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가 lg인 이상, 플레이오프는 경기가 아닌 전쟁이다. 

lg에게 지는 플레이오프는 야구팬의 기억이 존재하는 한 계속 회자되면서 놀림감이 되고 트라우마로 남기 때문이다,

2000년 플레이오프에서 보여준 안경현의 동점홈런이 지금까지도 자랑스러운 대첩으로 남는 것처럼..


그래서 이번 플레이오프에 쏟아지는 팬들의 관심은 상상 이상이었다. 특히 lg팬들은 11년 만에 치르는 가을야구라 티켓파워에서 상당한 힘을 보여줬다. 10년 넘게 눌려온 설움을 한번에 터뜨릴 수 있는, 게다가 다시 언제 올지 모를 기회인데 그냥 집에서 볼 순 없었을게다. 구름같이 몰려드는 lg팬들, 충분히 이해한다. 그래서 1차전 잠실야구장은 lg팬들이 60% 정도 차지 하지 않았나 싶다. 나도 어렵게 티켓을 구해서 직관했는데, 외야쪽 두산 관중석에 태반이 유광점퍼였다. 그 한풀이에 다소 초반에 당황하긴 했지만 그래도 우리 선수들과 팬은 혼연일체로 승리를 따냈다. 



1차전 승리는 의미가 있다. 넥센과의 피말리는 접전 끝에 올라와 체력이 소진한 두산이 lg를 이길거라 예상한 전문가는 거의 없었다. 정확히는 박동희 빼고는 없었다. 그런 일방적인 전망과 열악한 살풀이 분위기 속에서 엮어낸 첫승은 남달랐다. 그리고 포스트시즌의 초보생인 lg로서는 첫 패배로 당황하기 시작했다. 이 압박감은 실제 시리즈 내내 lg를 에러로 괴롭혔다. 2차전은 리즈의 인생투구로 완패했다. 160km의 강속구와 140km의 슬라이더가 제구력을 갖추니 더 이상 어떻게 손 쓸 수가 없었다. 깨끗하게 손들었다. 그래, 리즈 너가 짱먹어라. 


그리고 맞은 두산 홈게임인 3, 4차전. 3차전에서 다소 피곤한 니퍼트를 올려 승부수를 던졌던 김진욱 감독의 작전이 맞아 떨어졌다. 힘 떨어진 구위를 노련한 운영으로 만회하며 3실점으로 막아줬다. 특히 9회초 4연타석 안타를 맞으면서도 홈에서 2명을 잡아낸 임재철과 민병헌의 보살은 역대급 충격이었다. 그렇게 꾸역꾸역 막아 5-4 승리. 두산은 함부로 넘볼 수 없는 강팀이란걸 lg에게 분명히 보여줬다. 마지막 4차전에선 lg팬을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멘붕으로 몰아넣었다. lg의 상징인 마무리 봉중근에게서 8회말에 홈런 1개, 3루타 2개, 안타 1개 등으로 단숨에 3점을 뽑아낸 것. 아마 lg팬들 뇌리에는 치욕이라는 단어가 둥둥 떠다녔을 것이다. 


이로써 lg와의 플레이오프에서 온갖 불리한 조건을 딛고 업셋을 성공시켜 '미라클 두산'의 위용을 다시 한번 과시했다. lg팬에게는 트라우마이겠지만, 두산팬으로선 두고두고 곱씹을 만한 명승부도 남겼다. 그리고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상대는 삼성. 굳이 설명안해도 현존 최고 전력의 삼성이다. 객관적인 전력으로는 당연히 삼성이 우승이라고 하겠지만, 이미 미라클 두산의 힘으로 업셋을 이뤄온 만큼 충분히 해볼 만 하다. 또 하늘의 기운이 두산을 감싸고 있지 않은가? 이왕 여기까지 온거 끝을 봐야 할 것이다. 그리고 올해 우승을 해야 만년 준우승팀이란 오명도 씻을 수 있는 것이다. 끝까지 포기하지 말고 죽기 살기고, 최!강!두!산! 화이팅~~!!!

