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의 후덜덜한 V10, 축하합니다.
다른 팀들은 단자리 우승에서 아둥바둥대는데,
두자리 우승횟수라니 마냥 부러울 뿐이네요.

사실 여러모로 SK가 이기리라 봤었는데요. 우모의 예상을 깨고 기아가 정규리그 1위팀답게 우승했습니다. 그것도 9회말 끝내기 홈런이라니... 너무 부럽네요. 부러우면 지는건데... 저 자리에 우리 곰들이 있어야 하는데... 에혀... 하여간 잠실벌에 울려퍼진 무등산 호랑이들의 포효 쩌렁쩌렁했구요. 레젼드 종범神의 눈물도 멋있었네요. 종범神의 은퇴전이라 이번 우승이 더욱 의미가 깊어 보입니다. 그리고 아직도 우리 곰돌이같은 허슬두 최경환의 3루타도 반갑네요. 어디서나 멋진 선수생활 하기 바랍니다. 3루에서 손을 번쩍 든 모습 짠하네요.

그리고 아쉽게 준우승한 SK 선수들 팬들 수고하셨습니다. 님들 덕분에 야구를 보면서 전의라는 것도 느껴봤는데, 막상 한국시리즈에서 지는 모습 보니 측은해 보이기도 하네요. 야구팬으로서 특히 채병용 응원합니다. 안좋은 컨디션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투혼 보여줬네요. 오늘만큼은 모든걸 잊고 푹 쉬시길...

내년엔 기필코 V4!
Hustle DOO!


한국시리즈에서 SK가 다시 끈질긴 모습을 보여주고 있네요. 2패로 지고 있다가 다시 2승 2패로 균형을 맞추는거 보면, 예삿팀은 아니라는 생각입니다. 게다가 지금 분위기로는 SK가 훨씬 유리해 보이구요. 여차하면 두산에 이어 기아도 리버스 스윕 당하지 않을까 우려되기도 하네요. 만약 이 기세로 SK가 3연속 우승을 한다면, (상상하고 싶지 않지만)80년대 해태에 이어 2000년대 왕조를 구축했다고 해도 할 말이 없을겁니다. 정말 김성근 감독은 대단한 승부사네요. 인정합니다.

그러기에 두산팬들중 상당수가 기아를 응원하는 것 같더군요. 대신 복수해달라는 뭐 그런 심리인 것 같은데... SK가 밉긴 하지만, 그렇다고 또 기아를 응원하고 싶진 않은게 솔직한 심정입니다. 설사 SK를 기아가 제압한들 마음의 상처가 치유될까요? 오히려 SK가 우승해서 그 아성을 두산이 무너뜨리고 싶은 욕망만 커지지 않나요? 물론 그렇다고 SK가 3연속 우승하길 바라는건 아니고... 그럼 대체 뭐냐..? 사실 이도저도 아닌 어정쩡한 상태입니다만... 어쨌든 누가 우승하든 한국시리즈가 빨리 끝나기를 바랄 뿐입니다. 두산이 없는 한국시리즈가 그저 괴로울 뿐...

또 한가지 두산을 세컨팀으로 생각하는 야구팬들이 꽤 있는걸로 알고 있는데요. 아무래도 선수들이나 팬들이나 전통적으로 유순해서 미움을 덜 사는 것 같은데... 이 역시도 그리 반갑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라이벌이 많은 팀이 되어야 한다고 보는데요. 한화를 세컨팀으로 생각하는 우모로서도 두산과 한화의 매치는 마치 청백전같은 느낌이어서 긴장감이 떨어지죠. 그만큼 재미는 없는겁니다. 반면 뉴욕양키스는 보스톤과 앙숙이고, 메츠하고도 지역 라이벌이고, 다저스와도 과거 연고지 라이벌이죠. 그래서 매 경기 긴장도가 높습니다. 안티도 많지만, 그만큼 상품성은 높아지는거죠. 수원삼성도 마찬가지구요. FC서울과 라이벌이고, 성남과도 라이벌이고, 대전과도 라이벌 관계거든요.

이렇게 두산도 앞으로 많은 앙숙을 만들어야 더욱 관심을 모을 수 있습니다. 현재로서는 SK와 이미 앙숙이 되었구요. LG와는 한지붕 견원지간, 삼성과는 전통의 라이벌인데, 다른 팀과는 이렇다 할 갈등관계가 없네요. 되려 롯데와는 롯산 곰매기니 뭐니 그런 관계고, 기아와도 특별히 나쁜 관계가 아니고, 삼성마저 사이좋은 싸대기 동맹이 되어버렸죠. 서로 잡아먹지 못해 안달이 나는 사이여야 되는데... 쩝... 

이번에 한국시리즈에서 기아와 혈투를 벌여 철천지 앙숙이 되길 바랬는데... 아쉽게도 그러진 못했구요. 더불어 기아가 우승하기를 기원하는 것도 영 마뜩챦네요. 반 SK 동맹으로 기아와 도원결의하는 것도 그래서 반갑지 않구요. 그냥 두산은 두산이면 되고... 기아는 기아 갈 길 가면 되고... 누가 우승하든 뭐... 그저 SK를 직접 끌어내리고 싶을 뿐입니다.


시월의 마지막 밤이네요. 이맘 때쯤이면 이용 아저씨는 신나게 방송사 투어를 하시겠지만, 두산팬들은 마음 졸이며 잠실벌과 모니터 앞에 기도하는 심정으로 앉아 있었습니다. 시월의 마지막 밤이 좋은 추억으로 남았으면 좋겠는데요. 어쩌면 올해 마지막일지 모르는 경기를 지켜보니 두산팬으로서 참 복잡미묘한 감정이 흐르더군요.

제가 바라는 오늘 경기는 두산팬들을 위해 정말 최선을 다하는 것 외엔 아무 것도 없었습니다.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는 마음을 비운지는 꽤 됐구요. (아니 사실은 몇시간^^) 가을축제를 만끽하는 우리들에게 패배감보다는 긍지를 심어줄 수 있는 플레이면 충분히 만족합니다. 올시즌 선수들 덕분에 행복했으니까요.

결국 경기는 2:0으로 졌고 한국시리즈 우승은 SK가 차지했습니다. 끝까지 최선을 다한 우리 선수들 정말 자랑스럽구요. SK 선수들도 우승할 만한 실력을 갖춰 지더라도 억울하진 않네요. 다만 우리의 귀염둥이 김현수선수가 마지막 병살타를 친 후유증을 오래 앓지나 않을까 걱정될 뿐... 

이제 겨우 스무살인 청년이 안기엔 너무 큰 짐이었나 봅니다. 결국은 극복하지 못하고 실패로 돌아갔는데요.  친한 롯데팬 선배는 그러더군요. 김현수에게 맡기기보다는 작전을 내는 것이 내년을 위해서라도 좋지 않았을까 하고... 맞는 말입니다. 하지만 승부가 어디 그런가요? 제가 김경문감독이었다해도 김현수를 믿고 맡겼을겁니다. 그 상황에서 믿음에 보답하고 못하고는 김현수의 몫이고, 본인 스스로 일어서야 한다고 봅니다. 김현수가 일어서지 못하는 한 SK를 깨기란 사실상 어려운 일이었거든요. 어차피 우승을 목표로 한다면 김현수가 한방 쳐줘야 하는겁니다.

