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은 장애인 여자와 비장애인 남자 간의 사랑을 다뤘습니다. 대개 이런 영화가 장애인에 대한 동정이 밑바탕에 깔려 있다면, 이 영화는 단호히 배격합니다. 장애인도 비장애인처럼 사랑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면에 내세운거죠. 그런 면이 이 영화의 매력이 아닐까 싶습니다. 괜히 어줍쟎은 동정심에 기반한 작위적 해피엔딩보다는 솔직하니까요. 


여자 주인공 '조제(이케와키 치즈루)'는 다리를 쓰지 못하기에 안에서는 늘 앉아서 생활을 하고, 밖에서는 유모차에 의지해 살아갑니다. 반면 남자 주인공 '츠네오(츠마부키 사토시)'는 여자들에게 인기가 많은 평범한 대학생이구요. 어울리지 않는 이 두사람이 우연한 기회에 만나게 되고, 사랑을 하게 되고, 그리고 이별을 하는 과정에서 영화는 감정과잉을 연출하지는 않습니다. 장애인이라고 특별할게 없으니까.... 그냥 다른 비장애인들이 사랑하고 헤어지는 것과 동일하기에... 혹시나 영화 끝 무렵에 떠난 남자가 돌아오기를 바랬던 관객에게는 아쉬운 일이지만 말입니다.

그래도 영화는 희망의 메시지를 빼먹진 않았네요. 조제가 유모차가 아닌 전동차를 타고 장을 보는 모습, 이제 수동적인 객체에서 능동적인 주체로 전환하고 있음을 암시적으로 드러내주죠. 감정의 큰 기복없는 일본영화 특유의 분위기가 담담하게 잘 녹아든 그런 영화였습니다.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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