 


(직관 후 너무 오랜만에 포스팅을 남기네요.)

간만에 포스트시즌 직관을 갔습니다. 4차전이었는데요. 이미 시간이 너무 지나기도 했고, 또 지금은 이미 시리즈를 삼성에 내준 상태인지라 리뷰한다는게 김샌 감이 없지 않습니다. 하지만 기록을 위해 남겨두는 정도로 하렵니다.

4차전 결과는 뭐 아깝게 졌지만, 끝까지 투혼을 발휘했기에 전혀 아쉽지 않았네요. 물론 이기면 좋았겠지만, 끝까지 투혼을 발휘해준 우리 선수들이 너무 자랑스럽습니다. 티켓은 곰대에서 양도받아서 갔구요. 두산팬중에 사기꾼이 있겠어? 하는 심정으로 믿고 입금했습니다. 덕분에 잘 봤네요.
 
경기는 박진감 넘쳤습니다. 업치락 뒤치락 피말리는 승부로 9회까지 향방을 알 수 없었죠. 관중석에서 어찌나 소리질러댔는지 목이 쉬었습니다. 특히 2-7로 지고 있는 상황에서 투아웃 이후 연속안타로 7-7 동점을 만든 순간... 그날의 경기 결과는 더 이상 중요하지 않게 됩니다. 그런 야구를 본다는 자체가 너무 행복했고 자랑스러웠거든요. 가장 두산다운 방식의 야구를 같이 한다는게 승리보다 더 소중했습니다. 그런 야구만 해준다면, 우승을 못한다해도 속상하진 않을 것 같네요. 지난 2000년이 그랬었죠. 현대에 비록 우승을 내줬지만, 0-3에서 3-3까지 따라가고 7차전에서 3-4로 아쉽게 지는 동안 정말 행복했습니다. 조계현의 투혼이 팬들을 눈물겹게 했구요. 선수들 모두 몸을 아끼지 않는 플레이로 그라운드를 누볐죠. 준우승을 하고 나서 관중석에 올라 내년엔 꼭 우승하겠다고 약속해주고... 하여간 미러클 두산이라는 말이 참 실감이 나던 시리즈였습니다. 그런 자부심을 이번 삼성과의 플레이오프에서 느끼게 해주네요.
덧글...
삼성은 올라가서 SK에 2연패하고 있습니다. 'SK! 대단하구나~'라기보다 '삼성! 우리좀 밀어주지 그랬어?' 하는 심정이네요. 어쨌든 관심도는 확 떨어졌지만, 두팀의 아름다운 승부 기대합니다.


(중간에 야구 보면서 포스팅을 쓰고 있었는데, 완전히 지우고 다시 쓰기 시작합니다.)
 
이건 뭐 말로 형용할 수 없는 극한의 감동의 쓰나미가 심장을 사정없이 휘몰아치는군요. 11회말 타신의 동점 2루타와 반장곰의 끝내기 안타가 터지는 순간, 심장 박동수는 저멀리 안드로메다를 향해 치닫고, 억누른 목소리는 터져나오고, 이제 정말 한이 서린 우승을 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도 들고... 현장에 계신 분들 너무 부럽습니다. 이런 대첩을 직접 관람하기 쉽지 않은데 말이죠. 그것도 포스트시즌에서의 대첩이라 격을 달리 하거든요. 어떻게든 표를 구해보는거였는데... 정말 아쉽습니다. 