어쨌든 올 한해 두산이 있어 행복했습니다. 인생에서 항상 성공만 있는게 아니듯, 야구도 늘 우승할 수는 없겠지요. 초심을 잃지 않고 늘 최선을 다하는 모습, 올해 두산선수들에게 많이 배웠습니다. 특히 이종욱의 야구에 대한 진중한 자세는 늘 신선한 자극이 되었구요. 고맙습니다.

참, 오늘의 MVP는 퀄리티 스타트를 해준 김선우, 부상투혼을 펼쳐준 김동주, 늘 멋진 화이팅으로 두산을 지켜준 홍성흔을 비롯한 모든 두산선수들입니다.  자랑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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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경기 중계방송은 KBS였는데요. 해설계 비호감의 선두주자인 이용철씨가 오늘따라 두산편을 들어주더군요. 근데 때리는 시어머니보다 말리는 시누이가 더 얄미운거 알죠? 그냥 늘 하던대로 안티두산으로 일관하는게 본인의 정신건강에도 좋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갑자기 반칙왕 오노가 태극기 손에 들고 미소지으며 다가올 때의 느낌처럼 당황스럽네요.


아마 계백이 황산벌로 나가는 심정이 이렇지 않았을까요? 말에 오르면서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 내가 죽든 네가 죽든 여기서 결판을 내자.' 라고 뇌까리지 않았을래나요. 김경문감독도 집에서 운동화 끈 매면서 비슷한 심정이었을겁니다. 수치적으로는 2패가 남았지만 정서적으로는 1패만 남은 것과 별반 차이가 없으니까요. 그만큼 두산으로서는 오늘은 이유 불문하고 반드시 이겨야 했습니다. 

그런데 김성근감독은 또 꼼수를 냈네요. 선발로 김광현 대신 송은범을 낸겁니다. 일단 의외의 카드를 뽑음으로써 두산의 허를 찌르는데 성공했구요. 대신 김광현은 체력을 비축시켜 5차전에 대비했네요. 작년 리오스에게 신예 김광현을 맞대결시켜 리오스를 자극했듯이, 오늘은 랜들과의 경기에 송은범을 올렸습니다. 역시 야신다운 결단입니다. 하지만 왠지 얄밉게만 보이는군요. 내가 너무 야박해졌나요?  

타순도 SK는 전혀 새로운 순서로 채워졌네요. '이진영-박재상-김재현-박재홍-최정-정근우-나주환-박경완-김강민'으로 짰습니다. 생소하군요. 반면 두산은 어제와 달라지지 않은 멤버로 나왔습니다. 김재호가 이대수 대신 나왔다는 것 외엔 예상치에서 벗어나지 않았네요. 내심 타순조정을 해주길 바랬는데요. 달감독이 결국 뚝심으로 밀어붙였습니다.

하지만 4차전의 결과는 1:4 SK의 완승입니다. 이로써 시리즈 전적 1승 3패로 몰렸구요. 악몽같은 10월을 맞고 있습니다. 두번의 만루찬스를 놓친게 패인이네요. 자칫하다가는 안방에서 저들의 축포가 터지는걸 봐야할지도 모르겠네요. 치욕적인 상상이지만 말입니다.

1. 달감독이 지목한 김현수와 고영민
김경문감독이 김현수와 고영민을 좀 터뜨려줘야 할 선수로 꼽았습니다. 맞습니다. 지금 팀에서 거의 유일하게 안터지고 있는 친구들인데요. 두산이 잘 나갔을 때는 두 선수가 중심에 있었RLDP, 오늘은 무조건 이 두명이 부활해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초반에는 그닥 좋지 않았네요. 특히 4회말에는 볼넷으로 나간 고영민을 1루에 두고 김현수가 타석에 들어섰습니다. 별다른 작전도 없었죠. 근데 잘 때린 김현수의 공이 3루수 최정의 글러브에 빨려 들어가면서 순식간에 더블플레이로 이어지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김현수의 머리를 쥐어뜯는 모습... 너무 안타깝네요. 그거 빠지기만 했으면 당연히 2, 3루였는데 말이죠. 김현수의 부진도 씻을 수 있었는데... 참 안되려니 이래도 안되나 싶더군요.

오늘 고영민은 볼넷을 2개를 고르고 안타를 뽑아내 좋아지고 있는 모습을 보여줬지만, 김현수는 안타 없이 4타수 무안타 기록했었습니다. 시름이 깊어지는 대목이네요. 그래도 김현수 지금까지 잘 해줬으니 아무런 불만 없답니다. ^^ 

2. 눈물겨운 랜들의 호투
랜들은 정말 수호신이었습니다. 7이닝 3실점으로 위기를 잘 넘겨줬구요. 맡은 바 임무를 완벽하게 수행해줬습니다. 아마 올해 한국시리즈 최초의 퀄리티 스타트가 아닌가 싶은데요. 그래서 더더욱 고맙습니다. 부친상에도 불구하고 팀을 위해 남아준 것만도 고마운데 이렇게 에이스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해주니 얼마나 눈물겨운지요. 정말 위기를 넘기는 순간마다 가슴 뭉클해지더군요. 랜들의 얼굴에서 다 쓰러져가는 집안을 홀로 버티고 있는 맏아들의 모습을 보았다면 너무 감상적인가요?

이상하게 SK는 랜들에게 약한 모습을 보이는데요. 아무래도 랜들의 변화구 제구력이 완벽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쓰리볼에서도 변화구로 카운트를 잡아나갈 수 있는 랜들이기에 SK타자들이 그닥 무섭게 느껴지지는 않죠. 아무쪼록 랜들이 다시 한번 선발로 등판해야 할텐데 말이죠. 그렇게 될 수 있도록 기원해봅니다.

3. 너가 있기에 두산이 있다, 김동주 홍성흔
김동주와 홍성흔은 오늘 투혼을 보여줬습니다. 김동주는 전력질주로 내야안타를 만들었구요. 홍성흔은 찬스를 이어주는 안타를 고비마다 만들어줬죠. 이렇게 헌신적으로 플레이하는 고참이 있기에 신참들도 나날이 발전하는거구요. 김동주, 홍성흔 같이 보고 배울 수 있는 롤모델이 있다는게 젊은 선수들에게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특히 김동주는 팔꿈치 부상으로 불편한 몸으로 4번타자 역할을 잘 해줬구요. 3루수비도 무난하게 펼쳤습니다. 벤치의 분위기 메이커 홍성흔도 김현수를 보듬어주며 매니저를 자임했다고 하던데, 안봐도 눈에 훤합니다. 그 넉넉한 마음 씀씀이가...

