들을 위한 교육적인 장소를 무시할 수 없다. 


여긴 지역 동물들을 중심으로 보여준다. 괜히 먼 곳에서 애먼 동물을 잡아 가두지 않아 보기에 불편하지 않았다. 특히 도마뱀과 뱀을 직접 만질 수 있는 프로그램은 겁이 많은 아기곰에게 매우 유익한 시간이었다. 처음엔 손대기 꺼려하던 아기곰도 자원봉사자 할머니 안내에 따라 만지게 되었고 그 경험으로 동물에 대한 두려움을 덜어낸 듯 했다. 그 이후에 강아지를 서슴없이 쓰다듬게 되었으니까... 어린이 놀이방에서는 사촌누나들과 이런저런 게임들을 하며 시간을 보냈고 동전을 납작하게 찌그러뜨려 기념품을 만들기도 했다. 새롭게 알게 된건 비버가 생각보다 공격적이라는 점이다. 물속에서 놀던 수달에 손을 뻗어보니 바로 이빨을 드러내며 뛰어오르던 모습은 좀 충격이었다. 생긴 모습이 그리고 이미지가 순할 듯 했지만 그건 미디어가 조장한 왜곡일 뿐. 참고로 OSU의 상징은 비버다. 





다음 찾은 곳은 Newberry National volcanic monument. 화산 폭발이 주변의 지형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제대로 볼 수 있는 곳이다. 처음엔 땡볕에 그늘 하나 없는 현무암 산을 올라야 한다는게 달갑지 않았다. 위에서 바라본 장관을 보기 전까진 그랬다. 뜨거운 용암이 대지를 뒤덮고 식으면서 만든 현무암 지형은 자연이 만들어낸 거대한 돌무덤이었다. 여러 기암괴석을 만들기도 했지만 기본적으론 생태계를 철저히 파괴했으니까. 하지만 자연의 위대한 복원력은 그 속에서 꽃을 피우고 풀들이 자라게 했다. 그리고 전망대에 오르고 내려다본 그곳은 한폭의 그림이었다. 끝없이 펼쳐진 지평선 아래로 검은색이 뒤덮은 지역과 초록색이 저항한 지역이 극명하게 나뉘었다. 한번도 본 적 없는 풍경에 우린 감탄사를 연발했다. 백두산도 화산 폭발로 생긴 지형이니 이런 모습일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미국은 돌아다녀도 식당이 많지 않다. 관광지라도 예외없다. 불편하긴 한데 그만큼 자영업자 경쟁이 치열하지 않다는 거고 그만큼 자연 훼손이 적다는게 아닐까 싶다. High Desert museum 관람을 마친 후, 돗자리 깔고 먹은 김밥은 정말 꿀맛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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