오늘 0-4에서 6-4로 역전 그리고 6-6으로 동점, 연장전 돌입한 후 6-8로 재역전 당했을 때도, 왠지 질 것 같은 기분은 들지 않았죠. 설사 지더라도 다시 4, 5차전을 승리로 이끌어 한국시리즈 티켓은 우리가 따내리라 믿어 의심치 않았구요. 그리고 이어진 11회말에서 믿음이 현실로 둔갑하는 장면을 우리는 목격했습니다. 그것도 가장 극적인 시나리오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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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의 매력은 가장 숫자에 근접한 스포츠이면서도 숫자로는 표현할 수 없는 무언가가 늘 묵직하게 존재한다는데 있습니다. 그래서 곧잘 인생과도 비교합니다만, 사실 11회초에 2점을 내줘 패색이 짙었을 때, 이걸 역전시킬 수 있는 3점을 낼 수 있는 확률은 제로에 수렴하죠. 단 세명의 타자만 잡으면 되는데, 투수의 방어율을 보나, 연속안타가 나올 수 있는 확률을 보나 그렇죠. 하지만 야구공은 둥글고 배트도 둥글기 때문에 그 순간에 공이 어디로 굴러갈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그래서 하구라선생이 '야구 몰라요~', 요기 베라는 '경기가 끝날때까지 끝난게 아니다~' 라는 명언을 남기신거겠지요.

선두타자 이종욱이 안타로 출루하는 순간 역전할 수 있다는 느낌... 저만 가졌을까요? 아마 두산팬 뿐만 아니라 삼성팬, 선감독, 마운드에 정인욱투수까지 느꼈을겁니다. 공 하나로 1년 농사의 결과가 왔다갔다 하는 그 무게를 정인욱이라는 신인급 투수가 견디기는 힘들었을테죠. 백전노장인 박진만도 수비의 달인 손시헌도 에러를 하는 자리인걸요. 결국 정인욱은 두목곰과 고젯을 볼넷으로 내보내고 타신에게 동점 2루타를 맞았습니다. 삼성의 입장에서는 두목곰은 그렇다해도 고젯을 볼넷으로 내준게 참 뼈아팠네요. 포스트시즌에서 이름값 못하는 그를 감안한다면 맞더라도 무조건 승부했어야 하는데... 만루가 되는 순간 이미 경기는 끝내기 수순으로 접어든 셈이었습니다. 사색이 된 정인욱의 낯빛만 봐도 알 수 있었네요. 그 끝내기의 주인공이 반장곰인건, 참 하늘이 드라마를 써도 이렇게 잘 써주셨나 싶습니다. 반장곰이 앞서 9회 끝내기 찬스를 날려버린 죄를 씻을 수 있는 기회를 주신거니까요. 그리고 그 기회를 반장곰은 놓치지 않고, 팬들을 젖과 꿀이 흐르는 땅으로 인도했습니다.   
오늘 결승타를 날린 손시헌, 누가 뭐래도 두산의 자존심인 김동주, 투혼의 야구를 보여준 임태훈, 동점타를 날린 임재철, 6타수 3안타의 미친 존재감을 보여준 오재원, 든든한 허리를 지켜준 왈론드, 허슬플레이의 원조 이종욱, 두산의 신형 엔진 정수빈, 좋은 구질을 보여준 이현승, 홈런 맞아도 늘 오뚝이처럼 일어나는 정재훈, 두산의 안방마님 양의지, 탄탄한 수비를 보여준 이원석... 정말 잘해줬구요. 그리고 개점휴업 중인 김현수, 서서히 컨디션 찾고 있는 고영민, 미래의 희망 성영훈, 한국시리즈에선 선발로 내보냈음 하는 김성배, 좌완 김창훈, 대주자로 잠깐 나온 용덕한, 아직 타격감 조율 중인 이성열, 오늘 모처럼 타석에 섰지만 불발에 그쳤던 김재호, 대주자로 나왔던 민병헌... 모두 자랑스럽습니다.(혹시 빼놓은 선수 없나요?)

성급하긴 하지만 누가 이번 가을야구를 한마디로 정의하라고 한다면... 미러클 두산의 어게인 베이징 버젼이라고 말하고 싶네요. 가을야구가 무르익을수록 말할 수 없는 야망이 점점 탐스럽게 영글어만 갑니다. 너무 두레발치면 안되겠죠...? 제발... 이번 가을만은...

덧글 1...
제가 원하는 야구는 이렇게 용찬이가 빠지면 태훈이가 막아주고, 현수가 낙담해 주저앉으면 종욱이가 일으켜 세워주는 야구입니다. 특히 팀에 악재가 닥쳤을 때, 오히려 더 똘똘 뭉쳐서 무서운 힘을 발휘하는 야구, 이제야 비로소 두산다운 야구를 하는 것 같아 흐믓하네요. 이제 두산은 힘도 없지만 무서울 것도 없습니다.