4. 이제는 즐기면서 야구하자
김현수의 부진보다 더욱 걱정되는건 두산 분위기입니다. 분위기만큼은 어느 팀도 부럽지 않은 두산이었는데, 지금은 적쟎이 침체되어 보이네요. 그래서 그런지 몸놀림도 느리더군요. SK선수들과 대비될 정도로요. 어딘지 부담감에 주눅들었다고 할까요. 자신있는 플레이가 실종된게 참 아쉽습니다.

특히 9회초 이용찬의 패스트볼은 추격의지에 완전히 찬물을 끼얹고 말았습니다. 그 이후 이진영의 우전안타 때도 고영민의 수비동작은 반쯤 포기한 듯한 느낌이었구요. 1패 이상의 안좋은 징조가 패배의식인데요. 우리 선수들 힘들더라도 한번 더 생각하고 한발 더 뛰어줬음 좋겠습니다. 

이런 분위기로는 4차전에서의 승리도 장담할 수 없습니다. 이제는 릴랙스하고 경기를 즐겨야 할 시간이 왔습니다. 우리 선수들 그동안 수고많았는데요. '피할 수 없다면 즐겨라' 라는 말처럼 부담없이, 승부에 연연하지 말고, 그렇게 뛰었으면 좋겠네요. 가끔 하늘도 보고, 관중석에 이쁜 여자 있는지도 둘러보고, 카메라는 누굴 찍고 있는지도 확인해보고, 그렇게 여유있게 경기했으면 좋겠습니다.

뽀너스 #1. 오늘의 MVP
오늘의 MVP는 당연히 랜들입니다. 퀄리티 스타트로 에이스의 위용을 지켜줬구요. 무려 7이닝을 막아줌으로써 불펜진의 소모를 대폭 줄였습니다. 덕분에 내일 남은 투수를 총동원할 수 있는 여유를 갖게 되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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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에 현대와의 한국시리즈 대결에서 3패 후 3연승을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비록 7차전에서는 퀸란의 뜬금포로 무너지고 말았지만, 끝까지 감동적인 투혼을 발휘했었죠. 이번에 다시 2000년의 추억을 재현할 수 있을까요?


현수야 그저 너 하던대로 해라. 부담갖지 말고...

어제 일은 잊어버리고, 내일만 생각해라. 안타를 만들려고 하지말고, 네 스윙을 한다고 생각해라. 살려고 하지말고, 그냥 허슬플레이만 해라. 그럼 결과가 어찌 나오든 그걸로 만족이란다. 넌 올해 정말 우리를 위해 열심히 뛰어줬쟎니. 그것만으로도 우리는 충분히 행복하단다.

스무살의 청년이 야구를 바꾸려고 하지 말고 야구를 배우려고 하렴.
넌 아직 4할도 안되는 아기곰이쟎니...

현수야 늘 하던대로만...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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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들의 각목질이 부활하길 바라면서 승리기원할 수 있는 부적이라도 찾아봤는데요. 글쎄요. 평소에 미신같은거 안믿는 주제에 부적찾는 것도 우습고, 오히려 안하던 짓하면 될 것도 안될 것 같기에 이런저런 곰의 와일드한 모습을 짝은 사진을 찾아봤습니다. 그래서 찾아낸 이미지인데요. 좀 잔인한가요? 마음같아서는 용을 저렇게 식사하는 모습을 찾고 싶은데, 용이 뭐 현실에나 존재하나요?

오늘은 현수말고 다른 선배곰들이 저렇게 용맹스러운 모습으로 SK를 무찔러줬음 좋겠습니다. 그리고 그 기백을 이어받아 현수도 기분전환했음 싶구요. 2008년 수위타자 현수에게 많은걸 바라기 보다는 팀에서 밀알 역할로도 만족할 수 있다는거 알아줬음 좋겠네요.


3차전은 두산으로서 물러설 수 없는 한판입니다. 누구든 연패를 하면 치명적이지만, 두산은 2차전의 경기내용이 좋지 않았기에, 오늘까지 진다면 한국시리즈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 내몰린다고 봐야 되죠. 제가 달감독이라면 오늘 경기는 무조건 무조건 총력전입니다. 김광현이 올라오기 전 1승이라도 앞서야 하고, 잠실 첫 경기의 의미도 있고, 분위기를 고려해 볼 때 오늘은 반드시 승리해야 하는 경기거든요.

3차전 SK 타선은 이혜천을 대비해 완전 성형수슬을 해버렸네요. 김재현은 아예 선발에서 제외했구요. 왼손은 이진영과 박재상만 남기고 모두 오른손으로 교체했습니다. 이재원이 3번으로 올라온게 특이하네요. 반면 두산 타순은 오재원과 고영민의 타순을 서로 바꾸는 정도만 바꿨구요. 역시 양팀의 스타팅멤버에서도 팀색깔이 그대로 드러납니다. 감독의 '생각대로' 하는 야구와 선수가 '생각하는' 야구의 차이...

하지만... 경기는 졌네요. 3:1 상황에서 첼로레슨 받느라 못보다가 9회부터 다시 보기 시작했는데요. 마지막 김현수의 타구가 안타인줄 알았는데, 참 무심하게도 뻗지를 못하는군요. 멋진 끝내기 안타를 만들 수 있었는데 말이죠. 이로써 1승 2패가 되었습니다. 제가 우려했던 연패를 하고 말았구요. 두산은 벼랑으로 몰렸습니다. 오늘 관전평은 제대로 경기를 못 보기도 했고 쓰기도 기분이 울적해서 시리즈에 대한 개인적인 전망으로 대신할까 합니다.

1. 우승으로 가는 길은 멀고도 험하다
제가 한국시리즈 시작하기 전에 4승 1패 정도로 두산이 우승할꺼라고 했었죠. 이미 예상은 깨졌습니다. 2차전 패배 때 이미 쉽지 않겠구나 싶었는데요. 3차전까지 패배함으로써 작년의 악몽을 되새김질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네요. 참 우울합니다. SK가 강하구나 새삼 느꼈구요. 장점이 딱히 두드러지는 않지만, 단점 또한 없는 SK가 야구를 얄밉게 잘하는구나 싶네요.

3차전을 꼭 이겨야 한다고 했던건, 2차전의 패배로 승률 50%의 균형을 맞춘게 아니라, 50% 이하의 승률로 떨어졌기 때문이었죠. 3차전 패배로 우승확률은 이제 40% 이하로 떨어졌습니다. 그만큼 2차전의 패배는 뼈아팠습니다. 그걸 당당하게 승리로 만회해주길 바랬는데, 일단 무산되었네요.

내일은 랜들과 김광현이 맞붙을겁니다. 랜들의 1차전 투구내용이 평소의 90% 이상이었다면, 김광현의 투구는 80% 수준이었기에, 4차전에서는 김광현의 구위가 더 좋아질 확률이 높습니다. 역시나 어려운 경기가 예상되구요. 내일 경기까지 밀리면 우승 확률은 20%대로 떨어질겁니다. 상대가 SK라는 점을 감안하면 10%대로 떨어진다고 봐도 무방하겠죠.

