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세월이 하수상하니 영화만 찾게 되네요. 대선으로 휴일이 되어버린 오늘도 어김없이 영화를 집어들었습니다. 이번에는 '비열한 거리(A dirty carnival)'입니다. 영화 보는 내내 긴장감있게 봤습니다. 재밌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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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그동안의 조폭영화와는 조금 다른 형식이 눈에 들어옵니다. 일단 스토리가 상당히 리얼하구요. 조폭영화를 찍는 친구의 이야기가 나오는 액자구성도 특이합니다. 영화속에서 영화를 찍는 초등학교 동창 영화감독은 그저 스쳐지나가는 인물이 아니라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죠. 그리고 중간 중간에 사랑이야기도 감초처럼 예쁘게 자리잡고 있습니다.

그리고 등장인물로는 조인성이 눈에 확~ 들어옵니다. 조인성은 이제 얼굴로만 먹고사는 연예인이 아니라 진정한 배우임을 공인받을 정도로 호연했구요. 천호진, 남궁민, 이보영, 진구도 괜챦았습니다. 특히 현주 역을 했던 이보영은 조인성과 잘 어울리더군요. 신인인것 같은데 맞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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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를 보면서 사람들이 다양한 각도에서 관심을 보일텐데요. 저는 개인적으로 조인성과 이보영의 사랑이야기가 어떻게 결말을 지어질지 궁금했습니다. 내심 조인성이 모든걸 다 잃더라도 사랑만은 차지할 수 있기를 바랬는데, 영화제목처럼 모든게 허무하게 끝나 버렸네요. 어쩌면 그게 영화다운 결말인지도 모르지만요. 아쉽습니다.

이 영화는 약육강식의 세계에 속한 인간 군상의 사는 모습을 그리고 있습니다. 삼류깡패의 처지를 벗어나기 위해 새로운 스폰서에게 충성을 맹세하는 조인성은 그걸 지키기 위해 또 다른 배신을 하게 되죠. 그리고 그 성공을 위해 온갖 나쁜 짓을 서슴치 않죠. 하지만 영화는 폭주기관차처럼 달리는 조인성의 성공가도를 가만 놔두지는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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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혹한 조인성에게 초등학교 동창들이라는 변수가 등장하면서 조금씩 감성적인 면이 스며들게 됩니다. 잠시나마 우정과 사랑을 느끼게 되죠. 그리고 흔들리는 마음을 비집고 조인성의 조직원은 또 다른 배신을 꾸미게 됩니다. 그야말로 물고 물리는 약육강식의 세계를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조인성의 주변인물들은 그다지 인간적이지 않았구요. 아니 처음과 달리 중요한 길목에서는 자신의 이해관계에 충실한 모습을 보입니다. 심지어 초등학교 동창도 결국은 배신을 하게 되고 세상은 정말 믿을 사람이 없다는 냉소적인 결말을 향해 치닫습니다. 어쩌면 스스로 쳐놓은 덫에 걸린지도 모르겠습니다. 칼로 일어선 자 칼로 망한다는 얘기도 떠오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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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여간 조인성은 슬픈 결말을 맞이합니다. 부나방처럼 쫓았던 성공과 돈은 한순간에 물거품이 되고 그 자리에 다른 사람이 앉게 되죠. 그래서 '비열한 거리'입니다. 요새 영화를 자주 보다 보니 영화보면서 이런저런 생각을 하게 되네요. 영화의 결말처럼 이 영화는 여운이 유쾌하게 남지는 않습니다. 자꾸 조인성의 잃어버린 사랑이 슬프게 눈에 밟힙니다. 밉지만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가 가슴 아프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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