덧글 2...
뭘 중계해도 sbs는 찌질합니다만, sbs 라디오 중계한 정동진 해설은 참... 명경기에 티만 남겼네요. 해설이란게 말 그대로 해설이어야 되는데, 게다가 지금 야구팬들의 수준이 상당히 높아져 있는데, 마냥 되도 않는 소리만 해대고 있으니... 잠깐 외출하면서 들었는데 임팩트 강한 헛웃음 여러번 했습니다. 해설할 사람이 그렇게 없나요? 


어차피 대구에서 1승만 거두면 목표 달성이었습니다. 적지에서 1승만 거두고 돌아온다면, 그것도 2차전을 이겨 두산 특유의 분위기만 타준다면, 그닥 어렵지 않게 한국시리즈행 티켓을 따지 않을까 싶었는데요. 그렇게 돌아가는거 같아 일단 희망적이네요. 이건 지난 포스팅에서 밝혔 듯이, 1차전에서 비록 졌지만 내용은 손색이 없었기 때문이구요. 중간계투진이 살아있었던 덕분입니다. 게다가 왈론드가 부적처럼 붙여둔 WHY NOT 스티커의 효험이기도 하구요. 아주 깜찍한 왈롱입니다.

2차전은 막판에 어이없는 실수로 역전당할 뻔 했네요. 고젯이 글러브 안에서 공을 더듬는 바람에 병살을 놓쳤을 뿐만 아니라, 송구에러를 범해서 위기를 자초했죠. 바로 김재호로 교체되었음은 당연한 달감독님의 응징이었구요. 고젯은 이제 정신을 차려야 할 것 같습니다. 주전은 이미 그의 자리가 아니구요. 이대로 가다간 백업도 자신할 수 없습니다. 내년엔 오똘이 군대가야 하는데 참...

대신 오재원의 더블 플레이 2개는 초반에 승리를 예감하기에 충분했네요. 원래 이런 포텐셜이 충만한 선수였는데, 그간 고젯의 그늘에 가려 보이지 않았었죠. 그간 벤치에 앉아있던 오똘을 따뜻한 눈길로 지켜봐온 보람을 느끼게 해주네요. 고맙다 오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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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뭐니뭐니해도 최고의 수훈갑은 히메네스입니다. 히메공주님의 7이닝 무실점은 이닝이터 역할 겸 중간계투에게 꿀맛같은 휴식까지 챙겨준 효자손이었죠. 거의 사하라사막 한가운데에서 오아시스를 발견한 것과 맞먹는다고나 할까요? 게다가 중간에 한시간 넘게 우천 지연되는 상황에서도 자기 페이스를 잃지 않은 점도 칭찬해줘야 되구요. 나중에 기사 보니 7회에는 자진등판했다고 하네요. 아... 정말 와락 안아주고 싶군요.

또 한명 빼먹을 수 없는 오늘의 히어로...! 우리에겐 아기곰 임태훈이 있었습니다. 절체절명의 순간에서 자신의 공을 믿고 마지막 타자를 삼진잡아 승리를 지켜낸 장면은 시리즈 최고의 압권이었네요. 임태훈에게 평생 기억에 남을 만한 승부이자, 에러쟁이 고젯의 목숨을 살린 삼진이기도 했습니다. 예전에 사직 무사 만루 상황에서 이대호 삼진잡고 홍성흔 병살로 잡았던 그 경기의 데쟈뷔였네요. 마운드는 외로운 자리라고 누가 그럴 때 별로 실감 안했었는데... 그순간 우리 아기곰 정말 외로웠을겁니다. 야수들이 뻘짓하는 동안 혼자 다 헤쳐나가고... 게임 마무리짓고... 1차전의 메시아와 2차전의 아기곰, 격하게 안아주고 싶네요. 관중석에서도 여러명 감격의 눈물 흘리던데... 정말 중계보면서 짠했습니다. 가뜩이나 우리 아기곰... 허리도 안좋은 상태인데...ㅜㅜ 이제 잠실에서의 승부를 겸손하게 맞을 때입니다.
그리고 투혼의 승부, 열정의 응원 다짐합니다.
역전의 명수 두산이 갑니다.
닥치고 V4!