2. 이대로 물러날 곰들이 아니다
두산에게서 희망을 찾으려면 지난 플레이오프를 복기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당시 두산은 삼성과의 플레이오프에서 1승 거둔 이후 2연패, 그리고 다시 3연승했더랬죠. 1승 2패로 몰렸을 때 분위기를 바꾼건 4차전의 대승이었습니다. 그리고 대승의 이면에는 유재웅의 선발출전이 있었구요.

이제는 분위기를 바꿔볼 때가 되지 않았나요? 김현수가 부진합니다. 전상렬의 체력이 부칠 때가 되었구요. 이대수가 심상치 않습니다. 이런걸 감안해서 선발 라인업을 조정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우선 김현수를 5번이나 6번으로 내리구요. 전상렬 대신 유재웅을 선발카드로 쓰구요. 이대수 대신 김재호로 가는겁니다. 그렇게 되면 1~3번을 테이블세터진으로, 4~6번을 클린업으로 짜는게 가능해지구요. 왼손투수에 대비한 포석도 되죠.

1. 이종욱 CF
2. 고영민 2B
3. 오재원 1B
4. 김동주 3B
5. 홍성흔 DF
6. 김현수 LF
7. 유재웅 RF
8. 채상병 C
9. 김재호 SS

위의 라인업은 저만의 생각이기에 맞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김광현과의 상대 전적도 전혀 고려되지 않았구요. 다만 1승 2패로 몰린 상황에서 김현수의 부담을 덜어주려면 타순조정은 불가피하지 않나 싶네요. 달감독도 어느 정도 변화를 꾀하지 않을까 싶구요.

만약 삼성과의 4차전에서 대승했듯이 SK와의 4차전에서 대승한다면, 그것도 김광현을 상대로 대량득점에 성공한다면, 분명 분위기는 또 달라질 겁니다. 이제는 그런 바람을 일으킬 수 있는 미쳐주는 선수 한명이 필요합니다. 그게 누구이든 간에 한명만 나와준다면, 그 선수는 두산팬에게 백마타고 오는 초인이 되지 않을까 싶네요.

3. 두려움없이 달려라
이번 한국시리즈는 두산의 기동력이 사라진 시리즈입니다. 작년 한국시리즈도 이러다 패했구요. 이렇게 두산이 도루를 성공시키지 못한다면 참 어려운 경기를 할 수 밖에 없습니다. 원인은 물론 박경완이기에 해결방법도 박경완에게서 찾아야 합니다. 박경완은 강견이기도 하지만 수를 참 잘 읽는 선수죠. 누가 이 때쯤 뛸 것 같다고 느끼면 과감하게 공을 빼기도 하구요. 투수에게 한템포 빠른 승부를 요구하기도 하죠. 그래서 천하에 이종욱도 박경완 앞에서는 과감하게 발을 떼지 못합니다.

하지만 이젠 두려움없는 도전이 필요합니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과감한 시도만이 성공을 가져다 줄 수 있기에 주저해서는 안되죠. 단, 박경완이라는 점을 감안해서 단독도루가 아닌 더블스틸이라든가, 딜레이드 스틸이라든가, 페이크 번투 이후 도루라든가 하는 변칙적인 작전이 유효하리라 봅니다. 특히 두산의 육상부가 2명 이상 주자로 나가 있을 경우에는 적극적인 작전지시로 베팅을 걸어봐야죠. 선수들은 과감한 작전이 걸리면 한결 부담없이 뛸 수 있을겁니다. 두산은 뭐니뭐니 해도 기동력이 살아야 경기가 풀리니까요. 이제 두려움없이 내쳐 달릴 때가 되었습니다.

뽀너스 #1. 오늘의 MVP
글쎄요. 아마 KBO는 최정을 뽑지 않았을까 싶은데, 우리 팀은 김동주를 선정하고 싶네요. 팔꿈치 부상에도 불구하고 무난하게 수비해준 점, 4타수 3안타로 불방망이를 휘두른 점 등은 그래도 김동주의 두산베어스라는걸 확인시켜줍니다.


어제 두산의 1차전 승리를 평가하는 전문가 및 언론의 반응은 그닥 호의적이진 않았습니다. SK가 몸이 덜 풀려서 졌을 뿐 대세에는 지장이 없다는 투더군요. 그저 의외의 SK 패배로 시리즈가 6~7차전까지 갈 정도로만 치부하는 느낌입니다. 글쎄요. 저는 당연히 그렇게 보지 않습니다만, 오히려 이런 분위기가 두산선수들이 마음을 다잡는 결과로 이어지기를 기대했습니다.

오늘 경기는 주요 길목마다 변수가 돌출했습니다. 그래서 경기흐름이 좀 둔탁하게 이어졌는데요. 큰 경기에서 작은 실수 하나가 승패로 연결되는 경우가 많은데, 오늘 경기는 양팀 모두 그런 뻑뻑한 플레이가 나왔기에 장군 멍군으로 끝났습니다. 3차전에서도 이런 흐름이 계속될지는 두고 봐야겠네요.

이번 경기에서 5점이면 승리를 위한 충분조건이라고 봤습니다. 왜냐하면 플레이오프에서 지금까지 두산이 승리했던 경기는 모두 5점 이상을 냈고, 졌던 경기는 모두 5점을 넘지 못했거든요. 더욱이 이재우를 제외한 두산의 허리와 마무리가 1차전에서 휴식을 취한 것을 감안한다면, 5점은 승리의 보증수표나 다름 없었죠. 하지만 의외로 임태훈이 무너지면서 인천 원정경기는 1승 1패로 마감했습니다. 그래도 어웨이에서 1승을 거뒀으니 실망스럽지는 않구요. 이제는 차분히 잠실대첩을 준비해야겠습니다.

1.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질 때가 있다
박재홍과 김동주는 양팀의 베테랑이죠. 베테랑이라면 정규시즌보다 큰 경기에서 빛을 발하기 마련인데요. 오늘만큼은 박재홍과 김동주가 스타일을 구겼네요. 신인급 선수가 벌벌 떨며 실수하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전혀 박재홍, 김동주 답지 않았습니다.

먼저 박재홍은 4회초 김동주의 장타를 잡았다 놓치면서 돌글러브의 서막을 알렸죠. 근데 이 타구는 실수라기 보다는 김동주의 타구가 워낙 좋았기에 박재홍을 탓하기는 어려웠죠. 하지만 다음 홍성흔 타석에서 박재홍은 결정적인 실책을 범합니다. 홍성흔이 우익수 앞에 앝타성 타구를 날렸는데, 이걸 무리하게 노바운드로 잡으려다 뒤로 빠뜨렸죠. 이에 홍성흔은 3루로 내달렸구요. 1점을 헌납하는 동시에 추가 1점도 거저 주는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김동주도 만만치 않았죠. 3회말 정근우의 평범한 3루쪽 타구를 잡아 어이없이 송구하면서 무사 1루의 위기를 자초하죠. 다행히 점수로는 연결되지는 않았지만 김선우의 체력과 의지를 쓸데없이 소모시켰습니다. 4회말에도 김동주는 유사한 상황을 반복하면서, 두산벤치는 김동주와 오재원을 맞바꾸는 결단을 내리죠. 허허허... 1루수 김동주와 3루수 오재원은 처음보는 포메이션입니다. 마치 콜롬비아 골키퍼 이기타가 중앙선에까지 공을 몰고 나왔을 때를 연상시키네요.

