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역전승했습니다. 그것도 어제와 똑같이 9회초 기아 마무리를 상대로 블론 세이브를 이끌어냈네요. 데자뷰를 본 듯한...^^ 한기주만 올라오면 왠지 질꺼 같지 않은 분위기가 도는데요. 오늘도 어김없네요. 선두타자 민병헌의 내야안타가 나오자 그간의 분위기로 보아 사실상 블론 세이브는 확정되었다고 봐도 무방하죠. 발 빠르고 작전수행능력 좋은 이종욱, 오재원, 고영민이 기다리고 있으니까요. 김경문 감독은 상황을 즐기면 되는겁니다. 두산은 역시 뒷심이 있네요. (하지만 정작 번트 지시는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능... 고젯... 다행히 안타를 쳐내긴 했지만... ^^;;)

오늘 우모의 관전 포인트는 조범현감독이었습니다. 한기주가 블론 세이브를 당하고도 바로 투수교체를 지시하지 않더군요. 계속 볼을 던지는데도 다독거려주지 않는 벤치가 조금 의아스러웠습니다. 한번 올라갈 법도 한데 말이죠. 해설하는 기아팬도 그 부분에 화가 난 모양인데요. 한편 조감독이 이해가 가긴 합니다. 다 잡은 경기를 이틀 연속 날린다는건 이해할 수 없는 일이거든요. 더욱이 한기주는 10억 투수 아닌가요? 게다가 두산에게는 오늘까지 져서 4연패입니다. 이 상황에서 열받지 않는 감독이 있다면 부처님이라 칭할만 하겠죠. 하지만 중요한건 감독이 흔들리면 선수는 쓰러진다는 점이죠. 선수를 감싸지 않은 감독에게 선수들은 신뢰를 보내기 어렵습니다. 결국 점수 다 내주고 최준석 타석에 가서야 손영민으로 교체했는데요. 기아팬이라면 속에서 천불이 타고 있지 않았을까요? 

색다른 관점에서 본다면, 조범현감독은 김경문감독에 대해 살리에리 증후군을 갖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잘 알려진대로 두 사람은 그리 좋은 인연은 아닌데요. OB 시절 주전 포수자리를 놓고 라이벌 관계를 형성했었죠. 게다가 초대 김영독감독 밑에 있던 이광한 코치와 김성근 코치의 신경전을 김경문과 조범현이 대신하기도 했습니다. 당시의 감정이 지금까지 이어져 김경문 감독은 김성근 감독과는 대립각을 세우고 있구요. 조범현 감독은 김성근 감독의 애제자로 알려져 있죠. 그래서 팬들은 전병두를 SK에게 내준 조범현의 트레이드를 조공을 바쳤다고 표현하기도 하구요. 반면에 김경문 감독이 원한 트레이드, 물론 확인이 되지 않은 미확인 설입니다만, 양현종-이대수 트레이드는 조범현의 피해의식으로 이뤄지지 않고, 결국 김상현, 박기남-강철민이라는 다소 이해가 가지 않는 LG와의 트레이드로 귀착이 된 점도.... 미루어 짐작컨대 김경문 감독에게 좋은 일이 된다면 자기에게 좋은 케이스일지라도 하지 않는... 심리상태가 반영된게 아닌가 싶네요. 더구나 올림픽 금메달 감독이라는 언감생심 넘사벽이 되어버린 달감독에 대한 질투는 극에 달했을테구요. 물론 전적으로 우모의 직감일 뿐입니다.

어쨌든 경기는 이틀 연속 두산의 승리로 끝났습니다. 방화범 한기주는 기아팬의 역적이 되었고, 소방수 이용찬은 두산팬의 영웅이 되었네요. 덕분에 조범현은 한숨을 쉬었고, 김경문은 미소를 지었구요.

덧글 1..
방송사의 프로야구 중계는 아직 불방입니다. 그렇다고 그닥 불편하진 않네요. 팬들이 운영하는 방송과 해설이 꽤 볼 만 하거든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자체 중계시스템으로 방송물을 판매하면서 엄청난 수익을 얻고 있습니다. 팬들로서도 더 재미있는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을 수 있고, 편파중계까지 들을 수 있으니 동질감을 느낄테구요. 전투력도 상승하겠죠. 우리나라도 지금처럼 방송사가 싼 값에 낼름 먹겠다는 생각을 계속 고수한다면, 조만간 방송사를 배제한채 중계하는 팬 프렌들리한 구도가 그려질 수도 있지 않나 싶네요. 원년 골수 야구팬으로서 그런 구도도 나쁘지 않네요.

덧글 2...
프로야구 중계를 하겠다고 나선 디원TV가 갑자기 없던 일로 돌렸습니다. 이유는 뭐 뻔하지 않겠습니까? 갑자기 기존 방송사들이 조폭처럼 보이기 시작하네요. 피해는 야구팬만 입고... 에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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