플레이오프 첫 경기에서 두산이 졌습니다. 5-6으로 다 잡은 경기를 놓쳤는데요. 그리 기분이 나쁘지는 않네요. 두산은 늘 첫 경기를 졌던 시리즈에서 좋은 성적을 냈었기에... 또 두팬으로서의 믿음이란게 있거든요. 게다가 정재훈이 홈런을 맞았다는 것... 이것도 왠지 롯데에게 역전한 시나리오와 동일하게 가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결국 이번 플레이오프는 두산이 어쨌든 올라갈 것 같네요. 비록 전문가들은 삼성의 승리를 압도적으로 예상했지만, 전문가들의 예상을 가볍게 비웃어주는게... 또 두산의 장기 아니겠습니까? 매 경기 부담없이 최선만 다해주면 됩니다.

두산의 시리즈 승리를 긍정적으로 보는건 중간계투진의 구위가 좋다는겁니다. 특히 임태훈과 고창성은 쉽게 쳐낼 수 있는 공이 아니더군요. 아기곰은 묵직한 직구에 제구가 잡혔구요. 곱창이도 뱀직구의 화려함이 임창용을 연상케 하더라구요. 게다가 김동주와 최준석이 터졌다는 점. 상당히 희망적이죠. 역시 두산은 두목곰과 장돈건이 해줘야 강한 타선이 되죠. 고젯과 기계가 조금 부진하긴 한데, 큰 경기 경험이 많은 선수인 만큼 분명 역할은 해주리라 믿습니다.

우리 메시아 정재훈의 트라우마가 걱정스럽긴 하지만, 워낙 백전노장이니까 자고나면 분명 좋아질겁니다. 롯데전에서는 두번이나 맞았는데요 뭐...^^ 중요한건 2차전입니다. 대구에서 1승 1패로만 올라온다면 잠실에서 바로 끝내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살짝 해보네요. 여튼 올 가을은 닥치고 V4입니다.

덧글 1...
롯데와의 준플은 떨렸는데, 플레이오프는 그닥 떨리지 않네요. 두산팬들도 큰 경기 경험이 쌓여서 그런가요? 덤덤합니다.

덧글 2...
용찬이 대신 덕후가 엔트리에 올라왔습니다. 유망주에게 큰 경기 경험쌓게 해주는건 달감독님의 스타일이기도 하구요. 몸을 보니 좀 부었던거 같은데 2군이 체질인가 보네요. 8회말에 한타자 상대했구요. 공은 빠르긴 한데 높더군요. 다행히 외야플라이로 잡았습니다. 왠지 덕후가 이번 시리즈에서 깜짝 스타가 될 것 같은 느낌은... 음... 너무 앞서간건가요...?


이틀 연속 하이원과의 플레이오프를 관전했습니다. 1차전에 불의의 일격을 당한 터라 2, 3차전은 반드시 승리해야 하는 경기였는데, 다행히 이겼습니다. 이제 남은 두 경기에서 한경기만 이기면 대한민국 최초로 아시아리그 챔피언결정전에 올라갑니다.

하이원 경기를 직접 본건 처음입니다. 그동안 하이원의 간판 알렉스킴에 대한 기사는 읽은 터라 호감을 느끼고 있었는데요. 역시 큰물에서 경헙을 쌓았던 선수는 달라도 뭔가 다르더군요. 스케이팅이나 스틱웍이 여느 선수들과는 차원이 달랐습니다. 마치 베트남인가에서 잠깐 자선경기를 뛰었던 지단을 연상시키더군요. 여유있으면서도 시야가 남다른게 매직 존슨의 현란한 어시스트를 떠올리게 하구요. 3차전에서 몸을 날리면서 넣은 골은 정말 NHL급이었습니다. 적이었지만 기립박수를 쳤다능...^^;; 하지만 하키는 팀스포츠입니다. 하나로 똘똘 뭉친 힘은 안양한라가 더 나았네요.

