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은 두산에게 아름다운 2위를 했던 해로 기억되죠. 한국시리즈에서 현대에 3패후 3승을 했지만, 7차전에서 퀸란에게 홈런맞고 무너져 눈물의 준우승을 했었구요. 정수근은 관중석에 올라 내년엔 꼭 우승으로 보답하겠다고 약속하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2001년엔 우승했구요. 그 아름다운 기억 한편에 조계현의 감동적인 투혼도 자리잡고 있습니다. 그래서 두산팬에게 조계현은 비록 프랜차이즈는 아니지만, 이에 버금가는 추억의 투수네요.

2000년 당시 조계현은 해태, 삼성을 거치면서 전성기는 지난 한물간 투수였습니다. 그런 그를 받아준건 김인식감독이었구요. 나름의 역할을 하면서 7승인가를 기록하죠. 기대 이상의 투구도 고마웠지만요. 조계현은 젊은 두산투수들에게 맏형 역할이 되어주었기에 값어치 이상을 해낸 선수였습니다. 2000년 한국시리즈 7차전인가에서는 마운드에서 내려오면서 올라오는 투수에게 기를 불어넣어 주기도 했는데요. 참... 감동적인 장면이었죠. 박철순 이후 혼이 실린 투구의 아름다움을 또 한번 느끼게 해준 선수였습니다.

그리고 2000년 호성적을 바탕으로 FA를 선언했지만, 노쇠한 선수를 받아주는 팀은 없었구요. 다시 김인식감독의 품에 안긴 조계현은 3승인가를 거두고 은퇴를 하죠. 하지만 그가 남긴 짧고 굵은 족적은 두산팬들에게 훈훈한 추억이 되었습니다. 당시 FA 선언했을 때 가지 말라고 부탁하던 팬들도 많았구요. 사랑하기에 보내줘야 한다는 팬들도 있었죠. 저는 후자였지만, 내심 남아서 제2의 박철순 신화를 일궈줬으면 했습니다. 뭐 기아팬들이 들으면 무슨 소리냐고 할지 모르지만, 조계현은 반달곰 유니폼을 입었을 때 가장 잘 어울리죠. 삼성 유니폼을 입고 있어도 두산선수같은 느낌이었는데... 그런 조계현 투수코치가 이제 복귀한다고 하니... 참 기분 좋네요. 이번 스토브리그는 기분 좋은 일들만 계속 생기는군요. 박종훈감독에 이어 조계현 투수코치까지... 허허허

전성기 때의 팔색조 투구를 전수만 해도 두산투수들에게 큰 도움이 될겁니다. 특히 변화구 영점을 잡는데 역점을 둬야할 몇몇 곰돌이들은 그냥 조계현 코치만 졸졸 따라다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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