2. 역시 야구는 허리싸움이다
이번 한국시리즈도 역시 중간계투가 승리에 열쇠를 쥐고 있었습니다. 선발인 김선우와 채병용이 기대만큼의 활약을 보여주지 못함으로써 양팀은 본격적으로 불펜가동을 했구요. 승부는 이들 어깨에 의해 갈렸습니다.

우선 김선우는 4이닝 6피안타 3실점으로 마감했는데요. 3실점 중에는 에러와 눈에 보이지 않는 실책이 포함되어 있어 김선우가 그리 나쁜 투구를 했다고 보긴 어렵습니다. 하지만 팀의 토종 에이스로서의 위상에는 많이 못미치는게 사실이죠. 특히 147km를 넘는 직구와 각이 큰 변화구를 가졌으면서도 적절히 사용하지 못한 점은 아쉽네요. 쌈닭같은 김선우가 되었으면 좋겠는데요. 천성이 착한 선수인지라 얌전한 투구만 하네요.

채병용도 그닥 좋은 성적을 올리진 못했습니다. 4이닝 4피안타 2실점이네요. 구위는 아주 좋았죠. 구석구석 꽂히는 제구력은 정규시즌 종료 이후 실전경험이 없었던 투수라곤 믿기 어려울 만큼 훌륭했습니다. 제구력 덕분에 참 3회까지는 잘 막아줬는데요. 타순이 한바퀴 돌고난 4회부터 조금씩 위력이 떨어졌습니다. 결정적으로 박재홍의 에러로 채병용은 5회를 넘기지 못했죠. 결국 양팀의 승부는 중간계투로 넘어갔습니다.

SK는 정우람과 윤길현으로 중반 계투작전을 성공시켰습니다. 정우람은 오재원을 견제아웃시키면서 위기를 벗어났고, 윤길현은 삼진을 잡으며 두산타자를 셧아웃시켰죠. 이승호도 강속구를 바탕으로 왼손 타자 3명을 깔끔하게 잡아냈구요. 마지막 정대현도 오른손 타자들을 잡으면서 게임은 마무리되었습니다. 우려스러운건 두산은 SK계투진에게 안타 하나 뽑지 못했다는 점이네요. 3차전을 생각할 때 심히 우울하군요.
 
두산 계투진도 위력에서 뒤질게 없지만 홈런 한방에 경기를 내줬습니다. 정재훈은 명성에 걸맞게 5회 무사 2루의 위기에서 등판해 플라이, 삼진, 땅볼로 추가실점을 막았구요. 이후 2.1이닝 동안 무실점으로 잘 틀어막았습니다. 특히 7회 정근우를 견제사시킨 후 주먹을 불끈쥐는 세리머니는 왜 정재훈인가 보여주는 짜릿한 장면이었죠. 다만 아쉬운건 아기곰 임태훈이었습니다. 임태훈은 나오자마자 김재현에게 홈런을 맞았는데요. 제 기억이 맞다면 작년 한국시리즈에서도 김재현에게 허용했었죠. 어쨌든 임태훈은 올해 성장통을 지독하게 앓는 것 같습니다. 다행히 이어 올라온 김상현이 잘막아서 분위기가 완전히 넘어가는건 막았구요. 이승학과 이용찬도 그럭저럭 역할은 해줬습니다.  

3. 1패보다 더 뼈아픈건...
2차전의 패배는 어웨이임을 감안하면 큰 탸격은 아닙니다. 오히려 오늘 경기에서 불안한 점은 경기 결과보다 내용에 있습니다. 일단 세가지인데요. 세가지를 해결하지 못하면 한국시리즈 내내 두산을 괴롭힐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2차전 한 경기를 통해 세가지의 아킬레스건이 나왔다는건 심히 못마땅하네요.

우선 수비불안입니다. 오재원이 3루를 맡으면서 안정을 꾀할줄 알았는데 오재원마저 에러를 범하면서 두산벤치는 고민이 커졌습니다. 한 선수에 의한 실수는 그닥 기분 나쁜 일은 아니지만, 여러 선수가 실책을 반복하는건 왠지 꺼림칙하죠. 3루의 구멍으로 인해 투수들까지 덩달아 불안해졌습니다. 어떻게든 해결책을 찾아야 되는데요. 수비안정을 위해서는 김재호의 3루 투입까지 고려할 수는 있겠지만, 공격력이 약해지므로 최선은 김동주가 제 컨디션을 찾는겁니다. 김동주가 지금까지 수준급의 수비실력을 보여온 만큼 잘 이겨내리라 봅니다. 

두번째는 임태훈의 충격이 걱정되는군요. 한국시리즈 첫 타자에게 홈런을 맞은 것, 그리고 그 홈런으로 분위기가 완전히 넘어갔다는 점은 임태훈에게 적지않은 정신적 타격을 입힐 것으로 보입니다. 그동안 올림픽 탈락 등에도 불구하고 평정심을 유지해왔기에 기대를 해봅니다만, 어떤 계기가 있어야 할겁니다. 주위 선배의 도움이 절실한 상황이죠.

세번째는 이종욱의 부진입니다. 작년을 떠올리기는 싫지만 1차전의 활약 이후 이렇다 할 파괴력을 보여주지 못한 이종욱이 올해 2차전에서 4타수 무안타를 보여줬네요. 그리고 마지막 타석에서는 어이없는 볼에 방망이가 나간 삼진이었습니다. 이종욱의 부진은 두산 전체 공격력의 30%가 손실될 정도의 심각한 외상입니다. 이종욱선수! 부디 부진했던 기억은 인천에 두고 잠실로 돌아오길 바랍니다. 그리고 3차전에서는 예전의 활기차고 폭발적인 플레이 보여주길 기대합니다.

뽀너스 #1. 오늘의 MVP
오늘의 MVP는 정재훈입니다. 정재훈이 있었기에 게임의 무게중심을 중반까지 놓치지 않았었죠. 위기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평상심으로 공을 던질 수 있는 그가 있기에 한국시리즈 제패의 꿈이 눈앞에 있습니다. 다른 투수들도 정재훈처럼 분발해주길 기대해 봅니다.


두산과 SK의 한국시리즈 진검승부 '경인선 잔혹사' 시즌 2가 드디어 개봉되었습니다.
작년 시즌 1은 두산이 초반 인천상륙작전에 성공했으나, 집단 난투극 이후 어이없이 퇴각했던 비극으로 끝났구요.
올해 시즌 2는 두산의 대반격을 예고한 바 있습니다.

한국시리즈는 플레이오프와는 다른 양상으로 흘러갔습니다. 플레이오프가 불꽃튀는 타격전이었다면, 한국시리즈는 팽팽한 투수전이었죠. 김광현은 여느 때처럼 명품투구를 이어갔고 랜들은 SK에 강했던 전력을 증명이라도 하듯 호투를 보여줬습니다. 삼성전에서는 툭하면 점수를 내곤 했는데, 역시 SK는 올시즌 1위팀답네요. 한점빼기가 쉽지만은 않더군요. 결국 만날만한 팀들이 외나무 다리에서 만났습니다. 그리고 두산이 서전을 짜릿한 역전승으로 장식했습니다.