2차전에서는 팽팽한 긴장감이 끝까지 이어졌는데, 3차전에서는 2피리어드 2-2에서 6-2까지 달아나자 사실상 승부는 결정되었습니다. 그리고 성급하긴 하지만 플레이오프의 승패도 갈린게 아닌가 싶네요. 하이원이 골리를 뺐던 승부처에서 오히려 안양한라가 골을 넣은게 쐐기를 박았구요. 전체적으로 기싸움에서 지지않은게 경기를 장악했던 요인이 아닌가 싶습니다.

인상적이었던건 허벅지 부상중인 마르티넥이 계속 응원을 보내던 장면이었습니다. 청바지를 입은채 골을 넣을 때마다 환호하고 동료를 격려하던 모습은 참 보기 좋았습니다. 과거 두산의 리오스를 보는 느낌이 들더군요. 이에 서포터스는 마르티넥의 이름을 연호하기도 했습니다. 어쨌든 부상이 빨리 회복되어 결승전에서는 출전하길 기원합니다.

이제 춘천으로 옮겨 남은 플레이오프 경기를 치르게 됩니다. 꼭 4차전에서 결승행을 확정지었으면 하네요. 비록 가지느 못하지만 성원은 보냅니다. 안양한라 화이팅~

덧글...
2차전에서는 혼자였지만 3차전에서는 안양한라 서포터스와 같이 처음으로 응원했습니다. 재미있네요. 응원단장의 열정적인 모습이 인상적이었구요. 하키를 얘기할 수 있는 사람들을 알게 되어 기분이 좋네요.


동문 모임이 있어 올해 마지막 경기를 보지 못했습니다. 대신 중간중간 지인들로부터 메시지를 받았는데요. 믿을 수 없는 스코어에 미친 사람 마냥 헛웃음만 연신 내뱉었네요. 그토록 갈망했던 승리였는데 이렇게 허무하게 무너지다니... 도저히 인정하기 싫은 순간이었습니다. 하지만 나보다 참혹한 패배 앞에서 엄청난 굴욕감을 느꼈을 현장의 선수들과 두산팬들이 안쓰러웠네요. 얼마나 괴로웠겠습니까? 그럴 때일수록 곁에서 응원 목소리 한번 더 내고 박수 한번 쳐줘야 하는데... 그러지 못한게 참 미안했습니다.

마지막에 자형이 보낸 문자가 가슴에 아리네요.

인생도 허무하고
야구도 허무하다

그동안 잘 싸워준 우리 곰돌이들 정말 수고 많았구요, 김경문 감독님도 욕보셨습니다. 프런트도 고생했구요. 그리고 올해도 어김없이 가을앓이를 했던 우리 팬들도 이제는 한발짝 떨어져 야구를 편하게 보셨으면 합니다. 우모도 이제 야구에 뺏겼던 시선을 주위에 돌려볼까 합니다.

덧글...
술을 새벽까지 마시다 6시에 귀가했네요.
기쁨의 술이었으면 좋았으련만...


팬들은 내게 져도 멋진 승부였다고 말한다.
그것이 진심인가?

두산팬에게 이 광고 카피는 철심이 되어 심장에 박히는 느낌입니다.
져도 멋진 승부는 지난 2년간 흘린 눈물로 족합니다.
이젠 승리하고 싶습니다.

Revenge match Vs SK
닥치고 V4!




설마했는데... 또 졌습니다. 3차전의 패배가 충격이 상당히 컸던 모양이네요. 부두목 손시헌까지 에러를 했습니다. 큰 경기에서는 홈런보다 에러가 더 아픈 법인데요. 정근우는 수비에서 날랐고, 손시헌은 실수 하나로 분위기를 놓쳤습니다. 이제 슬슬 작년, 재작년의 트라우마가 떠오르네요. 이런 기억 정말 싫은데 말입니다.

트라우마 : 정신적 외상을 뜻하는 정신 의학 용어로 과거의 충격이 현재가지 미치는 것을 말한다.

