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두산이 기아를 이겼습니다. 9회까지 0의 행진이 이어지다 연장 10회에 3점을 내서 가볍게 스윕했습니다. 두산이 원정 3연전에서 스윕으로 이기니 뭐 당연히 기분좋긴 한데요. 기아의 부진이 예사스럽지 않아서 오히려 걱정이 되네요. 사실 오늘 경기는 이겨도 그만 져도 그만인지라 진야곱을 선발로 냈거든요. 기아는 로페즈였구요. 진야곱이 4이닝, 고창성이 3이닝, 이재우가 2이닝, 이용찬이 1이닝 무실점으로 기아타선을 셧아웃시켰습니다. 반면 기아는 한기주는 내놓지도 못하고 불펜에서 무너졌습니다. 기아의 투수진이 선강후약의 역삼각형 구조라 뒷심이 좀 많이 딸리네요.

진야곱을 선발로 낸건 다음 경기가 한화이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한화의 주력이 오른손 거포들인지라 불펜에서의 진야곱 용도가 그리 크지 않았거든요. 부진한 김명제를 하루 쉬게 해주는 측면도 있었구요. 어쨌든 두산은 진야곱의 선전으로 왼손 투수에 대한 갈증에서 벗어날 수 있는 희망적인 시그널을 봤네요.

그리고 오늘 승리만큼 기분 좋은게 정수빈의 3루타입니다. 최준석 대신 들어와서 2타수 2안타에 결승 1타점 올렸는데요. 결승타점은 10회에 날린 3루타네요. 다른 팀 팬들은 정수빈이 낯설지 모르지만, 달감독은 이미 스프링캠프때부터 물건이라고 지목했었구요. 시범경기 때도 날라다녔죠. 다만 두산 외야가 워낙 탄탄해 헤집고 들어올 자리가 없어서 그간 대주자, 대수비 등으로 간간히 명함만 돌렸을뿐... 그래서 두산팬들은 제2의 정수근, 이종욱의 후계자로 이미 점찍어 놓고 있었습니다. 이제 정수빈의 등장으로 두산 외야는 그야말로 아수라장이 되어버렸네요. 이종욱, 김현수마저 여차하면 갈릴 수 있는 상태니까요. 민병헌, 임재철, 유재웅은 정말 바짝 긴장해야 할겁니다.

만약 정수빈이 기대만큼 올라와준다면, 즉 탄탄한 수비에 2할 7푼, 30도루로 신인왕급 활약만 해준다면, 두산은 SK를 무너뜨릴 수 있는 유일한 카드가 되겠죠. 타선도 후덜덜입니다.

1번 이종욱 CF
2번 오재원 1B
3번 김현수 LF
4번 김동주 3B
5번 최준석 DH
6번 고영민 2B
7번 손시헌 SS
8번 최승환 C
9번 정수빈 RF

이종욱과 10살 정도 차이나니까 정수빈이 꾸준히 이종욱을 보고 배워 성장해준다면, 두산의 리드오프는 향후 10년간 걱정 없겠습니다. 보기만 해도 배부르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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