이른바 '경인선 잔혹사' 시즌2의 첫 경기 관전평을 시작합니다.  

1. SK의 '생각대로' 야구 Vs 두산의 '생각하는' 야구
SK는 감독 중심의 야구를 지향하구요. 반면에 두산은 선수 중심의 야구를 추구하죠. 한국 프로야구 스몰볼의 대명사 SK와, 빅볼의 상징인 두산의 야구는 그래서 팀컬러도 확연히 차이납니다. 한마디로 SK는 김성근 감독의 '생각대로' 하는 야구라면, 두산은 선수들이 스스로 '생각하는' 야구를 한다고 볼 수 있죠.

1차전에서도 그런 차이가 드러났는데요. 갑자기 두산선수들이 번트를 많이 댔습니다. 평소와는 다른 패턴이었죠. 판단컨대 김광현의 위력적인 공을 공략하기 위한 선수들의 자발적인 선택이 아니었나 싶네요. 김경문감독의 작전과는 별개라는거죠. 그도 그럴 것이 홍성흔이 기습번트를 댔구요. 5회에는 무사 1루에서 전상렬이 의도적으로 번트를 했구요. 다음 타자 이종욱도 이어 스퀴즈를 시도했구요. 그 다음 타자 오재원도 역시 바로 번트를 시도했습니다. 전상렬부터 세타자 연속 번트 시도는 한번도 본 적이 없을 만큼 상당히 드문 일인데요. 주자를 진루시키기 위해 생각해낸 자발적인 선택이 번트로 나타난겁니다. 결국 두산은 5회초 1점을 뽑아냈죠.

반면 SK는 작전야구의 진수를 보여줍니다. 5회말 최정이 실책으로 나가자 바로 번트를 시도하죠. 비록 나주환이 실패했지만, 능히 김성근감독의 작전이었음은 말할 필요없구요. 이어지는 1사 1, 3루에서 김성근감독은 또 뭔가 작전을 냈습니다. 이를 눈치챈 랜들이 3루에 견제하는 척하며 1루를 보자 1루주자 조동화는 이미 스타트를 끊은 후였구요. 결국 런다운 플레이로 조동화는 아웃되고 3루주자는 홈으로 쇄도하지 못했습니다. 김성근감독의 작전은 시도조차 하지 못한채 실패로 돌아간거죠. 이게 결국은 경기의 흐름을 뒤바꾼 분수령이 되었습니다.

2. 진정한 2008 MVP는 누구인가? 김현수 Vs 김광현
1차전 경기는 초반 김광현이 볼넷을 남발하면서 시작했는데요. 두산이 득점찬스에서 적시타 부족으로 점수를 못내면서 힘들게 경기를 이끌려 갔습니다. 반대로 국가대표 좌완 김광현의 힘이라고 할 수 있겠죠. 김현수는 무사 1, 2루, 2사 1루의 찬스, 그리고 6회 선두타자로 나와 김광현에게 연속삼진을 거푸 먹으면서 명성을 퇴색시켰구요.

김광현이 참 좋은 투수라는게요. 볼넷으로 위기를 자초했으면서도 쉽게 무너지지는 않았다는 점입니다. 분명 어떤 위기에서도 의연한 에이스로서의 자질을 스스로 증명한 셈이죠. 김광현은 때로는 삼진으로, 때로는 평범한 땅볼로, 플라이로 두산타자들을 요리해 갔습니다. 하지만 김광현은 6회에 김동주의 2루타, 고영민의 볼넷 이후 대타 최준석에게 싹쓸이 2루타를 맞으면서 마운드에서 내려가고 말았죠. 이대수와의 승부를 위해 고영민을 볼넷으로 보낸게 화근이었습니다. 최준석의 타구가 펜스를 맞히긴 했지만 좌익수 쪽이어서 1루주자가 홈에 들어오긴 무리가 아니었나 싶었는데요 결국 고영민의 두려움없는 질주가 2타점으로 연결시켰습니다. 김광현이 3차전에 나온다 해도 이번 경험을 중심으로 대처한다면 쳐내지 못할 것도 없다고 봅니다.

대신 김현수는 김광현이 내려간 이후 제 컨디션을 찾았습니다. 7회 1사 2루에서 정우람의 슬라이더를 받아쳐 깨끗한 우전안타를 만든겁니다. 3연속 삼진의 수모를 털어내는, 그리고 앞으로의 경기에서의 화력을 예고하는 한방이라 평가하고 싶네요. 이 안타로 두산은 SK의 추격의지를 꺽어놨음은 물론이구요. SK에 대한 자신감을 갖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8회초 2사 만루에서는 이승호를 상대로 삼진을 또 당하면서 MVP 행방을 오리무중에 빠지게 했네요. 어쨌든 MVP 경쟁은 타격 3관왕 김현수와 투수 2관왕의 김광현의 향후 활약에 의해 판가름날 것으로 보입니다.

3. 지명타자의 지존을 가리자! 홍성흔 Vs 김재현
이번 경기 또 하나의 대결은 홍성흔과 김재현의 지명타자 대결이었습니다. 두명 모두 팀의 고참으로서 공격에서 한방을 날려줄 미션이 주어졌는데요. 미션은 김재현이 먼저 성공했네요.

김재현은 첫 타석에서 랜들의 몸쪽 직구를 통타해 중월 홈런을 뽑아냈죠. 두산킬러답게 SK 첫 안타를 홈런으로 장식하며 기분좋은 스타트를 끊었습니다. 과거 LG시절부터 이어온 두산에 강한 모습을 또 보여줬네요. 작년 한국시리즈 때도 김재현의 홈런으로 분위기가 갈렸었는데 말이죠. 그걸 잘 아는 김성근감독이 4번으로 기용한건 당연한 작전이었구요.


반면 홍성흔은 첫타석은 평범한 땅볼로 물러났지만 4회 기습번트로 두산의 첫 안타를 만들어냈습니다. 빅볼의 선두주자인 두산은 5회 이전에 번트를 대지 않는다는 선입견(?)에 쐐기를 박는 통쾌한 기습번트 안타를 만든거죠. 3루수 최정도 놀랐지만, 김광현도 의외의 상황에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죠. 역시 홍성흔은 기대에 어긋나지 않는 스타입니다. 

그리고 9회초 기세를 올리고 있던 이승호를 상대로 중월홈런을 날립니다. 홍성흔의 스타성은 뭐 두 말할 필요도 없지만 이렇게 결정적인 순간에 쐐기를 박는 홈런을 날릴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신흥 간지맨 오재원의 상승세를 견제하는 듯한 심플하면서도 묵직한 세리머니, 정말 완전 초감격입니다. 순간 관중석에서는 'No.22 홍간지 한방' 이라는 격문이 보였구요. 홍성흔의 홈런으로 이제 김동주만 터져주면 시리즈는 정말 제 예상대로 의외로 간단하게 끝날 수도 있답니다. 그게 분위기 탄 두산의 힘이니까요.  