미묘한 차이에서 발생한 2번 연속 트라우마... 이제 삼세번의 심정으로 도전했는데요. 아직 완전히 치유하진 못했네요. 응원하는 입장에서도 자꾸 심리적으로 위축이 되니 선수들은 오죽할까요? 올해까지 말리면 정말... 정말... 헤어나기 힘든 상처를 입을텐데 말입니다. 4차전에서 지고 나자 더 이상 인터넷을 하고 싶지 않더군요. 그냥 무기력해져서 마냥 TV만 보며 바보같이 누워만 있었습니다. 뭔가에 빠지지 않으면 자꾸 그 상황이 떠올라서 우울해지거든요. 예전 학력고사에서 떨어졌을 때도 그랬더랬죠.

트라우마 치료법 : 급성 스트레스 장애의 경우는 치료를 시작하면 회복이 매우 빠른 편이며, 정신과적 장애가 잘 나타나지 않는다. 하지만 정신과적 장애가 나타나거나 원래 가지고 있었던 경우는 만성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 증상은 30% 정도가 회복되며 40%가 가벼운 증상으로 판명되며 나머지 30% 정도는 증상이 심한 경우로 치료가 계속 필요하다. 정신과적인 치료는 사고 후에 몇 주 안에 시작해야 하며, 인지치료 및 행동치료, 최면치료, 집단치료, 약물치료, 신경차단 치료요법 등의 방법으로 치료한다. 약물은 삼환계 항우울제와 단가아민 산화효소억제제(MAO inhibitor), 세로토닌 재흡수 차단제(fluoxetine), 항경련제(carbamazepine, valporic acid)를 복용한다.

야구용으로 만들어진 트라우마 치료법이 있다면 당장 적용하고 싶습니다. 선수들과 팬 모두 단체로 접종을 받으면 어떨까요? 화요일까지 기다리기도 짜증납니다. 이놈의 SK는 정말 떨어지지 않는 계절감기처럼 우리를 괴롭히는군요. 어쨌든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우리 곰돌이들 끝까지 힘내주기 바랍니다. 양팀 감독 모두 5차전 선발을 밝히지 않았는데... 아마 금민철과 채병용이 아닐까 싶네요. 생각 같아서는 노경은을 한번 기용해보는게 어떨까 싶기도 합니다. SK가 의외의 카드에 약한 면도 있고, 여차하면 금민철을 바로 올릴 수도 있구요. 하여간 누가 선발로 올라오건간에, 마지막이니까 이를 악물고 던질겁니다.

무등산에 호랑이들이 이빨 보이며 웃고 있네요. 젠장...

닥치고 V4!


다 이긴 경기를 놓쳤습니다. 막판에 두개의 수비가 두산을 천당과 지옥으로 돌게 했습니다. 우선 첫번째 나온 이종욱의 다이빙캐치는 패배의 위기에서 구해냈죠. 빠르게 날아간 타구는 누가 봐도 중전안타였는데요. 그걸 기적적으로 잡고 2루에 던져 더블플레이를 잡아낸 장면은 3차전 뿐만 아니라, 한국시리즈 제패까지 넘보게 하는 작품이었습니다.

하지만 10회초 나온 정수빈의 수비는 플레이오프의 향방을 오리무중으로 끌고 가버렸네요. 정수빈을 탓하고 싶진 않습니다. 정수빈은 정말 잘 싸워줬구요. 다만 그 상황에서 공이 라이트에 들어가 순간 놓쳤을 뿐입니다. 비록 시리즈의 분위기가 안좋은 쪽으로 흘러갈지언정 우리 정수빈은 정말 자랑스럽습니다.

3차전을 만약 이겼다면 목요일까지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기아와 붙었을텐데, 일단 4차전에서 끝내기를 바래야겠네요. 개인적으로도 타격이 크네요. 토요일은 야구에 전념하고 일요일은 아기곰과 놀려고 했는데... 흠... 일단 뭐... 빡빡한 일요일을 보낼 것 같습니다.

닥치고 V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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