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기아와의 경기에서 두산이 6:0으로 지고 있다가 7:6으로 역전시켰습니다. 첼로 레슨받고 와서 인터넷을 켜니 6:1이더군요. 에구구 어제도 지더니 오늘도 또 지는구나 싶었는데, 왠걸요. 상대실책과 볼넷, 데드볼을 틈타 8회말 6득점해서 극적으로 뒤집더군요. 어찌나 기쁘던지요. 나도 모르게 환호성이 튀어나오더군요.

경기 결과만 놓고 보면 430 대첩이라 할만 합니다. 1년에 한번 나올까 말까한 훌륭한 경기였다고 김경문감독은 인터뷰했다는데요. 경기력에서 조금 아쉬운 부분이 눈에 띄네요. 아무래도 연이은 패배에 따른 후유증으로 보입니다만... 사실 기아 투수가 무너지지 않았다면, 그리고 유격수 발데스가 에러를 하지 않았다면 쉽지 않았을 경기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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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상대의 실수를 유도해내는 압박능력도 실력이라고 감안한다면 어쨌든 기분좋은 승리였습니다. 역시 지는 것보다는 이기는게 백번 낫더군요. 곰대도 그간 안경현과 홍성흔, 최근엔 채상병 관련해서 안좋은 분위기였는데, 기적같은 역전승에 유쾌지수 상승된 글이 많이 보이네요.

근데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할게 있습니다. 바로 정재훈의 애매한 포지셔닝이죠. 현재까지 두산의 공식 마무리는 정재훈입니다. 하지만 어제 7:6의 한점차 승부에서, 9회에 올라온 선수는 이재우였거든요. 이때 정재훈은 몸을 풀긴 했지만, 이재우가 주자를 내보내고 위기에 맞자 아예 정재훈을 불펜에서 덕아웃으로 철수시키더군요.

김경문감독은 이재우를 믿겠다는 의지의 표현일 수도 있구요. 정재훈에게 연장전을 대비한다는 측면도 있겠죠. 하지만 후자의 경우 철수까지 시킬 필요는 없다는 점에서 마무리를 정재훈으로 맡기는데 불안감을 느낀다고 해석되어지네요.


개인적으로는 정재훈을 마무리에서 롱맨이나 선발로 돌리는데 찬성입니다. 정재훈이 그동안 열심히 세이브를 해줬지만, 정작가라는 별명처럼 불안불안했던게 사실이거든요. 마무리라면 오승환이나, 전성기 때의 진필중처럼 윽박지르는 강속구와 알고도 속는 변화구가 하나쯤은 있어야 하는데, 정재훈은 사실 그런 면에서 부족하죠. 맞춰잡는 스타일이다 보니 두산팬으로서는 좀 못미덥습니다.

그러다보니 정재훈은 한점차 박빙의 상황에서는 미들맨이 아웃카운트 하나 정도는 잡아주고 나서야 마운드에 올랐죠. 그래도 불안한 경기가 종종 있었구요. 물론 정재훈은 지금까지 열심히 해줬지만, 이젠 두산도 마무리를 다시 정해야 할 시기에 온 것 같습니다. 마무리 없이 페넌트 레이스 우승은 할 수 있어도, 시리즈 우승은 못하는게 프로야구인지라 강력한 포스의 마무리를 꼭 키웠으면 하네요.


마무리 후보감으로는 현재까지는 이재우가 최적으로 보이구요. 경험을 쌓는다면 임태훈도 오승환급으로 성장할 수 있을꺼 같네요. 성영훈도 있지만 아직은 검증이 안되어서 미지수고... 하여간 올해 두산의 마무리는 꼭 풀어야 할 숙제로 남을 듯 싶습니다.

뽀너스로 원주동부 전창진감독과 김주성선수의 시구모습도 올립니다. 두팀의 관계가 좋다고 하네요. 안경현도 시투하고, 김주성과 전창진도 시구하고 분위기 좋네요. 개인적으로 올 결승에서 동부보다는 강혁이 있는 삼성을 응원했었는데... ㅋㅋ

원주동부의 기운을 받아 올해 두산이 꼭 기적같은 우승을 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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