4. 아버지의 이름으로! 랜들
1차전 선발 랜들은 부친상을 당한 상태였다고 하더라구요. 하지만 랜들은 SK를 이기기 위해, 팀의 우승을 위해, 장례식에 참석하지 않았구요. 과거 리오스를 연상시키는 감동적인 비하인드 스토리입니다. 당시 리오스도 시즌 중에 부친상으로 출국하면서 공을 주섬주섬 챙겨 갔었죠. 그리고 다녀온 후 바로 선발로 등판해 승리를 따냈구요. 랜들 역시 리오스의 전통을 이어받아 눈물겨운 호투를 펼쳐줬습니다.


랜들은 5.1이닝 3피안타 1실점으로 SK 타선을 무력화시키며 승리를 낚았습니다. 그야말로 인천 앞바다에서 월척을 잡은겁니다. 아마 랜들은 공을 던지면서 아버지 생각에 혼신의 힘을 다하지 않았을까 싶네요. 그리고 하늘에서 아버지가 지켜보시며 흐믓해 하셨을거구요. 이런 랜들의 투혼은 시리즈 내내 선수단의 단결력을 강화시키는 역할을 할껍니다. 고맙습니다. 랜들! 

5. 식빵 오재원, 오버 대신 희생을 택하다
오재원의 타격폼이 또 바뀌었습니다. 누가 오재원의 변천사를 동영상으로 비교분석해줬으면 좋겠는데요. 초기에 이치로같은 타격폼에서 타격 스탠스를 넓히는걸로 바꾸더니, 오늘은 배트를 한뼘이나 짧게 쥐고 치더군요. 아마 플레이오프와는 달리 진루타에 집중하려는 본인의 판단이지 않나 싶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안타는 뽑지 못했구요. 볼넷, 볼넷, 병살, 희생번트, 삼진으로 마감했습니다. 롱다리 간지의 대명사 오똘의 전매특허인 레프트 스트레이트 세리머니를 못봐서 아쉽네요. 

하지만 안정적인 수비와 희생정신은 충분히 칭찬받을만 했습니다. 특히 4:2로 따라붙은 7회말 SK 박재상의 안타성 타구를 다이빙으로 잡아 아웃시킨건 왜 오재원이 두산의 미래인가 보여주는 플레이였죠. 만약 빠졌다면 점수는 4:3, 그리고 분위기는 경기 종반 안개속에 빠질 뻔 했습니다. 이제는 안경현의 허전함을 오재원이 채워주고 있네요. 김경문감독의 안목과 결단력이 새삼 무섭기도 하고 믿음직스럽기도 하고 그렇네요. (아.. 그럼에도 아쉬운 우리의 안쌤... ㅜ.ㅜ)

6. 박경완에 묶인 발야구, 방향 선회 필요하다
지난 한국시리즈 패인 중에 하나는 박경완이었습니다. 이종욱, 고영민의 도루를 연거푸 잡아내면서 두산의 발은 꽁꽁 얼어붙었거든요. 그래서 이번 시리즈에서 두산의 첫 도루가 성공하느냐 실패하느냐가 또 하나의 중요한 포인트라고 봤습니다. 하지만 고영민의 첫 도루는 실패했습니다. 정확히는 주심의 오심으로 아웃 판정되었습니다. 분명히 카메라로는 세입이었지만 말이죠. 오심은 뭐 더 이상 얘기하진 말구요. 이제는 주루전략을 수정해야 되지 않나 싶습니다. 발야구라고 반드시 뛸 필요는 없습니다. 뛸 듯한 위협만으로도 충분히 투수를 흔들 수 있거든요. 진정한 발야구는 한 베이스씩 더가는 센스로 발휘하고, 박경완이 견제하는 동안에는 뛰는 시늉만 하는 전략으로 수정하면 분명 SK 배터리는 헷갈릴 겁니다. 볼넷은 부수효과로 얻으면 되구요. 그러다 방심하면 불시에 한번 뛰어주면 되죠.^^

반면 SK는 채상병을 상대로 그라운드를 헤집고 다니더군요. 아니 거의 유린 수준이었습니다. 채상병의 단점은 송구동작이 완만하고 송구하는 팔의 각도가 짧아 강한 공을 던질 수 없다는겁니다. 그래서 시즌 중에도 겨우 2할대의 도루저지율을 보여줬는데요. 오늘도 어김없이 SK 주자는 채상병에게 땡큐를 연발했습니다. 그래서 팬들은 채상병 대신 최승환을 기용하자고 주장하기도 했는데, 경험탓인지 어쨌든 김경문감독은 채상병을 선택했습니다. 그래도 뭔가 대책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네요. SK도 두산 못지 않은 발빠른 선수들이 많으니까요.

뽀너스 #1. 오늘의 MVP
내맘대로 뽑는 1차전 MVP로 누구를 뽑을까 살짝 고민했는데요. 결국 랜들을 선택했습니다. 3.2이닝을 잘 막아준 이재우도 물론 훌륭했지만요. 선발투수가 열세인 상황에서 랜들의 선발승은 두산에게 희망 메시지나 다름 없습니다. 특히 부친상을 당한 상황에서도 꿋꿋이 타자를 막아낸 점, 김재현의 홈런 외에 실점을 하지 않은 점, 위기 속에서도 침착한 플레이로 극복해낸 점 등은 MVP로 선정되기에 손색이 없네요. 랜들사마의 4차전도 기대해 봅니다. 흠... KBO도 랜들을 MVP로 선정했군요. 간만에 KBO와 호흡을 맞췄네요.

덧글 1...
자꾸 작년 얘기를 하게 되는데요. 작년 한국시리즈에서 리오스가 2:0 완봉승을 기록한 이후 김성근감독이 김광현을 올리는 꼼수를 선택했었죠. 당시 가능성있는 정도의 신인급 투수를 올림으로써 리오스와의 경기를 버리는 경기로 과감히 격하시켰는데요. 결국 이 꼼수 하나가 시리즈를 바꿔놨었죠. 오늘 패배로 혹시나 야신이 뭔가 다른 수를 생각해내지 않을까 일말의 불안감이 있습니다. 물론 그걸 무력화시킬 수 있는 금메달리스트 달감독이 있지만서두...

덧글 2...
흠... 관전평을 쓰고 나서 보니 달감독이 번트작전을 타자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지시한거라고 하네요. 저는 스스로 선택한줄 알았는데요. 1, 4회 찬스를 못이은 것이 번트작전의 이유라고 하네요.어쨌든 두산의 선수가 '생각하는 야구'는 시즌 내내 이어져왔구요. 이번 포스트시즌에서도 퇴색되지 않았습니다. 삼성전 마지막 경기에서 이종욱의 스퀴즈 번트가 대표적인 케이스라 할 수 있겠죠.


