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가 없는 요즘은 주로 네이버의 다시보기를 보며 시간을 때우고 있습니다. 어서 빨리 야구시즌이 돌아와야 다시 행복한 나날을 보낼텐데요. 우여곡절이 많은 올 스토브리그의 나쁜 기억도 내년도 변함없는 '미러클 두산'의 신화를 보면서 지우고 싶네요.

개인적으로 뽑은 내년도 두산베어스에 기대되는 선수들을 포스팅해볼까 하는데요. 야구에 대한 지식이 그닥 많진 않은 상태에서 내맘대로 뽑은 주관적인 픽이란거 염두에 두시고 봤음 싶습니다.

우선 첫번째 뽑은 선수는 최주환입니다. 최주환은 아는 사람보다 모르는 사람들이 더 많은 아직은 무명선수죠. 동성고 출신으로 2006년 계약금 6천만원에 입단했는요. 갸날픈 얼굴에 비해 방망이 돌리는 모습이 검객을 연상시킬 정도로 빠르고 부드러운 장점을 갖고 있습니다. 내야수면서 우투좌타라는 드문 케이스이기도 합니다. 이에 반해 아직 1군 기록은 눈에 띄는게 별로 없네요. 게다가 포지션이 2루인 관계로 대한민국 2루수 고영민의 그늘을 벗어날 확률도 높아보이진 않구요. 하지만 2군에서는 거의 본즈놀이 수준의 활약을 보였고, 또 잠재력이 충분한 만큼 언젠가는 포텐셜을 터뜨려주리라 기대해보는 선수입니다.

2008 시즌 성적
1군 : 타율 0.267, 15타수 4안타, 6타점, 삼진 4, 볼넷 1 
2군 : 타율 0.345, 238타수 82안타, 11홈런, 55타점, 삼진 19, 볼넷 25, 도루5

우선 2008 1군 성적을 보면요. 워낙 출장경기가 적어 뭐라고 할 만한 수치는 아니지만, 타점이 상대적으로 높다는게 눈에 들어오더군요. 주로 대타로 나서서 그렇겠거니 했는데, 2군 기록을 보니 거기서도 타점은 발군이었습니다. 타격 1위인 이병규가 0.426에 50타점인걸 감안하면 최주환의 클러치 능력은 가볍게 볼게 아니네요. 그리고 볼넷과 삼진의 비율도 참 착합니다. 선구안도 어느 정도 안정적이라고 봐야되구요. 아쉬운건 도루 숫자인데 발이 느린 편은 아닌걸로 알고 있는데 5개 밖에 안되네요. 김경문감독의 눈에 들려면 이번 겨울에 부단히 뛰어야 할 듯 싶습니다.

결국 북부리그 타격 2위 최주환은 2009 시즌이 1군으로 도약하느냐 마느냐의 중요한 길목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우선 결론부터 얘기하면 아쉽게도 쉽지 않습니다. 1군의 내야 엔트리가 7명 정도로 봤을 때 오재원, 고영민, 손시헌, 이대수, 이원석, 김재호, 김동주, 최준석 등만 세어봐도 7명이 훌쩍 넘거든요. 김동주, 손시헌, 고영민, 오재원, 최준석을 안정권이라고 하면 결국 이원석, 김재호, 이대수 등과 함께 치열한 경합을 벌여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설사 시즌이 시작할 무렵에 유격수 트레이드를 한다고 해도 최주환이 들어갈 자리는 커보이진 않습니다.

게다가 최주환의 수비실력이 그닥 좋은 편은 아니라는 소문이 있어 김경문감독의 눈에 들어올지는 미지수입니다. 하지만 빠른  뱃 스피드가 매력적이라는 점, 고영민의 경쟁상대를 붙여준다는 측면에서 깜짝 1군 엔트리 기용도 생각해 볼 수 있을겁니다. 무엇보다 최주환 자신이 이번 동계훈련을 어떤 자세로 임하느냐에 따라 결정될 겁니다. 적어도 김경문감독은 열심히 하는 선수에게 기회는 주는 스타일이니까요. 그래서 탄생한게 김현수구요.

