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중앙공원에서 열리는 장한나의 앱솔루트 클래식. 작년엔 와이프 친척들과 함께 봤었는데 중간에 소나기가 내려 고생했더랬다. 올핸 다행히 맑은 날씨여서 그런대로 음악에 집중할 수 있었다. 동네에서 열리는 야외 음악회치곤 꽤나 알려진 행사라 관객들은 늘 많다. 아무래도 장한나라는 네임 브랜드 탓이리라. 주변에 주차하기도 어려울 정도. 



매년 열리는 이 행사는 매번 오디션으로 젊은 연주자들을 선발하고 육성하는 방식이라 나름 의미가 있단다. 올해 연주곡은 드보르작 교향곡 9번 '신세계'와 레스피키의 '로마의 축제'. 어디선가 한번쯤은 들어봤음직한 곡이지만, 제목만으론 무슨 곡인지 모르겠다. 나중에 클라이막스 가니 아 이곡이구나 싶더라. 어쨌든 아기곰과 와이프와 돗자리와 간식거리 들고 잔디밭에 앉았다. 굳이 앞에 앉을 필요도 없다. 뒤쪽이라 해도 들릴 것 다 들리고 보일 것 다 보인다. 그런데 아무래도 야외 음악회이기에 콘서트홀보다는 집중도가 떨어지기 마련이다. 연주 중간에 발 옆으로 뭔가 쥐 같은게 기어다니길래 자세히 봤더니 애완용 고슴도치. 다행히 뛰어다니진 않고 동작이 굼떠 사람들이 크게 놀라진 않았는데, 옆에 앉았던 부부 두명은 결국 돗자리 들고 뜨고 말았다. 한참 후에야 주인이 고슴도치 없어진걸 알곤 찾아서 가방 속에 넣었다. 짧은 해프닝. 애완동물 간수 제발 잘 하시길..


사실 음악의 한 장르에 불과한 서양 고전음악에 너무 무거운 의미를 붙이지 않았음 싶다. 어느 시점엔 박수 치면 안되고, 어디선 박수 쳐야 한다는 식의 현식논리가 음악을 진정 즐기지 못하게 한다. 그래서 이런 야외에서 편한 자세로 듣는 음악회가 난 좋다. 한가지 아쉬운건 서양 고전음악 뿐 아니라, 우리의 전통음악도 이런 무대가 많아졌음 한다는 것. 정작 실내악에 어울리는건 서양 고전음악이고, 야외 음악은 우리 전통음악이 진수인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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