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시가 훨씬 넘은 무렵에야 끝난 SK전, 패했습니다. 잠실구장을 나오는 길이 그냥 터벅터벅이네요. 왠지 막을 수 있었던 순간에 이해 안가는 투수교체로 홈런 맞고, 뒤집을 수 있는 분위기에서 SK의 교묘한 시간 끌기로 타이밍을 빼기고... 뭐 진거는 다 실력이 부족한 탓이지만, 참 허무합니다. 이번 경기 패배로 2위 자리도 쉽지 않아졌네요. 9월의 질주를 바랬지만, 일단은 멈췄습니다.

선발 금민철은 잘했습니다. 5이닝을 1실점으로 막았으니 할 일은 다 했죠. 어이없는 1루 송구 에러만 안했어도 무실점이었을텐데... 하지만 문제는 다음에 나온 투수들이었습니다. 고창성은 2루타 맞고, 안경현에게 1-1 상황에서 홍상삼에게 교체됐는데요. 뭔가 달감독님이 불길한 기운을 감지해서 교체한건지는 모르지만, 현장에서는 이해가 가지 않았습니다. 평소에 이런 모습은 별로 보지 못했거든요. 홍상삼의 빠른 공이 노장 안경현의 느린 뱃 스피드를 누를 수 있을꺼라 판단한걸까요? 하여간 홍상삼은 동점 투런을 맞아 달감독의 승부수는 실패했습니다.

그 이후는 뭐 그냥 몰매 맞는 분위기였습니다. 막판에 우익수 조동화의 실수를 틈타 한점차까지 쫓아갔지만, 결국 경기를 뒤집진 못했죠. 뭔가 2% 부족한, 아쉬운 경기였네요. 이기고 광주로 갔다면 그나마 나았을텐데, 투수는 다쓰고 진채로 내려가니 기아전에서도 그닥 힘이 실리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게다가 기아는 두산전에 또 에이스 투입하려고, 선발 등판순서를 조정했으니... 헐... 대단한 조뱀~

좀 화가 났던건... 6회인가요...? 윤길현에서 정우람으로 교체할 때였습니다. 9번 최승환이 볼넷으로 나가고 다음은 정수빈, 이종욱, 고영민, 김현수였으니 좌우놀이 좋아하는 김성근 감독으로서는 당연히 바꿀 타이밍이었겠죠. 근데 시간을 끌려고 그랬는지, 포수 정상호가 올라가서 한참을 얘기하더니 내려갈 때쯤, 코치가 어슬렁 올라와서또 한참을 얘기하고 나서야 투수를 교체하더군요. 여러 수법으로 맥을 끊는건 김성근, 김재박 감독의 특기인데요. 투수교체 시간까지 이용하는건 좀 너무하다 싶네요. 가뜩이나 시간이 늘어져서 짜증이 나던 상황이었는데 말이죠.

한가지 위로가 되는건 이용찬의 공이 참 좋다는 겁니다. 비록 2.1이닝 동안 3안타 맞고 3실점 했지만, 그래도 공 자체는 참 묵직하더라구요. 2이닝은 잘 막았고 3이닝째 흔들리긴 했지만, 달감독이 마무리로 점지한건 다 이유가 있었습니다. 심리적인 안정만 꾀한다면 참 괜챦은데 말이죠.

덧글...
두산베어스 팬인 정운찬교수가 총리로 내정되었습니다. 성향으로 볼 때 2mb와는 안어울리게 보이지만, 어쨌든 사회통합을 위해서 들어갔다고 하네요. 일단 뜻하신 바를 잘 이뤄주셨으면 하는데, 세종시를 무마하기 위해 충청인을 기용한, 즉 정권의 이용도구로만 쓰이지 않을까 걱정도 듭니다. 사실 한국의 총리란 실질적인 권력을 쥐었다기 보다는 얼굴마담에 가까워서리... 하여간 두산팬으로서 욕먹는 총리가 되시지 않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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