개인적으로는 최주환이 2루수비를 강화하고 클러치 능력을 키워서 고영민의 백업으로 일단 시작했음 합니다. 그리고 점차 경험을 쌓아 1루와 2루를 보는 멀티 내야수로 성장했음 하네요. 유격수와 3루수는 공을 잡고 던지는 스타일이 2루수와는 달라 조금 무리가 있을 수 있거든요. 뭐니뭐니해도 최주환의 가장 큰 매력은 뱃 스피드입니다. 과거 전성기의 김재현을 연상시킬 정도의 스피드를 가진 만큼 조금만 더 가다듬으면 충분히 주전자리도 노릴 수 있으리라 기대해봅니다.


목이 약간 쉬었습니다. 비록 8연패한 경기였지만 정말 코리안시리즈인양 열심히 응원한 덕분입니다. 아쉽긴 하지만 뭐 어쩌겠어요. 롯데가 더 잘했으니 진건 당연하겠죠. 같이 잠실야구장에 간 롯데팬 선배가 좋아하는 모습을 보니 뭐 축하는 해주는데... 가슴이 먹먹해 오더만요.

한마디로 롯데의 이대호와 가르시아에게 완패한 날입니다. 따라갈만한 분위기에서 두명에게 투런포를 맞은게 결정적이었죠. 두산의 공격력은 찬스에서 몇번 날린 것 빼고는 나쁘진 않았습니다. 다만 약팀들이 대개 역전하지 않을만큼만 따라가는데 아쉽게도 두산이 그런 모습을 오늘 보여줬습니다. 전혀 두산답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라운드를 빠져나오면서 그다지 기분이 나쁘지는 않았습니다. 두산의 투지를 봤기 때문인데요. 그래서 허슬두의 미래는 결코 어둡지 않습니다. 올림픽 브레이크 이후 예전의 가공할 위력을 다시 재현해 주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1. 홍성흔의 기습번트 안타 이후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
어떻게든 살아나가겠다는 의지 눈에서 불을 뿜더군요. 롯데전 1차전의 쓰리런 홈런만큼 기뻤습니다. 이대호의 뒤뚱대는 수비는 안습이기도 했지만 통쾌하기도 했습니다.

2. 김재호 삼진 이후 헬멧던지기
오늘 경기의 마지막 타자는 김재호였는데요. 강영식에게 삼진을 당한 후 못내 분한 듯, 방망이를 땅에 버리고 헬멧으로 땅을 치더군요. 그렇게 아쉬워하고 분해하는 모습이 김재호의 오늘을 만들었다고 보구요. 그 투지를 계속 살려 일취월장하기 바랍니다.

3. 홍성흔 삼진 이후 방망이 집어 던지기
오늘은 져서 그런가? 계속 이런 모습만 떠오르네요. 홍성흔이 강영식에게 8회말인가 삼진으로 물러날 때였는데요. 화이팅 넘치면서도 예의바른 홍성흔이 방망이를 집어 던지는 경우는 오늘 처음 본 것 같습니다. 그만큼 두산선수들이 승리에 목말라 있었는데요. 역시 그래도 홍성흔이 내 마음을 대변해주는구나 싶었습니다.

4. 최주환의 2루타
최주환이 채상병 대신 대타로 들어설 때 롯데팬 선배가 묻더군요. 뭐하는 친구냐고... 최주환은 2군에서 최고의 기량을 펼치고 있는 내야수로, 우투좌타에 호타준족의 유망주라고 했죠. 선배는 그런 친구일수록 위험하다고 한마디했는데 바로 2루타로 타점을 올렸습니다. 개인적으로 최주환은 배트 스피드가 과거 전성기 김재현을 연상케 할 정도로 빠르고 센스가 있어 앞으로 대성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는데요. 앞으로도 1군에 남아 멋진 모습 자주 보여줬음 싶네요.

두산은 드라마같은 9연승 이후 8연패를 기록했습니다.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는 듯한 기분이군요. 지금 두산에게 필요한건 초심으로 돌아가는 겁니다. 올림픽 브레이크 동안 전력을 재정비해서 8월말부터는 다시 두산 본연의 모습을 되찾기 바라겠습니다. 참고로 정재훈은 2군으로 내려갔고 레이어는 퇴출되었습니다.

두산베어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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