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보는 한국시리즈였던 SK와의 잠실경기에서 두산이 승리했습니다. 두산은 최근 5연패였기에 무척 중요한 고비였는데요. 이재우, 임태훈의 호투와 김현수의 장타로 대어를 낚았습니다. 이재우는 5이닝 1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되었구요. 벌서 4승이네요. 그리고 김현수는 홈런과 3루타를 포함한 3타수 2안타 3타점으로 오늘의 MVP로 뽑혔습니다. 77경기 만에 100호 안타를 돌파했네요. 특히 올스타 팬투표 1위 답게 좌투수 고효준을 상대로 우측으로 밀어넘긴 홈런... 역시 대단한 기계입니다.^^

오늘 경기의 관전 포인트는 정상호였는데요. 박경완의 빈자리를 얼마나 잘 메우는지 직접 확인해 보고 싶었습니다. 그동안 박경완으로 인해 한국시리즈 문턱에서 무릎을 꿇었기에... 그의 부상을 메운 정상호에 대해 궁금한건 당연한거죠. 근데 정상호... 참 만만치 않은 선수더군요. 박경완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허투루 볼 상대는 아니었습니다. 투수 리드도 괜챦았구요. 안정적이었습니다. 도루 저지도 한차례 기록했는데, 정수빈이 느린 스타트도 아니었는데 여유있게 잡아내더군요. 한국시리즈의 악몽이 떠오르는 듯 했습니다. 게다가 타격도 나름 쓸 만 하더이다. 마치 로봇처럼 딱딱하게 서있는 폼이 좀 특이하긴 했는데, 임태훈을 상대로 2루타를 쳐내 타점도 얻어냈네요.

박경완이 시즌 후반기에는 나오겠지만, 설사 안나온다고 하더라도 정상호가 있으면 그닥 큰 걱정은 안해도 되지 싶네요. 역시 SK는 강팀입니다.

걱정스러운건 임태훈의 혹사입니다. 이긴다 싶은 경기마다 나가고, 또 최근엔 지고 있어도 팀 사정상 마운드에 오르고, 거의 준 노예수준이죠. 정재훈의 2군행으로 이재우가 선발로 나간 덕에 거의 두산 불펜을 혼자 짊어지고 있습니다. 성영훈이 빨리 올라와야 하는데, 아직은 감감 무소식이고... 묵묵허니 마운드에서 씽씽 던져주는 아기곰 임태훈이 그저 고마울 뿐입니다. 그리고 이용찬도 1이닝 무실점으로 잘 막아줬습니다. 히어로즈에게 끝내기 안타를 맞은 이후 후유증을 앓지나 않을까 걱정했었는데 기우였네요. 가볍게 시즌 18세이브로 오승환과 함께 공동 1위입니다.

오늘 경기를 기점으로 곰들이 다시 치고 올라갔으면 싶네요. 그동안 하위팀에게 뭇매를 맞았는데 전혀 곰답지 않았습니다. 영웅이와 쌍둥이는 다음에 만나면 혼내주기로 하고, 일단 라이벌 SK부터 다잡아놔야 한숨 돌리겠네요.

덧글...
어제 TV 카메라에 세데뇨가 방망이 갖고 있다가 두목곰한테 한대 맞는 장면이 잡혔습니다. 뭐 두목곰이야 장난 비스므리하게 왼손으로 머리를 툭 치는 수준이었는데, 한국정서에서야 전혀 문제가 안되지만, 세데뇨와 같은 외국인 선수에게는 어떻게 받아들여질까 살짝 걱정했더랬죠. 하지만 왠걸... 세데뇨의 모습은 완전히 한국사람과 똑같더군요. 자리를 살살 피하며 겸연쩍어 하는 모습... 완전 군대에서 일병 모습이었습니다. 잘 적응하고 있는 것 같아 대견하구요. 세데뇨 참 귀엽네요. 이제 야구만 잘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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