한국시리즈 예상을 하기 전에 플레이오프 예상을 되짚어 보면요. 제가 포스팅에서 '잠실에서 두산이 2승하면 5차전 이내에 두산이 이기고, 한번이라도 지면 6차전 이상까지는 가지만 결국엔 두산이 올라갈 것이다' 라고 전망했었죠. 두산이 올라가는건 의심할 여지없고 다만 어떻게 올라가는가만 남았다고 예상했던건데요. 결과적으로 딱 들어맞았습니다. (흐믓~)

그럼 한국시리즈는 어떻게 될까요?
일단 주위의 야구팬들에게 물어봤습니다.

기아팬인 선배는 4승 2패로 SK가 우승하겠지만 두산을 응원하겠다고 하구요. 삼성팬인 동료는 SK가 4승 혹은 4승 1패로 우승할 것라고 하더군요. 롯데팬 후배는 두산이 4승 3패의 우승을 예상했습니다. 결국 대부분 SK가 이길 것이라고 보고 있고, 두산은 이기더라도 힘들게 우승할 것이라는 평이 지배적이네요. 전문가들도 한결같이 SK의 우승을 예견하고 있군요.

하지만 저는 조금은 생각이 다릅니다. 일단 우승은 두산이 하구요. 그것도 오히려 상당히 쉽게 할 수 있다고 봅니다. 굳이 수치로 표현하자면 4승 1패 정도가 되지 않을까 싶네요. 두산팬이기에 다소 편파적일 수는 있겠지만, 나름의 근거를 가지고 내린 판단입니다. 

두산 우승의 근거는 바로 '하고자 하는 의지'입니다. 너무 엉뚱하죠? 타력이 강하거나 투수력이 낫다거나 하는 등의 유형의 수치가 아닌 의지라는 무형의 정신력을 우승근거로 내세웠으니까요. 사실 수치적인 걸로만 본다면 두산은 SK에게 우위를 보이는게 많지 않습니다. 일단 투수력이 딸리구요. 타력은 비슷한 수준이고, 기동력은 근소한 우세 정도라고 봐야됩니다. 전체적으로 보면 5.5 : 4.5 정도로 볼 수 있겠죠.

하지만 두산은 올해 꼭 우승을 해야 한다는 선수들의 동기부여가 잘 되어 있습니다. 올 시즌이 끝나면 해외진출이 예상되는 김동주와 이혜천, FA를 앞두고 있는 홍성흔, 그리고 전반적으로 SK라면 이를 갈고 있는 선수들까지 이번에는 반드시 복수하겠다는 생각들이 어느 때보다 강합니다. 그리고 김경문감독의 김성근감독에 대한 투지도 빼놓을 수 없겠죠.

반면에 SK는 우승에 대한 열망이 작년만 못합니다. 두산이 올라와서 덤비면 상대해주겠다는 식의 수동적인 자세에 가깝죠. 동기의식이 결여되면 플레이는 조금씩 쳐지게 마련이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4년 연속 우승을 차지한 과거 해태는 그런 면에서 대단한 전력을 지녔다고 봐야겠죠. SK도 그러지 말라는 법은 없지만 왠지 이번에는 두산에게 안될 것 같습니다.

또 쉽게 우승을 하리라는 예상은 두산의 하늘을 찌르는 전투력 모드에 기반합니다. 삼성이라는 강팀과 실전 예비고사를 치렀구요. 날씨가 추워진 야간경기 경험도 쌓았습니다. 비록 체력은 데미지를 안고 가지만 충분히 상쇄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다만 경기 분위기를 망치는 흥분은 분명히 자제되어야 합니다. 작년에 두산이 2승 이후 4연패를 했던건 김동주의 급흥분이 컸죠. 젊은 선수들이 주축인 두산은 팀의 기둥인 김동주가 중심을 잡아줘야 하는데, 채병용에게 멱살을 잡힌 이후 평정심을 잃어 전혀 힘을 발휘하지 못했습니다. 김동주의 부진은 전체의 무기력으로 이어졌구요. 결국 준우승에 머물렀죠. 이번에는 그런 일이 나오면 안됩니다. SK가 또 도발을 하더라도 냉철한 인내심으로 평정심을 유지해야 합니다. 지난 경험이 있기에 이번에는 잘 해주리라 믿습니다.

써놓고 보니 객관성을 유지하느라곤 했는데 미약한 부분도 보이네요. 하지만 수정하고 싶진 않습니다. 분명히 두산의 우승의지가 체력소모를 상쇄할테니까요. 이 포스팅에 대한 결과는 한국시리즈 종료 이후 또 포스팅으로 평가하겠습니다.


그게 1995년이니까 군대에 있을 때 입니다. 한창 쫄병 시절인지라 내무반에서 찍소리도 못하고 군기 바짝 든 상태로 일만 하고 있었죠. 그날도 그냥 마대자루로 바닥 밀고 걸레로 침상 닦고 있었습니다.

한 내무반에 고참들이 모두 모여 TV를 보고 있었는데요. 바로 두산(당시 OB)과 롯데의 한국시리즈 7차전이었죠. 1995년의 챔피온을 결정짓는 마지막 경기였기에 너무나 보고 싶었지만 일병이 TV를 볼 수 있나요. 그랬다간 당장 집합 걸릴텐데요. 내무반 밖으로 들려나오는 고참들의 함성소리로 짐작만 할 뿐이었죠.


그러다 어렵사리 걸레로 침상을 닦는 일을 맡게 되었습니다. 다른 내무반은 후딱 닦고 TV가 있는 내무반에서 정말 광이 나게 닦고 또 닦고 했습니다. 다 닦아도 나가기 싫어서 눈치를 보며 밍기적 대고 있었죠.

그때 누구였는지 고참이 저를 보며 얘기하더군요.

고참 : "야 너 야구 보고 싶지?"

속에서는 "네!~~" 외쳤지만 그럴 수야 있나요.

쫄병 : (당황한듯) "아.. 아닙니다. 괜챦습니다."
고참 : "마 괜챦긴 뭐가 괜챦아. 보고 싶으면서 뭘~ 그냥 앉아서 봐"
쫄병 : (머뭇...)
고참 : "그냥 보래두~ 괜챦아. 내가 보라면 보는거야"
쫄병 : (긁적긁적) "아.. 예 알겠습니다!"

그 때 그 고참이 얼마나 고마웠는지 모릅니다. 누가 면회오는 것보다 훨씬 더 반가운 말이었죠. 아쉽게도 그 고참이 누구였는지 기억은 가물가물하지만...

1995년의 우승은 좀 특별합니다. 박철순 형님이 13년을 기다려온 마지막 현역 우승이었거든요. 허리 디스크로 몇년을 재기했다 실패하고 다시 재기했는데, 현실적으로 95년이 형님에겐 거의 마지막 도전이었죠. 그런 까닭에 박철순은 우승한 후 그라운드에서 목놓아 울었습니다. 저도 어찌나 감격스럽던지 속으로는 눈물을 엄청 흘렸구요.

아직도 마지막 투수 앞땅볼을 처리하던 권명철의 마지막 장면이 눈에 선합니다. 그라운드에서 뒤엉킨 선수들도 또렷이 기억하구요.^^

올해는 SK에 복수전으로 꼭 우승했음 싶네요. 그 때의 감격을 또 한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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